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미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었습니다. 마약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요. 특히 20대 마약 사범이 10년 새 24배 증가했습니다.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구하지 않으면 우리는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처럼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 겁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 범죄 전담 검사로 ‘물뽕(GHB)’을 국내에서 처음 적발·명명하고, 국제 마약 조직 사건을 다수 수사한 김희준 변호사는 최근 새교육과 만나 한국 마약 현실의 심각성을 조목조목 짚었다. 영화 수리남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우리는 여전히 ‘마약 청정국’이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지만, 이미 2016년에 UN 기준선을 넘어섰다”며 “특히 청소년과 20대 사이의 확산 속도가 국가적 위기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마약은 암수범죄(暗數犯罪)여서 적발된 건수보다 실제 20~100배 많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암수범죄란 사건은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공식적인 범죄 통계로집계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김 변호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버닝썬 사건을 수사한 강력부 검사였으며, 이후 청소년 마약 중독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인 예방활동을 벌여왔다. 그가 쓴 청소년 마약에 관한 모
2025-09-08 10:00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의 1938년 작품 The Frame은 자신의 정면 모습을 묘사한 자화상이다. 1939년 루브르 미술관이 이 작품을 사들임으로써 칼로는 루브르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된 최초의 20세기 멕시코 예술가가 되었다. 어릴 적 사고로 고통 속에서 살았던 프리다 칼로(Frida Kahlo, 1907~1954)는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자화상은 미술사에서 예술가의 자아 탐색과 정체성을 담은 형식으로 그려졌다. 예술가에게 자화상은 자신의 얼굴 묘사를 넘어서서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하고 선언하는 장르이다. 1938년 작 The Frame은 작가 자신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자화상이다. 이 작품은 멕시코의 민속적 감성과 현대적 자아 표현이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형식으로, 정체성과 타자의 시선에 대한 깊은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멕시코 여성이자 예술가로서 칼로가 겪은 고통과 열정,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을 이 한 폭의 그림에 담아냈다. 자화상에 담긴 내면의 강인한 모습 프리다 칼로의 The Frame은 유채 물감으로 그린 자화상 위에 멕시코 민속 양식의 꽃과 새 무늬 유리 액자를 겹쳐 놓은 혼합 매체 작품이
2025-09-08 10:00
프롤로그 어릴 때 쓰던 학용품 중 ‘루니툰’이라는 캐릭터가 그려진 것들이 있었다. 토끼·병아리 캐릭터와 함께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 중 ‘짓궂은 표정을 하면서 늘 화가 나 있는 모습의, 곰 같기도 하고 강아지 같기도 한, 알쏭달쏭한 캐릭터’가 있었다. 바로 ‘태즈(Taz)’이다. 태즈는 곰도 강아지도 아닌, 오스트레일리아에 사는 ‘태즈메이니아데빌’이다. 2024년 1월,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은 ‘태즈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주로 여행하는 시드니·멜버른·골드코스트 등이 아닌, 루니툰 태즈의 모델이 사는 오스트레일리아 본토의 남쪽에 있는 섬 ‘태즈메이니아’ 일정을 여행 중 가장 많이 할애했다. 호바트에서 가장 높은 산, 웰링턴산? kunanyi? 태즈메이니아는 섬의 명칭이기도 하고,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을 구성하는 주(state)의 명칭이기도 하다. 태즈메이니아주의 가장 큰 도시이자 주도는 호바트(Hobart)이다. 시드니 다음으로 오래된 도시이지만, 인구는 약 20만 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유럽계 이주민들은 남반구에 새롭게 발견된 거대한 땅인 오스트레일리아에 ‘새로운 영국’을 만들고 싶어 했고, 그 결과 호바트 도심은 19세기 어느 영국 도시…
2025-09-08 10:00
지난 6월 중순 백두산 천지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길. 5분 정도 풀과 관목만 자라는 초원 지대가 이어지더니 드디어 키가 큰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발고도 2,744m인 백두산에는 키가 큰 교목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한계 지점인 수목한계선(timber line)이 있는데 약 2,000m 정도다. 이 수목한계선을 지난 것이다. 이때 나타나기 시작하는 나무가 바로 사스래나무다. 수목한계선에서 백두산 북파 코스의 중심점인 운동원촌 환승지로 내려올 때까지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는 사스래나무였다. 사스래나무는 추위와 바람에 강해 높은 산 정상 부근에서 잘 자란다. 사스래나무는 한라산·지리산 등의 고지대에서도 볼 수 있다. 이 나무도 수피가 흰색 계열이어서 자작나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스래나무라고 불러야 정확하다. 현재 백두산 천지에 오르는 방법은 동파·서파·남파·북파 등 4개 코스이다. 이 중 동파 코스는 북한에서 오르는 코스이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북파 코스다. 북파 코스 내부 명소는 중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로만 이동할 수 있다. 운동원촌 환승지에서 천지는 물론 장백폭포·부석림·빙수천·녹연담 등 폭포와 지하산림 등…
2025-09-08 10:00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감독 메기 강·크리스 애펄헌즈, 넷플릭스, 2025, 이하 ‘케데헌’)의 열풍이 거세다. 케데헌은 K팝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가 악귀를 물리치는 전사가 되어 노래로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내용이다. 공개 하루 만에 전 세계 41개국에서 애니메이션 1위를 차지했고, 공개 6주 차에만 누적 시청 시간 2,630만 뷰를 기록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케데헌이 역대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로 등극했다”라고 밝혔다. 시청 시간만으로 인기를 평가하는 건 아니다. 오랫동안 애니메이션 주제곡 1위는 겨울왕국(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 2014)의 ‘Let it go’가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는데, 2025년 7월 드디어 케데헌의 삽입곡 ‘Golden’으로 1위가 바뀌었다.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 따르면 케데헌 OST 수록곡 중 8곡이 차트에 올랐는데, ‘골든’은 2위를 유지했다. 사자보이즈의 ‘Your idol’은 9위, ‘Soda pop’은 16위를 기록했다. 케데헌 OST 앨범은 ‘빌보드 200’에서 2위를 차지했고, 메인 트랙 ‘Golden’은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모두 정상을 지켰다…
2025-09-08 10:00
