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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23일 국회에 교원연구비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학교급이나 직위·경력에 따라 교원의 연구 활동에 차이가 있는 게 아니므로 전문성 신장 지원을 위해 교원연구비를 최고 지급 단가(7만5000원)로 통일하자는 취지다. 교원연구비는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원 예우 사항이다. 교육부 훈령인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을 기준으로 각 시·도교육청 예산 범위 내에서 지급된다. 현행 훈령 상 지급단가는 유·초등의 경우 교장 7만5000원, 교감 6만5000원, 수석교사·보직교사 6만 원, 5년 이상 교사 5만5000원, 5년 미만 교사 7만 원이다. 중등은 교장부터 5년 이상 교사까지는 6만 원으로 동일하고, 5년 미만 교사만 7만5000원(도서벽지 근무시 3000원 가산)이다. 이 같은 지급 기준에 대해 그동안 일선 교원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연구 활동은 학교급·직위·경력과 상관없이 계속되는 일인 만큼 차등을 두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고등학교 무상교육 시행 후 폐지된 자녀학비보조수당 등 각종 수당에 대한 보전 요구도 높다. 교육부는 교총 등 현장 의견을 수용, 연구비 지급 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 증액을 추진 중이다. 예산이 증액되면 훈령 개정을 통해 국립학교 교원들에게 새 지급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공·사립의 경우 시·도교육청 단위의 지침 개정이 필요하지만, 대체로 중앙정부의 기준을 반영하므로 예산안 통과가 관건이다.
경기 수원 안룡초등학교(교장 김혜숙)는 전통문화를 살리고 우리나라 바로알기 교육의 일환으로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년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학년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와 판소리 심청가 민요 ’수원아리랑’ 등을 학습했으며, 전통문양 접기, 무궁화꽃 그려 무궁화동산 꾸미기 등을 체험하며 나라사랑을 실천했다. 5학년은 역사바로 알기프로그램으로 위인의 업적과 문화재를 심층 탐구해 우리나라의 우수성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갖게 했다. 1학년김OO 학생은 “ 태극기 그리기가 매우 어려웠지만 색종이로 접어서 하니 쉽게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전통문양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역사바로알기에 참여한 학생은 “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에 감동받았다, 우리나라의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되어 좋았다”며 기뻐했다. 안룡초는 학교교육과정인 '전통문화체험을 통한 글로벌 인제육성'과 새 학교 문화창조의 개념인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 배양과 이웃과 더불어 살 수 있는 공동체 의식 함양이라는 취지에 맞춰, 1학년 때부터 전통문화체험과 나라사랑 실천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안룡초 학생들이 민주시민·세계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어 자아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올바른 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부산교대 재학생의 절대 다수가 부산대와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교대와 부산대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이전보다 그 비율이 더 늘어났다. 예비교사 네트워크 ‘폴짝’ 부산지부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부산교대 학생 129명의 설문조사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최근 밝혔다. ‘폴짝’ 부산지부는 부산교대 학생들로 이뤄졌다. 이들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찬성’은 4.7%에 불과하고 ‘관심없음’은 2.3%였던 반면 ‘통폐합 반대’는 93%로 압도적이었다. MOU 이전에 반대가 84%였으나 7개월 만에 10%P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차정인 부산대 총장의 발언을 뒤집는 내용이다. 당시 차 총장은 “통합 과정에 있어 반대가 심한 쪽은 동창회(졸업생)”라면서 “학생의 반대도 있었지만 교수님들이 통합 취지를 충실히 설명하면서 약화됐고, 취지를 이해하는 학생이 많이 늘어났다고 안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폴짝’ 측은 “차 총장이 외부적으로 부산교대 학생들의 반대의견이 누그러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우리 학생들의 의견은 다르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대가 늘어난 이유는 학교가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비민주·독단적으로 MOU를 강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반대 이유에 대한 학생 의견으로 ‘초등교육의 전문성 상실(35명)’이 가장 많았으나 ‘학생들의 의견 무시한 비민주적 독단적 체결과정(29명)’이 2위였다. 특히 체결 과정에서의 문제를 묻는 질문에서 1위는 ‘독단적 MOU 체결’이었다. 또한 학생의 62.8%는 ‘부산교대-부산대 통폐합 MOU 폐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31.8%는 ‘통폐합은 진행하되 결정사항을 공개하고 학생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기 수원 안룡초등학교(교장 김혜숙)는 지난달 28일 학생자치회 주관 흡연예방 캠페인을 벌였다.이에 앞서 흡연자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성과 흡연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뮤지컬공연과 흡연예방교육도 실시했다. 이번 행사에서 학생들은 선생님, 친구와 함께 흡연과 금연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금연 분위기를 높이고 건강한 신체활동도 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아울러 학생자치회 주관 흡연예방 캠페인도 실시했다.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직접 피켓과 흡연예방 표어를 만들어 아침 등굣길 학생들에게 홍보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학생은 “담배의 피해가 이렇게 심각한지 몰랐다. 지금이라도 알게되어 너무 기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금연뮤지컬을 보고 켐페인 활동을 하니 담배 피해의 심각성이 더 피부에 와 닿는다.내가 대학생이 되어도 절대로 담배는 피우지 않겠다”고 다부지게 다짐했다. 1회성 교육이 아닌 연간 흡연예방교육활동을 수립해 교육한 결과 금연에 대한 의지를 더욱 높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교육활동이 회복되기를 바라며, 담배없는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이어나가길 바란다.
경기도 수원태장초등학교(교장 김정수)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국어교육과정과 연계한 학교도서관 독서교육지원 프로그램으로 ‘작가와의 만남 기간’을 운영했다. 국어 수업시간에 온 책 읽기와 동시 읽기를 오롯이 한뒤 5학년(10월 21일), 6학년(10월 29일), 3학년(11월 2일), 4학년(11월 16일) 학생들은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작품 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새로운 독서경험과 생각을 넓히는 시간을 보냈다. 작가와의 만남은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ZOOM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소리질러 운동장', '기호 3번 안석뽕'을 온책읽기로 선정한 5, 6학년은 진형민 작가와의 만남으로 책 속에 숨은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눴다. 특히, 진로에 궁금증이 많은 5, 6학년 학생들은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풀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4학년은 동시집 '글자 동물원'의 이안 시인과 만났다. 수업시간에 책을 통해 만난 동시를 작가와 함께 만나니 동시가 살아꿈틀대는 느낌이 나는 웃음 가득한 시간이었다. 김리리 작가와 함께 '만복이네 떡집'을 같이 읽으며 눈을 반짝, 귀를 쫑긋 세운 3학년은 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함께 꿈을 키우고 상상력이 넓어지는 알찬 시간을 가졌다.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을 마친 한3학년 학생은 "작가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느꼈다. 모든 방에 책을 놔두고 책과 가까워지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6학년 학생은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고, 작가님이 인상 깊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귀 기울여 잘 들었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다 같이 모여서 들었을텐데 너무 아쉬었다"라고소감을 전했다. 책 읽기의 결과는 지금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차곡차곡 쌓여 어느 순간 학생들을 반짝반짝 빛나게 할 것이다. 태장초 도서관은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자 다양한 독서프로그램과 교육과정연계도서지원,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작가와 만남이학생들의 독서 활동에 도움을 주고, 행복하게 책 읽는 학교 문화형성과 인문학적 사고를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경기 태장초등학교(교장 김정수)에서는 5~12일 캐치드림(직업체험) 주간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고, 자기 진로를 탐색하고 체험할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5일과 11일, 12일에는 전 학년에 걸쳐‘꿈마니 진로 직업 체험활동’을 실시했다.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 세계와 진로 정보를 이해하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알맞은 진로를 탐색하기 위한 진로 교육이 진행됐다. 또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진로 탐색과 계획 및 준비를 위한 기초 소양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두고 활동을 전개했다. 꿈마니 진로 직업 체험활동은 다양한 직업의 특징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의 진로 계획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1학급당 1명의 전문 직업인과 만남을 통해 직업 가치관과 직업별 직무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플로리스트, 쇼콜라티에, 건축가, 비행기 조종사와 같은 학생들이 기존에 자신의 진로로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직업군부터 VR영상제작자, 폴리아티스트, 타이포그래피디자이너 등 현재 각광 받는 유망 직종부터 다소 생소한 직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김정수 교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체험하고 이를 통해 바른 직업관과 바람직한 진로 의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학생의 발달 단계에 따라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엄마, 밤새 배탈이 나 잘 먹지도 못했는데, 아침을 먹어야 할까요?" 지난 시월 셋째 주 월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며 아침을 먹고 있는데 폰이 울렸습니다. 그 전화의 주인공은 지금 대학교 3학년, 초등학교 4주간 수업 실습을 하고 있는 둘째 아이였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를 받다가 교육 현장실습을 위해 일반 선생님과 같은 시각에 출퇴근하고 수업 준비를 하니 무척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루에 2시간 정도밖에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런 긴장감과 더불어 천성이 예민한지라 장이 탈이 난 모양이었습니다. 속이 비면 더 힘드니까 누룽지나 죽이라도 먹고 출근하고 병원에 꼭 가렴. 전화를 끊고서도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습니다. 둘째는 남해에서 멀리 떨어진 공주의 원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원룸 생활은 지금 세대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앞서간 세대의 자취생활과 같습니다. 학창 시절을 겪어봐서 압니다. 학생일 때는 언제나 배고프고, 춥고, 돈이 모자라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통화에서 이런 말을 들었답니다. 마트를 지나가다 진열된 샤인머스캣을 보고 먹고 싶어 가까이 가보니 한 송이가 일 만원 가까이 되어 그냥 발걸음을 돌렸다는 말이 제 엄마와 통화하는 도중에 새어 나와 가슴을 아리게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우리는 빨리 주말이 다가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그 한 주가 얼마나 길게 느껴지는지요. 