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총 회원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교사들의 입장을 강하게 대변해 주는 전교조의 정책에 지지를 보낼 때가 많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투쟁방법은 좀 자제했으면 싶다. 얼마전 교육부가 전교조와의 단체 교섭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고 30∼40여 명의 전교조 회원들이 민주당 광주시 지부 건물 앞 인도를 점거하고 바닥에 앉아 농성을 하고 있는 모습이 TV에 방영됐다. 옆에서 시청하던 행정 공무원 한 사람이 "저러고 있으니까 선생님인지 노동자인지 구별이 안 되네요"라며 교사인 내게 이죽거려서 낯이 뜨거웠다. 교사가 노동자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서 아무리 교육부가 성의를 보이지 않아 강력한 의사표시를 하기 위해서라지만 길거리 인도를 점거하고 맨 바닥에 앉아 농성을 하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 선생님들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니 우려되는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학부모들이나 일반 국민들이 학교를 떠나서 거리에서 농성을 하는 교사를 보고 과연 그 농성에 지지를 보낼 것인가를 생각해보니 착잡한 마음이 든다.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 길거리에서 농성을 하는 것은 도가 좀 지나친…
2000-10-23 00:00내년에는 초등학교 3, 4학년까지 7차 교육과정을 적용한다. 올해 1, 2 학년을 적용해 보고 여기저기서 7차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우리 현실에 알맞지 않다고 야단들이다. 어디 완전무결한 교육과정이 있을까마는 어느 때보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센걸 보면 문제가 많은 듯싶다. 하지만 7차 교육과정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새롭게 구성한 교육과정을 지금과 같이 적용해서는 곤란하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 국가 수준의 새 교육과정을 만들면 교육과정이 고시됨과 더불어 `교육과정'과 `교육과정 해설집'이 출간된다. 이어서 교원 연수가 시작된다. 이런 따위의 연수도 좋다. 다만 이런 연수는 다분히 이론 중심적이고 일방적인 강의를 듣는 수준이어서 연수 효과가 별로 신통치 못하다. 교육과정은 학교 현장에서 실천되어야 한다. 교육과정을 실천하려면 교육과정을 직접 실행하는 교원이 학교 실정이나 학생 수준에 알맞게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교육과정, 교과서, 지도서 포함)을 번안하고 해석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또 이것을 실행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내년에 시행하는 초등학교 3, 4학년 교과서와 지도서는 일선 학교의 교원
2000-10-23 00:00동수를 처음 만난 것은 1968년 3월, 내가 세 번째 전근지에서 6학년을 맡았을 때다. 당시는 중학교 입시가 있었던 때라 학교와 학생들은 모두 중학 진학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이 벌어졌다. 동수가 팔이 부러지고 혜숙이가 공납금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동수가 공납금을 훔쳐 빵을 사들고 운동장 나무에 올라가 장난을 치다가 일어난 사고였다. 부랴부랴 집에 연락하고 병원에 입원시킨 후 아이들에게 동수의 얘기를 들었다. 행동이 거칠고 힘없는 친구를 때리며 친구나 하급생의 돈을 빼앗거나 훔치는 아이, 선생님께 욕하고 이름 석자도 쓸 줄 모르며 숙제는 아예 하지 않는 아이, 그래서 아이들 모두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아이로 못이 박혀 있었다. 그러면서도 중학교에는 꼭 가야겠다는 아이였다. 그 날 저녁, 동수의 부모님을 찾아 뵀다. 늘 취객들이 웅성거리는 조그만 주막집에 늙으신 부모와 누나가 힘겹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다. 형은 집을 나간지 오래였다. "사람구실 좀 하게 해 주세요"라며 애원하는 어머니와 "될 대로 될 테죠"라는 아버님의 한탄에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야단 대신 깁스를 한 동수의 아픈 팔을 쓸어주
