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품 중 서 있는 여자라는 장편소설이 있다는 것을 몇 년 전에야 알았다. 박완서 관련 평론이나 대담집 등을 읽다 보니 이 소설이 자주 언급됐다. 특히 많은 여성이 이 소설을 80년대판 82년생 김지영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찾아 읽어보았다. 작가가 1982~1983년 주부생활에 ‘떠도는 결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인데 제목을 바꾼 것이다. “앞으로 결혼생활에 있어서 자기와 나는 절대적으로 동등하기, 알았지?” 약혼식 후 주인공 연지가 철민에게 한 말이다. 연지와 철민은 이렇게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둘은 한 명은 일해서 돈을 벌고 한 명은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집안 살림을 맡기로 약속한다. 우선 철민이 공부하고 연지가 잡지사 기자로 일을 하는데, 하나씩 갈등이 쌓인다. 철민은 묵묵히 설거지 등 집안 살림을 하는 것 같지만, 일부러 주말마다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연지도 남의 이목을 생각해 손님이 오면 별수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장만을 도맡기 때문이다. 첫 번째 위기는 낙태 때문에 생겼다. 실수로 아기가 생기자, 연지는 남편과 의논하지 않고 중절수술을 한다. 얼마 후 철민은 이 사실을 알고 연지를 폭행하고 일을 그만두라며 연지의 중요한 원고마…
2023-07-05 10:30최근 아동학대 신고가 증가하면서 안타깝게도 교원에 대해 직위해제 처분이 이뤄지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직위해제는 징계처분은 아니지만,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고 승급·보수 등에서 불이익한 처우를 받게 되는 인사상 불이익 처분에 해당합니다. 직위해제 처분에 따른 조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직위해제 사유 「교육공무원법」 제44조의2에 따라 아래와 같이 직위해제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1.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나쁜 자 2. 파면·해임·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의결이 요구 중인 자 3.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 청구된 자는 제외) 4. 아래의 비위행위로 감사원·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조사나 수사 중인 자로서 비위의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현저히 어려운 자 가. 횡령·배임·절도·사기 또는 유용 등 나.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성폭력범죄 행위 다. 「성매매처벌법」에 따른 성매매·성매매알선·성매매 목적 인신매매 등 라. 「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행위 마. 「아동복지법」에 따른 금지행위(성적·신체적·정서적 아동행위 등) 2. 복무상의 불이익한 조치 국
2023-07-05 10:30
왜 서로 다른 사안을 동일한 절차로 처리하는가? 고등학교 시절 필자는 여름방학 내내 수학의 난제에 도전하던 수학자 지망생이었다. 지금은 「교육법」을 포함한 법을 연구하는 연구자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수학과 법학은 서로 잘 통하는 분야이다. 어쩌면 수학의 난제에 무모하게 도전하던 고등학생 시절의 열정 덕분에 우리 교육과 「교육법」의 난제에 도전하는 연구자로서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해가 학교에서 풀어보니 해가 아니라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많은 분이 수학에서 그런 문제가 발생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며, 그것은 문제를 제대로 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런데 집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조건과 학교에서 풀었던 수학문제의 조건이 서로 달랐다면 어떨까? 그러면 사람들은 그건 동일하지 않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다. 동일하지 않은 문제이다. 가정이나 시설 등에서의 아동학대 신고 사안과 학교에서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민원 또는 신고 사안은 조건과 목적이 전혀 다른 사안이다. 동일하지 않은 사안이라면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도 달라야 한다.…
2023-07-05 10:30
