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단풍이 곱게 물든 가을이 되면 더욱 절감하게 된다. 가을은 대자연에 아름다운 색깔로 채색을 해주는 계절이다. 싱그러운 녹음이 이글거리는 태양의 에너지를 받더니 가을이 되더니 천연색 TV를 보는 것처럼 산듯함을 느낄 수 있다. 교정에 서있는 모든 은행나무는 노랗다 못해 샛노랗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계절이다. 벌써 은행잎이 떨어져 융단을 펼쳐놓은 듯 자연의 섭리를 느끼게 한다. 유치원아이들이 은행잎을 공중에 뿌리며 펄펄뛰며 좋아하는 모습이 귀엽다. 나무는 그동안 영양분을 받아드리던 잎에 곱게 물을 들이더니 매서운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떨어진 잎은 다시 나무뿌리로 영양분을 빨아드릴 거름이 되는 것도 자연의 순환이치가 아닐까?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오랫동안 볼 수 있도록 두지 않는다. 좀 더 곁에 두고 감상했으면 하고 생각하면 어느새 낙엽이 져서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자연은 우리인간에게 필요한 만큼만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공평하게 혜택을 주는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자연을 그대로 두지 않는 것 같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모두
2009-10-28 00:16엊그제 6학년 아이들 대여섯 명이 교장실 문을 열고 들어와 면담신청을 하겠다고 하며 시간을 내달라는 것이었다. “무슨 면담이야?” 국어시간에 나오는 면담을 하겠다며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언제라도 좋으니 오너라!” 하루가 지난 오늘 오전에 남자아이들 다섯 명이 먼저 교장실로 들어 왔다. 예약했던 면담을 하려고 왔다며 책과 메모지를 들고 들어왔다. 자리에 앉으라고 하고 어떤 내용을 공부하려는 것인지 물었다. 한 아이가 책을 건네주기에 열어보니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과 면담을 통해 직업을 탐색하며 면담내용을 서로 발표 하면서 말하기 듣기 공부를 하는 것이었다. 미리 준비한 질문이 시작되었다. 교장선생님이 하시는 일이 무엇이며 어릴적 꿈은 무엇이었느냐? 교장선생님으로서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며 앞으로 계획까지 제법 날카로운 질문도 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워 보였다. 잠시 후에 여학생 여섯 명이 노크를 하며 들어왔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과 면담을 하면 좋을 텐데 가까이 있는 교장과 면담을 하는 것이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 어린이들은 여러 명이 핸드폰을 꺼내 놓고 녹음을 하였다. 남자 아이들은 한명만 녹음을 하였는데 질문도 남자아이들 보다는 더 세심
2009-10-23 14:44막내가 공부를 소홀히 하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여러 가지로 진단 할 수 있다. 타고난 능력의 부족, 환경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이다.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한번 적성검사와 지능검사를 해보려고 한다. 검사 결과가 기대 이하라면 기대도 낮춰야 한다. 물론 검사결과에 전적으로 의지하진 않는다. 환경적 문제는 가정과 학교 등 딸의 생활 영역이 된다. 교우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학교의 교육환경 등. 가정환경으로는 부모의 태도 가정의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옛날 어느 교육심리학 책을 보니까 할아버지 아버지가 쓰던 책상, 책 등도 훌륭한 교육환경이 된다는 내용을 본 일이 있다. 심리적 요인도 중요하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도록 격려해야 한다. 부모의 가치관, 자녀 학습에 대한 부모의 적절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학생은 공부를 하는 목적을 잘 인식해야 한다. 선생님께 꾸지람 듣지 않기 위해, 부모에게 칭찬 받기 위해 공부할 수도 있다. 공부하는 것이 친구들과 사귀는 방편이 되기도 할 것이다. 나아가 대학 입학,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공부하기도 한다. 우수한 학생이라면 의사, 변호사, 국제 펀드매니저 등 더 큰 목표를 세우기도 할 것이다.
