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아파트와 이웃한 초등학교 앞을 지나려니 누렇게 익은 벼를 한 움큼씩 쥔 학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운동장에서 벼 타작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도시 한가운데 위치한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져 벼 타작하는 모습은 보기 드문 광경이다. 발로 돌리는 재래식 탈곡기로 벼를 터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조그만 절구를 하나씩 든 학생들이 둘러앉아 벼를 찧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한편에선 떡메로 쳐서 떡을 만들고 뻥튀기 아저씨까지 참여해 펑 소리가 터질 때마다 하얀 튀밥이 쏟아졌다. 여문 벼를 베어 탈곡하고 도정을 해 양식이 되는 일련의 과정을 어린 학생들이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평소 이 학교를 지날 때마다 선생님들의 세심한 노력의 흔적을 교정 곳곳에서 느꼈다. 우선 이웃 초등학교는 교정 곳곳에 꽃을 많이 가꾼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도 아름답다고 했던가. 교실 앞 화단은 물론이고 정문으로 이어진 길옆에 놓인 화분에도 항상 꽃이 피어 있다. 요즘은 노랗고 하얀 국화가 함초롬히 폈고, 여름부터 가을이 익어가는 지금까지 천사의나팔꽃이 학교를 환하게 장식한다. 나는 그 천사의나팔꽃이 내뿜는 은은한 향기가 좋
2013-10-31 16:50지난 10월 28일 한국교육신문에서 “장애인 고용 대신 ‘돈으로 때운’ 교육 당국”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새누리당 김성태·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할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국민의 혈세로 의무고용부담금을 냈다는 것이다. 교육당국마저 고용 기피해서야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라 정부․공공기관은 3%, 민간 기업은 2.5%를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해야 한다. 만약 장애인 의무고용을 위반할 경우 최저임금법에 따라 월 단위로 환산한 최저임금액의 60% 이상의 범위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한 의무고용부담금을 내야 한다. 그런데 최근 3년간 시·도교육청은 고용해야 할 장애인 의무고용 인원 중 22.4%만을 고용해 의무고용부담금을 냈다고 하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특히 특수교육 정책을 개발·수행하는 교육행정기관으로 솔선수범해야 할 시·도교육청조차 장애인 의무고용을 외면했다니 최근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제4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2013~2017)의 ‘2017년 특수교육대상자의 취업률 40% 달성’ 목표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이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장
2013-10-31 16:48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의한 간선제’의 보완책으로 나온 것이다. 과거 학교운영위원회가 선출하던 방식은 지연, 혈연, 학연 등의 부작용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됐다. 그래서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교육감을 주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바꿨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직선제로 치러진 교육감 선거는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퍼붓고도 대부분의 시·도에서 10~15%의 주민들만이 투표에 참여해 심각한 무관심 현상을 보였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감 선거를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렀지만 마찬가지로 ‘로또 선거’의 오명을 씻을 순 없었다. 교육에 직접 관련이 적은 사람들은 투표에 무관심할 수밖에 없고,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는 제도적 장치나 홍보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도지사 러닝메이트는 정당 예속 이런 이유로 지금까지도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 논란은 뜨겁다. 정치권에서는 현행 주민직선제 교육감 선거의 과다 비용지출과 효율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도지사가 시·도의회 동의를 얻어 교육감을 임명토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교육단체에서는 ‘교육감 선
2013-10-31 16:41교육부가 지난 8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에 따른 시안을 발표한 이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확정안을 발표했다. 시안의 최대 쟁점은 평준화 지역 자사고의 선발방식이었다. 애초 교육부는 자사고 선발방식을 내신성적 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으나 공청회 등 의견수렴 후 확정안에서는 서울 소재 자사고(24곳)는 성적제한 없이 추첨으로 입학정원의 1.5배수 학생을 선발하고 창의인성면접으로 합격자를 결정하도록 했다. 지방 소재 자사고는 현행 혹은 서울 선발방식 중 학교가 선택한다. 시안 수정은 자사고 교장과 재학생 학부모들의 집단 반발의 영향도 있었으나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 자사고의 선발권을 박탈하는 방식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없다는 나름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신 성적 50% 이상(서울) 등 성적으로 지원 자격을 제한할 수 있던 권한을 폐지하고 면접을 통해 합격자를 결정토록 해 자사고의 선발권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전체 고교의 3분의 2와 학생의 71.5%를 차지하는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 자사고의 면접 방식을 철저히 감독해 성적 중심으로 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아있다. 자사고
2013-10-31 16:37한국교총과 대한변호사협회가 2011년도부터 공동으로 추진한 ‘1학교 1고문변호사 제도’를 활용하는 학교가 1,000개를 넘어섰다. 2011년도에 302개교, 2012년도에 469개교, 2013년도에 233개교가 변호사와 연결돼 전국적으로 10%를 넘어선 셈이다. 애초 이 제도가 출발하게 된 계기는 해마다 학교 내 각종 분쟁이 발생하지만 교원들이 법률적 지식이 부족해 자칫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감에 따라 이를 사전에 예방하고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취지였다. 일부 시․도교육청 등이 교권보호 안전망 구축을 위해 ‘교권법률지원단’ 운영했지만 구두선(口頭禪)에 그쳐 교원단체가 직접 나선 것이다. 2013년도 국감자료를 보면 학생에 의한 폭언이 2009년 868건에서 2012년 4999건으로 약 5.8배 증가했고, 폭행도 31건에서 132건으로 약 4.3배 늘었다. 또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는 11건에서 128건으로 무려 10배가 넘게 발생했다. 이는 단순히 시·도교육청 보고 건수일 뿐 실질적으로 학교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건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학교현장은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지만 교원뿐 아
