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가 참 좋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입니다. 손님을 맞이할 때 날씨가 좋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습니까? 하지만 손님을 맞이할 때 날씨가 좋지 않으면 얼마나 기분이 나쁩니까? 오늘은 우리학교 13명의 귀한 손님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니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반기 장학협의회가 있는 날입니다. 장학위원 13명이 오셨습니다. 강북교육청에서 시책장학과 수업장학을 위해 장학담당 계장님, 체육담당 계장님과 혁신장학을 위해혁신담당 계장님께서 오셨습니다. 또 협동장학위원으로 이웃 명덕여중 교감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거기에다 시민장학위원으로 학년별 세 명씩 아홉 명이 오셨습니다. 1교시 인사 및 학교현황 소개 2, 3교시 공개수업과 지정수업을 하였고 점심식사를 학교식당에서 함께 한 후 오후에는 시책, 수업장학협의회가 있었습니다. 이분들이 우리 선생님들의 수업도 참관하시고 교실환경도 둘러보시고 각종 특별실도 둘러보시는 등 교육활동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서 많은 지도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장학협의회가 우리 선생님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우리들이 현재 하고 있는 상태가 어떠한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리라 봅니다. 자신의…
2007-05-22 16:16얼마전에도 이와 관련된 리포트를 올린 적이 있지만 전혀 개선이 되지 않아 다시 한번 리포트를 올린다. 나는 교직경력 23년째인 고등학교 교사이다. 지금 2년째 어문학부장을 맡고 있지만, 내가 수업외 하는 일은 문예·교지·학교신문 제작지도 등이다. 한편으론 문인의 한 사람이기도 해 그런 일들을 아직까지는 의욕이 넘쳐나게 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아예 그만 둬버릴까 하는 유혹이 불쑥 치밀곤 한다. 소위 ‘임시전도’ 때문이다. 임시전도란 학생들의 백일장 참가여비를 교사에게 임시로 지급해주고, 다녀온 후 영수증을 첨부하여 정산하는 행정 절차를 말한다. 물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학교예산을 쓰는데 한치의 빈틈이나 소홀함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쓴 돈에 대한 영수증 첨부 등도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거기엔 시대에 맞지 않는 구태의연하고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 깔려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학생들이 백일장대회에 나가는 경우 교사의 승용차로 인솔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학생여비는 대중교통을 전제로 하기 때문 현지의 시내버스 차비까지 정산서에 기재해야 한다. 심지어 자판기를 이용한 간식비 영수증까지 첨부하라고 한다. 그에…
2007-05-22 16:15어느 새 신록의 계절 5월도 하순에 다다랐다. 유난히 학교 행사도 많고 바쁜 5월을 보내며 가슴에 살포시 다가오는 정(情) 고마움이 있다. 지난 5월 17일 -19일에 본교 대전제일중학교(교장 임한규)에서는 2학년 수학여행을 지리산 일원으로 다녀왔다. 학년당 3학급에 91명밖에 안되는 소규모 학교라 무슨 행사를 하려면 타학교에 비해 학생 경비가 부담이 된다. 그렇다고 학생수도 그리 많지 않은 데 어쩔 수 없이 함께 하지 못하는 학생과 교사의 마음은 늘 무겁다. 이런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리고 수학여행 경비를 뒤에서 지원해주신어머님의 고마운 마음이 있다. 류은숙(2학년 홍규표 모)님은 제가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좀 형편이 되어서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며, 친구의 아들도 내 자식과 다름이 없다고 수줍은 미소를 보이시며 하얀 봉투를 건네오셨다.그 덕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2명의 학생이 학창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게 되었다. 또한 류은숙 어머님은 평소에도 학급의 어려운 아들 친구에게 종종 도시락을 싸서 아들과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 교사로서 최근 내 자식 귀한 줄만 알고 남의 자식 상처를 받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고 극히 이기적인 마…
2007-05-22 13:33
