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학교 현장은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에 휩싸여있다. 학생을 위한 현장체험학습이 사고가 날 때마다 오히려 족쇄처럼 작용하고 있다. 사고가 나면 인솔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데 누가 과연 위험부담을 감당하며 체험학습을 추진할까? 현장체험학습 중 급한 학생에게 버스 안에서 용변을 보게 했다는 이유로 담임교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사례, 같은 이유로 초등 6학년생을 부모 요청에 따라 휴게소에 내려줬던 교사가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사례, 학생이 놀이기구를 타다가 다쳤는데 담임교사가 함께 탑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민사소송을 하는 등의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렇듯 현장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은 이미 교사들에게 엄청난 고난이자 부담으로 다가온다. 최근 한국교총이 전국 초등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절대다수의 교원(97.3%)이 현장체험학습으로 인해 각종 민원, 고소·고발이 우려된다고 대답했다. 현장체험학습은 아무런 사고가 없으면 본전이고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민원 제기, 고소·고발 등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현장체험학습을 추진하려면 제대로 된 교원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독려하는…
2025-03-03 09:10최근 방영된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겪는 고난과 선택을 잘 보여줍니다. 고통스러워 방황하는 인턴 양재원에게 주인공 백강혁 선생은 이렇게 조언합니다. “너도 너만의 이유를 찾아. 깨져도 절대로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 이 퍽퍽하고 꺼끌꺼끌한 이 길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걸어가기에는 너무 되다. 넌 아직 그 이유를 못 찾은 것뿐이야.” 교육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우리들에게 던지는 깊은 질문처럼 다가옵니다. 학기 초 학생들의 끝없는 요구, 실시간으로 터지는 다양한 사태에 대응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총알이 흩날리는 전장을 누비는 병사들 같아 보입니다. 퇴직하는 선생님이 전쟁터에 전우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했던 말이 와닿습니다. 그러한 속에서도 버티려면 ‘아무리 깨져도 절대 변하지 않을’ 그런 이유가 하나쯤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내가 이 길을 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여기에 와 있었고, 운명처럼 주어진 이 길에서 만난 제자들을 위해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그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목표를 찾아 헤매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병원에도
2025-03-03 09:10현대인의 정신건강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 이상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도 교권 약화, 교육활동 침해 등으로 상담 및 심리치료를 받는 경우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별 교육활동보호센터 상담 건수 및 심리치료 자료를 봐도 3~4년 만에 4~5배 이상 증가했다.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직 보건교사가 교사·학생의 정신건강을 위한 통합의학 지침서를 펴냈다. 김미화경북 약목고 보건교사가 그 주인공. 김 교사는 ‘경북교육청 책쓰는 선생님’ 공모사업을 통해 최근 ‘스트레스, 불안, 공황장애 self-care 가이드(부교감신경 활성화!)’(디자인21 펴냄)를 발간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부교감신경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고등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정서적인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학생들을 만났지만, 구체적 해결 방법이 없어서 곤란했어요. 어느 날 보건실을 찾은 학생에게 등 마사지를 적용했는데 소화불량, 두통 등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했어
2025-03-02 21:44한국교총 대의원회는 학교 현장이 위기에 빠져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이 교육 발전의 기본적 책무를 외면하지 않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 속초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한 인솔교사 1심 유죄 판결 등의 현실을 나열하며,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권 회복과 안전한 학교 환경을 위한 50만 교원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국회는 여전히 아동복지법 추가 개정을 미루고, 정부는 안전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교원에게 전가하고 있어 학교 현장 불안 요소 방치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제120회 임시대의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이 같은 현장 교원 의지를 담은 9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대의원회는 우선 최근 발생한 대전 초등생 사망사건을 애도하며, 교육 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사건 대책이 정신질환 교원의 선별과 분리로만 이어지는 것에 반대하며. 고위험군 교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되, 교직 스트레스로 정신건강에 위협을 받는 전체…
2025-03-02 21:29우리 부부의 약속 하나, 월 2회 산행이다. 연 24회가 목표다. 주로 칠보산과 광교산을 오른다. 3.1절 아침, 오늘의 목표는 광교산이다. 올해 6번째 산행이다. 광교산은 수원시민의 허파다. 용인시, 의왕시에도 걸쳐 있어 3개 시민의 휴식처요 안식처다. 체력단련장 구실을 톡톡히 한다. 전국에 이미 알려진 명산이다. 광교산 제3코스를 택했다. 이 코스는 경동원∼하광교 소류지∼종루봉(비로봉)이다. 오전 시각, 하광교 소류지에 도착했다. 하광교 소류지 산불관리초소가 보인다. 산불감시원 두 분을 보았다. 한 분은 초소를 지키고 한 분은 산속을 순찰하면서 활동한다. 여기서 장안구 소속 산불감시원 정석원 씨를 만났다. 붉은색 옷 가슴에 단 명찰을 보니 산불전문예방진화대다. 즉, 산불을 예방하고 산불 발화 시 진화업무를 맡은 것이다. 필자가 먼저 말을 걸었다. “날씨가 건조해 산불위험이 높습니다. 산불예방에 수고가 많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엔 등산로 쓰레기 줍기를 1시간 동안 했습니다. 주 업무는 아니지만 보기 흉해 주웠습니다. 그런데 담배꽁초도 많이 나와 저도 놀랐습니다.” 여기서 시민기자 정신이 나왔다. “혹시 오늘 주운 쓰레기 제가 볼 수…
