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은 학생의 행복 증진을 궁극적 목표로 한다.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됐을 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가꾸어 나가고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도록 돕는 것이 학교교육의 본질이라 할 것이다. 경쟁보다 협력 체득 방식 중요 이 같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생활 자체에서 행복감을 높이고, 또한 학교를 졸업한 후 지속적으로 행복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첫 번째는 학교생활이 대학입학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 돼야 한다. 미래 행복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학교생활에서 느끼는 행복감을 높여야 한다. 그것이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경쟁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두 번째는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같은 교실이나 학교에서 동문 수학하는 학생들을 서로 경쟁시키고 상대적인 등급으로 나누기보다는, 각자의 능력에 따른 실력 정도를 절대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2016-07-08 15:11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들의 교내 휴대전화 사용 금지를 완화하라는 권고를 내놓은 것에 대해 학교 현장의 속내는 불편하다. 수업시간 외에 필요한 때만 사용하게 하면 괜찮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지만 학교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게 교원들의 목소리다. 많은 학생들이 온종일 카톡, 문자에 열중하고 게임에 빠져 있는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 여파가 학교라고 비껴가지 않아 교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막으려고 휴대전화를 수거·보관하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겪는 고충과 부담은 만만찮다. 분실이나 도난사고라도 나면 배상 책임을 고스란히 져야 한다. 일명 ‘대포폰’을 내고 다른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돼 교사와 실랑이를 벌이면서 폭언까지 하는 교권 침해 학생도 비일비재하다. 일선 학교는 그야말로 ‘휴대전화와의 전쟁’ 중이다. 한국교총이 2013년 교원 314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휴대전화로 수업방해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중학 교원 63%, 고교 교원 68%에 달할 정도다. 이런 문제는 외국도 마찬가지여서 영국 학교의 3분의 1이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일본 문부성은 7년 전에 초중학생이 휴대전화를 갖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전국 교육위
2016-07-01 14:54지난달 23∼24일 서울과 제주에서 2000여 명의 학교 비정규직이 파업해 150곳의 학교에서 급식이 중단되는 등 혼란을 겪었다. 급식실 종사자, 방과후 돌봄전담사, 교무실무사, 전문상담사 등이 참여한 파업은 강원, 경기, 전북에 이어 도미노처럼 전개되는 양상이다. 더욱이 이달에는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어 현장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일선 학교는 간편식 주문이나 도시락 지참, 빵·음료 등을 주문하고, 단축수업을 하거나 정교사들이 방과 후 수업을 담당하는 등 파업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교는 교육과정을 수정하는 등 정상적인 학사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교육현장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다. 누리과정과 맞춤형 보육을 둘러싼 사립 어린이집, 유치원의 집단 휴업이 학부모들의 교육 불신으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 더 큰 문제는 교육현장의 파업·휴업이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정책·제도 변화에 출렁이며 갈수록 빈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학교 비정규직 문제는 교육감이 다수의 고용 주체라는 점에서 결자해지해야 한다. 교육감들은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부족한 교육재정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사실 학교 비정규직을 양산한 장본인은 교
2016-07-01 14:53최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9∼24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는 놀랍게도 ‘고의적 자해(자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만명 당 7.8명에 해당하는 수치로 2003년(7.4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고, 운수사고(4.4명), 악성신생물(암)(3.1명)로 인한 사망보다 훨씬 높은 놀라운 결과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 ‘자살’ 오명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 다양한 예방정책을 추진해왔고, 교육부도 매년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정서·행동발달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소년 자살 문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 자살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우리나라 특유의 입시 경쟁, 성적지상주의와 학벌사회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청소년 중 무려 39.3%가 자살충동의 원인을 성적과 진학문제라고 응답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를 위한 끊임없는 경쟁, 사교육을 통해 좋은 대학교를 나오면 출세할 수 있다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깊게 깔려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가정교육의 부재다. 알다시피 학교에서 문제를…
2016-07-01 14:52최근 인성교육이 강조되고 있다. 무엇을 많이 알기 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지만 인성교육은 그렇게 좁은 개념이 아니다. 그냥 착해서만도 잘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뮤지컬 ‘빅터’가 주는 감동 작년 7월부터 인성교육이 학교 등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교육부와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은 인성교육 확산을 위해 2013년부터 ‘우수 인성교육 실천사업 공모전’을 시작했다. 작년 제2회 우수 인성교육 실천사업 공모에서는 세계 수재들의 모임 ‘멘사’ 회장 빅터 세리브리아코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 ‘빅터’가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 ‘바보 빅터’에 나오는 주인공 빅터는 아이큐가 173인 천재다. 그런데 그는 청년기까지 무려 17년 동안 그 사실을 모르고 자신을 바보라 여기며 살아간다. 나중에 자신의 아이큐를 알고는 본인이 더 놀란다. 하지만 자신의 잠재력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던 시기 동안 그는 그저 바보일 뿐이었다. 아이큐는 모든 사람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상징하는 도구일 뿐이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느냐, 무시하느냐에 따라 발현될 수도 있고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빅터는 학창시절 아이큐 검사에서 ‘73’을 받았다. 돌고
