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는 무릎에 유일하게 깊은 흉터가 있습니다. 60년대 말 초등학교 때라서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중국영화 ‘외팔이 검객’을 보고 나서 생긴 상처입니다. 하늘을 붕붕 날면서 악당들을 쳐부수는 외팔이 검객이 너무 멋있었기에 흉내 낸다고 하늘 날다가 돌부리에 넘어져 피 흘려 생긴 영광의 흔적입니다. 이후 ‘슈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 ‘헐크’등을 보면서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가 되어 수없이 많은 악당들을 물리치는 상상을 하면서 즐거워했습니다. 염력, 투시력, 텔레파시 등의 초능력에도 관심이 많아 그런 종류의 책들을 읽으면서 내 안에 숨겨진 초능력을 개발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을 하였으나 아직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50이 된 지금도 정의의 사도에서 파렴치범으로 변질되기는 했지만 가끔씩 상상을 합니다. 투명인간이 되어 은행 털기, 여자 목욕탕 훔쳐보기 등 등. 학교에서 근무하게 되면 운동회, 축제, 학부모 체육대회, 친목 행사 등등 많은 행사를 기획 실행해야 될 일들이 많습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하기 전에 상상력을 이용하여 예행연습을 한 후에 계획 추진하면 행사 후에 아주 깔끔하고 멋진 행사였다고 칭찬 받을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행사 당일의 모습을 그
2007-08-09 17:48리포트 제목은 장옥순 선생님에 대한 글에 대한 화답이라고 했지만 글이 진솔하고 감흥을 주기에 몇자 부연하여 칭송의 글을 드리고자 합니다. 비록 나이가 장선생님 큰아들뻘 정도 되는 서른 중반이어서 살아오신 궤적을 모두 섭렵하지 못하므로 그냥 피상적인 몇 가지로 느낀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우선 자기계발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거듭나기를 위한 자기관리입니다.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고 자기 목표를 위해 꾸준히 나아간 모습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특히, 자기계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일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師表가 될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책에 있는 내용을 가르치기 보다는 본인이 체득하고 생활화한 것을 가르친 것은 살아있는 교육일 것입니다.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교사가 된 사례는 에스키모인이 물개를 잡는 방법을 통해 가르치려는 교훈을 연상케 합니다. 에스키모인이 물개를 잡는 방법은 물개가 좋아하는 동물의 피를 날카로운 칼에 묻혀 얼음으로 변해 버린 눈 쌓인 벌판 위에 꽂아 놓는다고 합니다. 물개는 좋아하는 피 냄새를 맡고 칼 가까이 와서 혀로 핥아 먹는데 먹다보면 날씨가 너무 추워서 혀가 마비돼 자기 혀가 칼에 베어지는…
2007-08-09 12:36오토바이를 타 신적이 있으신지요? 승용차 차문을 열고 손을 밖으로 쑤욱 내밀면 부딪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손바닥에 밀려오는 엄청난 바람에 가슴이 조마조마 하면서도 상쾌 통쾌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오토바이를 타면 그 느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으며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자유와 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78년 첫 발령지가 보문사라는 절이 있는 강화도 삼산면에 위치하고 있는 섬마을 송광초등학교였습니다. 교통이 불편하였기 때문에 학교에 관용으로 50cc 오토바이가 있었는데, 주로 학교 아저씨가 교육청 출입하기 위하여 사용하였고 애마처럼 애지중지 하였습니다. 자취를 하였는데 아이들 보내고 나면 정말 할 일이 없어 공부가 끝나도 이리 핑계 저리 핑계 대고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려 하였으나, 그 당시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 아이들도 학교가 끝나면 집안일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그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아저씨의 애마 타기였습니다. 술을 사 주고 갖은 아양을 다 떨어도 아저씨는 고장 난다고 애마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아저씨 승낙 없이 운동장으로 오토바이를 질질 끌고 나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고 일단 올라타서 부릉 부릉 시동을 켜고
