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근무 30년 만에 운동이 이렇게 대단한 줄은 몰랐어요. 우리 반 학생들은 무기력하며 의욕도 없고 공부도 못해 어찌하나 늘 고민됐는데, 이번 구기대회에서 운동만능인 한 학생 때문에 갑자기 반의 분위기가 달라졌어요. 구기대회 우승은커녕,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반이 똘똘 뭉쳐 응원하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 덕분에 우승을 차지하게 됐어요. 지금은 또 공부하는 분위기에요. 그 학생이 자기는 꼴찌는 안할 자신이 있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죠. 반 아이들의 눈초리가 매섭고 의욕이 넘쳐나요. 운동하나가 이런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 새삼 놀랍네요.” 지난 학기말 구기대회에서 우승한 학급의 담임교사인 동료가 나에게 와서 한 말이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뿌리내린 것 같다. 성인들의 경우 운동의 생활화가 개인 또는 클럽 등을 통해 보편화됐다. 그러나 정작 운동이 필요하고,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 우리 학생들은 운동의 테두리에서 소외돼 있다. 엄마, 아빠는 운동하는데 아들, 딸들은 운동을 못하고 있다. 따라서 ‘50대 아버지보다도 못한 고등학생 아들의 체력’이라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봐도 너무나 많은 차이가 나 여간
2010-01-28 19:19앞 집에 한국인 교수 가족이 새로 이사를 와 그 댁의 둘째가 우리 큰 아이와 같은 학급에 편성됐다. 6개월 먼저 미국 초등학교를 경험한 우리 아이가 새 친구에게 여러 가지 충고와 조언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아이의 첫 마디는 학교에서 절대 폭력을 써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눈싸움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눈을 뭉쳐 패스하는 것은 되지만 친구를 맞히는 것은 안 돼. 장난이라고 해도 선생님들은 받아들이지 않아.” 아이는 진지하게 말했다. 실제 미국 학교들은 학생의 폭력 행위나 흉기 소지에 대해 매우 엄하게 처벌한다. 진짜 칼이나 총을 학교에 갖고 가면 이유 불문하고 퇴학을 각오해야 한다. 학년 초 학교에서 보내준 가정 통신문에는 문구용 칼이나 총 모형 장난감도 절대 들고 와서는 안 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것도 굵은 고딕체에 밑줄까지 그어 학부모가 몰랐다고 말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아이들이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등교하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해 달라는 학교장의 당부가 있었다. 만약 학생이 ‘위험한 물건’을 들고 학교에 가면 어떻게 될까. 지난해 10월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다운스초등학교 1학년 자카리 크리스티는 ‘
2010-01-28 19:18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물품에 대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기부와 나눔의 졸업식 문화를 만들기 위해 ‘유앤아이폼(U&i-form)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교복ㆍ체육복을 비롯한 신학기 교육비가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밀가루뿌리기’ ‘교복 찢기’ ‘알몸 뒤풀이’ 등 변질된 졸업식 문화가 일부에 여전히 남아있어 학생들에게 물자절약을 유도하고, 기부와 나눔을 통한 사회공헌의 졸업식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취지다. 이제 졸업시즌이다. 졸업의 의미는 개인적으로는 자아실현이지만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적재적소에 맞는 인적자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국가경쟁력이 증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졸업은 학생 개인뿐 아니라 그들의 교육을 지원한 학부모, 교사, 학교, 국가가 함께 축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뜻 깊은 자리가 돼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일부 학생들의 졸업행태가 도가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졸업식장은 밀가루뿌리기로 아수라장이 되고 여기에 초고추장, 마요네즈까지 뿌려대는가 하면 여학생들의 알몸뒤풀이까지 등장해 세계뉴스에 방송되는 등 국제적 망신거리가 되고 있다. 밀가루 뿌리기는 일제강점기 당시, 검은색 옷을 입은…
2010-01-21 14:46교육발전과 함께 해 온 교육자치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지난달 30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교육선거 입후보자의 교육(행정)경력 요건 폐지, 정당의 당원 제한경력 축소 또는 삭제, 교육의원 정당추천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교육자치법 대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27일과 28일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하기로 돼 있지만 이는 법 개정에 대한 수많은 논의결과와 상반된 것이며, 예비후보등록 등 선거일정에 임박해 교육자치의 근간 및 선거제도와 같은 중요 사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자격요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바 있음에도 교육선거 입후보자의 자격요건을 폐지한 것은 ‘교육의 전문성’에 반하는 위헌적 발상이다. 따라서 입후보 자격 요건 중 교육감 5년, 교육의원 10년을 폐지 또는 완화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연구직, 학교운영위원 경력자를 교육경력으로 인정해 자격 폭을 넓히자는 수정논의도 교육경력 폐지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이보다는 유․초․중등 교원의 겸직제한을 폐지해 젊고 유능한 교원의 진출을 보장해야 한다. 또 교육의원 입후보자의 정당 당원 경력 제한기간 폐지 및 교육
