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학년도 입학시험을 통해 수고인이 되었다. 시험 당시 15살 위인 큰형이 휴가를 왔었나 보다. 해군인 형은 시험 잘 보라며 자기의 손목시계를 빌려 주었다. 시간 조절하면서 시험을 보라는 뜻이었다. 사회 시험 문제로 기억나는 것 하나. 당시 유엔사무총장 이름을 묻는 문제도 나왔다. 손목시계는 고2 때 처음으로 착용하였다. 1학년 때 태권도부에 가입하였다. 선배들이 교실을 찾아다니며 부원을 모집하였다. 방과후 강당에서 연습을 하였는데 도복은 창고에 쌓여있는 것 중에서 깨끗한 것을 골라 세탁해 사용하였다. 흰띠, 노란띠 입장에서 붉은띠, 검은띠가 그렇게 우러러 보일 수 없었다. 3학년 검은띠와 대련을 붙다보면 힘이 벅차 숨이 차오른다. 그것을 견뎌가며 실력을 쌓았었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선지 우리들은 후배들을 뽑지 못하고 해산하게 되었다. 고교시절 중 큰 변화라면 2학년 때 응원부에 가입한 것. 수줍음 잘 타는 내성적인 성격인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었는지 지금도 대견하다. 수원시학생체육대회를 앞두고 카드섹션, 박수 등을 앞에서 이끌 사람이 필요했었는데 아마도 당시 홍순복 선생님의 격려가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친구와 함께 2․3박수, 기차박수, 3
2013-09-23 12:39무더위도 가시고 이제 제법 가을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로 사람도 기관도 서서히 수확을 하여야 하는 시점에 접어들고 있다. 개인이나 학교기관, 국가를 포함하여 모든 조직체는 생명체이다. 이 조직체에는 설립 목표를 중심으로 핵심부를 비롯한 세세한 조직들이 잘 움직여 그 기능을 다하게 될 때 열매가 풍성해 지는 법이다. 학교의 열매는 궁극적으로 아이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닐런지! 그 가운에 야간 경비 업무를 보고 있는 이종무 씨는 손녀가 950여명이 있다는 것에 매우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다. 광양여중 학생 모두가 그에게는 손녀나 다름없다. 교정 여기저기에서 친구들과 재잘재잘 거리며 웃는 손녀들을 보면 없던 힘도 부쩍 난다고 전했다. 이종무 씨는 광양여중 경비 업무를 본 것은 올해로 5년째다. 그가 하는 일은 방과후 각 교실을 비롯해 창고, 사무실이 잘 잠겨 있는지, 한밤 중 무슨 일은 일어나지 않았는지, 귀가하지 않은 학생은 없는 지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다. 누구보다 가장 먼저 학교에 나오다보니 이 씨는 어느 선생님이 일찍 오고 늦게 오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5년 동안 경비 업무를 보면서 학생들의 변화…
2013-09-23 12:38베란다 텃밭,가을의 끝자락을 보며 계절의 변화는 막을 수 없나 보다. 나팔꽃잎은 누렇게 변했다. 붉은 고추도 가지에 매달린 채 말라간다. 방울토마토 덩굴은 거둔 지 이미 오래다. 다만 항아리 위에 놓인 황금토마토가 한창 전성기 때의 모습을 말해 주고 있다. 우리 집 아파트 베란다 풍경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베란다 정원 식물을 가꾸었으면 모를까 1년생 농작물을 가꾸다 보니 벌써 수확의 끝인 것이다. 작은 베란다 텃밭에서 인생을 생각하게 한다. 수확한 붉은 고추 50여개는 아내가 조리할 때 사용할 것이다. 고추는 최종 수확물보다 애고추가 사랑을 받았다. 그 때 그 때 열리는 것이 상에 오른다. 쌈장에 찍어 먹으니 끼니 때마다 비타민 공급원이 되었다. 황금색 방울토마토는 식후 후식으로 제격이었다. 덩굴이 얼마나 무성하게 자라는지 아파트 창문 전체를 다 가린다. 올핸 순치기를 하며 열매에 영양분이 가도록 하였다. 얼마 전 열매를 최종 수확하고 줄기를 정리했다. 혹시나 하여 가지 밑동은 남겨 두니 거기에서 또 새순이 돋는다. 나팔꽃은 녹색공간 확보가 목적이었다. 아내는 나팔꽃을 기다렸지만 아침에 피었다가 지고 마는 것이 나팔꽃이다. 그러나 줄기와 잎은 무성하게 올라
2013-09-22 14:22첫입학, 첫인상, 첫느낌, 첫사랑은 강렬한 것인가? 1969년 중학교 입학 당시 수원북중과 수원농고가 같은 정문을 쓰고 교장도 한 분이었다. 운동장 조회도 함께하였다. 등교 시 중․고 선도부들이 교문을 지켰다. 복장을 위반하거나 불량학생은 수위실 뒤에 가서 몽둥이로 엉덩이를 맞았다. 그 인상이 너무 깊었는지 미술시간, 주제가 ‘그리고 싶은 것 그리기’였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등교시 풍경으로 수위실 뒤 체벌 받는 모습을 그렸다. 중학교 입시를 치르고 입학하였다. 게시판 합격자 명단에서 어머니와 함께 내 이름을 확인하였다. 그 때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울고 있는 어떤 친구와 아들을 달래는 어머니를 보았다. ‘아, 인생이라는 것은 선의의 경쟁이구나!’ 처음으로 낙오자의 모습을 본 것이다. 그 학생 어찌되었을까?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이 입학하여 중학생이 되었다. 교육청에서 입학정원을 늘려주었는지 학교에서 수용한 것이다. 그런데 조종례 때 학급과 교과시간 학급이 다른 것이다. 학생들을 성적 순으로 나누어 A반부터 G반까지 편성, 수준별 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한 것. 나는 E 반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40여 년 전에 앞서가는 교육실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학년
