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5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교육부의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 방침에 대해 예비교사들은 동맹휴업을 예고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육대학학생연합과 수도권사범대학생네트워크 등 교육단체들은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선택제 강행을 중단하지 않으면 4월 4일 총투표를 끝으로 동맹휴업을 결의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에 대해 많은 현직교사들이 여러 차례 반대 의견을 제시했었지만 교육부의 태도는 전혀 철회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이 밝힌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무색하게 하는 처사다. 아직까지도 이렇게 힘의 논리에 의해 중요한 교육정책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더 걱정스럽다. 또한 이렇게 하고도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교육부의 태도가 더 한심스러운 것이다. 교육은 그야말로 교육 논리로 풀어야 된다고 현직 교사들은 누차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소용이 없다. 전혀 들리지 않은지들을 의지가 없는지 한마디로 불통이다. 과거에도 그렇듯이 학교현장의 상황이나 여건, 그리고 교사의 의견을 무시한 교육정책들은 모두 실패했다. 모든 교육개혁과 교육혁신이 그랬고 중초교사제, 정년단축이그랬다. 이러한사실을 모두 잊고나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이번 정책만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현장교사와교원단체가 수없이 주장했다. 너무 성급하고 준비되지 않은 정책이라고…급기야는 예비교사들까지 거리로 나서서 시간선택제 철회를 서명하고, 교육부와 맞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강한 의지나 뜻이라 강행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일반 공무원들에겐 가능해도 우리 교육에 적용은 어렵고, 우리 교육현실을모르는 소리다. 특히 전교과를 지도하는 초등교사의 경우는시간선택제가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잘못된 교육정책의 피해와 파장은 너무나 크고 오래간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며 한다.이러한 상황과 현실에서시간선택제 교사는 우리 교육환경이나 정서에는 전혀 맞지 않은 뿐더러 시기상조한 교육정책이다. 그래서 이번 교육정책도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며,상의하달의 관료주의적 교육행정이라는맹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요즘 교사의 업무와 책임은 날이 갈수록 더 늘어가고 더 무거워지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을 정도로 교직이라는직업이 이젠 기피업종이 되다시피힘들고 어려워지고 있다. 하물면 전일제 교사들도 힘들고 어려운 교직생활을시간선택제 교사에게 맡긴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 책임은 직무유기와 직무 유린으로 교사가 형사입건되는사태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결국 학생들이다. 뿐만 아니다. 교직사회의 분열과 갈등, 교육의 질 저하, 학교운영의 혼란 등 심각한 부작용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이에 교원단체나 학부모단체가 함께 걱정하고 있다. 아울러 비정상을 정상화 하려는 교육정책을더 이상만들지 않았으며 하는 바람이다.
대학 입학 수시에 응시하려면 자기소개서를 내는 경우가 많다. 자기소개서는 합격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영역이다. 대학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문항별로 1,000자 혹은 2,000자 내외의 글을 써야 한다. 대학은 자기소개서로 학생의 수학 능력 및 장래 학업 능력 등까지 평가하려고 한다. 따라서 대학의 교육 이념에 맞는 문항을 주고 글로 쓰게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짧은 글로 자신의 역량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준비가 필요하다. 모든 일은 준비를 하면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다. 대입 수시전형을 앞두고 시작하는데 너무 늦다. 적어도 3학년 초에는 마무리 지어놓아야 한다. 그리고 8월 대입 수시전형 원서 접수가 시작될 때 수정을 해서 원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대학별로 양식이 다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이 어느 대학을 지망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학업 성적, 그리고 비교과 활동 내역 등을 점검하면 결정에 도움이 된다. 이때 지나치게 성적에 얽매이지 말고,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를 선택한다. 이것이 결정되면 지원 대학의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자기소개서 양식을 다운받는다. 2015학년도 대학별 자기소개서가 아직 안 나왔다면 작년 것을 이용해도 된다. 수시 원서를 한 군데만 하지 않고, 여러 군데 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대학별 자기소개서는 한국대학교육협회(대교협) 공통 양식에 준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크게 변화가 없다. 표준 양식에 맞게 하나만 준비해 놓으면 대학의 특색에 맞게 수정해서 지원하면 된다. 자기소개서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성이다. 자신의 학교생활은 이미 학생부에 기록이 되어 있다. 동아리 활동, 교과 학습 상황, 봉사활동 등 다양한 학교생활이 담겨 있다. 이를 토대로 글을 써야 한다. 활동 내용을 과장하거나, 꾸며 쓴 것은 서류 통과를 했더라도 면접 과정 등에서 드러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된다. 글을 쓸 때는 고교 시절 경험한 것을 모두 나열해 본다. 이 경험을 분류하고, 항목화해서 자기소개서 문항에 맞게 선택과 집중을 한다. 이 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자기소개서 문항에 딱 맞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몇 가지를 묻는다. 성장과정과 삶에 영향을 준 사례, 장단점을 서술하고 혹은 극복 사례, 학교생활 중에 진로 결정 과정을 위해 노력했던 점, 학업 의지와 대학에서 전공 학습 계획 등 성장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위해 문항별로 묻는다. 이 문항에 맞게 경험담과 생각이 들어가야 한다. 자기소개서 쓰기 과정에서 글쓰기에 집중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물론 미사여구로 쓴 글이 좋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감동을 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다소 거칠더라도 생각이 진솔하게 녹아있는 글이 평가자의 가슴을 울린다. 실제로 대학 관계자들은 “자기소개서는 글 솜씨를 평가하는 백일장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자기소개서란 고교 시절 경험과 느낀 점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검토하는 자료”라고 말한다. 자기소개서에 진솔함을 담는 방법은 구체성이다. 자신의 생각하고 있는 것, 노력한 것을 활동 한 것에 대해 추상적으로 진술하지 말고 학교생활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이 말은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과 통한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면 학업 성적도 향상되고, 기타 비교과 활동에서도 여러 가지로 성장의 기록이 나올 수 있다.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고 수시로만 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요행을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학교생활을 쓰라고 하니, 특이한 것이 없다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는 잘못이다. 학교생활을 하는데 굴곡이 없다면 특이한 경험이 없을 수 있다. 그리고 꼭 특이한 경험을 담아야 좋은 자기소개서라 생각하는 것도 올바른 것이 아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학생들은 모두 어린 나이이다. 그 나이에 맞는 경험만 있으면 된다. 문제는 경험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경험이라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학교에서 다양한 행사를 한다. 축제, 체육대회, 동아리 발표 대회, 독서 토론 대회 등 헤아릴 수 없다. 이 경험은 누구나 같이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 모든 학생은 분명히 다른 생각을 담고 있을 것이다. 이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면 된다. 하나 더 예를 드는데, 이는 실제 이야기다. 보통 학생들은 매일 등굣길에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웃 어른을 만날 기회가 있다. 이때 보통 어떤 생각을 할까. 대부분 학생들은 아주 짧은 순간이기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그림자처럼 서 있다. 그런데 필자가 아는 학생은 매일 만나는 어른께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그 어른은 학생이 대견스럽다고 멘토를 자청하고 경제적 도움까지 준 사례가 있다. 똑같이 경험할 때 다른 생각이 가져온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경우다. 마지막으로 자기소개서도 글이다. 정제되고 세련된 표현이 필요하다. 여러 번 퇴고를 거치면서 다듬어야 한다. 여건이 되면 담임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아울러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봐야 한다. 대학 홈페이지에서도 합격 사례 자기소개서를 읽을 수 있다. 평상 시 관심 있게 이런 글들을 읽어보기 바란다.
