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교육부는 국가시책사업이라는 명목 하에 무수히 많은 사업과 예산을 마련하고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공문을 시달했다.다문화학생의 적응지원을 위한 맞춤형 교육,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체험형 예방교육 확대, 게임 과몰입 예방 및 건강한 인터넷‧스마트폰 자율 조절 능력 함양을 위한 예방프로그램 확대,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대안교실, 대안위탁기관 운영, 체육‧예술교육을 통한 인성함양 등등….학생들의 학교적응력 향상을 위해 실시되는 사업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이 모든 사업의 공통점은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는 교육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단 한명의 어른이 아이 변화시킨다 조세핀 김 하버드대 교수는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주는 단 한명의 어른만 있으면 그 아이는 변한다”고 했다. 학업중단 등 여러 위험성이 많은 청소년기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그들의 어린 시절을 잘 보살펴 주는 유능한 ‘어른’이 필요하다.심리학자인 톰 스콥홀트가 성인 171명을 대상으로 ‘좋은 선생님, 훌륭한 선생님’을 두 단어로 설명하기 위한 설문을 했다. 응답자들은 선생님이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고 느낄 때와 관련된 단어로 배려, 이해, 친절, 인내, 관심, 도움,
2017-01-15 10:58한국교육의 현실은 아직도 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혼돈과 갈등만을 양산하는 분란의 소용돌이에 서 있다. 이는 교육의 본질과 가치가 무엇이냐에 대한 보편적 물음에 국가나 사회가 명쾌한 해답을 내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의 교육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는 교육의 목적을 ‘개인으로 하여금 이성적이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뒀다. 모든 교육행위의 궁극적 목적을 행복으로 본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육은 인간에게 행복을 갖게 하는 기술이라 생각하고, 교육을 통해 모든 인간이 행복을 누릴 때,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경쟁, 이념에 매몰돼 교육본질 훼손 그러나 지금 한국교육은 어떠한가. 먼저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경쟁 일변도의 교육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학벌 중시 사회구조와 맞물려 공교육의 궤도 이탈과 학교교육의 정체성 상실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주체의 한 축인 교원 대다수가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다. 지난해 발표한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본인 세대에 비해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 응답이 2006년 27.3%에서 2015년 51.4%로 크게…
2017-01-15 10:54올해부터 교원치유지원센터가 1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 운영된다. 지난 2013년 9월, 4개 교육청이 시범운영에 들어간 지 4년만이며, 교총이 교섭과제로 요구하는 등 지속적으로 활동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학생․학부모의 폭행․폭언 등 교육활동 침해가 해마다 증가되는 상황에서 교원의 정신적 피해를 상담․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게 도입 취지였다. 지난해 3억4000만원에 그쳤던 특교예산을 올해는 17억원으로 대폭 늘려 교권침해 피해 교원에 대한 심리상담에서부터 치료, 법률자문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지원에 나선다고 한다.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3400여건의 교권침해에 대해 법률지원이 796건, 심리치료 지원 등이 2600여건에 이르는 등 수치상으로는 상당히 도움이 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교권보호 서비스에 대한 학교현장의 체감도와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게 사실이다. 그만큼 피해를 당한 교원들의 법률적 서비스, 예방, 치유를 통한 학교복귀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예산확대와 더불어 교육 유관기관과의 연계․협력을 통해 ‘예방-치유-복귀’ 등 실질적 프로그램이 가동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우려할 점은
2017-01-09 09:23학교현장에서 끊임없이 원성을 샀던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 상한점이 2점에서 1점으로 축소된다. 교총이 교육부에 학폭가산점 축소를 요구해 교섭합의를 끌어낸 데 이어, 이를 담은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데 따른 것이다.학폭가산점은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담당하거나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기여한 교원에게 매년 0.1점씩 총 2점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다. 그러나 승진점수와의 연동은 학교 내, 학교 간 형평성 시비와 위화감을 조성해 되레 교사들의 의욕만 더 저하시킨다는 우려가 예견 됐었다. 때문에 입법예고 당시부터 학교현장과 교총은 지속적인 철회를 요구해왔다.근래 정부와 국회에서는 유사한 승진가산점 신설을 몇 차례 더 시도한 바 있다. 2015년 교육부가 발표한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에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를 포함했고 이는 선정기준과 기존 학폭가산점 제도와의 중복 문제를 야기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인성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인성교육 담당 교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성교육진흥법 개정안도 발의됐다가 결국 폐기됐다. 학교현장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정책은 현장에서 수용되기 어렵다는 방증
2017-01-09 09:22‘영재 발굴단’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전국의 ‘영재’를 찾아 그들의 능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영재라면, 수학이나 과학, 언어 등의 학습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을 떠올리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영재들의 뛰어남은 학습 능력에만 한정돼 있지는 않다. 차종을 정확하게 알아내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고층 빌딩에 열광하는 아이, 치어리딩에 푹 빠진 아이, 스마트폰과 떨어질 줄 모르는 아이도 있다. 그리고 이들을 자동차 영재, 초고층 빌딩 영재, 치어리딩 영재, 스마트폰 영재라고 소개한다. ‘똑똑’이 아닌 ‘특별’이 필요한 시대 3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30%를 넘지 않았다. 반면 경제 성장은 빨랐다. 기업은 똑똑한 인재를 필요로 했고, 이때 똑똑함의 기준이 바로 ‘학력’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달라지면서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70%를 넘어섰고, 대학 졸업장이 더 이상 ‘능력’을 증명하는 기준이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획일적 기준의 똑똑함이 아니라 ‘특별함’이 필요한 시대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특별함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학교 성적이 뛰어난 것도 특별함이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 성적
