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과 가치 판단이 첨예해지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워진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 문제와 쟁점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건설적인 토론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자기주도적 문제해결역량 함양,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평가·탐색 능력은 지금 사회가 학교교육에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으며, 학교도서관은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공간이다. 이러한 취지로 윤리교사와 함께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사회문제탐구 과목의 교과협력수업을 2년간 운영해 왔다. 해당 수업사례를 통해 학교도서관이 민주시민교육 공간으로 기능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업 의도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점을 충분히 형성하기도 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이분법적인 사고와 혐오 표현에 노출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인 ‘정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2026-02-04 10:00
지난 호에서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등을 토대로 교원의 근무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4조의2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해서는 학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교육부 장관이 따로 정할 수 있어 특례로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해서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우선 적용하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및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도 함께 적용합니다. 이번 호부터는 교원의 휴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 근거 1)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4조(휴가의 종류) 공무원의 휴가는 연가(年暇)·병가·공가(公暇) 및 특별휴가로 구분한다. 2)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5조(연가일수) ① 공무원의 재직기간별 연가일수는 다음과 같다. 다만 법 제28조 제2항 제2호·제3호 및 제10호에 따라 임용된 경력직공무원 및 특수경력직공무원의 재직기간이 5년 미만이면서 인사혁신처장이 정하는 공무원 경력 외의 유사경력이 있는 경우에는 5년 미만의 재직기간별 연가일수에 각각 3일을 더한다. ② 제1항에서 ‘재직기간’이란 「공무원연금법」 제25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2026-02-04 10:00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게 되므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그러나 교사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나 의도치 않은 일들로 수사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교사라는 신분으로 인해 처벌 외에도 징계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가 익숙한 대다수 교원은 이때 매우 혼란을 느끼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호를 통해서 교원의 범죄와 처벌, 그리고 징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형사처벌과 징계는 이중처벌인가? 「헌법」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13조). 그런데, 교원의 경우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외에 법에서 별도로 징계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있고, 징계에 따른 다양한 불이익이 있기에 사실상 두 번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헌법」에서 말하는 ‘처벌’은 신체를 구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의미하는 것인데, 징계란 공무원과 같은 특정한 신분을 가지는 자의 의무위반 행위에 대하여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2026-02-04 10:00
세상과 함께하는 음악수업 ‘어떻게 하면 음악수업이 학생들의 일상과 세상의 문제에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음악수업을 하며 늘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음악을 듣고, 부르고, 연주하는 경험만으로도 학생들의 감수성과 표현력은 충분히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그 배움이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의 삶과 사회로 이어질 수는 없을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남았다. 학생들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처럼 수업 속 음악도 삶 가까이에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음악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음악의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타인에게 전할 수 있는 매개로서 음악을 바라보게 하였다. 가사와 멜로디, 리듬과 음색이 어우러질 때 음악은 설명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가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을 상상하며, 그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어떨까. 그 음악이 메아리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면, 음악수업은 사회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수업이 에코(Echo) 뮤직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정서교육과 행복교육의 흐름 속에서 학
2026-02-04 10:00
보고서 작성과 글쓰기 글쓰기는 창조적 표현 행위다. 글쓰기는 쉽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존 스타인벡의 말처럼 ‘첫 문장을 쓰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인지는 모두 겪어봐서 알 것이다. 글쓰기는 퇴고의 연속이고 거듭이다. 퇴고하려면 일단 무언가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꿈을 꿔야 하고, 기억해야 하며, 생각해야 하고, 상상해야 한다. 글쓰기는 적막하고 고독한 공간이 확보될 때, 가속도가 붙는다. 글감은 경험이 토대가 되며, 경험을 통한 느낌과 생각이 한 문장으로 농축되어 표현된다. 펜을 들고 공격하라. 과거와 현재에서 나는 누구였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써 내려가라. 글쓰기를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기록하고 좋은 친구에게 편지 쓰듯이 글을 쓰라. 글쓰기에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의 의무는 독자를 사랑하고,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글쓰기는 공예이고 매직(magic)이다. 산만한 단어는 기꺼이 내려놓아야 한다. 글쓰기는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며, 머리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작업이다. 엉덩이로 쓰는 글이 진득하다. 탁월성은
