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수능이 너무 쉽게 출제돼 수험생과 대학들이 입시에 혼란을 겪어야 했다. 정부와 교육부는 수능시험을 계속 쉽게 출제해야만 사교육비가 줄어든다는 주장을 했었다. 그 결과 대학은 논술을 도입해 학생들이 논술지도를 받기 위해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시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한다고 한다. 최소한 작년보다 17∼37점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쉬운 수능을 대비한 수험생과 학부모, 고 3 담당 교사들은 또 다시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이고 있다. 그 여파로 고3 학생들과 학부모, 고3 담당교사들은 모의고사를 자주 보아야 할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최소한 자기가 어느 수준에 있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에서는 사설 모의고사를 절대로 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하에 학생들의 무질서와 안일함을 조장해 오더니 이제는 다시 수능시험을 어렵게 출제하되 사설 모의고사는 절대 실시하지 말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재수생들을 모의고사를 많이 보도록 허용하고 고3 학생들을 사설 모의고사를 실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2001-04-02 00:00교원정년이 단축되고 3년째다. 이제는 한 번 묻고 싶다. 정년단축으로 생긴 빈자리를 고스란히 젊은 교사들이 채워 소기의 교육적 성과를 가져왔는지 말이다. 더 이상 구구절절 말하는 것도 진부하다. 교사가 부족해 명퇴교사를 다시 기간제 교사로 쓰더니 이제는 학급당학생수를 마구 늘려 과밀학급을 조성하는가 하면 전담교사마저 사라지고 있다. 자리만 비우면 구름처럼 교사를 하겠다고 몰려들 것으로 착각한 것일까? 어찌됐건 정년단축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경험한, 아니 앞으로도 경험할 수밖에 없는 학교와 학생들은 그야말로 탁상행정의 `실험쥐'가 된 셈이다. 많은 교원을 일시에 내보낸 후유증은 끝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몇 년을 더 교사부족사태로 곤란을 겪어야 할 지 모른다. 이제라도 교직에 매력을 갖고 교직 희망자가 늘어나도록 교직 유인책을 세우고 정원을 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년이 다시 환원되거나 연장돼야 하며, 무엇보다 교육을 정치논리로 풀려는 정치권의 자각이 절실하다. 자민련에서는 63세 연장안을 당론으로 세워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했었다. 여기에 65세 환원을 주장하는 한나라당도 자민련 안에 동조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그런데도 자민련을 막상 표결 앞
2001-04-02 00:00사설 작년 10월 노사정위원회의 합의에 따라 빠르면 올 해 하반기부터 근로자들의 법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에따라 상당수 직장에서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대선 공약으로 교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초등학교부터 점진적으로 주5일제 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며 올 시범학교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주5일제 수업이 전국적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학교의 교과 과정과 운영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예견되는 가장 큰 변화의 하나는 현장체험 탐구활동이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일부 시·도에서는 '5일제 수업, 책가방 없는 날'을 정해 현장학습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 그 성과에 대해 논하기는 이르지만 만약 제대로 준비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면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개발시킬 수 있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한국교총과 한국통신이 공동 주최한 `제 1회 중학생 현장체험탐구학습 보고서대회'는 이러한 가능성을 입증해 보인 좋은 사례라 생각된다. 다양한 분야의 현장체험탐구 학습보고서가 출품된 이번 대회에는, `광릉 수목원입구 나무들의
