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이중 1470 곳은 ‘자유학년제’로 확대 시행된다. 이렇게 되면 중학교 1년 동안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고교 입시에서도 내신을 반영하지 않게 된다. 체험 중심 진로탐색과 토론방식의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생의 적성과 소질을 찾아주는 자유학기제는 올해 4년째 시행되고 있다. 2016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자유학기제 만족도 조사결과,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학생의 경우 ‘학교생활 행복감 지수’는 3.96에서 4.10으로, ‘수업참여 지수’는 3.76에서 3.91로 각각 높아졌다.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아 진로탐색의 기회를 부여하는 수업방식이 학생들에게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유학년제로 운영기간을 확대하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존 자유학기제 운영이 진로탐색 프로그램과 체험처의 부족으로 학생 본인의 흥미 분야와 상관없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꿈은 다양한데 외부강사를 초빙해 전체 학생이 강의를 듣는 방식이 아쉬웠다고 지적한다. 또 개별 맞춤형 체험이 가능하도록 여건 개선에 교육청, 지자체, 민간이 적극 나
2017-11-17 15:19며칠 전 교원능력개발평가가 끝났다. 해마다 11월 초순이면 대한민국 선생님들의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이 세상에 평가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늘 긴장과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교원평가는 2005년 5월 5일 처음 발표됐다. 교원 능력 신장 및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 만족도 향상, 공정한 평가를 통한 교원 지도능력 및 전문성 강화 등이 목표였다.교원평가는 학생 만족도 조사, 학부모 만족도 조사와 교원 상호 간의 동료평가로 나뉜다. 따라서 교사들은 교장과 교감, 동료, 학생 및 학부모 모두에게 평가를 받는다.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학생, 학부모 문제는 교원평가제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실효성 없는 대표적 적폐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평가할 대상과 항목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귀찮아한다. 그래서 교사들이 학부모들께 수시로 독려 문자를 보내고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평가에 참여시키는 형국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일 년에 겨우 한번 가볼까 말까 한 학교인데 담임교사는 물론 각 교과교사, 교장, 교감까지 평가하려니 답답할 노릇이다. 철저히 익명성
2017-11-17 15:18아침 방송 시간이었다. "오늘 아침에는 2학년 1반 학생이 신청한 음악을 보내드리겠습니다."우리 반 이름을 부르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시끌벅적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아이들은 딴 세상을 만난 것처럼 즐겁게 따라 불렀다. 그런데 무슨 노래인지, 가사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오빠야’ 모르세요?" 되물었다. 네이버에서 가사를 검색해 보니 ‘오빠야, 내가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혼자 끙끙 앓다가 죽어버릴 것만 같아서 얘기를 한다. 눈앞에 아른아른 거리는 잘생긴 얼굴 자꾸 귀에 맴도는 그의 촉촉한 목소리 예~.’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빠르고 비트가 강하다. 가사의 내용도 직선적이고 자극적이다. 신현희와 김루트라는 남녀 혼성 듀오의 노래란다. 요즘 아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래에는 동요가 거의 없다.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동요는 당연히 아이들의 노래였다. ‘창작동요제’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동요가 탄생했고 아이들은 동요를 좋아하고 함께 불렀다. 하지만 요즘은 대중가요와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노래뿐만 아니라 춤도 따라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어떤 노래를 좋아하
2017-11-17 15:18최소한의 교권보호 조치를 담은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지난 9월 26일 국회 교문위 법안소위에서 심의할 예정이었으나, 타법에 밀려 심의조차 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중대한 교권침해에 대해 교육감의 고발조치와 피해교원 법률지원단 구성을 의무화하고, 심각한 교권침해 학생에 대해 전학 조치 등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야말로 교권보호를 위한 응급 방안들이다. 교권보호가 시급하다는 것은 최근 발표된 일련의 조사결과와 자료가 증명하고 있다. 한국교총이 지난달 전국 유·초·중·고 교원 1200여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거의 모든 교사(98.6%)들이 ‘학생생활지도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학생생활지도 체계가 무너졌다는 호소다. 또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교원치유지원센터 운영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접수된 ‘교권침해와 직무 스트레스’ 관련 상담 건수만 3548건으로 월 평균 591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4353건, 월평균 363건에 비해 63%나 늘어난 수치다. 교사 성희롱 피해도 2013년 62건, 2014년 80건, 2015년 107건
2017-11-10 15:03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가 2일 약속이나 한 듯이 청소년의 선거권 보장을 위해 선거연령 하향을 들고 나왔다. 공직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내리기 위해 관련법을 개정하자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청소년들의 정치적 의식이 높아지고 특히, 지난해 탄핵정국 이후 여러 경로를 통해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을 표현하는 모습을 내세우며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정치적 판단력과 이해도가 부족한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주면 학교가 자칫 정치의 장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만 18세 대부분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고,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와 교실에서 보내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 정치와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학제가 다른 점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그래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선거권을 당장 부여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은 것인지 냉철히 따져볼 일이다. 더욱이 현실적으로 학업과 대입을 준비하는 막중한 상황에서 외부 정치의 이념, 갈등, 대립 등이 그대로 교실로 들어올 경우 면학분위기를 해치고 혼란을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자명하다. 학생회나 동아리 등에서 특정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유인물을 뿌리거나 시위 등을
