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시작됐다. 20대 국회 마지막인 이번 국감은 지난 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20일간 17개 상임위원회별로 일제히 진행된다. 국감 대상기관은 17개 상임위원회 소관 총 788개 기관이다. 교육위 소관 피감기관은 위원회 선정 기관인 제1호 대상기관이 교육부 및 소속기관 7개를 비롯하여 국립대 39교 등 46개 기관이고, 제2호 대상기관은 17개 시·도교육청이다. 제3호 대상기관은 국립대병원 14개원과 공공·유관기관 9곳 등 23개 기관이다. 국회 본회의 승인 대상기관인 제4호 대상기관은 국립대학법인인 서울대 등 5개 기관으로 총 91개 기관이다. 교육위 국감 증인은 총 249명으로 확정됐다. 조국 사태로 혼란스러운 정국 피감기관이 많아 20일의 국감 기간, 실제 국감일 8일을 감안하면 알맹이 없는 수박 겉핥기식 맹탕 국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교육위 국감반은 이찬열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의원 16명으로 중앙반과 지방1·2반 등 총 3개 반으로 구성됐다. 국감은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여 교육을 바로 세우고 경제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국감은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중차대한 권리이자 책무다. 따라서 국감은 반드시 당리당략을 배제하고 국리민복을 지향해
2019-10-04 09:14언어학적으로 만 7세 이상이 되어 제2외국어를 습득한 사람은 모국어의 악센트를 피하기가 힘듭니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 후 교직 생활을 하다 만 26세에 미국으로 건너온 저는 언제나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어에 존재하지 않는 r과 l, f와 v, g와 z의 차이는 80년대에 초·중학교를 다닌 저로서는 굉장한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처음 미국 교사가 되기 위해 인터뷰를 할 때도, 교사 연수 강사로 미국 교사들 앞에 설 때도 한국식 발음으로 인해 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라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영어 울렁증 극복한 수업방식 학기 초에는 늘 같은 고민이 저를 따라다닙니다. 특히 학부모와의 첫 만남인 ‘back to school night’이나 ‘open house’ 날이 되면 아침부터 스트레스로 입이 탈 정도입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먼저 꺼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저의 발음 때문에 걱정이 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부모님들의 소중한 자녀를 하루에 한 시간씩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 저의 발음에 아이들이 익숙해질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글로벌 시대를 살고 있다는…
2019-10-02 19:18몇 년 전인가 수업시간에 학생들 절반 정도가 책상에 엎드린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 시기에 ‘수포자’, ‘영포자’ 이야기가 나왔다.‘수포자’를 검색하면 ‘수학을 포기한 사람’으로 나오긴 하지만, 어감이 좋은 단어가 아니다. 실수와 도전이 허용된 청소년기에 일찌감치 포기를 먼저 배우고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아이들을 보며 안타깝다. 2년간 일반고 학습부진학생 연구를 하면서 초등학교나 중학교와 달리 고교생은 무엇보다 학습결손 즉, 따라잡아야 할 학습 분량이 심각하게 많으며 교사들 역시 무엇보다 이를 학습부진학생 지도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호소했다. 이 가운데서 공부할 의지가 있지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학습방법을 모르는 학생, 공부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알지만 의지가 부족한 학생, 학습 의지나 동기가 전혀 없는 학생 등이 있었다. 첫 번째에 해당하는 학생 중 "영어시간 에 문법 설명을 하기 시작하면 그냥 아랍어 같아요. 그럴 때 전 말하고 경주하는 기분이에요. 도저히 따라 갈 수 없어요." 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학습할 의지는 있지만 학습결손이 심해 혼자 공부하려고 해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2019-10-01 13:113월과 쏙 빼닮은 11월의 햇살이다. 노오란 가을볕 아래 서니 절로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강당을 가득 채우던 하모니가 아직도 온몸에서 울리는 것 같다. 또다시 눈물이 나려 한다. 부끄럽지만 행복했던 월전에서의 마지막 학습발표회. 나의 손짓에 따라 고개를 움직이며 합창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의 눈을 하나하나 마주하니 많은 추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이곳에 부임하던 날의 설렘부터 지금까지 아이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촤라락 소리를 내며 넘어갔다. 참 많이 행복했구나! 