2017-01-08 09:223년여의 준비 과정을 거친 ‘2015 개정교육과정’이 2017학년도 1학기 초등학교 1~2학년(군)부터 시작해 연차적으로 초ㆍ중ㆍ고교에 적용된다.교육부는 2015년 12월 1일, 2015 개정교육과정을 수정 고시한 이후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총론, 교과별 각론 해설서를 발행하고 각종 교육과정 홍보자료를 개발해 일선 학교와 교육계에 보급했다. 또 교원과 교육전문직 1만 3천명을 교육과정 핵심교원 및 선도교원으로 연수하고 이들을 강사로 활용해 전국 23만여 명의 교원‧전문직들에게 역량 강화 연수를 시행해왔다. 참여 강화된 ‘현장친화형’ 교육 2015 개정교육과정은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초ㆍ중ㆍ고교 학교 현장에서 바람직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고안된 ‘현장친화형’ 교육과정이다. 학생들의 참여 활동을 강화해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하며, 학습 동기와 흥미를 유발해 꿈과 끼를 발휘하도록 하는 행복교육을 지향한다. 특히 문ㆍ이과 칸막이를 없애 인문ㆍ사회ㆍ과학기술에 관한 기본 소양을 토대로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적 창의력을 두루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추구하고 있다.학교급별 핵심 내용은 초등 1~2학년의 수업 시수를 주당 1시
2017-01-07 15:35지난해 시간들을 되감아 보면 무슨 사건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참담하다. 인류문화가 진보하면 인간의 이성도 진화해야하는데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 부패지수 56점, OECD 34개국 중 최하위권(27위)으로 확인 된다.박근혜 대통령도 “부정부패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스스로 무능에 중독됐다. 한 해의 사건들을 보라. 외교관의 성추행, 강남역 묻지마 살인,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아버지에 의한 토막 살인, 엘씨티 비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시작일 뿐이다. 게다가 어느 중학교 교장의 음란물 사건까지, 참 다채롭다.인간 답지 않은 사람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도대체 저들을 방치한 담임은 누구였는가. 더욱이 뻔뻔한 공직자들을 볼 때는 그 부모와 담임의 종아리를 치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다. 그러다가도 기초생활수급자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는 것을 보면 분노도 눈물로 변한다. 도대체 자본과 권력이 뭐란 말인가.문제는 교육이다. 참나무처럼 활활 타올라야 할 교육이 좀체 타지 않는 게 화근이다. 두드리고 치고 담금질해 훌륭한 연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불도 약하고 장인도 정신을 잃었다. 대충대충. 설렁설
2017-01-02 09:15고3이 돼 수시와 정시 전형을 경험하고 가장 처음 느낀 감정은 허무함이었다.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만큼 탈락의 아픔을 겪는 친구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실패를 통해 성장한다고는 하지만 대학 간판만 강조하는 현실에서 불합격을 ‘낙오’가 아닌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일 학생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과거 진로보다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정시 전형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해 수시 전형이 등장했다. 그러나 수시 역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공정성에 대한 의문만을 야기할 뿐이었다.물론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원하는 전공에 진학한 학생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진로에 대해 경험할 기회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히 수시 비중만 늘리는 것은 탁상공론식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전형 비중을 늘리고 줄이는 데 급급하기보다 학생들이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조성됐으면 한다.사람들은 대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는 수험생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이나 위로가 될 수 없다.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어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만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는 문제도 사라질 것이고 대입에 대한…
2017-01-02 09:15올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에 ‘안전한 생활’ 교과가 신설된다. 아이들이 저학년부터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배우고 실천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 이는 안전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바람직한 교육 정책이라고 본다.실제 우리는 2년 전, 어른들의 잘못으로 수많은 학생들의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비단 특정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참사는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되기에 국가적으로 발생하는 재난과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와 예방은 학교에서부터 교육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사고 예방방법을 올바르게 전달하기 위해 교사의 철저한 준비도 필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소화기로 불을 끄면 된다’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화재 대피 방법, 소화기 사용법, 화재 발생 시 응급처치법 등 구체화된 지식을 교사가 먼저 알고 제대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학교에서는 각종 연수와 수업 지원으로 안전 교육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학생, 학부모, 교사의 긴밀한 협조 관계를 통해 안전교육이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것이 안전한 학교, 안전한 세상이 되는 가장
2017-01-02 09:142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립학교 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이 통과됐다. 교육계와 학부모의 반발과 요구사항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결과라 하지만 학교 현장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난제가 산적해 있다.물론 가장 논란이 됐던 ‘사용자의 의무와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음주나 흡연, 취사, 영리행위 등 잘못된 사용에 대한 허가 취소 및 재사용 금지 또한 담아내 진일보한 조례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제3조처럼 학교 개방을 명시적으로 강화한 부분에서는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는 ‘학교’라는 학생들의 교육・생활공간을 체육단체나 지역주민들의 편의시설로 간주하는 과거 발상을 되풀이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학교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사용료 책정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시의회는 교육청과의 줄다리기 끝에 학교시설 기본사용료를 대폭 삭감해 학교운영 예산이 되레 학교개방 비용에 쓰이는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비록 서울시와 교육청이 개방에 따른 손실비용 보전 예산을 별도로 책정했다고는 하나 이를 강제할 지급 근거가 조례에 반영되지 않아 단발성 예산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서울시교육청은 학교 개방에 따른 갈등 해결을 위해 조속히
2016-12-31 0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