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6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정부와 국민의힘이 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 관련 재발 방지 대책으로 '하늘이법' 추진, 전체 교원 심리 상담 지원, 귀가 지원 인력 강화 등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당정은 17일 국회에서 학교 안전 강화 대책 협의회를 열고 일명 ‘하늘이법’으로 명명된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신속히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정신질환 등으로 주변에 위해를 가하는 고위험 교원에 대한 긴급 분리조치 및 긴급대응팀 파견, (가칭)교원직무수행적합성심의위원회를 통한 직권휴직이 포함된 각종 조치‧복직 심의 강화 등을 법제화하기로 했다. 교원직무수행적합성심의위원회는 기존의 ‘질환 교원 심의위원회’를 대체하는 것으로 실질적 기능 회복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전체 교원에 대해서도 정례적인 마음 건강 자가진단 및 상담·심리 치료를 지원한다. 이에 올해 상반기 중 교육 활동 보호 센터 대표 홈페이지에 교원 맞춤형 심리 검사 도구를 개발·탑재해 마음 건강 자가 진단 활성화를 유도하고, 전국 교육활동 보호센터 32곳·상담 기관 1192곳·심리치료기관 218곳 등과 협력해 전체 교원에 대한 상담 및 심리 치료 지원에 나선다. 늘봄학교 참여 초등 1·2학년 대상 대면 인계 및 동행 귀가 원칙 확립, 학내 사각지대 폐쇄회로(CC)TV 설치 확대, 학교전담경찰관(SPO) 증원 등도 안전 대책에 포함됐다. 늘봄학교 하교와 관련해서는 현관·교문 등 교내 인계 지점까지 인솔 후 보호자에게 직접 인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자율 귀가의 경우 보호자 희망 시 동의서를 받으면 예외 적용하게 된다. 교직원 퇴근 시점인 오후 4시 전후부터 마지막 학생 귀가 시점까지 지원 인력을 최소 2인 이상 보완하고, 귀가 알림 체계화를 위해 교육청별 자체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025학년도 신학기 준비 점검단을 통해 전국 학교 안전 긴급 점검 후 조치를 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일반적인 심리적 어려움과 타인을 해할 위험은 구분해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선생님들이 또 다른 상처를 받지 않도록 세밀히 살피고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국 초·중·고 교사의 질병휴직이 매년 증가해 4년 만에 500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초·중등 교원 질병휴직 현황’에 따르면 휴직 시작일이 2023년 4월 2일부터 2024년 4월 1일까지인 전국 초중고 정규교사는 모두 1973명이다. 이는 4년 전인 2019~2020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휴직 시작일 기준으로 2019년~2020년 1528명에서 2020년~2021년 1182명으로 소폭 줄었으나 2021년~2022년 1313명, 2022년~2023년 1447명으로 증가 추세로 바뀌었다. 2023년~2024년에는 1973명으로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급별로는 초등학교 교사가 1272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교사는 412명, 고교 교사는 289명이다. 질병휴직 교사에는 육체 질환자도 포함돼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따른 휴직자 규모는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정신질환 등은 민감한 개인정보인 만큼 정신·육체 질환 휴직자를 별도 분리해 관리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도교육청별로 교육활동 침해로 피해를 겪은 교원 등을 지원하는 교육활동보호센터의 상담 및 심리치료 건수도 대폭 증가했다. 상담 건수는 2020년 7936건에서 2021년 1만3621건, 2022년 1만9799건, 2023년 3만4066건으로 3년 만에 4배 넘게 올랐다. 2024년은 3월부터 8월까지만 집계된 상태인데 5개월 동안 2만251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하반기 결과에 따라 전년 기록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심리치료 건수도 2020년 1498명에서 2021년 1791건, 2022년 2165건, 2023년 7502건으로 3년 새 5배 규모로 뛰었다. 2024년(3월∼8월)은 3999명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5년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초3부터 고2까지 확대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년 초에 개개인의 성취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초등 3학년부터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평가로 2022년부터 도입됐다. 교과별 성취 수준 등 인지적 특성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사회‧정서적 역량 등 비인지적 특성 평가 결과를 제공한다. 올해부터 초4와 중2가 평가대상에 포함돼 초3부터 고2까지 전체 학년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지며, 평가 기간은 3월 4일부터 4월 16일까지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는 학급 단위로 원하는 일자에 평가 영역을 택해 참여할 수 있다. 시행관리시스템을 통해 2월 18일부터 4월 9일까지 접수해야 한다. 평가 방식은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등을 이용한 컴퓨터 기반 평가(CBT)로 초3은 발달 수준 등을 고려해 지필평가도 가능하다. 교육부는 지난 2023년부터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된 초3·중1의 경우 모든 학생이 평가에 응시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각각 교과학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학력 격차가 벌어지기 쉬운 시기임을 고려한 조치다. 또한 학년 초 기초학력 진단평가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병행하는 학교 현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 현장의견 수렴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부터 초3과 중1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에 연계·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영종 책임교육정책실장은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해당 학년 수준에서 기대하는 개별 학생들의 역량과 성취 특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교수‧학습에 활용함으로써 학생 개개인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0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이 학교 학생이 교사에게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이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교육부 장관-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이주호 장관은 사안의 무게를 엄중히 인식해 이같은 안타까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정신질환 등으로 교직 수행이 곤란한 교원에게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 직권휴직 등 필요한 조처를 내릴 수 있도록 가칭 ‘하늘이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교원이 폭력과 같은 이상 징후가 보일 때 긴급하게 개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교사는 정신질환을 사유로 휴직과 병가를 낸 바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업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직전인 5일과 6일 동료 교사와 불화를 일으키는 등 문제행동을 보여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도 법안 발의를 서두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신질환 교원의 근무 및 복직 등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각 시·도교육청의 질환교원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고 정신질환으로 인한 휴직자가 복직하면 심의위가 복직 가능여부를 반드시 심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제도의 사각지대가 없었다면 비극적인 사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에게도 치료지원 등 체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김하늘 양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의힘이 이른바 ‘하늘이법’ 제정을 앞장서 추진하겠다”며 “교원의 정신 건강 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위기 신호가 감지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교원지위법 개정에 나선다. 내용은 정신적·신체적 질환이 있는 교원이 교직 수행을 판단할 수 있는지 심의하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하는 조항이 핵심이다. 아울러 학교별로 학교전담경찰관(SPO)를 1명씩 의무 배치하는 조항도 개정안에 포함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쿄도 교육위원회가 도내 도립고등학교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배우는 독립 과목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는 고교가 독자적으로 학습 내용을 선택할 수 있는 ‘학교 설정 과목’에 생성형 AI 과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대학, 기업 전문가와 협력해 수업에 사용할 동영상 등 교재를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주된 내용은 AI 구조와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최신 기술을 배우는 환경을 정비해 학생의 학습 의욕을 고취하고 디지털 분야에 정통한 인재를 육성하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위원회는 도립고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성에 맞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해 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추후 위원회는 생성형 AI 이외에 데이터 사이언스, 행동경제학 등 최신 디지털 기술과 경제 이론을 다루는 과목도 신설할 예정이다. 