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알리미가 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거죠? 학교에서 수리를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이들의 등하교를 알려주는 안심 알리미 때문에 교무실로 전화가 와요. ‘안심알리미가 안 되는데 왜 이런 것을 고치는 것도 업체를 통해서 해야 하느냐, 학교에서 직접 업체에 연락해서 고쳐와야 하는 것 아니냐?’ 항의하는 전화였지요. 고민이 되었어요. 그냥 들어주면서 잡음이 생기지 않도록 할지, 아니면 이치에 맞게 조곤조곤 응대해야 할지 말이지요. 사람들은 가전제품을 사면 직접 AS 센터에 전화해서 해결하고는 해요. 자신이 쓰던 가전제품을 샀던 매장에다 고쳐내라고 요구를 하지는 않지요. 안심 알리미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학교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업체를 연결해서 서비스를 받도록 안내를 해드릴 뿐 학교에서 만든 제품도, 학교에서 영리를 취하지도 않지요. 그런데도 기기의 수리까지 학교에서 책임지는 것은 상식적인 일은 아닌 듯해요. 당사자가 업체에 전화하면 손쉽게 수리를 받을 수 있는데, 굳이 학교에서 개입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학교에서는 비상식적인 민원에 골치가 아파요. 주말에 다른 학교 아이가 놀이터에 놀러 와서 다쳤는데, 학교의 문이 열려있어서 들어오게 된
2020-05-07 15:13현재 온라인수업을 운영 중인 전국 초·중·고교의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 등이 5월 초에 결정될 전망이다. 코로나19의 일일 확진자수가 10명대로 감소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도 강도를 낮추는 등 ‘집단생활에 따른 감염 우려’가 다소 줄어든 상황에서 전망대로 오는 5월 초 코로나19 대응 체계가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되는지 여부와 연계해 등교 개학 시기 등이 결정될 계획이다. 현장 소통 부재로 ‘대란’ 거듭 교육부는 현재 감염증 현황, 통제 가능성, 학교 내 학생 감염 위험도 등을 두고 동시 일괄 등교 개학과 순차적 등교 개학 등을 두루 검토하고 있다.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때에 따라서는 2·3부제 등교, 격일 등교, 학년별·학급별 교차 등교, 등교 수업·온라인 수업 병행 등도 고려하고 있다. 동시 접촉 학생 수를 최소한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발표 중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이 안정적으로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학교 현장에서 각종 시행착오, 난제, 애로 등이 산적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일선 학교에서는 줄곧 마스크 대란, 돌봄 대란, 원격수업 대란 등을 겪고 있다. 교육부는 등교 개학을 앞두고 1209만 6000장의 마스크
2020-04-27 09:11매년 장애인의 날은 찾아온다. 십 년 특수교사 생활을 하면서 왜 항상 같은 모습인지 의문이 생긴다. 부모님과 아이들은 여전히 장애로 인해 힘들다. 정답이란 게 없어 힘들다. 장애인도 직업과 책임 원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할 수가 없는 게 특수교육 현장이다. 장애의 정도는 곧 그 아이의 능력이 돼버린다. 학교에 있는 어느 누구도 학생의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 언젠가 상담 기간에 학부모가 아이의 성장앨범을 갖고 학교에 찾아왔다. 앨범에는 사진뿐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19살이 될 때까지의 기록이 있었다. 담담하게 형식적인 이야기를 하던 나는 그걸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부모의 절실한 마음이 느껴졌다. 졸업하고 집에 있는 아이를 보는 것처럼 마음 아픈 일이 있을까? 대부분의 장애아는 이처럼 어떻게 해야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 시설 입소도 직업을 갖는 일도 쉽지 않다. 결국 여전히 고민하지만 여전히 그 자리다. 인식개선과 통합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아직까지도 장애인은 무능력하고 돌봐줘야 하는 존재로 여긴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많은 장애인은 직업을 갖길 원하고 적절한 책임감을 느끼길 바란다. “장애가 있어요
2020-04-27 09:11‘대한민국 교사는 위대하다!’ 온라인 개학 1주일을 지내면서 동료교사들에게서 느끼는 소감이다. 온 열정을 쏟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동료들을 보면, 이런 교사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교육이 굴러가는구나 싶은 생각을 한다. 독서, 악기 등도 비대면 교육 대안 열정만큼 중요한 것이 방향이다. 한 마을에 이장님이 개헤엄으로 수영을 잘해서 항상 아들을 이겼다. 아들이 성장해서 큰 도시로 유학을 갔는데, 자유형을 배워왔단다. 시합을 했더니 항상 졌던 아들이 이긴 것이다. 이장님이 와신상담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훈련을 했다. 개헤엄으로. 결과는 볼 것이 없다. 요즘 우리는 ‘온라인 수업(원격 수업)’의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아이들이 학교에 나올 수 없으니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를 이용하는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을 따진다면 교육은 꼭 온라인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런 수업이 좋은 교육적 결과를 가져온다고 장담할 수가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가 있다. 수업을 직접 하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지만, 아이들에게 최고의 역량을 키울 수 있으면서도 아이들에게 흥미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해 주는 것도 교사의 일이다. 교사가
