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주최한 `2001교육정책 워크숍'에서 이돈희 교육부 장관의 발언이 교육계와 사회, 언론에 파장을 일으키는 것 같다. 우선 교사들은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3년의 정년단축, 노후의 연금마저 불이익을 당한 상태인데도 국가와 학부모가 주축이 된 사회에서는 아직도 뭔가를 더 몽둥이질을 하고 싶어하는 듯한 상황에서, 비록 일부 교사를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연구하지 않아 학원 강사만 못한 자질' `불성실한 근무자세'운운한 표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많은 교사들이 발끈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우리 교육계의 총수께서 아픔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한 말씀이라 더더욱 충격이 큰 듯하다. 얼마만큼의 일부 교사가 그런지 몰라도 현재의 선생님들은 방학 중의 휴가가 없다. 영어연수·컴퓨터연수, 많은 자비를 들여가며 연수에 몰두하고 있고, 업무상 학교에 드나들어야 하는 현실을 보면 사실 우리는 20여 일의 연가를 보장받는 일반 공무원이나 노동자만도 못한 경우가 많다. 교사의 자질은 초·중등 공히 교사의 수급 조절에 실패한 교육정책에도 그 원인이 크다. 학교는 인격을 도야하는 곳이지 과거처럼 입학시험을 위해 과외공부 시키는 곳이 아니지 않은가. 1월 15일 모 T
2001-01-29 00:00이돈희 장관의 발언을 간추리면, 학원강사는 연구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데 교사는 연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으며, 교사는 정년을 보장받기 때문에 안일해져서 연구활동을 게을리 하는 데다 교사의 등용문인 임용고시가 `사범대와 교대가 마음대로 교사마크를 찍어 내 보낸 학생들을 대상으로 겉보기식 품질검사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한 것이다. 물론 이 장관은 추후 교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소신이 와전돼 교사와 학원강사를 단순 비교한 무식한 장관이 돼 버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간담회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아무래도 장관과 현직교사와의 거리감은 좁혀지기 힘들 것 같다.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역대 교육부장관들이 교육에 관한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언급이나 정책을 펼 때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장관쯤 되는 인물이 그렇게 말했을 때에는 무언가 깊은 생각이 있었을 거라는 말들을 하며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교직경력이 일이 년에 불과한 신규 교사들마저도 교육부 장관과 현장교육과의 거리가 무척이나 멀리 떨어져 있음을 개탄하고 있다. 이제까지 아무도 학교와 학원을 비교하려 하지 않았다. 일단 비교
2001-01-29 00:00작년 12월 18일자 한국교육신문에 `범진이를 살립시다'라는 기사가 실려 며칠을 마음이 아팠다. 범진이 부모가 부부교사라는 말에 더욱 동료애를 느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 부부교사로 학교 현장에서 일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작년 말에 큰 아픔이 찾아 왔다. 바로 12월 10일 남편이 등산길에서 실족해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경기 상고에 재직 중이던 김치선 교사가 그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해서인지 범진이 부모의 심정이 낯설지 않다. 더욱이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간 투병생활을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처절하게 느낀 바 있다. 그런데 범진이 부모도 아들이 사경을 헤매고 있고 치료비 마련에 걱정이 많다고 하니 안타깝다. 남편의 장례절차를 마치고 유물을 정리하다가 문득 한국교육신문이 눈에 띄어 읽게 됐다. 그 속엔 범진군을 살리자는 애타는 호소가 있었고 이 생명을 살리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헌혈증 88장. 93년 공항고 근무시절 백혈병을 앓던 홍정빈 군을 살리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았던 것이다. 비록 홍군은 세상을 등졌지만 내 손에 못다 쓴 헌혈증 88장이 남아있다. 그래서 나는 헌혈증을 모두 범진이에게 보낼 생각
