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여유를 누리는 것도 삶의 활력소다. 복잡한 도심과 찌든 일상을 벗어나는데 섬 산행만한 것도 드물다. 산 위에 오르면 작은 포구와 먼 바다가 만든 풍경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삶의 의미까지 찾아내면 일석이조다. 통영에는 유명한 섬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우도와 욕지도 사이에 있는 연화도이다. 통영항 남쪽 24㎞ 해상에 위치한 연화도는 도를 닦다가 숨진 연화도사를 바다에 수장하자 한 송이 연꽃으로 피어났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애달픈 전설과 순진한 섬사람들이 연화도를 무욕의 섬으로 만들었고 해안 풍경이 아름다운 용머리는 통영 8경으로 절경을 자랑한다. 지난 10월 9일,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연화도에 다녀왔다. 5시 30분, 몽벨서청주점을 출발한 관광차가 산청휴게소를 거쳐 동양의 나폴리로 불리는 통영에 도착했다. 통영항여객터미널에서 연화도와 욕지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이 출항하자 가까운 바다에서 새로운 풍경들이 맞이한다. 갑판에 올라 스쳐지나가는 멋진 풍경들을 감상하다 10시 50분경 환상의 섬 연화도에 발을 디뎠다. 여객선에서 내리면 연화도관광안내도와 연화마을 표석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만나는 정자 옆 산길이…
2011-11-27 18:09
가을이 내리고 또 내리며 가을 산사의 계절은 깊어만 간다. 2011년 11월 20일 경북 예천군 용문면에 있는 용문사를 찾았다. 용문사는870년 (신라 경문왕 10년) 두운 선사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전해온다. 고려 태조 왕건이 신라를 정벌하러 내려가다 이 사찰을 찾았으나 운무가 자욱해 지척을 분간치 못했는데, 어디선가 청룡 두 마리가 나타나 길을 인도했다 하여 용문사라 불렀다고 한다. 깊어가는 가을산사에서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만났다. 용문사 대장전은 팔만대장경의 일부를 보관하기 위해지었다고 하는데시기는 알 수 없다.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조선 현종 11년(1670)에 고쳤다고 하며, 그 후에도 여러차례 수리되었다. 규모는 앞면 3칸·옆면 2칸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가 기둥 위뿐만 아니라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 양식이다. 용문사 대장전은 건물의 모서리 부분에는 용머리, 연꽃 봉오리와 같은 조각을 해 놓았고, 안쪽 부분에는 더욱 화려한 장식을 하여 당시의 정교한 조각과 장식 솜씨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삼존불 뒤의 나무로 조각한 벽체는 건물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으
2011-11-23 11:14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 중 하나가 '인자요산 지자애산 용자호산(仁者樂山 智者愛山 勇者護山)'이다. '어진 사람은 산을 즐겨 찾고, 지혜로운 사람은 산을 사랑하며, 용기 있는 사람은 산을 보호한다.'는 이 말이 매주 쓰레기봉투를 들고 청주와 대청호 주변의 산줄기와 물줄기를 찾아다니는 청주삼백리 회원들에게 딱 들어맞는다. 지난 일요일(13일)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청원군 낭성면 인경리와 미원면 화창리 사이에 있는 인경산을 다녀왔다. 산성터널과 낭성소재지를 지나 호정교 못미처에서 초정약수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호정대신로를 달리다 인경삼거리에서 우회전해 한티를 넘으면 좌측으로 화창리농기계보관창고가 보인다. 창고 앞으로 난 소로를 따라가면 만나는 숫골의 화창리 경로당이 산행의 들머리다. 인경산(仁景山)은 높이 582m로 청주․청원지역에서는 꽤 높은 산이지만 전형적인 시골마을 화창리의 경로당에서 바라보면 높이에 비해 산세가 편안해 보이고, 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인근의 마을들을 품고 있는 모습에서 인자함이 묻어난다. 출발에 앞서 이번 산행에 참석한 청주시민과 청원군민들이 인사를 나눴다. 한범덕 청주시장님은 홀로 승용차를 몰고 참석하셨다. 왼편
2011-11-17 10:03
