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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왕따, 학교에 대한 부적응, 이성, 죽음에 이르기까지 요즘 10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그림과 글을 통해 따뜻하고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청소년을 위한 첫 그림책 ‘별소년 쌍식이’(최지혜 글, 박레지나 그림|글로연)가 11일 발간됐다. 이 책은 어릴 때 사고로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 쌍식이의 내면을 그렸다. 또래 아이들은 쌍식이를 ‘병신’이라 부르지만 청소년들은 이야기 속 쌍식이의 내면이 그 누구보다 맑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을 보면서 용기를 얻고 위로를 받게 된다. 현재 마포구립서강도서관에서 근무하며 청소년 독서동아리 ‘두드림’을 이끌고 있는 저자 최지혜 씨는 기획의도에서 “학습위주의 환경에 지쳐있는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감성’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식과 감성의 균형 잡힌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림책을 읽는 시간만큼은 잠시나마 입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청량한 공기를 맛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1318을 위한 그림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1만2000원.
날로 힘을 잃어가고 있는 교권이 이제는 침해 수준을 넘어 붕괴 지경에 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교권'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연관검색어로 '교권침해', '선생님놀리기', '교권붕괴' 같은 단어가 가장 앞에 나타날 정도다. 지난해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건수는 287건, 20년 전과 비교해 무려 13배나 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부모·학생에 의한 폭언, 폭행, 협박 등 심각한 사례가 전체 신고 건수의 40%나 차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강원 A초등교에서는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다짜고짜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부모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교무실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등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학교나 교사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기 아이에게 반장을 맡겨주지 않았다는 점, 아이가 교내 대회에서 장려상에 그쳤다는 점 등 매우 주관적인 불만 때문에 벌인 일이어서 더욱 충격이 컸다. 이후 상황을 목격한 학생들이 학부모가 교사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행위를 흉내 내는 등 후유증도 심각했다.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학생들마저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덩치는 커졌지만 분노조절은 안 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힘만 믿고 교사, 특히 여교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부산 C중에서 여중생이 복장불량을 지적한 교사의 머리를 때려 실신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고, 지난달에는 성남 D중에서 학생이 수업시간에 교사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대구 F중 교감이 담배를 압수하자 학생이 교감의 얼굴과 머리를 폭행하고 화분을 집어던지는 등 교사 폭행사건이 이어지고 있어 학교폭력 해결의 중심에 서야할 교사들이 오히려 학교폭력 피해자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정상적으로 교육활동을 펼치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 아래, 이미 수년전부터 교원활동보호법 제정과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해 온 한국교총은 30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회복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다. 호소문에는 교총의 향후 대응 방안과 사회 각계의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인성교육포럼에서는 처음으로 가정, 사회, 체육 예술, 대학입시, 학생자치활동 등 9개 분야의 대표자가 나서 각 분야의 인성교육 실천을 다짐하고 제언해 의미를 더했다. 분야별로 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가정…생애과정별 부모교육 강화(강은성 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장)=가정에서 먼저 시작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하겠다. 밥상머리교육을 통해 가족 사랑과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한편 부모교육에 적극 참여하겠다. 바람직한 자녀교육을 위해서는 가정-학교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교육기부 등 학부모의 학교 참여기회를 늘려야 하며 학교·직장에서의 생애과정별 부모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사회…‘우리마을 지킴이’, ‘돌봄 품앗이’ 확산(서인숙 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 상임대표)=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힘을 모아 청소년들이 바르게 자랄 평화롭고 안전한 가정과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주민이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우리마을지킴이’를 구성하고 어린아이가 혼자 집에 있거나 밖에 방치되지 않도록 ‘돌봄 품앗이’를 하겠다. 