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는 학생들이 가입을 선망하는 특별한 동아리가 있다. 바로 ‘동해랑 독도랑 우리랑’이다. 국회의장상을 비롯해 많은 수상 이력이 입증하듯 동기와 성과를 인정받은 명실공히 유명 동아리다. 이 동아리의 시작은 아주 작고 평범했다. 10년 전 뜻을 함께하는 학생 5명과의 작은 스터디 모임에서 비롯됐다. 독도에 관한 역사적, 지리적 내용을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며 온·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독도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변에 전달하려 노력했다. 오류 바로잡기 캠페인 펼친 아이들 이 동아리는 지난 2월 수원 광교 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독도 특별전을 관람하던 중 전시 자료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전국 여러 독도 체험관의 오류를 수정하는 프로젝트를 펼쳤다. 독도의 지리적, 역사적, 국제법적 오류를 제대로 지적하기 위해서는 우선 체계적 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3월부터 학생 주도로 독도에 대해 학습했다. 그 후 코로나19를 감안해 교사와 학생 2∼3명이 소규모 단위로 독도 체험관을 방문해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수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주말마다 전국을 누비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전국 17개의 독도 체험관 중 10
2021-10-24 09:09지난 14일은 제14회 ‘영양의 날’이었다. 올해 영양의 날 슬로건은 ‘건강한 일상으로의 회복, 식생활지침 실천으로부터’였다. 기념식과 학술세미나 같은 행사에 더해 10월 한 달간 산업체·학교·의료기관 등에 단체급식을 이용하는 국민 1500만 명을 대상으로 교육·홍보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새로 발표된 정부의 ‘한국인을 위한 식생활지침’을 국민들이 시각적으로 쉽게 이해하도록 포스터와 영양 게시판, 카드뉴스를 전국 급식소에 게시하고, 각급 학교에서는 가정통신문을 통해 가정과 연계한 식생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건강에 켜진 적신호 코로나19 영향으로 평소 건강한 면역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신체 활동량 감소, 배달음식 섭취 증가, 거리두기에 따른 우울감 및 음주 증가 등으로 국민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우리나라 국민의 만성질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성인 3명 중 1명이 비만인데, 특히 성인 남성은 10명 중 4명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0년간 곡류 및 과일·채소류의 섭취량은 감소한 반면 육류 섭취는 증가했다. 나트륨 섭취는…
2021-10-23 09:122021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8471건, 2020년 2730건의 학생 언어폭력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발생 건수가 3분의 1이하로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올해 9월 발표한 ‘2021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전체 피해유형별 비중에서 언어폭력이 4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집단따돌림 14.5%, 신체 폭력 12.4%, 사이버폭력 9.8% 순이었다. 언어폭력은 지난해보다 8.2%p 증가했는데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래 가장 높았다. 언어폭력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학교폭력이 저연령화되고 언어폭력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모든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깊은 심신의 상처를 남긴다. 그런데 언어폭력은 상대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지나가는 욕설이나 농담으로 가볍게 보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언어폭력은 피해 학생의 영혼에 깊은 상처를 주는 가해 행위다. 모멸감과 자존심 훼손, 자신감 저하, 대인기피, 우울증 등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언어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노력은 정부와 시·도교육청, 학교, 가정이 지속해서 함께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2021-10-18 09:00인간은 잠을 자면서 회복과 충전을 한다. 이때 체온과 심박수는 딱 죽지 않을 만큼 최저치로 내려가는데, 근육은 수축되고 뇌와 신경도 둔화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이내 유연성이나 뇌 반응 검사를 한다면 필경 최악의 기록을 받아들게 될 것이다. 냉장고에서 사과를 꺼내려다 양파를 집거나 둔해진 악력 탓에 달걀을 떨어뜨려 아침부터 액땜을 치른 일은 비단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이렇게 낮아진 신체 활성도가 종일 이어지면 맥 빠진 하루가 되지 않겠는가. 효과적으로 활력을 이끌어 낼 그 무엇이 필요하다. 활기찬 하루를 보장할 그것. 바로 ‘아침 운동’이다. 퍼낼수록 차오르는 우물 지금의 일터로 옮겨오기 전만 해도 편도 40분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페달질로 신체를 충분히 깨워놓은 날은 오전 내내 피곤함 없이 상쾌했고 업무를 볼 때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혹자는 ‘아침에 운동하면 체력이 고갈돼 나머지 하루가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아침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분명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체력은 마치 우물 같다. 과거 시골에는 공동 우물이 동네마다 있었다. 신기하게도 퍼내면 퍼낼수록 맑은…
2021-10-17 11:11학령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초·중등 교사 선발 인원도 해마다 줄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으로 교사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친다는 자긍심과 직업 안정성, 한국 사회에서 교사가 갖는 위상을 고려해 볼 때 교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교·사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되기 쉽지 않고, 교사가 돼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만만치 않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교육방식이 달라져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다. ‘인간이 삶이나 세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등의 가치를 매기는 관점이나 기준’을 가치관이라고 정의할 때 교사가 어떠한 가치관으로 교직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역할과 방향이 달라진다. 지나친 주관개입 삼가야 교사의 주관적 개입이 지나치면 학생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주관보다 객관적으로, 특수한 관점보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학생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중용적 자세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아이들도 편견 없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전문성이다.…