도서관보다는 놀이터가 익숙하고, 독서보다는 공놀이를 더 좋아하던 학생이었지만, 사서교사가 된 후로는 여가시간에 독서를 한다. 외출할 때 가방에 책 1권, 혹시 모르니 1권 더 챙긴다. 여행 갈 때는 여행지에서 읽고 싶은 책을 캐리어에 넣는다. 취미란에 한 번도 독서를 적어본 적 없던 사람이지만 이제는 책과 함께하는 삶을 산다. “선생님 책 추천해 주세요”라는 말에 자신 있게 책을 골라주는 나를 보며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뛰어놀던 아이에서 책을 읽는 사서교사가 되었다. 180도 다른 삶을 살게 되었고 학생들에게도 경험시켜주고 싶다. ‘사서교사는 어떤 수업을 하면 좋은가?’ “사서교사는 무슨 일해요?”, “수업도 하나요?” 사서교사가 되고 꽤 많이 받은 질문이다. 아직 사람들에게 사서교사라는 직업은 생소하다. 참고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업도 한다니. 어떤 수업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건 사서교사인 나에게 늘 숙제 같은 일이다. 교과서와 정해진 시수가 없는 어려움은 있으나 어떤 주제로든 독서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 나의 독서수업 운영 큰 주제는 ‘도서관과 친해지기’이다. 세부주제는 수업시수나 학년별로 달라지겠지만, 도서관과 책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하고
2023-07-05 10:302023년 대부분 시·도교육청의 전문직 전형은 상반기에 필기 및 면접시험이 마무리되고, 8월 합격자 직무연수를 거쳐 9월 1일자 임용하는 절차를 밟는다. 시험에 합격해 발령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지만, 탈락한 분들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1차를 합격하고 2차에서 탈락한 분들의 아쉬움은 특히나 더 클 것이다. 최선을 다했는데 또 1년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 합격의 보장도 없는데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회의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 막연함과 실패의 두려움이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전문직 합격생들은 모두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분들이다. 전문직 시험의 첫 도전에서 합격하는 비율은 높지 않다. 대부분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전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험유형과 시험장 분위기도 익히고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더 준비해야 할 것인지 파악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1차 필기시험에서 탈락한 분들은 학습 방향과 내용을 잘 설정했는지, 학습 방법과 시간은 적정했는지 차분하게 돌아보며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2차 면접에서 탈락했다면 면접과정
2023-07-05 10:30
풍경화구성법에서 강·산이 무의식의 세계라면, 밭(논)·길은 의식의 세계이다.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강·산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밭(논)·길은 필요하다면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일궈내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풍경화구성법의 열 가지 항목(강·산·밭·길·집·나무·사람·꽃·동물·돌)에서 강·산·밭(논)·길이 자리 잡게 되면 풍경화는 거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나머지 요소들은 사이사이에서 ‘관계’를 맺으며 위치한다. 모든 심리검사가 그렇듯 풍경화구성법 역시 각각의 요소들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징하는 그림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현재의 경험·환경·나이·성격 등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보다 빨리 찾아내서 연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번 호에서는 의식의 영역인 밭(논)·길에 대해서 살펴보면서 꽃·동물·돌의 상징적 의미도 함께 설명한다. 집·나무·사람은 다음 호에서 HTP 검사와 함께 마지막으로 다룰 예정이다. 각각의 구성요소가 주는 의
2023-07-05 10:30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네. 둘리 둘리~’ 빙하를 타고 서울시 우이천으로 떠내려 와 심술궂은 고길동 아저씨 집에 더부살이하게 된 ‘아기공룡 둘리’의 노래가 귀에 익숙하게 감긴다면? 동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호이! 호이!’, ‘짠!’, ‘깐따삐야~!’, ‘라면은 구공탄에 끓여야 제맛~~’이라고 외치며 해 질 무렵까지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면? 아마도 1980~90년대를 아기공룡 둘리와 함께 보낸 세대일 것이다. 어린 시절 추억 속에만 남아 있던 아기공룡 둘리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감독 김수정, 이하 ‘얼음별 대모험’)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극장에서 재개봉한 것. 어? 귀염둥이 둘리가 벌써 마흔 살이나 되었다고? 그렇다. 1983년 4월 22일생 둘리는 경기도 부천시에서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은 어엿한 주민이다. 둘리 시리즈는 만화잡지 보물섬 연재를 시작으로 TV 시리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계에서 둘리는 콘텐츠 산업의 태동기를 일군 캐릭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스크림부터 시작해 팬시 제품까지 둘리 캐릭터 상품만 2천…