2013-10-31 16:35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해직자를 조합원에서 배제하라는 고용노동부의 규약 개정 요구에 16일~18일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하고개정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고용노동부는 24일 전교조에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공식 통보했다. 이로써 전교조는 1999년 7월 합법화이래 14년 만에 법률상 노동조합의 지위를 잃고 법외노조가 됐다. 교육계는 해당 조합원이 교육공무원이고 법을 준수해야 하는 의무가 권리보다 앞서는 만큼 법의 테두리 내에 남아 계속 활동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해직자 9명을 위해 대다수 조합원이 법외노조의 길을 선택했다. 조직적 문제일 수 있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가 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거부하고 법적 지위를 스스로 내던진 것은 아쉽다. 노동조합 이전에 교육자가 먼저임을 무시한 채 노동자만 강조한 것은 바람직한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자신은 ‘바담 풍’하면서 학생에게는 ‘바람 풍’을 요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됐다지만 이제부터법내노조를 위한 고민과 법 개정 활동에 더욱더 박차를 가하길 기대한다.법외노조라 하지만 전교조 조합원인 선생님은 여전히 교육자이고 학생들 앞에 서야 하기 때문에앞으로의 활동에 더욱 신중해야 하기 때문
2013-10-25 14:29지난 25일 교총을 중심으로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모여 고종황제가 독도영유권을 명문화 한 대한칙령 제41호 제정 113주년을 기념하는 ‘독도의 날’ 행사를 여의도에서 가졌다. 아울러 교총은 21일부터 25일까지 한 주간을 ‘독도교육 특별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유·초·중·고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재량·특별활동 시간 등을 이용해 독도 특별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독도 특별수업의 자율적 참여 독려 외에도 초등·중학 각 1개교를 선정해 특별 공개수업도 추진했다. 독도의 날에 즈음한 교총의 노력은 점점 심해지고 있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에 대응해 우리나라의 영토주권 확립과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이란 측면에서 교육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다. 3년 전 교총이 전국적 규모의 ‘독도의 날’ 선포와 기념행사 개최, 그리고 특별수업을 한 것은 ‘일본의 역사 왜곡과 신제국주의적 영토 야욕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 영토인 ‘독도’를 지키는 것은 정부의 몫이겠지만 교육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수업을 통해 제자들에게 올바른 국가관과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일일 것이다. 따라서 교총이 매년 추진하는 독도 특별수업은 대한민국 교원들이
2013-10-24 21:33최근 우리 사회는 100세 시대를 맞아 65세 이상 인구가 540만 명을 넘을 정도로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2018년까지 300여만 명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예정이다. 과거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져가고 산업체 재직자의 새로운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는 등 사회·문화적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 속 위기의 전문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문대학은 실업고등전문학교, 전문학교 등을 거쳐 1979년 개편·출범한 이래 34년 동안 520여만 명의 전문직업인을 배출하면서 우리나라 산업인력의 공급처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산업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실업문제 해결과 소외계층 학생들에 대한 진학과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배려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렇듯 전문대학은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지만 최근에는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와 함께 산업인력 양성의 불일치, 학벌 중심 사회 구조 등으로 직접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만약 전문대학을 계속 버려둔다면 고등교육에서 인력양성의 불균형을 불러올 것이고 이는 전체 사회 구조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현 정부는 국가직무능력표준
2013-10-24 21:31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에서 교육개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교육은 미래 세대를 길러내는 중추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국가 발전을 위해서 이에 걸맞은 교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19세기 초 독일이 독불전쟁에서 완패했을 당시 베를린대 총장이던 피히테(J.G.Fichte)는 ‘독일 국민들에게 고함’을 통해 새교육을 주창함으로써 ‘라인강의 기적’을 이뤘다. 또 진보주의 교육의 태두 존 듀이(J.Dewey)도 ‘사회 개혁은 교육 개혁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새교육을 주도했다. 교육 본질로 회귀하자 우리나라의 새교육 운동은 해방 후 일제 잔재교육 청산, 민족 교육 강화, 문맹 퇴치 등을 기치로 내걸고 교육 민주화를 시도한 교육 개혁 운동이다. 당시의 새교육 운동은 교원 주도로 미국과 일본 등 외국 교육 방식의 무분별한 도입․적용을 배제하고 한국에 맞는 교육제도와 교육과정을 안착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오늘의 우리나라 교육은 국가백년지대계라는 공허한 외침만 있을 뿐 교육의 본질을 간과하고 주입식․암기식 교육이 오랜 기간 지속됐다. 역대 정부가 한결같이 교육 개혁, 교육 혁신을 부르짖었지만, 결과는 교원들의 피로감만 가중시키고
2013-10-24 21:262013 어도비 교육회의(Adobe Education Summit 2013 in Barcelona)의 주제는 창의와 표현(creativity and expressiveness)이었다. 천재 건축가 가우디의 고향 바르셀로나는 주제에 딱 맞는 회의 장소였다. 세계적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는 2011년부터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는 연례 교육 회의를 시작했다. 관심사가 ‘무엇을 창조하고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 왜 창조하고 왜 표현할 것인가’이다. 21세기로 접어들어 대한민국은 세계의 주목을 받은 국가이며 교육은 그 중심에 서 있다. 우리는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폰의 대결구도 속에서 스마트 사회를 주도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2011년에 스마트 교육전략을 세계만방에 선언함으로써 미래교육의 향로 선점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회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고 도전은 항상 존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아이패드를 모든 학생에게 나눠줬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우리가 주춤한 사이 한국 IT 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의 스마트교육은 야심찬 출발에 비해 지금은 비틀거리고 있다. 일부에선 그거 보라는 듯 스마트교육 정책의 무모함을 조롱한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달라질…
2013-10-24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