그리고 금요일 아내는 월차를 내고 아이가 좋아하는 나물과 반찬을 준비합니다. 저는 퇴근 후 아내가 장 봐 온 더덕 껍질을 벗기고 방망이로 자근자근 두드립니다. 두드릴 때마다 ‘어샤, 이 더덕구이 먹고 건강해져라. 아빠의 기를 여기에 쏟는다.’ 이렇게 더덕도 다지고 고구마 줄기 껍질도 벗기며 반찬 준비를 하니 어느덧 자정이 넘었습니다. 피곤하기도 하지만 내일 아이를 보러 간다고 생각하니 힘이 났습니다. 다음 날 새벽입니다. 아내는 찹쌀, 밤, 콩, 조를 넣어지어 밥을 찬합에 담습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오늘 간다고 연락을 해야 할까 생각했지만 모처럼 늦잠이나자라고 출발을 준비합니다. 이렇게 세 시간 가까이 달려 공주에 도착합니다. 원룸 건물 아래서 전화를 합니다. 문 좀 열어 줄래. 아니 오시면 온다고 연락이나 주면 청소나 하지요. 볼멘 목소리가 들리다 이내 내려옵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이것저것 들고 방으로 들어섭니다. 조그마한 방안은 프린터 된 종이로 어질러져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안 봐도 얼마나 힘들고 혼란스러웠는지 상상이 갑니다. 드디어 아내가 아이의 냉장고 문을 엽니다. 냉장고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항상 전화하면 먹을 것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니만 이게 무슨 일이야? 라고 묻자 실습 기간 바쁘고 잘 먹지도 못하여 반찬을 시키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이의 얼굴은 피곤함이 물들어 있고 다크써클이 내려와 있었습니다. 그래, 힘들었나 보구나! 우리는 준비해온 밑반찬과 샤인머스캣, 쇠고기 장조림, 토란 나물을 냉장실에 넣고, 어제 하루 압력솥으로 고와 끓여 식혀 온 장엇국을 한 끼 먹기 편하게 포장한 봉지를 냉동실에 넣어 둡니다. 그래 달걀은 있니? 바빠서 장 볼 여가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럴 줄 알고 달걀도 한 판도 사 왔다. 바쁠 때 유용하더라. 이렇게 준비한 것을 넣어주고 더 머물고 싶었지만 부담될까 싶어 빨리 떠날 채비를 합니다. 내려오는 길입니다. 여느 때 보다 더 청명한 가을 하늘이 고속도로변에 내려앉습니다.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아이 생각뿐이었습니다. 문득 제가 대학생일 때 기억이 떠오릅니다. 나의 부모님,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막둥이로 태어나 처음 대학교 갔다고 좋아하셨습니다. 그리고 집 떠나 자취하면 머스마들은 술 먹고 때를 거르기 일쑤니, 속 버린다고 꼭 하숙해야 한다고 하시며 4년 동안 하숙을 시켜 주셨습니다. 85학번으로 그 당시 하숙비가 한 달에 8, 9만 원 이었으니 농촌에서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는 날품을 팔았고 어머니는 길쌈을 계속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이두박근은 인대가 끊어졌고, 어머니의 앞니는 성한 게 없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허리가 휘었을는지 안타깝습니다. 또한 주말이라 집에 오면 어머니는 있는 것 없는 것 다 모아 진수성찬을 차려주시고 갈 때는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따라와 버스가 멀어질 때까지 배웅 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고 은공을 갚고 싶어도 이제 그럴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을 어둠이 내려 젖은 저녁 불 꺼진 조용한 집으로 돌아옵니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전화를 기다렸지만, 소식이 없습니다. 아마 피곤해서 자는가 보다 하고 하루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모처럼 일요일이라 집 안 정리를 할 즈음 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야! 그래 속은 어때? 어제 엄마 아빠 가신 후 피곤해서 지금까지 자다가 일어났어요. 잘 가셨지요?" 아이는 엄마가 해서 두고 간 밥을 먹으니 꼴딱꼴딱 잘 넘어가고 반찬을 보니 식욕이 돈다고 하며 몸이 안 좋을 때 엄마 밥이 최고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니 안심도 되고 고생한 아내도 고맙고 앞이 흐려집니다. 아마 이 세상 어느 부모도 다 똑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래 실습 마치고 집에 와서 맛있는 것 많이 먹고 가렴. 전화를 끊고 가을 하늘을 봅니다. 어제와 같은 가을 하늘이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상큼하고 파랗게 다가섭니다. 그리고 아이가 실습을 건강하게 무사히 마치기를 빌어 봅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0일 국회 교육위원장실. 하윤수 교총 회장과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이 특별대담을 가졌다. 3선의 국회의원인 조 위원장은 지난 9월 교육위원회 활동 경험 없이 교육위원장에 취임해 교육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교육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아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조 위원장은 첫 국정감사를 원만하게 이끌었으며 이날 대담에서도 교육 현안에 대해 깊고 폭넓은 식견과 통찰을 보여줬다. 사실 그는 18대와 19대 국회에서 모두 교육위원회를 1·2·3지망 중 꼭 썼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다고 했다. 비록 다른 위원회에 차출돼 이제야 교육위원회활동을 하게 됐지만 그동안 경제, 안보, 문화예술 등 사회 여러 분야 중 그래도 제일 중요한 것 하나만 꼽으라면 ‘교육’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그는 “경제도 안보도 예술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교육을 잘해서 훌륭한 경제인을 길러내면 경제가 잘 돌아가듯, 사람을 키워내는 게 교육이고 그게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하윤수(이하 하)=다시 한번 늦었지만 21대 후반기 교육위원장 당선을 축하드린다. 부임하자마자 국정감사를 치르느라 굉장히 바쁘셨을 것 같다. 조해진(이하 조)=교육위경험이 없다 보니 걱정됐던 것이 사실이다. 교육위는 그동안 여야 간 갈등과 대립이 다른 상임위에 비해 더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갈등이나 대립이 크게 격화되거나 감사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정도로 파행은 없었던 것 같다. 국감 기간에 현장의 여러 중요한 이슈와 과제들이 집중적으로 토론됐기 때문에 단기간에 현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역시 베테랑이라 다른 것 같다. 오늘 청와대 앞에서 ‘정권 말기 교육 대못 박기’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핵심은 2025년 도입 예정인 고교학점제였다. 준비되지 않은 고교학점제는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도농 간, 학생 간 교육 불평등만 심화시킬 것이다. 특히 수능과 직결돼 있어 학부모들도 보통 걱정이 아니다. 교사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72%가 교사 부족과 입시제도 연계 미비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서는 교사 8만8000여 명이 더 충원돼야 한다. 하지만 교원 확보방안은 전무하고 정부·여당은 교원 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기간제교사를 채용하는 법안만 내놨다가 공분만 일으켰다. 조=꽤 오래전부터 중등교육도 대학처럼 교과목을 선택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창의적이고 자발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왔다. 장기적으로 제도 자체는 긍정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과정에서 준비가 미흡한 것이 문제다. 시설이나 공간, 학습 기자재나 전공 교사 인력 등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미비한 상황에서 도입하면 오히려 정착하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우려가 있다. 필요한 사전작업을 제대로 해서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하=교총도 취지에는 공감한다. 최소한 전제조건 값이 일정부분 충족된 다음에 시행하자는 것이다. 기자회견의 다른 주제는 언제부터 학교 현장에 교육공무직이 늘어나면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 성장에 핵심인 급식을 하지 않고 파업을 하면서 급식 대란, 돌봄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교총은 오래전부터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병원처럼 파업하면 대체인력을 투입해 학생, 학부모가 겪는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조=파업도 권리지만 그로 인해 피해받는 사람들의 권리도 같이 배려해야 한다. 필수공익사업장 지정은 면밀히 검토해 방향을 세우겠다. 근래에 들어 우리 사회 노동운동이 심하게 궤도에서 이탈하고 있다. 노동운동 주축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념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확대하면서 노동윤리를 왜곡·변질시키고 있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고 권리와 처우를 보장받는 과정에서 제대로 안되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노동 권리를 활용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일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성과를 내지 않아도 투쟁을 통해 처우를 개선하고 직급이 상승하고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친다.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당하는 일이 최소화되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하=여대야소 정국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학이 신규 교사를 채용할 때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강제 위탁하도록 하는 것과 학운위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변경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학 자율성 훼손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한 의견도 궁금하다. 조=교사 임용 등 인사권 박탈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일부 사학의 문제를 전체 사학의 비리로 규정하는 지나친 일반화다. 두 번째, 인사권은 사학 자율성에 핵심적인 부분인데 그것을 박탈하는 것은 사학의 문제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의 한도를 넘어서는 과도한 규제다. 학운위도 마찬가지다. 자문기구로서 학생, 학부모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 역할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사학이 보장받아야 할 정책 결정 권한까지 박탈해선 안 된다. 이 법안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하=주제를 바꿔보겠다. 문재인 정부가 초등학교 기초학력진단평가와 중등 학업성취도평가를 대폭 축소하고 약화시킨데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더 벌어지고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노정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지. 조=경쟁을 죄악시하는 사고부터가 시대착오적이라고 본다. 사람들을 무한경쟁으로 몰아넣어 고통받게 하는 건 잘못이지만 정상적인 경쟁은 인류사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는 것이고 사회 발전의 동력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공채든 정부 인사를 하든 철저하게 차별하고 구별해서 사람을 뽑지 않나. 국민들에게는 평등하게 하라, 줄 세우지 마라, 비교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마음에 맞는 사람만 뽑는 ‘내로남불’이고 ‘이중성’이다. 자신들이 실현하지 못하는 일을 사회에 강요해서 성장 동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들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실력을 향상하려면 자기 진단이 있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어디고 수준이 어느 정도고, 어느 과목에 집중해야 성취도가 높아질지, 그래서 어떻게 꿈에 다가갈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우려면 자기 진단이 기본이다. 선생님도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알아야 보충해주고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울 것 아닌가. 진단하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굉장히 무책임한 일이다. 어설픈 평등 이념으로 미래를 희생시키지 말아야 한다. 하=교총은 20년 전부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예속되거나 휘둘리지 않도록 국가교육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런데 지난 7월 여당 주도로 정권 편향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이 일방적으로 처리돼 너무나 고통스럽다. 