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교육 본연의 역할, 소임 찾아야 우리나라 고교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교가 고교교육 본연의 역할과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대학 진학에만 매몰된 데 대해서 국민들의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현행 교육 체제에서 우리나라 고교교육이 바로 서고 교육력 신장과 교육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교육과정과 교육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첫째, 고교교육의 제자리 세우기와 정체성 확립이 급선무다. 우선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오래 전부터 고교교육은 대학 진학의 준비 교육, 중학교와 대학을 잇는 형식적 징검다리 교육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러다 보니 고교 종별로 각기 다른 교육 특성을 망각한 채 오로지 대학 진학을 향해 ‘앞으로 나란히!’를 한 그릇된 관행을 보여 왔다. 이제 고교교육이 본연의 제자리로 돌아와 본질적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둘째, 고교 종별, 단위학교별로 특색 있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이 요구되고 있다. 현행 2009개정교육과정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두 꼭지이다. 초·중학교 9년은 공통교육과정, 고교 3년은 선택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따라서 고교에서는 단위학교의 특색
2013-10-01 09:00기업경영 평가기관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0.3년에 불과하다. 이를 국내 500대 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포함시키면 평균 근속연수가 이보다 훨씬 짧아질 것이다. 대학 간판의 유효기간이 길어야 10년이라는 것이다. 이 유효기간이 지나면 직장인들의 신분은 신입사원에서 경력사원으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기업에서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는 그 사람의 출신대학보다 전 직장에서 인성이 어땠고 어떤 업무를 했으며 업무수행능력은 어떤지를 보게 된다. 학벌보다 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서연고서성한이중경외시’로 고착화되어 있는 대학 서열에 목매어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야 할 때다. 대학간판보다 학과중심으로 대학진학을 해야 하고 미래 유망산업과 관련 있는 특성화학과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과 기업이 주목한 특성화학과 현재 우리나라는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학에 진학할 학생 수보다 대학 모집정원 수가 더 많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실한 대학들이나 취업이 잘 안 되는 학과는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해 껍데기만 존재하게
2013-10-01 09:00
“교육특구로 소문난 지역도 아니고 특목고도 아닌데, 반 아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을 서울권 대학에 진학시킬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하더군요.” 지난 2011년 12월, 김교훈 교사는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SBS ‘생활의 달인’ 제작팀으로부터 출연 섭외 요청을 받은 것이다. 수능이 끝나고 진학지도로 한창 바쁜 시기에 걸려온 뜻밖의 전화에 김 교사는 망설였다. “사실 공교육 교사로서 유명한 대학, 선호하는 학과에 학생들을 많이 진학시키는 것을 하나의 실적으로 여기는 데 대해 부담스러웠습니다. 학교교육의 본질과 목적은 전인교육이고, 저 역시 그동안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문계고 학생들의 최대 목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인 만큼 전국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출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김 교사는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도 얼마든지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비슷한 처지의 다른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교사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방송이 나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그의 이름 석 자 앞에 붙는 ‘대학 진학지도의 달인’이라는 수식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학
2013-10-01 09:00
Q 기미독립선언서의 오자를 수정하고 원본을 배포하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지금은 퇴임했지만 40년간 중등학교 한자와 국어 교사로 재직했어요. 그때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겐 기미독립선언서가 친숙해요. 퇴임 후 3·1 운동이 일어났던 탑골공원을 답방해보니 그곳 독립선언서 기념비에 표기된 한자가 1500년 전에 사용하던 ‘북위체’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자형이 바뀐 ‘강희자전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 한자에 대한 지식이 있어도 약 250자 정도가 지금 한자의 형태와 다른 탑골공원의 독립선언서 기념비를 읽을 수가 없는 거죠. 이를 계기로 기미독립선언서 한자 표기에 관심을 갖게 돼 비문, 문헌, 도서, 교과서, 인터넷 등 43군데를 찾아봤어요. 원문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막상 원본과 비교해보니 똑같이 표기한 곳이 한 군데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라도 나서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맘을 먹게 된 거죠. Q 기미독립선언서의 한자표기가 잘못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A 먼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쓰이는 국어 교과서에서조차 원문과 다른 오자 4개가 있었어요. 이외 문헌과 전국도서관에 소장된 선언서, 국사백과대
2013-10-01 09:00
하늘이 붉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갔다. 저녁 어스름이 밀려오는 시각, 운동장으로 승용차가 도열하듯 차례대로 들어선다. 일정한 간격으로 정차한 차에서 일련의 남성들이 내린다. 트렁크를 열어 커다란 ‘화장품 박스’를 꺼내든다. 뚜껑을 열자 삼각대며, 가대며, 경통이 나온다. 바로 천체 망원경이다. 수년 째 함께 밤을 지새운 이들이라 그런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좌우 정렬하듯 삼각대가 놓이자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오늘은 팔탄초 종일반 돌봄교실 아이들 20명을 대상으로 별자리 여행을 떠나는 날! 별밤지기가 뜨면 하늘의 별도 반짝인다 운동장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퍼지고, 맞벌이를 끝내고 아이들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도 삼삼오오 모였다. 저마다 북극성, 토성, 카시오페이아를 보겠다며 망원경 앞에 줄을 선다. 별밤지기 백철민 회장(수원교육지원청 장학사)은 “가을 별자리를 보기 위해선 저녁 9~10시가 지나야 한다. 오늘은 아이들 귀가시간도 있고 해서 초저녁에 볼 수 있는 여름철 별자리를 찾아보고 특징을 알아가는 시간”이라며 “눈으로 보는 것과 망원경으로 보는 게 확연히 달라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도 무척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정대균 교사(화성 예당초)는 “망원경으로 봐도 별
