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충 전주시 인문고 학부모대표 현실적인 대안이 없는 보충수업 금지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002년 대학입시 제도가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결국 수학능력시험 점수로 대학입학이 좌우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마땅히 학교 보충수업은 허용돼야 한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열심히 공부해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좋은 직장에 들어가 사회에서 대접받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보충수업 금지는 공교육의 포기이며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다. 지난해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생의 70%가 과외를 받고 있으며 우리 나라 교육재정의 33.3%에 달하는 6조7000억 원이 사교육비에 쓰여진다고 한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 보충수업을 금지시켰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생 10명 중 7명은 방과후에도 결국 학원에 가서 또 다른 보충수업을 받고 있다. 오히려 고액의 과외비로 학부모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학교보다 교육적 환경이 더욱 열악한 사설학원에 학생들을 내모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과외금지가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허용하면서도 학교 보충수업은 무조건 금지한다니 논리에 맞지 않는다. 더욱이 부
2000-08-28 00:00행정자치부가 교육부의 내년도 교원 5500명 증원 요청에 대해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1945명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교육계에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교원 증원 폭을 둘러싼 이같은 줄다리기는 해마다 되풀이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올해는 뭔가 다른 조치를 기대했었다. 과외 금지 위헌 결정이후 공교육 위기론이 비등하고 정부·여당 차원에서 그 해결책이 마련되는 등 여느 때와 다른 개선 의지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국민적 관심 속에서 장기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 공교육살리기의 핵심 처방이랄 수 있는 교원 증원 계획이 행자부의 자의에 의해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르러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 혼란스럽다. 이를테면 정부·여당이 큰소리치고 내놓은 공교육살리기 청사진은 한낱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또 교원정년 단축 때 정부는 무엇이라고 했나. 당시 고령교원 1인의 퇴직으로 신규교원 2.59명을 채용할 수 있다며 마치 교원정년 단축만 하면 교육계에 젊은 피가 대폭 수혈 돼 교육개혁이 저절로 되는 양 국민을 호도하지 않았나. 행정자치부는 올해의 교원증원 요구는 공교육살리기의 원년을 여느냐 못여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점에서 예년
2000-08-21 00:00이군현 과기원 교수·교육행정 최근 정부의 지방자치의 본질 추구, 교육재정운영의 효율화, 그리고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논리로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를 통합하려 하고 있는 일련의 계획들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의 통합 모형의 핵심 골자는 크게 시·도지사가 교육감을 부지사·부시장급으로 임명, 교육위원회를 폐지하여 지방의회로 일원화, 교육재정을 일반회계에 편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뀔때마다 교육자치와 일반자치를 통합하려는 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가지 논리에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우리 헌법 제31조 4항에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교육자치제 폐지 발상은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며, 이를 폐지하려면 이 헌법 조항의 개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시·도지사는 정당의 추천을 받을 수 있으며, 정당인에 대한 자격제한이 없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될 수 있으며, 정치적 영향에 의하여 교육적 식견이 적은 사람이 교육책임자로 임명되었을 경우 교육의 전문성이 말살되어 교육의 국제 경쟁력이 급속히 쇠퇴할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교
2000-08-21 00:00지난 1월 임명된 문용린 교육부장관이 6개월 단명으로 끝나고 신임 송자 장관이 7일 임명되었다. 송자 장관은 정부조직 개편을 전제로 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받은 것이며, 그 위상도 부총리로 격상될 예정이다. 그만큼 장관으로서의 관장 범주가 넓어지고 그에 따른 지위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식기반 경제체제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송자 장관이 그 중차대한 역할을 견인해가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국가 인적자원개발을 위해서는 인적자원을 어떻게 양성·개발하고, 또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관리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 밑그림부터 다시 그려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국가 인적자원 개발체제의 기반을 확립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인적자원 개발은 송장관이 시사한 바와 같이 `장원급제식'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같은 소수정예 위주의 인적자원 개발체제가 지속되는 한 국가 인적자원 개발은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부터 수술하지 않으면 안되리라고 본다. 그야말로 국가의 장래를 담보하는 전국민 대상의 인적자원 개발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국가 인적자원
2000-08-21 00:00특수학교 교사인 나는 언제부터인가 비오는 날이면 간절하게 하루의 안녕을 기원하곤 한다. 장애의 특성인지 날이 궂으면 정서가 불안해지는 학생들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어느 비오는 날이었다. 스쿨버스를 기다리며 교정에 서 있으니 온 대지를 끌어안는 단비의 촉촉함이 전해져 왔다. 오늘도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며 인사하는 아이들의 목청이 빗방울처럼 굵었다.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을 맞다가 문득 그네 쪽을 보았다. 곳곳에 괸 물이 하얀데, 그 운동장 끝에서 학생 한 명이 그네를 타고 있었다. 평소 그네타기를 무척 좋아하던 아이였다. 세찬 빗줄기에 옷이 흠뻑 젖으면서도 아이는 온몸으로 구르며 그네와 하나되고 있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어서 내리렴. 오래 비를 맞으면 감기 걸린단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는 "버스가 다 올 때까지 탈 거예요"라며 완강히 버티는 것이었다. 그 마음이 간절했던지 아이는 결코 그네 줄을 놓지 않았다. 이내 옷이 모두 젖고 말았다. 스쿨버스가 다 와서야 아이를 데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노란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아이의 몸에서 뚝뚝 빗물이 떨어졌다. 그네를 계속 타겠다고 떼를 쓴 탓인지 목도 쉰 것 같았다. 비에 젖은 머리를 곱게 빚어주면서
