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게 움직였던 3월도 어느새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산과 들엔 연초록의 나뭇잎과 가지가지의 색을 한 꽃들이 행인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내가 있는 교정에도 살구나무 한 구루가 서있다. 꽃이 피면 벌들의 날개짓에 꽃향기가 날리며 등하교하는 아이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떠나보낸다. 교정 한 쪽에 서있는 살구꽃을 볼 때마다 난 이호우의 시 ‘살구꽃 핀 마을’이란 시를 생각한다. 그리고 종알종알 흥얼거리기도 한다. 살구꽃 핀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등이라도 치고지고. 뉘 집을 들어서면은 반겨 아니 맞으리. 바람 없는 밤을 꽃 그늘에 달이 오면, 술 익은 초당(草堂)마다 정이 더욱 익으리니, 나그네 저무는 날에도 마음 아니 바빠라.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선생님은 이 시를 암송할 때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우리들에게도 눈을 감고 살구꽃이 핀 어느 낯선 동네를 걸어보라고 했다. 우리는 눈을 감았고 나그네가 되어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핀 동네 어귀를 어슬렁거렸다. 그리고 어느 초가집에서 술익는 냄새를 맡으로 침을 꿀꺽 삼켰다. 침 넘어가는 소릴 듣고 선생님은 ‘이놈들, 잿밥에 눈이 멀었구먼.’ 하고 큰소릴 내면 교실은 이내 웃음소리로 가득 채워지곤 했다.…
2007-03-30 16:04한국교총에서 28일 발표한 ‘2006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실적’에 따르면 학생ㆍ학부모의 부당행위로 인한 교권침해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교총에 접수된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피해는 33건으로 2005년 대비 21% 감소한데 비해 교권침해사건은 발생건수 179건 중 학생ㆍ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 피해가 89건으로 2005년에 비해 7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사건이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 중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에게 폭행당한 교사가 입원 치료중이다. 강원도의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중인 교사가 복도로 끌려나와 머리채를 잡힌 채 수차례 뺨을 맞았다. 어떤 일이든 원인이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하는 일에도 잘못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상식 밖의 일들이다. 하도 어이없는 일이라 소식을 들으면서 말문마저 막힌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는 차라리 듣지 않았더라면 속이라도 편했을 이야기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지금 이 시간 신성해야 할 교육현장에서 먼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벌어지고, 남의 이야기가…
2007-03-29 22:04인간의 삶은 꿈을 세우고 이를 실천할 때 이루어진다. 1톤의 생각보다 1그램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한강을 헤엄쳐서 건널 수 있다는 의지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한강을 건널 수는 없는 일이다. 이를 위하여 체력을 기르고 지속적인 수영 실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강을 건널 수 있다.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라는 속담도 새겨둘만하다. 우리 모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지느 못한다. 마찬가지로 성공할 수 있다는 열망과 의지가 있다고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꿈을 꾼다고 행복과 성공이 우리에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론 꿈을 꾸고 의지를 분명하게 가져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현 가능한 훈련과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가정의 노력과 이를 점검하고 격려하는 선생님이 없이 스스로 알아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런 점에서 선생님은 훌륭한 격려자이다. 가능한 모든 생활 전반에서 자녀 스스로가 상당히 많은 부분을 스스로 계획 세우고 실천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때로는 실패를 맛보게 하며 그것을 계기로 다시 일어설 수 있