또 학교와 기업, 종교계, 민간단체,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교육기부와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 ▨교육과정…평가에 인성발달 반영(김대현 한국교육과정학회장)=지금까지의 인성교육은 생활 속 실천보다 지식과 이해 수준에서 제공돼 왔다. 몸에 배어 습관화되지 않는 지식 중심의 인성교육은 한계가 있다. 유치원 누리과정부터 고교까지 협동과 배려 등 인성 핵심역량을 키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교과내용을 구성해야 한다.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보다는 가르친 것을 제대로 평가하고 인성발달도 반영할 수 있는 평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체육…온 가족이 이용할 체육시설 마련(이종영 한국체육학회 회장)=운동과 스포츠는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게 해 아이들의 인성이 바르고 곧게 자라도록 하며 자신, 친구, 가족에 대한 존중심을 키울 수 있다. 학교는 체육활동시수를 확보하고 다양한 스포츠클럽․토요 스포츠데이 운영을 위한 지도자 및 예산 지원을 늘려야 한다. 체육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학교 실내체육관을 비롯한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온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체육시설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예술…1인1기 교육해야(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아이들의 삶의 질은 예술교육에 달려 있다. 예술을 통해 정서를 함양하고 타인과 공감․협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학생 모두가 1인1기 예술 습득이 가능하도록 하고, 다양한 동아리를 활성화해야 하며, 학교-지역사회-기업이 협력해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독서…“범국민 독서문화 운동 펼칠 것”(손영애 한국독서학회장)=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고, 부모님․교사와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범국민 독서문화 운동’을 펼치겠다. 부모와 친구, 동생들이 모두 책을 좋아하고 함께 책을 읽는 독서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그 어떤 독서 정책이나 강력한 구호보다 중요하다. 책 읽기가 그 자체로 즐거운 ‘경험’이 되고, 또한 전 생애에 걸쳐 함께 할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하겠다. ▨학생 자치활동…‘자율과 책임’ 중심 학교문화 필요(이재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학생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해서는 통제․규제 위주의 학생지도에서 벗어나 학생을 인격적 주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학교생활규정을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제정하고 자율적으로 지켜나가는 자율과 책임 중심의 학교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타인의 인권이 소중하다는 것을 모든 학생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위기학생 대책…‘학교폭력 예방표준 교육프로그램’ 개발(박옥식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사무총장)=한 명도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조기진단·조기개입 예방시스템인 ‘위기학생 예방 종합관리체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표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에 보급하고, 전문적 심리상담, 교육적 지원, 법적 문제해결, 병원치료 등 효과적 상담, 교육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위기학생 보호 및 치료 전문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 ▨입시제도…교대 입학사정관제 확대(이효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 인성이 바른 인재를 선발하도록 대학 입시문화를 바꾸기 위해 정부와 대학이 협력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성을 갖춘 인재선발을 위해 입학사정관제의 안정적 정착에 노력해야 하며 특히 교대의 입학사정관제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또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에 인성 영역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최근 국립대 기성회비 부당이득 반환 판결이 있었다. 아직 학생들의 납부거부는 없었으나 당시 소송결과의 파장이 대학가에 파고들 시간이 불충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2학기에 납부거부가 현실화되지 않으리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기성회비의 법적 논란 해소 차원에서 국립대 재정회계법 제정 필요성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물론 기성회비 판결과는 별개로 국립대 재정에 대한 감사원의 권고나 언론의 비판은 끊임없이 있어 왔다. 기성회 회계로 인건비를 보조하는 것의 부당성 제기와 기성회비 운영에 대한 개선요구가 있었고, 교직원 복지에 대한 총장 공약사항이 기성회비 인상의 주요 요인이 됐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기성회비 운영 책무성 높여야 이를 볼 때 기성회회계 운영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높여야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금번 기성회비 부당이득 반환 판결을 차치하고서라도 부정하기 어렵다. 