2007-08-09 09:36학교에 근무하는 매력 중 하나는 대부분 학교에서는 방학을 이용하여 직장동료들과 하루 또는 1박2일정도의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년 초 직원 친목회가 구성되면 회칙을 정하고 사업 계획을 세우는데 직원여행계획도 세운다. 우리학교도 여름방학에 여행을 가기로 하고 계획을 세워 월 2만원씩 여행비를 친목회비와 함께 모아서 지난 7월 말에 서해안으로 1빅2일 일정으로 마음 설레던 직원 여행을 다녀왔다. 미혼 시절은 직원 여행을 아이들 소풍날 기다리듯이 손꼽아 기다리며 꿈에 부풀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는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여행을 다녀온 기억도 있고 기차여행을 한 적도 있다. 매년 여행을 가도 여행지가 다르고 함께 가는 교직원이 다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것이 직원여행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학교의 책임자가 되어서인지 즐거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출발에서부터 돌아 올 때까지 항상 마음을 놓지 못하고 부담이 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성인들이라고 하지만 수학여행 인솔책임자로 갈 때보다도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층인데다가 직장에서는 얌전하던 사람이 여행을 떠나고 술이라도 한잔 하면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2007-08-08 17:16나는 교사들의 보결수업에 대한 수당을 주어야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나 이런 저런 이유로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별보충과정, 학습부진아지도, 방과 후 교육활동 등 현재 교사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외로 지도하는 활동들에 대한 수당이 대부분 지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결수업만은 아직도 무료 봉사로 남아있어 모든 선생님들이 싫어할 뿐 아니라 담당자 역시 배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에 공문에 의해 본인이 원하지 않았지만 출장을 가야하는 형편이든, 가정 사정이나 건강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빠질 수밖에 없는 사정이든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하는 시간이면 누군가는 들어가 지도해야 하며,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오지 못합니다. 이 소멸성의 원리가 타 직장과 크게 다릅니다. 타 직종은 전문직이든 일반직 공무원이든 회사원이든 자기 일은 자기가 해야 하는 기본원칙에 흔들림이 없습니다. 출장은 갔으면 출장이 끝나는 한 밤중이라도 또 공휴일이라도 나와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합니다. 개인사정으로 결근을 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일을 처리 못하면 무능력자로 보따리를 쌀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유든 수업 결손으로 인하여 나대신 수업을 해 준 다
2007-08-08 15:06“할머니 안녕하세요?”하면 늘 웃으시면서 “교감 선생님도 안녕하세요.”하신다. 우리 학교에는 얼굴이 하얀 밝은 표정의 81세의 꼬부랑 할머니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출근하신다. 비가 부슬 부슬 오는 오늘도 비옷을 입고 어김없이 출근하셨다. 학교에서 나오는 폐휴지를 수거 판매하여 생활하시기 때문이다. “할머니 이렇게 하면 얼마나 버실 수 있어요?” “한 구루마 하면 800원도 받고, 많을 땐 1,200원도 받을 때도 있다우.” “하루 최고로 많이 벌으신 것은 얼마나 되나요?” “3,000원 벌은 적도 있다우.” “와~~ 많이 버신다!!!” 반도 안 찬 종이 박스를 담은 구루마를 힘겹게 끌고 가시는 꼬부랑 할머니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폐휴지 담당 홍은희선생님에게 쫓아올라가 열쇠를 받아 폐휴지 창고를 활짝 열면서 말한다. “할머니, 여기 많이 있어요. 가지고 가실 수 있을 만큼 가져가세요.” 홍길동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지식 더하기 인성!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다 이렇게 학생을 선발한다는 유학파 학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교육과정 특별활동에 봉사활동이 도입되었고, 학생생활기록부에도 기록된 지 10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학생들