또한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디지털교과서를 정식 교과서로 규정해 각 지역 교육위원회가 종이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디지털교과서는 학교 교육법에 종이 교과서와 같은 정식 교과서가 아니라 ‘대체 교재’로서 규정된 상황이다. 문부과학성은 향후 법률 개정을 통해 2030년도부터 디지털교과서를 정식 교과서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검토안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각 지역 교육위원회별로 종이교과서와 디지털교과서 중 하나를 선택해 사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디지털교과서는 종이교과서를 디지털화해 단말기로 볼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지난해부터 초등 5년∼중등 3년생 영어 교과서에 본격 적용되는 등 단계적으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신문은 “검토안이 실현되면 교과서 정책 방향을 크게 전환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교과서 사용 확대를 둘러싸고는 신중한 의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수필가 추강(秋江) 이행재(85). 그는 초등교육계에서 42년을 몸담고 2002년 구리 교문초에서 정년을 맞았다. 지난해84세 때는 ‘희로애락은 삶의 징검다리’라는 네 번째 수필집을 펴냈다. 그가 발간한 수필집은 여러 분야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올해수필집 제5권과 첫 시집(詩集) 동시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첫 질문으로 아름답고 보람찬 교직 추억을 물었다. 그는 정년퇴임교 1교1특색사업 합창부 운영, 교육부 주최 한국청소년합창제 제1회 최우수상(2000)과 이듬해 대상 수상을 꼽는다. 교육자로서의 공적을 인정받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의 사도상(師道賞)도 잊을 수 없다. 퇴임식 때 찾아준 1963년 첫 제자들의 축하 방문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언제부터 글쓰기를 시작했을까? 그 동기가 궁금했다. 교사로서 글쓰기 관심은 당연히 평소에도 있었다. 6학급 초임 교장 때는 ‘주말 글짓기 과제’로 4~6학년을지도하여, 우수작은 지방지, 교육신문 등에 투고, 어린이들이 출판 인쇄의 매력을 맛보게 했다. 학교 역점사업으로 학급·학교 신문, 문집을 발간하였다. 각종 식사(式辭), 축사, 기념사, 격려사, 훈화는 직접 썼다. 국내외 여행기 ‘일찍 일어나는 새, 높이 나는 새야!’(2009) 출간은 문집 발간의 실마리가 되었다. 2017년 77세 때 계간 ‘대한문학’에 수필로 등단하면서 본격적으로 글을 썼다. 수필집 ‘두물머리 추억’(2019)은 작품상을 받았다. ‘천사대교와 퍼플섬’(2022)은 국내외 여행, 전직 동료, 친구, 제자, 동아리 이야기 등 각종 모임에서의 에피소드, 가족의 소중함을 담아 우수도서상에 선정되었다. 그는 계간 한국창작문학작품상 수상에서의 심사위원장 평, “하나하나의 작품이 무게감이 있는 수필”에서 자존감이 쑥 올라갔다고 회고했다. ‘우수도서’ 심사평에서는 “이 수필집을 한번 들으면 놓기 싫은 수필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한다. ‘희로애락은 삶의 징검다리’는 대한문단에서 작가상(2023)으로 선정되었는데 “개성이 뚜렷한 노익장 작가”라는 격려를 받았다. 그는 수상 때마다 계면쩍함이 없지 않았으나, 이런 격려가 원동력이 되어 계속 글을 쓰고 싶은 의욕이 솟구쳤다고 고백한다. 이행재 前 교장하면 ‘배사모’(배구를 사랑하는 모임) 활동을 빼놓을 수 없다. 2001년 퇴임 직전, 교내 배구 희망 교원들로 조직으로 출발, 구리•남양주 지역으로 확장되어 교원배구동호회로 성장 발전했다. 올해 창립 24년인데 현재 39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간 43회 전국배구투어로 기능 향상, 문화관광, 친교가 두터워졌다. 이 작가는 여기서 초대회장 12년을 맡아 매회 작성한 회의록은 배사모 문집 1,2,3호 출간에 핵심 자료가 되었다. 배사모는 출신교나 출신 지역 구별 없이 융화를 이루며 전현직 교육자로서 품위 유지와 건강 증진으로 돈독한 우의를 쌓고 있다. 그는 터줏대감 초대회장으로서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가 80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작품활동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을 쓰다 보면 무료함을 잠재울 수 있으니 나의 유일한 무기다. 책을 출간하고 나면 독자와 문우의 다양한 접촉으로 소통이 이루어져 때론 격려와 박수도 받으니 엔도르핀은 저절로 상승한다”며 “지금까지 남의 글을 읽고 전달만 했는데 늦게나마 내 글로 더 깊은 자아를 찾아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또 창의적인 작가 활동은 치매 예방도 된다니 금상첨화다”라고 말했다.그는 지금 한국창작문학, 월간문학, 미당문학, 대한문단 등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데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다. 그는 지금까지 한평생 교육자로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오직 제자 사랑으로 양심하나 올곧게 지키며 떳떳하고 청빈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다.그에게 인생관을 물으니 〈나옹 선사의 시〉를 읊는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날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사랑도 성냄도 벗어놓고, 미움도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 가라 하네. 그는 수필가를 꿈꾸는 도전자에게 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수필은 문학의 여러 장르 중에서 누구나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단 무조건 자기 생각을 펜 굴러가는 대로 적어라. 칠곡 할미는 문맹에서 문자 해득으로 쓴 시(詩)가 일약 중학교 교재에 실렸다. 글쓰기는 정년이 없으니 늦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른 때다. 다만 욕망과 열정이 필요하다. 필자는 희수(稀壽)에 등단하여 다섯 번째 수필집을 준비하고 있으니 용기 갖고 도전하시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노익장의 그이지만 시력은 점점 침침해지고 청력도 많이 약해져 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수필가, 시인으로서 작가라는 칭호에 맞는품격있는 작품 출간을 위하여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펜을 계속 잡겠다고 한다. 올해는 수필집 제5권과 시나브로 썼던 시를 모아 첫 시집(詩集) 동시 출간을 한걸음 한걸음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세찬 바람이 내 책을 펼쳤다가 닫고, 파도의 포말들이 바위 틈에서 작열한다! 날아 흩어져라, 찬란한 모든 페이지들이여! -폴 발레리, 해변의 묘지 중에서 이 책은 순전히 책 제목에 유혹 당한 책이다. 그것도 작가가 지은 제목인 줄 알고 얼른 손길이 간 책이다. 그런데 폴 발레리의 시에서 따온 제목이었다니! 철학책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시적인 제목이 아닌가.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독자를 제목으로 유혹하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일 것이다. 첫눈에 반하는 시간이 고작 3초라던가. 그런데 이 책을 고르는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바람이 불었다, 살아야 했다 순간적으로 책 제목을 패러디 해보고 싶어졌다. '바람이 불었다, 살아야 했다'로. 내 인생에 불었던 그 모든 바람과 태풍, 비바람들이 한꺼번에 생각나서였다. 지금 나는 그 모든 바람을 이겨내고 살아냈으니 인생의 승자라고 자부하면서 철학자 강신주의 말을 들어보고 싶어졌다. 아니, 칭찬 받고 싶었다. 잘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토닥토닥 나를 다독여주고 싶었다. 요사이는 책을 읽는 게 속도가 나지 않아 조바심을 낸다. 어쩐지 가르치려 드는 책이나 신변잡기에 가까운 책들, 환자들을 치료한 임상경험 위에 자신의 전문지식을 얹어 나열하는 책들을 읽을 수 없게 되었다. 충고나 잔소리가 더는 듣기 싫어졌다는 뜻이니 바람직하지 않은 증상 같다. 그렇다고 전문서적이 잘 읽히는 것도 아니다. 어렵게 쓴 시는 더욱 그렇다. 자신만 아는 표현을 남발하여 매우 난해한 시집은 수면제로 딱 좋으니 내 한계이리라. 자연을 노래한 순수한 서정시, 또는 쉽게 이해되면서도 순간적인 감동을 주는 시에 끌린다. "자신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홀로 서는 것입니다 / (...)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만이 / 남과 더불어 함께 있을 수가 있습니다"라는 정채봉의 '마음의 창' 이나,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와 같은 장석주의 '대추 한 알' 처럼 아무런 설명이나 해설 없이도 직관적으로, 직선으로 날아와 꽂히는 시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를 사들였으나 몰입이 되지 않아 밀쳐두었다. 시는 그녀의 소설보다 더 어려운 게 아닌가 한다. 그 시를 쓰게 된 배경 설명을 듣거나 소개한 내용이 있다면 쉽게 읽히련만. 그 순간에 그 표현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시인만이 알 것이니 이해가 안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형상화가 가득한 그녀의 시를 읽으며 오래 전 기억 앞에 섰다. 아주 오래 전, 거의 30여 년 전 나는 한 권 분량의 시를 묶어 유명한 출판사에 보냈다. 아주 용감하게. 한 달 뒤에 돌아온 소포에는 단 몇 줄로 된 '거절' 딱지가 붙어 있었다. '형상화가 부족하다'는 평이었다. 그 뒤론 미련 없이 시 쓰기를 접었다. 딱 한 번 보내고 받은 거절 딱지에 포기하지 못한 나는 다른 출판사에 보내는 대신 자비 출판으로 시집을 내고 말았다. 가끔 내 시를 올려놓은 사이트를 발견했지만, 그것으로 시와는 담을 쌓고 말았다. 부족한 시였지만 여러 해에 걸쳐 '출산'한 내 분신을 버리기가 아까웠다. 지금까지 한교닷컴을 비롯한 온라인에 기사로 채택된 교단 이야기를 묶어 여러 권의 책을 냈지만 인세와는 거리가 멀었다. 출판사의 계약조건을 꼼꼼하게 따져 보지 않은 탓에 인세 지불 조건이 내게 불리하다는 걸 수년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애초부터 인세를 생각한 출판이 아니었으니 미련은 없다. 그저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듯 출판한 책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가 쓴 문장이 내 삶을 이끌고 있음을 깨닫는다. 내 인생의 시간들이 책이 되었듯이, 이제는 역으로 그 글들이 내 인생의 나침반이 되었으니. 이 책은 EBS 인생문답 시리즈 1권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이다. EBS 인생문답은 인터뷰 시리즈로 인생을 묻고 철학을 답하는 기획이다. "강자에게 복종하지 말고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다, 약자를 돌보는 것이 자유인의 자긍심이고 당당한 사람의 자긍심이라고 나는 말했어요. 