기성회계의 법률적 근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997년부터 입법이 추진됐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정부안이 국회에서 일부의 거센 반대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해 결국 입법이 무산됐다. 이번 판결과 감사원, 권익위의 권고를 계기로 18대 국회 마지막에 본격적인 논의를 기대도 했으나, 국회사정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사립학교도 기성회비의 부당성이 문제되자 2000년 이를 등록금으로 통합했고, 초중고도 학교회계제도를 도입해 책임재정체제가 정착된 마당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고등교육기관 재정운영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교비회계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한편에서는 기성회계를 국고와 통합해 교비회계를 설치하는 대신 기성회비를 국가재정으로 보전해주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고등교육예산을 늘려주는 것은 재정회계법 제정과 별개의 문제다. 국립대 재정회계법을 제정해 먼저 재정운영의 효율성과 책무성을 제고하고, 이 바탕 위에 국가재정 지원에 의한 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효과를 높여야 할 것이다. 국립대 재정회계법의 취지는 자율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책무성과 투명성을 함께 높이는 것이다. 입법이 되면 국고회계와 대학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기성회계를 통합해 대학별 교비회계 설치한 후 국가는 대학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총액으로’ 출연하고, 대학은 정부 출연금과 함께 수업료 등 학생납입금, 각종 수수료, 국유재산 사용료 등을 자체 세입으로 예산을 자유롭게 편성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재정‧회계운영에 관한 중요 사항은 교원·직원·학생 등으로 구성되는 재정위원회를 설치·운영해 심의·의결하고, 재정 운영의 전체 흐름은 예․결산 공개 의무화, 종합재무제표 작성․공개 등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통합징수, 재정운영 자율성 침해 기성회비 납부거부가 현실화됐을 때 해법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통합징수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 수업료에 기성회비를 통합할 경우 징수된 수업료는 국가재정법상 예산총계주의 원칙 때문에 자체세입이 되지 않고 국고로 들어가게 된다. 기성회비가 수업료에 통합돼 국고로 들어간 이상, 대학이 자체세입으로 예산편성을 못하고 정부가 항목별로 예산을 편성하게 돼 대학 재정운영의 자율성이 사라진다. 게다가 기성회 부담으로 채용했던 기성회직원의 고용 문제, 대학이 자체적으로 지급하던 급여보조성경비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남게 된다. 정부는 이런 극단적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국립대 재정회계법을 조속히 제정해 대학의 재정 자율성과 책임재정운영체제를 보장해야 한다. 재정회계법 제정은 자율과 책임에 근거한 재정운영시스템 정착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이 시급한 과제다. 재정회계법 제정이 먼저 이뤄진 이후에 고등교육예산 증액을 논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노동력의 감소와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영유아 교육·보육비 부담은 저출산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0년 기준, 만 5세 유아는 약 44만 명으로 이 중 약 90%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고 나머지 10%는 교육·보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은 고가의 영어나 특기 교육을 받게 하는 등 계층 간 교육격차도 크다. 따라서 계층 간의 차이를 줄이고 모든 유아가 교육·보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만 5세 유아에 대한 국가의 투자는 국제적인 흐름으로 OECD회원국들은 최근 영·유아기 발달의 중요성에 주목하면서 유아교육과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무상 교육·보육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런 배경 하에 작년 5월 2일, 만 5세 교육·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는 ‘만 5세 공통과정’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만 5세 공통과정’은 유아교육법에 의한 유치원교육과정과 영·유아보육법에 의한 표준보육과정을 통합해 마련한 국가 수준의 공통과정이다. 이 정책은 만 5세 유아 학비와 보육료 지원을 전 계층으로 확대하고 지원 단가도 연차적으로 현실화 한다는 무상보육 정책이기도 하다. ‘만 5세 공통과정’의 제정 과정은 짧은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설립취지와 역사가 다른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의 내용적 통합을 전제로 했기에 많은 노력과 인내를 요구했다. 명칭부터 공모과정을 거쳐 ‘5세 누리과정’ 으로 정하게 됐다. 교육과정 초안은 교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부, 유아교육과 유아보육 학자,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원, 관련 전문인 대표 등으로 구성된 T/F위원들 간의 수없는 협의와 논쟁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그 이후 공청회와 심의회 등을 거쳐 2011년 6월 ‘5세 누리과정’ 으로 고시됐다. 이어 누리과정의 현장 적용을 위해 ‘5세 누리과정’ 해설서와 교사용 지침서가 개발됐다. 5세 유아를 담당하는 교사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활동계획안과 애니메이션, 사진, 삽화, 동영상 등의 구체적인 자료가 포함된 지도서와 프로그램도 보급됐다. 