노력이 재능이라면 (미야구치 코지 지음, 송지현 번역, 또다른우주 펴냄, 196쪽, 1만 6,800원)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발달장애, 우울증, 은둔형 외톨이 등 다양한 이유로 사회와 학교에 적응이 힘든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다룬다. 저자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노력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섣부른 응원이나 무분별한 위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지적한다. 그들 개개인이 처한 복잡한 환경과 심리 구조를 이해하고 의욕과 동기를 끌어낼 구체적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로냐 폰 부름프자이벨 지음, 유영미 번역, 지베르니 펴냄, 316쪽, 2만 2,000원) 인간이 정체성을 형성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이야기’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소비하거나 재생산하는 행위는 개인의 삶뿐 아니라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행위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부정적이기만 한 이야기’에 너무 많이 노출되면 무력감에 빠져든다며, 부정과 절망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서 (이수현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312쪽, 1만 8,000원) 발달장애를 가진 두 아
2025-09-08 10:00
상처 없는 인간관계는 없다. 친하면 친할수록, 믿었던 사람일수록,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쉽게 상처받는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 ‘문자 보낼 시간조차 없었다고?’, ‘너라면 날 이해해 줄 거라고 믿었는데….’ 좋아했던 만큼 배신감은 크고, 기대했던 만큼 서운함이 커진다. 관계의 역설이다. 허물없이 지낼수록, 빈번하게 만날수록, 많은 것을 공유할수록 ‘나의 영역’이 침범됨을 느낀다. ‘아, 오늘은 그냥 혼자 있고 싶은데’, ‘이건 좀 선 넘는데’, ‘언제까지 내가 이걸 해줘야 하는 거지’ 등 너와 나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에 불편감이 느껴진다. 인간관계는 이처럼 언제나 어렵다. 관계 속에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슬픔을 위로받으며, 나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종종 피곤하고, 때론 상처받고, 문득 외롭고, 어떨 땐 깊이 실망스럽다. ‘너무 가까이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리하지도 못하는’ 관계의 딜레마를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The Hedgehog′s Dilemma)’를 통해 들여다보자. “추운 겨울날, 여러 마리의 고슴도치가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 가까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곧 서로의 가시에…
2025-09-08 10:00
학군지란? 학군지란, 우수한 학교들이 밀집해 있어 교육여건이 뛰어난 지역을 말한다. 특히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가 가까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형성되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학군지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시세가 높다. 또한 전통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높았으며, 전세가 역시 강세를 보여왔다. 교육열이 높은 부모들은 자녀의 학습환경을 위해 학군지 아파트를 선호해왔고, 자연스럽게 이러한 지역은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강남 8학군이나 목동·대치동처럼 교육특구로 알려진 곳들은 오랜 시간 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며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조금 달라지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과연 학군지 프리미엄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우수한 학군이 있는 지역이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였지만, 인구 구조가 변하는 지금도 같은 흐름이 유지될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맹모양천지교’의 나라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다. 자식을 가르치기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맹자의 어머니 이야기에서 유래한 말…
2025-09-08 10:00
최근 우리 사회는 핵가족을 넘어 1인 가족 시대로 접어들며, 가정 내 갈등이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갈등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핵가족의 증가와 극단적 이익 중심의 자본주의 심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양보와 타협은 곧 손해를 보는 것, 낙오자가 되는 것, 심지어 패자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그레고리 헨더슨이 언급한 것처럼 정치가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소용돌이 사회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양보와 타협의 문화는 찾아보기 어렵고, 이러한 정치·문화는 학교에도 영향을 미쳐 유사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학교에서는 악성 민원으로 인해 교사들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악성 민원은 당사자 개인을 넘어 학교 전체, 더 나아가 교육공동체 전체에 심각한 고통을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대책뿐 아니라 학교 차원의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평소 민원 발생을 최대한 예방하고, 민원이 발생하더라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2025-09-08 10:00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이수중학교가 창의적이고 균형 잡힌 교육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창단 43년 만의 전국야구대회 첫 우승과 미국 NASA 스페이스 캠프 참가, 다양한 진로·창의융합 프로그램 운영은 이수중이 ‘스포츠와 학업을 아우르는 미래형 교육’에 앞장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야구대회 첫 우승 … “팀워크가 만든 역사” 이수중학교 야구부가 창단 43년 만에 전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6월 13일 제72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영남중학교를 상대로 5:1로 뒤지던 경기를 8:6으로 뒤집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는 전국 67개 팀 약 2,3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경주베이스볼파크 등에서 조별 리그와 결선을 치렀다. 이수중 야구부의 우승은 팀워크와 정신력이 만들어낸 값진 승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들은 승리가 확정된 순간 마운드에 모여 교가를 제창했다. 이 그라운드의 주인공이 ‘이수중’이란 사실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야구부의 주장을 맡고 있는 3학년 박민찬 군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 전국 제패한다’고 말하고 다녔다. 친구들은 웃었지만, 끝내 해냈다”며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그러면서…
2025-09-0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