바야흐로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극장가는설 분위기가 이어졌다. 먼저 1월 16일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 11번째 천만영화로 등극했다. 설(1월 29일) 대목을 겨냥해 1월 22일 개봉한 ‘수상한 그녀’ 역시 3월 12일 현재 848만 402명을 동원하며 추격에 나선 2월 영화들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참고로 2월 개봉 주요영화들은 다음과 같다. 2월 6일 ‘또 하나의 약속’⦁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 ‘레고 무비’, 2월 13일 ‘로보캅’, ‘관능의 법칙’, ‘신이 보낸 사람’, 2월 20일 ‘폼페이: 최후의 날’⦁‘찌라시: 위험한 소문’, ‘아메리칸 허슬’, 2월 27일 ‘논스톱’, ‘노예 12년’, ‘모뉴먼츠 맨: 세기의 작전’,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여배우는 너무해’ 등이다. 위 영화들중 더러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들도 있지만, 설 영화들을 확 주저 앉히진 못했다. 다만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황유미씨 실화를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약속’이 한겨레, 경향신문 같은 야권성향 언론의 조명을 크게 받았을 뿐이다. 그럴망정 오히려 관객 동원에선 2월 영화들에 밀려 하차한 ‘남자가 사랑할 때’가 2위를 차지했다. 3월 6일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 ‘남자가 사랑할 때’의 관객 수는 197만 3394명(3월 6일 기준)이다. 오랜만에 ‘수상한 그녀’와 ‘남자가 사랑할 때’ 2편의 영화를 애써 만나보려는 이유이다. “대박영화엔 역시 이유가 있어!”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젊은 남자 관객들이 저희끼리 한 말이다. 순간 케이블방송 ‘슈퍼액션’이 개봉 전후 심은경(젊은 오말순, 오두리 역) 인터뷰를 짜증날 정도로 내보냈던 선전이 떠오른다. 그게 주효한 것이든 아니든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는 관객 말처럼 대박영화엔 역시 이유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수작이라 말해도 크게 시비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아무래도 먼저 반성부터 해야 맞을 듯하다. 사실 필자는 ‘수상한 그녀’가 ‘같잖은’ 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보기를 꺼리거나 최대한 늦추었다. 그런데 개봉 한 달도 더 지난 후 막상 보고나니 ‘수상한 그녀’는 ‘겁나게’ 웃기면서도 절로 ‘찐한’ 눈물까지 나게 하는 영화이다. 그래, 고백도 이참에 해야겠다. 의도적으로 소설이든 영화작품에 감동을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평론가이면서도 필자는 ‘수상한 그녀’ 곳곳에서 콧등이 시큼해짐을 여러 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심은경이 노래하는 장면에서 그런 정서가 생긴 것은 9권의 영화평론집, 그러니까 수많은 영화 보기에서 첫경험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령 노인카페에서 채은옥의 ‘빗물’을 부를 때가 그랬다. 그것은 한승우(이진욱)나 반지하(진영)의 감탄어린 표정 때문이기도 하다. 또 오디션에서의 노래는 영화판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베스트셀러소설)라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한다. 청상과부로서 아들을 국립대 교수로 키워낸 그 고단한 인생이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이되고 있어 그렇다. 영화에서 자연스러운 것은 또 있다. 바로 코미디다. 70대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이 어느 날 20살 처녀 오두리로 변신하는 자체가 코미디이지만, 전혀 억지스럽지 않은 것이 ‘수상한 그녀’의 강점이자 장점이다. 아마도 전 출연배우 코믹모드화를 지양하고 심은경과 박인환(박씨 역) 등 선택과 집중의 캐릭터 부여가 그런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 하나 더 자연스러운 것은 심은경이다. 원톱 여배우를 내세운 영화의 승리라 해도 좋을 만큼 심은경의 70대 노인 연기는 자연스럽다. 포복절도할 웃음을 안기면서도 노인 및 고부간 갈등 문제에 대한 접근 등 튼실한 시나리오, 그걸 전작 ‘도가니’와 전혀 다르게 녹여낸 황동혁 감독의 맛깔스런 연출력조차 심은경 연기에 빚진 듯보이는 ‘수상한 그녀’이다. 2월 17일 ‘수상한 그녀’는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덕분에 심은경은 2006년 ‘미녀는 괴로워’(통합전산망 기준 608만 1480명, 스포츠서울 2014년 2월19일자엔 661만 9498명)의 김아중이 세웠던 ‘최연소 흥행 퀸’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역대 ‘원톱 여배우 최고 흥행작’이란 역사도 새로 쓰게 되었다. 등 굽은 할머니 관객을 극장에서 본 것 역시 처음이지만, 그러나 그런 열혈 지지가 무색하게 아쉬움도 있다. 우선 반지하의 교통사고는 혈액 수혈을 통한 손자 살리는 할머니란 대미 장식의 의도로 보이긴 하지만, 좀 뜬금없다. “나 업시 잘 살아라” 따위 메모라든가 고단한 청상 과부 오말순이 오드리 헵번 운운하는 것도 썩 아귀가 맞아떨어져 보이진 않는다. ‘도가니’의 여운 때문인지 모르지만, “사내들은 아랫도리가 문제여!” 같은 오두리 일갈도 불필요해 보인다. 수혈 직전 아들 반현철(성동일)과의 대화에선 모습이 오두리였어도 대사는 오말순때의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가 되어야 맞지 않나? 군산 올로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 2014년 1월 22일 ‘수상한 그녀’, ‘피 끓는 청춘’과 함께 설 특선영화로 개봉한 ‘남자가 사랑할 때’(감독 한동욱)는 95%를 군산에서 찍었다. 총 53회차 촬영중 50회차를 군산에서 찍었으니 ‘군산 올로케 영화’라 불러도 크게 무리는 아닐 듯하다. 3개월 촬영기간 내내 제작진은 물론 주연배우 황정민(한태일 역)이 군산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개봉 전날인 1월 21일 밤엔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군산 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시사회는 제작사(사나이 픽처스) 주관으로 CGV 군산점 2관에서 진행되었다. 전주에서도 열렸지만, 한국영화의 군산 시사회는 가히 역사적 사건이라 할만하다. 이를테면 ‘남자가 사랑할 때’는 군산의, 군산에 의한, 군산을 위한 영화인 셈이다. 흥행은 앞에 든 영화들보다 한 주 늦게 개봉한 ‘조선미녀 삼총사’까지 포함, 2등 성적을 거두었다. 1등 ‘수상한 그녀’와 워낙 큰 격차이긴 하지만, 그 외 설 영화들에 비해선 단연 앞서있다. 28억 원쯤 들인 제작비 대비 손익분기점은 개봉 2주 만에 가뿐하게 넘어섰다. 대박은 아닐망정 흥행성공이다. 군산에서 촬영해 흥행성공한 영화들은 의외로 많다. 우선 천만클럽 영화 ‘변호인’은 군산 내항의 째보 선창, 둔율동 성당, 전북외국어고등학교 등에서 찍었다. 비록 일부 장면이긴 하지만 ‘최종병기 활', ‘화려한 휴가’, ‘타짜’, ‘아저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신세계’ 등이 군산촬영 흥행성공 영화들이다. ‘더 파이브’, ‘전설의 주먹’같이 흥행 성공하지 못한 작품들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군산은 영화촬영의 메카라 해도 시비할 사람이 없게 되었다. 더욱이 1988년작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 ‘초원사진관’은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2012년 시에서 촬영지를 매입, 복원한 영화속 ‘초원사진관’에 ‘8월의 크리스마스’ 재개봉(2013년 11월)후 관광객 발길이 이어진 것. 연하의 축구선수 기성용과 전격 결혼, 화제를 모은 여배우이자 ‘남자가 사랑할 때’의 주인공 호정 역의 한혜진은 군산에 대해 “3개월간 군산에서만 찍었어요. 쓸쓸하면서도 정감 있고 서정적인 묘한 매력의 도시예요. 군산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요”(동아일보, 2014.1.21)라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관객 추이를 보면 다소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개봉 초반엔 ‘피 끓는 청춘’에 밀려 흥행 기대감을 가질 수 없었지만, 상영일이 길어지면서 반전이 시작된 점이다. 거기서 읽히는 것은 ‘남자가 사랑할 때’가 멜로영화라는 사실이다. ‘남자가 사랑할 때’는 사채업체 부장 한태일이 채무자 딸 주호정을 사랑하다 병사하는 멜로영화이다. 우선 군산 올로케 영화답게 낯익은 장면들이 반갑게 다가온다. 산업화도로의 군장대 이정표, 군산의료원, 군산대행 시내버스, 경암동 철길, 중국집 ‘빈해원’, 북부시장, 57누 2346 같은 차 번호판, 시외버스터미널 등이 그렇다. 그런 낯익음 속에 태일의 “눈 앞에 막 어른거리고 생각나는” 사랑, 순애보가 녹아 있다. 그것은 한 마디로 통속적인 신파이지만, 간간이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 예컨대 태일이 라면 먹으며 울먹이는 소리로 아버지에게 호정을 부탁하는 장면이 그렇다. 또 태일이 “사랑해, 씨벌”할 때는 그냥 웃기기만 했는데, 호정이 그 말을 흉내내는 장면에선 콧등이 시큰해진다. 영일(곽도원)의 “허다허다 저 놈이 지 형더러 절까지 하라고 하네요”는 유머이면서도 콧등을 시큰거리게 한다. 아쉬운 건 매끈하지 못한 편집이다. 가령 호정이 “난 니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등 태일을 배척하는 것이라든가 친구라는 두철(정만식)의 도박판을 통한 돈떼먹기 장면이 그렇다. 가족애를 강조하려한 듯한 영일 가게에서의 손님과의 난투극이나 조카 송지(강민아)의 욕을 달고 사는 대사 따위도 다소 억지스러워 보인다. 아주 단순명료할 수 있는 사건의 멜로영화를 이해가 안 되도록 튀게한 서투름말고도 아쉬움이 또 있다. 군산 올로케 영화라는 점에서 실제 운행과 거리가 있는 시내버스 색깔이 그것이다. 군산↔여수간 시외버스 노선도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버젓이 운행하는 것으로 나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회사 유리창에 쓰인 것과 명함의 ‘대신실업’이 같지 않은 것과 6인실 병동인데 호정 아버지 혼자만 누워있는 병상 모습도 마찬가지다.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는2일 충남외고 구성완 교사를 초청, 1, 2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입시 설명회를 개최했다. 찾아가는 입시설명회는 충남도교육청이 대입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일선학교를 방문, 각종 정보를 설명해주는 제도이다. 주제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이해와 대비 방법을 비롯하여 수시·정시전형 안내와 지원 전략, 수도권 대학 대입 전형, 서울대 지역균형, 전북대·전남대·충남대 입시경향과 준비, 농어촌 전형 등으로 이뤄진다. 또한 변화하는 대입제도의 이해, 2015학년도 대학입시 전망과 대책, 생활기록부 작성 방법, 수능 출제 경향, 대입 상담프로그램 활용법 등으로 구분돼 있다.
