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서울의 봄이라 일컬어지는 1987년 직선제 개헌은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줬다. 모든 적폐가 청산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넘치면서도 권위주의적 요소 역시 잔존해 소위 ‘87년체제’는 이런 두 흐름이 혼재된 가운데 상충되는 갈등들이 노골화 되곤 했다. 그 가운데 등장한 글로벌화와 지식정보화 패러다임은 정치체제의 모순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게 됐다. 촛불민심도 그 근저에는 이런 모순을 타파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화가 반영된 것인지 모른다.최근 곳곳에서 고등직업교육체제의 변화 요구가 일어나고 있다. 이도 크게 보면 불평등과 불공정한 직업교육 정책 및 제도적 모순에 기인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일반대학 대 전문대학의 학생 수는 약 75 대 25 비율이지만 정부재정지원은 약 88 대 12로 매우 불균형적이다.전문대 위상 높이고 지원 늘리자또 능력중심사회를 구현한다면서 전문대학의 학년을 능력에 맞게 다양화하겠다고 한 박근혜정부의 공약은 전혀 실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참다못해 더 이상 현재의 고등직업교육체제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마구 터져 나오는 것이다. 현 정부는 능력중심사
2017-04-02 09:30오랜 교감생활 끝에 3월 1일자로 교장에 부임했다. 감개무량한 마음만큼 책임감과 사명감의 무게도 크다. 그도 그럴 것이 교장이 학교에서 챙겨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교장의 자리가 권한만 있고 편할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은 어불성설이다.교장은 학교 전반과 교육과정 운영의 책임자다. 학생교육과 생활지도, 교무관리, 교사지도, 교내장학, 학교 시설관리 등은 기본 업무다. 부서 간 업무조정, 교직원의 고충과 구성원 간 갈등 해소, 불만․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와의 상담도 해야 한다. 학교 공동체 구축을 위한 노력과 교직원·학생 복지 증진에도 힘써야 한다. 교직원의 능력 계발과 정보교환, 아이디어 개발·제공 역시 중요하게 할 일이다.급변하는 사회…임무‧역할 더 중요해져교직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옛날과 사뭇 다르다. 스승 공경 풍토는커녕 실추된 교권으로 교사를 바라보는 학생․학부모의 태도는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 교사들의 교직관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이런 현실 때문에 교장의 임무와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확고한 교직관을 가져야 함은 물론 급변하는 주변 여건에 민첩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한다. 지도자의 덕목을 갖춰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인성교육도 할 수 없다. 끊임
2017-04-02 09:24교총과 교육부가 지난달 21일 첫 교섭소위원회를 열고 5차례 실무협의를 거쳐 협상테이블에 오른 36개조 73개 과제에 대해 접점찾기에 나섰다. 그 결과 학생 강제전학, 학부모 과태료 부과 등 교권침해에 대한 엄단 의지가 담긴 교권보호법의 조속한 처리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 가시화 되고 있는 8월 퇴직자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도 더욱 힘을 보태기로 했다. 수당 인상 등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인사혁신처 등 관련 부처를 상대로 상시적 협의 틀을 가져가기로 했다. 하지만 성과급 차등지급 전면 개선, 무자격 교장공모 폐지, 교장 임용 제청 기준 개선, 교감의 부교장 명칭 변경 등에 대해서는 공방 끝에 추후 더 논의하기로 하고 소위를 마쳤다. 사실 성과급 문제는 이제 교육계뿐만 아니라 100만 공직사회 전체의 대표적인 원성(怨聲)이 됐다. 대선 후보 너나 할 것 없이 이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무자격 교장공모는 특정 노조 출신 교사를 하룻밤 새 교장으로 발탁하는 등용문이 되는 등 폐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기록 말소된 징계 사실까지 소급 적용해 성실히 근무해 온 교사의 관리직 임용을 막는 것은 위법적이기까지 하다. 교감의 부교장 명칭 변경은 행정노조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
