최근 교과부는 우수교원 학습연구년제를 도입했다. 이제 초·중등학교 선생님들도 일정 기간 동안 수업, 생활지도 등의 일상적인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자긍심을 갖고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지난해 시범운영 차원에서 학습연구년제를 처음으로 경험한 교사들은 목말랐던 갈증을 풀 수 있는 환상적인 재충전의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 힘입어 더 많은 선생님들이 학습연구년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학습연구년제는 국·공립뿐만 아니라 사립을 포함한 모든 초·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 자기학습계획서, 연구역량 등을 기준으로 선발하되 세부 평가기준은 시·도교육청이 결정하며, 1년을 원칙으로 하고, 급여, 호봉, 교육경력을 100% 인정하며, 연수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연수 기간 동안의 대체인력은 정규교원으로 채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에 신규교사 수요 증가의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여러 나라들이 교사 현직연수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는 추세이고, 이미 OECD 국가들은 초·중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1학기에서 1년 정도 비교적 장기간의 교원연구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원능력개발평가제의 시행 이후 평가결과 활용의 일환으로 다각적인 검토 끝에 도입됐다.
우수교원 학습연구년제는 학교현장에서 능력 있고 헌신적인 교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자체로 의의가 있다. 아울러 우수교원이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항상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라는 차원에서 볼 때, 선생님들에게 학교 교육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사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교사의 우수성을 추구하고 활성화시키는 데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도입한 학습연구년제에 대한 현장 교원 교원의 호응도 기대했던 것보다 높지 않은 실정이다. 물론 시행 초기여서 안내가 충분하지 않고, 교사 입장에서 준비기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되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수교원 학습연구제가 효과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 나가야 한다.
첫째, 학습연구년제의 성격을 명확하게 정립해야 한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의 단순한 보상 기제나 모종의 해외 특별연수 프로그램과 같은 격려성 활동으로 자리 잡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원의 전문성 심화와 우수성 추구를 지향하는 학습연구 활동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우수교원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철학을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대상자 선발의 적합성을 담보할 수 있고, 선발된 교사에게는 진정한 영광과 포상이 될 수 있다.
셋째, 학습연구년제는 모든 교사들의 생애단계별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체제 틀 속에서 시행, 정착돼야 한다.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각종 연수의 내용과 방법은 교사의 생애단계에 적합하게 재설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 영역별, 수준별로 분화되고 통합된 일련의 연수 과정에서 학습연구년제의 기능과 역할을 찾고, 유관 연수 프로그램과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원 학습연구년제는 교사의 역할구조 나아가 경력개발 및 인사제도와의 긴밀한 연계 속에서 시행되어야 한다. 학습연구년을 경험한 교사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경력상의 공백이나 인사상의 불이익이 없이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끝으로 교원 학습연구년제의 운영 및 지원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특히 학습연구년제를 지속적,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또한 교원 각자의 학습 및 연구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아무쪼록 학습연구년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학교현장에서 우수교원을 지원, 육성하고 존중하는 풍토가 한층 확고하게 자리 잡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