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에서 교장 자격 연수 중, 오후에 일어나는 특이한 장면이 있다. 일과가 끝나는 5시쯤이면 학교에서 온 선생님들이 연수생을 맞이 한다. 일컬어 위로 방문이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때론 포옹도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그리곤 저녁식사를 대접한다. 참으로 좋은 교직문화 전통이다. 그러나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모두 다 방문할 순 없다. 대표 선생님 몇 분만 오는 것이다. 그러면 못 오는 분들은 어떻게 할까? 그냥 말로 안부만 전할까? 아니다. 우리반에 경기 숭신여중 권오범 교감 선생님이 계신다. 논술고사 전 옆자리에 앉은 그 분이 유머 하나를 읽어 보라고 건네 주신다. 읽어 보니 정말 웃음이 나오는 수준 높은 유머다. "이것 어디서 났냐?"고 여쭈니 "학교 선생님들이 보내 온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니 편지 6장을 갖고 계신다. 잠시 빌려 달라고 하여 읽으니 "역시, 선생님들은 다르구나! 역시 수준이 높구나!"를 혼자서 중얼거리게 만든다. 여러 선생님들의 재치와 정성스런 마음이 담긴 그 편지의 일부분을 소개하면, 편지1 : 더운 여름, 열공하삼! / 오늘도 많이 많이 웃으세요. ˆˆ 걱정을 모두 벗어버리고서 스마일 스마일… /…
2006-07-18 09:04
여러 모임 중에 같은 학교에 근무했다는 인연으로 만든 모임이 하나있다. 그것도 선생님들만이 아니라 부부동반으로 모임을 해온지가 20여년이 되었다. 1970년대 후반에 지금은 분교장이 된 학교에서 근무한 선생님들이 세월이 지난 뒤 어느 선생님 자녀 혼사에서 만나 차 한 잔을 나누며 발기한 것이 동기가 되어 만든 모임인데 지금은 매달 18일에 만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는 베트남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사모님들이 더 좋아했다. “남편을 잘 만나 이렇게 외국여행을 하니 너무 행복하고 좋아요!” 한분은 타 도로 전근을 가서 빠지고 한분은 먼 곳으로 승진해가서 못나오고 이제 다섯 집만 모임을 갖고 있다. 저녁식사는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사고 회비는 적립을 하여 여행을 주로 다니고 있다. 재작년에는 충주역에서 무궁화호 기차를 타고 대전에 도착하여 시속 300km로 달리는 KTF고속열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여 택시를 전세 내어 광안대교를 지나 조용한 해변 바다를 바라보며 회를 먹었다. 그때도 모두들 여행의 새로운 맛을 느낀다며 너무 좋아했다. 해변에 위치한 아름다운 사찰을 구경하고 부산역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하는 고속열차로 올라오면서 기차여행의 추억을 만들었다. 저녁
2006-07-17 16:28
오늘은 모처럼 산에 올랐습니다. 서산시에 소탐산이란 아담한 산이 있는데 등산로가 아주 좋답니다. 왕복 두 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한 짧은 거리인 데다가, 경사도 또한 완만하여 주로 여성분들이 이용하는 곳이죠. 평탄한 등산로에는 주로 다복솔이 깔려 있어 폭신폭신하고 길섶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사시사철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곤 합니다. 아직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이용하는 사람도 적어 사색할 일이 있거나 스트레스 해소에 이용하면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오늘은 거의 한 달만에 소탐산에 올랐더니 등산로 곳곳에 거미줄이 어찌나 많이 쳐져 있던지 고생 좀 했습니다. 그동안 장마철이라 등산객 출입이 아예 없었던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쓰러진 고사목 하며 비바람에 떨어진 수많은 생낙엽들이 태풍이 지나간 흔적임을 알려주고 있었더군요. 전 우비도 입지 않고 운동복만 입은 채 그대로 비를 맞으며 걸었습니다. 등산로에 접어들자 갑자기 비가 그치더군요. 이상하다싶어 위를 올려다보니 소나무와 밤나무, 아까시나무 등이 서로 어우러져 아치형 터널을 만들어 비를 막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빗소리만 요란하지 정작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는 신비스러운 현상이 연출되더군요.…
2006-07-17 16:28