스즈키 히토시 선생님, 일본의 봄방학 시기에 한일간의 갈등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안중근 의사 순국일 맞춰 한·일을 오가며 공동수업을 하신 것에 경의를 표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안중근 의사는 개인 이토 히로부미가 아닌 침략 제국주의에 항거한 분이다. 저는 일본인이지만 안 의사를 존경하고 추모하며, 일본 학생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쳤습니다.”라고 한국 학생들에게 자신있게 가르치신 모습에서 일본인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도 안중근 의사야말로 가장 먼저 아시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을가진 분이었음을 매우 늦게야 알게 되었답니다. 역사교사로 근무하다 이제 퇴직하여 쉬실 시간인데도 “안중근 의사는 14억 중국인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이라면서 “처형당한 뤼순지역에서 한·중·일 공동은행과 공동화폐를 발행하자고 주창한 진취적인 평화운동가였다”고 설명하신 모습이 당당해 보입니다. 또 “일본에서도 안 의사에 대해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추모행사 인파도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여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왜냐하면 한국인이 이와 같은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하면 마치 친일파가 아닌가 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한국어를 배워 수업을 비교적 유창한 한국어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주장하신 것을 보면 한국의 역사교사들이 해야할 내용을 해 주신데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학교를 찾은 것은 이번이 10번째였다니 역시 끈질기게 지속하는 근성이 일본인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 제안하신 이야기가 한국 선생님과 의기투합해 자라나는 후세들에게 참다운 역사교육을 하고 싶어 시작한 일이 10년이 됐다니 다른 선생님들이 이와 같은 선생님의 의지를 배워가기를 기대하여 봅니다. 이에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1학년 소원희양은 “역사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일본 선생님과 한국 선생님이 공동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며 “안 의사 어머니가 쓴 편지와 단지동맹에 대해 들을 때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역시 단순한 사실을 알려 시험만 통과하면 된다는 우리 아이들의 생각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 같습니다. 1학년 오미소양은 “일본인 간수 지바 도시치가 안 의사의 절개와 애국심에 반해 사형되지 않길 원했고 그의 자손들이 안 의사 유품을 가보로 간직해 오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교과서에 없는 소중한 역사를 배울 수 있어 기뻤다”고 하는 것을 보고 역시 역사란 교과서만으로 하는 것은 너무 무미 건조하기에 선생님들의 역사교육 방법에 대한 변화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 올바른 역사 의식이 있는 한국, 일본의 교사들이 자국의 역사에만 묻히지 말고 하나의 세계, 아시아의 공동 평화와 발전을 위하여 공동 역사교육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장차 더 정확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 역사교육을 통해 어린 학생들이 세계의 평화를 만들어 내는 주인공으로 커가 수 있도록 남은 시간에 노력하여 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저도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과 같은 분들과 만나 이같은 일에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아직은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작은 노력이 합해지면 큰 힘이 될 것이라 믿기에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됩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이 잘 이뤄지질 바랍니다.
교총-독립기념관 업무협약 한국교총은 2일 독립기념관(관장 김능진)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바른 역사의식과 호국보훈정신 함양에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교총회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안양옥 교총 회장, 김능진 관장 및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안 회장은 인사말에서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침탈 등 주변 강대국들의 위협이 날로 고조되고 있어 역사교육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기”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학생은 물론 교사들의 역사․영토의식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힘껏 돕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호국보훈정신 및 역사교육 교원연수 프로그램 개발과 인적․물적 자원 교류 △올바른 역사의식과 호국보훈정신 고취를 위한 다양한 체험학습 홍보 △올바른 역사․영토의식 고취를 위한 세미나 및 학술대회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안성교총 류희성 회장 취임 류희성 경기 가온고 교장이 지난달 25일 취임식을 갖고 안성교총 회장에 취임했다. 류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역사회로부터 교원단체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며 “적극적․주체적인 활동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어 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원 간 유대를 돈독히 해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교육정책 토론회 등을 개최해 소통하는 안성교총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취임식에는 김영신 안성교육지원청 교육장과 태범석 한경대 총장을 비롯한 교육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경남교총 제주 올레길 탐방 경남교총(회장 강동률)은 120여 명의 회원과 함께 지난달 29일~30일 ‘제2회 제주도 올레길 탐방’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탐방은 ‘힐링’을 컨셉으로 사려니숲길과 우도, 민속마을과 용눈이 오름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진행됐다. 경남교총 관계자는 “그동안 탐방행사를 진행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거나 즐기기보다 목적지에 도착하는데 급급한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면서 “이번 탐방은 코스를 줄이고 난이도를 낮춰 회원들이 여유를 갖고 힐링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교원들은 날로 가중되는 감정근로 스트레스로 정신적 질병, 장애, 자살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무상 질병‧재해 등을 보상하는 연금법에는 감정근로 스트레스가 질병 범주에 명시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정신질환도 보상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예 모르는 교원들이 대다수고 실제로 신청 건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공무원연금법 등 관련법에 이제는 교원의 감정근로를 공무상 재해로 명시하고 적극적인 치료·보상과 스트레스 예방·관리 책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해 국감에서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밝힌 ‘정신적 질병에 의한 휴‧면직 교사현황’에 따르면 2009년 61명이던 관련 사례는 2010년, 2011년 각 69명, 2012년 112명, 2013년 8월말 현재 86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달 1~9일 본지가 교원 1674명에게 실시한 ‘감정근로 인식조사’에서는 78.1%의 교원이 심각한 감정근로 스트레스(우울, 분노, 자존감 상실)에 시달리고 있고, 25.8%는 병원 치료를 고민할 정도였다고 응답했다. 서울 A중학교의 P전문상담교사는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 치료를 받는 교원들이 늘고 있고 직접 소개도 해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교원 감정근로 스트레스에 의한 질병, 보상은 아직 낯선 개념이다. 현행 공무원연금법,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은 재해보상 제도를 둬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요양‧장애‧사망 시, 단기급여(요양비)와 장기급여(장애연금, 유족보상금)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재해보상급여를 청구할 수 있는 공무상 질병 규정에 감정근로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은 명시돼 있지 않다. 실제로 연금법 시행령, 시행규칙에는 공무수행 중 △사고로 인한 부상 △진폐증, 중금속중독, 화상, 동상 △유해광선 노출로 발생한 질병 △근육, 골격 등에 발생한 질병 △무거운 물체 운반 등으로 척추 등에 발생한 질병 △동물성 물질 취급에 따른 감염성 질병, 기생충 감염 △강렬한 소음으로 인한 질병 등이 열거돼 있을 뿐이다. 교원의 25%가 병원 치료를 고민할 만큼 과중해진 감정근로 스트레스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내용이다. 안행부 연금복지과 담당자는 “딱히 정신적 질병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명시되지 않은 그런 정신적 질병에 대해서도 심사를 통해 보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교원 등의 재해보상급여 청구에 대해서 공단은 연금급여심의회를 거쳐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법령에 관련 내용이 없고 홍보도 미흡해 대부분의 교원들은 감정근로 스트레스 등에 의한 정신 질환이 청구 대상인지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전북 S고 H교사는 “장애, 사망 등은 신청이 되는 줄 알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 질환이 급여 청구가 되는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대전M초 K교감도 “보통 정신 질환은 개인사로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관련 청구 건수는 극소수다. 공무원연금공단과 사학연금공단에 요청해 최근 3년간(2011~2013년) 정신질환 관련 공상 신청 건수를 제출받은 결과, 공무원연금공단은 43건, 사학연금공단은 단 5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전체 공상 신청 건수가 공무원연금공단은 약 3만여건, 사학연금공단은 약 2300여건이라는 점에서 정신질환 관련은 0.1%~0.2%에 불과한 수치다. 이것도 부결 건수를 포함한 것이어서 교원들의 정신질환 보상은 사실상 거의 이뤄지지 않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패소 판결로 두 번 우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 2006년 10월, 한 학부모의 지속적 폭언에 시달렸던 광주 A초등교사가 매년 10월이면 심한 우울증을 겪다 2011년 10월 자살한 사건은 대표적 예다. 유족들은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말 법원은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반면 영국은 질환까지 가지 않더라도 교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해 폭넓게 보상한다. 자신을 고릴라로 표현한 포스터를 교무실에서 발견하고 병가를 낸 교사는 약 4450만원을 보상받았고, 학생의 인종차별적인 언행에 시달렸던 한 교사는 890만원을 보상받았을 정도다. 교사가 학생, 학부모의 부당행위에 시달리다 자살을 해도 ‘견딜만한 수준’이라며 인정하지 않는 우리와 대조적이다. 교원들은 조속한 법률 개정을 요구한다. 대전K초 K교장은 “공무상 질병에 감정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 등의 규정을 명확히 해야 그에 따른 진단이 나올 것이고 보상도 폭넓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B초 K교사는 “교권 침해가 일상화된 교원은 감정근로자이고 그에 따른 공상 신청자는 점점 많아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규정을 명시하고 적극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영선 국무2차장과 간담을 갖고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의 교육자문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정권·정파·이념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교육이 아닌 교육본질에 입각해 국가 교육현안을 조율하고 개혁 청사진을 마련, 일관되게 추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진언이다. 