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글보글 된장이 끓는다. 군침이 싹 돈다. 이제 주방장이 가장 좋아하는 토핑을 올릴 차례다. 바로 불고기피자다. 피자 한 조각을 집어 든다. 쭉 늘어진 치즈가 일품이다. 돌돌 말아 뚝배기 안에 퐁당! 아차차, 깜빡한 게 하나 있다. 바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이다. 급히 냉동실 문을 열었다. 뚜껑을 뽕, 한 숟갈 탁! 이제 조금만 더 끓이면 완성이다. 이 음식의 이름을 지어 보자. ‘된장 집에 놀러 간 불고기피자가 집들이 선물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준비했네!’는 어떨까? 이름이 너무 길다고? 좋다. 2음절로 줄여 본다. 바로 ‘잡탕’이다. 삐빅! 타이머가 울었다. 마침내 주방장이 요리를 완성했다. 내 앞에 잡탕 뚝배기가 놓였다. 김이 모락모락 난다. 어떤가, 아직도 군침 싹 도는가? 선명한 주제=전문성 블로그 운영도 요리와 비슷하다. 이것저것 여러 주제로 포스팅을 올리면 잡탕이 된다. 잡탕 블로그는 절대로 추천하지 않는다. 손님 다 떠난다. 필자도 처음엔 잡탕 블로그를 운영했다. 월요일엔 살짝 바빴으니 맛집 포스팅으로 시작했다. 화요일은 성급해 보일 수 있으니 차분하게 독서 포스팅을 올렸다. 수요일은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라 여행 포스팅을 발행했다. 목요
2024-04-08 09:002024년 3월부터 ‘조사관제도’의 도입으로 학교폭력 사안 처리의 방식이 바뀌었다. 큰 폭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학폭 사안이 발생했을 때, 사안을 확인하고 조사를 하는 주체의 변화다. 그동안은 교사가 학폭 사안을 확인하고 조사해 왔다. 하지만 수사권과 사법권이 없어서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각종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 학폭조사관제도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1. 변경된 처리 절차 학폭 사안 처리 방법을 먼저 살펴보자. 학교에서는 학폭 사안을 인지하거나 감지한 경우 학폭 사안을 접수한다. 학폭 사안을 목격한 학생의 신고로 접수를 진행하기도 한다. 교육지원청에 접수된 학폭 사안 조사는 기존에는 교사가 했지만, 올해 3월부터는 학폭조사관이 개입한다. 조사관은 학교에서 접수한 학폭 사안을 확인하고 조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학폭조사관은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교폭력 제로 센터에 소속된다. 함께 신설되는 학교폭력 사례 회의 등도 학교전담경찰관(SPO)과 더불어 학폭사안의 조사를 담당한다. 조사관은 퇴직 경찰과 퇴직 교원 등을 위촉한다. 학생확인서, 학부모확인서 등의 자료와 상담 내용으로 ‘사안 조사보고서’를 작성해 학교폭력 전담 기구로 전달하
2024-04-08 09:00올해부터 초등 1, 2학년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됐다. 개정 교육과정은 연도별 순차적 적용 과정을 거쳐 2027년에 전면 시행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 증가,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확대, 맞춤형 교육에 대한 요구 증가, 교육과정 자율화에 대한 필요성 인식 등의 사회적 요구로 개발됐다. 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된 취지를 볼 때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배운 것을 삶에 적용하는 능력임을 알 수 있다. 교수학습·평가방법 개선 시작해야 이렇게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학교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근본 문제를 되짚어봐야 한다. 인공지능(AI)이 우리 삶에 깊이 영향을 끼치고, 지식과 정보 생산이 급속도로 빠른 현실 속에서 과거와 같은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으로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인재 육성이요원하기 때문이다.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고, 그것을 잘 암기, 혹은 이해했는지 평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기반 사회로 접어든 이 시대에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며 한 편의 글로…
2024-04-01 09:10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충남 청양군의 공통점은 ‘인구 수’다. 두 지역 인구는 약 3만 명 정도로 비슷하다. 그런데 청양군은 헬리오시티보다 1180배가 넓다. 청양군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얼마 후 두 지역의 공통점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학교급별 다양한 제도 시행돼 현재 우리나라 228개 시·군·구 중 절반 정도(113곳)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이다. 