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한 국가의 시민으로서 자기 나라의 되어가는 모습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시민에 대한 최대의 벌은 바로 그 사람보다도 못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비록 2천여년 전의 말일지라도 오늘날에도 우리가 기억하여야 할 경귀가 아닌가 생각한다. 무릇 정치란 많이 배운 사람들이나 할 일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고관대작으로부터 필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은 모름지기 자기 국가에 대하여 늘 관심을 가져야 하며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바로 자기를 지켜준 조국의 운명이 어찌 될는지도 모른다고 하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역사 발전과정에서 정신을 잘 못차려 1905년 최악의 비운을 맛보았다. 이에 나라를 찾기 위하여 국민들이 맨손으로 전국 방방곡곡에서 독립을 외치면서 일어선 날이 바로 1919년 3월 1일이다.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3ㆍ1절을 국경일로 정하여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의 노력과 애국심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3ㆍ1절이 시기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학기말 방학을 지내고 학생들은 학급의 개념도 없어지면서 그 누구도
2016-03-02 09:18시 감상 하얀 봄 / 최일화 입춘도 엊그제 지나고 옷수선집 유리창엔 어린 봄의 웃음소리 완행버스를 타고 몇 조각 남아 있을 고향 햇살이나 쬐고 올까. 바다가 보이는 들판으로 가 옛날의 오솔길을 한동안 걷다 올까. 솔개 날개깃에 봄이 실려 왔는데 토끼풀 망태 속에 봄이 담겨 왔는데 봄은 이제 소래갯벌 갯고랑 오리 물질에 떠다니네. 폐선의 깃발에 하얀 봄이 나부끼네. 감상 내가 인천에 정착한지도 37년이 되었다. 인천은 내게 낯선 고장이었다. 33년 교직생활을 인천에서만 했고 인천에서 결혼하고 딸 세 자매를 낳아 출가시켰으니 명실상부하게 인천은 이제 나의 고향이 되었다. 고향엘 가면 고향이 낯설고 서울엘 가면 서울이 낯설다. 고향에 가면 내가 촌놈 같고 서울에 가면 또 촌놈 같다. 인천에 살았어도 내가 도회지 사람이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나도 모르게 도회지의 생활 습성에 젖었겠지만 마음으로는 여전히 촌사람이라고 여기고 살아왔다. 나의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야산이 펼쳐지다가 점점 높은 산이 이어져 병풍처럼 둘러쳐진 고장이다. 멀리 차령산맥이 굽이굽이 흘러 소나기라도 한줄기 지나고 나면 먼 산봉우리가 신
2016-02-29 15:58급변하는 시대에 생존 전략으로 배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가이다. 문제는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아 있는가? 세상이 좋아졌다는 증거가 직장인도 서울대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남학생도 여대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온라인 무료 공개강좌 ‘K-무크(MOOC, www.kmooc.kr)’에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14일 서비스를 시작한 K-무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올 2월 15일 현재 총 56만8000여 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6만2000여 명이 수강 신청해 강의를 듣고 있다. 인기 요인은 누구나(Massive), 무료로(Open), 인터넷(Online)을 통해 우수한 대학의 강의(Course)를 수강할 수 있다는 ‘무크(MOOC)’라는 이름의 뜻에서 찾을 수 있다. 무크는 해외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유행했다. 에덱스(edX), 코르세라(Coursera), 유다시티(Udacity) 등 온라인 공개 사이트에서 하버드, 스탠퍼드, MIT, 프린스턴 등 미국 일류 대학들의 실제 수업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면서부터다. 뉴욕타임스는 2012년 무크를 교육계의 가장 혁명적인 사건으로 꼽으며 “무크가 대중을 위한 아
