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느린학습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고, 국회에서는 지원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지역 교육청에서도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내세우며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2022년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른 종합 계획 속에서도 지원 정책이 포함됐다. 이처럼 이들을 위한 고민과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정확한 원인 진단부터 시작해야 첫 번째로 복지·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복지법상 장애등록이 돼 있지 않고, 교육법상 특수교육대상학생으로 선정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공적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다음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나타난 학력 격차다. 코로나는 대다수 학생 및 느린학습자들에게는 학교 내 스트레스가 감소하는 쉼의 시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학습격차가 나타났다. 세 번째, 일선 교사의 어려움이다. 학생 수는 줄지만, 학습적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늘어난다. 교사들이 다른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그리고 느린학습자 당사자 그룹의 등장과 그들의 진정성 있는 호소도 밑거름이 됐다.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 우선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다양한 원인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원
2024-02-05 09:10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유아기의 교육적 역할을 중요시한다. 영·유아기는 인지 발달뿐만 아니라, 음식 습득과정에 있어 제1사회화가 이뤄지며, 음식에 대한 가치관과 건강 습관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서 국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학령 인구의 감소,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유치원은 유아들에 있어 배움의 장일 뿐만 아니라 가정을 대신해 식사를 하고, 활동을 하며 성장하는 생활의 장이 되고 있다. 건강 습관 형성에 중요한 시기 2022년 6월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해 원아 수 50인 이상 100명 미만의 소규모 사립유치원까지 학교급식법 대상으로 포함됐다. 이는 유아교육이 추구하는 공공성 가치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과 유치원 기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립유치원의 원아에게 건강하고 교육적인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국민적인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유치원 급식의 교육적 가치와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특히 유치원 급식의 교육적 역할에 대한 교육공동체 모두의 협력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유아의 먹을거리 안전과 급식의 질 보장을
2024-01-29 09:10교육의 중요한 요소에는 지식과 지식 외적 요소가 있다. 본고에서는 두 가지 요소를 융합해서 담아낼 수 있는 교육의 포괄적 요소를 지혜(Wisdom)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지혜는 지식(Knowledge)을 지식 외적 요소와 적절히 결합한 완성된 교육의 실체라고 하겠다. 방대한 정보와 지식 쏟아져 지식은 어떤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나 사실을 말한다. 학습을 통해서 얻은 지식은 해당 분야에 대해서 이해하고 알고 있는 내용 그 자체를 의미한다. 지혜는 지식을 통해서 습득한 대상에 대한 심오한 이해와 통찰력을 말하며 그 지식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혜는 인성적 요소까지 망라하는 총체적인 교육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이른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고 있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와 지식을 AI를 통해 습득·처리·이용하고 그 혜택을 누린다. 학교교육에서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이 일반화됐으며, 학생들도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지식의 학습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러기에 지식 그 자체에 대한 교육은 넘칠 정도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 학생들은 훌륭한 선생님 못지않은 수업을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경험하면서
2024-01-29 09:10작은 시련이나 실패에도 크게 좌절하거나 낙담해 자신을 비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큰 시련에도 쓰러지거나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믿으며 일어서는 사람이 있다. 전자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후자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을 지닌다. 자신에 대한 이와 같은 사고방식은 당연히 행동과 일에도 영향을 미친다. 머뭇거리는 삶에 굴복해선 안 돼 이 영향은 이미 미국 하버드 대학의 로젠탈(Robert Rosenthal) 교수에 의한 실험에서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으로 입증됐다. 초등학교 한 반을 임의로 정해 담임교사에게 우수한 학생들이라고 소개하고 1년 후에 성적을 비교한 결과, 다른 반 학생들보다 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교사의 긍정적 기대와 그에 따른 노력이 학생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쳐 성적 향상을 가져온 것이다. 이 현상은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 또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불리며 교육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자녀에 대한 부모의 적절한 기대가 자신감 고취와 동기유발 과정을 거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와 같은 원리의 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이와…
2024-01-22 09:10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이 말은 교사에게도 적용되는 속담이다. 특히 담임교사에게 있어 자신이 담당하는 학급의 아이들 가운데 아프지 않은 손가락은 없다. 그래서일까? 다문화교육을 가장 아프게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공통점이 있다. 바로 학급에 이주 배경을 지닌 학생(이하 다문화학생)이 있는 교사들이다. 일부를 특정하면 편견 강화돼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초·중·고생 가운데 다문화학생의 비율은 3.5%다. 특히 초등학교에서의 다문화학생 비율은 4.4%다. 학급에 25명의 학생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중 한 명은 다문화학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실제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다문화교육을 실시해왔다. 다문화 교육을 위한 자료도 많은데 소수인 다문화 구성원에 대한 차별과 고정관념에 대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보여주지만, 교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수업하는 교사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실 속 아이들은 다문화학생 여부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 없이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