2009-10-15 11:56초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10월 중순, 전교생이 함께 가을철 체험학습을 갔습니다. 조용하던 시골 학교 운동장에 아침 안개가 걷히며 통학차에서 내려 신나게 달려오던 아이들. 산뜻한 모자에 분홍색 옷차림, 청바지에 소풍 가방을 들고 내린 아이들의 표정은 해맑은 가을 하늘 같았습니다. 보통 때보다 발랄한 아이들 모습에 나도 들떴습니다. "선생님, 오늘은 소풍가는 날이지요?" "아니야, 체험학습 가는 날이야." "두 사람 다 맞아요." 전교생을 태운 버스는 영광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벌써 추수를 끝낸 벼논엔 이른 봄처럼 파릇한 새순까지 돋았습니다. 가을 햇볕에 엉덩이를 익혀 붉게 익어가는 감들이 매달린 감나무들, 너울대는 억새들도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 주었습니다. 앞좌석에서 연신 쫑알대는 1학년 꼬마들의 즐거운 목소리를 들으며 내 어린 날의 소풍을 떠올렸습니다. 소풍날이면 어김없이 아리랑 담배 두 갑을 사 주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만 잡수시던 귀한 달걀을 3개씩 싸 주시던 어머니. 시금치 무침과 멸치볶음이 든 네모난 도시락은 40년이 지났어도 신기할 정도로 또렷하게 생각났습니다. 가끔은 어머니가 소풍 간 곳까지 따라오셔서 즐거워했던 풍경이 그리워졌습니다.…
2009-10-13 19:40학업성취도평가를 하루앞두고 시험지를 인수해왔다. 다행히도 포장단위가 크지 않아서 운반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지역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배부가 이루어졌다. 많은 학교에서 교감과 교무부장이 참석했다. 갑자기 교육청이 복잡해 진 느낌이었다. '이러다가 작은 문제라도 발생하면 앞으로는 시험지 인수를 수능처럼 새벽에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학업성취도 평가도 수능 수준으로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 아닌가.' 어느학교 교무부장의 이야기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루전날에 시험지를 배부하고, 개봉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개봉이 가능하다. 만일 어떤 학교에서 나쁜 마음을 먹고 시험지를 일찍 개봉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다음해에는 분명히 시험당일날 시험지를 수령하라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능처럼 새벽부터 시험지를 인수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생각해보니 아찔한 생각이 자꾸 든다. 시험지 인수가 이렇게 철저하게 이루어진 것은 당연히 지난해의 여러가지 문제점 때문이다.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편을 찾고 있는 것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은 학
2009-10-13 16:08채근담 2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涉世淺(섭세천)하면 點染亦淺(점염역천)하고 歷事深(역사심)하면 機械亦深(기계역심)이라” 이 말은 ‘세상살이의 경험이 얕으면 세상에 때묻는 것 또한 적고, 세상살이의 경험이 많으면 교묘한 수단으로 사람을 속이는 것 또한 깊어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참된 사람은 인생을 능숙하게 살기보다 정직하고 순박하게 살아가며, 치밀하고 약삭빠르게 살기보다는 어리석음을 취하여 소탈하게 살아간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참된 사람은 정직하고 순박하게 살고 소탈하게 살아가라고 하는 교훈이 담겨져 있다. 세속에 물들지 말라고 하였다. 세상살이의 경험이 많을수록 세속에 물들어 교묘한 수단으로 사람을 속이게 되며 정직하지 못하고 자기의 유익을 위하여 온갖 수단방법으로 약삭빠르게 살아가려고 한다. 이런 사람은 참된 사람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소위 君子(군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배우는 학생들은 모두가 군자가 됨을 목적으로 한다. 세상살이가 어렵고 힘들더라도 정직해야 한다. 정직을 재산으로 삼아야 하고 정직을 무기로 삼아야 한다. 비록 삶이 넉넉지 못하다 할지라도 정직을 상실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악을 행하고 남을…
2009-10-13 16:08교정에 내려앉은 가을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학교 숲의 소나무와 단풍나무, 은행나무가 어우러져 가을 느낌을 받으며 풍요로운 정취에 마음은 어느새 편안해진다. 2층에 올라가서 학교 뒤편을 바라보면 누렇게 익은 황금벌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과의 고장답게 무공해 사과나무를 키우며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 소리도 정겹게 들려온다. 학교 뒤편 들판에 연못을 만들고 500여차의 마사토를 복토하여 학교 숲을 만든 지도 3년이 되었다. 화강암 자연석으로 연못둘레를 아름답게 조경을 하여 더욱 운치가 있다. 폭포가 흐르는 상단에 심은 소나무는 분재와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코스모스와 해바라기가 한창이더니 이제는 구절초의 청순한 모습이 정원의 운치를 살려 준다. 숲의 향기를 맡으며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충동에 숲길로 들어서고 만다. 파란잔디를 밟으며 나무와 꽃을 바라본다. 자연은 항상 말이 없지만 무엇인가 정을 느낄 수 있고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그래서 가을 길을 걸으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다. 급식소에서는 아이들이 먹을 점심준비에 열심히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 교실에서는 중간고사를 보느라 절간처럼 조용하다. 유치원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선생님
