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굉장히 달다.껍질이 얇아 껍질째 먹어도 되겠다." "여보, 포도가 입에서 살살 녹네!" 우리 부부가 수원포도를 맛보고 나서 말한 포도에 대한 품평이다. 수원포도, 정확히 말하면 효원포도다. 얼마전 수원 구운동수원농협유통센터에 뒤에 있는 비가림 포도밭을 갔었다. 그 곳에서 포도를 맛보았는데 이건 보통 포도맛이 아니다. 요즘 하는 말로 끝내준다. 지금까지 필자는 포도하면 대부포도, 송산포도, 서신포도를 생각하였다. 안산에서 4년 넘게 근무하는 동안대부포도를 으뜸으로 여겼었다. 그 맛과 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 효원포도 맛을 보니 그게 아니다. 대부포도를 구태어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5kg박스를 살펴보니 포도품종이 캠벨어리, 생산자는 효원포도작목반. 수원시 특산품이라고 적혀 있다. 포도송이를 싼 흰봉투에는 '한송이 더 먹고 싶은 효원포도'라고 적혀 있다. 포도밭에서 직접 운송되어서 그런지 터진 포도알이 하나도 없고 신선하기만 하다. 수확시기도 맞았는지 포도씨가 알맞게 익었다. 너무 익으면 씨앗이 거칠기 때문이다. 아내는 씨를 발라내지 않고 씨앗째 먹는다. 비가림 포도라서 봉투를 비롯해 포도송이 자체가 깨끗하다.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2009-09-12 22:36▲ 철도 개통식 광경(1900년) - 한강 철교 준공과 더불어 7월 5일 역사적 개통식을 가진 경인철도 ▲ 서소문안 풍경(1900년) - 서대문과 남대문 사이에 위치하던 서소문은 1914년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철거되었다. ▲ 해태상 앞의 불량소년(1900년) - 광화문 화재를 막기 위해 만든 해태상 앞에 모여 담배 피우는 아이들 ▲ 광화문 전경(1900년) - 광화문 뒤로 인왕산이 보이고 해태상 머리 위에 올라간 아이가 있다. ▲ 최초의 국립극장 기예단원들(1902년) - 고종 40주년 기념행사장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 정동에 세운 국립극장의 기예단원들은 궁내부 소속이었다. ▲ 옹기장수들(1903년) - 부산의 옹기장수들이 옹기를 선착장으로 운반하고 있다. ▲ 덕수궁 화재 - 당시 경운궁이었던 덕수궁이 1904년 4월 14일 대화재로 전소되자 덕수궁 돌담과 대안문을 배경으로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 대한문 전경(1906년) - 화재로 전소된 덕수궁(대안문)을 재건한 이토 히로부미가 고종과 대한제국을 조롱하기 위해 안(安)을 한(漢)으로 바꿔 큰 도적놈이 드나든다는 대한문이 되었다. ▲ 순종황제 행차(1907년) - 즉위식을 축하하기 위해 인천에 도착한 일
2009-09-05 09:03▲ 서울역 환영식(1907년) - 순종 즉위식에 참석하러 온 일본 황태자 환영식장 ▲ 최초의 영업용 택시(아우디) - 1912년부터 영업이 개시된 합승택시로 독립문 언덕길에서 잠깐 쉬고 있는 8인승 승합차 ▲ 이승만과 독립군 - 뒷줄 오른쪽의 이승만은 후에 대통령이 되었다. ▲ 고종황제 서거(대한문 앞) - 1919년 1월 21일 고종황제가 서거하자 구름처럼 몰려나온 백성들이 땅을 치며 서러워하는 모습 ▲ 최초의 소방서 - 서울 중동과 대한문 사이에 있던 최초 소방서의 망루에 사이렌 대신 종이 매달려 있었다. ▲ 마지막 왕의 빈소 - 순종은 16년 동안 창덕궁에 머물다 1926년 4월 26일 53세에 생애를 마쳤다. ▲ 영추문의 붕괴 - 바로 옆 전차종점의 진동으로 1926년 4월 27일 붕괴된 영추문 ▲ 조선시대부터 사용된 군기 - 검은 바탕에 태극을 중심으로 팔괘와 중국 하나라 낙서(점으로 된 무늬)를 그렸다. ▲ 일본군 기마병 - 가죽장화에 긴 칼(일본도)을 차고 우리 백성을 주눅 들게 하던 일본 기마군이 만세 소리에 놀라 기수를 돌리는 모습 ▲ 움직이는 영업 광고 - 사람들이 빼곡하게 타고 있는 전차의 지붕에 그 당시 일본의 담배인 ‘오루도, 히이로’
2009-09-05 09:03넷째 날인 13일 아침을 통화에서 맞이했다. 다른 나라와 차이나는 게 많은 중국으로 백두산에 오르는 여정은 그 자체가 고난의 길이다. 일정 내내 하루에 일곱 시간 이상 차를 타고, 밤늦게 숙소에 도착해 새벽에 기상하는 게 기본이다. 불현듯 가깝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 이렇게 중국까지 와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민다. 그래도 이번 여행을 통해 큰 땅덩어리를 바른 길로 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중국인들의 생활을 직접 확인했다. 처음 만났지만 소소한 것까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해 늘 흐뭇했다. 남북의 화해무드로 휴전선 넘어 북한 땅을 곧장 내달려 백두산을 만날 날이 가까워졌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이제 차타는데 숙달이 되었다. 아침을 먹자 통화에서 2시간 거리의 집안으로 향한다. 차안에서 가이드가 들려주는 얘기는 현지의 실정을 아는데 도움이 되고 시간 보내는데도 좋다. 중국인들은 붉은색, 복자, 폭죽놀이를 좋아한다. 그런 중국인들이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붉은색 때문에 배앓이를 했다. 붉은색을 빼앗겼다고 분통을 터뜨리며 운동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의 응원을 바라봐야만 했다. 더구나 한국 팀이 4강까지 올랐으니 배 많이 아팠을…