선물처럼 내게 와 준 아이들이 고맙고 또 고마웠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던 그날이 벌써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연선이와 호준이가 등을 툭 친다. 심장이 쿵 소리를 내며 추락한다. 추억 속을 거닐며 느슨해졌던 마음이 순식간에 단단해진다. 화들짝 놀라는 선생님의 모습이 무에 그리 재미있을까? 달아나며 까르륵 웃는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마주 웃는 수밖에. 하여간 못 말리는 개구쟁이다. 점심시간의 해프닝을 뒤로하고 5교시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유난히 이쁘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사랑해” 툭 튀어나왔다. 무심결이었다. 아이들도 당황했겠다…
2019-09-30 14:52단위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교감과 교사의 중간 위치에서 교직원 간의 상호 인간관계, 업무추진 등의 실무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간관리자이다. 부장교사는 직급이 아닌 업무분장상의 보직이지만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부장교사를 12년째 맡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보직교사라고 하여 월급 명세서에는 7만 원의 수당이 포함되어 나오는데 과연 이게 업무 강도에 걸맞게 지급이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다. 부장수당 부끄러워 말도 못해 부장수당이 수년간 7만 원으로 동결된 것은 유감이다. 28년의 교육경력 중 교무부장과 학생부장을 12년 동안 수행했다. 간혹 젊은 선생님들이 “부장님, 부장님” 하면서 호칭부터 다르게 부를 때면 정말 승진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부장수당에 대해서는 다른 직종의 사람들에게 차마 언급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 교사란 신분으로서 수당 타령을 하는 게 속물 같아서 부장수당의 적절성에 대해 지금껏 거론해본 적 없지만 다른 부장교사들도 내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올해 39호봉인데 본봉만 생각하면 군인의 준장 3호봉, 경찰의 치안정감 9호봉과 맞먹을 정도로 괜찮은
2019-09-26 17:18본격적인 진학지도 시즌이다. 어느 학교든 학생에게 맞는 합당한 진학지도를 위해 교사들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서 고민할 것이다. 그런데 학생 진학지도의 방향 소위 지향점은 어디에 둬야 할까? 쉽지 않은 문제다. 만약 어느 학생이 지방대학 최상위권이냐, S대 합격권이냐를 놓고 고민에 빠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의 순간마다 고려할 요소 단순하게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일 때,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뇌와 갈등을 경험할 것이다. 물론 진학지도에서 최종 선택 기준은 학생의 적성과 장래의 비전이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학생이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가를 존중한다면 훗날 갈등의 여지를 줄일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이를 무시하면 꼭 탈이 난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전 고3 담임교사로 진학지도에 몰입하던 시기였다. 준범(가명)이는 공부밖에 모를 정도로 학구파였다. 그는 S대 진학을 강력하게 원했으나 합격을 보장하기에는 불확실했다. 그런데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워 국립대, 그것도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범대학에 진학하는 게 최선이란 판단이 섰다. 나의 판단은 준범이가 전통 있는 지방 국립사대를 지원하면 장학생도
2019-09-26 17:13교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시절, 도서관으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우연히 한 노래를 듣게 되었다. 멜로디와 가사가 인상적이어서 곧바로 검색해보니 광복 6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 연예 제작자 협회가 만든 ‘그날이 오면’이라는 노래였다. 또 뮤직비디오를 찾아서 볼 수 있었는데 분단으로 빚어진 이산가족의 아픔이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장면 하나하나가 수일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먹먹하게 가슴에 머물렀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한 활동 어느덧 시간이 흘러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되었고, 2015년 10월, 나는 ‘Hi-Hat’라는 이름으로 학생들과 함께 전국 통일 노래경연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비록 입상은 못 했지만, 교단에서 처음으로 통일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마음껏 희망을 노래하고 꿈꾸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사실 경연에 참여하기 이전의 나는, 통일 교육은 이론으로 전달하는 정도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대회는 나의 교수법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도 적잖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기본부터 공부하고 싶어 통일교육원의 연수를 찾아 듣고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연구하며 교육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역의 선생님들과 학습 모임을 만들