안 회장은 “교과서 파동 등 교육현안들이 모두 수면 아래 갈등으로 잠복해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이런 문제들을 꺼내놓고 소통과 논의로 합일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 때까지는 그런 기능을 하는 대통령 자문기구가 있었는데 현 정부는 그게 없다”며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에 교육자문위원회를 설치해 가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 정부는 전두환 정부 이후 교육 관련 대통령 자문기구를 두지 않은 유일한 정권이다. 전두환 정부의 ‘교육개혁심의회’를 시작으로 노태우 정부는 ‘교육정책자문회의’, 김영삼 정부는 ‘교육개혁위원회’, 김대중 정부는 ‘새교육공동체위원회’와 ‘교육인적자원정책위원회’, 노무현 정부는 ‘교육혁신위원회’, 이명박 정부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뒀다. 현 정부가 책임장관제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교육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범정부와 사회적 총의를 담아 정책을 조정하고 장기적 개혁로드맵을 제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와 관련 교총은 이미 가칭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꾸준히 제기해 온 바 있다. 지난해 9월 25일 안양옥 회장은 관훈토론 기조발제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실험적·진보적 교육정책 공약의 반복적 추진으로 대한민국이 ‘교육 위기 국가’로 전락하고 있다”며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역설한 바 있다. 이번 제안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편 안 회장은 이날 간담에서 스승의 날 기념식에 대통령 또는 총리 참석과 스승주간(5.12~18일)에 펼칠 ‘은사찾아뵙기 범국민운동’에 정부 지원을 당부했다. 공무원, 정부산하기관 임직원들이 스승주간의 하루 오후 근무 대신 은사를 찾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이다. 또한 교육부가 시간제교사 도입을 위해 입법예고 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이 철회될 수 있도록 총리실의 각별한 관심도 촉구했다. 안 회장은 “시간제교사는 교원의 헌신과 열정을 약화시켜 공교육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교직분야 적용을 제외하고 행정분야 등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안 회장은 “교육기본법을 개정해 학교와 교원뿐만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의 교육적 책무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난달 3일 학폭대책위에서 총리께서도 법 개정을 강조하신만큼 계류 법안이 속히 처리되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최근 추진 중인 교육규제 개혁과 관련해 “공교육 활성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정부의 일방적 추진이 아닌 교총 등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셧다운제 등 선의의 규제마저 부처 간 충돌과 실적주의로 없어지지 않게 늘 교육적 접근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달리고 차는 체육만 좋아하는 학생들 정서, 감정, 느낌 등 신체적 표현 취약 체조동작으로 글자 만들며 창의력도 “남고생들에게 체육시간은 ‘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팍팍한 학교생활에 한 줄기 샘물이자 한 여름에 먹는 얼음 한 조각과도 같은 존재예요. 티셔츠가 젖어서 찝찝하든, 발 냄새가 진동하든 단 10분이라도 자율체육 시간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4년 동안 체육교사로 지내며 느낀 남고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아이들과 교과 진도를 나가고 표현활동을 진행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이승현 인하대사범대부속고 교사는 남학생들을 ‘목석’같다고 표현했다. ‘체육’하면 뛰고 차고 땀 흘리는 것만 생각하는 학생들…. 이들에게 체육교과의 한 부분인 표현활동영역을 가르치겠다며 정서와 감정, 느낌을 신체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분명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것이 뻔했다. 그렇다고 부채춤이나 발레를 가르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가 고민 끝에 찾아낸 활동은 ‘몸으로 표현하는 한글’이었다. MBC 예능 ‘무한도전’ 달력특집에 나왔던 한글표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교사는 “정적인 체조동작을 통해 근력 및 균형감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 동작을 구상하면서 창의력도 신장될 수 있는 활동이라 생각했다”며 “한글의 소중함도 일깨워 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2일 강당에 모인 3학년 3반 학생들은 이 교사의 지도에 따라 조별로 나뉘어 ‘ㅍ’을 몸으로 표현했다. 이후에는 조별로 원하는 단어를 만들게 했더니 ‘야자’, ‘버스’ 등 다양한 단어들이 등장했다. 이동준 군은 “친구를 들어 올리거나 몸을 기대는 등 서로 의지하다보니 협동심이 생기는 것 같고 어떤 단어를 표현할지 논의하면서 다른 친구의 생각과 개성도 알게 됐다”며 “색다른 수업이라 친구들 모두 재미있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인천체육교사모임에 소속된 이 교사는 지난달 29일 경기 중등좋은체육수업나눔연구회 총회에서 자신의 수업사례를 발표하고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몸으로 표현하는 한글수업 뿐만 아니라 지난해 1학년 학생들과 틈틈이 동작을 연습하고 준비했던 플래시몹 이벤트도 소개하며 자신의 체육수업 노하우를 동료 교사들과 나눴다. “교사에게 ‘연구’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졌던 좋은 수업에 대한 물음과 고민을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제 고민과 생각을 다른 선생님들과 공유하며 표현활동 콘텐츠들을 늘려 나가고 싶습니다.” “입시에 찌들고 경쟁에 지친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것이 체육교사의 역할이자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는 이 교사는 “다음 표현활동으로는 건전한 응원문화를 알려주자는 의미에서 미술교과와 통합해 카드섹션 수업을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고 유형화 민법·형법 망라한 해설·판례분석 교육 당사자들의 권리·의무 밝혀 법 지식 부족한 교육계에 필독서 서울 ○○고 2학년 A학생이 점심 식사 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같은 반 B학생이 장난으로 A가 앉아있던 의자를 손으로 잡고 의자다리 뒷부분을 걷어차 뒤로 넘어지면서 뒷머리를 콘크리트 교실 벽에 부딪쳤다. A는 이 사고로 뇌좌상, 기억상실증의 상해를 입었다. 이런 경우 교장이나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교사에게 책임은 없다. 가해학생의 성행 등으로 보았을 때 사고를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적이고 우연한 사고였을 경우 담임교사에게 보호감독 의무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사건·사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이럴 때 학교에서는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할까.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이며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할까. 학교폭력, 교권침해 등 교육현장의 갈등이 늘어나는 요즘, 법률 지식이 부족한 교원들에게 갑자기 이런 문제가 생기면 막막할 따름이다. 이와 관련 최근 교사·학생·학부모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법질서, 권리와 법적 책임, 권한 상충에 따른 갈등, 권리 침해에 따른 구제와 예방 등을 다룬 종합 법률 해설서가 발간됐다. 교육관련 법규가 시행된 이후 학교 현장에 포커스를 맞춘 법률 안내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임종수 전 경기 의정부호동초 교장. 그는 지난 2월 퇴직과 함께 ‘교장·교사·학생․학부모의 학교생활 필수법률’을 내놓았다. 성균관대에서 민사법을 전공하고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임 전 교장은 “40여 년 교직생활 동안 여러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교원들이 법률관련 기초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법률 안내서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집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책에는 학교생활에 필요한 법률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은 물론 학교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각 사안별로 세분화 해 법리적으로 해석한 내용이 담겼다. 학생이 안전사고를 당한 경우, 교사와 학생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학생 간 폭력행위가 발생한 경우 등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문제를 유형화 하고 헌법, 민법, 형법과 각종 특별법 등을 근거로 법리 해석하고 판례를 분석한 것이다. “권리 침해를 당했을 때 아무 주장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거나, 신고의무를 모르고 있다가 맥없이 처벌받는 등 억울한 경우에 처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들이 ‘법’ 하면 으레 겁먹고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교원양성기관 커리큘럼에도 법 관련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교사들이 교육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한 사소한 규정이나 행동들이 아동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계시죠.” 그는 “초등학교에서 관행적으로 검사하고 있는 학생들의 일기, 일부 중·고교에서 고정식 명찰을 부착하게 해 학생의 의사와 관계없이 학교 밖 불특정 다수인에게 이름이 공개되는 것, 학급임원선거에 학업 성적이 80점 이상인 학생만 입후보 할 수 있게 하는 규정 등이 이런 예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당연시되는 초등 40분, 중등 50분의 수업시간이 학생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초등의 경우 1학년은 만 6세이고 6학년은 12세로 연령이 6살이나 차이 나지만 수업시간의 양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학년은 신체적으로 미성숙해 집중시간이 짧을뿐더러 생리적 현상을 조절할 능력도 떨어져요. 이런 것을 감안하지 않고 일정한 자세로 머물며 생리 욕구를 억압하는 것은 건강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해설서를 발간하기 위해 10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는 임 전 교장. 그는 “휴일이나 퇴근 후에는 국회도서관에 방문해 해외 판례 및 인권위원회 사례, 상급심부터 하급심까지 교육과 관련된 사건·사고 판례라면 가리지 않고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학교법률연구회 회장을 맡아 교사들과 판례 연구 및 법률제안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선생님들의 학교생활에 법률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학교 관련법을 연구하고 의견을 제시 하겠다”고 말했다. 책 구입은 이메일 schoollaw@naver.com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국회가 1~2일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4월 임시국회 일정에 들어갔다. 당초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상태라 이를 18일까지 진행하고 폐회한 뒤 19일부터 30일까지 다시 개회하는 형식으로 일정이 진행된다. 대표 연설에 이어 8일까지 각 분야별 대정부 질문을 이어간다.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은 8일 실시되며, 새누리당은 황영철, 박명재, 염동열, 김희국, 황인자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안민석, 박혜자, 남인숙, 최민희, 정진후 의원이 질의한다. 