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육대학교를 졸업하는 해는 유류파동이 엄청나게 몰아쳤던 1973년도였다. 교육대학교 2학년 겨울방학은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상태였기에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교육대학교 2학년 과정을 마치면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이 되기 때문에 교직이외의 사회생활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을 한 나는 서울로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 무엇을 어떻게 어디에서 할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떠나볼 작정이었다. 젊음과 패기로 그냥 사회의 현실과 맞부닥뜨려 볼 양으로 겨울옷을 챙기고 내게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용품만 커다란 군청색 가방에 넣어 가지고 떠나는 것이다. 옷을 챙기는 모습을 본 어머니는 앞치마로 눈물을 훔치면서 “이 추운 겨울에 연고지도 연락 없이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연신 불안하여 “제발 가지 마라”고 하였지만 한 번 결심한 내 의지를 꺾지는 못하였다. 이왕 고생을 하러 가는 것이기에 돈도 서울 가는 완행열차 여비 정도만 가지고 출발하였다. 완행열차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짐을 올려놓는 선반위에도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열차 안은 사람들의 온기로 후텁하였지만, 밖은 칼바람의 매서운 바람소리와 멀리서 가까이 다
2008-01-19 15:01'세계적인 미항'하면 흔히 호주의 시드니와 이태리의 제노바만(灣)을 든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는 아직 여행 경험이 일천한지라 이들 나라를 다녀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일본의 요코하마를 본 순간, 세계적인 미항은 바로 이런 모습을 갖춘 곳일 거란 짐작은 들었다. 요코하마항에서 바라본 바다와 건물은 새롭고도 낯설었다. 인공의 힘으로 조성된 회색빛 빌딩들과 겨울 햇빛에 자연스레 부서지는 물비늘은 한 폭의 풍경화처럼 완벽했다. 멀리서는 푸른 하늘이 밀려왔고 가까이에서는 청결한 풍경이 나그네를 맞았다. 도시 전체가 설계도를 놓고 작심하고 만들어낸 듯 오밀조밀한 것이 일본인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낸 도시란 생각이 들었다. 요코하마의 풍경을 구석구석 감상할 요량으로 수상버스를 탔다. 온통 금빛으로 치장한 수상버스가 물살을 가른다. 황색 깃발이 바람에 펄럭인다. 나는 배의 이물에 앉아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본다. 싱싱한 놈이다. 은빛 비늘을 번쩍이며 솟구치는 물고기는 등이 검은 고등어다. 놈을 잡기 위해 놈이 뛰는 방향을 가늠해 앉았다. 그러나 갈매기가 먼저 찜을 해놓고 낚아채는 게 아닌가. 나그네는 하릴없이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검푸른 쪽빛 바다만 바라볼 밖에.
2008-01-19 15:01‘인재과학부’의 명칭 유감 국민들에게 가장 밀접한 관련과 초미의 관심의 대상은 단연 ‘경제’와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경제정책은 당장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좋은 교육정책은 미래의 삶과 국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부모들은 지금 당장 사는 게 어렵더라도 빚을 내서라도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 좋은 인재를 만들어서, 좋은 직업을 갖고 충분한 경제적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허리띠를 졸라 매고 교육을 시켰다. 그 결과 세계적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정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폐합하여 ‘인재과학부’를 만든단다. 사전적 의미로 ‘교육’은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 주는 것’이고, ‘인재’는 ‘학식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재’는 ‘교육’에 의해 육성되어지는 결과일 뿐이다. 인재는 교육의 한 목적일 수는 있어도 교육자체일 수는 없을 것이다. 교육은 인재만을 위해서 존재할 수는 없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개성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다. 수학 능력도 다르고 교육의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교육한 결과 평
