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다. 자연스럽게 컴퓨터 앞에 있는 시간도 많아진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목요대화를 봤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서 강의를 듣고 있다. 그중에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의 강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했지만, 질문도 많이 남았다. 우리 교육을 반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 입시 폐지, 대학 서열 폐지, 특권 고등학교 폐지, 등록금 폐지를 주장한다. 극심한 경쟁 교육은 야만적이라는 말도 한다. 극복의 대안으로 유학 경험을 토대로 독일 교육을 모델로 제시했다. 독일 교육은 경쟁적 입시가 없어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했다. 대학도 서열 없는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로 재편하자고 했다. 문제점 지적에 공감이 간다. 우리 교육에서는 경쟁이 지나치다. 인기 학과 인기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의 노예가 된다. 공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석차에 집착한다. 석차 경쟁은 개인의 역량을 가리고, 어린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다. 자연스럽게 사교육에 의존하고, 공교육은 입시 준비 기관이 된다. 특권 교육에
2020-07-08 08:44우리 사회가 가히 애완동물의 천국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개는 애완동물 이상의 존재로 대접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반려동물이 되어 가족과 생과 사를 같이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래서 집집마다 기르던 개가 죽으면 가족을 잃은 것 이상으로 상심에 잠긴다. 예컨대, 곳곳에 개 장례식장이 성시를 이루고 화장한 개의 유골함을 집에 고이 간직하는 세태를 보라. 이를 보고 인간도 아닌 개를 그렇게까지 하나 의아해할 수 있지만 이것은 명백히 생각의 차이가 가져다주는 우리 삶의 단편이다. 그만큼 개는 이제 인간의 삶에서 동반자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인간이 자연, 생명체와 조화로운 삶을 이루고자 하는 행위라 결코 비난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 세상이 갈수록 삭막해져 가니 이런 반려동물에라도 인간의 사랑이 작동하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얼마나 황폐할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애완동물이 사람 위에 있고 인간 상호 간의 관심과 사랑이 퇴색하는 문화가 문제다. 우리는 우산을 받쳐주는 사람보다 함께 비를 맞아주는 사람에게 더 감동한다. 왜 그럴까? 이는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인간을 설득하는
2020-07-02 08:16코로나19로 인하여 학교 현장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교육부는 연신 보도자료를 통하여 학생 등교 및 질병과 관련한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 학교 현장은 오늘도 방역과 학생 교육 활동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학교는 현재 교육부, 각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에서 시달된 코로나19와 관련한 공문내용을 준수하여야 하는 한편,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가 방역과 학생등교 방법의 자율적 결정을 권장 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분야에서 팬데믹 선언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지금의 결정사항들이 향후 다가올 미래시스템으로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다. 학교교육시스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나라 헌법 제117조에서 지방자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도교육감 행정권한 위임조례에 따르면 학교체육·보건·급식 및 학교환경정화 등 학생의 안전 및 건강에 관한 사항을 교육장(지역교육청)에게 위임하고 있다. 위의 내용에 의하면 보건 및 학생의 안전 및 건강에 관한 사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운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는 자율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방역과…
2020-06-29 11:32해거름 지는 산길 진종일 쑥국새 울음소리 목이 쉬고 안개처럼 스미는 진한 쟈스민 향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짙은 초록 바람에 실려 온 그 향기는 밭 가장자리 울타리 삼아 심어 놓은 치자꽃에서 피어난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그 향기는 삘기 꽃 하늘거리는 언덕을 돌아 파랗게 물드는 흰 구름에 옮겨 탄다. 치자꽃 그 향기! 겨우내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상록의 짙푸름을 깔고 연초록 봄 받침을 하더니만 여름에 접어들자 순백의 도톰한 여섯 잎이 그리움의 진한 향을 피워올린다. 그리고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달착지근한 여운으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치자꽃의 꽃말은 한없은 그리움이다.치자나무(Cape jasmine)는 꼭두서닛과(Rubiaceae)에 속하는 늘 푸른 넓은 잎 떨기나무이다. 중국이 원산지인 열대 및 아열대 식물로서 치자(梔子)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타원형으로 옛날 술 단지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한다. 치자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영국에 가데니아라는 아름답고 순결한 처녀가 있었는데 흰색을 너무 좋아해서 흰색으로 자신의 모든 걸 치장하고 있었다. 어느 날 천사가 찾아와 어떤 열매를 주며 천국에서만 피는 꽃인데 화분에 심어 크게 자라면 키스를 하
2020-06-29 10:01그동안 무리한 운영으로 각종 문제점이 지적돼 온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기능경기대회가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기능대회 운영방식을 개선해 과열 경쟁을 완화하고 비공식적으로 운영되던 기능반은 정규 동아리로 전환해 야간교육과 휴일교육·합숙교육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공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기능경기대회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거쳐 확정했다. 사실 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의 사기앙양과 근로의욕의 고취를 목적으로 심신의 건전화 및 기술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지방기능경기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등이 있다. 전국기능겅기대회는 올해 제55회 대회를 맞아 오는 9월 전북 군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기능경기대회는 1등급 중 최고상에는 대통령상, 국무총리상을 수여하는 전통 있는 경기대회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기능대회 개선 방안은 과열 경쟁, 종목의 산업 현장성 부족, 입상자 취업 저조 등 기능대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기능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성화고(직업계고)도 보통교육 학교라는 점도
