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에 20대 청년이 무단으로 침입해 여학생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여 충격을 준 사건이 한 달여가 지났다. 당시 긴급 출동한 경찰과 대치 끝에 범인은 붙잡혔다. 백주 대낮에 그것도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흉악범죄나 다름없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학교가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사건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안전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교육부 역시 이미 시행 중인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표준 가이드라인’을 지킬 것을 강조하는 것 외에 후속조치는 없다. 교육당국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에 일선 학교는 불안하다. 이에 교원들은 안전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총이 실시한 교원 설문에 따르면 학교 출입과 관련된 규정을 어길 시 처벌을 강화해 학교와 학생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10명 중 9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프랑스, 호주 등 선진국처럼 교사와 미리 면담을 약속하지 않은 외부인은 학부모일지라도 출입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보안관이 1명이거나 아예 없는 학교가 4분의 3에 육
2018-05-14 09:25한국교총 전신인 대한교육연합회가 6․25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와 교육을 교육자의 힘으로 재건하자는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1953년부터 설정․운영하는 교육주간이 올해로 제66회를 맞았다. 교육주간은 1975년까지는 한글날인 10월 9일을 전후한 1주일로 하다가 1976년부터는 어린이날을 전후한 1주일로 시기가 변경됐고, 교총의 요구로 1982년 스승의 날이 법제화되면서 그 이듬해부터는 5월 15일 전후 1주일이 됐다. 50, 60년대 교육주간은 ‘교육으로 자립경제 이룩하자’(1958), ‘가난을 극복하는 교육’(1961), ‘조국 근대화를 위한 교육’(1966, 1967) 등 나라 살리기를 주제로 삼았다. 이후에는 건전한 사회를 만들고, 평화와 세계화를 지향하는 한국인 육성에 중점을 두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교육의 본질회복과 교육의 전문성 향상이 주요 테마가 됐다. 시대에 맞게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교육자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올해 교육주간(5월 14일∼20일) 주제는 ‘실천하는 인성으로 배움을 나누는 교육실현’이다. ‘인간의 인간다움’을 교육적 실천으로 고양하고, ‘배움이 나눔으로 공유되는 사회’를 열어가려는 교육적 지향이 반듯하게
2018-05-10 09:26올해로 제62회를 맞이한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가 지난 달 28일 발표심사 및 최고상 심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1200여명의 교원이 참가했으며, 시·도 대회를 거쳐 213명의 1∼3등급 입상자를 배출했다. 현장교육연구대회는 학교현장 교원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춘 교육자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이후 대부분의 교육연구대회에 참가하는 교원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연구하는 교원에 대한 무관심과 홀대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정부와 사회는 늘 학교교육의 개선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교육현장을 책임지는 교원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 오히려 교원을 개혁의 대상으로 인식해, 현장교원들의 열정을 꺾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구비 지원도 없이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교사를 승진에 매달리는 교사로 매도하기도 하고, 심지어 연구점수에 대한 비중 감소로 대다수 연구하는 교원들의 연구에 대한 의욕마저 사라지게 했다. 교원이 자신의 교육활동과 수업에 대해 탐구하고, 새로운 지식을 바탕으로 꾸준히 개선하려는 노력을 한다고 해도 정작 이
2018-05-08 13:54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 중에는 현직 교사가 올린 글도 있다. ‘스승’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기념일을 ‘스승’이 원치 않으니 없애 달라는 내용이다. ‘뜻깊은 기념일로 여겨져 왔던 스승의 날이 오히려 스승들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다 못해 차라리 없어져야 할 날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교권 추락으로 인해 스승의 날 교사들이 축하받는 분위기는 사라져가고 있으며, 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생화 카네이션조차 선물해서는 안 된다고 하니 누가 작은 카네이션 씨앗 한 알이라도 가져올까봐 더욱 두려운 날이 됐다는 것이다. 스승의 날만 다가오면 김영란 법과 교사를 묶은 뉴스들이 자주 노출되고, 그 아래 달린 교사 비하 댓글들을 교사들은 씁쓸하게 보고 있어야 한다. 여전히 스승의 날을 통해 제자들이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는 따뜻한 모습이 많이 있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을 키워준 은사가 있는데 스승의 날이라도 있어야 자연스럽게 안부라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스승의 날을 2월 중순으로 바꿔달라는 요청도 여럿 눈에 띈다. 1∼2월에 학기를 마치는 교육 현실 상…
2018-05-08 13:546·13 교육감 선거일이 다가옴에 따라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의 면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교육감 예비후보자들이 각각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대학교육 경력자의 교육감 자격을 둘러싼 논쟁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감을 주민직선으로 뽑는 선거가 반복되면서 대학교수 출신 교육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교육경력을 초·중등교육 경력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대학교원과 출발부터 차별 심각 4월말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64명의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 가운데 전·현직 대학교수는 47%인 30명이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2%, 당선자의 50%,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자의 46%, 당선자의 47%가 대학교육 경력자였다. 교육감의 주요 관장 사무는 교육 예·결산, 학교의 설치·이전·폐지, 교육과정 운영, 교육공무원·지방공무원 인사 등으로 대학교육 경력자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교육감의 법적 지위나 관장사무를 고려할 때 교육감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대학교육 경력보다는 초·중등교육 경력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교육감 선거 입후보자와 당선자
