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기 지도하기 시 쓰기 지도는 학생들의 감성 속에 숨어있는 보물을 찾는 작업이다. 숨겨진 감정을 찾을 수 있도록 경험을 상기시켜 주는 일이다. 이런 활동이 구체적일수록 경험을 수면 위로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렇게 상기한 경험을 나만의 독특한 경험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활동이 시다. 여기에 더해 오감을 통한 지도법을 생각해 본다. 학생들은 집에서나 학교에서, 또는 거리에서 온갖 사물을 만나고 만지기를 좋아한다. 그러면서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경로로 그 곳에 있으며, 그것의 용도는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각하는 사물들은 일상생활에 가득 차 있다. 기발하게 상상하고 엉뚱한 이미지로 만드는 일도 일상생활에서 이뤄진다. 그런 면에서 시는 일상생활의 특수한 사용이다. 시는 일상생활에 없는 그 무엇이 아니다. 시 창작 활동에 흥미를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가 일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줘야 한다. 학생들의 경험에서 나온 언어의 회화적 요소들, 즉 사물의 형태, 감촉, 질감, 무게를 비롯해 거기에서 느낀 이미지와 일상생활 속에서 찾아낸 여러 가지 리듬과 같은 언어의 음악적 요소 등을 시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시 창작 지도에 대해
2017-07-01 00:00우리 교육의 사회적 목적은 올바른 인성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다. 인성을 수업 속에 녹여내기 위한 학습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유대인이 적은 인구로 노벨상 수상자의 23%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많은 연구자가 대화하고 질문하며 토론으로 이어지는 ‘하브루타’ 학습을 꼽는다. 대화, 토론하는 과정에서 사고력 확장은 물론이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시민 의식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시도해 봤다. ①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닌 함께하는 공부 질문이 적은 우리 학교의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고 대화하는 기법을 알게 할 수 있는 좋은 학습법이라고 생각해 짝과 함께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할 수 있는 ‘하브루타’ 교육방법을 적용했다. 교사가 학습 활동이나 신문 기사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내용을 찾아 학생들이 토론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짝과 함께하는 학습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개인학습에 익숙하고 협력학습은 서로 의견을 듣고 말하는 상호소통 과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귀찮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개인적으로 성취 능력
2017-07-01 00:00과학 교과는 탐구실험이 있어서 주로 탐구활동을 위주로 공개수업을 하는 편이다. 학습내용에 따른 탐구실험을 얼마나 많이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는지도 과학교사로서 갖는 능력의 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연구수업의 탐구활동은 그 시간에만 국한된 요소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다른 단원이나 내용에도 수업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고 그 방법이 과학적 사고나 추론을 가능하게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과학에는 고등학교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단원으로 쪼개져 모두 들어 있다. 그렇다 보니 같은 과학이라도 각 단원에 따라 생각하고, 이해하며 학습하는 방식이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래서 각 단원의 특징과 내용에 따라 알맞게 교수·학습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단원에 맞는 학습 활동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사용하여 온 괄호 채우기 형태의 학습지는 자유롭게 사고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사고를 너무 닫히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는 수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활동지의 형태와 구성을 학생들이 생각하고 나누며, 토론할 수 있는 내용으로 바꾸는 시도를 했다. 토의·토론으로 생각을 여는 수업 교과서의