2007-03-29 22:04학교운영위원회 회의가 끝나고등장한 CD. 도대체 무엇일까? 각급학교에서는 3월말까지 학교운영위원회 구성을 완료한다. 임기 시작은 4월 1일부터이다. 오늘 우리 학교에서는 지역위원을 뽑는 학운위 회의가 있었다. 교원위원과 학부모위원이 지역위원을 추천하고 뽑는 것이다. 이 자리에지역위원으로 선출된한 분이 작은 선물 하나를양복주머니에서 꺼내 놓는다. 40-50대가 좋아하는 가요와 팝송을 넣은 음악 CD다. 표지엔 '2007 수원제일중 학운위출범' 라벨이 붙어 있다. 평소 음악을 좋아해음악 CD를 지인들에게 선물한다는 그는 수원의 한 도서관에 근무하고 있다. 학운위 분위기가 한결 밝아진다. 2007학년도 출발이 힘차고 순조롭다. 단위학교 교육자치 기구로 자리매김한 학운위. 벌써 12년째 접어들고 있다.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학운위도화합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위원들 모두가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좋은 선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았다.우리 학교 7년차 지역위원인 그.그 선물은 학운위원 모두 힘을 합쳐 더 좋은 학교 만들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2007-03-29 22:03새 달력 위엔 동기회 모임이 유난히 많은 편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짝사랑하던 옛 애인의 답장을 기다리듯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그 시절 함께한 죽마고우 친구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배고픈 시절 하교 길에 친구들과 남의 밭에 들어가 고구마, 무를 뽑아 배를 채우든 일이며, 맨발로 짚으로 만든 축구공으로 논에서 공을 차던 추억이며, 수학시간에 친구들과 팔도병사 묘에 가서 땡땡이를 치다가 선생님에게 혼이 나던 일이며. 아쉽게도 이제 하나, 둘 세상을 떠난 친구들도 있지만, 그러나 아직도 우리 울산을 위해 열심인 훌륭한 친구들도 있다. 오늘은 중학교 한 동기생이 부산 부경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날이다. 명예박사학위는 인류 문화 향상에 특별히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학위로써 아무나 받을 수 없는 큰 상이다. 남다른 창의력과 좋은 아이템으로 그리고 근면 성실로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어 낸 이 친구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동기생이다. 서민적인 소탈한 성품에다 애교심 애향심이 강하다. 평소 본인의 성품처럼 소리 소문 없이 조촐하게 행사를 치르려고 했었는데, 예상외로 전국각지에서 이름 있는 분들이 많이 참석하여 행사를 빛내주었다. 단출하고 조용한 분위기속에서 치러졌지만…
2007-03-29 14:43오늘 이른 아침에는 봄꽃의 삼인방인 진달래꽃, 목련꽃, 벚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차를 몰고 어느 골목을 지나오는데 한쪽에는 하얀 목련꽃과 자주빛 목련꽃이 피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노란 개나리와 하얀 벚꽃이 피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과 꽃향기를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어제 일로 아침까지 기분이 좋은데 이 꽃들을 만나게 되니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도 삼인방의 봄꽃과 같이 남에게 유익을 주는선생님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어제는 행복한 날입니다. 왜냐하면 친정 식구들이 딸을 시집 보내놓고 딸이 어떻게 사나 한 번 보자 하면서 그 바쁜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어 14명의 친정 식구들인 울산여고 선생님들이 다녀갔기 때문입니다. 그분들과의 다시 만남은 행복과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 분 한 분이 저에게는 소중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가르침과 도전을 안겨 주었고 많은 사랑과 섬김과 베풂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참석할 수 없는 형편에 있으면서도 능력이 탁월하신 교장선생님께서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오셨습니다. 성실의 대명사 6인방이신 예비 교감선생님, 1,2,3학년 부장선생님, 인성
2007-03-29 09:313월중순경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학부모총회가 열린다. 우리학교도 지난주 목요일에학부모회의를 개최하였다. 법적인 공식단체는 아니지만 오래전부터 사친회, 기성회, 육성회, 후원회 등의 이름으로 불리어지는 학부모회의는 어머니들이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어머니회 또는 자모회라고도 하여 운영되기도 한다. 학교운영위원회가 생기면서 학부모위원을 학부모총회에서 선출하기 때문에 학교교육활동을 협조하는 단체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우리학교는 4개 학교가 폐교되면서 5대의 버스로 등하교를 하는 지역이라서 학부모회의에 참석하려면 교통편이 불편하여 학교버스를 이용하는 학부모도 많이 있다. 마침 운영위원중 지역위원 한분이 결원이 생겨서 오후 1시 30분에 운영위원이 모여서 지역위원 한분을 추천하는 회의를 갖고 2시부터 학부모회의를 시작하였다. 회의에 앞서 젊은 선생님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자모님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니 한결 분위기가 부드러웠다. 식순에 의해 국민의례를 한다음 참석하신 운영위원을 소개하고 나서 2007학년도 담임소개 및 교직원소개를 하였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교무부장에게 소개 자료를 받아서 재미있게 하려고 했다. 학부모님들이야 담임이 누구인가에 관심이 많겠지만…