2016-07-01 14:49현재 학교 현장은 교원성과급 산정에 따른 결과 통보로 벌집을 쑤셔놓은 듯 온갖 억측과 뒷담화가 난무하고 있다. 이의제기와 낙인효과에 따른 자포자기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폐지된 학교성과급 분이 반영돼 같은 학교 내 최상위 등급과 최하위 등급 차가 더 벌어져 교사들의 박탈감과 상처는 수습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학교마다 평가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정성적 다면평가나 수상실적, 연수 시간 등 정량적 평가를 합산해 결과를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교원들은 학생 수상실적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대회에 출전하거나 연수 시간을 채우려고 틈만 나면 컴퓨터 화면을 클릭해야 할 형편이다. 더욱이 다면평가는 교사들 간 갈등을 부추기고 교육적 협력에 균열을 촉발하고 있다. 중요 요소인 수업시수 역시 중등의 경우, 교육과정 상 정해지는 것이어서 성과 측정의 대상이 아닌 만큼 불만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2001년 도입된 차등 성과급 제도는 도입 당시부터 교총 등이 반대해 온 ‘원성정책’이다. 특히 평가 기준을 신뢰하지 않는 많은 교원들은 성과급을 자극제가 아닌 체념의 대상으로 여긴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효과 검증 없이 막
2016-06-24 15:052기 직선교육감이 7월 1일로 임기 반환점을 돈다. 시도교육감들은 진작부터 토론회 등을 열어 나름의 성과를 내세우고 향후 과제까지 제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자화자찬을 내놓기에는 지난 2년간 학교와 교원들이 겪은 고초가 너무 크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이념, 포퓰리즘적 실험정책이 학교를 정치장화 하고 학교의 자율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상급식과 9시 등교 추진, 밀어붙이기식 학생인권조례 제정, 학업성취도 평가 거부, 누리과정 충돌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현장을 무시한 교육감의 전횡과 중앙정부와의 충돌 여파에 학교는 감당하기 힘든 피로감에 휩싸인 상태다. 특히 특채, 면접, 내부형 교장공모제 등을 활용한 내 사람 심기와 코드인사를 보노라면 과거 그들이 그토록 비판했던 이전 교육감들과 무엇이 다른지 의심스럽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교원들이 교육감의 눈치를 살피며 허탈감에 빠져 있어서야 교육발전은 소원하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국회 출범과 함께 새로 꾸려진 국회 교문위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교육입법과 교육행정에 대한 감시를 충실히 수행해 교육본질 회복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해야 할 책무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여야를 초월해 과
2016-06-24 15:04진심, 최선, 베풂 보여주신 세 분의 스승님 잊지 못해 검은 바지와 걷어 올린 ‘샤스’ 40년 전 선생님 모습 그대로 故김원룡 교수님과 짧은 만남 격려에 용기얻고 자책감 벗어 먼 훗날 단 세 명의 제자라도 스승으로 불러주는 말 듣고파 한번 따져보자, 과연 우리가 학교를 다니면서 몇 명의 교사와 교수를 만나는지. 아마 어림잡아 100명은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 몇 분을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스승으로 여기고 있을까? 나는 세 분의 스승을 모시고 있다. 고교 수학선생님, 대학원 지도교수님, 그리고 우연히 만난 은퇴하신 교수님이다. 옛날 옛적 이야기지만 세 분을 떠올리면 여전히 감사함과 그리움에 가슴이 저려온다. 나는 고교 입학 전까지는 참으로 멍했던 아이였다. 공부를 못했지만 그게 창피한 것인지 몰랐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공부를 안 해도 야단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만 있다. 야무진 꿈이 없는 대신 ‘꿈같은’ 사춘기를 보낸 셈이다. 그러나 고교생이 되면서 늦은 밤에 부모님의 한숨소리를 듣게 됐다. 누이 넷이 모두 대학교와 대학원에 진학했던 터라 그들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는 부모님의 고민과 걱정이 태산이었다. 장학금을 받
2016-06-24 15:03역대 최대의 온라인 투표로 관심을 모은 제36대 교총회장 선거를 통해 신임 회장단이 힘찬 출범을 알렸다. 격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향후 3년간 대한민국 교육과 미래를 위해 발로 뛸 신임 회장단에게 먼저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교총은 내년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근·현대 교육을 함께 밝혀 온 자랑스러운 역사다. 이제 미래 100년의 역사를 써야 할 무거운 책무가 새 회장단 앞에 놓여 있다. 이번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모든 회원들은 각자의 지지 후보를 떠나 그런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교총이 교원의 뜻을 모아 시대의 지성을 대변하고 교권을 바로 세움으로써 100년 역사의 기틀을 마련해 달라는 간절한 뜻이었을 것이다. 그 바람에 신임 회장단은 응답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태를 벗고 지금부터 교총 도약과 변모를 위해 나서야 한다. 우선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교총 회원들의 생각도 다원화 돼 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어느 한 쪽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기보다는 다양한 생각을 모아 조화로운 대안을 도출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총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편견부터 깨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특정 정당이나 정권과…
2016-06-17 15:101967년, 파독광부 3년 생활 끝에 귀국을 준비하던 내게 당시 수양어머니 로즈마리 여사는 계속 남아 유학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독일어 실력은 물론 등록금 준비, 체류 연장 등 해결해야 할 산적한 문제들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귀국길에 오르려던 나를 만류하기 위해 공항까지 달려 나온 수양어머니의 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달랑 몸만 독일 땅에 남게 됐다. 당시 나의 전 재산은 입고 있는 옷과 신발, 용돈 몇 마르크(당시 독일화폐)뿐이었다. 우선 불법체류자로 강제 추방당하지 않고 신변을 보호받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급한 대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벨기에 군대내 군수품 보급소에서 임시직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수양어머니 말씀에 따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장기체류 절차를 3개월 안에 밟아야했는데, 의외로 도와주는 이들이 많아 순조롭게 진행돼 여름학기부터 수강할 수 있었다. 솔직히 5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외국인 신분의 나에게 대학이 왜 입학허가를 줬는지 모른 채 살고 있다. 지금까지도 스스로 의문을 안고 살아 왔고, 아마 죽을 때까지 이해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외로운 독일…
2016-06-17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