문의초등학교 도원분교장 아이들이 눈만 뜨면 바라보이는 양성산으로 올해 두 번째 원족을 다녀왔다. 학교 옆 마을에서 만난 할머니는 재잘재잘 떠드는 아이들을 귀여워하며 학생수를 물어온다. 전교생이 32명밖에 안되는데도 학생들이 많아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분교장이지만 농촌에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학교가 구심체 역할을 한다. 그런 연유로 할머니가 교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을 테고, 나 또한 요즘 긍정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농촌학교의 폐교 문제를 걱정했다. 집에 딸린 작은 밭에 작약이 활짝 꽃을 피웠다. 날씨가 따뜻해 감자, 마늘, 파 등 여러 가지 채소들이 제법 많이 컸다. 이곳에 근무하면서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실감한다. 농촌에 활력이 넘쳤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기계화가 되어 일손을 덜어주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마을 주변에 있는 논밭 길을 지나면 산길이 이어진다. 요즘 아이들 덩치만 크다고 걱정하지만 농촌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잘 걷는다. 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며 힘들어하는 몇 명의 아이들마저 투정 한번 부리지 않는다. 이렇게 큰 산을 오르면서 아이들은 호연지기를 키운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다보면 양성산 정상에 있는 팔각정이 가까워…
2007-05-22 08:37우리학교에는 네 분의 교생선생님이 와 계십니다. 벌써 한 달이 되어갑니다. 이번 주가 마지막 주입니다. 연구수업을 하시는 한 선생님의 교실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수업을 너무나 잘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질문과 학생의 발표가 있은 후 선생님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주 자연스러웠었고 너무 유머스럽기도 했습니다. 웃음이 얼굴에 활짝 피었습니다. 동작이 노련했습니다. 학생들을 한 몸으로 끌어당기고 있었습니다. 교생선생님은 선생님이 갖춰야 할 모든 모습들을 다 갖춘 것 같았습니다. 수업을 이끄는 능력도 대단해 보였습니다. 갈수록 수준이 높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선생님 교육을 단단히 받고 있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학습지도안도 잘 준비가 되었습니다. 지도하신 선생님께서 아주 잘 지도하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습자료도 잘 준비하셨습니다. 교실에 참관한 많은 선생님들도 아마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많은 도전을 받았을 것입니다.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다는 것도 알았을 것입니다. 우리학교에 오신 교생선생님들은 네 분다 한결같이 열성적이었습니다. 너무 겸손하였습니다. 무엇이든지 시키는 일은 다 하셨습니다. 궂은일도…
2007-05-21 15:17서울 원묵초등학교에서 시행한 소방 훈련 사고로 학부모들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여 교장을 교육부에서 직위해제 시켰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느 사회고 마찬가지이겠지만, 사고는 예언되어 나타나는 일은 드물다. 항상 만전을 기했다고 하지만 인간의 힘의 한계는 자연의 섭리를 따르지 못하는 데 있다. 이번 사고도 사고를 당한 당사자나 책임을 맡고 있는 담당자나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겠는가? 설마 쇠줄이 끊어질 줄이야 하는 방심이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정한 기법이나 형식 따위가 습관적으로 되풀이되어 독창성과 신선한 맛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향으로 흔히 매너리즘이라고 말한다. 안전사고 점검일 매월 4일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학생들의 자잘한 사고는 체육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주로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비 오는 날이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날 때도 학생들 사이에 여러 가지 사건이 나타나곤 한다. 많은 학생을 소수의 교사가 지도해야 하는 입장에서 교사는 무엇보다도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반복되는 생활에서 무사안일주의에 젖는 경향이 많다. 공직 사회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도 바로 무사안일주의 사고(思考)다. 매
2007-05-21 08:44오늘은 조용한 아침입니다. 비록 푸른 하늘을 볼 수 없고 아침 햇살을 볼 수 없지만 마음속에는 푸른 하늘이 보이고 아침햇살이 보이는 듯합니다. 한 주간의 일과를 마치고 가정에서 편히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복인지 모릅니다. 이러한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깨서 한 주간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떠올리면서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언제나 그칠 줄 모르는 얼굴의 하얀 미소는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만날 때마다 웃음꽃 피우며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나 예쁩니다. 