어떤 강자라고 해도 그 사람이 힘이 세고 나를 억압한다고 하더라도 강하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아야 자유인이라고 배웠으니까요. 당당하고 자유로운 사람들의 공동체가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고, 최제우가 말했던 하늘처럼 존귀한 님들의 공동체고, 불교에서 말하는 부처들이 살고 있는 땅, 불국토(佛國土)예요. 모두가 부처고, 모두가 하늘님인데 누가 누구를 지배해요. (...)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누구도 내 몸에 걸터앉을 수 없어요. 사자를 죽여야만 사자의 목에 발을 올릴 수 있는 거죠. " -316쪽 내 인생의 묘비, 단 한 문장을 정한다면? 강신주는 억압체제에서 벗어나 좀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 우리가 "가슴속에 품어야 할 하나의 가치는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고, 누군가를 지배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한다. 그뿐 아니라 "타자와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 소수 지배자가 되거나 그들 편을 들지 않고 지금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모이는 인문주의적 패밀리의 구축을 이야기한다. 결국 타인에 대한 애정과 연대를 강조하는 것이다. 강신주를 인터뷰하고 이 책을 쓴 지승호의 프롤로그에 '우리 모두 조금만 더 가난해졌으면' 이라는 문장이 마음에 꽂혔다. 이 또한 '카톨릭일꾼운동' 을 창시했던 피터 모린은 "모두가 가난해지려 하면 아무도 가난해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한 글이지만 울림은 컸다. 진실한 한 문장을 만나는 설렘을 안겨주었다. 가난으로 암울했던 과거로 돌아가기 싫어서 '가난'이라는 단어는 외면하며 살아 왔는데 가난해지라고 하다니. 정신적으로 성숙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경지가 아닌가. 작가 류시화는 그의 책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서 헤밍웨이의 "가장 진실한 한 문장이 행운의 부적"이라고 썼다. 책 한 권을 이루는 큰 나무도 그 시작은 진실한 한 문장이 그 씨앗이라는 뜻이리라. 어떤 한 순간에 운명처럼 다가와서 뇌리에 박히는 그 한 문장을 만나는 행운을 만나는 기쁨 덕분에 작가는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글이 잘 써지지 않거나 미래가 불안할 때마다 헤밍웨이는 옥탑방 창가에 서서 파리의 지붕들을 내려다보며 자신에게 말하곤 했다고 한다. "걱정하지마. 넌 지금까지도 늘 글을 써 왔고 앞으로도 쓸 거야. 네가 할 일은 오직 진실한 한 문장을 딱 한 줄만 쓰는 거야. 네가 알고 있는 가장 진실한 한 문장을 써 봐"라고 말이다. "가장 진실한 한 문장을 써 봐"라는 이 문장은 "가장 진실한 삶을 살아봐"로 내게 들렸다. 한 인간의 삶을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다면, 묘비명에 단 한 문장으로 써줄 말이 있다면 내 삶의 문장은 뭐란 말인가. "바람 앞에 섰던 사람, 그 바람에 지지 않고 살다 갔다"라고 내 인생을 정의하고 싶어졌다. 진실한 한 문장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진실한 '삶의 나무'가 필요하리라. 글은 곧 그 사람이라는 말이니 얼마나 엄정한 말인가. 가면을 쓰고 거짓으로 살아낸 인생에서 어떻게 진실한 문장이 나올 수 있겠는가 묻는 듯해서, 이건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이 거쳐야 할 정언 명령에 가깝다. 글이 곧 그 사람이 되는 마법의 한 문장을 만나기 위해 새벽 잠에서 깬 보람이 있다. 그 단 한 문장을 만나기 위해 나는 책을 펼치기를 반복하며 살아왔다. 어쩌면 그 진실한 한 문장 같은 한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이 세상에 왔는지도 모른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해질녘 언덕에 서서 조용히, 소리 없이 느린 숨을 정리하듯 내뱉기로 다짐한 마음이 급해진다. 인생은 쉼표와 마침표의 연속이지만 쉼표보다는 마침표가 소중하다는 걸 깨닫는다. 내게 더 찍을 쉼표가 있을까? 지난 40여 년, 젊음을 다해 보낸 교단을 내려오고 나니 어느덧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거울 앞에 서 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낯설다. 더 품어야 할 꿈과 희망의 불씨를 뒤적이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 책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는 여러 번 빌려 다시 읽은 책이다. '거리의 철학자'로 불리는 강신주가 직접 쓴 책은 아니지만 그의 목소리를 녹취하여 출판한 특이한 책이다. 대화 형식이 주는 편안함이 좋았다. 마치 내 곁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듯해서다. 질문과 대답 사이에 오갔을 그 많은 쉼표들이 행간에 숨어서 생각을 끌어당기는 느낌이 좋은 책이다. 인문주의적 패밀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타자와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 소수 지배자가 되거나 그들 편에 서지 않고 지금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체제에 편입하기보다 이 힘든 체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공감하면서, 인간적 유대를 맺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런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삶이 가치 있고, 그런 사회를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도록 만들어갔으면 좋겠어요. -362~363쪽 "가장 급진적인 혁명가도 혁명 다음 날부터는 보수주의자로 바뀔 것이다"라고 한 한나 아렌트의 책 속 한 문장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어느 순간부터 '보수'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순전히 요즘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장면들 탓이겠다. 본디 '보수'가 주는 이미지는 매우 안정적이고 바람직하며 교양이나 예절을 겸비한 단어가 아니었던가. 전체 목차를 보니, 모두 '열한 번째 만남'으로 구성된 이 책은 결코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금씩 읽고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한 뒤 떠오르는 나의 생각과 잘 버무려 저장해두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두고두고 되새김질하며 읽어야 할 책이다. 철학자의 밥상에 앉아서 겸상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나의 지적 능력을 업그레이드 한 뒤 추가로 요약해 올리고자 한다.
대한민국 유초중등 교육계에 멘토와 같은 지성인이 정년퇴임을 하게 되었다. 최근 지방 언론에 의하면 "대한민국 교육 더욱 빛나게 노력할 것"을 다짐으로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제5대 총장)가 제자들과 함께 퇴임식을 하며 지난 32년간의 교육 여정을 마무리함을 보도했다. 필자와는 1960년생 동갑내기이고 출신 대학과 봉직한 학교급은 달랐지만 같은 교육계에 종사하며 필자가 닮고 싶은 큰 바위 얼굴로 늘 가슴 속에 존재했다. 그는 뛰어난 학력과 지성으로 대학에서 예비 교사들을 가르치는 데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강연과 글로써 이 나라 교육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교사들의 정신적 멘토가 되어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필자는 인천의 J고등학교 교감 시절에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로서 초청 강사로 모셔 강의를 듣고 면전에서 직접 뵙고 인사를 나눈 적이 있을 뿐이다. 박 교수는 워낙 활동 반경이 넓어 이 순간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필자는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필자보다는 훨씬 넓고 다양한 영역의 교육계 내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모습에 부러움과 함께 그날 그의 강연 내용에 진한 공감을 표하며 마음속의 교육계 동지로 존경의 마음을 품었었다. 그는 외적으로도 살아 온 연륜에 비해 동안(童顔)의 모습으로 역동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교육자로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그는 수많은 저서를 남겨 이 나라 교육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했다. 지금도 필자는 그의 책들을 참고하며 칼럼의 소재를 얻기도 하고 공감하는 내용을 인용함에 존경의 마음을 닮아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실력의 배신』과 『최고의 교수법』 『생성 AI시대 최고의 교수법』 등은 두고두고 참고할 내용이 풍부한 저서로 아껴 소장하면서 읽고 있다. 그 밖의 각종 강의와 인터뷰 내용들도 왜 그가 이 시대 교사들의 멘토로 불리는지를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박 교수는 제자들의 양성에도 남다른 열정과 교육관으로 훌륭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는 현직 교수는 물론 수많은 초등학교 교사가그의 지도에 크게 힘입어 전국 곳곳에서 학생교육에 그를 닮은 모습 그대로 열정적으로 교단에 봉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필자가 만난 우수한 초등 교사들도 그의 제자임을 밝혀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생각을 굳히기도 했다. 필자는 박 교수를 늘 멀리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그의 왕성한 저술 활동에 부러움과 함께 ‘배워서 남 주는’ 지식인으로서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해 왔다. 외국에서의 유학이 그리 쉽지 않던 시절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학문적 결실을 맺고 학위를 취득한 것도 그렇지만 전국의 거의 모든 곳을 돌며 강의에 나선 모습은 지칠 줄 모르는 그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사랑, 활동의 에너지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된다. 교육자는 자신의 교육 철학과 사상, 그리고 각종 교육활동을 가급적 글과 강의로 남겨 이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드는데 기여하는 본보기가 되어야 함을 박 교수를 통해 배우고 느낀다. 이제 그의 말대로 “모든 제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빚을 갚는 마음으로 제2의 삶을 더욱 열심히 살아내겠다”며 “정년에 점하나 찍어 ‘청년’으로 거듭나 대한민국의 교육이 더욱 빛을 발하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한 박 교수에게 제2의 인생을 더욱 빛나고 의미 있게 살아가도록 진심으로 응원하고 축원하고자 한다. 