2001-01-29 00:00진의는 외면한 채 실언에 꼬투리를 잡아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사실 온당한 일이 아니다. 문제는 발언의 너머 교육현장을 정확하게 꿰뚫지 못하는 듯한 우려할 만한 생각의 저변이다. 이돈희 장관님 발언의 전체적 의미는 아마 안이한 생각으로 열심히 연구하지 않은 교사를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 또 교사는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 기자도 "할말을 제대로 했다. 교단을 개혁하라"는 일반인들의 반응을 곁들이면서 교사들은 자신을 냉철히 한번 돌아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장관님이나 조선일보 기자의 논조는 지극히 기업식 경쟁 논리에 가깝다.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사의 연구-교수활동 능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생각인데 이는 최소한 대학에는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중등학교 교육 경쟁력의 경우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수 없다. 바깥에서 보면 교직사회는 정적이고 무사태평한 것처럼 어쩌면 한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마치 경쟁력이 도무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왜냐하면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새로움도 변화도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주변환경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 당장 돈이 되는 경쟁력 있는 물건을 만들어야…
2001-01-29 00:00교육부에서는 전체 교원의 70%를 대상으로 월봉급액의 50%부터 150%까지 등급을 정하여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성과상여금제 도입을 시도하는 모양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부응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교직사회에 어느 정도의 경쟁요소를 가미하고 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자극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부인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교사의 능력과 교육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재와 방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급을 성급하게 도입할 경우 가시적인 추진 실적이나 학교행정업무 수행 결과 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자칫 교육의 본질구현과는 거리가 먼 행정업무 처리에 익숙한 교원이 우대 받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사회의 자율성과 학교단위의 공동체를 부정하고 오히려 지배 구조가 강화되어 학교단위의 자율성 강화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가 될 것이다. 또한 성과급 시행 대상에 교장이 포함됨으로써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전체의 평가로 이어지게 되어 학교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학교사회가 삭막해질 것이다. 그리고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평
2001-01-29 00:00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련만, 최근의 학교교육 현실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필자의 연구보고서가 보도되자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덕분에 필자는 연초부터 때아닌 전화와 인터뷰 홍수에 시달려야 했다. 하나같이 위기의 실상은 어떠하며 또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사실, 필자의 연구(학교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 분석)는 처음부터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지지난해에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준 이른 바 '학교붕괴'에 관한 논의가 다소 과장되고 선정적인 논조였다는 판단 아래, 실제로 학교교육이 처한 현실을 차분하게 밝혀보려는 의도였다. 이를 위해 교실 현장을 들여다보고, 학생과 교사의 의식을 조사했으며, 또 거시적 차원에서 학교를 둘러싼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러한 작업들의 결과는 예상보다도 더 학교교육에 대한 세간의 비관적 견해를 지지하는 것이었다. 교실은 더 이상 정숙한 학습의 장소가 되지 못하였고, 많은 학생들과 교사는 이미 학교에서 마음이 떠난 상태였다. 학생들의 1/3 가량은 학교에 반드시 다녀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고, 학생들의 73%는 교사들이 자기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2001-01-29 00:00본사는 21세기 첫해인 올해 '함께하는 교육' 캠페인을 벌인다. 그 동안 우리 교육에서 중시돼 온 사제동행 또는 학교공동체 형성과 맥을 같이하는 개념이다. 