지난해 여름방학에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여행하면서 가이드에게 들은 이야기 중에 이 나라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문명이 발달하고 잘사는 선진국보다 상당히 높다는 말에 의아해 했었다. 우리나라의 50~60년대처럼 못살면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행복감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아마도 행복을 느끼는 것은 물질문명과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동안 열심히 번 돈으로 생일잔치를 위해 아낌없이 쓴다는 낙천적인 그들의 삶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이들 두 나라는 오랫동안 전쟁을 겪으면서 가난에 찌들고 기후 또한 무더워 쾌적한 삶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행복의 기준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캄보디아는 프랑스 식민지배에 이어서 30년 가까운 근대사의 전쟁과 크메르 루즈의 집권으로 인해 세계 현대사에서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라이다. 앙코르와트유적을 관광 할 때 어린아이들이 달려들며 구걸을 하는 모습을 보았고 톤래샵 호수에 떠있는 수상 촌 난민들의 사는 모습은 인간이하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도 교육은 하고 있었다. 물위에 떠있는 건물에서 공부를 하는 학교도
2006-07-15 21:14운전자의 올바른 횡단보도 정지선 지키기나 거리에 담배꽁초 등 침 안 뱉기, 노약자를 보호하는 일, 금연구역에서 담배 안 피우기 등은 민주사회에서 누구나 지켜야 할 사항이다. 이러한 타인을 배려하는 기본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그 기본에 반하는 행위들을 줄이기 위해 돈을 들여 광고하는 우리나라다. 우리 일상을 면면히 살펴보면 개선해야 할 오점 투성이지만 개중에 시급히 고쳐져야 할 것중 하나가 바로 지하철화장실 변기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이다. 사실 지하철내부는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공포로 말미암아 절대금연구역임이다. 하지만 흡연욕구를 이겨내지 못하는 흡연자의 경우 화장실이라는 독자적공간이 공공장소라는 의식을 순간 망각, 담배를 피운 뒤 흔적을 안남기면서 그리고 담뱃불을 끄면서 바닥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순간적 생각에 불붙은 담배꽁초를 변기에 버리는 비신사적인 행위를 가끔 보게 된다. 담배 필터는 폴리에스텔 즉 나일론의 일종이기에 물에 용해되거나 빨리 썩지 않는다. 변기가 막히는 사고확률을 높일 수 있다. 또 담배꽁초가 요행이도 하수구를 따라 연결된 해안으로 유입되도 문제가 발생한다. 파도에 휩쓸려 떠다니는 하얀 부유물(담배꽁초)을 연근해 물고기들은 먹이로 착각
2006-07-14 16:14
오늘 점심을 먹고 교정을 산책하다가 나무 밑에 탐스럽게 핀 도라지꽃 한 무더기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5교시에 아이들에게 '도라지타령'을 가르쳐야 되는데 잘 됐다 싶어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보라색이 선명한 아름다운 도라지꽃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권택명 님의 '도라지꽃'이란 시가 생각나 가슴이 울렁입니다. 도라지꽃 오를수록 늘 저만치 달아나는 산 계곡을 쓸어 내리는 바람소리처럼 어린 날 기억 속에 살아 수줍은 듯 눈을 가리고 서던 못난이 냉가슴 키 낮은 소나무들 사이사이 더욱 키를 낮추어 숨어 있곤 하던 보랏빛 연정 몰래몰래 감추어 두었던 새벽 이슬 한 방울 그리고 신선한 바람 한 줄기씩 희디흰 뿌리로 내려 초근목피 허기진 민초들을 달래주던 꽃 아직도 저녁마다 산허리에 뜨곤 하는 오각 별빛 현대인 못지 않게 우리 조상 님들도 도라지와 도라지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답니다. 도라지를 소재로 한 노래 중 대표적인 것이 '도라지타령'입니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철철 넘치누나. 후렴 에헤요 에헤요 에헤야 어여라난다 지화자 좋다 저기 저 산밑에 도라지가 한들한들 요염하게 생긴 처자가 대바구니를 옆에 끼고 앵두 같은 입술
2006-07-14 13:21나는 이상보박사님을 뵈온 지 얼마 되지 않는다. 사실 박사님을 알게 된 것은 서대문문인협회가 재 창립되면서부터 이었으니까 불과 2년 남짓인 셈이다. 첫인상은 그냥 조용히 여생을 보내는 은퇴한 노신사로 보였다. 그렇게 알고 지내면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제나 차분하게 일의 전후를 살피면서 조정을 해주시는 모습에서 역시 원로다운 분이구나 싶었다. 그런 정도로만 알고 지내던 어느 날 나는 박사님을 꼭 뵈어야 할 일이 생겼다. 박사님께 전화를 드리고 박사님 댁이나 아니면 편리하신 곳으로 만날 장소를 정해주시라는 부탁을 드렸다. "내가 내일 그 시간에 시내에서 일을 보고 들어올 시간인데, 오면서 들르는 곳이 있으니 그곳에서 만나도록 합시다." "거기가 어디이신지? 제가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홍제 전철역에서 내려서 4번 출구에서 조금 내려가면 [대양서점]이라는 고서점이 있어요. 거기에서 오후 3시에 만납시다." 문학 단체에서는 몇 차례 뵈었지만, 내가 단독으로 따로 만나기는 처음이기에 다방이나 조용한 곳으로 가시자고 해보았으나, 그곳에서 볼일이 있으니까 거기 들러야 한다면서 꼭 거기로 오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래도 나이 드신 어르신을 모시는 자리로는 적당치 않
