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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학의 달에 더욱 슬픈 현실

미국의 ‘Project 2061’, 중국의 ‘2049 Action Plan’ 등 전 세계는 ‘과학기술중심사회’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제2의 과학기술입국’을 통해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

지난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임을 확인하는 태극기를 휘날렸다. 이 결과는 우리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과 의지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바탕에는 스포츠를 지탱해 주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일이 어디 스포츠뿐인가. 70년대 말에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광고 문구도 나올 정도로 과학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데 기여한 일등 공신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선 요즘의 현실은 어떤가. 많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는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지식기반사회로, 과학기술의 의존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첨단 과학기술이 국가의 경쟁력의 초석이며 더 나아가 과학기술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세계적인 흐름을 더욱 도외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해 이공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나타난 것이 오래 전 이야기이며, 고등학교 과정에서 어렵게 생각하는 과학 교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의 수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 등의 과학적 태도에 대한 성취도 평가결과는 참여한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으로 나타나 국가 발전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 같은 시기에 더욱 우울한 소식을 접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전쟁으로 황폐화된 후진국에서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은 물론 온 국민들이 잘살아보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린 결과이지만, 그 이면에는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이 시행한 경제개발계획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기술입국’을 강조해 과학교육을 중시한 정책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4월을 ‘과학의 달’로 지정해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정책 기조를 흔드는 소식을 듣게 됐다.

현재 창경궁 옆에 있는 국립서울과학관은 1962년 3월 국립과학관청사로 출발해 1973년 2월에는 ‘전 국민의 과학화’라는 비석을 건립해 과학입국의 의지를 표방한 곳이었다. 과학입국의 기반이 됐던 국립서울과학관이 과학관 본관 건물 내에 있는 기획전시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곳을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로 사용하도록 정부 부처 간 협의가 거의 끝났다는 것이다.

이는 많은 어린이들의 과학교육의 현장이 되는 과학관을 없애고,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로 사용한다는 현실에 대해 초등과학교육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슬픈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의 상태에서 보다 더 넓고, 현대적으로 새롭게 확충하는 것이 더욱 절실한 데, 서울 강북 지역을 비롯한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있는 과학관을 없애려고 하는 이러한 처사는 과학입국의 기반이 되는 초등 과학교육의 현실을 더욱 어둡게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Project 2061’ 중국의 ‘2049 Action Plan’과 같이 전 세계는 ‘과학기술중심사회’에서 먼저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제2의 과학기술입국’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과학기술 인재 양성 및 온 국민의 과학적 소양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과학기술진흥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과학기술자를 사회적으로 우대하는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사람들은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이 다르며, 과학기술에 대한 소질을 가진 학생들이 의학계가 아니라 자신의 적성에 적합한 이공계로 진출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둘째, 초등학교부터 과학 교과에 대한 시간 비중을 늘려야 한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과학 교과는 주당 3시간 수업을 실시하고 있으나 실험, 관찰 등의 과학 활동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며, 과학 교과에서 다루는 내용은 우리 주변의 자연에 대한 관찰 및 다양한 자연 현상에 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의 확보가 매우 절실하다. 또한, 과학교육에서 강조하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 창의적인 문제 해결 등을 기르기 위해서는 현재의 과학 교과의 시수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과학관’과 ‘자연사 박물관’ 등의 과학기술 관련 시설을 더 많이 확충하고, 많은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관 등의 시설물은 어린들이 매우 좋아하는 학습장으로 어려서부터 과학에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각종 과학의 원리들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 온 국민들의 과학적 소양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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