2007-08-08 15:05올 학년 수련회 때 교감으로 따라가서 느낀 점입니다. 어느 반 아이들은 숙소에 식당에 있다가 담임선생님이 지나가는 모습만 보면 창 밖으로 막 손을 흔들거나 쫓아와서 선생님!! 선생님~~~”아우성입니다. 그 때마다 그 선생님을 쳐다봅니다. 아이들과 호흡을 맞출 줄 아는 그 선생님의 키가 한 뼘쯤 더 커 보이고, 얼굴이 빛나 보이며, 자랑스럽게 생각됩니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까요? 초등학교에서 국어나 수학 등 교과를 잘 가르친다고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될까요? 교사의 생명은 수업이기 때문에 교사로서 무시할 수 없는 가장 큰 영역 중 하나이겠지요. 하지만 29년 교직 경력으로 보아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전체 아이들보다 교사 대 개인 아이가 만나는 개별적인 교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인사할 때 눈을 마주보고 같이 인사하는 것, 뭔 이야기를 했을 때 들어주는 것, 인정해주는 것 등 등이 아주 중요합니다. 제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담임을 맡았을 때(담임 교무부장 학년부장 겸임을 했을 때도) 어떤 일이 있어도 일기 검사는 매일 꼭 해
2007-08-08 15:0320살에 교직에 발 들여 놓은 후 교실에서는 나는 항상 왕이었다. 교실의 왕으로써 그 때 그때 내 기분과 감정에 따라 수시로 같은 일이 벌어졌어도 결과 처리를 달리했던 것 같다. 하지만 4·50명의 아이들이 나의 눈 빛 · 기분 · 칭찬· 인정 · 질책 · 꾸중에 따라 僖 怒 愛 樂이 갈렸고 그에 따라 교실 분위기가 틀려졌다. 그래도 좋은 교사 되겠다는 열망과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생활하였기 때문에 학년 초 담임 발표 때 항상 아이들의 환호를 받았으며 동료교사 후배 선배 관리자들로부터도 인정과 칭찬을 받았다. 노력도 하였지만 관운도 좋아 누구보다 일찍 승진하는 영광도 얻게 되었다. 가정생활도 정도의 차이가 문제지 사람 누구나 한두 가지 갖고 있는 걱정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따뜻한 눈으로 지지해 주는 예쁜 아내와 똑똑한 아들로 무리 없는 삶을 살았으며 만약 다시 태어나 한 번 더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한 후회는 없고 자긍심이 많았다. 4 · 50년을 늘 칭찬을 받아왔고, 칭찬해주는 위치에 있다보니 나의 행동이나 생각에 대하여 다른 사람들의 간섭이나 반대의견 특히 질책에 대해서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마음
2007-08-08 15:03덤벙덤벙, 대충대충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나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그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도 하고 남에게 폐도 끼친다. 청주 효성병원 36병동에서 어머니를 간병하며 나도 몇 번 실수를 했고 어머니도 병실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 졸음이 가시지 않은 새벽녘에 눈을 비비며 화장실로 갔다. 3개의 양변기 중 한곳의 문이 조금 열려 있어 아무 생각 없이 문을 확 열었다. 안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있던 사람이 화들짝 놀란다. 화장실 문을 잠글 수 없을 만큼 몸이 불편한 환자였다. 얼른 문을 닫으며 사과를 했지만 부주의 탓에 일어난 일이다. 하루에 몇 번씩 어머니의 소변 통을 비워야 한다. 화장실의 변기에 소변을 쏟고, 걸레를 빠는데 이용하는 수도꼭지에서 빈 소변 통에 물을 받아 다시 변기에 쏟으면 된다. 지금에야 그러지 않지만 처음에는 수도꼭지가 있는 줄도 모르고 병실에 냄새를 피웠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온지 사흘째인 어머니가 어떤 때는 “드-르-르-러-렁~” 5옥타브까지 높이며 코를 곤다. 병실사람들은 잠을 못 이루는데 간병하러 온 자식이 옆에서 잠만 자면 욕할 것 아닌가? 코 고는 횟수를 줄
2007-08-07 14:28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지 18일째 날이다. 어머니를 간병하고 있는 내가 청주 효성병원 366호에서 보낸 기간이기도 하다. 병실은 몸이 아픈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는 특수상황의 장소다. 더구나 일반병실은 낯모르는 8명의 환자와 8명의 간병인이 같은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는 방법이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10여일 째 할머니를 간병하고 계신 할아버지가 있다. 아흔의 나이에도 할머니를 오토바이 뒤에 태우고 다니실 만큼 정정한데 나이는 속일 수 없나보다. 낮에는 혼자 복도의 의자를 지키고, 밤에는 할머니 옆에서 “끙끙” 앓으시는 게 하루의 일과다.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요즘 세상은 ‘웬 놈의 병이 이렇게 많으냐?’고 걱정을 하신다. 예전에는 고뿔(감기)이나 뽀드락지(종기) 밖에 없었고, 그것도 산약으로 치료하면 되었다며 병원이 어디에 있는 줄 몰라도 되던 시절이 그립단다. 먹을 게 없어서 고생했던 소싯적 이야기도 자주 하신다. 상도 없이 밥을 먹던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 끝에 낡은 집 한 채 있다고 영세민으로 등록을 안 해준다며 푸념을 하신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세상살이가 공평하지 못하다. 쉽게 바
2007-08-05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