2006-07-13 09:00
학교생활 중 직원체육만 해도 모두들 좋아한다. 그런데 일상에서 벗어나 직원끼리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어린아이들처럼 마음이 들뜨게 마련이다. 그것도 바다가 없는 충북사람들은 당연히 바다로 가자는 사람이 많다. 그냥 해수욕을 즐기러 가는 것이 아니고 어선을 타고 40여분을 나가 아름다운 섬 근처에서 배를 멈추고 생전처음 놀램이, 우럭, 등을 낚아 올리는 체험을 한다니 모두들 사기가 충천되어 들뜬 기분으로 지난 주말에 출발을 하였다.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대천 항에 도착한 일행은 해경의 인검수속을 거치고 구명 의를 입은 다음 드넓은 바닷길을 가르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색다른 체험을 하였다. 하늘엔 구름이 꼈고 태풍도 올라온다는데 비라도 내리면 어쩌나 하는 일말의 불안감도 있었으나 멀리 삽시도가 보이고 크고 작은 섬들이 보여 안심도 되었다. 거센 풍파에 깎여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는 바위 절경이 보이는 곳에 이르더니 달리던 배는 멈추었고 준비된 낚시도구를 주며 선장이 낚시요령을 설명해 준다. 경험이 있는 선생님이 한분도 없었다. 목장갑을 끼고 연줄 타래 같은 모양에 감긴 낚시 줄에 추와 낚시를 매달고 미꾸라지와 지렁이를 미끼로 끼워 조심스럽게 바닷속으로 추를 내린
2006-07-11 14:25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물관에 가면 전시장만을 둘러보고는 다 보았다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실 박물관은 그렇게 전시장만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박물관은 고독한 전시품만으로는 그 효용가치를 높일 수 없다는 생각에 서비스 차원의 상설전시관과 더불어 특별전 등 여러 가지 행사나 교육,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대부분이 전시장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기에 전시장을 둘러 보면 다 돌아 본 것이 되는 셈이다. 우리 민속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유익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체험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배움터가 바로 [민속배움터]이다. 연중 계속 되는 이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10시부터 13시까지 진행된다. 매월 1주에는 [예쁜 색 우리 민화] 책거리 민화 그리기를 하는데 민화에 대한 이론과 시청각 자료를 통한 이해를 높인 다음 실제로 민화 그리기를 한다. 7 ,8월 더운 때에는 , 민화 부채 만들기를 하여서 자신이 만든 부채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2주에는 [내가 만드는 옛 책]으로 인쇄술의 발달과 옛 책에 대해서 알아본 다음, 천자문의 목판 인쇄술을 경험하면서 자기가 만들 천자문 책을 복사한다. 탁본
2006-07-10 12:57
기말고사가 끝난 7월 5일 오후, 아주 짧은 망중한의 시간을 이용해 우리 학교 선생님들만의 특별한 나들이가 시작되었다. 나들이 장소는 서산시 팔봉면 대황리 '갯벌체험학습장'이었다. 이곳은 갯벌이 넓고 뻘이 부드러워 체험학습장으론 안성맞춤인 곳으로 서산시에서도 전통음식체험장 및 갯벌체험장으로 지정한 곳이다. 주인은 한눈에 보아도 사람 좋게 보이는 40대 부부. 이분들은 서울에서 살다가 뜻한 바가 있어 그곳 생활을 접고 이곳에 이사와서 체험학습장을 차렸다고 한다. 서산시내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시멘트로 포장된 좁은 농로를 따라 30분 정도를 달리다보면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멋들어진 초가(지붕에 잔디를 깔아 진짜 초가임)를 만난다. 주인 부부가 손수 담갔다는 수백 개의 된장과 고추장 항아리들이 도열한 안마당에 들어서면, 대황리의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친절한 주인의 안내에 따라 여장을 푼 뒤, 우리들은 본격적인 체험학습에 들어갔다. 갯벌체험, 전통음식체험, 농사체험, 죽공예체험, 생태체험 중에서 우리들은 갯벌체험을 하기로 했다. 반바지에 장화를 신고 각자 분홍색 양파 어망을 하나씩 들고 뻘이 발목까지 빠지는 개펄에 들어갔다. 이윽고 체험학습장 신정익 씨
2006-07-06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