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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학 진학은 도박(?)

취업 불안정…등록금 도입에 대졸자 부족 여전
교육예산, OECD 회원국 평균에 크게 못미쳐

OECD(경제개발 협력기구)에서 내놓은 ‘2005년 교육지표‘에 따르면 독일의 교육예산지출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총생산 비율로 따져도 다른 회원국에 비해 뒤쳐진다. 즉 독일의 공, 사교육비 지출은 국민 총생산의 5.3%로 OECD회원국의 평균인 5.8%에 못 미친다. 또한 평균적으로 회원국의 교육예산이 전체 공공예산의 12.9%인 반면, 독일의 경우, 9.8%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부족한 교육예산은 먼저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수업 시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하게 짧다는 데서 나타난다. 특히 초등학교 1학년의 수업시간수가 적다. 독일의 7-8세 어린이의 평균 수업시간은 1년에 626시간으로, 회원국의 평균치와 비교해 163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중학교 이후로는 그 상황이 나아지지만, 15세 학생의 년간 평균 수업시간은 다른 회원국의 평균 수업시간에 비해 57시간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 정권이 진행 중인 전일 수업제는 전문가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적이었던 반일수업제를 전일수업제로 전환하는 것은, 특히 적, 녹 연정정권에 속해 있던 사민당의 ‘교육기회 균등’의 프로그램으로, 사교육을 통해 가정에서 학습을 계속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유용하고 맞벌이 부모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한편 이번 ‘교육 지표’ 통계 결과에 긍정적인 보고도 있다. 한 학년의 대학입학생의 수가 1998년 16%에서 2003년 19.5%로 증가했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현 정권이 학업진흥법을 개정해서 얻은 결실이라는 언론의 분석도 있다. 즉 예전에는 부모의 소득수준이 학자금보조에 못 미치는 학생에 한에서만 가능했던 학자금 대출을 부모의 수입에 상관없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녹. 적 연정 정권이 학업진흥법을 개정했는데, 이로써 대학입학생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비교해볼 때 독일의 대학 졸업자 수는 여전히 부족하다. 독일의 대학자격시험 합격자의 비율은 한 학년 당 49%로 OECD 회원국 평균인 53%에 비하면 많지 않은 비율이다. 또 대학 졸업자의 비율은 더욱 떨어진다. 90년대 말까지 대학 졸업생 수의 비율이 28개 산업국가 중 14위를 차지했던 독일은 이제 23위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독일 교원노조는 “대학생 졸업생 수가 늘어나지 않는 것은 계속 대학 졸업생이 넘쳐나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던 추세에 대한 쇼크와 콜 수상시대에 잘못된 대학 교육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독일 통계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03년까지 늘어나던 대학생 수도 이제 다시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통계위원회는 이에 대한 원인을 등록금의 도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독일의 몇몇 연방주가 대학등록금을 도입하기로 하고, 장기재학생에 대한 등록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미 독일의 몇몇 연방주는 학기 당 약 500유로의 대학 등록금을 받고 있다. 또한 대학 재정의 악화로 많은 학과들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은 대학 입학생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학등록금을 도입하거나 도입할 예정인 각 주의 교육부는 등록금의 도입이 입학생감소의 원인이라는 분석을 반박한다.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의 자유민주당(FDP)출신 학문부 장관 안드레아스 핑크르트는 “등록금 도입으로 학생들이 대학에 가는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대학 정보 시스템’의 연구를 자료로 내놓았다. 그는 이 연구자료에 따르면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 등록금부담 때문에 대학에 못 가겠다는 학생의 비율은 4%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역설했다.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자 하는 학생들 중 대학을 가지 않는 이유를 ‘실용적인 일을 하고 싶어서’나 ‘대학 기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독일 대학의 시스템을 살펴봐야 한다. 독일에는 아직까지 우리 나라나 미국처럼 ‘학사’과정이 일반화되지 않아 거의 모든 대학교육은 석사과정이며 평균 5-6년이 걸린다. 또한 학점을 관리하며 공부를 마치는 과정이 매우 비효율적이면서도 관료적이다. 대학교육과정에서 도태되는 학생들도 거의 반 정도다. 국제 경쟁시대에 들어서서 독일의 긴 대학교육과정의 결점이 드러나기 시작해서 독일도 몇 년 전부터 학사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사과정은 아직까지도 일반화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많은 이들에게 대학교육은 안전하게 직업을 구할 수 있는 직업교육에 비해 도박일 수도 있다. 따라서 대학자격시험(Abitur)에 통과한 학생들은 대학보다 은행원, 사무원, 공무원 등 3년간의 직업교육과정을 마치고 안전하게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선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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