언제나 학생들 속에서 다소곳이 대화를 나누며 정답게 지내는 모습들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언제나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열심히 수업하시는 모습들은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이런 맛으로 선생님들은 매일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들의 얼굴빛은 언제나 밝습니다. 선생님들의 얼굴빛은 언제나 웃음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누구보다 얼굴빛이 밝아야 하지만 그러하지 못해 아쉽기만 합니다. 어떤 때는 밝음입니다. 어떤 때는 웃음입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흐림입니다. 어떤 때는 화난 얼굴입니다. 어떤 때는…
2007-05-20 17:12교무실 책상에 앉아 머리를 왼쪽으로 15도만 돌리면 세 그루의 소나무와 한 그루의 감나무가 서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난 그 소나무와 감나무를 볼 때마다 전혀 다른 느낌을 갖곤 한다. 각기 다른 몸짓으로 서있는 소나무를 바라보면 추사의 세한도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의 마음이 떠오른다. 그의 그림 속엔 그의 쓸쓸하면서도 외로웠던 유배지 제주도에서의 처지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 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했듯이 염량세태 하는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스승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을 보여준 제자 이상적의 마음도 가만히 읽어본다. 제자의 정성어린 마음에 스승은 얼마나 고맙고 감격했을까. 제자는 스승의 유배지 생활을 얼마나 안타까워했을까. 결국 옛 제자의 스승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과 스승의 제자에 대한 고마움이 세한도란 그림을 세상에 나오게 했는지 모른다. 내가 교정에 서있는 소나무를 볼 때마다 추사의 세한도를 생각하게 된 연유는 그림과의 작은 인연이 있기도 해서이다. 13년 전, 난 우연히 고물장수에게서 세한도 그림을 구입했다. 유리가 깨지고 곰팡이가 난 액자를 실고 가는 고물장수의 손수레에서 우연히 그 세한도
2007-05-19 18:43네명의 아이가 있다.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승산이, 쌍둥이 인 정기, 정상이 그리고 유일한 홍일점 민희. 네 아이가 있는 곳은 시골의 작은 분교 1학년 교실이다. 이들은 오학년 언니 5명과 함께 생활한다. 3월 입학을 한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보건소에서 보건소장님과 여자 선생님 한 분이 분교를 찾아오셨다. 1학년 아이들 혈액형 검사를 하시기 위해서였다. 4명 중 번호가 1번인 정기가 손톱 밑을 바늘로 찔러서 피 한 방울을 채취하였다. “아야”하는 짧은 비명이 정기 입에서 나왔다. 다음은 형보다는 조금 엄살이 덜 한 정상이가 선생님 앞에 서서 의젓하게 검사를 마쳤다. 걱정했던 승산이 차례가 되었는데 갑자기 승산이가 자지러지면서 울기 시작했다. 달래보았지만 울음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결국 민희가 먼저 혈액형 검사를 마치고 다시 승산이를 시도해보았지만 할 수가 없었다. 우리 반에서 가장 작은 아이인 승산이에게는 엄마가 안계신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초등학교 입학전까지 여러번의 예방접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방주사를 맞는 그 끔찍한 아픔과 고통의 순간을 아이들이 금방 잊고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은 엄마의 위대한 사랑의 힘이 있기 때문이
2007-05-19 18:42
어느덧 4회째를 맞이하는 시화전이다. 2003년 3월 13일,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교실에서 축 쳐진 어깨를 지닌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다. 인문계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불우한 가정 환경 탓으로 실의에 빠져 있는 학생들이었다. 의기 소침한 상태로 자신감도 없고 풀 죽어 있는 그들의 모습, 그들에게 뭔가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민하다 생각해 낸 것이수업 중에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업에서 시작된 장미문학회 시화전이었다. 어느덧 작품집을 두 번이나 발간했다. 장미는 우리 학교 교화다. 열정적인 사랑으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불타는 사랑이었을까? 새벽에 미명타고 그리움 스멀대듯 쉼 없이 일렁이는 열정은 뜨거워라 온 몸에 타오른 불길 소낙비도 못잡네 가시 끝 에인 열정 무섭게 번져가는 멍울 선 사랑이라 세상에 던진 파문 붉은 잎 앙가슴 열고 감로수를 마신다 - 최봉희 장미 그들에겐 사실 자랑이라고할 만한 것이 없었다. 어떤 긍지나 자부심은 더 말할나위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때에 학과 성적으로 칭찬을 받아본 적이 학생이 없었다. 심지어그 어떤 것으로도 인정을 받아본 학생들이
2007-05-19 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