더불어 “강연과 집필 그리고 그동안 써왔던 글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세상과 나누고자 한다”는 발언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며 기대를 하고자 한다. 특히 “국제 활동을 통해 세계 교육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한 약속에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육자로서의 활동에 더욱 역량을 발휘하여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옛 대한민국의 경영 구루(guru)의 말처럼 대한민국 대표 원로 교육자로서 선도적인 모델로 후학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줄 수 있기를 함께 기원하는 마음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농촌유학 프로그램 참가자가 2232명을 돌파했다. 올해 1학기 참여 학생은 총 381명으로 집계됐다. 교육청은 “2025학년도 1학기 농촌유학 신규 모집 결과, 총 381명의 학생이 참여해 누적 2232명을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농촌유학은 서울 초·중학생이 농촌 학교에 다니면서 생태 친화적인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으로 2021년부터 시작했다. 서울 소재 공립 초등학교 1~6학년과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참가 학생들은 강원·전남·전북 등 농촌 지역에서 6개월 또는 1년 동안 생활한다. 올해 1학기 농촌유학에 참여하는 학생 381명 가운데 신규 참여는 150명, 연장 참여는 231명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 166명, 전남 143명, 전북 72명으로, 신규 신청은 강원 지역(87명)이 가장 많았고, 연장 신청은 전남 지역(101명)이 가장 많았다. 참가 학생들은 2월 중에 해당 지역으로 주소 이전 및 전학 신청을 한 후 3월부터 농촌유학 생활을 시작한다. 교육청이 2024학년도에 실시한 농촌유학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학기 참가 학생의 만족도는 90.9%, 2학기 참가 학생의 만족도는 92.8%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농촌유학이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청은 농촌유학을 마친 학생과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농촌 지역과 교류하도록 지역 유관기관과 함께 ‘제2의 고향 만들어주기’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가자에게는 유학 지역의 도민증을 발급하고 지역 가맹점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농촌유학은 학생들에게 자연 속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며,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교육 모델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학생이 농촌유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가, 어린 영혼의 명복을 빕니다 2025년 2월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40대 교사 A씨가 1학년 김하늘 양(7)에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 양이 발견된 곳은 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이며돌봄 교실에서 불과 10~20m 떨어진 곳이다. 하늘의 별이 된 어린 영혼이 겪었을 모진 고통을 어떤 말로 형언할 수 있을까! 현장을 목격한 할머니의 고통과 그 부모의 아픔을 어떤 행위로 위로할 수 있을까? 이 세상에 그런 고통을 위로할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앞으로 평생 지옥 같은 고통의 터널 속에서 가슴에 묻은 자식을 안고 감내할 슬픔으로 애간장이 끊어지는 그 피맺힌 절규를, 뉘라서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깊은 위로를 드리고 싶을 뿐이다. 40여 년 교단에 몸을 담았던 전직 교사로서 함께 슬픔을 나누고 싶은 간절함으로 전해지지 못할 이 글을 쓰며 지켜주지 못한 죄송함에 눈물로 위로를 드린다. 학교도 사람이 사는 곳이고 교사도 사람이니 잘못된 인성으로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다고 항변조차 할 수 없음을! '묻지마 범죄'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하지만 다른 말로 대신할 수도 없다. 온 세상이 다 썩어도 학교만은 성역으로 남아야 할 마지막 보루이기에 더욱 뼈아픈 사고다. 김 양에게 흉기를 휘두르기 4일 전인 지난 6일, 교사 A씨는 동료 교사의 팔을 꺾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또 사용하던 컴퓨터의 작동 시간이 느리다며 기기를 파손했다고 한다. 심각성을 느낀학교 측은 휴직을 권고하고 교육청에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고 당일 오전 교육청 담당 장학사가 학교에 와서 분리하도록 했으나이날 오후에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그것도 시청각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에 흉기를 휘둘러 학생이 숨졌다. 학교에서 이런 사고가 있었던가. 보도된 사건의 개요를 종합해보면 예견된 사고였음을 예측할 수 있다. A교사는 이전에도 여러 번 극단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는 것, 며칠 전에도 동료 교사의 목을 누르고 손목을 비틀며폭행했다는 정황까지 있었으니. A교사는 누가 되었든지 같이 죽을 대상을 찾았다는 사실이 무섭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른 바 '묻지마 범죄' 의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그 교사가 수년 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으며 휴직과 복직을 반복했다고 하니 위험성이 내재되었다고 본다. 그럼에도 우울증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분석하는 정신과 의사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우울증이 아니라 조현병이나 망상장애를 겪고 있는 분노조절장애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가 혼잣말처럼 자주 말한 내용이 그렇다고 보는 듯하다. '왜 나만 불행해야하느냐" 는 말을 자주 했다는 것. 막을 수 없었을까?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이 불행한 사고는 문제점이 여러 가지로 얽혀 있는 중대 범죄다. 교육계에서는 심층 분석을 하여 재발방지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첫째, 정신적인 문제가 심각한 교사가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면서도 교단에 설 수 있는 시스템 문제다.근무에 지장이 없음을 인정해주는의사의 진단서 한 장으로 심각한 문제가 내재된 교사를 받아줘야 하는 학교의 현실은 법적인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둘째, 서이초 교사 사건에서 보듯교권 추락을 겪고 있는 교직사회에 숨겨진 아픔과 갈등으로 이미 많은 교사가우울증을 호소하며 치료 중이다. 매년 상당수 교사들이 삶을 포기하는 일이 있음에도 보도조차 되지 않은 사고들이 많다. 학부모와의 갈등, 학생들에게 받는 스트레스에 직장 내의 갈등까지 호소하며 교단을 등지는 사례도 많다. 셋째, 학생들의 돌봄 기능을 학교에 맡기는 게 온당한 지 돌아볼 때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정규수업이 끝난 후 늦은 시각인 오후 5시가 다 되도록 학교에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커다란 문제가 아닌가. 단 한 명만 남아 있어도 안전한 귀가 때까지 그 곁을 지켜줘야 할 돌봄 교사 한 명으로 가능한 일인가. 인력을 충원해서라도 보다 안전한 대책을 세워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는 자율 귀가 방침에 따랐다고 하니 시간 공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귀가 전에 학부모가 직접 데리러 가야 하지 않았을까. 사고의 희생자는 돌봄 이후에도 학원에 가야 하는 학생이었다. (학원 선생님이 학생이 오지 않아서 학부모에게 연락하여 찾아가게 된 것이라고.) 넷째, 너무 이른 나이부터 과도한 사교육에 몰입하는 비정상적인 교육 현실도 생각해 볼 문제다. 자식들을 잘 키우려는 부모들의 희망과 꿈을 나무랄 사람은 없다. 1학년 아이가 정규수업에 방과후 돌봄에 이어 학원 생활까지 하고 나면 귀가 시간이 몇 시일까? 맞벌이 가정인 경우에 돌봄 교실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 중 한 명이 아이를 돌볼 수 없거나받아줄 친인척이 없는 경우에는 부모의 퇴근 시각에 맞춰 학원까지 병행하는 사례가 많다. (나의 교단 경험 상) 결혼을 포기하거나비혼주의자도 많은 나라다. 결혼을 했다 하더라도 가치관에 따라, 막대한 교육비에 따른 경제적 문제 등으로 자녀를 원하지 않는 부부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어쩌다 한 명이거나 많아야 두 명인 자녀를 둔 가정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귀한 세상이다. 아파트에서 아기 울음 소리가 나면 반가울 정도로 아기 소리를 듣기 어려운 세상인데, 그마저도 끔찍한 사고로 잃게 하는 현실이 비극적이고 너무 아프다.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이 시절에 경천동지할 이번 사고의 충격으로너무나 비통하다. 어린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이 코 앞인데 학부모들이 겪을 마음고생이 얼마나 클까. 가장 믿어야 할 선생님을 의심하고 감시하는 불행한 사태를 보며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이 겪을 고통 또한 얼마나 클까. 그동안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고 돌봐온 수많은 선생님과 돌봄 교사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자녀를 마음 놓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교육당국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신속하게 세울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10일 발생한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한국교총과 대전교총(회장 김도진)은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학교 현장에서 발생한 데 대해 큰 충격과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학생을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하며, 형언할 길 없는 슬픔에 잠긴 유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에서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근본적인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교육계도 깊은 성찰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수사 기관과 교육부, 대전교육청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교총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진상과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강주호 한국교총 회장과 김도진 대전교총 회장 등 교총 임직원은 12일 오전 대전교육청과 학교에 마련된 초등생 추모분향소를 잇따라 찾아 조문했다.