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급 학교 교사 선발고사가 모두 끝났다. 보도에 의하면 거의 모든 시·도에서 경쟁률이 2대1을 넘어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번 시험에서 반수 이상이 낙방했단 말인데 낙방한 반수 이상은 이제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얼마 전 우리 학교에서 교생실습을 마치고 이번에 시험을 치룬 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0.1점차로 낙방을 했다며 ‘배운 건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기술뿐인데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흐느끼는 것이었다. 그 학생은 정부의 교원 수급정책과 함께 교육 현안에 대해 불만을 토해 냈다.
나 역시 그 학생의 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60년대에 비슷한 경우를 몸소 겪었기 때문이다. 그때 일반대학을 나온 교사들은 모두 돈 많이 주는 회사로 옮겼지만 교대에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공부만 한 이들은 그럴 수 없었다.
교대 교육과정은 모두 초등학생에게 맞춰져 있다. 이른바 ‘맞춤형 교사 만들기’ 교육과정이다. 과목마다 그에 따른 특성을 공부하고 아동발달, 아동심리와 함께 수업기술을 익힌다.
따라서 다른 일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억지로 다른 일을 맡겨도 능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국가는 경찰대학이나 사관생도는 전원 임용시키면서 유독 교대생들에게만 임용고시를 강요하고 있다.
어느 조직이든 발전하고 융성하려면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고 배치하는 것이 현명한 리더의 첫째 덕목이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나 아쉽다.
교대생들은 전국 5% 이내의 우수한 인재들이다. 그런데 0.1점이 모자라 그 꿈을 접게 하고, 낙심케 하여 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으니 이러고도 우리에게 지도자가 있고 정책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앞으로는 교대생도 졸업 즉시 모두 임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대생의 질은 점점 떨어질 것이고, 이는 교육의 질과 연계돼 결국 ‘교육입국’은 더욱 묘연해질 것이다.
누가 뭐래도 우리 경쟁력의 원천은 교육이다. 우리는 교육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교육의 기초인 초등교육을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한 인재를 교대에 유치해야 하고, 그들이 국가관, 역사관, 사명감을 가지고 국민을 잘 교육시켜야 한다.
이대로는 절대 안 된다. 지금의 제도는 인재를 사장시키고 밖으로 내모는 것이다. 교대생들에게 무시험 제도를 적용해 이들이 초등학교에서 자기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