시간제 교사, 교육분야 규제개혁, 성범죄 교원 처벌, 지방대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에 대해 의원들의 질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9~15일까지 상임위 활동에 들어가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국립대재정회계법, 취업후학자금상환특별법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류 중인 교권보호법 처리에 대한 여야 간의 합의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오후 경기 북내초 운암분교장(교장 김경순) 교사와 학생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꽃과 나무를 심고 있다. 운암분교는 ‘녹색성장 교육’의 일환으로 폐화분을 이용한 ‘꿈을 심는 아이들’ 행사를 갖고 각자의 화분에 꿈을 적어 '학생과 자연이 함께 자란다'는 의미의 식목행사를 진행했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문화관광부의 ‘방학분산제’ 추진과 교육부의 봄방학 폐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교총이 2일 논평을 내고 “학교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도입 여부 및 방안에 대해 현장 여론부터 수렴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2월에는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워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교원은 물론 학생·학부모의 관심사이자 삶의 방식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방학분산제 및 봄방학 폐지 등 학사일정 조정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 “방학제도는 1961년 2학기제(3월) 도입 이후, 반세기를 거치면서 정례화 돼 왔다”며 “방학분산제는 학기제 개편의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가정-학교-사회 운영의 제반 시스템에 대한 종합 검토 없이 경기 및 관광 활성화 측면에서만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학기제와 맞물려 있는 방학은 학기제 개편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학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폐지’도 문제로 지적했다. 교총은 “현재 단위 학교는 각자의 특성과 필요성에 따라 봄방학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봄방학을 폐지함에 따라 학교별 다양화가 사라지고, 경직된 학교 구조 속에서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이어 “새 학기부터 학교현장에 시행될 선행학습금지법에 따라 교육과정 편성이 매우 중요하게 된 만큼 학기, 연 단위의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해야 하는 교원들의 져야할 시간적·심적인 부담감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총은 “참여정부 시절 봄방학 폐지를 유도했다가 학교현장의 반발과 우려가 높아지자 ‘강제폐지가 아닌 권장하기로 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선 채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면서 “이를 반면교사 삼아 찬반의견이 공존하는 만큼 다시 한 번 충분한 현장여론 수렴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중·고 봄방학 폐지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2일 설명자료를 통해 “초·중·고교의 봄방학을 없애는 방안은 검토한 바 없다”며 “2월 학사운영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현장 및 전문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꿈·끼 탐색주간’ 운영, 2월 등교일수 최소화 등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이 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시간선택제 교사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교대련은 성명에서 “시간선택제 교사제는 도입 계획을 발표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예비교사 뿐 아니라 교원단체, 학부모, 전국 교육감 등 교육 관계자들의 반대해왔다”면서 “5000명이 넘는 예비교사들의 도입 철회 서명, 기자회견, 의견전달에도 개정안 입법예고를 강행한 것은 누구를 위한 정책 추진인가”라고 반대했다. 교대련은 “어느 누구보다 한국 교육의 질을 생각해야 할 교육부가 그저 정부의 공공부문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을 아무런 교육철학 없이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시간제 신규채용은 추후 여론수렴을 통해 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나온 제도임을 생각하면 신규 채용은 시간 문제”라며 “직접 당사자인 예비교사의 의견수렴을 제대로 한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교대련은 “시간선택제 교사 도입을 위한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 입법에 반대한다”면서 “교육부는 이런 기형적인 교원제도가 아닌 현 정부의 교육공약인 OECD 상위 수준으로의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위해 전일제 정규교원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대련은 1일부터 전국의 교대생을 대상으로 시간선택제 교사제 도입 철회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달 22일부터는 동맹휴업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국 교대, 제주대 교육대학, 교원대 초등교육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투표 결과 동맹휴업이 가결되면 11일 전국 교대가 휴업과 함께 시가행진 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국가 정전 사태로 우리는 생활에서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됐다. 수술을 앞둔 병원에서는 수술을 못 할 처지가 됐고, 중환자실에서는 환자에게 꼭 필요한 의료기기가 멈춰 섰다. 엘리베이터 속에 갇힌 수많은 사람들이 구조요청을 했으며 시내 곳곳에서는 신호등이 꺼져 혼잡하고 혼란스러웠다. 전기가 없으면 얼마나 힘들고 불편한지 모른다. 오늘날은 전기 없이는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살면서 부족함을 잘 모르는 요즘 학생들에게 발전소 견학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발전소 견학으로 학생들은 전기의 소중함과 절약의 필요성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된다. 수력·화력·원자력·풍력·조력·태양력·지열로 전기를 일으키는 발전소가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한 덕분에 우리는 전기를 마음껏 편안하게 쓸 수 있다. 학생들에게도 이를 통해 묵묵히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발전소를 직접 찾아가서 창의적으로 깊이 있게 조사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잊지 않으며 전기를 아껴 쓰려는 생각을 갖도록 잘 지도한다. 친환경 발전소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친구와 의논하게 하는 것도 좋다. 정전이 일어났을 때의 피해를 깊이 있게 조사하고 국가정전 사태가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자. 미래에 풍족하고 편안한 생활을 누리려면 지금부터 ‘저탄소 생활’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 줘야 한다. 경주 월성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발전소’는 원자력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가져보게 하는 좋은 견학 장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지면서 사회적으로 ‘과연 원자력 발전이 필요한가’,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은 과연 안전한가’가 핫 이슈로 부상했었다. 학생들도 기억할만한 사건이었던 만큼 이에 대해 생각해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서울화력발전소는 1930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귀중한 우리의 ‘산업유산’ 중 하나로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다. 발전기의 수명이 만료됨에 따라 이 공간을 ‘문화창작발전소’로 만들자는 의견 수렴이 한창이다. 이 주제를 가지고 미래 사회에 맞는 친환경 발전소는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친구와 토론해 보는 것도 좋다. 인천 영흥화력발전소는 세계 최첨단 친환경 설비 기술을 갖춘,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발전소로 알려져 있다. 발전소에 접어들면 높이가 200m에 이르는 굴뚝이 눈에 들어온다.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우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 연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사라질지 등을 생각해본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훨씬 폭넓어질 것이다.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풍력발전소도 학생들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주제다. 짙푸른 대관령의 드넓은 목초 위로 시원하게 우뚝 서 있는 풍력발전소를 세우기 위해 불가피하게 산림훼손이 이루어진다. 대규모의 산림훼손은 피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넓은 땅을 뒤엎고 자연을 많이 훼손하며 건설해야 하는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와 비교하면 파괴 정도가 심하지 않다. 풍력발전기는 자연 상태의 무공해 에너지원으로서 대체에너지원 중 가장 경제성이 높다.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기에 최대한 산림훼손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저탄소 녹색성장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마찬가지 주제로 조수의 힘, 즉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력발전소도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처럼 발전소 견학은 삶과 직결된 환경문제, 환경보호 방법에 대한 깊이 있고 폭넓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교육적이다. 친환경발전소를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 삶과 미래에 어떤 발전소가 더 필요한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구온난화의 개념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 방향, 그리고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의 우수한 대응사례 등을 조사해 창의적인 지성을 함양하도록 이끌었으면 좋겠다.