(사진) 조문 후 강 회장은 "같은 나이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유가족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절망과 슬픔을 딛고 다시 설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현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데 대해 교육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교총은 안전한 교육 환경과 학생 보호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진 회장도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 규명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조문 후 교장 등 학교 관계자를 만나 의견을 나누고, 학교가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모든 협력과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입법예고 종료에 대해 “시·도 상황, 다양한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정 규모의 교원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공립 교원 정원 입법예고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진행됐으며, 개정 정원 시행은 3월 1일부터다.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2025학년도는 총 2232명이 감축된다. 초‧중등 교과교원은 지난 2023년 4월 교육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수립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에 따라 초등 1289명, 중등 1700명이 각각 줄어든다. 이는 한시정원으로 증원된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기초학력 보장 지원’을 위한 초등교원 500명, ‘학교의 설립‧폐교에 따른 교원 배치 지원’을 위한 초‧중등교원 1307명(초등 624명, 중등 683명)이 반영된 수치다. 유치원교원은 동결, 특수교원은 520명 증원, 비교과교원은 237명 증원된다. 비교과교원 중 보건교사는 62명, 영양교사는 50명, 사서교사는 42명, 전문상담교사는 83명 늘어난다. 이번 결과에 대해 교육부는 “중장기(2024~2027) 교원수급계획 발표 때 고려했던 교사 1인당 학생 수, 디지털 인재양성, 기초학력 보장, 신도시 과밀학급 해소,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지원 등 다양한 교육수요를 반영해 적정 규모의 교원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한 신규채용 규모에 대해서는 “지역별 퇴직 규모, 전직, 휴직, 임용대기자, 정원의 증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적정 규모의 채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교육부와 육아정책연구소는 11일 서울 중구 육아정책연구소 회의실에서 ‘5세 이음교육 이야기 공연(토크콘서트) 이음톡톡 소통톡톡’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 어린이집·유치원 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5세 유아의 원활한 초등학교 적응을 지원하고 5세 이음교육의 올바른 이해 및 실행 방안을 논의한다. 이음교육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중요한 변화의 시기의 유아에게 세심한 맞춤형 교육을 통해 건강한 성장과 발달 및 초등학교로 원활한 전이·적응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마련됐다. 콘서트는 1부(부모)와 2부(교사)로 나뉘어 열리며, 각각 ‘전문가 강연→특별 출연자(게스트) 이야기→청중 질의·응답’ 순서로 운영된다. 1부는 교사·전문가가 부모 30여 명과 함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5세 이음교육에 대한 필요성, 해당 시기에 함양해야 할 기초역량 등을 주제로 진행된다. 2부에서는 교사와 학계 전문가가 기관에서 이음교육을 어떻게 운영할지 함께 논의하고 상호 경험을 나눈다. 특히 2부는 어린이집·유치원에서 이음교육을 설계·운영할 때 고려해야 할 내용을 담은 ‘5세 이음교육 표준안(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5세 이음교육 표준안(시안)’은 교육부가 시·도교육청과 함께 이음교육의 목표, 기초역량, 설계·운영 방법 등의 내용을 담은 자료로 이음교육 현장 안착 지원을 위해 제작했다. 올해 시범 적용 및 현장 의견수렴 등을 거쳐 수정·보완 후 2026년에 최종 자료를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행사 녹화 영상물은 홈페이지(https://i-nuri.go.kr) 및 유튜브(아이누리 채널)에 탑재된다. 박대림 영유아지원관은 “기관·가정·지역사회·교육 당국 등이 협력해 유아의 건강한 성장·발달을 지원하는 이음교육이 안정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5세 이음교육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교내 휴대전화 사용이 학생의 학업성취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사이버 괴롭힘 등에 이용되는 등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영국에서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최근 영국 의회 상원도서관이 발간한 ‘Mobil phones in schools: Mandating a ban?’ 보고서를 인용한 최신 외국정책정보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내에서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점이 부각된 연구발표가 꾸준히 나왔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주는 잠재적 학습효과 등을 이유로 전면적 휴대전화 사용금지는 비효율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5년 런던정경대에서 중등학교의 휴대전화 금지령 이후 시험점수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휴대전화 금지 이후 시험 점수가 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24년도 OECD 국제학업성최도평가(PISA)에서는 15세 학생 중 약 2/3 정도가 수업 중 디지털기기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2020년 영국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잉글랜드, 웨일즈 학생 5명 중 1명이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이버 괴롭힘을 당했고, 이 중 72%는 학교에서 경험했다고 밝혀 문제점이 부각됐다. 그럼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한 교육으로 다양한 주제의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고 교실에서 프로젝트나 과제를 수행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긴급 상황에서 연락수단으로 용이하다는 이유로 법에 의한 일괄적 규제에는 소극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현재 영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교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2024년에도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 형식의 지침만 발표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교내 휴대전화 허용 여부가 개별 학교 권한에 의해 결정되고 있으며, 20024년 초 교사 1만 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에서는 초등학교의 98%, 중등학교의 62%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영국 국민의 절반 가량(48%)이 교내 휴대전화 사용의 전면금지를 지지했고, 7%는 수업 중 휴대전화 수거에 찬성한 가운데 지난해 10월 조시 메켈리스터(Josh MacAlister) 노동당 하원의원이 ‘어린이 디지털 안전 및 데이터 보호법안’을 발의해 3월 7일 심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안에는 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고, 휴대전화 사용 중독에 대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 행정안전부에서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2025년도 초등 교사 정원 2424명과 중등 교사 정원 2443명이 감축된다. 학생 수 급감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한시 정원 1807명 증원분을 반영해도 3060명이 준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사회적 변화가 이유일 것이다. 초·중·고 학생 수 추계에 따르면 올해 학생 수는 502만여 명에서 내년도엔 484만여 명으로 18만여 명이 감소한다. 또 2031년에는 384만여 명으로 현재보다 100만 명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살펴보면 실제 초·중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각각 15.8명, 13.1명으로 OECD 평균인 14.0명, 12.8명보다 약간 많다. 고교는 10.5명으로 OECD 평균인 12.7명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를 바탕으로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교원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행정당국의 평면적 접근으로는 과밀학급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온전히 열어주기 위해서라도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더욱 세심한 교육적 지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넘지 않는 교육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교원정원 산정기준 변경 지금도 늦어 교육여건 개선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교사 수가 아무리 많아도 교실에서 학생들과 대면해 가르치는 교사는 1명이다. 