2008-01-18 16:44일본 오사카부 가토시내 초등학교에 국내 최대 규모의 교육단체「TOSS」의 수업 기량 검정에서 최고 단위를 취득한 “수업의 명인”이 있다. 이 사람은 시립요네다초등학교의 다니교사(43세)다. 인터넷상에 20가지 이상의 창작 교재를 발표하여 효고현내의 교사와 효과적인 수업법을 연구하는 서클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실시하는 것은「공동으로 수업력, 교사력 향상으로 연결시키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TOSS는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수업을 지향하는 교사들로 이루어져 있다. 만명에 가까운 교사가 참가해서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법이나 교재를 연구하여, 홈페이지에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다니교사는 교사가 된 약 20년 전부터 TOSS의 전신 단체에 참가해 왔고, 수업력을 평가하는 검정에서 전국에서 두 명이라고하는 최고 단위의 7단을 작년에 취득했다. 대표적인 창작 교재는 역사 연호를 A4판 용지에 써넣는「연호 매트릭스」이다. 용지를 16칸으로 칸을 쳐서 중요한 사건과 연호를 써넣는 것 뿐인데「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이 교사는 이야기했다. 「일본 역사의 흐름과 포인트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라고 아동들의 평판도 매우 좋게 나
2008-01-18 09:49학교를 잘 모르는 국민들은 선생님들이 방학 때 쉬는 줄 안다. 교장과 교감도 노는 줄 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선생님들은 자기 연수와 연찬에 바쁘고 교장도 다음 학기 준비에 여념이 없다. 46년 역사의 오산정보고에 부임한 배정흥(裵楨興. 56) 새내기 교장. 이제 갓 4개월이 지났다. 몇 일 전 오후 교장실을 방문하니 교감과 함께 여자축구부 출전에 따른 사기 진작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이 학교 축구부는 전국체전 준우승의 실적이 있다. 컴퓨터가 있는 책상위에는 배 교장이 직접 작성한 각종 출력물들이 놓여져 있다. 2007학년도 후반기 사업 추진 실적, 새학년도 교실배치도, 2008학년도 업무 추진계획, 현관 구성 사진 자료 등. 학교전반의 문제점을 바로 잡아 개선하고학교경영 방침을 교육계획에 반영하는 등 새학년도 준비에 세심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승진 소감을 물으니 “그 동안 높은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언덕바지를 오르고 가시밭길을헤치고 마치 긴 터널을 지나온 듯하다”며 “학교 CEO로서 성취감 대신 새로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하며 “교장이 되고 나니 학교의 문제점도 많이 보이고 그 만치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고 한다. 배 교장은 4개월간…
2008-01-18 09:45일본에서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 이후 많은 학교에서 학급 명부와 졸업생 명부가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명부가 있어도 졸업생조차도 이 법을 이유로 열람을 거절당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게제를 거부한 사람을 삭제하면 배포는 문제없다고 하지만 학부형간, 졸업생간의 관계가 점차 희박해져 가고 있다. 아이치현에서 자영업을 하는 여성(48세)은 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딸이 2년 전에 같은 학급 남학생이 나뭇가지로 찔러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집에 돌아왔다. 상대방의 부무로부터 연락도 없었다. 1개월 후에 슈퍼에서 그 남학생의 어머니를 우연히 만났을 때야 사과를 받았다. 뒤늦게 사과를 받은 이유는 학급에는 명부가 없고, 그 어머니는 담임 선생님께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물어보았지만「개인정보 보호법이 있기때문에」라고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 여성은「그 때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도 불쾌한 마음을 가자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라고 이야기했따. 와카야마현의 주부(45세)의 경험은 그 정 반대이다. 중학교 3학년 큰 딸이 소풍 때 집합 장소에 갈 때, 동급생의 어머니가 차로 태워다 주었다. 그러나 명부에 자택 전화번호가 없어서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학부형
2008-01-17 18:28인천평생학습관(관장 이성주)에서는 01.16일부터 1.22일까지 1주일간 2008학년도 상반기 개설 강좌에 대한 강사를 공개 모집한다. 인천평생학습관에 따르면 자격증 취득이나 전문능력개발, 직장인 재교육에 역점을 둔 직업능력개발 영역과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노인교육 영역, 다문화가족과 새터민, 외국인 근로자 등을 배려하는 지역사회어울림 영역, 일반시민 대상프로그램인 시민교육 영역 등 4분야 95개 강좌에 대한 강사를 모집한다. 한편 자세한 내용 및 각종 지원서 양식 등은 평생학습관 홈페이지(www.ilec.go.kr)에 접속해 다운받아 사용하면 되며 평생학습관 운영부 교육팀(전화: 899-1522 ~ 28)이나 학습정보자료부(전화 : 899-1531~34)로 연락하면 상세한 내용을 안내 받을 수 있으며 선발절차는 1차 서류심사에 이어 면접심사로 강사를 선정하며, 최종선정자에게는 01. 31일 개별 통보하게 된다.…