올 3월부터 누리과정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담당 교사를 대상으로 한 15시간 집합연수와 30시간 원격연수 등 총 45시간의 연수도 실시했다. 현재 육아정책연구소에서는 5세 누리과정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실시중인 누리과정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만 5세 누리과정이 실시됨에 따라 정부가 부담하는 의무교육 기간은 사실상 10년으로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교과 위주의 인지적 학습보다는 기본 소양과 능력을 기르기 위한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보육 서비스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 계층의 만 5세 학부모와 보호자에게 유아학비와 보육료를 지원함으로써 젊은 부부들의 자녀 교육비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효과도 기대돼 보다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 누리과정 도입은 오랜 기간 이원화돼 있던 유치원 교육과정과 어린이집 표준보육과정의 내용을 타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하나의 통합된 공통과정으로 만들어 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특히 현재의 5세 누리과정을 내년부터 만 3~4세 유아에게도 확대하려는 정부의 계획은 5세 누리과정을 만든 경험을 바탕으로 만전을 기해 추진돼야 할 것이다. 또 이제부터 현장에 적용할 때 발견하게 되는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보완하고 개선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이다.
베이징대의 한 교수가 교정에서 시엔삥(餡餠)이라는 만두를 팔았다. 조그만 좌판을 벌여놓고 장사를 한 것이다. 시엔삥이란 반죽한 밀가루를 호떡처럼 만들어 구운 다음 여러 가지 소를 넣은 것이다. 당시 언론계에서는 이를 두고,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었다. 교수가 교정에서 좌판을 벌여 돈을 버는 것은 교수의 권위를 손상한다는 지적과 누구든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11살 먹은 소년이 길거리에서 닭을 팔고 있었다. 마침 그 학생이 재학하는 학교의 선생님이 그것을 목격하고 학교에 돌아가 담임에게 알렸다. 담임선생님이 저녁에 가정방문을 가서 학부모한테 그 아이를 학교에 보내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그 학부모는 선생님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은 한 달에 얼마를 버시나요? 이 아이는 한 달에 선생님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법니다.” 이 두 이야기는 시장경제 도입 이후 나타난 교육과 상업의 혼돈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교육계에서는 한동안 교육보다는 돈을 중시하면서 많은 교육자들이 학교를 떠났다. 또 독서무용론이 출현하기도 했다. 이런 혼란은 중국이 경제체제를 바꾸면서 나타난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이런 상황이 지속됐다면 국가발전에 장애요인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의 시장화는 한동안 교육계를 흔들다가 소리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교육과 경제발전이라는 대명제가 떠오르게 된다. 바로 1990년대 후반부터다. 이때부터 중국정부는 적극적으로 교육이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 선택과 집중이란 교육발전전략이다. 이는 중국정부의 선부론(先富論)과 맥을 같이하는 정책이다. 선부론은 일부 지역을 먼저 발전시키고 나서 그 여세를 몰아 다른 지역까지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인데, 이를 교육에 적용한 것이다. 이런 차별적인 교육발전정책을 취한 것은 중국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10년 기준으로 학교 수 53만 여개, 학생수 2억6000만 명을 가진 교육대국이다. 중국정부는 이들 모두를 단시일 내에 발전시킬 수 없으니 일부 학교라도 먼저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을 편 것이다. 선택과 집중의 대표적 사례는 중점학교제도다. 우수한 초·중·고교를 집중 지원해 최고의 학교로 육성하는 것으로서 현중점학교, 시중점학교, 성중점학교 등 다양하게 있다. 우리 식으로 해석하면 지역별로 일류학교를 육성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대학의 경우 211공정, 985공정, 111공정 같은 대학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수준의 대학을 육성하고 있다. 211공정은 100개정도의 대학과 1000개정도의 학과를 세계 선진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 985공정이다. 985공정은 일부대학을 세계일류대학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다. 111공정은 세계 100위권 대학에서 1000명의 인재를 초빙해 중국 100개의 대학에서 연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선택과 집중을 기초로 중국대학의 세계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정책들이다.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집중투자가 이뤄진 학교의 경우 교육의 질이 국제표준에 도달한 곳도 많이 있다. 또 국가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기르려는 노력도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다만 선택과 집중은 일부학교에만 혜택이 집중되면서, 혜택을 받지 못한 학교와의 교육격차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커지는 소득격차 속에서 학교마저 불평등한 교육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2012년 들어 ‘선부론(先富論)’과 ‘공동부유(共同富裕)’가 같이 논의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 중국의 선택을 지켜볼 일이다.