결국 학급당 학생 수가 얼마나 되느냐가 교사의 교육적 지도와 학생 개개인의 학습에 대한 개입을 얼마나 더 많이 할 수 있는가를 판가름하는 결정적 지표인 것이다. 현재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 22명, 중학교 26명이지만, 이는 한 학년 전체에 10명도 안되는 도서벽지 소규모 학교나 도심의 과밀한 경우를 고려하지 않은 평균치에 불과하다. 지난해 기준 학급당 학생 수가 26명 이상인 과밀학급은 전체 22만여 학급의 32%인 7만여 개다. 실제 1개 교실에서 5~7명을 하나의 모둠으로 구성한다고 할 때 40~50분 수업 시간 동안 교사의 적절한 개입과 학습지도를 위해서는 3개 모둠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 경우 학급당 최대 학생 수는 21명이다. 이보다 학생 수가 많으면 충분한 교육적 경험과 지도가 이뤄지기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 등 저연령 학생에게는 더 많은 교육적 지도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를 고려할 때 학급당 학생 수가 최대 20명을 넘지 않도록 하는 형태로 교원정원 산정기준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해 교총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하고, 이를 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의 발의를 추진했고, 입법발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 대한 심사 등 논의는 전혀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답답하다. 교육은 매 순간이 중요한 시간이다. 적절한 개선 시기를 놓치면 학생들의 피해는 회복하기 어렵다. 교원정원산정기준의 개편 시기는 지금도 늦다. 임시로 투입되는 기간제교원 비율은 2005년 3.5%대에서 2015년 9.8%로 폭증했고, 2024년에는 15.4%로 매년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심지어 중학교는 22%, 고등학교는 23%대로 5명 중 1명이 기간제 교사로 투입되는 상황이다. 끝없이 올라가는 임시교사 지표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국회와 정부가 미래교육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갖고 답해야 할 것이다.
“선생님, 특수교육은 왜 장학이 없어요?” 어느선생님의 하소연이었다. 특수학교에 근무하면서 딸에게 특수교사를 권유했으나지난 3년간 근무하던 딸이 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지만, 혼자 감당해야 할 무게가 벅찼고, 특수교사를 권유했던 것이 엄마로서 무척 미안하다고 했다. 선배 특수교사로 미안했고, 평소 특수교육에서 ‘장학’이 강조돼야 함을 말했던 터라 더없이 속상하고 눈물이 났다.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 중요해 지난해 10월, 인천 초등 특수교사를 하늘의 별로 떠나보낸 후 우리는 특수교육 현장의 총체적 난국을 가슴 저미게 마주했다. 5년 차 교사는 과밀학급 학생을 오롯이 감당하며 과중한 업무에 치여 있었다. 사실 특수교사들은 이러한 현실을 오래전부터 직면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49재 추모 집회에서 충남교총 특수교사 대표로 발언하며 앞으로 더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이처럼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2024년 기준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역대 최대인 11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교육부는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서 기간제 특수교사 지원을 확대하고 특수학교(급)를 확충해 과밀 수준을 6%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현실적인 여러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에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중요한 두 가지를 제안해보고자 한다. 첫째, 개별화 교육계획 운영을 고도화해야 한다. 특수교육의 꽃은 개별화 교육계획이다. 일반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힘써야 한다면 특수교사에게는 개별화 교육계획과 행동중재가 더해져 있다. 하지만 현재는 도전적 행동중재(문제행동중재)에 집중된 형국이다. 교육보다 치료지원, 방과후학교, 지원인력 등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에만 몰두하고 있다. 학생 중심 맞춤형 특수교육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학생별 개별화 교육계획 수립과 운영의 질을 높여야 한다. 둘째, 장학을 강화해야 한다. 특수학급 현장은 마땅히 점검돼야 할 사항들이 점검되지 못하고, 특수교사들은 각자도생하고 있다. 특수학급에는 학교 안의 자율적인 장학 또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동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원 장학이 중요한 이유다. 특수교육 담당 장학사가 특수학급을 체계적으로 ‘장학’할 수 있도록 특수교육 전공 장학사 배치를 전면 확대하고, 특수교사 혼자 감당하고 있는 통합교육 운영과 과중한 행정업무 등을 경감시켜야 한다. 지원 장학 강화로 해결 나서야 더 이상 동료 교사를 떠나보내는 일이 없도록 특수교육 여건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특수교사를 외딴섬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사람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배움을 돕는 교사부터 행복해져야 한다. 더 나아가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행복한 ‘사람사랑 특수교육’이 펼쳐지는 날을 꿈꿔본다.
김 선생님은 월급날이 두려웠다. 연말정산 때문이다. 어차피 그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1월 말에 행정실에 서류를 제출하면서 다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혹시 몰라 나이스에 접속했다. 쿵쾅거리는 심장이 선생님의 왼쪽 고막을 때렸다. 김 선생님은 조심스레 조회 버튼을 눌렀다. 짜잔! 월급명세서가 웃으며 말했다. “노트북 한 대 값 토해내세요.” 김 선생님이 읽기를 포기한 이유 김 선생님은 이 수모를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에 ‘연말정산 팁’이라고 검색했다. 그랬더니 연말정산 악당의 부하들이 줄줄이 소시지로 나오는 게 아닌가? 각자 자기 이름표를 머리에 두르고 있었다. -1번: 소득공제 -2번: 세액공제 -3번: 과세표준 3초간 침묵이 흘렀다. 그리곤 김 선생님은 조용히 X 버튼을 눌렀다. 김 선생님이 글 읽기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려워서다. 소득공제, 세액공제, 과세표준 같은 낱말은 세금을 주로 다루는 사람에게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 직장인은 1년에 한두 번 접할까 말까다. 당연히 낯선 낱말로 범벅된 글은 읽기 싫다. 이건 누구 잘못일까? 이해 못 한 김 선생님 탓일까? 절대 아니다. 전적으로 글쓴이의 잘못이다. 독자가 이해 못 했다면 저자가 잘못한 거다. 그러므로 글은 무조건 쉽게 써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읽을 수 있다. “3월엔 학생들과 래포를 좀 쌓아보려고요” ‘래포(rapport)’는 친밀한 관계, 유대감 정도로 옮길 수 있는 낱말이다. ‘라포’ 또는 ‘라포르’라고 하는 선생님도 많다. 그런데 이건 우리 업계 종사자들이나 아는 말이다. 만약 학부모 상담할 때 이 말을 쓰면? 열에 아홉은 못 알아들을 것이다. “아니, 래포를 모른다고요?“ 놀라지 마시라. 대부분은 이 말을 모른다. 선생님이 안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다 알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상황을 ‘지식의 저주’라고 한다. 둘 중 한쪽만 전문용어를 써서 대화 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초등 3학년도 이해하게 쓰자 ”아니, 과세표준을 모른다고요?“ 세무 전문가들이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겠는가. 그러니 우리는 쉽게 설명해야 한다. 글을 쉽게 쓰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자. 내 글을 초등학교 3학년이 읽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10살이 이해할 수 있으면 전 국민이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연말정산을 이렇게 설명한다. -소득공제: 연봉 줄이기 대작전 -세액공제: 세금 줄이기 대작전 솔직히 이것도 좀 더 손질해야 한다. 초등 3학년은 ‘연봉’이라는 말을 모를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월급 줄이기 대작전’이 더 나을 수도 있다. 이 정도면 10살짜리 어린이도 다 이해할 수 있다. 선생님은 남들보다 글쓰기에 유리하다. 쉽게 설명하는 걸로 밥 벌어먹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교사보다 쉽게 설명하는 걸 잘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글수저다. 그러니 글은 쉽게 쓰자. 특히 SNS에는 더더욱 쉽게 적자. 그래야 사람들이 읽어준다. 잊지 말자. 전 국민은 초등학교 3학년이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초등 교사 정원 2424명과 중등 교사 정원 2443명을 각각 감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한시적 정원 분을 반영하면 초등 교사 1300명과 중등 교사 1760명이 줄어 총 3060명 수준의 감축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에 한국교총은 “학생 수가 줄어 교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기계적 경제 논리는 교육의 질 향상과 교육력 강화라는 국가적 책무를 회피하는 것”이라며 “농산어촌 교육여건을 악화시키고 도시 과밀학급을 방치하는 교원 정원 감축을 절대 반대한다”고 5일 밝혔다. 교총은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행안부에 전달한 뒤 반영을 촉구했다.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을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설정하고 이를 넘는 과밀학급이 발생하지 않도록 증원해야 한다는 것이 교총의 설명이다. 실제 2024년 교육통계연보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가 21명 이상인 초‧중‧고(일반고) 학급은 15만7628학급으로 전체(21만9918학급)의 71.7%에 달한다. 26명 이상인 학급도 7만 645학급으로 32.1%다. 