2017-07-01 00:00‘거꾸로 교실’ 수업을 시작한 첫해에는 수업 동영상을 보고 오도록 안내해도, 막상 보고 온 학생은 대여섯 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이 동영상을 보게 하는 데 시간을 뺏겨 소통할 시간이 부족해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수석교사 모임에서 ‘하브루타 수업’을 접했다. 2016년 거꾸로 교실과 하브루타식 질문 만들기를 적용해 ‘질문과 설명으로 상호 소통하는 거꾸로 교실 수업’을 문법 단원에 적용해봤다. 둘씩 짝을 지어 학생들 스스로 동영상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 동영상은 반드시 교과서의 예와 학습활동 문제를 바탕으로 제작해야 하며, 학습목표와 관련된 질문을 둘씩 만들라고 했다. 그런 후 친구들의 동영상을 돌려가며 보고 오게 했다. 이때 반드시 친구의 동영상을 보며 친구의 설명에 대해 질문할 내용을 ‘질문과 설명’ 학습지에 작성해 오게 했다. 수업시간에는 모둠별로 앉되 책상을 디귿 자로 배열했다. 학습 내용은 ‘질문과 설명’ 학습지를 바탕으로 하되 또 다른 질문을 만들면서 서로 교차해 질의응답을 하게 했다. 그랬더니 수업은 친구들의 질문에 답하고,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고, 또 다른 질문을 만들어 다른 모둠에 제시하는 학생 중심 활동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나갔다. 교사가
2017-07-01 00:00수업의 의도 ‘생명과학Ⅱ’ 교과의 ‘유전자와 생명공학’ 단원의 학습 요소는 재조합 DNA, 단일클론항체,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인간유전체 사업, 장기이식, 줄기세포 등 생명공학기술 원리를 학습한다. 그리고 사회적 쟁점인 생명공학의 발달과정과 가능성, 생명윤리를 다룬다. 이 단원은 생명공학의 기술과 윤리 등 학습 주제의 범주가 넓고, 학생들의 의사결정과 토의가 필요하다. 도서관 활용수업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생명공학의 원리와 사례를 학습하고 쟁점을 분석하는 데 적합한 수업 방식이다. 수업의 실제 수업 설계 단원에서 학생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서 한 차시에 걸쳐 책을 읽고 분석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기 때문에 여러 차시에 걸쳐 수업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 따라서 한 시간 동안 책을 읽고 분석하면서도 학습을 위한 방법적 지식을 지도해야 했다. 고민 끝에 선정한 정보활용 기술은 ‘한 주제(one topic), 한 권의 책(one book), 한 개의 전략(one skill)’이다. 한 개의 주제를 선정하고, 관련 자료를 한 권 택해 읽는다. 이때 배경지식 활성화, 질문하며 읽기, 예측하며 읽기 등 다양한
2017-07-01 00:00핫 키워드 ‘4차 산업혁명’ 2017년 상반기, 각 포털사이트에서 집계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4차 산업혁명’이다. 산업의 영역뿐 아니라 교육과 사회문화, 예술 등 전 영역에 걸쳐 사용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이 다보스 포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 용어는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어떤 개념일까? 오늘 다룰 책의 내용을 직접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1760~18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 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1960년대), PC(1970년대와 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컴퓨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한다. 이 세 가지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다양한 정의와 학문적 논의를 살펴봤을…
2017-07-01 00:00한 방송사에서 제작·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세간의 관심을 가파르게 끌어 올렸던 적이 있다. 한 세대 전 1988년 무렵, 한국인이 살았던 삶의 분위기와 정서를 잘 재현해, 그 추억과 감회를 시청자들의 몸이 기억 하고 화답하도록 하는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의 종영을 4회 앞두고, 제작진은 언론에 시청자들이 기다려 즐길 수 있는 ‘모를 권리’를 꼭 지켜 달라고 당부를 했다. 결말 내용을 미리 알리는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드라마에 열중해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 ‘그 드라마는 이렇게 결말이 난다’고 미리 이야기해 버린다면, 얼마나 김이 새는 일인가. 드라마 수용의 긴장감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모를 권리’의 중요성이 잘 드러난다. 이 경우 ‘모를 권리’는 시청자에게는 드라마를 감상하는 몰입의 즐거움을 보장하는 권리다. 해당 방송사 입장에서는 ‘모를 권리’를 확보함으로써 드라마의 흥행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만약 한 언론이 이 드라마의 결말을 미리 알고서 방영 전에 세상 널리 공지한다면,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게다가 이는 국민적 관심을 끄는 드라마이므로, 그 결말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존
