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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단문학상 시 당선작> 잘못 든 길도 아름답다·99

우리 나라 어느 길이든
의심하지 않고 가면 가 닿을 곳에 닿을 수 있다.
안개 속 햇살만큼 많은 길들,
문득 그 중 낯익은 ‘재동초등학교’ 안내판이 보이고
저 곳에 가보면 내가 갈 길도 알아낼 수 있다.

아침 일찍 왜 길을 떠났는지 나도 모르지만
잘못 든 길, 가장 적당한 곳에 그리운 풍경이 있으니
나도 이젠 다시 내 길을 찾을 수 있고
자욱한 안개도 서서히 걷히리라.

- 선생님, 시간 없으신 줄 잘 압니다만
지나시는 길에 이십 년 전 그 양계장에 들러주세요.
이젠 그 집의 주인이 되어
마을을 튼튼한 알 껍질 삼아 수정란을 짓고 있습니다.

이 학교를 졸업하고
이 학교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 중 어느 한 곳에 둥지를 틀고
내가 가르친 무정란 같던 그 코흘리개는 마을의 주인이 되어
따스한 오늘 분 달걀을 꺼내고 있으리니
문득 닭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동안 지나 온 길도 잘못 든 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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