2009-09-05 09:03지난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볼거리들이 다양한 괴산고추축제가 열렸다. 그중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사이버 괴산가자에서 야심차게 기획하고 발굴한 특별사진전이었다. 개화기에 선교사들이 찍은 사진과 괴산의 옛 사진들은 4일이라는 전시기간이 짧을 만큼 우리나라 옛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태초의 태극기, 궁궐의 정문인 대안문이 대한문이 된 사연, 작대기 선거 벽보 등의 사진을 구경하는 동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떠난,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타임캡슐을 개봉한 스릴을 느꼈다. 역사적 가치가 큰 희귀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는 소식에 전주의 한옥마을에 살고 있는 고종의 손자 이석 씨가 한걸음에 괴산으로 달려와 옛 추억에 젖었단다. 다시 보기 어려운 사진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 한미수호 조약 후의 신헌 - 문헌상 가장 오래된 대신의 사진으로 1876년 조일조규 한미조약을 체결한 대신 신헌 ▲ 초헌을 타고 가는 구 한국군 장교 - 정2품 이상 고관대작들이 타고 다니던 외바퀴 수레로 사진전을 구경하러 온 고종의 손자 이석 씨가 자기 집 창고에 있던 것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가져갔다고 증언했다. ▲ 신미양요의 조선인 포로(1871년) - 미 수군의 포로로 잡힌 조선 수군
2009-09-05 09:03뜨거운 태양을 이고 우리 일행은 그님이 잠든 곳으로 터벅터벅 걸었다.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도착하니 한낮의 땡볕! 주변에 햇빛을 가릴 곳도 없고 잠시 더위를 식힐 그 무엇도 없다. 오직 저만치 무심하게 서있는 부엉이 바위와 또 저어만치 우뚝 솟아있는 사자 바위가 오고가는 사람들을 무심히 내려다 볼 뿐이다. 우리를 기다리거나 아는 사람도 없는 그 곳에서 갑자기 가슴이 찡! 하며 그 무엇인가가 울컥 솟는다. 역사의 한 장면을 그릴 수 있는 386세대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서일까?! 그 작은 묘소가 스산한 가을밤 부엉이를 부르게 하는 그 쓸쓸함에 대하여...... 방학이 끝나가는 이 순간을 뭔가 의미있게 보내야 하는 의무감으로 내 자신을 채찍질하고자 찾은 ‘봉하마을’은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본 그 느낌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보는 관점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냥 섭섭함, 무거움, 우울함이 밀려온다. 그곳은 순박함이 묻어나는 우리 농촌의 정서를 고스란히 갖고 있어 바로 정겨운 투명수채화를 보는 듯 했다. 지극히 평범함에...... 지각 있는 사람이라면 미안함이 앞서는 그 집, 작은 묘의 뒤로 펼쳐지는 감나무 밭, 깊은 산골의 골바람, 수려하거나…
2009-09-03 11:23유난히도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그림에 우리는 왜 끌리는 걸까? 바로 색깔 때문이다. 다비드의 그림 '호라티우스형제의 맹세'가 주는 강인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 경건한 마음이 드는 이유나, 피사로의 작품 '하얀 서리'가더 차가워 보이는 원인의 해답은 역시 모두 색에 있다. 그리스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에게 다나에라는 외동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왕은 신탁을 하나 받게 되지만 믿기지 않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자기 딸이 나은 자식에 의해 자신이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기절할 내용. 그날부터 걱정을 끌어안고 살게 된다. 딸이 절대로 아들을 낳지 않기 바라면서 불안한 세월을 보내던 중 기발한 묘책을 생각해 내지만 그도 모르는 한 가지 신탁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 왕은 신하들에게 청동 탑을 짓게 해 그곳에 딸을 가두고 어떠한 남자도 접촉하지 못하게 하지만 탑 속에 갇힌 딸 다나에의 아름다움은 나날이 빛을 더해간다. 사람들의 호기심도 높아가고 소문은 마침내 바람둥이 제우스의 귀에 까지 들어간다. 신들의 대장이며 뛰어난 변신능력 소유자인 제우스는 황금의 비로 변신해 창살 사이로 스며든다. 그 결과 아크리시오스가 그렇게도 두려