2017-04-02 09:23최근 전주의 한 통신사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여고생이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교육자로서 현장실습 중 아픔을 안고 세상을 등진 학생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학교 관계자들에게도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평생을 직업교육에 몸담아온 필자 역시 학생들을 현장실습에 파견하고 나면 늘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생활한다. 아마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특성화고 교원들이라면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이번 일은 학교, 기업, 정부 모두의 책임이다. 이는 또 다른 비극을 막으려면 모두 생각을 바꾸고 제도나 정책 개선을 위해 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부당한 대우, 취업률 정책 재고해야먼저 학교 현장에서는 바른 인성교육과 아울러 올바른 직업관 정립에 필요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 철저한 직무 분석과 학생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의 능력과 적성에 적합한 업체에 실습생을 파견해야 한다. 부당한 대우나 위험한 환경 등에 노출됐을 때는 언제든 학교에 연락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심리 상담, 직업 교육 등 실질적인 복교프로그램을 가동해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현장실습에 임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한 설계가 확고해야 어떤 역경에도 견딜 수…
2017-03-27 09:28교육부가 15일 ‘교육활동 침해행위’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는 작년 8월 개정된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하 교원지위법시행령)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교육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한 부분을 이번에 구체화한 것이다.그동안 교권침해 행위를 법령상으로 규정하기가 애매했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매우 의미 있고 진일보한 조치다. 통상은 교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대해 교육행정기관, 학교관리자, 동료교원, 학생·학부모, 지역주민, 언론 등이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침해하는 것을 포괄적 의미의 교권침해로 이해해 왔다. 그런데 교육부가 이번에 고시한 내용을 보면, 현행 ‘교원지위법시행령’ 제2조의3에 적시된 상해·폭행·협박·명예훼손, 성폭력범죄, 불법정보유통행위는 물론,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공무집행방해(국공립) 또는 업무방해(사립)로 명시했다. 또한 최근 4년간 교권침해 유형 중 교사 성희롱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추가한 것도 의미 있다.특히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내용은 학교나 교사의 정당한 교육
2017-03-27 09:28오는 5월 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성과급 폐지가 공직사회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출범식에 참석한 유력 대선 후보들이 성과급 폐지와 대체적 보상제도 마련을 들고 나온 것이다. 작년 6월부터 교총과 공노총 등 교원·공무원단체들은 국회 앞 1인 릴레이 시위, 천막 농성,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정치권에 과도한 성과주의 폐지를 요구해왔다. 이에 정치권이 먼저 호응한 셈이다. 때 맞춰, 교총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폐지’를 포함한 제19대 대선 교육공약 요구과제를 공식 발표했다. 회견을 통해 지난 16년간 학교현장의 위화감만을 양산해 온 교원성과급은 실패했음을 분명히 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직무 난이도, 기피 업무에 따른 보상기제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통해 현장의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등 성과급제는 대표적인 교단 원성정책이다. S등급을 받아도 동료에게 미안하고, 열심히 가르쳤지만 학년 초 업무분장으로 ‘예견된 B등급’을 받은 교사는 더없이 허탈하다. 같은 일을 해도 어떤 학교에선 S등급이 또 다른 학교에서는 B등급이 된다. 건전한 긴장과 의욕이 아닌…
2017-03-27 09:27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둘러싼 ‘코드인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특정 노조 소속 교사의 코드인사 수단으로 악용되어 온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무자격 교장공모에서 총 11명 중 10명이 교원노조 소속 교사로 확인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총 12명 중 9명이 같은 노조 소속 교사로 드러났다. 이들 대부분은 중앙 또는 시도 지부의 노조간부들로서 교육현장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다. 특히 제주의 경우, 현 교육감 취임 후 무자격 공모교장에 응모한 4명의 노조 소속 교사 전원이 교장으로 선정됨에 따라 편향인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럼에도 16일 시도교육감들은 현행 무자격 교장공모 15%제한 규정을 아예 삭제하라는 후안무치한 요구를 했다. 돌이켜 보면, 이 같은 특정노조 소속 교사의 보은·코드인사는 교장공모만의 문제도 아니다. 평교사를 일거에 교육연구관과 장학관으로 2단계나 승진시킨 일도 있다. 또 교육감선거의 보은인사로 교육국장과 같은 요직 등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드인사를 단행해왔다. 교장공모제는 인사철마다 도를 넘은 전횡적 인사로 교직사회를 술렁이게 만들어 왔다. 특정 교원노조 간부였다는 사실…