2000-10-23 00:00오랜만에 일 학년 담임을 해서 그런지 몇 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아이들이 그렇게 똑똑할 수가 없다. 그래서 지도하기에 좋은 점도 있지만 날이 갈수록 약아지는 아이들 탓에 선생님들은 그 만큼 더 힘들어진다. 하루하루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액션영화의 주인공처럼 긴장해야 하는 위기의 순간이 많다. 그래서 나 같은 교사들은 운전기사처럼 `오늘도 무사히'라는 말을 하루종일 되뇌곤 한다. 하지만 그 아이들을 어찌 말리랴. 네 시간을 못 참고 마지막 시간에 난리를 치다니…. "선생님, 찬현이 자리에서 냄새나요" "어휴, 진짜 지독하네" "어디, 어디…" 오징어 냄새를 맡은 강이지처럼 코를 킁킁대며 찬현이 주위에 모여드는 아이들. 한쪽에서는 벌써 `찬현이는 ×쌌대요'하며 장단 맞춰 합창을 하고 당사자는 창피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엉거주춤 앉아 있다. 재판관인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배에 힘을 잔뜩 주고 교탁을 힘차게 탁탁 두드렸다. "너희들, 자리로 다 돌아가 앉아. 누가 찬현이를 놀리니" 이렇게 분위기를 잡은 나는 "오늘 아침 선생님은 찬현이 어머니 전화를 받았어요. 밤새 배탈이 심해서 학교에 가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했는데도 결석 안 하려고 나온 거예요. 조
2000-10-16 00:00행자부에서 만든 공무원 연금법이 드디어 입법예고 됐다. 그렇게 입만 열면 `안 한다. 기득권을 보장하겠다'는 말을 대통령을 위시해 말할 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은 다 했는데도 말이다. 이 나라 교원들이야 지난 정년단축 때도 그런 속임을 당했으니 정부를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최고 통치권자가 직접 약속한 말이라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냈다. 그런데 이제 그 분들의 말과 행동이 모두 연극으로 드러나 버렸다. 도대체 교원과 공무원들이 국가 정책이나 통수권자의 말을 믿지 않게 만들고서도 어찌 복지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국가는 대통령이나 일부 측근에 의해서 통치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공직자들이 헌신적인 봉사와 사명으로 일해 나갈 때, 가능한 일이다. 연금은 국가의 돈이 아니다. 그 돈은 박봉의 공무원들이 내일을 생각하며 적립한 돈이다. 그러므로 그 돈을 관리하는 연금관리공단은 연금을 불입하는 전 공무원에게 고용된 자금 관리인이다. 그들은 주인의 재산을 최선의 방법으로 운용해 안정된 연금혜택을 누리게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연금기금이 바닥났다는 것은 그들이 성실히 책임을 다하지 않고 또 국가도 상당 부분 책임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적반하
2000-10-16 00:00개별 학교의 교총 분회와 분회장은 그야말로 한국교총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조직이다. 분회에서부터 회원들의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의욕적인 활동이 이뤄져야 회원이 늘어나고 교직단체로서 역량이 커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교총에서도 몇 년 전부터 단위학교 분회장을 학교 교총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선거를 통해 뽑도록 회칙을 고쳐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일선학교에서는 이런 회칙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사문화 되고 있어 안타깝다. 이제는 일선 교육현장에서도 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여러 교직단체가 조직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옛날과 같이 구태의연한 자세로 운영되어선 교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는 교직단체가 교총 하나 뿐이어서 조금 불만이 있더라도 회원에 가입해 활동했지만 요새 젊은 교사들은 민주적인 방식으로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으면 교총회원으로 가입했다가도 미련 없이 탈퇴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확실히 구별할 줄 아는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3월에 신규교사 3명이 교총회원으로 가입했다가 이런저런 일에 실망해 2명이 탈퇴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이런 일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2000-10-16 00:00이번에 입법예고 된 행자부의 연금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를 보면 수급 연령의 상향 조정, 산정 기준의 하향, 퇴직 후 다른 소득이 있으면 감액 지급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설마 했는데 이번 행자부 안이 그간 정부의 약속을 뒤엎고 개악으로 치닫다니 정말 실망이다. 그리고 공무원의 한 사람으로서 절대 반대한다. 정부는 무리한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한 기금 약6조원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런 방안만을 제시해 버렸다. 정부는 그 동안 구조조정에 따른 책임은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그러나 이번 행자부 안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완전히 누락됐다. 