그런데 새삼 이를 강조하는 까닭은 요 몇년사이 교육의 3주체인 교사·학생·학부모간 불신이 심화되고 교실붕괴 현상이 확산되는 등 총체적인 교육력 약화 징후가 노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교육 위기의 원인으로 교원들은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으로 인한 사기 저하를 주로 강조하는 반면 학부모와 일반인들은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원들과 학교제도의 무능력을 탓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위기의 원인에 대한 진단은 시각 차가 크지만 학교교육 기능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교육황폐화라든지 학교붕괴 교육붕괴라는 섬뜩한 단어들이 풍미하고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학교라는 공교육체제의 유지 발전에 대한 기대마저 접고 미처 검증되지도 않은 여러가지 유형의 대안교육에서 미래교육의 모델을 찾고자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교육개발원은 지난 연말 '학교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 분석'이라는 보고서에서 학교붕괴의 대안으로 교사의 자율성 확대, 학급당 인원의 감축, 학습량 경감과 선택과목의 확대 등 공교육
2001-01-29 00:00교직 생활 만 11년을 넘기면서 딱히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도 매를 들게 됐다. 사랑의 매 말이다. 그런데 그와 때를 같이하여, 습관적으로 그 매에도 글을 써넣는 버릇이 생겼다. 제일 처음에는 그저 평범하게 `사랑의 매'라고 적었다. 그러다 TV 광고에 스님이 죽비를 들고 후려치는 장면을 보고 `그래, 바로 저 정신이야.' 싶어 당장 `죽비소리'로 고쳤다. 그 후 신문에 이규태 칼럼을 보고 느낀 바가 있어 `서당 빗자루'로 명명했다가 최근에는 습관적인 매는 경계하자는 뜻의 `三思一言'에서 착안해 `三思一打'라고 써넣었다. 그런 나의 행동에 아이들이 가만있을 리 없다. 학년초부터 아침 자습시간을 이용해 한자 쓰기를 지도하면서 생긴 일이다. 하루는 반 아이 한 명이 잘못한 일이 있어 매를 들일이 생겼다. 아이들을 향해 몇 대를 때렸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無思萬打!'라고 소리치는 게 아닌가. 그 후에도 어쩌다 매를 자주 들 일이 있어서 그 때마다 "내가 요즘 매를 자주 드는 편이지?"하고 아이들에게 묻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거의 無思萬打 수준입니다. 선생님."하며 저희들끼리 웃곤 한다. 어찌 보면 내 매에 씌어진 글을 보
2001-01-29 00:00이돈희 교육부장관이 교육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정책 워크숍에서 교사들의 안일한 태도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그 내용의 요지는 `교사들이 수업연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주 족집게 장관이다. 기가 막히게 맞췄다. 역시 학자 출신 장관이라 그런지 상황 분석력이 뛰어나다. `교사들은 정년을 보장받고 있는 데다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돌아가는 이득이 별로 없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란 이유 부분을 읽었을 때에는 오랜만에 교육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는 장관이 나왔구나, 한번 기대해 볼만한 장관이구나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런데 보도기사를 아무리 훑어봐도 `따라서 앞으로는 이렇게 하겠다.'라는 구체적인 대책이 없었다. 한 나라의 교육 수장이 교사 전체를 비하하는 발언을 그토록 용감하게 했을 정도면 열심히 하는 교사는 어떤 이득을 얻게 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은 어떻게 마련해 주겠다고 하는 비전 있는 정책을 제시할 만한데 그런 것은 없는 것이었다. 고작 교원단체의 항의가 거세게 몰아친 후에 기껏 한다는 소리가 `국민이 교육계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
2001-01-29 00:00서울시교육청은 1일자로 이상열 남산도서관장을 시교위 의사국장에 강재룡 감사담당관을 교육연수원 총무부장에 임명하는 등 지방이사관·지방부이사관 승진 각 1명, 지방서기관 승진 8명, 전보 26명에 대한 일반직 인사를 단행했다. 시교육청의 이번 인사는 복수직으로 직급이 상향조정된 총무과장(서기관→부이사관)과 총무과 인사담당(사무관→서기관) 등 다섯 자리를 빼고 나면 정기인사치고는 그리 큰 폭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인사는 향후 유인종 교육감 인사플랜의 일단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당초 1일자 인사의 핵심은 수석 과장인 총무과장에 누가 임명될 것인가에 있었다. 더 엄밀히 말해 지난 96년 유 교육감 취임이후 최용성-김재평-조기봉씨로 이어진 호남출신 총무과장 시대가 계속되느냐 아니면 비호남이 발탁되느냐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결과는 호남출신 이용운씨가 총무과장이 됐다. 물론 이 과장의 출신지역이 문제될 것은 없다. 시교육청 공무원들은 "신임 이 과장은 강력한 업무추진력과 행정력을 갖춘 사람으로 비호남 출신 선·후배의 신임도 두텁다"고 말한다. 시빗거리라면 유 교육감이 총무과장 등 중요한 자리의 인선기준을 호남이냐 비호남이냐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교육청
2001-01-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