이런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공립 초‧중등 학생 수는 2023년 대비 2027년까지 약 58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감소 폭은 점점 확대돼 2038년까지 초등 약 88만 명, 중등 약 86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국교육개발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초교 6175곳(분교장 제외) 중 1424곳이 전교생 60명 이하다. 더욱이 30명 이하는 584개교로 전체의 9.5%다. 앞으로 이 현상은 점점 더 가속화되고 학교 규모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학교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교육당국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현재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소수 학생의 선택권이 중요해지면서 교과순회전담교사제를 실시하거나,…
2024-04-01 09:1022대 총선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거대 양당의 교육공약이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다. 21대에는 소수당만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등도 다양한 교육공약을 내세웠다. 오히려 예산을 고려하지 않은 채너무 많이 나열해 말의 성찬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 정당무관심 부정적 영향 미쳐 대선과 달리 총선에서는 지역 차원 공약에 더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중앙당의 (교육)공약은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 언론도 정당별 총선공약을 별로 다루지 않는다. 이를 알고 있는 거대 양당이 총선공약 제시에 소홀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하지만 총선 교육공약 부실은 자칫 차기 대선에서의 공약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도 그러한 경향을 보인다면 교육의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에 이번 총선에서의 교육공약 부실이 걱정되는 것이다. 지난해 서이초 사태 이후 교권 향상을 위해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교육정책이 소홀히 취급된 것일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상황은 합리화되지 않는다. 거대 정당이 왜 이렇게 돌변했을까? 학령인구 급감으로 유권자 중에서 손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사람 숫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인
2024-03-25 09:10최근 5년간 마약 사범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의 학원가에서는 기억력과 집중력에 효과가 있다면서 마약 음료를 학생들에게 사용한 사건이 발생하며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2022년 검찰청 마약 10대 단속 현황에 따르면 15세 미만 41명, 15~18세 291명, 19세 149명 등 총 481명(전체 1만8395명)이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10대 청소년 마약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10대 마약 사범은 10여 년 전인 2012년 38명에 비해 무려 12.6배가 증가했다. 최근엔 10대들이 주축이 돼 마약을 운반하거나 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청소년 마약 10년 새 12.6배 증가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면서 정체성의 혼란과 감정적 어려움, 반항과 방황을 겪을 수 있고, 비행이나 약물남용에 빠지기 쉽다. 청소년의 약물남용은 가정과 학교생활의 문제, 학업 성적의 저하, 건강 문제 발생, 사고와 법적 문제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에 연루되는 청소년들이 흔히 남용하는 약물은 첫째 ‘나비 약’이라고 불리는 식욕억제제나 ‘몸짱 약’이라고 불리는 근육 강화제 등이 있다. 이는 무분별한 미디어에 노출되는…
2024-03-25 09:10한국교총 소속이 된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처음엔 어떤 단체인지도 모른 채 선배들의 권유로 가입했고, 중간에 교육철학의 차이도 느껴 탈퇴한 경험도 있다. 교총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고 오해한 시기도 있고 활동을 하면서 안타까움을 느낀 적도 있다. 하지만 교총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기쁨과 성취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다양한 혜택 누릴 수 있어 먼저 복지 부분에서 좋은 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5~6년 전 교총 홍보 연수 강의를 갔을 때 복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었다. 교총은 크게 한국교총, 시·도교총, 시·군·구교총으로 구분되고 여기에 따른 혜택이 다르다. 문제는 이것을 혼동하거나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혜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물론 할인이 무의미한 것도 있지만 한국교총에서 전국단위로 혜택을 받는 것, 시·도교총에서 시·도 단위로 할인받는 것, 시·군·구교총별로 복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많은 장점이 있다. 연수를 나가거나 주변 교총 회원들이 이러한 부분을 모를 때마다 알려주고 파일로 정리해서 공유하면 비회원도 깜짝 놀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매년 있는 이벤트 성…