장애학생 위한 일회적 행사나 일방적 도움 강조해선 안 돼 경사로가 장애학생은 물론 유모차 끄는 엄마에도 편리하듯 통합교육은 각기 다른 아이들이 서로 이해하고 돕는 법 배우는 것 4월이 시작되면 일선 학교 특수학급 교사들은 장애인의 날 행사 준비로 바빠진다. 최근에는 공영방송에서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날이면 대부분의 학교들은 방송을 활용한 장애 이해 교육을 실시한다. 학교 현장의 이러한 변화는 통합교육을 지원하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하지만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 변화에만 초점을 둔다면 우리가 꿈꾸는 통합교육을 이룰 수 있을까? 복도를 걷다가 교실 하나를 들여다보자. 교실 속 아이들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 교실은 장애학생과 일반학생만으로 나뉘어 있지 않다. 모두 다른 생김새와 특징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실 속 아이들 중 도움과 배려가 필요한 학생은 오직 장애학생 하나일까? 또 일반학생들은 장애학생에게 도움을 주기만 하면 되는 걸까? 몇 년 전 가르쳤던 자폐성 장애학생은 누군가와 살짝 어깨만 부딪혀도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했었다. 통합학급 담임교사는 학급회의 때 반이 평화롭게 지내기 위한 규칙을 만들기로 했다. 학생들이 만든 여러 가지 규칙 중에는 ‘학교에서는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한다’와 ‘어쩔 수 없이 부딪친 경우에는 항상 먼저 미안해라고 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모든 학생들이 그 규칙을 잘 따르고 지키면서 장애학생의 문제행동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일 년 후 통합학급 담임교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장애학생의 문제행동 때문에 만든 규칙이었지만 그 규칙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한 해였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이구동성으로 ‘우리 반은 서로 싸우는 일어 없어서 좋아요’라고 했다. 실제로 교실 속에서 함께 생활하는 학생들이 하는 행동은 서로 도와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상호 지원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통합교육은 장애학생만을 위한 교육 철학이 아니다. 통합교육은 모든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교육적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문에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일회적 행사만을 실시한다거나 장애학생에 대한 일방적인 도움만을 강조하는 형식의 ‘제한적’인 장애 이해 교육으로는 통합교육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없다. 학생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다양한 재능, 관심, 외모, 성격을 가진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수용하고 서로 돕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개발되고 있는 통합교육 지원 프로그램들은 장애학생의 통합교육 촉진이라는 제한적 목적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있다. 서울경인특수학급교사연수회에서 개발한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우정’ 프로그램도 이런 통합교육 관점의 변화를 반영하는 사회정서학습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다. 앞서 언급한 학급규칙같이 보편적 차원의 ‘중재’들은 장애학생 통합은 물론이고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 폭력이나 또래 관계 문제의 감소, 다문화 학생 및 겨레 얼 학생(탈북 학생)들의 학교 적응, 나아가 모든 학생들의 정서능력 함양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주변을 둘러보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많이 확충돼 이동성이나 생활이 향상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인을 위해 만든 경사로가 장애인의 생활만 편리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유모차를 끌어야 하는 아기 엄마도,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어야 하는 중학생 형에게도, 수레를 끌고 올라가야 하는 택배 기사에게도 편리함을 가져다줬다. 처음 통합교육이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 개념으로 등장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서로 다른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강조하는 보편적 교육 철학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장애학생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학교는 곧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사교육 비중이 높은 과목이 수학이라고 한다. 그만큼 수학은 대학 진학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초, 중, 고 과정에서 부터 수학에 대한 사교육비 비중이 많은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사교육을 시킨다고 해서 수학분야의 학력이 꼭 높은 것은 아니라는 연구 보고도 있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에는 어려운 시험 문제를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없이 입시를 위하여 날마다 문제풀이 한 기억이 난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배운 수학공부가 얼마나 지금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우리의 삶은 수학 속에 묻혀 있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숫자와 낯선 기호의 언어를 처음 접하는 유아들한테 수학이란 대체 무엇일까? 숫자와 도형, 덧셈과 뺄셈, 더 나아가면 구구단까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선행학습으로 수학을 익히는 유치원생들한테 수학이란 대체로 이런 학습의 대상이 아닐까? 수학을 일상 언어와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언어라고 한다면, 수학의 언어를 낯설게 시작하는 유아한테 더 필요한 것은 아마도 ‘수학 학습’보다는 ‘수학 하기’가 뭔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면을 생각해 본다면 프랑스 보르도대학의 알렉산더 즈본킨 교수(컴퓨터과학)가 쓴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는 지은이 자신이 유아들과 동아리를 꾸려 몇 년 동안 함께했던 수학 교육의 현장기록이자 두 아이를 둔 아빠의 육아일기이다. 그래서 문제 풀이와 정답보다는 어른과 아이들의 교감 과정이 더욱 도드라진다. 안팎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 사자와 짐승의 부분과 전체, 여러 모양 상자들을 같은 높이로 쌓기 등의 놀이나 대화가 거창하게 기하학, 집합론, 측량단위를 얘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마냥 즐겁게 떠드는 아이들의 호기심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다는 평가이다. 책에는 모두 일흔여섯 번의 수업 과정이 담겼다. 지은이의 아들 지마와 세 친구가 함께했던 4년간의 수업, 그리고 딸 줴냐와 두 친구가 함께했던 2년간의 수업이 기록됐다. 간혹 거기에는 아이들의 엉뚱한 동문서답,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는 아이들의 모습, 수학자와 아이들이 좌충우돌하는 일화도 담겨 생생함을 더해준다. 실용성을 따진다면 이 책은 수학을 매개로 해 어린 자녀와 놀며 배우려는 부모, 또는 수학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유치원 교사 등에게 요긴한 활용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여러 나라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이런 실용성을 넘어서서 인생을 시작하는 어린이들한테 수학이 얼마나 유익한 사고의 방법과 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많음과 적음, 부분과 전체, 확률, 우연과 필연 등에 관한 분별과 논리는 어른으로 성장하며 거저 얻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누구나 알게 모르게 수학 하기의 과정을 거치며 얻게 마련이다. 책은 현대 수학이 다루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숫자와 연산, 집합, 확률, 명제, 도형, 기호 그리고 추상화, 언어의 문제도 다룬다. 아이들은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을 순서도로 만들면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을 경험할 수 있다. 행과 열과 대각선으로 더하거나 곱해도 같은 값이 나오도록 가로세로 칸을 숫자로 채우는 ‘마방진’에도 도전한다. 이런 다채로운 주제의 수업을 관통해 지은이가 강조한 것은 무엇일까? 즈본킨은 유아기에 반드시 수학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어린 아들의 수학 교육이 걱정된다는 어느 학부모의 물음에 답하면서, 그는 “(부모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아들과 절대로 수학 공부를 하지 말라”며 더 중요한 것은 부모가 즐겁게 자녀와 함께할 일을 찾아 ‘교감’을 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교감’이란 이런 식이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정해져 버린 진리를 알려주려고 내가 수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고, 내가 해야 할 건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니까.” 그는 아이들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호기심을 품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교감은 아이의 생각을 어른의 권위로 막지 않는 기다림이기도 하다. 수업 중에 틀린 답을 말했던 아들 지마는 1년 반이 지난 어느 날 산책하던 중에 “아빠, 기억나? 아빠가 정사각형이 많은지 사각형이 많은지 물어봤잖아. 생각해보니까, 그때 아빠한테 내가 대답을 잘못한 거 같아. 사실은 사각형이 더 많아”라고 말하는 아이의 발견이 더 소중한 학습인 것 같다. 앞으로 우리 나라에서도 이같은 방식의 지도사례가 더 많이 실천되어 아이들의 가득찬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창의 교육의 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1. 이스라엘의 창의성 교육을 살펴보러 간 적이 있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창의성 교육, 그것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영재교육 기관을 네 군데나 방문하여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내가 확인한 것은 그들의 영재교육이 호들갑스럽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들만의 어떤 특징을 요란하게 내세우지 않았다. 얼른 보아서는 일반 교육과 큰 차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 그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화끈한 특징을 찾아보려는 나에게는 좀 밋밋한 느낌이었다. 이스라엘 영재 교육이 창의의 싹을 잘 피워내는 데에 있다는데, 그것의 명명백백한 근거를 찾아보려고 했던 것이 나의 의도이었는데, 그것이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아랍의 적국과 긴박하게 대치하고 있는 그들의 안보교육이 훨씬 더 실감나게 들어왔다. 모든 고등학생들은 누구나 졸업과 동시에 군대에 바로 가야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현장에서 입시교육은 없다는 것, 그래서 학교나 학생에게 당장의 입시교육 스트레스는 없다는 이야기 따위가 대표적이었다. 우리의 학교 현장에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동하는 ‘입시교육의 망령’이 없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교육적 토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런 안보적 긴박감 때문에 창의가 생성되는 것이라고 논리를 펴는 것은 무리이었다. 그걸 창의성 교육의 핵심이라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창의성 교육을 위해서 모든 고등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군대를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눈으로 보고자 하는 창의교육의 실상이 눈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좀 답답했다. 여행 일정 중에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의 교수들을 만났다. 이스라엘의 창의성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또 그것을 바탕으로 하는 세계적 영재의 배출이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직접 물어 보기로 하였다, 내가 만났던 두 사람의 교수는 각각 교육학과 인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이었다. 교육학 전공 교수는 세계적 영재 배출에 초점을 맞춘, 특별히 기획된 교육을 이스라엘이 하고 있는지, 자기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말로 나의 기대를 저버리는 답을 해 왔다. 인류학 전공 교수는 유대 사람들에게서 영재 배출이 많은 이유를 추궁하듯 묻는 우리 일행에게 한참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유대 민족이 지난 2천년 동안 나라를 잃고,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이른바 디아스포라(Diaspora) 이산(離散)의 민족이 되어 고통과 압박을 견디어 내는 동안, 그 각박한 생태에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살다보니 창의의 삶과 문화를 익히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는 이렇듯 우리 일행에게 되묻는 방식으로 대답을 한다. 그렇다면 디아스포라 이산의 아픔을 겪은 다른 수많은 민족들에게서는 왜 창의와 영재의 효과를 발견할 수 없단 말인가. 듣기에 따라서는 참으로 막연한 답변이었다. 2. 이스라엘 일정 후반기 쯤, ‘예루살렘 한국문화원’의 조형호 원장의 각별한 노력으로 우리는 이스라엘의 유대교 신학대학 한 군데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이 신학대학은 유대교 성직자(랍비, Rabbi)를 양성하는 곳이다. 