교육의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재개정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조=재검토,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국가교육위원회 제도의 취지는 의미가 있다. 정파적 입장을 떠나 온 사회가 함께 미래를 내다보며 사회적 담론을 모아 교육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서 말이다. 그런데 특정 정파에서 특정 교육이념이나 교육 방향성을 장기적으로 못 박기 위해 하는 것이라면 개악이고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취지에 부합하는 구성이 되도록 다시 검토해야 한다. 하=교총 회장 임기 동안 학폭법,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등 교권 3법과 전동킥보드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에 이어 스토킹 처벌법 제정으로 ‘교단 안정 5법’을 이뤄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학교 현장은 어려움이 많다. 예전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안 밟는다고 했는데 지금은 선생님이 아이들 그림자를 함부로 밟았다가는 큰일 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힘든 현실이다. 학부모로부터 멱살 잡히는 일은 부지기수다. 선생님들께 한 말씀 해주시면 고맙겠다. 조=교육이 무너졌다, 교권이 무너졌다는 탄식이 나온 지 꽤 됐다. 개탄스러운 상황 중 하나가 학생 인권 신장이라는 이름으로 불필요한 제도를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도입하면서 학교의 평화와 질서가 무너지고 갈등과 대립이 촉발되도록 만든 것이다. 학생들의 인권 신장,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권위와 역할, 자율도 똑같이 보호해줘야 한다. 교권은 방치하고 하루하루 무너져 내리는데도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교육 노동자, 또는 교육 직업인으로 교사의 정체성을 변질시켜 버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소명자로서의 교직관이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교권을 제대로 보장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처우나 여러 근무 조건들을 개선하고 강화해야 한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교육이 제일 중요하다. 덕성과 인성이 가장 좋고 실력과 사명감, 열정이 뛰어난 사람들이 교사가 돼야 한다. 그만큼 대우받고 존중받고 좋은 처우를 받아야 훌륭한 인재들이 선생님이 되겠다고 제일 먼저 나설 것 아닌가. 하=공감한다. 오늘 장시간에 걸쳐 교육 철학과 비전, 교육이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해 주었다. 56만 교육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이야기 감사하다. 조=대한민국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선진국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분수령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 방향을 잡는데 핵심이 교육을 바로 세우는 데 있다. 이런 때에 국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교육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래서 좋아하는 문구가 ‘행복한 학교,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다. 어릴 때 형편이 어려워서 집에 가면 늘 우울하고 힘들었다. 그런데 학교만 가면 마음껏 공부하고 뜻을 펴고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학교가 희망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그럴 것이다. 학교에 가면 기쁘고, 즐겁고, 힘 나고, 희망이 생겼으면 좋겠다. 한명 한명을 놓치지 않고, 특히 경계선상에 있는 아이들을 책임지고 돌보는 학교를 만들어 거기서 대한민국의 희망이 새롭게 싹트도록 돕고 싶다.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장 △1963년 밀양 출생 △밀양고 △서울대 법대 △서울대 법대 대학원 △한나라당 총재 보좌역 △서울특별시장 비서관 △이명박 대통령 후보 공보특보 △한나라당 대변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새누리당 경남도당위원장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제18·19·21대 국회의원
▨경북교총 ‘문경새재길 걷기’ 마루를 넘어가는 고개인 문경새재는 하늘이 내린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에 있는 새재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나 있는데, 문경새재의 진가는 바로 지금, 가을에 나타난다. 손꼽히는 ‘단풍 명소’인 덕분이다. 계절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은 고갯길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이곳으로 모여든다. 가을 색이 완연하던 지난 6일 오전 문경새재도립공원. 경북 지역 교원들도 가족과 함께 문경새재를 찾았다. 경북교총이 마련한 ‘한마음 문경새재길 걷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식전행사 없이 진행됐다. 문경새재길 걷기 행사는 경북교총이 자랑하는 특색 사업이다. 매년 이맘때면 열리는 연례행사지만, 참가자가 많기로 유명하다. 2019년에는 1000여 명, 지난해에는 800여 명이 문경새재를 걸었다. 올해는 1300여 명이 참여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교원들이 모처럼 탁 트인 야외에서 가을 즐기기에 나섰다. 이날 참가자들은 며칠 후면 지나가 버릴 2021년 가을의 추억을 기록하기에 바빴다. 빨갛게 물든 나무를 배경 삼아 가족사진을 찍고, 혼자 보기 아까운 문경새재의 풍경을 사진에 담아 지인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경북교총은 ‘사진 콘테스트’를 열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부모님과 걷기 행사에 참여한 김주연 풍각중 교사는 “오랜만에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날씨가 좋아서 두 분이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김옥순 영양여고 교장은 “모처럼 제대로 힐링할 기회였다”면서 “단풍이 너무 고와서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고 귀띔했다. 친구와 동행한 전경서 각남초 교사는 “날씨가 포근하고 단풍도 예쁘게 물들어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제2관문까지 다녀왔다”며 “남은 11월을 힐링 받은 에너지로 힘차게 달리겠다”고 했다. 김영준 경북교총 회장은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경북교육이 꾸준히 성장한 원동력은 교육 가족의 열정이었다”면서 회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고마움을 전했다. ▨제주교총 ‘교육 가족 음악 축제’ 제주교총은 지난 7일 제주학생문화원 대극장에서 ‘2021 교육 가족 음악 축제(이하 음악 축제)’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무관중 비대면 방식으로 열었다. 대신 더 많은 사람이 음악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KCTV 제주방송과 손잡고 공연 실황을 현장 녹화했다. 해당 방송은 지역 방송에서 8회에 걸쳐 방영할 예정이다. 음악 축제는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스승 존경 풍토 조성을 위해 2018년 처음 기획됐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과 확산으로 인해 미뤄지다 3년 만에 선보일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교육 가족 음악 축제’답게 제주 지역 교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초등 교원 밴드 ‘폭풍전야’ ▲대기고 교사밴드 ‘카르페’ ▲기타동아리 ‘소리그림’ ▲태평소동아리 ‘취선악’ ▲오카리나 앙상블 ‘소리울’ ▲대금 동아리 ‘청소리’ ▲클라리넷 앙상블 ‘클라미띠에’ ▲리코더 앙상블 ‘제리앙’ 등 음악동아리 8개 팀이 참가했다. 또 세계적인 성악가인 소프라노 강혜명, 피아니스트 김한돌도 특별 출연했다. 참가자들은 “제주교총이 음악 축제를 위해 애써준 덕분에 오랜만에 즐겁게, 신나게 공연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 제주교총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진선 제주교총 회장은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활력을 잃어가는 요즘, 제주교총의 교육 가족 음악 축제가 제주도민의 안방으로 찾아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 축제에 참여한 동아리도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선보일 기회가 주어져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천시교육청이 한 초등학교 교장의 갑질 사건을 은폐, 축소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교직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현직 교감이 교장에게 갑질을 당해 신고를 하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두드린, 전례 없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무자격 내부형 공모 교장의 갑질을 인정 안 하는 인천시교육청 감사실’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교장이 작년 9월 초 교감에게 ‘근평(근무성적평정) C를 주겠다’, ‘1년 만에 섬으로 날려 버리겠다’, ‘내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보여주겠다’라고 술에 취해 막말을 쏟아냈다”며 “교감은 무시와 따돌림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과에서 두 달 이상 안정을 요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썼다. 이어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교감이 인천시교육청에 갑질 신고를 했지만, 해당 교육청은 공개 사과를 받는 것으로 무마시키는 등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해당 교감은 인천시교육청 감사실에 8개 사안으로 갑질 신고를 했다. 4개월이 지난 이달 초, 감사실로부터 ‘8개 모두 갑질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회신문을 받았다. 다만,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학교장의 신뢰와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로 판단된다’며 교장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실 관계자는 “(교장의 행위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어서 11월 1일 서면으로 신분상 조치를 했다”면서 “사안에 대한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보고 공정하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교감은 조사 과정에서 민원을 제기한 자신과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면담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감사실 관계자는 “민원인이 제출한 자료가 구체적이고 충분했기 때문에 따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국교총(회장 하윤수)과 인천교총(회장 이대형)은 지난 9일 “인천시교육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쉬쉬하지 말고 즉각 갑질 여부에 대한 재감사를 실시해 잘잘못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투명하게 진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교총은 “최근 교육감 측근들이 무자격 교장 공모제 시험 문제 유출 등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데 더해 무자격 공모 교장의 갑질 행위 논란이 발생했다”며 “봐주기식 은폐·축소가 이뤄진다면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전 부산교대 총장)은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해 잘못된 관행과 의식을 바꾸는 노력은 교직 사회 전체의 몫이지만, 이를 선도하는 것은 바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라며 “코드에 따라 갑질 여부 판단과 처분 수위가 달라진다면 바로 그것이 불공정이며 정책 신뢰도를 스스로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언남초등학교(교장 권혁범) 학부모회는 10월 22일~11월 5일 ‘언남 우유 탄생~’이라는 주제로 학교에 있는 낡은 우유 창고를 새롭게 단정하는 활동을 했다. 언남초 학부모회는 학교 교육의 주체라는 마음가짐으로 매년 화단 가꾸기, 아침맞이 활동 등을 통해 언남 교육의 성장에 이바지해 왔다.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우유급식을 하지 않아 비어 있는 낡은 우유 창고를 멋지게 꾸미며 어서 빨리 코로나가 끝나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하고 건강하게 뛰어놀기를 기원했다. 