2024-03-18 09:10하얀 눈이 폴폴 내려, 유난히도 예쁘게 나무마다 눈꽃이 피어난 날이었다. “책읽어주기 운동본부에서 ‘책 읽어주는 입학식’ 행사를 하는데, 강의를 하나 맡아주셨으면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았다. 강연 주제는 ‘책 읽는 가족 이야기’. 강연 날짜도 촉박한데 큰 생각도 없이 선뜻 강의를 맡았다. 충분한 시간과 환경 중요해 막상 강연을 준비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교사로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줬고,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도 수도 없이 했다. 그런데 막상 강연을 준비하려니 막막하기도 하고, ‘그저 딸들에게 책을 읽어준 것뿐인데, 이게 무슨 강연이 되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한참을 고민하다 고등학생 큰딸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빠 엄마가 정말 많은 책을 읽어주었고, 너도 엄청난 양의 책을 읽었잖아? 그래서 좋은 점이 뭐야?” 아이의 답은 놀라웠다. “글자로 쓰인 것은 일단 읽고 싶고, 나도 모르게 읽게 되는 ‘읽기본능’이 생긴 것 같아요. 박물관 안내도 다 읽게 되고, 길거리 간판과 안내문뿐만 아니라 외국어 모의고사 지문도 읽는 재미가 생겼어요. 상식과 어휘력이 풍부해지는 것은 당연하고, 다양한 생각과 주제를 받아들이는 힘이 커졌달까?” 그저 책을 읽어만
2024-03-18 09:10이야기는 힘이 세다고 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리 뇌에 비밀이 있습니다. 뇌는 ‘특별한 바보’입니다. 제가 붙인 별명입니다. 저는 강의 중에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드라마는 어떤 드라마인가요?’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사전 예고나 설명 없이 던지는 질문에 뭔가 말하려다 말고 다들 저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합니다. 간혹 ‘막장 드라마요’라고 대답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답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죠. 제가 ‘바로 내가 보는 드라마입니다’라고 말하면 다들 맥없이 웃습니다. 맞는 말 같기는 한데 답이 시답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소문난 드라마라고 해도 내가 보지 않으면 재미없습니다. 또 보기 시작하면 이어지는 이야기에 빠져 계속 보게 됩니다. 그러니 제 말은 틀린 게 아닙니다.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뇌 우리의 뇌는 재미있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재미있는 놀이, 재미있는 이야기, 심지어는 공부도 재미있게 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아이들의 뇌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중독을 겪기도 합니다. 중독이란 ‘뇌가 어떤 일의 재미에 지나치게 빠져 삶의 균형을 잃은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게임
2024-03-14 17:18심각해진 교권 침해가 우려돼 민간 보험에 가입하는 교사가 매년 급증하면서, 최근 5년 사이에 무려 5배 이상 늘어났다. 매년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따른 소송이 급증하고 있지만, 국가가 선생님의 안전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영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교권 침해 늘 주위에 도사려 국회에 보고된 A의원의 수집자료에 따르면, 작년 연말까지 교권 보험에 가입한 교사 수는 1만 명에 육박한다. 보험금을 받은 대표적인 교권 침해 사례를 분석해보면, 지시 불응 및 위협이 39건이었으며, 폭언(21건), 명예훼손(18건), 성희롱(8건), 폭행(8건) 순이었다. 특히 전체의 95.7%(91건)는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였다.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교권 침해에도 반드시 ‘최적의 시간’이 존재한다. 사건 발생 시 사안의 심각성을 즉시 인지하고 올바르게 대처해야 더 큰 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잘못이 없으니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겠지?”하고 단순하게 상황에 대처했다가 회복할 수 없는 어려움에 부닥치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봤다. 특히 학부모에 의한 교원 대상 고소, 고발 사건이나 정서 학대, 성희롱 등…
2024-03-11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