2021-10-16 18:06“선생님, 보결 수업을 좀 부탁드릴게요.” “아~ 네. 또 아픈 분이 계신가 봐요.” 교무실에서 전화가 와요. 보결 수업을 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왜 또 저예요? 이제 그만, 보결은 명퇴하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눈치 없는 입은 “네”라고 대답해버렸어요. 일주일에 몇 시간 안 되는 빈 수업 시간. 촘촘히 박혀 있는 수업 시간에서 얼마 안 되는 쉬는 시간인데, 보결 수업 때문에 휴식이 없어져 버리는 건 좋은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요즘에는 무슨 일인지 부쩍 보결 수업이 많아졌어요. 아픈 선생님들이 많아지신 걸까요? 보결은 많고, 시간표가 비어 있는 선생님들은 적어서 교감 선생님도 수업하세요. 굉장히 험난한 상황. 이런 상황은 코로나19로 비롯됐어요. 가족 중에 코로나19가 확진된 선생님.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선생님. 물론, 백신 접종 완료자는 가족이 자가격리 중에도 출근할 수 있어요. 요즘 방역수칙에 따르면요. 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어서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아야 근무하도록 하는 학교도 많아요. 돌파 감염도 무시를 못 하니까요. 이런 상황은 학교마다 편차가 있어요. 큰 학교는 그만큼 사람이 많으니까 이런 상황이 빈번할 수도
2021-10-14 10:01‘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교권 침해 피해자가 되면 이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 그만큼 심신의 상처가 크고 두고두고 힘들기 때문이다. 2021년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전국 교권 사건 발생 건수는 총 1만149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1197건으로 전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등교수업 감소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또한 학생·학부모와의 갈등, 지역사회 민원을 고려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피해 교사가 참거나 자체 해결했을 사건까지 생각하면 마냥 좋게 볼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교원은 여전히 교실 붕괴와 교권 추락을 체감하고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증가하는 문제 학생과 민원 무엇보다 문제행동 학생 증가가 고민이다. 수업을 방해하고 교권을 침해해도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권리만 강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의무와 책임은 약화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초등 6학년생의 여교사 성희롱 사건은 무너진 교육 현장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발표된 ‘제40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
2021-10-11 09:00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등장은 ‘당연하게 누려왔던 것들이 부재한 일상’을 마주하게 했다. 일상처럼 누려온 기능들이 온전히 기동하지 못하면서 빚어진 학습 기회의 결여는 아이들 간 학습 불균형의 확대와 학력 격차 확산이라는 염려로 이어졌다. 문 닫힌 '사회화의 장', 학교 일시적으로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많은 아이들이 학업에 필요한 기회를 잃고 교육의 단절을 경험했다. 학교는 지식 전수 뿐만 아니라 학년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단체생활과 사회 규칙들을 배우며 인지와 감성을 풍부화하는 '사회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공간을 단절 당한 아이들은 균형 잡힌 성장과 발달의 결여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이후 비등교 수업의 일상화는 물리적 학교의 한계를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학교 현장에서는 양질의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됐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화되면서 에듀테크를 기반으로 한 원격교육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원격교육은 물리적 공간에 의해 단절된 학습 기회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대안적 교육플랫폼으로서 그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운영 초반, 일방적 지식 전달에 머무르는 한계를 보였고, 원격수업 장비를 갖
2021-10-10 09:00코로나 상황이든 아니든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목적 중 하나는 친구들과 원활한 관계를 맺으며 즐겁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데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함께 공부하며 미래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능력을 자연스럽게 다지는 과정을 겪는다. 등교해도 단절감 여전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정에서 이뤄지는 원격수업에서 학생들은 네모난 카메라 화면에 갇혀있다. 등교수업에서도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가벼운 스킨십과 장난조차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어떤 곳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학교는 학생이 인지, 정의, 기능 등 모든 면의 능력을 고루 갖춘 균형감 있는 인간으로 발달하도록 돕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 시대의 교육은 인지적 측면으로 기울어져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접촉 등 방역이 강조되면서 기존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짝 활동과 모둠 활동, 실험, 실습, 체험 등을 시도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접어들면서 우왕좌왕하던 모습도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모든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 짓지
2021-10-09 18:08오늘은 회복력의 공감 능력을 키우기 위해 타인의 빙산 믿음을 찾아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빙산 믿음 찾기는 공감 능력을 키우고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데 유용한 회복력 기술이다. 몇 년 전 한 해 연구비 신청서 제출 마감이 촉박한 김진영 교수는 아침 일찍부터 서재에 틀어박혀 일에 몰두했다. 마감 시한은 다음 날 오후 5시였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다 마치려면 그날 밤을 꼬박 새워야 할지도 몰랐다. 김 교수는 이미 스트레스로 인해 짜증이 나고 예민해진 상태였다. 아침 식사 후 일하는 데 쓰레기차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천천히 달리다가 자신의 집 앞에 멈춰 서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아내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계단을 쿵쿵 딛고 올라와 2층 서재로 다가왔다. 그리고 퉁명스럽게 불쑥 내뱉었다. “쓰레기차가 왔어. 쓰레기 버리는 거 당신 몫이야.” 김 교수는 억지로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일어날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아내는 서재에서 나갔다. 김 교수는 극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감 시한이 촉박하다는 것을 아내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쓰레기를 대신 버려 줄 수도 있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자신의 지나친 정서 반응에…
2021-10-07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