2013-10-01 09:00
수준별 맞춤 학습, 진로 고려한 교과과정 운영 수학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교실. 8명의 학생이 중학교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다. 오인숙 교사는 “수학은 기본기가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쌓지 않은 학생은 정규수업을 따라오기 어렵다”며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기본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생들은 1학기와 여름방학 동안 중학교 수학과정을 배우고, 2학기와 겨울방학 때 고1 과정을 모두 마친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2학년에 진학하면 또래 친구들과 같이 정규수업을 들어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을 따라잡겠다는 목표 아래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학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르쳐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기 때문에 기본반 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한 학급에 40명이나 되는 학생이 모이면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이 뒤섞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하는 것은 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한 학생을 학교마저 포기할 순 없기에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위한 기본과정 수업을 운영하고, 자기주도적학
2013-10-01 09:00교육부는 지난 8월 스마트교육의 가장 큰 축인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한 계획’을 통해 2014년부터 법적 지위를 갖춘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대해 현장 교사들 중에는 기대감과 신뢰를 갖고 환영하는 교사들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교과서의 무용론을 넘어 유해론까지 펼치며 반대하는 교사들도 상당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는 완결학습 체제 지향 디지털교과서(Digital Textbook)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Paper Textbook) 내용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삽입해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효과를 높이고 용어사전, 평가문항, 보충심화 학습을 위한 추가 학습자료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다양한 학습 도구를 활용해 교과서 완결학습 체제를 지향하며 디지털교과서의 내용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 외부마켓 등과 연계, 다양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 등도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 활용 정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교사와 학생이 보다 좋은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써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좋은 교과서를 바라는 현장의 요구, 지식 정보화 시대를 넘
2013-10-01 09:00나쁜 교육과 좋은 교육 우리말에 ‘나쁘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쁘다’는 ‘나뿐이다’라는 의미라고 쓴 글을 보았다. 참으로 명쾌한 설명으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 아는 것은 나뿐인 것이고 나뿐인 것은 나쁘다. 이 기준에 따르면 나만 생각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 자기 회사만 생각하는 기업은 나쁜 기업, 자기 종교만 생각하는 종교는 나쁜 종교, 자기 나라만 생각하는 국가는 나쁜 나라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회적 상호작용 역량 지표를 볼 때 우리나라 교육은 나만 생각하는 나쁜 교육을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교육기본법」 2조에는 교육 목적이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다.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위 문장을 줄이면 교육의 목적은 ‘홍익인간을 기르는 데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교육이 ‘교육의 목적을 잊어버린 교육을 하고 있는 결과로 이런 지표가 나타난 것이…
2013-10-01 09:00여전히 ‘물’ 취급하는 아이들 때문에 지석이는 지난해 5월 나와 만난 학생이다. 학업중단의 마지막 관문으로 우리 센터를 방문했던 지석이는 학교를 그만두기 전, 마지막으로 상담이라도 한 번 받아보자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오게 되었다고 했다. Wee센터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첫 번째 준수 사항이 학교의 의뢰가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 면담 일정을 정하고 만나는데 지석이는 학교 의뢰 절차 없이 어머니가 인터넷을 검색해 우리 센터로 물어물어 상담을 요청한 사례였다.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엄마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상담에 임하는 비자발적 상담학생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등장한 지석이는 일반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으로 보통 평범한 체격과 다소 여린 인상이었다. “학교에 가는 것이 너무 두려워요. 중학교 때 나를 괴롭힌 아이들이 지금 저희 반에 모여 있어요. 그때처럼 아이들은 여전히 저를 ‘물’ 취급해요. 대놓고 빈정거리는 것은 예사이고 아예 한 명은 온갖 잡심부름을 시켜요. ‘그때의 나와는 달라’하고 마음을 추스르며 견뎌보려 했지만 쉬는 시간마다 내 주변에 모여 그때 이야기를 해서 참을 수가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 어디론가 멀리 떠나
2013-10-01 09:00인간은 자존감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조직폭력배’가 기존 사회에서 인정받질 못하니까 자기들끼리 인정문화를 만들어 서로를 깍듯이 대하는 일진 문화도 어떻게 보면 자존감을 지키는 그들의 문화일 것이다. 학교가 점수로만 아이들을 인정하니까 자기들은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결국 ‘일진 문화’로 지칭되는 학교 안 폭력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면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일진 외에도 학생들은 수많은 폭력에 둘러싸여 있다. 사실 아무것도 아닌 사건이 폭력으로 비화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폭력의 근원은 화, 상처다. 어딘가에서 상처를 받은 것이고 그 상처가 화로 분출, 폭력이 되는 것이다. 상처받아 위축되고 눌려 있던 것이 남을 향해 폭발하면 폭력이 되고 자신을 향하면 자살이라는 비극을 불러온다. 바로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비진학 학생에겐 진로지도를 교사는 아이의 소질을 찾아내는 전문가여야 한다. 진학지도라는 말은 이제 진로지도라는 말에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언어는 인식의 틀(frame)을 규정한다. 모두를 성공시켜야 할 책무가 공교육에 있다. 진학지도에 매달려 있는 동안 대학을 안 가는…
2013-10-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