2013-09-22 14:211963년. 하마터면 초등학교(그 당시 명칭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못할 뻔 했다. 호적에 나이가 세 살 줄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같이 놀던 친구들은 모두 입학을 하는데 나 혼자서 외로이 동네를 지켜야 할 처지가 되었다. 이를 미리 간파한 어머니의 지혜(?)로 입학하였다. 당시 어머니는 학교 선생님과 친분이 있어 청강생으로 입학을 한 것이다. 1학년 어린이 모습. 왼쪽 가슴에 모두 흰 손수건을 달았다. 왜? 코 흘리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면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이 그 수건으로 코를 닦아주는 것이었다. 우리반 친구 중 유달리 코를 많이 얘가 있었는데 윗입술을 넘어 아랫입술까지 흘러내린 모습이 기억난다. 그 애는 입학해서도 엄마젖을 먹었다. 쉬는 시간이나 수업이 모두 끝나면 그 애 엄마가 기다렸다가 젖을 물리는 것이다. 유년기 일생일대의 사건 하나.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 하나가 부러졌던 일. 아마도 토요일인 것 같다. 세류초교 후문 밖에 다리가 하나 있고 쓰레기장이 있었다. 아마도 철부지 또래들이 용감성을 시험하고 있었나 보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다른 아이들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보아 멈칫하고 있었는데 내가 뛰어내린 것이다. 어떻게 되었을까
2013-09-22 14:20청소년들에게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사람을 꼽으라면 대다수가 부모를 꼽는다고 하니 부모의 입장에서 들으면 놀랄만한 일이다. 자녀의 인생에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등대가 되어야 할 부모가 자녀를 가장 힘들게 하는 존재라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또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시사 잡지사가 공동으로 우리나라 초등학교 4~6학년 1천명을 대상으로 한 '부모와 하루에 30분이라도 대화하는가?'라는 설문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학생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나마 자녀와의 대화 내용은 '학원 갔다 왔니? 숙제는 다 했니?' 등등 그 어떤 것도 자녀의 생각이나 사고를 자극하는 대화나 질문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부모와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 훌륭한 자녀를 기른 부모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또한 대화의 형식도 자녀에 대한 지나친 책임감 때문에 일방적으로 혼내거나 훈계하는 일이 흔하다. 이런 훈계조의 대화로는 자녀에게 좋은 코칭을 할 수 없다. 오히려 반항심만 길러줄 뿐이다. 자녀를 정말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자녀의 말에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들어주어야 하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자녀에게…
2013-09-22 14:16이야기 하나 : “지금 나를 잡으려고 군대까지 동원하고 엄청난 돈을 쓰는데 나 같은 놈이 태어나지 않는 방법이 있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너, 착한 놈이다’라고 머리 한번만 쓸어 주었으면 내가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5학년 때 선생님이 ‘야, 이 ××야, 육성회비 안 가져 왔는데 뭐 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라고 소리 쳤는데 그때부터 내 마음 속에 악마가 생겼다.”(희대의 탈주범 ‘신창원의 907일의 고백’ 중에서) 이야기 둘 : 중국 위(魏)나라 신하 중에 경영이라는 자가 있었다. 하루는 왕과 함께 궁궐에서 활쏘기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저쪽에서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러자 경영이 왕에게 기러기를 화살로 맞히지 않고도 떨어뜨려보겠다고 호기 있게 말했다. 왕과 주위의 다른 신하들은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비웃음이 일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경영은 화살을 이리저리 쏘아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얼마 후 경영의 말대로 기러기가 화살에 맞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하늘에서 곤두박질하며 떨어져 죽는 것이 아닌가. 왕이 놀라며 경영에게 그 비법을 물었는데, 답변은 이랬다. “기러기는 원래 떼를 지어 나는 새인데, 혼자서 저렇게 슬피…