교총 "교섭 통해 공모 비율 20% 관철할 것" 교장공모제가 도입 6년째를 맞았지만 정착은커녕 오히려 이를 둘러싼 갈등만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학교 특성에 맞는 교장을 초빙해 학교경영의 적임자를 선발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실시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치적 지지 세력의 승진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큰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것.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공고 전부터 특정 지원자의 내정설이 심심치 않게 나도는 등 전문성과 책무성이 부족한 학교운영위원회 중심으로 꾸려진 교장공모심사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빈번히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심사결과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고 집단 등교거부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서울‧경기‧광주‧강원 등 소위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는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끼어봤자 손해라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 A초 B교장은 “본인이 안 되면 집안 누구라도 교육감(장)과 동향이나 동문이 있어야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다는 말이 우스개만은 아니다”라며 “교육청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순위가 바뀌어 버리는 데 ‘공모(公募)’는 무슨, 공모(共謀)지”라며 자조했다. 이 지역의 한 교감은 “공모에 응하려다 압력까지 받았다”며 “원서를 제출하러 갔다가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강원도의 한 교장은 “교감으로 수년째 재직 중인 한 선배가 ‘내가 이 나이에 새파란 학운위원들 찾아가 막걸리 따르고 굽실거리면서 교장 돼야 겠냐’며 ‘이럴 바엔 교장하지 않겠다’ 하시더라”며 혀를 찼다. 그는 “이래서야 정작 학교 일에 열심인 유능한 교감들이 교장이 되는 길만 막을 뿐”이라며 “교장공모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남에 거주하는 학부모 C씨는 “젊음, 잘생긴 외모, 달변, 남성이 교장 공모를 위한 4가지 필수조건이라고 하더라.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선생님을 이렇게 뽑는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다”며 학운위 심사의 비전문성을 꼬집기도 했다. 이렇게 남성을 선호하는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지난해 3월까지 교장공모를 통해 교장이 된 여교사는 38명으로 전체 375명의 10%에 불과했다. 교장공모제 실시 이후 한층 심해진 승진 적체도 문제다.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교감에서 교장승진까지는 5~6년 정도가 걸렸으나 공모제 실시 이후 7~8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장자격증을 남발해 후보자 간 경쟁이 심화됐고, 공모교장 근무기간 4년이 교장 임기 8년에서 제외되면서 교장 임기가 최대 12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천 D초등교 E교감은 “요즘 교감들은 하루 종일 행정 처리하느라 책상에서 일어날 틈도 없다. 그래도 예전에는 승진에 대한 희망이 있었는데 이제는 공모제라는 미명하에 교장 자격증을 남발해 놓고 교장 승진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푸념했다. 공모를 위해 필요한 실적 쌓기나 임용 후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중한 업무도 교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서울 F초 G교사는 “공모교장은 실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백화점식 프로그램을 남발해 교사들이 무척 힘들어 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아할 수도 있지만 1회성 행사들만 가득한 겉치레일 뿐 내용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총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현행 40% 정도인 교장공모제 비율을 20%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2011~2012년도 교총-교과부 단체교섭 핵심과제로 천명했다. 승진 적체 해소를 위해 공모교장 재임기간을 교장 중임 횟수에 포함하는 방안도 교과부에 제안해 놓았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이 상태로 몇 년만 지속되면 현장은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반드시 교섭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함인석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과 안양옥 한국교총회장이 대학선진화와 중등과 고등교육의 간극을 좁히는 등 서로 협력하기로 의기투합했다. 함 회장은 지난 7일 안 회장과 가진 대담에서 “국립대부터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 국립대로만 범위를 좁히면 8000억 원이면 가능하지 않나. 미국의 경우도 주립대 등록금은 사립대의 1/5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당장 전체 대학이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기는 어려운 점을 감안해 적은 예산투입으로 가능한 국립대부터 단계적으로 실천해 나가자는 얘기다. 이에 안 회장이 “교총과 대응전략을 함께 짜 시민사회단체를 결집하는 등 대선후보들에게 공약화하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하자 그는 “대교협도 이제 대학뿐 아니라 정부, 교원단체 등과도 원만한 소통체계를 갖춰 고등교육의 명실상부한 동반자로서 위상을 세워야 할 때”라며 “목표가 같은 만큼 한목소리를 내자”고 화답했다. 