오히려 퇴직 후 근로소득이나 자영 소득이 있는 경우 50% 내에서 연금을 감액 지급하기로 하는 등 공무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불쾌하다. 퇴직을 하면 퇴직금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개인 사정에 따라 퇴직금을 연금으로 또는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는 연금 수령자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행자부 안대로 된다면 연금법이 개정되기 전에 퇴직을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며 그들은 연금이 아닌 일시금을 모두 탈 것이 뻔하다. 왜냐하면 퇴직…
2000-10-16 00:00정년단축을 시행할 때 언론이 교육계를 무능하고 촌지나 밝히는 집단으로 매도한 사실을 교사들은 다 안다. 그 결과 많은 선배 교사들이 정든 교단을 떠났다. 그리고 그로 인해 연금재정은 고갈됐고 떠난 교사를 다시 기간제란 이름으로 재 임용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일은 이런 결과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연금 고갈의 원인을 제공한 행자부는 법정부담금을 9% 인상하고 연금산정기준을 평균 보수로 하며, 고 소득자의 연금을 감액하는 연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공무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그런데도 교단의 울타리가 돼야 할 교육부는 교종안에도 없는 교장 자격증제 폐지와 보직 임명제 도입을 검토하면서 힘을 모아야 할 교총과 전교조를 갈등하게 만들었다. 교총은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되면 승진체계의 대혼란과 학교의 정치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입장이고 전교조는 교장의 전횡과 불공정한 경쟁에 의한 교단의 노령화를 지적하며 선출 임명제를 주장하고 있다. 각각의 주장이 어떻든 학교가 붕괴되고 교육이 황폐화되는 마당에 두 단체의 반목은 교단으로서는 득이 되지 않는다. 교총은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진보를 수용해야…
2000-10-16 00:00살아가면서 잊을 수 없는 한때를 꼽는다면 아마도 학창 시절일 것이다. 그러기에 모교에 대한 애착심은 누구에게나 있게 마련이다. 운동 경기 등 모교의 이름이 자랑스럽게 언론 등에 오르내릴 때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매스컴에서는 시·도명을 생략한 채 학교 이름만을 알릴 때가 많다. 그렇게 되면 어느 곳의 학교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학교가 여럿이다 보니, 동명인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는 더 심하다. 시·도내에서도 같은 이름의 학교가 있다. 한자까지도 말이다. 학교가 불분명할 때, 재학생은 물론 교사, 학부모, 동문들의 서운함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학교 이름을 나타낼 때는 반드시 시·도명은 물론, 때에 따라서는 지역명까지도 명시했으면 한다. 이를테면 산곡남 초등교 보다는 인천 산곡남 초등교로 명기할 때, 보다 정확한 표기가 될 것이고 애향심도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2000-10-16 00:0010월 9일 입법예고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이라 한다) 문제로 교원을 비롯한 전체 공무원 사회가 크게 동요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직 공무원들의 연금법상의 기득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개정안의 주요골자는 공무원의 기금 부담율 인상, 연금 지급 개시 연령제의 단계적 확대, 연금 지급시 소비자 물가의 연동제 적용, 연금 산정 보수기준의 개정, 고소득자의 퇴직시 연금 감액 지급제의 확대 등이다. 교원단체 등이 개정안을 저지하기 위하여 제시한 대책을 보면 여러 가지가 거론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헌법재판 청구 등 법적 투쟁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이와 관련된 헌법재판의 선례를 검토해 보고 개정안의 합헌성 여부를 짚어보기로 한다. 우선 헌법재판소는 공무원 연금 제도에 대하여 선례를 남기고 있다. 동재판소는 이 제도는 공무원이라는 특수직에 종사하는 자를 대상으로 퇴직 또는 사망과 공무로 인한 부상·질병 등에 대해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 등의 생활 안정과 복리 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위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부담을 여러 사람들에게 분산시킴으로써 구제를 도모하는 사회보험제도의 일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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