학생들은 예쁘게 변화된 우유 창고를 보며 “코로나 때문에 우유급식을 못해 아쉽고, 예쁜 우유 창고에 담겨 있는 우유는 더 맛있을 것 같아요”라며 우유급식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우유 창고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한 남선영 씨는 “예쁘게 변한 우유 창고를 보고 좋아하며, 우유 먹고 싶다는 학생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했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학생들이 우유 급식을 위해 우유 창고를 매일 매일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 잠원초등학교(교장 이윤수)는 지난달 15일 교실 밖의 자연을 교실 안으로 가져와 녹색 식물과 어우러져 사는 체험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교과 과정과 연계한 '꽃 생활화 체험 교육'은 꽃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증진을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꽃을 직접 만지고 가꾸며식물에 대한 관심을 기르고 안정적인 정서를 함양하는 기회를 가졌다. 꽃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재미있는 꽃 만들기’ 프로그램 활동은 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 뿐 아니라 꽃에 얽힌 동화 이야기, 꽃 이름 알기, 꽃 말 알기, 꽃노래 부르기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꽃을 표현하고,가꾸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구성됐다. 3학년 학생들은 생화로 꽃 바구니 만들기, 실내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 화분 만들기에 참여했다. 화원에서 구입해 집에장식만 하던 식물을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생명의 소중함과 살아있는 식물에 대한 즐거움도 느끼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교육의 장이 되었다. 3학년 김○○ 학생은 "직접 살아있는 식물로 꽃 바구니도 만들고 화분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꽃을 가까이 보니 신기하고 예쁘게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내가 만든 것이라 더 소중히 느껴져 집에서도 잘 키우고 싶다. 빨리 집에가서 우리집을 장식하고 어머니께 선물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박○○ 학생은 "오늘 체험학습은 눈도 즐겁고 기분도 좋게 만드는 공부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017년, 한 장의 사진이 대한민국을 울렸다. 특수학교를 지어달라며 장애 학생 엄마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서울 강서구 공진초 폐교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었던 서진학교는 지역주민의 반발에 진통을 겪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6월 경기 시흥시청 앞.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뜨거운 햇볕을 견디며 현수막을 펼쳤다. 이들은 “아이들의 등교를 위해서라면 무릎이라도 꿇겠다”며 ‘특수학교를 설립’을 간절히 외쳤다.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던 ‘무릎 호소’ 사건이 발생한 지 4년. 달라진 건 없었다. 학부모들은 여전히 거리로 나와 학교를 세워달라 울며 소리쳐야 했다. 현재 경기 시흥시에는 특수교육 대상자가 900여 명에 달하지만 단 한 개의 특수학교도 설립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인근 부천, 안양 등지로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한다. 통학에 대부분 1시간 이상 걸리고 심한 경우 2시간까지 걸리는 실정이다. 그마저도 학교에 남은 자리가 없어 배정 자체도 쉽지 않다. 박희량 시흥시장애학생학부모회장은 “학교를 지어달라는 요구를 한 지 20년째”라며 “1인 시위와 청원, 주민 동의 얻기 등 끈질긴 노력 끝에 시청과 교육청이 나서주고는 있지만 아직 부지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부천 상록학교에는 현재 광명과 시흥 지역에서 오는 학생 50여 명이 통학하고 있다. 타 지역 통학이 늘어나면서 이미 한차례 증축을 했지만 학교는 현재도 포화상태다. 오재용 전 교장은 “좁은 부지에 계속 증축만 하니까 급식실 같은 시설들이 학생을 모두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운영이 힘들다”며 “학교를 새로 짓지는 못하는데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나니 대부분의 특수학교들이 수용 한계에 다다른 상태”라고 토로했다. 특수교육대상자는 유·초·중·고 학생 감소 추세와 달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수학교 대상 학생은 2008년 7만1484명에서 올해 9만8154명으로 13년 동안 37%나 증가했다. 반면 특수학교는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수학교에서 교육받고 있는 학생도 전체의 27.8%인 2만7288명뿐이다. 전국의 공립 특수학교는 92개교로 전체 187개교의 49% 수준이다. 편도 통학 소요 시간을 보면 30분 이내가 1만4586명으로 가장 많지만 1시간 이내 9390명, 1시간 이상 2시간 이내도 2081명에 달한다. 사는 곳 주변에 학교가 없어 많은 장애학생과 학부모들이 원거리 통학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수학교가 좀처럼 지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용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수학교를 기피 시설로 인식하거나 주택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여전히 많아 학교 용지를 쉽게 확보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 지역은 기존의 주거·업무시설이 과밀하게 입지해 있어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 자녀를 특수학교에 입학시키는 것은 학부모들에게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8곳에는 특수학교가 단 한 곳도 없어 서울지역 특수교육 대상자의 35% 정도만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서울은 공립 특수학교를 신설하는 데에만 17년이 걸렸다. 2002년 서울 종로구 경운학교가 개교한 이후 2019년이 돼서야 강서구 서진학교가 문을 열었다. 앞서 엄마들이 무릎을 꿇고 호소했던 바로 그 학교다. 전문가들은 “일반 학교에서 이뤄지는 특수교육인 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나, 중도·중복장애, 즉 중증의 지체·시각·청각 또는 자폐, 지적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일반 학교에서 교육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특수학교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는 원활한 특수학교 설립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학교용지의 조성 및 공급 등에 관한 특례대상에 특수학교를 추가해 설립 시 필요한 용지 확보를 용이하게 하는 것이 골자다. 교총 등 특수교육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는 “원거리 등교를 하는 입장에서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 더 이상 주민들과 갈등 없이 학교가 설립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며 “가까운 곳에 소규모 특수학교가 생겨 개인별 맞춤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활 편의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욱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법 개정으로 용지 확보가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특수학교 설립도 용이해져야 한다”며 “더 장기적으로는 생활연령 및 발달단계에 맞게 초등학교, 초·중학교 중·고등학교식으로 소규모화하고 학교 종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수교육 대상자들에 대한 특별한 지원 등 교육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특수교육 정책 재설계도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여교사 화장실에 몰카 설치한 초등학교 교장 긴급체포’라는 제목의 기사가 떴다. 이를 접한 많은 교원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과 참담함 그 자체였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보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해당 교장 구속 등 관련 내용이 언론에 계속 보도되자 교육자들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몰카, 국민적 지탄받아 마땅 교총은 이러한 교원 정서를 대변해 ‘성범죄는 교육악! 철저히 수사해 사실이면 교단 영구 퇴출 등 엄벌에 처해야!’라는 제하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학교장의 범죄 행위는 코로나 극복과 교육에만 전념하는 전국 교육자 모두를 허탈하고 부끄럽게 만들었다"며 "교직 사회에 더 높이 요구되는 도덕성과 책무성에 부응하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기초·기본교육을 하는 초등학교 교장이 이런 범죄 행위를 한 것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 마땅하다. 학교장의 여교사 화장실 몰카 설치 사건은 그 전례를 찾기 어려워 교육계 안팎의 충격이 더 크다. 정확한 사실은 수사와 재판으로 드러나겠지만 이번 사안으로 교육계 전체의 도덕성은 크게 훼손됐다. 2020년 1월, 대법원은 ‘60대 여성 기사를 성추행한 교원의 해임은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교원은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됨은 물론이고 교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많은 교원이 문제행동 학생의 증가와 교권 침해를 호소한다. 실제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 침해사건은 총 5760건으로 나타났다. 이에 교육계는 헌법적 가치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거치면서 이러한 요구가 사회적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교직 사회의 강력한 교직 윤리 실천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성비위, 음주운전, 금품수수로 징계받은 교원 수는 총 3673명이다. 그중 성비위가 1037건, 음주운전 2349건, 금품수수 287건이다. 물론 교육활동 중에는 크고 작은 실수나 억울한 사연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4대 비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깨끗한 교육자상 스스로 정립해야 과거 스승존경 문화를 당연시한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교권은 당연히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교직 사회 스스로 노력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즉, 교권은 교사가 제자 사랑은 물론 열정과 헌신의 교사상을 스스로 정립할 때 사회가 부여하는 권위다. 교직 사회가 솔선해 깨끗한 교육자상을 정립하지 않고서는 교권 확립 또한 요원하다. 이번 몰카 사건의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경기도교육청이 몰카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고,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당장 불시점검 방식으로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을 단지 개인 일탈이나 일과성 사건으로 여기지 말고 반면교사로 삼아 교직 윤리 실천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 이러한 다짐과 노력을 외면하는 교육자가 있다면 전체 교육자의 이름으로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 등 국민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신이 되려는 인간(호모 데우스) 세상에서 “변화만이 유일한 미래의 상수(常數)”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세상은 첨단 과학⋅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이란 명찰을 달고 입학한 초등학교 아이를 눈을 비비고 알아보아야 할 정도로 그야말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한 그 자체다. 이제 메타버스(Metaverse)라 부르는 ‘현실과 가상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3차원의 디지털 세상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인류를 변화시킬지 상상의 끝을 측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국내와 미국, 심지어 자국산 물품에 대한 애국주의 성향이 강한 중국에서조차 판매 예약이 폭증하면서 초대박을 예상하게 했다. 그 기술의 무한 질주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과거 애플(Apple)의 그늘에서 초라하던 시절은 어디로 가고 이젠 당당히 초격차의 기술로 세계적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기적같지 않은가. 하지만 현재 인류는 인간이 변화로 이루어 온 화려한 바벨탑에 잠시 멈춤 내지 주춤하는 시기에 봉착해 있다. 안타깝게도 1년 10개월 전부터 ‘코로나19’란 괴물이 인류를 볼모로 잡아 포로 생활을 시키고 있다. 그리고 인류가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응시하고 있다. 인류는 자신들이 쌓아 올린 과학적인 성과로 모든 것을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으나, 이 전염병을 물리치거나 장악할 실마리를 찾는 데 허둥대고 있을 뿐이다. 