유대교인이 아닌 이교도들(이슬람은 물론이고 기독교인들까지도)은 방문조차 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 자세한 안내를 대학 당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이 신학대학의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나는 매우 낯설고 혼란스러운 장면을 목도했다. 그것은 충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서관은 두 개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나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정숙하고 조용한 도서관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의 도서관을 지나자 매우 소란스럽게 격론을 벌이고 있는 낯선 도서관의 모습이 나타났다. 일반 열람실 비슷한 곳이었는데, 학생들이 모둠을 이루어서 모둠마다 무언가 토론에 열중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토론 테이블에는 책들이 쌓여 있었다. 그런데 그 토론이 너무나 격정을 토로하는 것이어서 나는 저러다가 금방 몸싸움으로 번지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면서 상대를 공박하는 것은 당연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고 눈을 부릅뜨면서 언성을 높인다. 침이 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들 곁을 가까이 지나는 동안 그들이 나에게도 무언가 격한 어조로 공박을 해 올 것 같았다. 그만큼 토론은 격정적인 몰입을 보여 주었다. 안내하는 대학 당국자에게 물어 보았다. 저렇게 토론을 하면 감정이 격하여 서로 사이가 불편하게 되지 않는지 물어 보았다. 일종의 교육 훈련 관습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토론 자체를 일종의 역할놀이 분위기로 인식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 예루살렘 근교에 있는 어떤 영재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마침 한국의 한 여고생이 이 영재학교에 유학을 와 있었다. 교장선생은 우리 일행과 환담하는 자리에 이 한국 유학생 소녀를 특별히 불러서 자리를 함께 하도록 해 주었다. 나는 이 학생에게 학교생활에서 제일 견디기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를 말해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녀는 바로 토론학습이라고 한다. 토론 자체는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훈련하였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지만, ‘토론 문화’가 낯설었다고 했다. 수업 중에 선생님에게도 거침없이 공격적인 토론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자기의 기준으로는 선생님에게 저렇게 해도 되나 할 정도의 논박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는 선생님도 조금의 감정적 동요를 안 보이시니 그 또한 너무도 신기하다는 것이다. 물론 토론이 끝나는 순간 평상의 분위기로 돌아온다. 마치 토론 장면에 들어가는 순간 학생이나 선생님이나 연기를 한다고나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분위기가 된다는 것이다. 창의를 만들어내는 교육의 토양 한 자리를 어렴풋이 짐작할 만했다. 3. 이스라엘 전통 유대 교육의 상징 브랜드처럼 운위되는 것으로 ‘밥상머리교육’이란 것이 있다. [PART VIEW]물론 우리의 전통교육 문화 중에도 ‘밥상머리교육’이라는 것이 있다. ‘밥상머리교육’이란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즉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상황이 곧 교육의 상황으로 상정되는 교육이다. 밥을 함께 먹는 다는 것은 얼마나 단란하고 즐거운 상황인가. 함께 밥 먹는 사람들끼리의 관계가 주는 친밀함이 더없이 오붓하고, 음식을 먹는 미각의 즐거움은 식욕의 본능을 만족시켜서 ‘존재의 행복’을 가져다준다. 밥상머리는 그런 것이다. 이스라엘이든 한국이든 ‘밥상머리교육’은 모두 가족 공동체의 사랑과 화목을 바탕으로 한다. 또는 그것을 위해서 ‘밥상머리교육’이 강조된다. 그런 점에서 ‘밥상머리교육’은 좋은 전통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리고 이것의 교육적 가치와 작용을 오늘에 되살려 예절과 인성교육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넘쳐난다. ‘밥상머리교육’의 전통성은 한국이나 이스라엘 모두 각자의 민족문화와 관련된다. 이스라엘의 ‘밥상머리교육’은 유대민족의 선민사상(選民思想)을 어려서부터 익히고 정련하는 마당이 되었다. 그들이 신봉하는 유일신 여호와의 가르침으로 여기는 토라(Torah, 오늘날의 구약성서 창세기·출애굽기·레위기·민수기·신명기)를 딱딱한 주입의 방식이 아니라, 내러티브 방식으로 교육했음직하다. 토라는 유대인의 율법·관습·의식의 전체 체계를 가리키는 훨씬 더 넓은 뜻을 지니게 되는데, 이를 유대민족의 교육문화 차원에서 내러티브의 방식으로 향유하게 된 것이 바로 ‘탈무드’라 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밥상머리교육’에는 그들의 정신이념과 더불어 수평적 토론의 ‘문화유전자’가 들어있는 것이다. 우리의 ‘밥상머리교육’ 전통은 유교 이데올로기와 유교의 생활 문화를 가정 내에서 가르치는 교육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것 같다. 그래서 전통 사회가 가졌던 대가족제도의 환경에서 공동체의 예절교육 기능을 주로 감당했었다. 이런 식의 ‘밥상머리교육’은 논어나 맹자 등의 유교 경전이나, 소학, 동몽선습 등에서 교육내용을 가져와서, 각기 집안의 가문 교육을 하는 데에 일정한 역할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가족사회의 수직적 위계가 더더욱 강조되는 교육으로 흘렀을 법하다. 이런 원형을 그대로 가지고서는 오늘날의 ‘밥상머리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 시대에 맞는 개념으로 우리의 ‘밥상머리교육’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가족들이 모두 밥상머리에 둘러앉을 시간조차 없는 것이 요즘의 우리 살아가는 모습이 아닌가. 대화로 시작한다고 하지만, 대화는 금방 실종되고, 일방적 훈계로 끝나는 것이 우리들 부모 자식 간의 대화 모습이다. 밥상머리가 원래 지니고 있던 대화의 순기능은 발전시켜야 할 텐데, 이것이 사라진다. 어쩌면 좋단 말인가. 우리의 ‘밥상머리교육’도 과감하게 리모델링되어야 한다. 프로필 _ 박인기 사랑, 열정, 소통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교육현안을 바라보는 박인기 교수는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국어 교육을 전공한 교육박사이로서 한국교육방송프로듀서, 한국교육개발연구원, 한국독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문화교육론, 교사와 책, 국어교육과 미디어 텍스트, 스토리텔링과 수업기술, 교과는 진화하는가 등의 교육관련 저서와 산문집 송정의 환, 사계의 전설이 있다.
오늘도 마감 시간에 늦었다. 서둘러 기사를 마무리하는데 아내의 전화가 왔다. 맞벌이인 아내도 바쁜 편이라, 이 시각에 전화 거는 일은 드문데… 손으론 자판을 두들기고, 눈으로 자료를 읽으면서, 어깨와 머리 사이에 스마트폰을 끼었다. “당신, 다음 주 월요일엔 서울에 있어?” “아니, 그날 세종시 청사에서 학교폭력 대책 브리핑이 있어. 새벽에 내려갈거야.” “응? 그럼, 입학식은?” “무슨 입학식?” “예은이 초등학교 입학식!” 아, 첫째 입학식. 결혼기념일 까먹은 이후 최대의 참사가 되려나. 잠깐, 그런데 입학식이라고. 부모가 꼭 가야 하나? “뭐? 당연한 거 아니야. 아이한테 평생 한번 밖에 없는 건데.” “난 한 번도 부모님이 오신 적 없었는데, 뭘…” “뭐, 정말? 초등학교도? 어머님도?” 그렇다. 난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입학식에 외삼촌의 손을 잡고 갔다. 치맛바람이 거센 사립학교인 지라 어머니가 안 온 학생은 나 밖에 없었다. 중ㆍ고ㆍ대학 입학식은 당연히 홀로 갔다. 집에 돌아와 옛 앨범을 훑어봤다. 졸업식은 어땠나. 국민학교 졸업식 사진 속 나는 꽃다발을 안은 채 할아버지, 할머니, 동생, 큰 어머니와 함께 서 있었다. 중학교 땐 아버지와 함께였다. 역시, 어머니와 함께 찍은 졸업식 사진은 대학뿐이었다. 어머니가 안 오셨던, 아니 못 오셨던 이유를 나도 안다. 어머니는 선생님이었다. 전라남도 일대의 공립 중ㆍ고의 평교사로 27년을 근속한 뒤 몇 년 전 명퇴하셨다. 공교롭게도 내가 입학ㆍ졸업하던 날 어머니께서 재직하던 학교도 마찬가지였단다. 어머니에겐 나 말고도 축하할 ‘자식’이 많았던 게다. 어머니는 매번 선물을 미리 주며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다. 그때 나도 “괜찮다”, “이해한다”고 답했던 것 같다. 물론 입으로만 “괜찮다.” 머리로만 “이해했다.” 선생님 엄마를 둔 자식들은 나름의 트라우마가 있다. 불현듯 여동생과 함께 TV 앞에 나란히 앉아 자꾸 현관을 쳐다보던, 그 때가 생각났다. 어머니께서는 광주 집에서 장성ㆍ곡성ㆍ화순ㆍ구례ㆍ보성ㆍ영광 일대의 학교를 통근했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별일 없으면 저녁 7시, 가정방문철인 3월이면 매일 9~10시 넘어 오실 때도 잦았다. 은행원인 아버지도 야근이 꽤 많은 편이고. 남들은 “엄마가 선생님이라 좋겠다”고들 말했다. 글쎄,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 자녀에게 물어보시라. 대답은 신통치 않을 듯하다. 어머니가 ‘배운 사람’이자, 명예롭고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다는 건 자식으로서는 분명 감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나 같은 철부지 아들은 ‘애정 결핍’을 꽤 자주 느꼈다. 남모를 ‘긴장감’도 있었다. 어머니 출근 전에 준비물을 못 챙기면, 정말 그날 하루는 ‘종쳤다.’ 어머니가 쉬는 시간 집에 두고 온 도시락, 과제물, 준비물을 가져오던 친구들을 어찌나 부러웠던지. 좋은 말로 자립심을 키우긴 했다만... 다들 가족 나들이 가는 휴일, 일직 근무 가는 어머니를 따라 텅 빈 학교에 가야 했던 것도 유쾌하지 않은 추억이다. 어머니 덕에 공부는 잘하지 않았냐고? 내가 재수한 원인은 수학 탓인데, 어머니가 수학 교사였다. 어머니 인생은 실속도 없는 것 같았다. 학생을 열심히 가르친다고 하는데, 왜 우리 엄마는 ‘TV사랑을 싣고’에서 찾는 연예인이 없을까. 스승의 날엔 정말 그랬다. 반장네 집에서 준 감자 한 박스가 가장 큰 ‘촌지’였던 당신이 아들의 담임에겐 도시의 ‘시세’로 선물을 마련하다니(물론 곡성의 어느 중1 제자들이 준 토끼풀로 엮은 큼지막한 목걸이는 감동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 ”우리 엄마는 왜 저렇게 사나” 싶을 때가 많았다. 교직과 양육의 부담을 몽땅 지고 사는 모습이 어린 내 눈에도 안쓰러웠나 보다. 하루 네댓 시간 분필가루를 마셔가며 학생을 가르친 뒤 귀가해선 잠시 쉴 틈도 없이 가족의 식사와 옷가지, 아이들 숙제와 잠자리까지 챙겼다. “딴 애들처럼 엄마와 놀고 싶다”는 자식들, 아들 성적이 곤두박질치면 “남의 자식 가르치는 거 그만두고 애들이나 봐라”며 미운 말만 골라하던 남편, 모두를 참고 넘기던 어머니. 기억을 더듬다 문득 깨달았다. 마흔이 된 나도 어머니와 닮은 게 있다는 걸. 어머니로부터 내가 배웠던 건 어설픈 자립심, 공부 비결 같은 게 아니었던 것 같다. 기억 속 어머니는 가출한 학생을 찾아 종일 읍내와 광주 터미널 근처를 뒤지고, 우연히 연락 닿은 졸업한 제자가 아프다는 걸 알고 직접 병원에 데리고 가던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무리 피곤해도 아들, 딸이 잠들 때까지 동화책을 읽어주고, 출근하기 직전까지 아이들에게 받아쓰기를 가르치는 어머니였다. 못나보였고, 그래서 “엄마처럼 안 산다”며 비웃었지만, 나도 몰래 미워하며 닮아가고 있었던걸까? 한 마디 증언을 듣기 위해 생면부지인 남의 집 앞에서 밤 새워 기다리고, 단 한 줄 정확한 기사를 위해 전화를 수십 통 거는 내 모습은 그저 기자 윤리로 설명할 건 아닌 듯싶다. 존중보다 경계의 대상이고, 칭찬보다 비난 받기 쉬운 기자생활을 여태 포기하지 않은 건 ‘선생님 엄마’로부터 배운 열정과 책임감 덕분 아닐까. 몇 번 망설이다 어머니께 전화 걸었다. 머뭇거리던 내게 어머니가 먼저 물었다. “넌 바빠 예은이 입학식 못 가겠구나. 나라도 가야 할 텐데, 바쁜 네 동생 대신 둘째를 입학식에 데려가야 해서…”, “아뇨, 어머니. 꼭 갈게요. 걱정 마세요.” 신문사에 입사한 지 12년, 교육을 담당한 지 3년이 됐다. 거시기한 사명감에 교육팀을 지원했던 건 아니다(경제부 기자가 다 주식으로 대박 치는 게 아니듯, 교육 기자라고 교육적인 건 아니다). 그래도 열정과 정성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여선생님들을 만날 때면 애틋함 같은 것이생긴다. 시대는 좀 변했어도, 교직과 가정의 두 수레바퀴 사이에서 쉽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리라. 아마도 선생님들의 자녀들은 어린 시절 나처럼, 서운함과 불만도 품기도 할 테다. 그래도 언젠가 결국 깨달으리라. 입학식에 못 온 어머니가 실은 누구보다 내 입학을 기뻐했다는 걸, 그리고 비록 여느 어머니처럼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않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가치를 가르치고 있다는 걸. 깨달음의 그날이 올 때까지, 어머니 선생님도 선생님의 자녀도 모두 건강하시길. 프로필 _ 천인성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문화부, 탐사기획팀, 전략기획실 등을 두루 거치며 기자생활을 했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중앙일보 교육팀에서 대학평가팀장으로 교육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하며 활동 중이다.
