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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말 기술] ③민원과 상담, 그 성격의 차이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와 교사 간 소통을 할 때 '민원'과 '상담'이라는 용어를 혼재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둘은 목적과 성격이 사뭇 다릅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사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되고, 학부모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먼저 민원과 상담의 차이를 깊이 들여다보겠습니다. 민원은 특정 문제에 대한 빠른 해결과 신속한 답변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반면 상담은 학생 성장과 교육 및 지도에 대한 협력, 조언 등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 급식비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는데 확인해주세요"라고 하면 민원입니다. 반면 "우리 아이가 요즘 학교생활에 적응을 힘들어하는데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라고 하면 상담입니다.

 

애초에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대응 방식이 필요합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소통을 동일하게 접근할 경우 원하는 성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민원에는 명확하고 신속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상담처럼 길게 대화를 나누며 접근하면, 교사는 교사대로 지칠 수밖에 없고,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답답해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더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어떻게 구별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민원인지 상담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민원일 경우에는 담임교사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인지, 아니면 학교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것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민원과 상담 대응 방법 분리

 

담임교사 개인의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라면, 학교에서 함께 대응하도록 창구를 일원화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어 급식 문제, 시설 문제, 여러 학급의 학생들이 얽힌 학교폭력 등은 담임교사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섭니다. 학교 차원의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상담이라면 학부모와 교사가 아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협력적인 관계가 중요합니다. 상담에서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핵심입니다. 언제든 아이를 위해서라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가 숙제를 너무 힘들어해요"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이것이 "숙제를 줄여주세요"라는 요구라면 민원의 성격이 강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가 숙제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이라면 상담의 성격입니다. 전자의 경우 명확한 답변이나 방침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후자의 경우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아이의 상황을 파악하고 최적의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학부모와 협력 관계 돼야

 

학부모 말의 의도가 정확하게 이해되지 않을 때, 묻기 좋은 말도 있습니다. "어머니, ○○에 대해 말씀하시는 거 같습니다. 제가 이해한 것이 맞나요?" "어머니, 지금 원하시는 게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면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학부모와 대화할 때 자주 쓰는 말입니다. 이렇게 물으면 민원인지 상담인지 구별이 명확해지면서 대응의 방향도 분명해집니다.

 

학부모가 상담을 요구한다면 교사도 마음을 열고 학부모와 긍정적인 지도 방향을 찾아가면 됩니다.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더 나은 교육 방법을 같이 이야기 나눌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교사와 학부모가 언제든 나눌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민원과 상담을 명확히 구별하고 각각의 성격에 맞게 대응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교사는 더욱 체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학부모는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와 가정이 진정한 교육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기본적인 소통의 구별부터 명확히 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김성효

전북 군산동초 교감

상처받지 않으면서

나를 지키는 교사의 말 기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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