2023-07-05 10:30
체코 프라하역에서 야간열차를 탔다. 부다페스트까지 약 9시간이 걸린다. 6명이 함께 타는 비좁은 쿠셋(침대칸) 꼭대기 칸에서 선잠을 잤던 것 같다. 덜컹거리는 소리에 가끔 잠에서 깼고, 지금쯤 국경을 넘어가고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다시 까무룩 잠이 들었던 것 같다. 가끔 차창을 스쳐 가는 가로등 불빛에 눈이 부시기도 했다. 부다페스트역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였다.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 역사 밖으로 나오니 이방인을 제일 먼저 반기는 건 역시나 잿빛의 하늘이었다. ‘동유럽표 가을 하늘’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의 우중충한 하늘. 어디에선가 잔뜩 몰려온 두터운 먹구름이 부다페스트 시내를 뒤덮고 있었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며 반질거리는 돌바닥 길을 가는 동안 귓전에는 내내 ‘글루미 선데이’의 아련한 선율이 맴돌았다. 헝가리 하면 반사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음악. 1935년 헝가리의 무명 작곡가 레조 세레스는 연인인 헬렌에게 실연당한 아픔을 담아 ‘글루미 선데이’라는 곡을 썼다. 그런 사연이 있어서일까? 음반이 출시된 지 8주 만에 헝가리에서만 187명의 자살자가 나오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젊은이가 이 노래를 들으며 목숨을 끊었다. 레조 세레스 역시 자기 노래 때문…
2023-07-05 10:30효과적 기획안 작성 기획안은 바로 자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표출하는 작품이다. 기획안 작성은 자신의 존재·생각·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자신만의 독창성을 집어넣어야 한다. 자신만이 떠올릴 수 있는 독창적인 가설, 자신만이 창조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완벽하고 꼼꼼한 마감, 이 모든 요소가 논리정연하게 기획안의 구석구석에 채워진다면 자신의 존재감과 효능감을 발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렇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분석해 보고 자신의 장점을 찾아보자. 자기분석과 관련된 질문으로는 ‘내 관심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나만의 독특한 시각이 있는가?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평범한 아이디어로 공감을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다음으로 자기 분석을 통한 독창성만큼 중요한 요소는 열정이다.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열정과 함께 진심이 느껴지는 기획안은 감동적이다. 합리적인 기획을 제안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함께 울리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기획안은 독창성과 더불어 뜨거운 열정을 담고 있다. 재료가 좋아야 음식
2023-07-05 10:30
워런 버핏 주주총회에서 얻은 깨달음 교직에 있던 시절 해보고 싶었지만, 해볼 수 없었던 것이 있었다. 미국 오마하로 가서 워런 버핏의 주주총회에 참석해 보는 것이었다. 5월 첫째 주 토요일에 주주총회가 있고, 전날은 버크셔해서웨이의 계열사들이 부스를 여는 쇼핑데이가 열린다. 이날 연매출 20%를 기록하는 회사들이 있을 정도로 4만 명 넘는 관광객의 큰 손들이 기념품과 계열사 제품들을 사들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즈캔디·버핏 캐릭터가 새겨진 기념품·의류가 인기가 많고, 캠핑카·모듈하우스·타일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면 전날 쇼핑센터에서 잔고증명서 또는 증권어플을 보여주며 해당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1주당 4장까지 입장권을 준다. 다음날 주주총회에 제대로 된 자리를 앉으려면 5시부터 줄을 서야 한다. 입장은 아침 7시부터 가능하다. 이날은 미국에 있는 금융인들은 다 모였다 할 정도로 뉴욕에서 보던 월가 사람들을 미국 중부 시골 오마하에서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반면 중국인들은 패키지 투어로 올 정도로 열정적이었고, 버핏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발언권도 가지고 있었다. 버핏투어를…
2023-07-05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