2020-04-27 09:11덜덜거리는 버스를 타고 1988년 초임지에 설렘으로 교직의 문을 두드리던 햇병아리 교사가 어느새 30년을 넘기며 어미 닭이 되어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품어내고 있다. 항상 새로이 맡게 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새로운 기대와 소망이 차오른다. 아마도 그것은 이미 내 가슴속에 민들레 꽃씨가 되어 나를 더 좋은 교사로 세워주는 사랑하는 나의 첫 보물인 민들레꽃이 나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첫 발령지 시골 학교 2학년 담임을 맡게 되어 금주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친구들의 고자질을 자주 받던 금주, 어디 하나 사랑스러운 구석이 없이 옷은 땟물이 지르르 흘렀고 얼굴도 손도 거칠어서 이 아이가 지금 아홉 살 아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금주의 모습은 말이 아니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속 중심인물이 금주였다. 이미 1학년 때 담임 선생님도 나에게 금주 때문에 1년이 그리 편치 않을 것을 예고해 주셨다.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아이라고 그냥 대충 다루면 안 된다고 오히려 선생님이 당하게 된다고. 설렘이 두려움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과연 내가 마음속으로 수없이 그려왔던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 설령 내가 금주 때문에 괴로움을 당할지라도…
2020-04-21 18:02제자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1989년 처음 교단에 섰을 때, 제자들이 ‘선생님! 이라고 불러줄 때 너무 기쁘기도 했고 한편으론 내가 교사라고 불릴 만한 그릇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생각하며 과분한 호칭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경에 보면 선생은 옳은 말을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는 의미에서 ‘함부로 선생이 되지 말라.’라는 문구가 있다. 교사다운 교사로서 제자들 앞에 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늘 자신을 성찰하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군 생활을 하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특정 부서에만 있고 일반화되기 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무실 업무는 타이핑 또는 손글씨로 처리하는, 그야말로 손글씨는 중요한 의사 전달의 수단이었다. 요즘에는 컴퓨터, 인터넷, SNS 등 편리한 매체가 등장하면서 손글씨의 중요성은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손글씨는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위력이 있는 듯하다. 건국대학교 부총장이었던 유태영 박사는 유학을 가기에는 불가능한 처지였지만, 이스라엘 국왕에게 영어로 쓴 손편지로 인해 이스라엘 국립대학인 히브리 대학의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하여 학위…
2020-04-21 17:49요즘 뉴스를 자주 봐요. 공문보다는 뉴스가 학교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니까요. 뉴스에서 발표한 내용을 며칠 후에야 공문으로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안타까운 요즘이에요. 그런데, 뉴스를 검색하다 보면 속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자꾸 댓글을 안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댓글에도 눈이 가거든요. 좋은 댓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댓글도 많아요. 댓글을 읽으며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각자의 불만을 투사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상대는 교사라는 것을 느껴요. ‘수업은 EBS가 하고 교사는 놀면서 돈 버네.’ ‘교사들 꿀 빠네.’ 댓글을 보면서 생각해요. ‘아~ 우리는 꿀을 빨고 있었구나.’ 사소한 댓글 하나에 마음이 상해요. 이참에 꿀물이라도 한 잔 마셔야 억울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한가하게 꿀물을 타서 마실 시간이 없어요. 온라인으로라도 수업해야 하니, 아이들에게 전해줄 1주일 치 활동지를 미리 만들어서 배부해야 해요. 쉬운 일 같지만, 하나하나 편집하고 등사하고 다시 묶어서 정리하는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에요. 평소 같았으면 그날그날 복사해서 줄 수 있는 활동지일 텐데 말이지요. 아이들이 없는데도 공문은 줄어들지 않아요. 말로