또 함 회장은 “대학의 설립 주체와 특징은 다르지만 교육·연구·봉사라는 본질적 목적은 같다는 데 대교협의 존재 의의가 있다”며 “올해 30주년을 맞은 대교협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대학인증제 등 대교협 예산의 대폭 증액을 계기로 교육 당국과 일선 대학 간 소통창구 역할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안 회장은 함 회장을 한국교총 고문으로 위촉, 유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 간 연계를 위해 대교협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함인석 “정부‧교원단체 소통체계 갖춰 대교협 발전 이끌 것” 안양옥 “인성교육이 대세…입학사정관제 등 입시전환 노력” 안양옥(이하 안)=대학구조조정, 감사원 감사, 반값 등록금, 국립대 기성회계 문제 등 현재 대학은 사회적 책무성과 경쟁력 강화를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요구받고 있으며, 변화의 기로에 서 있지 않나.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시기에 대교협 회장을 맡으신 것 같다. 함인석(이하 함)=국내 대학이 생기고 난 뒤 가장 힘든 상황이 아닌가 싶다. 지금 대학사회에는 혁신과 개혁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대학들이 선진국을 못 따라가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선진국 추격형’ 모델을 택해 왔다면 이제는 경제 규모에 걸맞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할 때다. 그러나 대학들이 그 역할을 감당하지 못해 경쟁력 제고와 함께 대학 구조조정을 강하게 요구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국내 대학, 특히 국립대들의 변화가 늦은 점이 분명히 있다. 자숙과 자성이 필요하다. 안=바른 지적이다. 교총도 같은 맥락에서 지난 2월 대학회원 결집을 위해 대학교수회를 발족한 바 있다. 지금과 같은 규제 일변도의 고등교육정책으로는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환골탈태할 수 없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네거티브적 대학 구조조정 저지, 고등교육 재정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OECD 수준의 고등교육 재원 확보 노력, 대학의 성과와 책무를 고려한 다양한 재정지원방식 유도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함=같은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대학등록금, 공교육비의 민간부담비율 등은 세계 최고지만 정부의 재정 지원은 아직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OECD 국가들이 GDP의 1.3%를 고등교육에 지원하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는 0.6% 정도다. 이번 19대 국회에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을 제정해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정부는 대학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본다. 함께 힘을 모으자. 안=교총은 대선을 앞두고 제18대 대선 대응전략 TF단을 구성해 대선공약을 만들고 시민사회단체를 결집하는 등 대선 후보들에게 교육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대교협과 함께하면 힘이 배가될 것으로 본다. 대학 구조조정은 어떻게 진행해야 한다고 보나. 지난해 총장직선제 폐지를 둘러싸고 많은 혼란과 내홍을 겪지 않았나. 함=대학사회와 교수들의 성향은 외부강압에 의해서나 타율적으로 바뀌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적하신 총장직선제 폐지가 좋은 예다. 직선제는 폐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학연, 지연으로 편 가르고 4년에서 8년까지 연구·교육 내팽개치고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 해도 직선제로 뽑힌 총장에게 그 제도를 당장 폐지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을 줘야 한다. 안=대선을 앞두고 다시 반값 등록금 논쟁이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대부터 실천하자는 제안을 하셨는데. 또 지방대학 발전방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취임 인터뷰 이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현재 대학 구조조정이 지방대에 불리한 측면도 있지 않나. 함=국립대로만 범위를 좁히면 8000억 원이면 반값 등록금이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주립대 등록금이 사립대의 1/4 ~ 1/5 수준이지 않나. 경제 형편이 어렵지만 우수한 인재들이 주립대에 진학한다. 우리도 국립대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면 이런 모델이 정착될 것이다. 차기 정부에 대학의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재정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정책을 같이 제안하자. 등록금 문제는 근본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데서 비롯되었으니 취업률을 높일 수 있는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현상이 문제인 것은 맞다. 지역이 고루 발전하려면, 그 중심에 지역을 이끌어가는 대학을 키워야 한다. 대학은 국립과 사립, 지방과 서울, 대규모와 소규모, 종합대학과 특수대학 등 각기 특성과 설립 주체, 소재지, 규모가 다를 뿐 교육·연구·봉사라는 근본 목적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대교협에 모여 머리를 맞댈 수 있다. 안=좋은 제안이다. 목적이 같으니 같은 목소리를 내 더 힘을 실어야 한다. 지역대학이 발전해야 지역 중고교도 살아난다. 그동안 대학과 고교 간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미미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초·중등교육과 대학교육 간 연계와 협력을 위한 대교협의 ‘교육협력위원회’ 역할은 더 커져야 하지 않겠나. 