마치 기원전 6세기 유대인들이 바빌론 제국의 네부카드네자르 2세에 의해 ‘바빌론 유수(幽囚)’를 당한 것처럼, 현재 인류는 ‘코로나19’에 의해 21세기판 ‘바빌론 유수’가 연상되고 있다. 유수가 무엇인가? '잡아 가둠', 즉 ‘포로 생활’이 아닌가. 그 당시 교황은 사실상 한지에 유폐되지 않았던가. 그 이유는 자신들은 신의 선택을 받은 선민이어서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고, 예루살렘은 신이 거주하는 시온성으로 세상의 어떤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라고 착각한 오만 때문이었다. 이처럼 무사태평했던 그들에게 닥친 결과는 감금과 유폐라는 가혹함이었다. 현대 인류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은 약간의 성공을 얻으면 오만해진다. 그러기에 영원히 성공한 사람도 없고 영원히 실패한 사람도 없다. 우주의 섭리가 조화로운 것처럼, 인간의 흥망성쇠 역시 공평하다. 예루살렘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무너진 것이 아니라, 자멸(自滅)한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역경은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해 보라는 경고다. 마치 르네상스가 죽어가는 유럽을 살려냈듯이지금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이전의 체계를 대체해 다시 태어나려는 용기와 지혜다. 그러나 초고속, 전광석화(電光石火) 같은 변화의 시대에도 변화가 더딘 곳 중하나가 바로 학교다. 지금 학교 현장은 교육 불평등, 교육 격차, 학력 저하의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이것이 코로나19가 가져온 학교 교육의 실태다. 이를 역전시키는 것은 교사들에게 달렸다. 그런데 교사들이 철밥통인지라 그들 역시 잔뜩 움츠려 있다. 마치 그간 쌓아 온 시온성을 지키며 현상 유지만 해도 성공인 듯 말이다. 그것은 미래 교육에 무용지물인, 현실지향의 목표, 입시교육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다양성 추구와 더불어 창의성 개발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의 변화를 만드는 사람 즉, 체인지메이커가 필요하다. 개개인에게 체인지메이커는 궁극적으로 자기 삶의 주인이요, 진정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길이다. 지방자치시대의 학교 자치도 예외가 아니다. 여기엔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간연대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 공교육을 혁신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의 파도를 타고 거대한 대양을 건너야 한다. 이젠 위드(with)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교육으로 전환해 적극적인 변화의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서 위대한 공존의 힘으로 인류의 생존 역사를 다시금 회복해야 한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는 침체된 우리 교육을 더 이상의 수렁에서 건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엔 외로운 나그네이기도 하고, 고독한 순례자이기도 하며, 촉이 있고 예민한 사람이기도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힘이기도 하고, 생물을 자라게 하는 영양분이자 거름이며, 세상을 향한 모험이기도 한, 변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면 “앞으로 한 사회의 성공은 그 안에 체인지메이커들이 얼마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한 최초의 사회적 기업가라 불리는 '아쇼카'재단의 창업자 빌 드레이튼의 말이 우리의 현실을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허한 외침이라 할지라도 목청껏 함성을 질러 본다.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
위드 코로나 , 학교는 안전할까? 정부의 방역 정책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다. 백신 2차 접종률이 70%를 상회하고 학생들이 감염돼도 위·중증 가능성이 낮은 만큼 수도권에서도 전면 등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 반 이상 끌어온 원격수업에 학생·학부모 모두 지친 데다 교육력 저하 및 사회성과 정서발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그동안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말은 ‘가장 늦게 문을 닫는 학교, 가장 먼저 문을 여는 학교’였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 . 문제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전면 등교 이후 코로나 감염 확산을 어떻게 차단하느냐 하는 부분이다. 지난 추석 이후 학교 내 감염률은 증가 추세다. 그동안엔 지역사회 감염을 통해 확진되는 케이스가 많았지만 10월 들어 교내 감염 확진자가 늘고 있다. 아울러 전면 등교를 한다 해도 원격수업에 따른 사회·정서적 발달의 교육적 결손을 어떻게 이른 시일 내 극복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성균관대 교육과미래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어려움을 이겨내는 역경 극복 의지가 저하되고 체육 등 외부활동 제약으로 활동지향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격수업으로 배움의 공간이 다양화되면서 학교에 대한 신뢰감이 부정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격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지식 위주 일방적 전달 수업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대면수업에서 마스크를 쓰고 하는 바람에 초등 저학년에서는 언어발달 지연과 사회성 저하 등이 우려 대상으로 지적됐다. 얼굴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업하다 보니 학생과 교사 모두 래포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원격수업보다는 나은 상황이라지만 마스크 수업이 주는 단절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생활지도 역시 고민이다. 2학기 들어 등교 확대 정책이 추진되면서 중·고교에서 등교거부와 같은 학교 부적응 징후가 늘어나는 데다 학교폭력, 우울, 자살시도 등 정서 불안 표출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새로운 상황에 맞는 세심한 생활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호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 대비, 학교의 효과적인 방역 대책과 학생들의 안정적인 학교 적응을 돕는 생활지도 방안을 모색해 본다. 또 '마스크 수업'의 제약을 극복하고 어떻게 하면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근접한 학교를 만들 수 있을지 다양한 방안을 살펴본다. 아울러 우리보다 앞서 위드 코로나에 도전했던 싱가포르의 사례를 통해 ‘스쿨 위드 코로나’의 해법을 찾아본다. 내년 1월 소아청소년 감염 최고치 이를 듯 단계적 일상회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년간 전 세계는 물론 학교 현장은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문을 닫았던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반복되는 학교 내 감염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학교가 운영된 시간은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연령층과 기저질환자에게 치명적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던 유행 초기 전 세계 국가는 극심한 인명피해를 치러야 했다. 따라서 고위험군의 사망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휴교 등의 강력한 정책을 펼쳐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사회경제적 손실은 더욱더 극심해졌다. 특히 교육 결손 문제는 특별하다. 교육은 미래 세대에 대한 장기 투자임과 동시에 사회안전망으로써 기능한다. 그러나 코로나19 기간 동안 교육계의 의견은 상황의 심각성에 묻혀버렸다. 이제는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반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 일상회복 방안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했다.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는 조금 특별하다. 대부분의 감염병은 소아청소년과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위험도가 높아지는 U자형 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에서 코로나19 감염은 높은 전파력에도 불구하고 치명률이 매우 낮고, 증상도 덜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부분이 교육의 정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과학적 사실이다. 현재까지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정상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학교 내 감염이 가정이나 사회 전체의 감염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이로 인해 고연령층에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가 높은 백신 접종률로 완료된 시점에서 이런 논리가 적용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판단을 어렵게 하는 이유는 코로나19가 그래도 아이들에게 100% 안전한 감염병은 아니기 때문이다. 극히 드문 사례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중증사례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고, 감염 후에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다기관 염증 증후군이 국내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즉, 소아청소년의 감염도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하나 우려스런 사실은 단계적 일상회복과 백신 접종이 진행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이제 소아청소년이 가장 감염률이 높은 연령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성인 인구의 접종률이 높아지고 감염자수가 많아지며 상대적으로 면역수준이 낮은 소아청소년에게 감염이 집중된다. 우리나라도 수리과학적 모형에 의한 예측 결과 내년 1월부터는 0~17세의 인구집단이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계적 일상회복은 피할 수 없다. 그동안 발생한 사회경제적 손실, 특히 교육 결손은 매우 심각하며, 미래 세대에게 손실을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안전하게 학교 현장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그 첫 번째 대책은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이다.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은 아직까지 논란이 있으며, 특히 학부모의 우려가 크다. 그 이유는 비과학적인 불신보다는 합리적인 면이 있다. 소아청소년은 앞서 언급하였듯 감염되었을 경우에도 중환자나 사망자가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반면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 또한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소아청소년에 대해 승인된 mRNA백신인 화이자사의 백신은 드물게 10만 명당 몇 명 정도 심근염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심근염의 발생률은 연령이 어리면 어릴수록 높아진다. 물론 백신 접종 후 심근염도 중증화나 사망의 위험이 매우 낮은 상황이지만 학부모의 불안감은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당국과 전문가는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권고하였다.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논리로 계산한다고 하더라도 접종하였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잠재적인 피해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 전체적인 면역 수준이나 학교교육의 정상화와 같은 백신의 부가적인 이익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백신 접종으로 생기는 피해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생기는 중환자·사망자·합병증의 발생보다 적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 70% 이상 감염 우려 ... 백신접종 미룰 일 아냐 향후 코로나19 감염은 소아청소년에게 집중된다. 따라서 전체 소아청소년 중 70% 이상이 몇 년 내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겪었던 경험적인 이익보다 미래에 가지는 백신의 가치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판단도 백신 접종을 강요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수두·홍역 백신 등과 달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접종의 이익과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 요령, 잠재적 피해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책임은 교육현장도 어느 정도 나눠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교원들이 이러한 판단을 내리기도 여건이 좋지 않다. 