2009-09-02 09:5411일 아침을 단동에서 맞이했다. 늦게 잤지만 모닝콜 시간보다 30분 이른 5시에 일어났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커피까지 마시고 식당으로 갔다. 어금니를 치료받다 여행 온 게 탈이었다. 치통이 심해 부드러운 빵 몇 조각 먹는 것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여행지에서 이렇게 아파 고생하는 게 처음이라 신경 쓰이는데 옆자리의 중국인들은 수저를 놓자 담배부터 피워댄다. 그러고 보니 4성급 호텔의 테이블 위에 재떨이가 놓여있다. 이틀째 처음 찾아가는 곳은 1시간 거리의 호산장성이다. 단동역을 지나는데 역전에 모택동의 대형 동상이 서있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모택동과 등소평을 보는 중국인들의 시각이 확연히 다르다. 잘사는 사람들은 개방정책을 펼친 등소평을 존경하고, 못사는 시골 사람들은 없이 살았어도 생활수준이 비슷하던 모택동 시절을 그리워한다. 한국의 실상을 제대로 알게 된 것도 근래의 일이다. 한국의 실정을 거꾸로 알린 정책 때문에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남한이 북한보다 못사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중수교, 한국의 올림픽 개최, 조선족들의 왕래가 한국 사람들의 부유한 생활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압록강에 만들어진 섬들은 월량도를 제외하고 모두 북한 땅이다. 이성계
2009-08-27 16:39드디어 백두산 천지를 만나는 12일이다. 일찍 일어나 창밖의 날씨부터 살폈다. 안개 속 통화시내의 아침 풍경이 우중충하다. 오늘도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다. 통화에서 백두산 입구까지 관광버스로 3시간 30분, 입구에서 5호 경계비 주차장까지 셔틀버스로 40여분 이동해야 한다. 다시 주차장에서 약 30분 동안 1,236개의 계단을 올라야 천지를 만난다. 무척 피곤한 일정인데 일행들은 가이드의 요구대로 잘 따라주며 천지를 만날 설렘에 싱글벙글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시내의 도로변에서 만난 중국 군인들의 모습이 왠지 태만해 보인다. 중국에서는 고위관료들의 자식이라야 군에 간다. 입대하면 월 1,500위안(한화 30만원) 정도의 봉급을 받아 공부하기 싫어하는 말썽꾸러기 자식의 도피처로 안성맞춤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됨됨이가 올바른 사람을 만들려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어느 나라나 농촌에서는 총각신세 면하기 어려운가 보다. 중국의 농촌 여성들이 도회지나 외국으로 나가면서 결혼 못하는 농촌 총각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선족 총각들은 문화가 같고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탈북 북한여성들을 원하는데 결혼 후 아기를 낳지 않으려고 해 갈등을 일으킨다. 중국에는 어렵게 국경선을…
2009-08-27 16:39수시로 떠나는 여행인데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만나러 가는 여행길은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혹여 돌발 상황이 여행을 방해할까 8월 10일 새벽 4시 20분경 집을 나섰다. 떠날 때는 늘 즐거운 게 여행이다. 청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차를 모는 동안 아내와 인생살이를 얘기하며 오붓하게 시간을 보냈다. 길이 막히는 곳이 없어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3층 약속장소에서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혔다. 달러(USD)와 위안(CNY)을 환전하고 7시 40분경 같이 여행 떠나는 사람들을 만났다. 지루하게 기다렸는데 한교투어 김재훈 가이드를 만나면서 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점을 돌아봤다. 서민들에게는 부담되는 가격이라 눈요기만 하는데 사람을 꼭 빼닮은 마네킹이 아이쇼핑을 즐겁게 한다. "**님과 @@님, $$로 가는 &&편의 마지막 손님이니 빨리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출발시간 직전까지 탑승하지 않은 손님을 찾는 멘트가 재미있다. 조금 더 너그러우면 급박하게 시간을 다투는 공항에서도 이렇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예정된 시간에 맞춰 9시 40분경 대련(大連)으로 가는 아시아나비행기가 이륙했다.…
2009-08-27 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