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교원들의 성과급 지급 지침이 하달됐다. 그래서 우리학교는 교감선생님을 위원장으로 임명해서 7인의 ‘성과급 지급 업무추진 위원회’를 구성, 회의를 가지게 했다. 회의 결과 위원들 모두가 경력, 즉 호봉 순으로 주자고 결정했단다. 그래서 나는 그건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성과급의 근본 취지를 묵살하는 결과가 될 뿐 아니라, 특히 경력만을 따져 차등 지급한다면 혁신차원에서 볼 때도 잘못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력 순으로 지급 할 것이었다면 다른 공무원처럼 2월에 지급했어야 할 성과급을 지금까지 미루어 올 이유가 없었기에 다시 수정 의논케 했다. 교사들은 몹시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나는 성과급 지급 기준표를 내가 직접 만들어 참고하게 했다.
성과급 기준표 작성에 있어 내용 요소로는 경력을 40%, 업무를 30%로 정하고, 다음으로는 담임 학년 20%, 근태 및 성과를 10%로 정했다. 이 4가지를 기준으로 총점을 100점 만점으로 산출케 했다. 경력 점수 급간을 30호봉 초과는 40점, 26호봉에서 30호봉까지는 35점, 21호봉에서 25호봉은 30점 식으로 정해, 5호봉 차에 5점차로 급간을 세분화했다.
다음은 업무 30% 부분이다. 부장은 30점을 주었고, 다음으로 평소 맡기를 싫어했던 주요 업무, 즉 학적, 특기적성, 스카우트 등을 맡은 교원에게는 20점을 주었으며 그 외 좀 수월한 업무다 싶은 담당 교사에게는 10점을 배점했다.
다음은 담임 경력점수이다. 5학년을 맡은 담임에게는 20점을, 6학년 담임에게는 17점을, 4학년 담임에게는 14점, 3학년 11점 등을 매겨 동점자를 줄이려했다. 마지막으로는 작년 1년 동안 대외 수상 및 병결, 휴직 교원을 골라 10%를 배점했다. 어린이들을 과외로 지도하였거나, 또 수상케 하여 학교를 빛내는 데 공헌을 한 교사에게는 10점을 주었고, 어쩔 수 없이 병가를 많이 낸 교원에게는 5점을 주었으며 휴직 교사나 파견교사에게는 0점을 주도록 했다.
이렇게 나름대로 객관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염두에 두고 기준표를 만들어 제시했지만 문제는 누구나 공감하고 수긍할 수 있는 객관성 있는 교육성과를 찾아내는 게 문제였다. 그런데 정해진 기준표에 의해서 서열을 매겨보니 처음에 시도했던 호봉, 경력 순으로만 정했던 그 결과와 거의 같았다. 경력교사, 즉 부장 모두가 A급에 배치되어 있었고, 또 중진급들이 B급에 배치된 것이다.
내년부터는 교원 성과급 문제를 정부에 맡겼으면 한다. 남들은 다 2월에 타는데 왜 유독 교원들만 늘 7월에 타게 만드는가. 그리고 이로 인해 국민들에게 “우리 교원들 또 성과급 탄다” 자랑하듯 만들어 교원들 보수가 너무 많네, 또는 철밥통이네 하는 소릴 듣게 하는가 말이다.
10% 차등이던 20% 차등이던 경력이 중시되어 지급되기 때문에 알고 보면 성과급은 결국 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교원들 소원이 ‘성과급의 수당전환’이라면 내년부터는 남들과 같이 조용히 타도록 노력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