2001-04-02 00:00사설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폭력 추방을 긴급하고 중요한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계획은 현장 교육의 절실한 과제라고 본다. 그런데 이를 위해 학교폭력예방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안을 좀 더 검토한 후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현행법으로 가해학생과 그 부모에게 책임을 지우기가 미흡하고, 적극적으로 가정의 협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들고 있다. 그리고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가 쌍방을 중재할 힘이 없고, 또 학교가 폭력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사태해결이 부진하기 때문에 피해자를 구제하고, 중재기구를 설치하고, 학부모의 법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특별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은 현재 이에 대한 법령체제가 갖추어지지 않아서 예방과 대응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법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그리고 활용하면서 질서를 유지하는 이른바 법의식의 부족에 원인이 있고, 이것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의 준법의식과 준법교육의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학교교육의 당사자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학교사건을 법적으로 다투는 것이
2001-04-02 00:00교육시론 변호승 요즈음 어딜 가나 인터넷과 컴퓨터 아닌 것이 없다. PC방이 줄지어 들어섰고, 학생들 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여가생활이 컴퓨터 채팅 등으로 변했다. 최근의 한 외국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터넷 이용 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앞 다투어 사이버 강좌를 개설하고 있고, 이제 종이 연하장 대신에 전자연하장이 많이 늘었다는 보도도 있으며, 심지어 이메일의 보편화로 우편수입의 격감을 초래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컴퓨터가 어느덧 우리의 사고방식이나 문화까지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의 각 정부에서도 단계적 계획을 세워 학교에 더 많은 컴퓨터를 보급하는 등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불거진 자살, 폭탄사이트 등의 폐해는 "과연 컴퓨터가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가?" 라고 자문하게 한다. 컴퓨터의 위력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오늘날 컴퓨터 없이는 행정기관, 회사, 금융기관 등 전 국가기관이 마비될 것이다. 그렇다면, 컴퓨터를 이용하면 학습효과는 과연 있는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컴퓨터에 의해 가능해 진 것은 사실이다. 장애 아동들에
2001-04-02 00:00주삼환 충남대 교수·교육행정학 20여 년 전, 내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하려할 때, 동료 교포들이 중학 2학년, 초등 1학년 짜리 우리 아이들을 맡아서 교육시켜 줄 테니 제발 떼 놓고 가라고 했다. 교육환경이 여기가 훨씬 낫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이산가족이 되기도 싫고 또 교육학 박사의 자존심도 있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왔다. 그런데 귀국 후부터 초등생 녀석이 아침마다 학교에 안 가겠다고 몸부림치며 우는 것이었다. 남의 나라 미국에서는 그렇게 학교 가기를 좋아했는데 자기 나라에 와서는 학교가 싫다니 부모인 나의 가슴은 미어지는 듯했다. 결국 암기과목에서 실패해 일류대학을 못 들어가고 그 후 미국 명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따 가지고 왔으나 지금도 계속 설움을 받고 있다. 자기 나라 의무교육을 포기하고, 때로는 국민이기를 기권한 채 교육이민을 떠난다고 하는데도, 그리고 교육이 붕괴되고 나라가 무너진다고 하는데도, 우리 지도자들은 위기의식을 못 느끼고 있다.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낄 만도 하다. 그리고 지도자에 대한 불신이 교육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이 무너지면 우리는 영원히 희망을 가질 수 없다. 교육은 국가를 지키는 마지막 요
2001-04-02 00:00오후 직원조회 시간에 학교 영양사 분이 와서 각반 담임선생님에게 무료 급식이 필요한 아동을 추천해 달라면서 가정환경조사서와 선정기준 및 주의사항 등을 전달했다. 끼니를 굶는 제자가 있다면 박봉을 털어서라도 먹이고 싶은 것이 교사의 마음이니 무엇보다도 더 급하게 해결해야 할 업무다. 그런데 왜 한숨이 나오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 가정 형편으로 굶는 아이가 있다면 만사 제쳐놓고 찾아 먹여야 한다. 그러나 대상 학생을 찾을 방법이 막연하다. 요즘은 입는 옷이나 갖고 있는 학용품, 또는 용돈 쓰는 것 등을 보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지원대상자를 찾아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가정방문을 해 보라지만 한 두 번 찾아가서 그 집이 급식비를 지원해야 할 정도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아이를 만난 지 한 달도 안 된 학년초에.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어도 생계를 위한 차량이면 급식비 지원이 될 수도 있다는데 그것은 또 어떻게 판별하나. 밤낮을 모르고 허덕이면서 자식을 먹이고 가르치면서 냉수로 배를 채우던 우리네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젊고 건강한 부모가 있는데 아이를 무료급식 대상자로 추천하는 것도 못할 일이다. 그건 그 아이의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는 걱