그 봄의 나른한 삽화 하나 봄볕이 나른하게 몽환적이다. 봄볕보다 더 나른하게 몽환적인 것은 학교 뜰 가득 피어난 벚꽃. 점심을 먹고 꿀벌이 잉잉거리는 벚나무 밑을 산책하던 난 마구 꺾인 채 시들어 가고 있는 벚꽃 가지들을 발견했다. 꽃잎은 흡사 흰 눈이라도 내린 듯 수북하게 쌓여 있다. ‘누가 이런 짓을 했지? 심술궂기도 해라.’ 주변을 둘러보던 난 미끄럼틀에 올라가 늘어진 벚꽃가지를 붙잡기 위해 발돋움하고 있는 승우를 발견했다. 우리 반 아이다. 개구쟁이 녀석. 유치원 시절부터 별나기로 소문난 아이다. 우리 반 여자 아이들은 걸핏하면 유치원에 다니던 녀석에게 맞고 울었다. 난 녀석을 불러 몇 번이나 혼을 내고 주의를 주었지만 매번 효과는 그다지 신통하지 않았다. 그녀석이 입학하였을 때, 난 녀석으로 인해 나의 일 년이 그다지 평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고, 역시나 그렇게 나의 신학기는 시작되고 있었다. 난 녀석을 불러내려 혼을 내기 시작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없이 꾸중을 듣는 녀석. 이유를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묵묵부답. ‘그냥 예쁘니까, 어쩌면 심심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장난삼아, 놀이 삼아 그 예쁜 꽃들을 의미 없이 꺾었으리라’ 지레 짐작하면서 난 녀석에게 단단히 주의를 준다. 그런데...... 근처 나무 의자에 벚꽃 화관을 쓰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민지가 눈에 띈다. 어느 공주의 화관이 그토록 어여쁘고 향기로울 수 있을 거나. 민지의 머리 가득 꽂혀 있는 꽃가지. 그리고 두 손으로 감싸 쥔 꽃다발. “아니, 민지야. 이게 무슨 일이라니? 선생님이 그렇게나 꽃 꺾으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니? 아무리 예뻐도 눈으로 봐야지.” 내 질책에 민지는 무척 억울한 모양이다. 승우도 모자라서 민지까지...... 무척 속이 상한 내 목소리엔 화가 잔뜩 묻어 있었으므로 아이는 또 당황했던 모양이다. “제가 아니에요. 제가 안 꺾었어요. 승우가 꽃 꺾어 와서 이렇게 해 주었어요.” 아이는 거의 울먹이다시피 변명했다. ‘아하! 그렇게 된 모양이구나’. 승우는 민지를 좋아했다. 그 개구쟁이 녀석도 민지 앞에서는 양처럼 순해졌다. ‘그래, 꽃 좀 꺾으면 어때? 벚꽃으로 치장한 이 아이의 모습은 세상의 어떤 꽃보다 아름다운 걸.’ 부러운 눈길로 민지를 바라보는 내 마음에 훈김이 피어오른다. 내 유년에도 승우 같은 남자아이 하나 있어 이렇게 몽환적인 기억의 조각을 남겨 주었다면 내 가슴을 장식할 보석이 되었으리. 그러나 내겐 불행하게도 그런 남자 아이가 없는 것 같다. 민지를 부러워하면서 난 이른 봄날 이른 오후의 몽환적이고 나른한 산책을 계속한다. 삽화 둘 쉬는 시간에 놀러 나갔던 아이 하나. 숨 가쁘게 교실로 뛰어 들어온다. “선생님, 지금요. 눈도 안 오는데 눈이 와요. 운동장에요.” 의아한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는 내가 답답했는지 아이는 연신 창밖을 가리킨다. 운동장엔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벚꽃 잎이 날리고 있다. 흰나비처럼 흰 눈처럼 난분분 난분분 날리고 있다. 내 가슴에도 꽃눈이 날린다. 꽃비가 내린다. 나비처럼, 눈처럼. 삽화 셋 아이들은 바람이 불면 후두둑 날리는 벚꽃 잎을 잡으려고 와아~ 함성을 지르면서 꽃잎을 쫓아다닌다. 그러나 꽃잎은 팔랑팔랑 나비처럼 이내 손을 피해 날아가면서 잘 잡혀주지 않는다. 꽃잎을 잡는 순간,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벚꽃 잎처럼 작고, 얇으면서 가벼울지라도 그 작은 가슴을 가득 채우고 있을 소원.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갔던 아이 하나 울먹이면서 들어왔다. “난 참말로 빌고 싶은 소원이 있는디 꽃잎을 못 잡았어예,” “네 소원이 무엇인데?” “빨리 6학년 되는 거라예.” “왜?” “6학년이 되면 울 아부지가 컴퓨터 사준다고 했어예.” 어쩌면 좋으니? 네가 꽃잎을 잡는다 해도 6학년이 되려면 아직도 5년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벚꽃 잎처럼 작고, 곱고, 가벼우면서도 연줄처럼 긴 기다림을 지닌 소원이구나. 네가 6학년이 되기 전에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좋겠다. 삽화 넷. 반 아이가 돌에 머리를 맞고 다쳤단다. 머리가 찢어져서 양호실로 갔단다. 다행히 상처는 그리 깊지 않았다. 다친 아이는 머리에 붙인 반창고가 훈장이라도 되는 양, 전쟁 영웅처럼 의기양양한 반면, 돌을 던진 아이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앞에 불려 나왔다. 이유를 물었던 나는 돌을 던진 아이를 나무랄 수 없었다. 아니...... 그 작은 가슴에 얼마나 간절한 소원을 담았기에 그렇게 까지 했을까? 꼭 안아 주고 싶었다. 소원을 빌고 싶었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 꽃잎이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단다. 나무를 흔들어도 밑동을 발로 차도 꽃잎은 떨어지지 않았단다. 그래서 돌을 던졌단다. 그런데 그만 친구가 맞고 말았단다. 난 아이가 빌고 싶은 소원을 묻지 않았다. 무언지 모르지만 그 작은 가슴에 담긴 소원을 나 혼자 가만히 짐작해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삽화 다섯 벚꽃이 활짝 핀 나무 밑 모래 밭 가장자리에 쪼그리고 앉아 아이는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었다. 처음엔 아이 혼자 두꺼비집을 만들고 있는 줄 알았다. 큰댁에 맡겨진 아이다. 부모와 왜 떨어져 살아야 하는지 아이의 큰어머니는 내게 말해주지 않았다. 내 질문에 자신의 아이를 키우기에도 벅차다는 말만 반복하던 큰어머니. 아이는 취학 전 또래 집단에서 생활한 적이 없어서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아이 곁으로 다가간 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이는 구멍을 파고 있었던 게다. “할무니가..... 무랑 배추를 땅 속에 묻었어예. 오래 되어도 안 썩어예.” “너는 무엇을 묻으려고?” “꽃이 예뻐서요. 엄마 오면 주고 싶어서......” 나도 함께 구멍을 판다. 깊디깊게 판다. 꽃이 지기 전에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만나러 온다면 좋겠다. 아이가 미끄럼틀에 올라가 꺾은 싱싱한 꽃가지를 엄마에게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프로필 _ 김은아 현재 밀양 상동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폐교위기에서 벗어날 정도로 작은 학교지만 순수한 아이들과 때로는 엄마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도란도란 행복한 교직생활을 하고 계시다. 부산교육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이영도시조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교단일기 내사랑, 들꽃 같은 아이들 : 함께 가는 길과 수필집 거미 여인의 노래 : 매직 하우스가 있으며 34년 동안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