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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3 ‘국가교육위원회’가 순항 하려면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초정권적 독립기구로,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준비와 그간의 교육행정체제에 대한 반성으로 등장하였다.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교육정책이 필요하며, 기존의 교육행정체제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항상 대통령·국회 등 정치권력에 따라 교육정책 기조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두고는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2019년 국가교육회의 주도하에 많은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듭하면서 위원회 설치 법률과 시행령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법률과 시행령을 검토해보면 아직도 우리가 숙의할 쟁점이 적지 않고,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위원회 출범 시기가 미뤄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핵심 쟁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쟁점❶ 초정권적 위원 구성?
첫째, 위원회는 초정권적인 독립기구다 보니 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법률상 위원 구성방법은 다음과 같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미 정치권에 의해 추천 또는 지명되는 인원이 15명이고, 이는 전체 위원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위원회의 상임위원은 3명이며,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임명한다. 참고로 위원회의 의사결정은 재적위원의 과반수로 이루어진다. 이 대목에서 과연 위원회가 본래 취지에 적합한지 우려가 된다.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인원이 3분의 2가 넘는 상황에서 정치권력의 입김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물론 위원 자격에는 ‘교육에 관하여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소관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추천·지명을 해준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쟁점❷ 교육부와의 관계?
둘째, 위원회는 기존의 교육부와 관계를 분명히 하고, 공존하는 근거에 대해 사회적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 법률상 교육부는 ‘교육·사회·문화 분야 정책의 총괄·조정,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및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그리고 교육부장관은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그렇다면 새로 설치된 위원회의 소관 사무는 무엇일까? 바로 ‘교육비전·중장기 정책방향·학제·교원정책·대학입학정책·학급당 적정 학생수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국가교육과정, 국민의견 수렴 및 조정 등’을 관장한다. 한눈에 보아도 두 기관의 소관 사무가 중첩되며, 교육부장관과 위원회의 관계가 모호함을 알 수 있다. 대다수 국민은 이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 그럼 교육부(장관)와 위원회는 공존하면서 같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인가?


단순히 공존하면서 같은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라면 굳이 교육부가 아닌 위원회를 새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많은 연구에서 지적하였듯 옥상옥(屋上屋)의 비효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계획수립은 위원회가 하고 세부정책추진은 교육부가 한다면, 교육부의 규모와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교육부는 건재하고 위원회는 축소되는 모양새다.

 

쟁점❸ 사무처 구성은 어떻게?
마지막으로 사무처 구성은 공청회·토론회에서 자주 언급되었던 쟁점이다. 사무처 구성원·사무처장 등에 관해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법률상에는 사무처를 구성하되 세부사항은 대통령령에서 다루도록 돼있다. 하지만 대통령령 어디에도 사무처에 관한 조항을 찾아볼 수 없다. 


또 법률에서 사무처장을 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되어 있다. 위원장도 상임위원 중 대통령이 임명하고, 사무처장은 위원장이 제청한다. 사무처 구성에도 대통령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위원회 출범 전, 사무처장을 제청하는 과정부터 사무처 구성원의 자격 등 세부사항에 대해 초정권적으로 조정·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위원회를 출범하기 전 위의 3가지 쟁점을 어떻게 개선해 가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교원으로서 느낀 위원회의 당면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 합의를 위한 기구에 걸맞게 위원회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그동안 교사들에게 제공된 위원회 안내자료나 홍보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가교육발전계획과 국가교육과정이라는 중요한 사무를 관장하는 기구인데 공문으로도 접하기 어려웠다. 교육행정체제의 실질적 추진체인 교원조차 자료를 구하기 어려운데, 학부모와 학생은 오죽할까 싶다.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여 합의를 이루고, 이를 통해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본래의 취지라면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 위원회가 해야 할 첫 번째 역할이다.


다음으로 기존 교육행정체제와의 조화와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기존 교육행정체제란 교육부-교육청-학교에 이르는 일련의 시스템을 말한다. 문제는 교육부를 포함 지방교육행정체제와 위원회가 얼마나 조화를 이룰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위원회와 교육부, 혹은 위원회와 지역교육청이 불협화음을 내거나 비협조적인 태도로 갈등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 사이에서 학교는 우왕좌왕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전해질 것이다. 따라서 위원회와 교육부·교육지원청간 협력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본을 잊지 않는 충실한 국가교육위원회가 되길 바란다. 위원회는 「교육기본법」에 명시된 교육이념, 즉 교육의 기회균등·자주성·중립성·전문성을 실현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위해 설치된 기구이다. 그러므로 소수 이익집단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선심성 정책만 수립하지 말고, 진정한 독립기구로서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도 각종 교육당국과 단체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수많은 이익집단이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의견을 내고 있다. 이러한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고 반영하되, 그들의 의견만 받아들여 일방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길 바란다. 따라서 위원 선정부터 의사결정, 사무처 구성 등 위원회 구성 전반을 재검토하여 설립 취지를 고수하는 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도 해결해야 할 쟁점과 과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먼저 위원과 사무처 구성, 교육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취지에 적합한지 재검토한 후, 기본에 충실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는 위원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에 사회적 합의를 수반한다면 국가교육위원회는 본래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 기구로 훌륭히 자리 잡을 것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바로 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하지만, 얼렁뚱땅 만들어진 새 부대는 손해만 가져온다. 술이야 다시 빚으면 되지만 교육은 다르다. 교육정책의 최대 수요자인 학생들의 인생은 되돌릴 수 없다. 부디 위에서 언급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심사숙고한 후 위원회가 출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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