2008-01-17 18:281월 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13부 2처의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였다. 중복 기능을 가진 부처들을 통합하는 안에 대해 실질과 효율, 그리고 책임을 앞세우는 새 정부의 가치가 반영돼 있다는 호의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한 지붕 몇 가족’의 인위적인 통폐합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를지 걱정하는 의견도 많다. 새 정부의 의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30년 가까이 교육현장을 가꾸고 지켜왔던 사람으로서 교육부의 개편에는 걱정과 아쉬움이 많다. 교육은 미래지향적 국가전략이 되어야 한다는측면에서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현재의 ‘교육인적자원부’가 더 적절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따라서 이번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기능과 역할이 새 정부의 철학과 신념에 맞게 조정되기를 은근히 기대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를 ‘인재과학부’로 바꾸겠다는 발표를 들으면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편향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길거리 작명가에도 부탁해도 ‘교육’ 어쩌구 할 터인데 ‘교육’이 실종되어 버린 ‘인재과학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낯설다. 혹자는 처음 들어보니까 그럴 거라고 말할지도 모르나 이는 단순히 처음
2008-01-17 09:48송강 정철은 우리나라 고전 시문학의 대가이자, 불세출의 명 문장가였다. 그의 문장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김만중이 서포만필에서 정철의 가사인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을 굴원의 이소에 비겨 극찬할 정도였을까. 그만큼 정철 선생의 작품은 민족 문학의 보고이다. 관동별곡에서 내.외 해금강과 관동팔경을 묘사한 언어의 속살은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지었는지 경탄하고 또 경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철은 결정적인 한계를 지닌 인물이었다. 오로지 군왕과 왕실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하여 군주제와 유교적인 이데올로기에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인물이었다. 그의 이런 사고는 사미인곡이나 속미인곡에서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여인이 남자를 연모하는 마음을 노래한 것이며, 이는 송강 자신이 임금을 연모하는 마음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들의 제목에 있는 美는 모두 임금을 지칭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부산에 가면 이런 의미를 가진 동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망미동이란 곳이다. 바랄 望자에 아름다울 美자를 쓰는데, 결국 임금을 그리워하는 동네란 뜻이다. 이 망미동에 얽힌 사연이 송강 정철의 사연과 유
2008-01-17 09:46날씨가 이렇게 추운 것이 몇 년 만에 있는 일인 것 같다.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아직 버스는 동막골 모퉁이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다. 동네 앞 냇가에 얼음은 꽁꽁 얼었지만 아이들은 워낙 추운 날씨 때문인지 보이지는 않고, 냇가에 서 있는 미루나무 가지가 활시위처럼 늘어지며 쇠를 자르는 듯 바람 소리 요란하다. 황량한 들판 사이로 하얗게 언 실개천만 황간 월류봉 쪽으로 이어 놓은 듯 온 산천이 발가벗고 매서운 북풍의 칼바람이 추풍령 골바람이 되어 온 산하를 도려내는 듯하다. 발이 시려워 동동 구르기도 하고 펄쩍펄쩍 뛰어도 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런 때 쉴 수 있는 움막집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고스란히 찬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지루한 시간은 차라리 고통이었다. 눈이 빠져라 기다리다 지쳤을 즈음 연두색의 완행버스가 얼굴을 삐죽이 내밀며 다가오고 있다. 기다림에 지쳤지만 그래도 반가움에 버스가 달려오는 저 먼발치에서 손을 높이 번쩍 들었다. 혹시 그냥 지나가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버스 바퀴에는 시커먼 얼음덩어리가 사정없이 매달려 있고, 앞 범퍼에도 시커먼 얼음이 덕지덕지 묻어있는 상태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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