2009-10-12 17:22채근담 1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棲守道德者(서수도덕자)는 寂寞一時(적막일시)나 依阿權勢者(의아권세자)는 凄凉萬古(처량만고)라” 이 말은 ‘도덕을 지키는 자는 한때만 적막할 뿐이지만 권세에 아부하는 자는 만고에 처량하다’는 뜻이다. 棲守(서수)는 간직하여 지키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棲守道德者(서수도덕자)는 도덕을 간직하여 지키는 사람이란 뜻이 된다. 도덕을 간직하여 지킨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왜냐하면 도덕을 지키는 자는 고요하고 쓸쓸하기 때문이다. 의지할 데 없이 외롭기 때문이다. 고통과 고난이 따르기 때문이다. 눈에 순간적인 유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쓸쓸함과 외로움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다. 고난과 고통도 오래 가지 않는다. 잠시 잠간이요 한때일 뿐이다. 순간적인 외로움 때문에 도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한때의 쓸쓸함을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외로움 속에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도덕을 지키지 않는 것과 대조적인 내용으로 권세에 아부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권세에 빌붙는 자는 한때의 기쁨을 얻고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그 뒤에는 영원한 외로움 속에서 고통하며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순간적인 기쁨을…
2009-10-12 17:20막내딸과 식탁에 앉았다. 영어교과서가 놓여 있다. 영어는 앞에서 배운 것을 알아야 뒤에 나온 것이 이해된다. 1학기 때 배운 것을 모두 잊어버렸다면 복습을 통해 다시 익혀야 한다. 모르는 단어와 숙어가 누적되면 큰 부담이 된다. 그런 부담이 자꾸 마음에 쌓이면 나중엔 흥미를 잃게 되고 결국 손을 뗄 수밖에 없다. 1학기 기말고사 시험범위였던 교과서 4·5·6과를 펴게 했다. 단어와 숙어를 얼마나 잊지 않았는지 알아볼 참이다. 1회고사보다 2회고사에서 20점 이상 점수가 떨어진 원인을 알고 싶었다. 문제풀이를 하지 않은 것과 구석구석 자세하게 공부하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었을 것이다. 교과서 내용을 번역해 보라고 했다. 대체로 정확하게 번역을 했다. 중요한 구문 몇 개와 단어와 숙어 몇 개를 잊어버렸다. 문법 문제를 물어보다가 아연 실색하고 말았다. 부정사의 개념도 모르고 있었다. 번역은 했지만 문장구조를 이해하고 한 것은 아니었다. 점수가 잘 나올 리가 없다. 예전보다 요새는 문법교육이 매우 소홀하다.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이 어법문제, 바로 문법문제다. 외국어 학습에서 문법은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영어 시험에서 실수하는 요인은 대충…
2009-10-11 17:35채근담 15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交友(교우)엔 須帶三分俠氣(수대삼분협기)요, 作人(작인)엔 要存一點素心(요존일점소심)이니라.” 이 말은 ‘벗을 사귐에는 모름지기 3분의 의협심을 지녀야 하고, 사람됨에는 요컨대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의 핵심어는 俠氣(협기)와 素心(소심)이다. 俠氣(협기)란 의협심을 말한다. 의협심이란 친구를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을 말한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 가져야 할 마음이 어떠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친구를 사귀는데 가져야 할 마음이 자신보다 친구를 더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함을 말한다. 어느 정도 자신보다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나? 적어도 3분의 1은 되어야 한다. 三分(삼분)은 3분의 1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친구와의 사귐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친구를 사귐에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면 참다운 친구와의 사귐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친구를 사귐에 자신의 유익을 앞세운다면 친구라 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진정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가? 친구의 유익을 나의 유익보다 앞세우고 있는가? 친구가 나의 도움이 되기 위해서만 사귀다고 하면 진정 친구라고 할 수…
2009-10-09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