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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논단] 고교학점제 성공은 교사에 달렸다

고교학점제 시행과 관련해 제주 대정고는 2018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교육부 지정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를 운영했다. 주제는 ‘농어촌 소규모 일반고의 고교학점제 도입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이었다.

 

3년간의 연구학교 운영 결과,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학교 운영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학생의 진로수준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둘째,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위한 전문적이고 실제적인 안내 시스템 구축, 셋째, 교사의 업무 경감과 관련한 우대 방안 마련 및 교사 임용제도 개선, 마지막으로 학생중심 교육과정 실현을 위한 대입제도 개선 등이다.

 

지역별 교육형평성 어긋날 수도

고교학점제라는 큰 그릇은 있지만, 그 안에 담을 재료와 요리사를 풍부하게 준비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 교육의 현실이고, 특히 소규모 읍‧면지역 고교의 어려움이다. 그 재료는 바로 학생선택권을 존중할 수 있는 과목 선택(과목 편성)이다. 소규모학교에 배정되는 교사 수는 제한된 상태에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과목을 모두 개설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 학교는 전문 강사를 협력교사로 활용해 교양교과 몇 과목을 추가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과목 선택을 ‘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고1 초반부터 다양한 진로‧진학프로그램 및 수시 상담을 통해 고2부터 진행되는 선택 과목 수업을 후회 없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3학년이 된 이후에 선택 과목을 변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고교학점제라는 요리를 담당할 요리사가 충분히 준비돼야 한다. 고교학점제 성패는 ‘교사’에게 달려 있다. 학생들의 선택 과목을 충분히 편성‧운영하려면 그만큼의 교사가 필요하다. 교육부는 공동교육과정, 온‧오프라인 교육과정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소규모 읍‧면지역 학생들의 참여 가능성은 여러 제약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고교학점제로 인한 교육적 피해를 감수해야 함을 의미하고 교육형평성에 어긋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질 수 있다.

 

또한 ‘교육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학교공간 재구조화와 미래형 교실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교사 현황, 수업시수, 이동수업 등을 감안해 효율적인 교과교실이 배치돼야 한다. 다양한 교과와 다양한 형태의 수업이 가능한 교실 디자인과 기자재 배치를 통한 학생참여형 수업교실 환경이 필수적이다.

 

내실 있는 수업 점검 다양화해야

한편 고교학점제에 걸맞은 내실 있는 ‘수업’을 효과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과목별 성취기준에 기초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학생참여형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를 다양화해야 한다. 그리고 과목 담당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과협의회를 통해 최소 성취 수준을 설정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책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교학점제 전체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학교 문화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다과목 지도는 물론 주문형·공동교육과정 운영, 선택 과목의 최소 성취 수준 보장을 위한 책임지도 등 새로운 업무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업무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직원 간 협력과 소통에 기반해 ‘서로를 이해해 주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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