2020-04-20 17:50집에서 가능한 활동을 수업활동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등교로 재택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염성이 극히 높은 코로나 19의 특성에 비춰볼 때 한동안은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학교에 등교했다가도 감염자가 증가하면 다시 재택 수업으로 전환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마저 있다.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집에서만 가능한 활동을 학습활동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눈만 뜨면 아이들이 학교에 갔던 상황에는 지금과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할 기회나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할 기회가 적다. 아이들이 가사일 도울 기회를 갖기 어렵고, 엄마와 함께 식사 준비나 요리를 할 기회를 가질 수도 없다. 종일 학교나 학원을 전전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학습이나 자기 관리력을 기를 기회가 없다.” 등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재택 학습 기간은 그동안 아침 일찍 등교하느라 놓쳤던 많은 것들을 직접 해보며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교사들이 학습 활동을 계획할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잘 연결시키면 학생들은 삶과 교육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삶이 곧 배움의 과정임을 깨달으며 배움에 더 관심을 갖게
2020-04-16 11:17놀이란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든 정신적·육체적 활동이다. 실제적인 목적을 넘어선 창조 활동으로서 자발성에 기반한 즐거움이 수반되는 모든 활동을 놀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과 유기적 연결 필요 이에 반해 수업 놀이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수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내용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수업 중 활용되는 의도된 교육 놀이로서 필연적으로 일정 부분 자발성과 즐거움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수업과 놀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수업 놀이의 바람직한 실천 방향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우선 수업 놀이와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수업 놀이는 반드시 교육 목표에 의해 체계적으로 계획된 놀이 활동이어야 하며, 놀이의 결과가 교육 목표의 성취로 이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 놀이의 성격, 목적, 내용이 교육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단위 학습 시간의 수업 목표와 연계되지 않거나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역량을 신장시킬 수 없는 활동은 바람직한 수업 놀이라 할 수 없다. 또한 탐구적 요소, 창의적 요소, 인성적 요소 그리고 예술적 요소가 골고루 반영되어야 한다.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거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2020-04-13 09:24예측하지 못한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 가운데 교사는 눈앞의 온라인 교육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교육계의 고통과 수고가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며 노력의 방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교육 약자는 대면 교육 필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교실에서 자는 아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등의 문제가 심화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실망은 커지고 있었다.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 학교 무용론으로까지 이어졌었다. 대신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는 교육, 인공지능 학습 멘토의 학습 지원을 통한 개인 맞춤형 개별화 학습 등 에듀테크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에듀테크가 아직 갈 길이 멀고,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으며, 교육 약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온라인 개학 체험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학교와 선생님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번에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된 것은 온라인 학습의 효율성과 방치 학생 문제다. 그 결과 취약계층 자녀, 특수교육 대상자를 비롯한 학습장애 학생, 학습 흥미도가 낮은 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
2020-04-13 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