2025-03-01 23:23교실을 비롯한 학교 공간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돼 한국교총이 재검토를 요청했다. 교총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8일 대표발의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학교안전사고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지난달 28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김민전 의원실에 전달했다. 학교안전사고법 개정안은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면 교실을 포함한 학교 내 어떤 곳이든 CCTV를 설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 대전에서 일어난 초등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차원에서 발의됐다. 당시 사건이 일어난 2층 복도와 돌봄교실, 시청각실 등에 CCTV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교총은 “최근 대전 초등학생 사망사건으로 인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CCTV 설치를 통한 교육 현장 감시는 결코 범죄예방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실 등 학교 내 CCTV 설치는 학생과 교사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2년 교실 내 CCTV 설치에 대해 질의한 서울시교육청에 권고한…
2025-03-01 09:00《현대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는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친다. Al 첨단 기술의 시대에 우리는 전통적인 지식 기반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력, 문제 해결력, 자기 결정력과 같은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언스쿨링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학교 교육이 한계에 직면한 지금, 교육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더 이상 임시방편적인 개혁에 의존할 수 없다. 대신 언스쿨링의 철학과 방법을 과감하게 수용하고 이를 학교교육 시스템에 통합해야 한다. 학습자가 운전석에 앉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인류는 수천 년간 달의 전면만 바라보며 살아온 인류는 달의 후면도 전면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 탐사 결과 달의 뒷면은 전면과 다른 독특한 지형과 자원이 발견되어 많은 이들이 놀랐다. 이제 사람들은 수천 년간 지속된 무지와 오류에서 벗어나 달의 진실을 알게 되었다. 교육에 대해서도 유사한 비유가 가능하다. 지난 160년간 사람들은 교육이 오직 학교에서만 이루어진다고 믿어 왔다. 국가는 언스쿨링을 불법과 열등교육으로 간주하며 금지했다. 그러나 이제 언스쿨링의 진실이 알려지면서
2025-02-27 22:50경기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은 2025년 2월말 퇴직 교원 758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장을 전수하고 학생 교육을 위해 헌신한 공적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27일 경기과학고대강당에서 열린 전수식에는 홍정표 제2부교육감을 비롯해 국장, 퇴직 교원과 가족, 동료 직원 등이 다수 참석해 758명 교원의 영예로운 퇴임과 수상을 축하했다. 전수식 행사에 동행 취재했다. 전수식 행사는 개식사 및 국민의례에 이어 늘쌤 밴드의 축하 공연을 시작으로 교육활동 동영상 시청, 퇴직 교원 대표 퇴임사, 임태희 교육감 영상축사, 제2부교육감 축사, 훈·포장 및 표창장 전수, 폐식순으로 이어졌다. 늘쌤 밴드(즐겁게 노는 선생님 밴드)는 교사 네 명이 출연해 포상자들의 재직 중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 ‘나는 반딧불’,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앵콜곡으로 ‘그 중에 그대를 만나’ 선보였다. 이 밴드는 2020년 파주지역 교사들로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어 동영상 시청. 수상자들이 제출한 재직 시 교육활동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든 것을 보았다. 수상자들은 초임지 첫 출근에서부터 현재 마지막 출근까지…
2025-02-27 20:49한국교총과 한국상담학회(회장 김장회 경상국립대 교수)가 함께 교원의 마음건강 회복 지원을 위해 힘을 모은다. 양 기관은 27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교육활동 침해나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 교원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됐다. 실제로 심리치료를 받은 교원이 3~4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했다.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교원에 대한 체계적인 심리상담 제공, 교원의 정신건강 실태 관련 연구 수행의 상호 지원 및 협조, 교원의 마음건강 회복을 위한 연수 등 추진이다. 또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에 필요한 행동·정서·관계 영역의 전문상담 연계 서비스 지원, 교원의 정신건강 증진에 대한 이해 및 적극적 해결을 위해 연수 및 기고 등으로 홍보 강화, 관련 법령 및 정책 마련에 협력 등이다. 김장회 회장은 “교사의 마음건강이 위기”라며 “한국상담학회가 교원들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강주호교총 회장은 협약식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교실 붕괴, 교권 추락 속에서 선생님을 지킬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교권 침해와 직무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2025-02-27 16:38'바람이 거세게 불수록 연(鳶)은 더 높이 난다'고 합니다. 비록 교직을 떠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혼란은 더 큰 발전을 위한 반걸음 후퇴라 생각하시고, 우리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따뜻하고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함께 손잡아 주시기 바랍니다. 전남 강진 출신의 이병삼 강진교육장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3월부터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의 생애를 짧게 요약하면 강진 성진북국민학교 5학년 때 서울 작은 아버지 집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동대문상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은행이나 대기업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취업에 실패한 그는 과감하게 진로를 선회,전남대 국사교육과에 입학해 교육과 인연을 맺었다. 1989년 경기 강화도 강남종합고에서 첫 교직생활을 시작한다. 전교조 활동 해직 칼바람을 피해 교직발령 6개월 만에 고향인 전남으로 내려온 그는 1990년 해남여중에서 교직생활을 이어간다. 이를 계기로 해남에서 14년 등 25년의 평교사 생활을 하다 전남생명과학고 교감, 지명고 교장, 해남학생교육원 연구관, 전남교육청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 삼호고 교장을 역임한 후 지난 2023년 3월 1일자로 강진교육장으로 임명돼 2년간 근무했다. 오는 2
2025-02-27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