2017-07-01 00:006월 설악산 한계령에 거의 도착했을 때 길가에 진한 자주색 꽃송이들이 하늘을 향해 핀 것이 보였다. 엉겅퀴인 것 같았다. 차를 세우고 가보니 줄기에 지느러미 같은 날개가 달린 지느러미엉겅퀴였다. 엉겅퀴는 한여름에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꽃을 피운다. 진한 자주색 꽃송이에다 잎에 가시를 잔뜩 단 모습이 자못 위용이 있다. 야생화 중에서 가장 강인하면서도 야생화다운 느낌을 주는 꽃이다. 이름부터 억센 느낌을 주지 않는가. 꽃에 함부로 다가가면 가시에 찔릴 수 있다. 그러나 가시를 피해 잎을 만져보면 놀라울 만큼 보드라운 것이 엉겅퀴이기도 하다. 엉겅퀴는 마을 주변의 깨끗한 야산이나 밭두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또 공터가 생기면 망초, 명아주와 같은 잡초와 함께 어김없이 나타나는 식물이다. 가시가 달린 억센 이미지에다 짓밟히면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민중의 삶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6·25의 상처와 그 치유 과정을 다룬 임철우의 단편 ‘아버지의 땅’을 읽다가 엉겅퀴를 발견했다. 주인공 이 병장의 아버지는 6·25 때 행방불명됐다. 이 병장은 소대원들과 함께 야전 훈련 중 진지를 파다 유골 한 구를 발견했다. 그 자리는 ‘쑥대며 엉겅퀴 같
2017-07-01 00:00한국이 ‘실패에 관대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들 말한다. 대통령도 재수 정도는 해주고 당선되는 게 기본인 걸 보면 서서히 그런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나 싶기도 하다. 이혼남에 대해 매우 관대해진 이 사회의 태도를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최근 우리 사회가 결혼 실패에 대해 어느 정도로까지 관대해졌는지를 알고 놀란 계기가 있었다. 40대 중반으로 아직 미혼인 선배가 있는데, 본인의 ‘대외적 이미지 관리’를 위해 남들에게는 미혼남이 아니라 ‘이혼남’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너무 엄청난 발상의 전환이어서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충분한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안 다녀온 것보다는 한 번 다녀왔지만 실패한 쪽이 더 좋은 이미지를 확보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혼남을 사칭’한다는 그 발상 자체가 더 놀랍지 않은가?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지만 가치관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 건 줄은 정말 몰랐다.(물론 이런 분위기는 아직은 남성들만의 특권인 것 같다.) 저녁마다 TV에서 방송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이와 같은 ‘이혼남 전성시대’가 보다 가까이 다가온다. 이제는 이혼남들이 본인의 결혼 실패를 터부시하지 않는다. 주변…
2017-07-01 00:00엘찰텐(El Chalten)으로 향하는 길은 흡사 지구를 떠나는 것 같았다. 인간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황량함이 끝 간 데 없이 펼쳐지더니 굽이를 도는 순간 옥빛 호수가 펼쳐진다.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메마른 땅이었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설산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하늘은 또 어떤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구름 사이로 해가 지고 달이 뜨고, 달이 지고 해가 뜬다. 한 치 앞을 종잡을 수 없는 풍경 속에서 버스는 달린다. 그렇게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Bari loche)에서 쉬지 않고 30시간을 달리면 엘찰텐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힘들게 이곳을 찾은 이유는 트레킹 때문이다. 남미 여행 중 딱 한 군데에서만 트레킹을 할 수 있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엘찰텐에서 하는 트레킹을 꼽겠다. 안데스 산맥을 경계로 칠레와 아르헨티나 양국에 걸쳐 있는 파타고니아(Patago nia)는 한반도 면적의 5배 크기다. 3000m가 넘는 설산과 끝이 보이지 않는 평원, 푸른 빙하와 붉은 사막, 다양한 동식물과 기이한 화석까지 만나볼 수 있는 이곳에는 범접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이 신기롭고도 거대한 자연은 엘찰텐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파타고
2017-07-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