따라서 전문가와 당국은 교육현장에서 일하는 교원들부터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정보를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할 의무를 가진다. 특히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대응 요령과 절차는 반드시 교육 당국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또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학교 내 방역대책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방역의 완화가 아니다.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지만 다른 방역은 보완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학교 내 방역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호흡기 증상이나 발열이 있는 학생은 등교하지 않고, 쉬면서 진단검사를 받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교육현장과 사회는 아파도 등교하는 자세를 미덕으로 여겼다. 그러나 특히 감기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집에서 쉬는 것이 전파도 줄이고 본인의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다른 방역 대책은 학교 내 이동 최소화이다. 교육 현장은 이동형 수업, 현장형 수업의 비율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이 완료될 때까지는 이런 형태의 수업을 자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확진자 발생 시 당국과 학교의 대응이다. 앞으로 소아청소년의 감염 유행은 더욱더 심해질 수 있으며, 확진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일부 전파가 생기는 상황에 대해서 당국과 학교의 책임자가 덜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한 명의 확진자로 학교 전체가 문을 닫거나 몇 개 반이 동시에 등교를 할 수 없는 상황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학부모에게도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고, 학생도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 감염자에 대한 따듯한 정서적 지원과 교원의 확고한 의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저 학생이 우리 반 학생인가? 2020년 봄,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춰지고 온라인 수업도 아직은 콘텐츠 중심으로 운영되던 상황에서 4월 중순경 정말 어렵게 우리 반 친구들을 만났다. 초등학교 6학년은 그렇지 않아도 학기 초에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의 관계가 데면데면한데, 우여곡절 끝에 학교에서 대면은 하였지만 서로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나마 띄엄띄엄 등교를 하는 상황이고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여 서로 간에 래포 형성도 어려운 상태였다. 특히 급식 시간에는 칸막이가 쳐진 자리에서 친구 간 대화는커녕 얼굴 마주보는 것도 조심하며 급식을 먹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급식을 먹다가 우리 반 친구들이 있는 곳을 둘러보는데 낯선 청년이 우리 반 자리에서 급식을 먹고 있었다. ‘저 사람은 누군데 우리 반 자리에서 급식을 먹나?’라며 일어서려는 순간, 우리 반의 키가 큰 남학생임을 확인하였다. 평소 마스크를 쓰고 있어 이마와 눈까지만 보다가 얼굴 전체를 보고는 오히려 학생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당시에 그 학생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면 우리는 서로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것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은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마스크는 교사와 학생 간에 놓인 작은 가림판이다 내 교실인데.. 내 마음대로 물도 못 마시고... 초등학교 때는 신체적으로 급성장하는 시기이다. 키도, 몸무게도 쑥쑥 자라고, 심폐기능도, 운동기능도 부쩍부쩍 자라는 때이다. 그러니 잘 먹고, 잘 놀고, 잘 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언 2년간 마스크를 써 온 초등학생들, 건강하게 자라기 어렵다. 늘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심폐기능 성장이 어려울 것이고, 체육 수업도 이전처럼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으니 운동기능도 떨어질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그 문제점을 접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간 신체의 70%를 구성하는 수분 보충도 원활하지 않으니 이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는 교실 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에 만약 물을 마시고 싶다면 복도에 나가서 마시고 들어와야 한다. 내 교실이고, 내가 가져온 물인데 내 자리에서 편하게 마시지를 못한다. 혹시라도 수업 중간중간 물을 마시고 싶은 친구가 복도로 이동하면 교실에 있는 친구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수업 집중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이런 상황이 누적된다면 수업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내용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질 수 있다. 마치 홍길동이 자신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처럼, 내 교실인데 내 마음대로 물도 못 마시는 슬픈 일이 벌어지는 것이 작금의 학교 현장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는 한 것일까? 수업 활동은 교사와 학생 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다. 그러한 상호작용의 기초는 학생들과 얼굴을 마주보며 마음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학습의 기초, 생활 지도의 기초를 닦는 시기로, 바른 학습 태도를 형성해야 하는 때이다. 그런데 마스크를 사용하다 보니 학생들과 얼굴을, 특히 눈빛을 나누며 수업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평소 목소리가 작고 조용조용한 성품의 친구들이 발표를 하는 경우 마스크로 인한 어려움은 더 커진다. 분명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이야기하는데도 불구하고 마스크라는 장애물이 그 소중한 목소리를 일정 부분 차단하여 다른 친구들, 교사가 잘 알아들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더 발표해 주겠어요?’ 라고 요청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이는 교사에게도, 학생에게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교사 역시 수업 내용이나 활동 안내를 잘 하고자 하지만 아무래도 마스크를 사용하니 전달하는 목소리가 작아질 수밖에 없고, 이전에 비해 같은 내용을 두 번 세 번 안내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분명 코로나 이전에 비해 교사가 학습 활동에 대해 안내하는 횟수도 많아지고 목소리 크기도 커졌는데, 학생들은 과연 집중하며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는지 알쏭달쏭하다. 친구들아, 선생님이랑 공부한 내용 잘 이해할 수 있겠니? 초등학교 고학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 방송 매체에서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프로그램이 한창 인기를 얻었던 적이 있다. 그때 등장한 많은 출연자가 가면을 씀으로써 기존의 ‘나’보다 좀 더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노래할 수 있었다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가면을 쓰는 경우 모든 사람들이 자신감과 당당함을 얻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될까? 심리학 용어 중에 '페르소나(persona)'가 있는데, 우리말로는 '가면 인격' 정도로 해석된다. 사람이 가면을 쓰면 말투와 행동이 달라지는 심리적 변화를 뜻한다. 가면은 자기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하는 변신 욕망과 연관되기도 하고, 자기 은폐와 행동의 자유를 얻게 되기도 하며, 부정적으로는 자신의 비밀과 위선을 숨기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김홍진, 2021). 마스크를 가면과 같은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인지 발달로 보면 구체적 조작기를 벗어나 형식적 조작기에 접어들고, 도덕적으로는 도구적 목적과 교환을 중시하여 갈등하는 개인적 이해관계를 비교하고 조정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는 마스크가 가면과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즉, 본격적인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대인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이때 서로 충분히 소통하며 마음을 열어야 하는데 자신의 본 모습을 마스크 뒤로 숨기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가 생기면 친구들이나 교사에게 이를 드러내고 머리를 맞대어 해결해야 하는데, 입도 꾹 닫고, 마음도 꾹 닫은 채 질풍노도의 시기를 온전히 혼자 감당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은 길러지고 있을까? 학교는 다양한 교과 지식을 배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오늘날 사교육 기관이 그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학교’라는 공교육 기관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과 사회성, 창의성을 기르는 데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그런데 마스크를 사용하다 보니 서로 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내성적인 성향에 평소에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친구들은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반면 평소 목소리가 큰 친구는 마스크라는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목소리가 더 커진다.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대화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언어적 표현 외에 시선, 표정, 몸짓, 자세 등과 같은 비언어적 표현의 소통이 어려워진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A. Mehrabain(1971: 강소영, 2017, 재인용)은 일상생활에서 상대방과의 메시지 전달 과정에서는 언어적 요소의 사용은 약 7%이고, 비언어적 표현인 몸짓과 표정 등의 시각적 요소 55%, 말투와 목소리, 억양 등의 청각적 요소 38%를 사용한다고 보았다. 즉,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서는 비언어적 요소에 의해 대화 내용의 93%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물론 마스크는 얼굴에 한정되므로 얼굴 표정으로 전달하는 메시지의 비중은 훨씬 줄어들지만 어쨌거나 마스크로 인해 정상적인 소통이 제한받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 역량 중 특히 중요한 ‘의사소통 역량’,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역량’의 함양은 제대로 이루어질까? 우리 어린이들이 마스크 수업을 한 지도 1년 반을 훌쩍 넘겼다. 코로나19 백신이 나왔고, 치료제도 곧 시판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우리는 마스크를 벗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코로나19 전후로 역사의 시계를 구분한다면, 교실 수업에서는 마스크 착용 전후로 교실 수업이 구분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교실 수업에서 마스크 착용 이후 가야 할 길을 모색할 차례이다.