2024-01-22 09:10챗GPT의 등장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간만이 고유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었던 화가, 작가 등의 역할도 대체가 가능해졌다. 법조문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AI 판사, 아픈 사람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AI 의사도 등장하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 따라 직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뒤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진로교육은 여전히 흥미 위주의 단순한 직업체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미래에 맞이할 진로에 대한 고민보다는 흥미 위주의 직업체험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급격히 변하는 미래 대비 요구돼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다. 2년마다 미래 직업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5년간 기업들의 AI 기술이 크게 늘면서 기존 일자리의 25%가 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같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AI가 대체할 수 있는 직업들은 사라지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며 진로교육을 해야 한다. 진로교육은 단순히 직업교육의 차원에서 보기보다는 개개인의 생애 전체 진로로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탐색하며 자기관리 역량을 기르
2024-01-08 09:10직업교육 특히 중등 직업교육은 학령인구의 감소, 급격한 산업구조의 변화, 인터넷 등을 활용한 원격교육의 급속한 성장 등으로 큰 수렁에 빠져 있다. 20년 후에는 입학 자원의 고갈로 수많은 직업학교가 고사할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과정의 다양성 준비해야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중등 직업계고가 다시 ‘신고졸 시대’로 부흥을 주도할 방안은 없을까? 학령인구의 급감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산업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갈 대안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최근 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 고려되고 있는 글로컬 대학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중등 직업학교가 시각적, 공간적 개념을 초월한 통합적 관점에서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직업계 학교에 대한 방책을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2008년부터 시작된 산업 수요맞춤형 고등학교(마이스터고)의 육성을 지속하되 글로컬 특성화고를 신설해 중등 직업교육의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높은 수준의 중등 직업학교로 탈바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교육 학제의 유연성과 교육과정의 다양성이다. 지난 1975년부터 시작된 중·고교 평균화 정책과 고착화된 6·3·3·4
2024-01-08 09:10지난해 교직사회는 ‘떠난다’는 단어가 화두였다. 담임도, 부장도, 교장·교감도 너무도 힘들다며 교실과 학교를 떠나고 싶었을 것이며, 심지어 이 세상을 저버리는 안타까운 일까지 벌어졌다. 선배 교사이자 교육행정 학도 입장에서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내가 당사자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들기도 했다. 나를 존중할 여건 마련되길 이제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흔적 없는 시간에 금을 그어놓고 해가 넘어갈 때마다 반성과 새 결심을 하게 된다. 새해를 맞아 우리 선생님은 무슨 결심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에 하나뿐인 나를 귀하게 존중해야 한다. 어떤 전문직보다 더 어렵다는 교직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 그래서 수업에 철저하고, 학생과 동료를 존중할 결심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생님으로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으로 인해 수업이 어렵게 되면 다른 학생들을 위해 문제 학생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담임 교사에게만 맡겨서는 해결할 수 없다. 제대로 된 매뉴얼에 의해 절차를 밟을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 경찰이나 학부모에 인계할 수 있는 방안도 속히 마련돼야 한다. 수업
2024-01-01 09:102023년은 그 어느 해보다 가슴 아프고 뜨거웠던 한 해였다. 연일 들리는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아파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마치 베르테르효과처럼 교직 전반에 우울함이 퍼졌다. 이에 정부와 교육부는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마련했고, 언론에서는 연일 교권과 학생 인권에 관한 보도를 쏟아냈다. 균형 깨져 대립 관계로 인식돼 며칠 전 한 방송 인터뷰에서 ‘교권과 학생 인권의 대립과 관련해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교권과 학생 인권을 대립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이 반영된 질문이었기에 대답 이전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 관계가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하며,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실현을 위해반드시 공생해야 하는 상보관계의 개념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여전히 교권과 학생 인권은 대립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는 한쪽이 지나치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독일 교육자 베른하르트 부엡은 교육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생각할 때 뱃사공 이미지를 떠올려야 한다고 했다. 작은 배가 왼쪽으로 기울면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이면서 배의 균형을 잡는 모습 말이다. 교권과 학생 인권 사
2024-01-01 09:10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청년위)의 역할은 2030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인재들을 발굴하고 변화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청년교사들의 목소리 대변해 지난해 청년위 5기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청년위의 동력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새로운 청년 리더와 함께 교총의 활력을 넣어주길 바라는 소망이었을 것이다. 올해 6기 위원장 연임이 결정되고 새로운 운영진이 구성되면서 청년위는 특별한 동력을 얻게 되었다. 청년위 6기 운영진의 첫 만남으로 진행된 4월 운영진 워크숍이 첫 출발이었다. 밤샘 고민과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주요 의견 중에서 정책 활동, 2030 캠프, 봉사활동 등이 있었으며, 구체적인 행동을 위해 교육 정책 활동을 시작하자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청년위의 올해 첫 활동은 정책 요구사항 전달이었다. 6월 16일 국회 앞에서 학생 학습권 및 교사 수업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 청년위는 “청년교사가 요구한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2023-12-18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