2010-01-21 10:56
최근 교육계 안팎에서 교원평가방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교원의 전문가적 자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질관리 차원의 교원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의 인사관리형 근무평정제도의 불합리성을 개선한다는 명목 하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능력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원평가방안을 마련․제시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교원 수업 전문성 제고 방안'(시안)에 의하면, 내년 3월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교사들은 학기별로 2회 이상 수업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학교의 교육력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학교 단위 성과급제가 도입될 전망이다. 교사의 평가는 교장, 교감 등 관리자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다면평가로 이루어지게 된다. 이번 방안은 학교 교육의 질이 교사의 자질에 의해 좌우된다는 시각에서 출발해 교사의 수업능력을 끌어올리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행 교원근평제도의 객관성, 공정성의 결여와 교원들의 전문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미흡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교원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교육의 본질
2010-01-11 14:42학교정보공시제도는 학교 전반의 주요정보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공개, 학교교육의 정확한 현상을 파악해 공교육의 질을 제고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도입됐다. 2008년 12월 1일부터 학교의 홈페이지와 학교정보공시 포털사이트인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 를 통해 대국민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그리고 교과부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인 기초학력향상 지원체제 구축, 학력격차 해소, 학생․학부모가 바라는 객관적인 학력정보 제공을 위해 2008년부터 평가 대상을 전수로 확대해 학업성취도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평가의 결과는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및 시행령에 따라 공개 수준을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청, 고등학교는 시․도교육청으로 하고, 공개 내용은 교과별․영역별․성별․지역별로 3단계 성취 수준(보통학력 이상/기초/기초학력 미달) 비율로 두고 있다. 또한, 2011년부터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시도 교육청 평가에 반영하고 전년 대비 학업성취도 결과가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보여주는 학업성취 ‘향상도’를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교부 기준에도 반영한다는…
2010-01-11 14:40언론으로부터 대표적인 불량 상임위원회로 지목받던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가 결국 불량 법률안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교과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0일 의결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을 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18대 국회에서 발의된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무려 18건에 이르는 상황에서 정쟁을 일삼던 교과위가 시간에 쫓긴 나머지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둔 것이다. 개정안은 일정한 교육(행정)경력을 요구하던 교육의원 및 교육감의 자격요건을 폐지하고, 과거 2년 동안 비정당인이어야 한다는 교육감의 자격요건을 6개월로 완화하고, 교육의원을 비례대표로 선출하되 후보는 정당이 전문성을 고려하여 추천하도록 돼 있다. 개정안대로 확정된다면 교육을 전혀 모르는 인사도 교육감과 교육의원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육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배경을 가진 인사가 유리해져 교육의 정치예속이 초래될 것이다. 법안심사소위 회의록을 확인해본 결과, 회의의 대부분은 투표용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비례대표 교육의원의 퇴직 조항을 포함시킬 것인가, 비례대표 교육의원 정수를 어떤 법에 규정할 것인가 등을 논의했다. 정작 중요한 교육감 및 교육의원의 자격요
2010-01-11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