충청북도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의 청주향교 앞 야트막한 언덕에 충청북도지사 관사가 숨어있다. 관사의 구관은 일제 강점기 때인 1937년에 건립된 건물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53호)이지만 그동안 경비가 철저해 베일에 가려 있었다. 도지사 관사가 이시종 지사의 공약에 따라 지난해 7월 일반에 개방된 후 문화 공간인 '충북문화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에 의하면 구관은 상설전과 기획전 등이 열리는 문화갤러리로, 신관은 북카페와 세미나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11이 세 번 겹쳤던 2011년 11월 11일. 한자로 십일(十一)이 두 번 겹치는 토토(土土)일 농민의 날, 세상을 향해 당당히 일어선 1이 1년 중 가장 많이 들어있는 지체장애인의 날, 쌀 소비를 촉진시키기 위해 빼빼로데이 대신 만든 가래떡데이 등 의미 있는 행사가 많았던 이날 오후 7시 충북문화관 야외무대에서 시민단체인 '청주삼백리' 주관으로 '청주시민과 함께하는 충북문화관 달빛음악회'가 열렸다. 탑‧대성동 봉사단체 회원들이 가래떡을 나눠주며 훈훈한 인심까지 전한 이번 행사는 한국식오카리나를 배우고 있는 청주삼백리 회원들의 오카리나 연주가 무대를 열었다. 아마추
2011-11-16 11:38
경인교대 총동문회 원로동문회(회장 이장하) 회원 39명이 11월 10일 세계문화유산의 도시 수원을 찾았다. 필자는 지난 2월까지 경인교대 총동문회 홍보국장을 맡은바 있어 또 현재 경기지역 동문회 부회장으로서,고향 수원에 재직하고 있는 현직교장으로서 선배님들을 맞이해동행취재했다. 9:30 인천, 서울, 경기 등 각 지역에서 모인 동문들이 수원 지하전철역 매표소앞 만남의 광장에 모였다. 대략 연세가 70, 80대 분들인데 정정하기만 하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이교완 국장님께 여쭈어 보니 경인교대(전 인천교대) 전신인 개성사범 1회부터 인천사범 11회까지 모였다 한다. 가장 어리신 분이 68세이고 최고 연장자는 84세란다. 10:00 지상으로 나오니 역앞에 수원 씨티투어 버스가 대기 중이다. 수원 화성코스는 1일 2회 10:00, 14:00 운행하고 있는데 경로우대 요금은 5천원이다. 퇴직한 교직자들이라서그런지 여행관광안내소에 들러 안내 팜플렛을 하나씩 들고 있다. 버스에 승차하니 차량 내에도 안내 책자가 구비되어 있다. 10:10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경기도청 후문 가까이에 있는 팔달산 입구. 비탈길을 올라서니 성곽을 만나게 된다. 정조임금의 효심이 담긴화성
2011-11-13 20:07사실은 진작 나섰던 길이었다. 2년 전 5월 어느 일요일 시 쓰는 제자와 더불어 해 지고 해 뜨는 왜목마을을 찾아 나섰던 것. 그러나 고속도로를 꽉 메운 차량들에 질려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다음 기회는 2년 6개월 만에 찾아 왔다.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왜목마을인지라 식사나 하자며 만난 동료를 설득한 셈이었다. 마침 마냥 푸르고 높은 하늘이다. 마치 이 르포를 축복이라도 해주는 것 같다. 오랜만에 맛보는 자유롭고 상큼한 여행이다. 왜목마을(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은 군산에서 2시간 거리다. 서해안인데도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관광 명소가 됐다. 그러니까 동해안 일출과 서해안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신비한 세계인 것이다. 바다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누워 있는 사람의 목처럼 잘룩하게 생겼다해서 ‘왜목’이라 불렀다. 또 지형이 왜가리 목처럼 길게 생겨 ‘왜목’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육지가 동쪽을 향해 튀어나와 길게 돌출된 덕분에 서해안인데도 해 뜨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뒷산격인 석문산에 올라 보면 장엄한 일출이란다. 하지만 그것은 숙박을 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선착장, 갯내음, 갈매기떼, 붐비는 사람들, 그로 인한 치열한 삶
2011-11-11 13:07책깨나 읽은 사람치고 소설가 조정래를 모르는 이도 있을까? 이미 ‘태백산맥’·‘아리랑’·‘한강’ 등 조정래 대하소설을 다 읽어본 나로선 ‘허수아비춤’(문학의문학) 독서는 정해진 순서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저자는 그의 또 다른 장편소설 ‘인간연습’에서 윤혁의 생각을 통해 “사회를 병들고 망치게 하는 가장 큰 두 집단이 정치권이고 경제권이”라 진단한 바 있다. 이미 ‘허수아비춤’에 대한 예고편을 내보냈던 셈이다. ‘허수아비춤’은 특히 경제 문제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경제’ 하면 금세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인 재벌의 그 살벌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단은 조정래 소설의 지평확대라 할만하여 ‘왕팬’인 나로선 더없이 반갑다. 재벌은 일반대중에게 부러움과 질시라는 이중의 의미를 지닌 존재다. 서민인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어서 부럽고, 비자금·정리해고·불법상속 등 잊어버릴만하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에 질시하는 것이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박재우·강기준·윤성훈이다. 그 대척점에 전인욱과 허민이 있다. 박재우 등은 재계서열 2위 일광그룹 남 회장의 친위조직 ‘문화개척센터’ 핵심 3인방이다. 출세욕으로 뚤뚤 뭉친 그들이 근무하는 일광그룹의 문화개척