2000-08-21 00:00최근 정부에서는 지방교육자치를 일반지방행정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정부기능을 개편하려고 하고 있다. 또 학계 및 사회 일각에서도 안정적 교육 투자재원의 확보를 위해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통합해 행·재정적 자원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연구물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교육계는 이 같은 발상을 `교육자치 말살음모'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어 앞으로 만만찮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 통합안의 골자는 2002년부터 선출직 시·도교육감을 부지사나 부시장 급으로 자치단체 조직 안에 편입하고 시·도교육청의 예산, 조례를 심의하는 현행 교육위원회를 없애며 교육재정을 지자체의 일반회계에 편입하자는 내용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도 이것은 교육의 특수성, 자주성, 중립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처사라고 단언한다. 지방자치단체장에게 교육에 관한 권한과 그에 따른 책임을 부여하게 된다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시·도지사는 정당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교육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교육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천돼야 하는데 임기 동안 생색을 낼 수 있는 가시적인 분야에만 투자가 이뤄질 것은 뻔한 이치다. 물론 기획예산처에서는
2000-08-21 00:00얼마 전 서울 `한국의 집'에서 한국교원문화재연수라는 직무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서울, 경기 지역에서 140명의 교사가 모여 하루 6시간씩 땀흘린 연수였다. 그런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수업이 시작되자 어디선가 짜증스런 휴대 전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 다른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전화를 확인하느라 부산했다. 물론 나는 휴대전화를 항상 진동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번 연수처럼 진동도 소음이 되는 경우엔 꺼놓은 습관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습관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첫 휴대전화 벨이 울린 후 매 30분마다 서로 다른 종류의 벨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내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휴대전화 소리는 첫날부터 10일간 계속됐다. 정말 화가 났다. 그래서 연수 관계자에게 제발 안내방송 좀 하시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그 분은 "그런 걸 꼭 방송해야 압니까"라며 한심하다는 듯 말하고 강의 전에 간곡한 안내방송을 했다. 결국 방송이 있던 그 2시간의 강의를 제외하고 나머지 58시간 동안 휴대전화 소리는 계속 울려댔다. 그 분들 중에는 의자 밑으로 거의 기어 들어가서까지 강의 중에 소곤소곤 받거나 후다닥 뛰어나가며…
2000-08-21 00:00오범세 인천 청천초등교 교장 송자 교육부장관은 취임사에서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에 가고 선생님들은 보람을 느끼며 학부모의 다양한 욕구가 수용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극히 당연한 학교 교육의 본질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을까. 한 나라의 교육수준은 그 나라의 교사수준을 넘지 못하고 교사의 질에 달려 있다는 평범한 진리 위에 개혁은 실천돼야 한다. 학생이 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것도, 학부모의 다양한 욕구 수용도 교사가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교육 계획의 과제는 무엇보다 교원의 자질 향상과 교원들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교원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학생은 교사의 사랑만큼 성장하고 학교는 교장의 열정만큼 발전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교육을 개혁할 과제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 통폐합, 교육투자 계획 등 경제 논리에 입각한 교육 외적 제도개혁 보다는 교직을 존귀하게 여기고 교원의 자존심과 권위를 세워주는 교육 내적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 교장 자격을 취득하고도 교장으로서의 소신을 펴 보지도 못한 채 정년단축으로 면직된 분들은 교육혁명으로 아픔과 실추된 자존심만 얻었으며 그 여파는 교실붕괴, 교원경시풍조로…
2000-08-21 00:00학교에서는 우리의 말과 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우수하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한자를 익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불편을 느낄 정도로 한자어와 글이 홍수를 이루고 있어 우리 글이 위축될 정도다. 게다가 요즘은 세계화 바람 탓인지 우리 글을 잘못 사용하거나 어법에 맞지 않는 글을 쓰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면 앞날이 걱정되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국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희박해져 간다. 초등학교 국어 책에는 온통 외국말로 된 간판으로 가득한 이 나라에 온 세종대왕께서 `이 나라는 내 나라가 아니구나'라며 쓸쓸히 돌아서는 그림을 싣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묻는 단원이 있을 정도다. 한글의 우수성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이런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적어도 동음이의어의 경우처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글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한자나 영어가 아닌 우리 글을 잘 알고 쓰는 일이 자랑스럽다는 것을 몸으로 가르쳐야 한다. 한자를 잘 하고 영어를 잘 하는 일이 결국 국력을 신장시켜 우리말과 글이 세계에 널리 쓰이도록 만드는 일임을 가르쳐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2000-08-07 00:00강덕식 전국국공립대학교수협의회장·경북대 교수 교육부의 국립대학 발전계획안이 발표되고 7월 28일 공청회가 개최됐다. 교육부는 이 안에 대해 8월10일까지 대학별로 의견수렴을 거쳐 8월 중순 교육부 안으로 확정하고 8월중에 국무회의에 상정하여 국립대학발전계획을 확정한다고 한다. 한 학기의 강의가 끝나고 차분히 다음 학기를 준비하여야할 대학가에 또 다시 일파만파의 소용돌이가 일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안은 `발전'계획이라는 이름을 달고 기존의 구조조정 정책의 단순 경제논리와는 다소 차원을 달리한다는 점에서 그 취지 자체에 이의를 달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국립대학에서 국가정책적으로 필요한 분야의 인적 자원개발을 하도록 지원하고 학문의 균형발전을 위한 기초·보호 학문분야를 육성토록 하며 지역 고등교육의 질적·양적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 대해 누가 반대할 것인가.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가면 국립대학의 근본 위상을 뒤흔드는 위험한 발상들로 가득 차 있다. 우선 대학 총장을 교육부가 공모하여 책임운영 시키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적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운영기관이란 기본적인 목표의 달성을 전제로 그 기관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조직운영방식이다. 그러나…
2000-08-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