2017-03-20 09:19교사들은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을 원한다. 이른바 ‘자기주도적 학습’은 교사가 꿈꾸는 교육의 이상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바로 그 점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상을 줄때마다 꺼림칙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외재적 보상이 학생의 내재적 동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식 때문이다. 학생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려고 준 보상에 학생들이 ‘중독’이라도 되면 어쩌나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외재적 보상은 내재적 동기에 방해만 될까? 내적 동기 저해 걱정하는 교사들 외재적 보상이 내재적 동기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레퍼, 그린, 니스벳의 실험이나 그와 비슷한 종류의 실험을 인용한다. 이들은 자유놀이시간에 그림 그리기를 선택한 유치원생들을 뽑아 자발적으로 즐기는 행위에 보상을 주면 어떻게 되는지 실험했다. 유치원생들을 세 집단으로 나눈 후, A집단에게는 상장을 보여주고 그림 그리고 싶은지 물어봤다. B집단에는 다 그리고 난 후 상장을 줬다. C집단에는 그림 그리고 싶은지는 물었지만 상을 미리 보여주거나 주지 않았다. 2주 후 첫 번째 그룹, 즉 상을 기대하고 있다가 나중에 상을 받은 아이들만 그림 그리기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고 그리는 시간도 준 것으
2017-03-20 09:19최근 아들러심리학을 실천하려고 애써온 선생님 몇 분과 교실에서 학생을 격려하는 사례들을 모아 ‘격려하는 선생님’이란 책을 출간했다. 격려는 아들러상담학파에서 상담과 아동지도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격려는 절망적인 곳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으로 산다.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기대할 수 없다면, 우리는 낙담, 절망, 무기력한 생활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나아짐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잘 간직하고 일구어 나아가도록 격려하는 것은 학생지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도 필요하다. 새로운 학년도를 시작하며 서로 힘과 용기를 북돋을 수 있도록 선생님들 간에도 격려하는 문화가 조성됐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더 나아짐’이란 말에는 삶의 중요한 원리가 들어있다. ‘지금’은 ‘더 나아짐’에 비해 불완전한, 미완성된, 열등한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즉 우리의 현 상태는 항상 불완전하고, 미완성이고, 열등하다는 것이다. 인간은 본래 불완전한 존재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불완전성을 받아들이고 감당함이 마땅하다. 아들러상담학파에서는 이를 불완전할 용기(c
2017-03-19 17:51정부의 ‘2016년 초·중·고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는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의 증가와 사교육비 지출의 양극화 심화’로 요약될 수 있다. 2007년 이후 22만원~24만원 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016년에 처음으로 25만원을 넘었고 월수입 7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과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간 사교육비 격차도 2015년 6.6배에서 8.8배로 커졌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다시 사교육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과 사교육비 양극화가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사교육 수요는 명문대학을 나와야만 좋은 직장도 구하고 안정된 삶도 누릴 수 있다는 부모의 불안감에서 기인한 측면이 크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저출산 문제와 교육실태’에서도 ‘사교육비 지출 최상위 학생이 최하위보다 주요대학 진학률은 2배 이상, 취업후 월급도 23만원 많았다’다고 실증한바 있다. 이처럼 사교육이 진학과 취업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교육비의 증가와 양극화를 막을 뾰족한 방안 마련도 쉽지 않다. 공교육 정상화만으로는 사교육 수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일반인의 오랜 인식이다. 그러나…
2017-03-19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