2001-03-26 00:00새로운 학기가 시작됐다.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세우기 위해 밤샘을 한다. 수업하랴, 교실 손보랴, 담당 업무 챙기랴, 학생들의 동태 살피랴 정신이 하나 없다. 한 학년 중 가장 바쁠 때가 지금이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도 평가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다. 그것도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것만 가지고도 이틀 밤을 세웠다. 1999학년도와 2000학년도 실적물까지 내 놓으라고 한다. 가관이다. 2001학년도를 시작하여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다. 진즉 내 놓으라고 하지, 왜 1999학년도 분까지 제출하라고 하는지 아리송하다. 차라리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이 없다면 더 교육이 잘 될 것이라고 비난하는 교원들도 있다. 여기서 어떤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는지 거론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뭐 그런 일까지 교원들이 하나?' 하고 일반인이 보면 참 이상하다고 할 것이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양적인 특성보다는 질적인 특성이 많고 강하다. 그런데도 교육행정을 하는 사람들은 양적인 생각에 갇혀 행정을 펼쳐왔다. 그 동안 벌어진 이상한 일들, 예를 들면 교원 정년 단축, 중등 교사 자격자의 땜질식 초등 임용, 명퇴자 기간제 교사 재임용, 성과급제, 시·도 평가를 통한 차등 예
2001-03-26 00:00요 몇 년 사이, 교육계는 정말로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한동안 `열린'이라는 회오리 바람이 불어와 온 나라를 그 속으로 몰아 넣었다. `열린 교육, 열린 수업, 열린 학교, 열린 음악회, 열린 피아노 학원….' 평가방법의 개선 또한 커다란 강풍이었다. 수행평가가 도입되기 전, 지필 영역과 실기 영역 평가 때의 일이다. 6학년 1학기말 체육시험을 치는 시간, 시험지를 배부하고 몇 분이 지나자 여기 저기서 남학생들이 킥킥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시험지를 살펴보니 `사춘기에 나타나는 남녀의 2차 성징에 대해 써라'는 문제에서였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진정하려고 애를 써봤지만 허사였다. 아이들 사이로 지나면서 곁눈질을 해보니 대충 `방뎅이가 커진다. 가슴이 커진다.'로 답을 적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짓궂게도 여학생의 이름까지 들먹이면서 음흉한 웃음들을 날렸고 여학생들은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했다. 시험이 끝나고 줄별로 바꿔서 답을 불러 주면서 채점을 하고 있었다. 중간부분에 `신체검사 시에 검사하는 항목을 4가지 써라.'는 문제였다. 한 어린이가 다소 겸연쩍은 표정으로 나오더니 시험지를 내밀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이거 맞습니까?" "아니, 이게
2001-03-26 00:00모든 교육적 이론과 행위에는 인간에 대한 특별한 이해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이해는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시대나 사회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한은 자본주의·민주주의 이념에 따라,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에 따라 각기 다른 인간관을 추구하였으며 이것은 교육을 통해서 구현되어져 왔다. 그리고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 들어서면서 세계 각국은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창의성 교육은 교육개혁의 핵심적인 용어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난 17일 교육인적자원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창발적·온정적 인간육성을 학교교육의 주요목표로 제시하였다. 그런데 창발적이라는 용어를 두고 용어의 적절성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창발성 용어를 둘러싼 이번 논란을 보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교육정책에 있어서의 신중한 용어사용의 필요성이다. 최근의 사례만 보더라도 대학 무시험 전형, 소비자 중심의 교육 등 부적절한 용어의 사용으로 인해 교육정책 추진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부작용이 초래되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창발성이란 용어도 창의성과 개념이나 실천면에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명확
2001-03-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