모두가 아픈 시대다. 팬데믹이 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2년 가까이 문을 닫았다. 교실의 문은 모두에게 닫혔지만, 감수해야 할 고통의 무게는 같지 않았다. 냉전 시대에 크게 발전한 한국의 동원력과 교육행정·보건행정 능력은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봉쇄되고 생활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와중에도 위력을 발휘하며 인류가 새로운 위기에 맞서 어떤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제시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전염병의 피해와 고통은 산업선진국보다 불안정한 저개발 국가에 더 무겁게 놓였다. 국가적 차이는 국내의 지역적·계층적 차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 공교육의 빠른 대처는 모든 급별의 학교가 온라인 개학으로 전면 전환하고 그에 맞춰 교사들이 신속하게 교재와 수업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염병 차단을 위한 조치로 당장 사람들을 대면하여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생계를 이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 돌아갔다. 위태로운 균형을 이어가던 많은 가계가 심대한 타격을 입었고 경제적 불안정은 가정의 정신적·정서적 불안정으로 이어져 아동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방이 적고 내부 면적이 좁은 가정이 만약 여러 자녀를 뒀을 경우 온라인 수업은 생각지 못한 문제들을 드러냈다. 좁은 방에 핸드폰만을 들고 원격 수업을 듣고 서로의 소리가 섞여 수업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는 여건에 처한 학생들이 있었다. 좋지 못한 살림이 노출되고 욕설이나 다툼 등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음이 그대로 수업 시간에 노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학업 지도와 함께 선생님들의 따뜻한 돌봄과 안내 속에서 학습에 적합한 생활 습관을 차근차근 익혔어야 할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을 대신할 만한 가정의 보호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형편에 있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많은 수의 학생들은 생활 리듬의 붕괴와 교사의 직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얻지 못 한 채로 무너졌다. 이는 많은 언론에서 ‘중위권의 소멸’과 ‘기초학력 미달 급증’이라는 말로 표현됐다. 나름 좋은 역량을 보여주며 많은 노력이 있었던 교육 현장이지만 학생과 가정엔 많은 상처가 남았다. 이제 단계적 일상 회복에 접어들며 전면등교를 맞이하는 새 국면에서 학교와 선생님들이 직면하게 될 현실은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들을 지닌 교실이다. ‘시간의 실종’ ... 학교 규칙 적응 힘들 듯 위드 코로나에 따른 전면 등교 이후 생활지도에서 겪을 가장 큰 어려움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다. 등교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수업 직전에만 모니터를 켜고 방 안에서 자유분방하게 생활했던 학생들이 갑자기 늦지 않게 등교하여 정해진 시간에 교실에서 바른 자세와 태도로 수업을 듣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부터 쉽지 않다. 꾸준히 학교에 나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생활하는 것을 연습하고 체화했어야 할 학생들이 중간에 큰 공백이 생겨버려 시차 적응부터 배려받아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학생들의 수면 리듬과 생활 습관에 대해서는 가정과 충분한 연계 지도가 있어야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선생님도 친구도 학교도 모두 낯설다. 학교는 학생이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친숙한 공간이어야 하는데 요일별 또는 격주 등교를 하며 학교는 어쩌다 한 번만 오는 곳이 되었다. 학교에서 몇 명 빼고는 대화할 수 있는 애들이 없다. 학교에 소속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차라리 학원에서 자주 보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더 안정감을 느낀다. 친구 없이 가족만 있는 고립된 공간에서 온라인 강의만 듣느라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회성을 길러야 했을 시간들을 놓친 아동들은 새로 친구를 사귀어 같이 노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긍정적으로 대인 관계를 형성하고 그 안에서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고립되어 보호자와만 지낸 아이들이 충분한 감정적, 심리적 지원 없이 갑자기 더 큰 세상에 나오게 된다면 큰 좌절감을 느끼며 오히려 반사회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교사 생활지도 이전보다 더 힘들 수도 코로나를 겪으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비중이 반전됐다. 학생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선생님과 친구들과 소통하고 오프라인에서의 교류를 최소화했다. 이는 오프라인에서의 복잡한 사회생활에 지쳐 잠시 온라인에 도피해 있던 예전 세대와는 다른 현상이다. 안 그래도 모바일 네이티브인 아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사회생활을 온라인으로만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SNS에서의 대화와 괴롭힘, 따돌림과 디지털 언어폭력 등이 발견될 수 있다. 한눈에 보이는 오프라인에서의 괴롭힘이나 다툼과는 달리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교사가 적시에 관측하기가 힘들다. 온라인은 통제된 교실에서와는 달리 어른들 사이의 혐오, 차별, 폭력, 왜곡된 성 의식 등이 그대로 노출된다. 학생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따라하고 배우며 상식에서 벗어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와 공존하며 일상을 영위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학생들이 다시 교실로 돌아올 때 교사들은 생활 지도에 있어서 그들이 이전보다 더 큰 온라인 공간을 배후로 가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코로나19와 공존하며 전면 등교한다는 것은 코로나가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학교에선 교육 활동을 수행하면서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방역 활동을 지속해야 한다. 30명이 넘는 대규모 학급에서 초등학생들이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정확하게 방역 지침을 따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손을 닦고 손에 자주 닿는 책상과 문, 창틀을 알코올로 닦고 이동 간에 거리두기를 하여 줄을 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초등학생들이 친구들과 서로 붙잡고 뛰어 놀지 않고 코로나19 방역에 필요한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며 멀리 떨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제부터 오랜 시간 교실에서 다른 친구들과 마스크를 끼고 생활해야 한다. 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제대로 마스크를 쓰고 내내 생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를 두고 친구들을 지적하고 다투는 일이 생기고 학생들이 예민해지면서 공격적으로 변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쉬는 시간이 짧아 여러 반에서 화장실로 가는 학생들이 몰릴 수도 있는데 거리를 두고 길게 줄을 늘어서다 보면 오히려 공간이 없고 붐빌 수 있다. 거리두기를 위해 돌아가며 화장실 쓰는 시간을 정하면 저학년이나 중학년의 경우엔 필요할 때 화장실에 가지 못해 곤란을 겪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공격적으로 변한 아이들 .. 심리·정서 안정부터 새로운 환경이 된 교실 속에서 방역지침을 지켜가며 생활해야 하는 학생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이전의 교실보다 더 높아졌다. 여기에 학습 공백을 겪어 더욱 따라가기 힘들어진 교과들과 코로나로 인해 변한 학습 환경을 반영한 새로운 학급 규칙들은 학생들을 더욱 옥죄고 압박한다. 이런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은 학생들을 불안하게 하고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학교가 편안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심신의 성장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여러 긴장과 문제들에 노출된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런 때야말로 완벽주의로 접근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이 아니라 학생들과 우선순위를 정하여 학교 공동체 모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며 하나씩 민주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존 듀이는 민주주의와 교육(Democracy and Education)에서 ‘민주주의란 단순히 정부의 형태가 아니라 구성원들 간의 의사 소통을 통해 형성되는 공통의 경험, 사회 생활, 공동체 생활의 양식’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선생님이 스승의 입장에서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 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지만 학생들이 회의를 통해 스스로 지켜야 할 규범을 제정하고 민주주의를 연습해 자기 자신을 규율하는 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인성지도가 될 수 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앞으로 전면 등교 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이야기해보며 학생들은 한 번 더 자신들이 어떤 원칙과 규칙들을 지켜야 하는지 되새겨볼 수 있다. 오랫동안 등교 개학을 하지 못한데 따른 부족하고 미숙한 아쉬움만 생각하기보다 천천히 오늘 이 순간부터 연습하고 지킬 수 있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바꿨다. 코로나를 일상 속에 받아들여 학생들이 전부 등교하여 공부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교육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세상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학교는 일상이 된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 있을까? 어쩌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책임하게 일선 교사들에게만 막연한 책임을 던진 것이 아닐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는 초·중등학교 학사일정을 모두 동일하게 운영한다. 매년 학사일정은 1월부터 5월 말까지 1학기, 7월부터 11월 말까지 2학기로 구성된다. 작년의 경우 1학기가 시작된 1월부터 2월까지는 싱가포르 내 모든 유·초·중등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3월경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싱가포르 정부는 ‘서킷 브레이크’라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약 3달 동안 시행하였다. 이에 의료·교통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직장은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였고, 이 시기 모든 유·초·중등학교 및 대학은 가정학습(Home-Based Learning, HBL)으로 전환하여 가정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도록 조치되었다. 작년 상반기 가정학습(HBL)을 이어가던 싱가포르 교육부는 하반기인 2학기에 들어서는 유·초·중등학교에서 모든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혼잡도 줄이기, 거리두기 및 위생 교육 강화 등으로 대표되는 교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조치하며, 대면 수업을 허용하였다. 대학도 50명 미만의 소규모 강의 및 실험·실습 등은 대면 수업으로 운영하되, 대규모 강의는 온라인 원격수업을 병행하였다. 작년 하반기 허용된 유·초·중등학교 대면 수업 정책 방향은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되었다. 2021년 1월, 1학기를 시작하며 싱가포르 교육부는 유·초·중등학교에서 교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경우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다양한 방과후 활동(예를 들어 관악기, 합창 및 드라마 수업 등)의 재개도 허용하였다. 그러나 한 자리대에 머물렀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남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였고, 교육부는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5월 중순 1.5주간 가정학습(HBL)으로 전환하여 학사일정을 운영하게 하고, 1학기를 종료하였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험난한 도전 2021년 5월 31일,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간 코로나 대응 정책을 팬데믹(Pandemic)적 관점에서 해왔지만, 앞으로는 엔데믹(Endemic)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이를 위해 △신속한 검사 △정확한 동선 추적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만 12세 이상 학생들은 6월부터 학생 및 학부모의 선택과 동의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게 되었고, 이는 대부분의 교육기관 종사자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접종을 완료한 것과 더불어 학교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지속해서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유지하고 만 12세 미만 학생 보호 및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9월부터는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코로나 간이 검사(Regular Test Regime) 제도도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5월 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을 발표하고, 강화했던 방역 정책을 조금씩 풀기 시작하자 6월 이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게 되었다. 