2019-09-19 11:17성격강점이란 무엇일까? 사람의 성격특성을 말한다. 사람은 저마다 성격특성을 갖고 있다. 인도 콜카타에서 평생을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았던 테레사 수녀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영국의 국민적 영웅이 된 처칠 총리의 성격특성은 다르다. 사람마다 다른 성격의 특성 테레사 수녀가 친절과 사랑, 영성, 정직 등의 성격특성이 가졌다면 처칠 총리는 리더십, 열정, 용감성 등의 성격특성이 강했다고 할 수 있다. 에디슨이나 인류 최초로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날았던 라이트 형제, 애플 신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는 남다른 창의성과 호기심, 끈기, 학구열이 뛰어났다. 세종대왕은 학구열,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는 예견력과 창의성,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용감성과 열정이 남달랐다. 이렇게 사람마다 지닌 성격특성은 다르다. 특성은 꼭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긍정특성이 있는가 하면 부정특성도 있다. 특성은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성격강점이란 다양한 성격적·심리적 특성 가운데 특히 두드러지는 긍정특성을 의미한다. 이 특성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특성이기도 하다. 성격강점은 세계에 두루 퍼져 있는 ‘6가지 미덕’과 그 아래 ‘
2019-09-19 11:11한국교총과 교육부의 2018~2019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이 시작했다. 교총과 교육부는 회장과 장관을 포함하여 각각 10명으로 교섭단을 구성해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18~2019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를 열고 28개조 35항으로 구성된 교섭·협의안을 논의했다. 교총과 교육부의 단체교섭은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1992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와 교육부의 단체교섭은 교육 정책 대안 마련과 교육 활동 지원이라는 차원에서 매우 중차대한 협의이다. 교원 사기진작 최우선 과제 2018~2019 교총·교육부와 단체협약 교섭에서는 총 28개조 35항으로 구성된 교섭·협의안을 논의한다. 교총은 이번 단체교섭의 최우선 핵심 과제로 ‘교원 사기 진작’을 꼽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원 휴대전화 보호 등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담임·보직교사 수당 인상 등 교원 처우 개선, 도서·벽지 교원의 안전한 근무환경 마련, 대입수능 감독 교사에게 의자 제공 등 교원 지원방안 등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이번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첫 본교섭·협의위원회에는 하윤수 회
2019-09-18 14:03어느 볕 좋은 날 진호는 교실 맨 뒷자리에서 초점 없는 눈빛으로 벽면의 시계를 응시하고 있다. 온몸을 비틀며 기지개를 펴더니 이내 엎드려 잠을 청한다. 쉬는 시간에도 잠에서 깰 생각은 없다. 학교에 머무는 진호의 8시간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지나간다. "학교 오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진호와의 면담에서 가장 기억나는 한 마디다. 학교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윤서는 학기 초 친구 사귀기에 실패했다. 같은 모둠 내 그 누구도 윤서의 문제풀이를 도와주지 않는다. 윤서는 눈치를 보며 의미 없이 교과서 페이지만 넘긴다. 제출 시간이 임박해서 한 친구가 베껴 쓰라며 노트를 휙 던져준다. 윤서는 다급하게 답을 받아 적는다. 이 짧고 퉁명스러운 대화가 윤서가 친구들과 나눈 유일한 대화였다. "어차피 애들이 날 싫어할 게 뻔하니까요." 친구들은 윤서가 싫다. 공부도 못하지만 자기랑 코드가 안 맞는단다. 그런 이유만으로 윤서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고 잔인하다. 그런데 윤서는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시간. 스스로 한 번 풀어보자며 활동지를 나눠주자 민정이의 안색은 흙빛으로 변하며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한다. 선생님은 익숙한 듯
2019-09-17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