2016-02-29 09:03할머니들/ 최일화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정류장 의자에 전깃줄에 앉아 있는 참새들처럼 날개를 접고 앉아 있는 할머니들. 바람이 불 때마다 깃털을 날리며 한 곳을 바라보는 참새들처럼 버스가 섰다가 떠날 때마다 출입문 쪽을 일제히 바라보는 할머니들. 틀니를 빼놓고 나와 앉아 있는 합죽이 할머니도 있다. 날개를 다친 참새처럼 할머니 하나는 지팡이를 짚고 앉아 있다. 할아버지 하나가 조금 떨어진 곳에 강남에서 온 제비처럼 앉아 있다. 감상 나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이 각별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대가족을 이루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늘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초등학교 6년을 매일 같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할아버지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할머니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등교를 했고 학교에 다녀와서도 인사를 했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무엇인가 빼먹은 것 같아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인사를 드리곤 했다. 그런 할아버지가 6학년 2학기 때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돌아가셨다. 나는 대청마루가 꺼질듯이 꽝꽝 발을 구르며 울부짖었다. 할머니는 내가 스물여덟 살 때 돌아가셨다. 내가 늦게 입대하여 제대를 하던 해였다. 그때는 할머니 친구 분들이 빈소를 찾았을…
2016-02-29 09:01산악회는 낯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산행으로 심신을 단련하고 회원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비영리 모임이라 안전이 먼저다. 그래서 시산제를 제일 중요하게 여긴다. 시산제(始山祭)는 매년 신정과 구정이 지난 음력 1월 15일경 한적한 산을 찾아서 회원들의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산신제다. 대보름 다음날이던 2월 23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정월 대보름 달맞이 명소인 월류봉(충북 영동군 황간면)으로 시산제 산행을 다녀왔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라 경부고속도로 금강휴게소까지 들르며 여유를 부리는 차안에서 달콤 회장님의 건강 잘 챙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시산제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8시 55분경 황간IC에서 3.5㎞ 거리의 월류봉에 도착했다. 여러 번 다녀간 곳이지만 시산제 날이라 느낌이 새롭다. 시산제를 준비하는 시간에 월류봉 주변을 둘러봤다. 월류봉(月留峯)은 황간면 원촌리 초강천 물가에 있는 한천팔경의 제1경으로 달밤의 정경이 아름다워 달이 머물다 간다는 봉우리이다. 왠지 밝은 불빛보다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에 정이 가는 세상이다. 달님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밤경치를 보려면
2016-02-29 09:01아들러의 '용기' 심리학 지구는 거대한 수용소다. 소멸될 운명을 안고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살기 위해 더덕더덕 붙어사는 땅 덩어리. 그 속에 한국이라는 틀, 학교라는 벽, 교실이라는 방 한 칸에서 내 인생은 지금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책을 만나는 도서관의 칸막이 안에서 오늘 아침도 평온을 느끼는 나는 인간 달팽이다. 삶의 등껍질을 잃고도 맨 살로 살고 있으니! 잃어버린 등껍질을 재생시켜주는 책에 마음을 부비며 다시 일어선다. 우리는, 나는 찰나만을 살다 간다. 바람 소리, 소나기처럼. 하루를 살다 간다. 그 하루가 영원처럼 계속되리라 믿고 싶어 하며 소유하고 분노하고 집착한다. 자기 입도 이기지 못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충고하며 목숨 걸듯 살아 왔다. 지금 이 순간뿐이라고 주문을 걸면서도 순간마다 잊고 살아 왔다. 인간의 삶은 사랑 받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그 사랑을 추구하고 갈망하는 세상의 호수에 미움이라는 돌멩이를 던진 심리학자가 아들러다. 용기의 심리학자로도 불리는 그의 가르침을 쉽게 풀어 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만약 라는 책 제목을 '아들러의 심리학'으로 냈다면 지금처럼 많이 팔렸을까 생각해본다. 아니면 '사랑받을…
2016-02-26 14:18책을 통해 만나는 일상의 행복 찾기 사랑한다는 말 만큼이나 가장 많이 쓰이는 낱말이 '행복'이 아닐까. 마치 행복하지 않으면 잘못 살고 있는 것만 같아 행복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널렸다. 그 행복을 향한 길을 50권의 책 속에서 찾으라는 강준만 교수의 책이다. 행복의 어원은 라틴어의 '보나 오라(bona hora)' 로서 '알맞은 시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필자의 해석으로는 그 순간에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이 책을 읽은 느낌을 남기고 다른 누군가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작은 설렘으로 자판 앞에 앉은 지금 행복하다. 모든 순간이 기적이라고 한 아인슈타인은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을 같다. 어린아이처럼 혀를 쑥 내밀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머금은 그의 사진을 보는 것은 행복함을 안겨준다. 알맞은 시간을 날마다 기적처럼 누리고 간 그가 예언한 중력파 발견 소식을 들으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그는 시간의 철학자였고 수학자였으며 과학자였고 음악가이며 시인이 분명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마음상태가 아닌 존재방식이며, 미덕과 일치하는 영혼의 활동'으로 정의했다. 폴 새뮤얼슨은 "행복은 소유를 욕구로 나눈 값" 이라고 했으니 경제학자답