그간 한 자릿수, 두 자릿수에 머물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까지 오르자 일부 학부모들은 대면 수업 정책을 유지하는 싱가포르 교육부에 강한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우려에 싱가포르 창춘싱 교육부 장관은 그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우리는 가정학습(HBL)이 장기화될 경우 학생의 학습 및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부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 격차가 더 커질 우려가 있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도 학부모입니다. 학부모 중 한 명으로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더욱 안전한 장소임을 학부모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부는 학교를 대상으로 엄격한 안전 방역 지침(Safety Management Measures)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를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에 따라 우리 교육부는 지속해서 학교 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조정이 필요한지 검토할 것입니다.” 교육부 장관이 말한 대로 싱가포르 교육부는 상황이 변화할 때마다 학교 등 교육기관에 민첩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면 수업을 유지하다가도 지난 9월 중순에는 약 2주간에 걸쳐 시행되는 국가 초등 졸업시험(Primary School Leaving Examination)을 앞두고 과목별·수준별로 섞일 수밖에 없는 초등 6학년 학생들의 건강 보호와 안전한 시험 시행을 위해 시험 시행 기간인 2주간 초등학교급만 가정학습(HBL)으로 전환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확진자 늘자 초등 졸업시험 연기 ... 탄력적 대응 2021년 10월 9일 토요일 12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또다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지난 6월 이후 싱가포르 정부가 취한 코로나 대응 전략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에 부응하여 대부분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하였고, 높은 접종률 덕분에 확진된 코로나 감염자 98% 이상이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며, 가정에서 쉬면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되었음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최근 급증한 하루 신규 확진자 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앞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더라도 정부는 경제 및 국경 개방 등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며, 국민들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되 점진적인 일상 회복을 통해 코로나를 관리하는 데 익숙해져야 함을 역설하였다. 이를 위해 ‘Living with COVID-19'(https://www.covid.gov.sg/) 홈페이지를 별도로 개설하고, 국민 개개인이 코로나에 확진되거나 밀접 접촉되었을 때 등 각종 사례별로 두려워하지 않고 취해야 하는 행동 수칙과 절차를 쉽게 안내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과 장애에 부딪힌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과 장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예측 불허한 존재로 인해 사회생활을 제약받고,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우리 모두는 만나게 되는 장애물을 건너갈 수 있도록 장애물의 속성을 이해하여 나름의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나는 그 힘이야말로 교육 분야의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처방약이 될 것이고, 그 구성 성분은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민첩성(Agility)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싱가포르의 모든 학교는 모든 학생이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해서 민첩하고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다.
교육정책 기획을 교육적으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 방안이라고 볼 때 교육전문직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시험이 예정된 시기에 이슈가 되었던 교육 문제들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 관련 기사, 사설, 해당 교육청의 보도자료 등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제는 「사회적 이슈로 본 교육정책 기획」으로 현재까지 가장 쟁점이 되는 이슈를 찾는 방법부터 그에 따른 기획 작성 방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육과 관련이 깊은 사회적 이슈를 찾기 위해 수험생은 사회적 변화, 시대 변화의 흐름에 민감해야 한다. 뉴스 등을 통해 현재 교육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사회적 이슈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문제를 정책적으로 어떻게 해결해 갈 수 있는지 업무담당자 관점에서 해결 방안을 찾아보는 연습을 하면 좋다. 우리는 매일 뉴스를 듣고 있으며 유튜브나 인터넷에는 다양한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이 뉴스 중 한번 보도로 끝나지 않거나 특정 매체에만 나오는 뉴스가 아닌 우리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뉴스는 교육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꼭 챙겨봐야 한다. 그리고 교육과 관련지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아동학대 등 학생과 관련된 뉴스가 나오면 교육 현장에서는 어떤 관심이 필요하고 교육청에서는 학교 지원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할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어떤 정책 등을 수립하는지 보도자료나 교육부 홈페이지 등에서 관련 자료를 찾는다. 아동학대 피해 위기학생 보호체계 개선방안 발표 등 교육부 대책 등을 바탕으로 다른 시도교육청의 정책을 찾아보고 수험생이 소속된 해당 교육청의 정책과 비교해본다. 마지막으로 위기학생 보호를 위한 교육정책을 자신이 교육청 업무담당자가 되어 기획해 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정책 개수가 아니라 학교 현장에 실제 적용 가능해야 하며 실현되었을 때 위기학생이 보호될 수 있는 실제적인 정책이 되어야 한다. 위의 내용을 표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으며 주어진 단계에 따라 사회적 이슈를 찾아서 기획 연습하는 방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PART VIEW] 1단계: 문제발견 1단계는 사회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교육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험생이 사회변화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소 책이나 언론, 각종 연구자료 등을 가까이하면서 문제를 고민해본다. 지금의 사회적 이슈는 2020년도부터 계속되어 온 코로나19일 것이다. 코로나19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고, 학교 수업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면서 수업 방법 및 관계와 소통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와 함께 학생 간 학습격차 문제가 대두되었고, 등교수업 감소로 인한 대면 활동 축소로 학생의 심리․정서 및 사회성에 부정적 영향이 확인되고 있으며, 운동량 감소에 따른 신체 건강 악화도 지적되는 등 코로나19는 학생들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실제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교사나 학부모는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2단계: 교육부 정책 이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학습격차를 문제로 인식했다면 2단계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부 정책은 무엇인지 정리해본다. 교육부 홈페이지나 각종 보도자료 등을 참고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2020년도부터 누적되어 온 학습격차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교육부의 정책을 찾아보면 시도교육청과 함께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수립한 것을 볼 수 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교육회복 종합방안’과 더불어 교육부에서는 교육결손 해소를 위해 대한민국 유·초·중·고 교육회복 정책을 이끌 ‘교육회복지원위원회’를 구성하여 2021년 하반기 추진계획을 점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마련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3단계: 시도교육청 정책 이해 교육부 추진정책을 이해했다면 3단계에서는 시도교육청 정책을 살펴본다. 수험생이 소속된 교육청뿐만 아니라 다른 시도교육청은 교육회복을 위한 대안으로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자료 역시 해당 교육청 보도자료나 홈페이지 업무 추진 자료실 등을 활용하면 기본계획을 찾을 수 있다. 교육부의 교육회복 종합방안 주요 과제별 추진현황에 따른 시도교육청 지원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 교과보충, 학습상담(컨설팅) 등 학습회복 모든 학생의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시도교육청별로 기존 자체 사업과 연계‧확장*하는 등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학교급별, 과목별로 다양한 교과보충 프로그램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중이다. * 서울시교육청: (기존) 초등 키다리샘 운영 → (변경) 중등까지 확대 또한, 시도별 수석교사, 고교 진로진학 지도 경험이 풍부한 교사(약 3,000명, 2021.9월 초 기준)들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1 맞춤형 학습 상담 등을 실시하여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 및 학업 자신감 회복을 지원한다. ● 기초학력 보장 체제 구축 및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지원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2021.8.30.)한 「기초학력보장법」의 주요 내용을 안내하고,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 강화 등 학습결손 완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 체제 구축을 위해 2022년 2월까지 「기초학력보장법 시행령」을 제정할 계획이다. 또한, 2022년 9월부터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도입*하여 희망하는 학교가 원하는 시기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비인지적 영역의 평가 항목을 확대**하여 개별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한다. * 도입 시기(예정): (2022.9월) 초6, 중3, 고2 → (2023) 초5·6, 중3, 고1·2 → (2024) 초3~고2 ** 평가내용: (인지) 국, 영, 수, 사, 과/(비인지)사회・정서적 역량, 진로성숙도, 자기조절학습 등 ● 심리‧정서, 사회성, 건강 등 지원 시도교육청별 전문상담 및 초·중등교원 등으로 구성된 자료개발 전담팀(TF) 운영을 통해 지역별 여건에 맞는 상담프로그램을 개발‧보급(프로그램 시범 운영, 활용 연수 등)하고, 학교‧학급 단위 자율적 심리지원을 돕는다. 또한, 학생자살예방 및 정신건강 업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전담기관(중앙·지역센터 총 18개) 이외 별도 학생 건강지원 전문기관을 설립‧운영(‘22년~)하여 신체·정신건강 관리로 확대 강화한다. ● 지방자치단체 협조체제 구축을 통한 지원 교육결손 해소에 필요한 장소 협조, 청소년 자치활동 사업과 연계 등 지방자치단체 협조체제 구축으로 틈새 없는 지원을 한다. 4단계: 창의적인 교육정책 기획 사회적 이슈에서 교육 문제를 발견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 시도교육청의 정책을 정리하고 이해했다면 마지막 단계에서는 소속 지역의 교육회복 업무담당자 관점에서 창의적인 정책을 기획해 본다. 이때 정책은 세부적으로 자세히 기획하는 것보다 추진체계 형식으로 기획하는 것을 연습하면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정책을 구안할 수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