함=대학입시제도가 개선됨에 따라 대학과 초중등교육과의 연계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교협은 대학총장, 시도교육감, 교원단체장, 초중고교 교장, 학부모 대표 등으로 구성된 교육협력위원회를 가동해 연계 방안을 모색해 왔다. 안 회장님도 협력위원으로 참여하고 계신 만큼 대학입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중점과제와 현안과제를 동시에 다뤄 연계를 위한 구체적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안=기대에 부응코자 노력하겠다. 2014 수능개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고교 내신과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과 신뢰성 제고를 통한 전체 대입 구도에서 수능개선을 함께 논의하는 등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총의 입장이다. 특히 제도가 바뀌어도 대학의 변화가 늦거나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함=2014학년도 수능출제 시 A형의 경우는 문제은행식 출제체제를 강화하고, 현행 수능보다 쉽게 출제하는 것으로 안다. 수능 부담이 줄어들면 학생들은 적성과 소질에 따라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고, 이러한 활동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면 고교교육과 대학교육간 연계도 강화될 것으로 본다. 대학에서도 중등교육의 활성화를 늘 염두에 두고 대입전형을 진행하도록 대교협도 협력하겠다. 안=꼭 부탁드린다. 입학사정관제를 언급하셨는데, 올해 서울교대가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100% 선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전국 교대는 자질과 인성을 갖춘 예비교원 양성을 위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늘리고 있다. 교총도 같은 입장인데. 함=대교협은 2012 입학사정관제 지원 사업에서 교육대학 지원을 신설했다. 기존 정부지원을 받아 왔던 선도대학 및 우수대학의 사범대학 인센티브 지원도 신설함으로써 예비교사의 인성적 자질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2013학년도 대입전형부터는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인성평가 항목을 추가하고, 고교정보시스템 내에 인성교육 실적(란)을 추가해 각 대학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안=인성부터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생각에 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교총이 인성교육실천연합(가칭)을 준비하고 있는데 회장님께서도 적극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 학교폭력으로부터 더 이상 학생과 교사가 괴로움을 당해서는 안 된다. 함=맞다. 대학도 이제 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교육기부운동도 초중등학교, 기업체 등에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 대학은 미흡한 측면이 있다. 초중고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것, 후미지고 그늘진 곳을 찾는 등 현장학교와 협의하면서 대학이 나서 도와야 한다. 회장님 말씀처럼 이러한 활동이 정부 주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자율성이 바탕되어야 할 것이다. 안=대담을 하면서 여러 차례 자율성을 강조하셨다. 그동안 대교협은 “정부에 속해 있다”는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인데,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인가. 함=사실 정부는 일선 대학의 사정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 대교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의견 수렴을 하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목소리를 낼 것이다. 특히 올해는 대교협에 변화가 큰 해다. 대교협 예산이 기존 600억 원대에서 3400억~3500억 원까지 대폭 증액됐다. 대학인증평가와 취업 관련 내용까지 대교협이 담당하게 됐기 때문이다. 대교협이 정부사업을 많이 가져오는 것은 종속이 아니라 전문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임기 동안 대교협이 고등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 안=교총에도 많은 대학 회원들이 있다. 힘을 모아 하나의 목소리를 내자고 말씀하신 것에는 이러한 점도 염두에 두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뜻을 모아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초중등교육과의 연계와 화합까지 생각하는 대교협의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회장님을 교총의 고문으로 위촉하는 것이 뜻 깊게 느껴진다. 교총도 우리나라 대학의 선진화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함인석 대교협 회장은..."지역균형발전 안되면 미래는 없다" 함 회장은 본인 앞에 따라다니는 ‘지방대’ 총장이라는 꼬리표에 대해 만날 때마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난달 18일 교과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이어 이날도 함 회장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소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화가 우리나라처럼 심각한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지역균형발전이 안되면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지방에 일자리가 없어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그로 인해 기업들이 지방에 투자를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 함 회장은 단적인 예로 부동산 가격을 들었다. 20년 전 서울에서 2억 원짜리 집을 팔고 경북대로 온 교수가 대구에서 똑같이 2억 원짜리 집을 샀는데 현재 서울 집 가격은 20억 원으로 10배 뛰었고 대구 집은 1억2000만 원으로 8000만 원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이다. 