2011-11-04 16:56김종길 시인의 견해를 적극 지지하며 아마 많은 독자가 이육사 시인의 ‘광야’를 읽었을 것이다. 국어교과서에 수록돼 국민 대다수가 배워 아주 친숙한 육사의 대표시이기도 하다. 그런데 혹시 그 시를 읽으면서 시의 첫 연에서 뭔가 꺼림직한 느낌을 받지 않았는지 모른다. 나는 분명히 첫 연을 읽으며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어색했던 느낌을 실로 오랜만에 김종길 시인(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장)의 평론집을 읽으며 비로소 그 까닭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이 시의 그 꺼림직한 부분을 떨쳐내지 못하고 그 시를 읽는 독자와, 학교에서 그 시를 잘못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참고가 될 것 같아서 김 시인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그 분의 탁월한 해석을 소개하려고 한다. 그럼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시 전문을 옮겨보기로 한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날릴 때에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2011-11-01 17:58
가을이 여물고 있다. 파란 하늘빛이 점점이 박혀 있는 섬 사이에 에메랄드 빛으로 물들어 있다. 남면 평산마을에서 시작되는 바래길! 남해사람에겐 흔히 갱번가는 길이다. 풍족하지 못했던 시절 해변에서 해초와 고둥을 바구니에 담아 머리에 이고 잰 걸음을 재촉하였던 아낙네들의 한이 서린 길이다. 그런데 그 길이 현대인들에겐 건강의 의미로 새로이 다가서고 있다. 비탈진 오르막을 오르며 산언덕을 본다. 계절의 결실만큼 들국화와 구절초 꽃이 가을날을 환히 밝힌다. 오밀조밀 손바닥만 한 밭뙈기에는 가을 배추와 무가 싱싱하게 자라고 누런 늙은 호박이 길 높이의 슬레이트 지붕에 가을 햇볕을 쬐며 튼실해지고 있다. 잎은 시든지 오래지만, 아직 줄기는 생명의 흐름이 억세게 묻어나고 있다. 경운기나 지게가 지나는 좁은 길! 길섶의 풀밭에는 인기척에 놀라 포르르 뛰는 메뚜기들의 날개 부딪히는 소리가 정적을 깨운다. 그리고 풀이 마르는 향과 진한 황토밭에 숨겨진 고구마 냄새가 가을날 향수를 몰고 온다. 바다를 배경으로 붉은 속살을 드러낸 황토밭 여기저기에 흩어진 고구마들이 햇볕에 마르면서 냄새를 피워올리고 있다. 그리고 저만치 밭의 중간에는 꽤 연세가 들어 보이는 노부부가 고구마 넝쿨
2011-10-31 14:25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가 100만부 판매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 책은 출간 8개월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하며 에세이 부문 최단기 100만 부 돌파라는 기록을 수립했다. 최근 5년간 100만 부 넘게 팔린 책으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정도가 유일하다. 따라서 비소설류인 이 책이 출간 10개월 만에 100만 부 고지를 넘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흔히 청춘은 그 자체로 부러움의 대상이다. 젊음은 꿈을 가질 수 있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이들을 마냥 부러워한다. 젊었는데 무엇이 두려우냐고 치부한다. 하지만 그들의 실상은 정반대다. 오히려 젊었기 때문에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한다. 마냥 꿈에 부풀어 있는 듯하지만 정작 매일 밤 뜬 눈으로 밤을 밝히고 있다. 스펙을 쌓고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일이 잘 안 풀린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부족한 것인지, 그 아픔은 끝이 없다. 우리 사회는 청춘들이 힘들어하는데 등을 도닥거려 준 적이 없다. 공감하고 아파하는 기성세대도 없었다. 그들을 토닥이며 위로와 조언을 건네주고, 용기를 북돋아줄 멘토가 없다. 이 책이 많이 팔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1-10-29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