2013-09-22 14:14가을이 소리 없이 성큼 다가왔다. 찬바람이 돌 정도다. 잠자리가 가을을 알리는 역할을 잘 하고 있다. 고추잠자리를 보면서 고향을 느끼게 한다. 벌써 마음은 고향에 가 있다. 고추잠자리가 더 맑고 고운 하늘 아래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이 곧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 더욱 좋다. 추석이 되면 언제나 어버이에 대한 섬김에 대한 것이 떠오른다. 어버이를 섬기려고 해도 떠나 계시지 아니하니 서글프다. 하지만 어버이를 대신하는 형(兄)님이 계시니 그나마 위로가 되고 안심이 된다. 오래 전 아버지를 여의고 최근에는 어머니까지 여의게 되니 졸지에 고아가 되고 말았다. 환갑이 넘어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니 마음은 고아의 마음과 같다. 그래도 평생 부모님의 뜻을 좇아 살고 부모님의 한 집에서 평생을 모신 형님이 계시니 부모님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주일 오후만 되면 꼭 어머님이 살아계실 때와 같이 전화로 안부 인사를 드린다. 맹자께서는 사서삼경의 하나인 七이루장구상 제27장에서 “인(仁)의 핵심은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 그것이고, 의로움의 핵심은 형(兄)을 따르는 것이 그것이다”고 말씀하셨다. 어버이를 섬기는 것이 인(仁)의 핵심이라고 하셨다.…
2013-09-17 11:10애플 성공 신화를 이룬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떠났다가 돌아와 처음으로 내뱉은 말은 “I am still hungry"였다고 한다. 이는 자신에게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고 성취하고 싶은 의지가 있음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갈급함이야말로 요즘처럼 청년층의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우리 청년들이 배워야 할 것은 도전정신이 아닌가 생각된다. 20여년 전과 달리 오늘의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많이 달라졌다. 세계 곳곳에서 한류 열풍이 불고 있어 어디를 가나 한국의 것을 볼 수 있고, 한국인을 만날 수 있다. 필자가 1994년 일본 큐슈 구마모토에서 고교생들에게 한국문화 및 한국어를 가르칠 때만 해도 김치는 일본인이 냄새난다고 거의 먹지 않은 음식에 불과했다. 그들의 흥미는 오직 불고기이었기에 불고기 소스를 가르치기 위하여 넣어야 할 간장, 소금 등 양념의 양을 측정하는 수고를 한 기억이 있다. 20여년 전인 1993년 김치를 처음으로 몽골에 들여온 이혜식 박사는 몽골 '채소의 영웅'이 되었다. 역시 유목민인 그들에게 채소를 소개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직 육류만 먹는 몽골인들의 의식속에 채소는 말이나 양이 먹는 음식으로 여겨 전혀 먹지 않았기 때
2013-09-17 11:08토요일 아침이면 운동장에는 학생들의 소리가 들린다.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축구를 한다. 이 모습은 언제나 보아도 보기가 좋다. 이들에게는 한 주 동안의 스트레스를 푸는 좋은 시간이 아닌가 싶다. 하루 일과가 빡빡하게 돌아가는 평일에는 불가능하기에 토요일 아침 시간을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늘 건강을 지키면서 학교생활에 임했으면 한다. 요즘은 매일 이른 아침부터 풀벌레소리가 학교를 가득 메운다. 가을이 임박했음을 알림과 동시에 가을을 예찬하는 노래다. 이 소리도 아무나 들을 수가 없다. 일찍 일어나는 이들이 들을 수 있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풀벌레소리를 들을 수 없다. 또 산에 있지 아니하면 듣지 못한다. 우리학교는 산중턱에 있기에 풀벌레소리를 듣는 기쁨도 누리게 된다. 부지런하면 풀벌레소리가 들려주는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런 귀를 가진 자는 복되다. 그러기에 매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것이 행복된 삶이라 할 수 있다. 지난 금요일은 우리학교에서 성금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점심시간에 학생들 대표와 관계되는 선생님이 참석한 가운데 성금을 전달하면서 위로를 하였다. 우리학교 미화원담당여사님께서 원치 않는 화재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2013-09-16 1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