2026-02-04 10:00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세계에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산다. 토끼 경찰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는 ‘다르지만, 함께 살 수 있다’는 도시의 이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도시 역시 편견과 낙인, 두려움과 혐오가 촘촘히 스며 있다. 특히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즉 포유류끼리의 ‘차별’을 다룬 주토피아1과 다르게 주토피아2는 은신처 ‘습지 마켓’에 사는 파충류와 반수생동물을 등장시키면서 차별을 넘어선 ‘혐오’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배제되지 않는다. ‘위생 문제’, ‘안전을 위한 관리’, ‘합리적인 예방’이라는 말로 포장된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말한 ‘신성-오염 가치체계’가 작동하는 순간이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혐오를 합리화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에나 혐오는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유난히 혐오에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구조에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사회 구조 속에 숨어 있는 혐오의 심리학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 사회는 왜 혐오에 취약할까? ● ‘빨리빨리’ 문화 위에 세워진, ‘공감’에 인색한 사회 한국 사회…
2026-02-04 10:00
1. Free: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은 국가가 제시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치고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교사의 역할은 더 이상 국가교육과정의 실행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육과정의 의사결정자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각 학교가 처한 상황과 학생들의 수준 및 흥미가 다르기 때문에, 교육내용과 방법을 결정하고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 나아가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은 누구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이는 교사가 단독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업설계 단계부터 학생들의 필요를 반영하고 그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교육 경험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둘째, ‘교사와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이는 둘 이상의 교사가 교육내용을 공동으로 설계하
2026-02-04 10:00
글로벌 표준의 물결과 서울교육의 응답 2022년 11월 30일, 이제는 뉴 노멀로 자리 잡은 생성형 AI가 대중에게 처음 공개된 날입니다. 당시만 해도 생성형 AI를 실제 수업과 평가에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세종대왕 맥북 투척 사건’ 같은 해프닝을 보며 생성형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AI는 신기했지만, 실질적인 목적을 수행하는 도구로 쓰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AI는 학생들의 과제물 깊숙이 침투할 정도로 정교해졌고, 이제 교육현장은 이 거대한 변화에 응답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기술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전 세계 교육계는 ‘인간의 자리’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네스코(UNESCO)는 2024년 발표한 ‘교사 및 학생을 위한 AI 역량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시대의 핵심 가치를 ‘인간의 주체성’으로 정의했습니다. 이는 AI 역량이 단순히 기술 활용 능력을 넘어, 인간이 목적에 맞게 AI를 통제하고 이용하는 능력임을 시사합니다. OECD 역시 PISA 2025부터 디지털 환경에서의 학습을 새로운 혁신 영역으로 지
2026-02-04 10:00
선생님, 저 신고할 거예요 (신서희·김유미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292쪽, 1만 8,000원) ‘신고’가 일상이 된 학교 현장의 현실을 교육전문가와 변호사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사소한 다툼조차 학교폭력으로 비화하고, 교육활동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법의 언어와 교육의 언어 사이 균형점을 모색한다. 특히 ‘법률 중심 해결’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들은 처벌과 퇴출이 아닌 책임과 회복을 강조하며, 교실이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제안한다. 질문하는 방법, 어떻게 가르칠까? (김현주 등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88쪽, 1만 9,000원) 정답 찾는 방법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수업 가이드. 5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질문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탐구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질문 수업 과정을 ‘질문 생성(Spark)’, ‘질문 확장(Grow)’, ‘질문 정교화(Focus)’의 3단계로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도구를 제시한다. 교실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생생한 사례를 통해 질문이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2026-02-04 10:00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정답이지,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의 교육시스템은 그 과정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교육은 본래 전인적 성장과 개별화 교육을 통해 학습자의 사고 과정과 이해의 맥락을 존중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지만, 치열한 입시 위주의 교육현장에서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되어버렸다. 생성형 AI가 흔드는 교육의 본질 이와 같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오랫동안 우리 교육의 숙제로 남아있었고, 그 해결을 위한 실마리로써 교육과 기술의 접목을 뜻하는 에듀테크를 공격적으로 우리 교실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교육현장의 교수자·학습자·학부모들이 경험했듯이, 현재까지의 에듀테크는 우리가 추구하는 이상적 교육을 실현하기에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 사실이다. 기존의 에듀테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학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데 기여했지만, 학습자의 특성이나 학습 수준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학습 경로를 만들어 주는 데에는 구조적 제한이 존재했다. 다시 말해 학습의 편의성은 향상되었지만, 개별 학습자의 학습 효과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 에듀테크는 학습자의 차이에 기반한 다양한 질문에 유연하게 반응할…
2026-02-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