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보도된 경기도 남양주시·가평군·광주광역시에 사는 10대 청소년들 성폭행사건은 경악과 충격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것이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은 남녀 1대 1이 아니라 집단 대 1이라는 점 때문이다.
먼저 남양주시에서는 중학교 남학생 6명이 같은 반 여학생 1명을 집단 성폭행했다. 가평군의 한 중학교에서도 남학생 6명이 여학생 1명을 교내 무용실로 유인해 집단 성폭행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무려 25명의 남학생이 여학생 1명을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세 가지다. 고등학생보다 중학생 범죄자가 더 많다는 것과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고도 아이들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해 경찰관들이 오히려 당황할 정도였다는 점이다. 나머지 하나는 학교생활중 교내에서 성폭행사건이 벌어진 점이다.
경기도 교육청 제2청이 교내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의 책임을 물어 가평군 모 중학교 교장을 발빠르게 직위해제했지만, 그것이 대책이나 전부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만큼 10대 청소년의 성범죄사건은 학교교육에서의 원천적·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일부 언론은 전문가의 말을 빌려 “이는 학교폭력과 관련한 예방교육이 심각하게 안되고 있기 때문” 이라며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음란물과 폭력물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고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원인 분석이나 대책 제시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근본적 시스템개선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개인적·부분적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이다. 물론 범죄학생들을 비호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또 10대 청소년중 극히 일부의 범행일 수도 있다.
하지만 범죄 청소년들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도덕적 불감증에 이르러선 오늘 우리의 학교교육을 되돌아보게 한다. 음란물에 노출되어 있다하더라도 학교에서 가치관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상상도 못할 그런 성범죄를 저지르고 죄책감을 못 느끼는 중·고생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교실이 일그러지고 학교가 무너지고, 그리하여 공교육이 불신받는 것은 좋은 고교나 대학을 많이 못보내서가 아니어야 한다.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는 인성교육·전인교육을 하고 있지 못하기에 일그러진 교실이고, 무너진 학교인 것이다.
그런데도 학부모들은 학교가 학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학부모 극성에 떠밀려 교육부 역시 방과후학교니 뭐니하며 학교의 학원화에만 정성을 다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교사들조차 통합형논술따위에 매달리니 인성교육이니 전인교육은 먼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이다.
물론 학교는 상급학교 진학이나 사회진출을 위한 전진기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사람다운 사람을 길러내는 곳이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입시에만 올인하는
학교교육 시스템이 ‘혁명적으로’ 개편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