특히 올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따른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해서는 교원의 대폭적인 증원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라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해서도 교원 증원을 통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교총은 “교육여건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은 학급당 학생 수”라며 “개별화 교육 등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원 증원을 통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교원 정원의 대규모 감축은 도시 과밀학급 문제는 물론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의 상치‧순회교사나 복식학급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교원을 증원해 지역 특성을 반영한 획기적인 교원 수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갈수록 늘어나는 기간제 비정규직 교원 문제 해결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05년 초‧중‧고교의 비정규직 교원(기간제 교원) 비중은 3.5%였던 것이 2024년에는 15.4%로 증가한 상황이다. 특히 중학교는 21.9%, 고교는 23.1%에 달한다. 교총은 "교직의 비정규직화만 가속화하는 것은 공교육 방치와 다름없다”며 “교원 증원으로 비정규직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023년 서울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보호 5법이 제정됐음에도 일선 학교에서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의견에 따라 한국교총이 추진한 현장 의견을 반영한 입법 활동의 결과 올해는 보다 세밀하게 교육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된다. 우선 교육기본법 개정에 따라 6월부터 교원의 교육활동과 생활지도 권한이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된다. 또 동법 개정으로 과도한 스마트기기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올바른 스마트기기 사용에 관한 소양 교육 등 필요한 시책을 수립해 실시해야 할 의무는 이미 지난달 21일부터 시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지원법(교원지위법)에 의해 7월부터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인한 병가 또는 휴직에서 복귀한 교원은 상담 및 심리치료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교내외에서 실시되는 다양한 교육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교원의 부담을 덜어주는 법이 시행된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학교안전사고 예방법(학교안전법)이 6월 21일 시행되면 학교장과 교직원은 학생에 대한 학교안전사고 예방과 안전조치 의무를 다한 경우 학교안전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 또 학교장은 필요한 경우 학교 밖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장소와 시설 등을 사전에 답사하는 등 관련 교육활동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인솔 교사를 보조하는 인력을 배치할 수 있게 된다. 교육감은 인력 배치에 대한 행·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교총은 2022년 11월 강원도 속초시 한 테마파크에서 초등학교 현장 체험학습 도중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인솔 교사가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법 시행 전이라도 교원의 실질적 보호를 위한 다양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날 시행되는 개정 초중등교육법의 내용도 의미가 있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은 학생생활지도에 필요한 인력과 시설 등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할 수 있게 되고, 학교 민원 처리를 위한 계획을 수립해 시행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 또 학교장은 학교 민원 처리 방법과 절차에 관한 사항을 정기적으로 안내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개정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이 7월 22일부터 시행되면 학교폭력전담조사관 제도의 법적 근거가 발생하고, 교육감이 지역 맞춤형 시행 계획을 수립해 공표해야 한다. 그동안 시행령에 있었던 학교폭력전담조사관 근거의 법적 지위가 격상돼 기본권의 침해 요소를 줄이고 사안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1일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교육시설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이달부터 신설, 증축, 개·재축, 이전하는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대학 기숙사, 합숙소, 임시교실에는 자동물뿌리개(스프링쿨러) 등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다.
학교자율시간의 탄생 배경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초등학교 현장에 적용된 지 1년이 지났다. 2024학년도부터 1~2학년군 적용을 시작으로 2025학년도 3~4학년군, 2026학년도 5~6학년군에 순차적으로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중점은 무엇일까? 다양한 변화가 있겠지만, ‘자기주도적인 사람’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제시한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이에 따라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생의 자기주도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교육과정 ‘편성’이라는 용어 대신 교육과정 ‘설계’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초등학교 학교자율시간은 이런 흐름 속에 단위학교에서 ‘지역과 학교의 다양한 여건을 고려하여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실제로 구현하여 운영하도록 지침을 구체화한 것이며,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었음을 단위학교에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변화이다. 학교자율시간의 개념과 지침 교육부가 발간한 2022 개정 초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톺아보기에서는 학교자율시간을 ‘지역과 학교의 여건 및 학생의 필요에 따라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의 일부 시수를 확보하여 국가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교과 외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더 구체화해서 정리해 보면, 단위학교는 3~6학년 중 최소 1학기 이상 학교자율시간을 편성해야 하며, 학년이나 학기 단위로 운영하고,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1주의 시간을 확보하여 학기 내에 1주의 수업시간을 모두 운영해야 한다. 학교자율시간의 주제, 운영 학년과 학기, 운영형태나 편성 방식 등은 학교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가 결정한다. 학교자율시간 적용 첫해, 혼란의 연속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2023학년도부터 2024학년도까지 2년 동안 ‘2022 개정 초등학교 교육과정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왔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연구학교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전반을 연구하는 학교이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처음으로 도입되는 학교자율시간이 뜨거운 감자였기 때문에 주로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2023년 2월, 서울시 교육과정 연구학교 운영 교사들이 서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에 모였던 날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막연하게 말로만 들어오던 학교자율시간의 구체적인 실체를 알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모였던 그날, 우리 학교 대표 교사로 참석했던 필자는 첫 모임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는 내내 학교자율시간을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었다. 다만 무엇인가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인지했기 때문에, 기존 교과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했고, 연구학교 운영회의에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하지만 함께 연구하는 연구학교 운영 교사에게 “도대체 얼마나 새로워야 하나요?”라는 볼멘소리를 듣기도 했다. 지금 글을 쓰며, 우리 연구팀이 의문을 가졌던 내용을 정리해 둔 기록물을 다시 보니, 그 당시 느꼈던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다시 떠올랐다. 그중 몇 가지를 추려보면 ▲교육과정 재구조화 프로젝트 학습 혹은 창의적체험활동과 학교자율시간의 차이는 무엇인가? ▲학교자율시간의 주제는 학교공동체 특히 학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해야 하는데, 학생들 의견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가? ▲학생들의 역량은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학교자율시간 활동은 몇 가지나 운영해야 하고, 몇 시간을 운영할 것인가? 등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첫해에 느낀 의문점들은 학교자율시간 지침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바로 해소될 수 있는 것들도 많았다. 예를 들어 기존의 교육과정 재구조화 프로젝트 학습과 창의적체험활동·학교자율시간의 차이점을 보면 학교자율시간은 기존의 교육과정에 없는 새로운 활동이나 과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선 두 가지는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으로 기존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의 성취기준이나 내용 등을 근거로 이루어지는 것임에 반해, 학교자율시간 활동이나 과목은 기존 교과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성취기준을 개발해서 활용해야 한다. 