2007-03-29 06:49"단체협약, 교장으로서 이것 꼭 지켜야 할까?" 단협 내용을 하나하나 보노라니 학교장으로서 자존심이 팍팍 상함은 물론 학교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같고...교육 의욕은 꺾이고...가졌던 교육 열정은 찬물을 맞은 듯 하고...이를 그대로 이행하자니 스트레스는 쌓이고 나아가교육황폐화 가속화에 일조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들고... 시도교육감과 노조 대표들이 맺은 단협, 이것을 보는 학교장의 시선은?대개 세 부류로 나누어 진다고 본다. 교장이 맺은 것도 아닌데당사자도 아닌 교장은지킬 필요가 없다.교육감이 대신 맺었으니 교장은반드시 이행해야 해. 우리 학교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 아닌가. 2박 3일간 학교관리자 노사관계 기본과정을 받고 나니 어느 정도 해답이 나온다. 세 부류 모두 정답은 아닌 듯 하다. 교원노조법 관련조항을 보니 '교섭 및 체결권한 등' '단체협약의 효력' 등이 나온다. 체결된 단협의 내용이더라도 법령, 조례 및 예산에 의하여 규정되는 내용과 법령 또는 조례에 의한 위임을 받아 규정되는 내용은 그 효력을 가지지 아니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니까 교육감과 노조 대표들이 몇 달동안 밀고 당기고 하여 내 놓은 단협에는 효력이 없는 것도 포함되
2007-03-29 06:49부족한 게 많아서인지 지나간 일을 돌이켜보면 가끔 죄를 짓고 산다. 작년에도 그랬다. 그동안 여러 번 해온 일이라고, 어쩌면 나이를 더 먹었다고 처음 부임한 학교에서 교무부장을 맡겼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관리자와 교사들 사이에서 중간역할을 하다보니 맡은 반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어느 직장이든 가장 중요한 것이 직원분위기다. ‘직원분위기가 좋으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일의 능률이 결정된다.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게 사람이라 분위기가 좋으면 능률은 저절로 오르게 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아이들이 뛰놀고 공부하는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본의 아니게 맡은 일이지만 교무부장에게는 가끔 전교 어린이들을 통솔하고, 직원분위기를 즐겁게 해야 할 책무가 지워져있다. 아이들 중에는 가정이나 학교에서 배운 대로 예의 바르고 착하게 행동해 칭찬받을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개중에는 거슬리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며 잔소리를 듣는 아이도 있다. 내가 맡은 반 아이들도 돌볼 일이 많은데 전교생을 상대하다보면 힘이 부친다. 사사건건 일을 저지르는 아이도 힘겹겠지만 눈치마저 없는 아이를 만나면 짜증도 낸다. 그래서 ‘칭찬은 약이 되고 잔소리는 독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 때
2007-03-28 14:06이제 누구도 부인 못할 따뜻한 봄입니다. 여기 저기서 앞다투며 피는 꽃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얀 목련꽃만 눈에 들어왔었는데 어제는 우리학교 자주빛 목련꽃이 예쁘게 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관심이 적어 많이 서운해 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맘 때가 되면 울산여고가 생각납니다. 학교에 들어가는 양쪽에는 벚꽃이 핍니다. 위에는 빨리 피는 홑벚꽃이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늦게 피는 겹벚꽃이 있습니다. 아마 위에 있는 홑벚꽃이 활짝 피어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날마다 기쁨을 선사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학교에는 꽃이 별로 없습니다. 담에 있는 개나리와 목련꽃이 고작입니다. 중앙현관 앞 옆에 있는 큰 화분에는 진달래꽃이 피어 있어 저의 중학교 시절을 연상케 합니다. 중학교 다닐 때 함안에서 마산까지 친구들과 함께 기차통학을 했는데 식목일에 식목행사를 일찍 마치고 집에 가려면 몇 시간 기차를 기다려야 하니 친구들과 함께 21km나 되는 거리를 걸어갑니다. 마산에서 중리쯤 가다가 산에 가득 핀 진달래꽃을 보며 산으로 갑니다. 배가 고파 진달래꽃을 먹기도 합니다. 그 때의 산
2007-03-28 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