2016-02-22 16:59시단 육신 최일화 어머니의 육신은 이제 다 썩었을 거야. 내가 먹고 자란 어머니의 젖 그 젖무덤도 이제 다 썩어서 흙이 되었을 거야. 사시사철 밥상 차려주던 어머니의 손 그 따뜻하던 손도 이제 다 썩어서 아무런 흔적도 없을 거야. 어머니의 육신은 이제 다 썩어서 바람이 되고 물이 되었을 거야. 저 강산 저 들판햇살이 되었을 거야. 시작노트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도 벌써 20여년이 지났다. 어머니를 생각할 때 마다 나는 안타깝다. 그 시절 우리의 어머니들의 삶이 모두 다 곤궁하고 배운 것 없고 가부장제 하에서 많은 권리를 포기하고 살았다고는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회한은 깊어져 간다. 왜 용돈을 좀 더 드리지 못했는지 어머니 모시고 공원이나 바닷가 나들이 한 번 못했는지 아무리 핑계거리를 찾고 구실을 붙여도 소용이 없다. 무릎이 아파 그 고생을 하셨는데 왜 큰 병원엘 한번 모시고 가지 못했는지 좋은 음식점으로 모시고 가 왜 함께 식사를 하지 못했는지 후회스러운 마음뿐이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변함이 없다. 평생에 걸친 아버지의 이중생활로 어머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마음고생을 하셨다. 양가 어른들께서 혼인을 시켰는데 아버지는…
2016-02-22 09:202월 16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강원도 춘천시와 홍천군에 걸쳐 있는 가리산(높이 1051m)에 다녀왔다. 가리산(加里山)은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으로 정상 부근에 솟아있는 3개의 봉우리가 소양호에 산자락을 늘어뜨리고 있다. 홍천9경 중 제2경으로 산의 이름은 산봉우리가 한데에 수북이 쌓아 둔 곡식 더미처럼 생긴데서 유래한다. 가리산을 품은 홍천군을 지도에서 살펴보면 동에서 서로 고구마처럼 기다랗고 남한의 시·군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다.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북쪽으로 향했다. 명절연휴 보내느라 피곤했는지 빈자리가 여럿이다. 밤사이 눈이 내려 거북이걸음을 하는데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만 눈이 녹아 세상을 흑백으로 구분한다.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입원으로 참석 못한 달콤 회장님을 대신해 짱구 부회장님의 산복(山福) 많이 받으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다음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중앙고속도로 홍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44번 국도변의 원동교차로에서 소양호 방향으로 폭이 좁은 지방도를 달린다. 10시 10분경 1진을 홍고개에 내려주고 짧게 산행
2016-02-22 09:20이제 우리 나라도 일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이는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워킹 맘이던 K씨는 평소에 ‘자식은 나를 대신 살아줄 수 없고 나는 자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졌다.30여년 전인 1980년대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교육관이었다. 우리나라 엄마들 대부분은 자녀 앞에서 단호하지 못한 편이다. 혹여나 자신의 무관심이나 야단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거나 미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서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K씨는 이런 ‘착한 엄마 콤플렉스’가 오히려 아이와 엄마의 인생을 모두 해롭게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워킹 맘이 출근할 때마다 아이를 떼어놓느라 애를 먹는 반면 K씨는 동네 떠나갈 듯 울며 출근을 막는 두 아들에게 단호했다. “엄마도 하루 종일 너희하고 놀 수만은 없어. 일을 해야 해. 너희도 하루 종일 엄마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엄마가 옆에 있어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야 하잖아.” 너무 모진 엄마처럼 보였는지 어느 날은 도우미 아주머니가 아이들 몰래 출근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워킹 맘이 잘못도 아닌데 죄인처럼 숨어 나갈 수는 없었다. 이같은 배
2016-02-22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