또 다른 예로는 학교자율시간 활동의 개수와 운영 시수가 있다. 연구를 시작한 첫해에는 지침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지금은 시·도교육청에서 학교자율시간 운영지침을 제시하고 있어서 이를 준수하여 정하면 어렵지 않다. 시·도교육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 1학기 내에 활동 2개를 넘어가지 않게 하고, 시수도 총 시수÷34주의 결과값을 반영해서 운영하면 된다. 다만 연구 첫해인 2023학년도에는 지침이 정해지지 않아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첫해에는 1학년과 함께 2학년도 운영했고, 활동도 한 학기 내에 4~5개를 하는 학년도 있었다. 또 시수도 일반적인 3~4학년 운영 시수인 29시간을 훌쩍 넘어 40시간 내외를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지침이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거나 안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음으로는 학교자율시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적으로 학교자율시간 주제 선정에 대한 학생 의견 반영이 있다. 학교자율시간의 도입 취지는 학생의 주도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우리 학교 5학년 연구교사들은 취지에 맞게 운영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학생들에게 더 배우고 싶은 활동 주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5학년 학생 중 대략 90% 이상의 학생들이 모두 체육에 몰표를 주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5학년 선생님들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과연 이 결과를 반영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다른 주제를 일방적으로 정해서 통보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연구학교 운영 교사들과 오랜 시간 논의한 결과, 학생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교육과정 전문성이 있는 것은 교사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교사가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사전에 학생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동의를 구하거나, 주제를 구현하는 교수·학습방법이나 실제 활동의 소주제를 정할 때는 학생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합치되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이 원하는 활동은 예산이 많이 필요한데 예산 확보가 어렵다거나, 너무 많은 활동을 다채롭게 하면서 교육활동을 단순 행사로 인식한다는 점, 교원의 업무가 과다해진다는 것 등이 어려웠던 점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공모사업을 신청하여 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하였고, 교육활동을 성취기준과 연계하여 깊이 있는 학습으로 연계하는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동학년이 함께 협력하는 방법을 만들고, 서로의 어려움을 돕는 방법으로 업무량 증가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었다. 2023학년도를 보내며, 연구학교 운영 교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우선 우리가 찾아보고자 했었던, ‘학교자율시간을 쉽게 운영하는 방법’은 찾지 못했다.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교사가 새롭게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원하는 바를 구현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추고 노력하는 것은 분명히 쉽지 않았던 작업이었고,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다만 모든 교사의 한결같은 반응은 한 가지 있었다. 올해 운영한 학교자율시간 활동들을 학생들이 재미있어했다는 것, 그리고 학생들이 분명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 그래서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학교자율시간 적용 두 번째 해, 교사 전문성 확보 큰 소득 우리 학교는 연구학교 운영 두 번째 해를 맞이하면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왜냐하면 연구학교 1차년도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운영해 본 결과, 어려운 점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고, 학교자율시간 지침도 구체적으로 정해지면서 운영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교육과정부장인 필자가, 첫 회의에서 연구학교 운영 교사들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다. 바로 2차년도에는 학교자율시간을 ‘활동’이 아니라 ‘과목’을 개발해서 운영해 보자고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선택으로 인해 또 우리는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고, 힘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교육감 승인 과목’을 개발하고 운영해 보자고 제안한 데에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 학교의 연구학교 운영 주요 목표 중 한 가지는 학교자율시간을 시작하는 학교가 쉽게 학교자율시간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교육감 승인과목의 경우, 새로운 과목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교육감 승인을 받으면 같은 시·도교육청 내에서 개발된 과목의 교육과정을 일반 학교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즉 과목 교육과정 개발이 활성화될수록 단위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과정도 많아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과목의 교육과정 개발이 힘들기는 하겠지만, 아주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 우리 학교가 선제적으로 해 본 뒤, 다른 학교에 방법을 안내해서 많은 학교가 다양한 과목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처음의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과목을 ‘개발’한다는 것은 국어·수학·사회 등의 교과와 같이 과목 설계의 개요, 과목의 성격과 목표, 내용체계, 성취기준, 성취기준 해설, 성취기준 유의사항, 교수·학습의 방향, 평가의 방향 등을 모두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 기존 교과와 내용이 중복되거나 다음 학년 교육과정을 넘어서서 선행학습이 되는 경우를 모두 피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많은 교육과정 전문성이 요구되었다. 일차적으로 과목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나서도 교육청 면접(교육과정 개발 의도 등을 설명하는 자리)을 봐야 하고, 3~4차에 걸쳐 수정해야 했으며, 윤문 검토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 했기 때문에 지친 나머지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에 대한 한탄도 나올 정도였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수들과 과목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받고, 연구팀원들과 함께 수없이 많은 회의와 공부를 통해 전문성을 높인 결과, 결국 3~6학년까지 총 4개의 과목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교육감 승인을 받았다. 교사에게 교육과정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교육과정을 구체적으로 구현한 교과용 도서와 지도서도 그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진다. 우리 학교도 개발한 교육과정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하여 3~4학년은 각각 29차시의 워크북을 추가로 개발하였고, 5~6학년은 각각 32차시의 워크북을 개발하여 우리 학교 학생들의 수업에 활용하였다. 1차년도에 학교자율시간 운영의 어려움을 경험해 보았기에 공모사업을 신청하여 예산을 확보하고, 교육과정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학교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등 충분한 대비를 했다. 물론 과목 교육과정과 교육과정을 구현한 워크북을 개발하는 새로운 어려움을 경험한 2차년도였으나, 또 그만큼의 수확을 얻었다. 먼저 우리 학교 연구학교 운영 교사들의 전문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어느 학교에 가도 교육과정부장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교육과정 문해력 등 전문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역량을 고려한 새로운 활동·과목을 설계·운영·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뜻깊었다. 그리고 2024학년도 학교평가에서 설문에 응답한 많은 학생이 우리 학교가 개발한 과목의 가치를 알고, 높은 흥미도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교육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학교자율시간 적용, 그 후… 2년 동안 연구학교를 운영하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보상은 넘치게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학교 교사의 교육과정 전문성이 높아졌고, 학생들의 수업 흥미도와 역량이 향상되었으며, 더 많이 소통하는 동학년으로 인해 학교문화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교사의 노력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짐으로 인해 학교 신뢰도 역시 높아졌다는 점도 소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많은 학교가 2025학년도 새롭게 적용되는 학교자율시간에 대해 부담감과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예를 들어 3학년만 운영할지, 4학년만 운영할지, 혹은 2개 학년 모두 운영할지 고민하거나 성취기준 개발 방법에 대한 고민, 선생님들의 협조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학교에 앞서 운영해 본 입장에서 교사의 전문성은 그리고 학생과 교육을 생각하는 교사의 마음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