2017-11-10 15:03경기도교육청의 ‘학교장 양성아카데미 정책연구’에 대해 교육계의 반발이 거세다. 20년 이상 재직 경력의 교사, 교감 중에서 선발해 400시간 연수 후 공모교장 응모 자격을 주는 게 골자다. 이는 교장, 교감, 교사 모두 자격증을 요구하는 전문직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어서 비판이 높다. 더구나 순수한 연구 차원이라도 교육청 단위에서 다뤄야 할 의제가 아니다. 교원은 국가직 공무원이고, 교육공무원 승진규정도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진보교육감의 편향 정책·인사 교육계의 의심은 특정단체 밀어주기다. 교장 자격증 철폐와 교장 공모제, 나아가 선출보직제는 전교조의 줄기찬 요구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친전교조 성향이고, 전교조를 합법노조화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니 이런 의구심을 받을 만하다. 정말 그런 소신이 있다면 공론화해 교육계의 대폭적인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교육계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연구로 포장하고 은근슬쩍 추진한다면 꼼수라는 비판을 면할 길 없다. 가장 정정당당해야 할 교육행정에는 더더욱 어울리는 행태가 아니다. 이번 국감에서 논란이 된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임명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교장 재임 시절 도박으로 적발되자 신분을 회사
2017-11-10 15:03얼마 전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연수에 참가한 적이 있다. 모임의 목적은 2015 교육과정에 따른 평가문제를 논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모임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한 학년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왕따 시킨다는 얘기였다. 그 학생들은 초등교 고학년들인데 담임선생님과 관련된 모든 교육활동을 거부한다는 이야기에 기가 막히고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 담임선생님이 순하고 착해 학생들에게 강하게 어필하지 못해서 그런다느니, 학생들이 사춘기라서 그런다느니, 여러 가지 말들이 많았지만 그 자리에 참석한 선생님들 모두 착잡함을 금치 못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모두 걱정을 하며 자기 일처럼 답답해했다. 담임선생님을 왕따 시킬 만큼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학교에서 어떤 교육이 가능할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웠다. 곁에서 직접 경험하지 못하고 전해들은 이야기이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가슴이 답답하다. 학기 초부터 그런 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그 선생님과 학생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지, 학교 관리자까지 나서고 있지만 뽀족한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 한다고 들었다. 일이 그 정도라면 집단 상담을 신청하거나 지역청이 나서서라도 해
2017-11-10 15:03"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수능 고득점자, 명문대 합격자 등을 인터뷰한 기사에서 자주 접하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해서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시험문제 중 어려운 문제, 소위 ‘킬러 문제’는 교과서 내용이나 선생님이 따로 가르쳐주신 것들을 응용하고 꼬아서 출제하기 때문이다. 즉, 교과서 내용의 개념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것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푸는 게 필수다. 그런데 정작 교과서에는 풀어 볼만한 문제가 부족하다. 그마저도 응용력을 기르기보다 개념을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자습서나 문제집을 구입하는 게 선택 아닌 필수다. 거기에는 선생님이 더 설명해주는 내용의 많은 부분이 적혀 있고, 교과서에서 찾기 힘든 실제 시험 형식의 문제도 수록돼 있다. 해설도 선생님의 설명에 의존하는 교과서와 달리 친절하고 자세하다. 단원 전반을 공부하며 궁금할 법한 내용까지, 어느 모로 보나 교과서보다 풍성한 내용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꼭 따로 구입해야만 하는 걸까. 교과서를 그 자체로 학습이 가능한 자습서처럼 풍성하게 변화시킨
2017-11-10 15:03서울시교육청이 2일 3개년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학생인권을 점검하고 보장하며, 이를 위해 교육구성원의 인권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물론 학생인권은 보호하고 신장돼야 한다. 그러나 상벌점제 폐지, 두발자유, 전자기기 사용 등이 진정 본인과 타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인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 또 3개년 인권계획을 세울 만큼 지금 교육현장에서 학생인권 문제가 그토록 심각하고 시급한 지 따져볼 일이다. 오히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가 더 자주, 더 심각하게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현실이다. 올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이 2015년보다 15.4%나 증가한 2만 5000여건에 달했다. 또 지난 4월 교총 발표에 의하면 교권침해가 최근 10년 동안 무려 300%나 늘어났다. 특히 최근 교총이 교원 1196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 크다. 교원의 98.6%가 과거보다 생활지도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하고, 그 이유에 대해 학생인권조례 등 인권 강조에 따른 교권 약화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한 것은 현장 정서와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2017-11-06 09:59교총이 20∼30대 젊은 교사를 대상으로 연 ‘가을 역사·문화 연수 캠프(군산編)’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도시 자체가 근현대사 박물관인 전북 군산 탐방을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기획된 연수는 신청 접수 1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한다. 지난 8월 ‘여름 래프팅·역사연수(영월編)’에 이은 젊은 교사들의 호응에 행사 주관 측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비결은 동질감이 높은 세대의 교사들이 지역의 역사유적과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현장중심의 스토리텔링 연수가 그들의 요구와 정확히 부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도를 뛰어 넘어 전국의 선생님과 교류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주된 요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욜로(YOLO)로 상징되는 젊은 세대의 탈(脫)이념, 탈집단 성향은 향후 교사 연수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에 있어 시사하는 바 크다. 소위 ‘마우스 클릭’ 또는 ‘가두리 연수’로 일컬어지는 정형화된 연수는 공감도, 효과도 얻기 힘들다는 것이다. 연간 의무적으로 할당된 점수를 따기 위해 마지못해 하는 것과 현장에서 즐거움을 통해 배우는 체험적 인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체화되고, 각인된 경험과 인식은 곧…
2017-11-06 0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