2020-06-29 09:58한때 중·고등학교에서 유행하던 말에 ‘어버리’라는 말이 있었다. 교사가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어리벙벙한 학생을 꾸중할 때 흔히 이 말을 썼다. “이런, 어버리 같은 놈아!”와 같이 말이다. 여기에 쓰인 ‘어버리’는 ‘어리버리’가 줄어든 말이다. 그런데 ‘어리버리’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어리바리’가 표준어다. ‘어리바리’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을 뜻한다. “술에 취한 듯이 어리바리 겨우 손을 내밀었다”, “낮보다도 더 자주 어리바리 잠에 빠지곤 했다” 등에서 ‘어리바리’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누구나 초보자의 시절엔 매사에 어리바리하다. 군대의 훈련병 시절을 생각해 보자. 집 떠나온 빡빡머리 장정들의 모습은 누가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가늠이 어려울 만큼 머리에서 발끝까지 똑같은 모습이다, 또한 4~5주간의 군사 기초훈련을 받는 초보 병사의 힘겨운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돌이켜보아 필자도 훈련병 시절에 모든 것이 바싹 긴장된 생활의 연속이라 몸도 마음도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26개월의 복무 기간 중에 상병이 되어서는 한미야전군(CFA) 사령관인 군단장(3성 장군)으로부터 모범…
2020-06-26 10:39며느리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말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손녀가 오전에 어린이집에 간 틈에 공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손녀가 이제 세 살이 넘어 엄마만 찾던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어려운데 포기하지 않고 마냥 하면 어쩌나. 그때마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눈물을 흘리면, 그 모습도 가슴 아프게 다가올 듯하다. 며느리는 결혼 전에 여행잡지 기자로 일했다. 간혹 외국 출장을 가며, 글을 썼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직장을 나왔다.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직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공무원의 길이었다. 공무원은 경쟁이 치열하다. 요즘 말로 피를 흘려야 하는 경쟁이기 때문에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이 안정적이고, 노후에 도움이 된다지만, 경제적 대우는 많이 뒤떨어진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무원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은 공채를 줄이고, 중소기업은 근무 환경이 나쁘다. 회사에 들어가도 신분이 불안하고, 수직적인 문화로 스트레스받는 일이 허다하다. 좋은 일자리가 없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험에 성공하지 못하면 단순 노무직
2020-06-26 10:38코로나19 대란으로 팬데믹에 처해쳐 어려움을 겪은 대학가가 곧 여름방학을 맞는다. 유.초.중.고교에 비해 먼저 선제적으로 온라인원격교육 강의에 들어간 전국 각 대학들은 대부분 오는 6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학기말 평가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게 된다. 어렵기는 하지만 전대미문의 '가보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 험준한 산 하나를 넘은 느낌이다. 그런데 한 학기를 마무리한 즈음에 전국 각 대학에 큰 난제가 발생했다. 즉 비대면(untact, contact) 강의ㆍ수업으로 1학기의 대부분을 보낸 학생들이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교유당국과 대학 당국 등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학기 대학가의 큰 논란거리가 될 여지가 있어서 우려되고 있다. 학생들은 당연히 등록금에 포함된 도서관, 컴퓨터실, 강당, 체육관 등 편의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고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이다. 면대면 오프라인 강의를 전제로 한 등록금의 혜택의 일정 부분을 받지 못했다는 반론이다. 당연히 그 차액을 반환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200여개 대학 재학생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99.2%가 1학기 대학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압도적 비율로…
2020-06-17 22:45녹음도 지치면 타오르는 불길이 된다. 오월과 칠월 사이에 있는 유월은 돌, 개천 이끼가 그렇듯이 비렁마다 찬연한 옥색 융단으로 깊은 부드러움을 느끼게 한다. 서산에 해가 한 발이나 남았다. 길어진 산 그림자는 산을 내려와 논밭을 덮고 노을을 물감처럼 흘린다. 나지막한 산길을 도는 짧은 산책길에 산 밭이 나온다. 수국은 흐드러지게 유월 속에 합창을 하고 수수한 웃음 흘리는 감자꽃과 다섯 장의 꽃잎을 펼친 찔레꽃이 소담스럽다. 여름으로 들어서는 이때 많은 여름꽃을 본다. 그리움이 묻힌 접시꽃, 화려한 양귀비꽃, 앙증스러운 망초꽃, 코끝을 훔쳐 현기증을 일으키게 하는 밤꽃, 치자꽃 등이 있다. 모든 꽃에 다양한 사연이 있겠지만 한걸음 느리게 살펴보면 아픔과 슬픔의 사연이 있는 꽃도 많다. 그 사연을 대표하는 유월의 꽃이 감자꽃과 찔레꽃이 아닌가 한다. 감자꽃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감자는 춘궁기 때 허기를 달래주는 구황작물이었다. 감자가 알이 들고 바람 따라 보리가 물결을 이뤄 누렇게 익어갈 즈음을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먹거리가 귀했던 시절 아이들은 가끔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보리 목을 꺾어다가 그슬려 먹기도 했다. 불김이 스쳐 간 통통한 햇
2020-06-08 15:05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에 대한 담론이 한창이다. 코로나의 충격으로 사회 변화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가고 있다.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교사와 학생이 마주 보고하던 교육 형태가 흔들리고 있다. 인터넷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는 비대면 수업이 더 많아진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등교 개학이 어려워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온라인 교육이다. 온라인 교육은 생소했다. 교사나 학생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았다. 그런데 기우였다. 학생과 교사가 잘 적응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도 학교 시간에 맞춰 수업하고 있다. 활동 결과물을 제출하고 평가도 한다.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을 하고, 답이 온다. 교실에서 부끄러워하던 아이들은 오히려 질문을 자유롭게 하며 수업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경험이 많다.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해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미디어 활용을 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높다. 학생들도 교육방송에서 학습 경험을 했기 때문에 수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학습 속도에서 차이가 오고, 집중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있다. 이 문제도 콘텐츠를 흥
2020-06-08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