2018-05-08 13:54필자는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의 해외 파견교사로 지난해부터 오세아니아 피지의 고등학교에서 현지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피지의 학교 풍경은 한국과 매우 대비된다. 새 학기 개강 2주 만에 갑자기 재발령으로 떠난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한 달이 넘게 아직 발령이 안 된 빈자리도 있다. 그래서 학기 초 한 달 정도는 지도 교사와 담임까지 수시로 바뀐다. 우리나라 같으면 아주 큰 문제지만 여기서는 임시담임이 있으면 되고 새 교사가 올 때 까지 다른 교사들이 돌아가면서 보강을 맡으면 되는 별 일 아닌 일이다. 학기 초 우리와 대비되는 풍경 그리고 업무용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 재촉하는 일들에 치이지 않는다. 아침회의 시간을 자주 갖고 다함께 이야기 나누며 하루를 연다. 정리와 전달이 잘 안되고 뭐 하나에도 무척 느리다. 그래도 신기하게 학교는 잘 돌아간다. 당일 일정이 수시로 바뀌어 “이번 수업은 도대체 몇 시에 끝나느냐”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종 치면 끝나는 거죠”라는 답변을 듣고 혼자 웃었다. 매주 월요일 아침은 조회가 있어 모두 강당으로 등교한다. 이 때 학생들은 학년, 반에 관계 없이 그저 오는 순서대로 채워서 강당에 앉는다. 이
2018-05-08 13:54지난해 9월 장애학생 부모들이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무릎 호소’를 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러나 장애학생 부모들이 더 안타까워했던 것은 ‘통합교육’이 좌절됐기 때문에 특수학교라도 지어달라고 한 진실이 가려진 채, ‘분리교육’인 특수학교 설립을 단순히 요구하는 것으로 비춰진 것이었다. 실제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3월 5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특수학교는 필요 없다”며 특단의 통합교육 대책을 촉구했다. 장애부모와 단체의 지속적인 요구로 지난 2008년 통합교육에 방점을 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됐고, 올해로 시행 만 10년이 된다. 그러나 일반학교의 통합교육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통합의 양적 성장이 이뤄져 지난해 기준으로 장애학생 8만 9353명 중 70.7%가 일반학교에 다니지만 ‘공간적’ 통합에 그친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비장애 학생에 맞춰진 학교 시설, 사문화된 장애학생 교육과정, 원격·이론·일회성 위주의 교사연수, 턱없이 부족한 교육보조원, 교사 간 연계를 방해하는 과밀 특수학급 등 걸림돌이 산적하다. 통합교육의 적기는 유아기라지만 통합 어린이집은 2.4
2018-04-30 13:42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학교가 화두다. 현재 학교는 미세먼지로 교실 밖 학습에 큰 제한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19년까지 모든 학교에 실내체육시설 설치, 2020년까지 전국 유·초·특수학교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교육감, 지자체장 등 예비후보들도 앞 다퉈 공기청정기 설치를 공약하고 있다. 그러나 공기청정기에 대한 과학적 효과 검증 없이 졸속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많다. 현재 학교 교실용 공기청정기는 별도로 개발돼 있지 않다. 시중에 유통되는 공기청정기가 수 십 명의 학생이 생활하는 교실에 얼마나 저감효과가 있는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부와 교육감, 지자체장 후보들의 우후죽순 공약이 표심을 자극하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에 공기청정기 등 공기정화장치가 검증 없이 설치되면 역효과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저감 효과도 별로 없는 정화시설을 가동하느라 창문을 꼭꼭 닫는다면 학생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 학교에만 유지·보수 관리 부담과 비용을 떠넘길 경우, 필터 교체와 고장 수리가 제 때 되지 않을 수 있다. 충분한 예산 지원과 임대형 기기 설치 등 관리 부담
2018-04-30 13:41학교는 학생과 교원, 학부모로 대표되는 구성원이 함께 하는 공동체다. 학생의 학습권과 교원의 교권 및 학부모의 교육권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우리가 원하는 양질의 교육이 성취될 수 있다. 학교 운영에 있어 정의의 문제는 이 세 개의 축이 편견 없이 균형을 이뤄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헌법 개정 논의에서 한국교총은 ‘교권’을 헌법 제31조 6항에 명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교원의 교권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촉진하기 위해 필요하고 학부모의 교육권을 지원하기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프로의식이 바탕 돼야 모든 권리에는 의무가 따른다. 학생, 학부모에게 교육적 의무가 있듯이 교권의 이면에는 교원으로서 지켜야할 의무인 권위와 품위가 있다.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권위’를 이야기할 때 외부로부터 지켜줘야 할 법적 권위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본다. 오히려 스스로가 지키고 발견하고 창조해 나가야 할 권위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물론 외부로부터 지켜줘야 할 법적 권위는 소중하고, 이 일에 교원단체가 적극 나서서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못지않게 소중한 것은 우리 스스로 재창조해야 할 권위인 교원의…
2018-04-30 13:41예년보다 크게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 중 하나가 화장(化粧)한 아이들의 수다. 한 학급 기준 10명 중 3명의 아이가 화장을 할 정도로 그 수가 늘고 있다. 물론 학교 차원에서는 화장을 규제하는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실효성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아이들은 학생 인권과 개인 프라이버시 운운하며 화장 단속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사제 간 사소한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생활 내세우며 단속에 불쾌감 늘 화장을 하는 여학생 몇 명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당황스러워하며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단순한 호기심에 친구를 따라 하는 모방 화장이 많았다. 몇 명의 아이는 하루라도 화장을 하지 않으면 얼굴을 내밀고 다니기가 민망하다고 말했다. 화장을 언제 하느냐는 질문에 아이들 대부분은 학교에서 한다고 했다. 집에서 화장하고 학교에 등교한다는 아이 중 일부는 아침밥은 걸러도 화장을 꼭 한다고 했다. 그리고 화장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이 대부분이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화장하는 시간은 정규수업 1교시와 마지막 시간이었다. 등교하자마자 아이들이 책상 위에 제일 먼저 꺼내놓는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화
2018-04-30 1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