함 회장은 “지방 국립대의 위상이 많이 하락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예전에는 경북대학교가 서울대와 경쟁할 정도였는데 불과 30년 만에 위상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아침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2’ 자문회의에서도 나를 지방에서 오신…이라고 소개하더라”며 “서울대의 교수 충원율은 130%를 웃도는 반면 경북대는 72%에 불과해 지방 거점대 지원 금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서울대 한 곳이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함 회장은 “국공립대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과거에 비해 지방 국립대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은 결국 정부 지원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1951년생으로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부산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경북대 의대 교수로 임용된 뒤 의과대학장, 보건대학원장, 수사과학대학원장, 의학전문대학원장, 일본 도쿄대 및 미국 피츠버그대 객원교수, 대한신경외과학회 상임이사, 대한뇌신경과학회 이사, 한국보건전문대학원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 9월 경북대 총장에 취임했으며 지난달 6일 대교협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014년 4월 7일까지 2년이다.
제5차 APEC 교육장관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21일 천년 고도 경주에서 만난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64‧사진)은 분주했다. APEC 교육장관회의 부대행사인 21개국 교육홍보관 운영과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 및 교육혁신 국제포럼’을 한국교육개발원(이하 KEDI)에서 주관했기 때문이다. 2009년 취임 이래 교육ODA(공적개발원조)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등 한국교육이 이제는 리더십을 갖고 세계로 뻗어나가야 함을 강조해온 김 원장이기에 이번 APEC 교육장관회의에서 이뤄낸 ‘교육협력 프로젝트(ECP)’의 무게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사회통합‧공생발전 등 관한 교육지표 개발 “아이들의 행복이 성공이라는 인식 만들 것” - 원장님이 평소 강조하던 ‘한국의 리더십’이 이번 회의를 통해 발판을 구축한 것 같다. “한국의 성공사례는 국제사회가 주목하기에 충분한 극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처참한 일제강점기를 거쳐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선 극적 반전의 드라마를 일군 우리 사회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사람의 힘, 교육으로 이룬 역사이기에 더욱 드라마틱하다. 이번 교육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낸 구체적 ‘협력’이야말로 한국의 리더십이다. 이제 이러한 교육 리더십을 발판으로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교육 ‘협력’에서 KEDI의 역할은 무엇인가. “공동 연구와 세미나 개최다. 앤서니 밀러 미국 교육차관이 밝혔듯이 미국의 학교폭력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의 왕따와 같은 ‘불링(bullying)’이 일반적이고, 총기난사 사건 등 학교폭력 문제가 주요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학교폭력 상황을 겪고 있는 미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학교폭력의 성질과 규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학교폭력 대처를 위해 학교가 체계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새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KEDI가 주관한 이번 국제포럼에서 미래교육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있었지만, 결론은 ‘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성교육 기반 마련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미래교육으로 대표되는 스마트교육과 ‘인성’과 상반되는 측면이 있다. 그렇기에 더욱 배려와 공감 등 인성교육에 대한 갈망이 큰 것 같다. 특히 무엇이든 서열화해 평가하려는 우리 교육체제에서 인성교육은 여전히 쉽지 않다. 아이들의 행복이 곧 성공이라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사회통합, 공생발전 등에 관한 교육지표지수를 개발하는 것이 KEDI가 인성교육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10월)까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APEC 교육장관회의를 기념해 다채로운 부대 전시행사도 열렸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김태완)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함께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경주 현대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APEC 회원국 교육홍보관’을 운영했다. 교육홍보관에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 등 21개 APEC 회원국의 교육 현황과 역사, 정책 및 제도, 교육성과와 우수사례 등이 소개됐다. 전시관 앞에 마련된 한국 섹션에는 한국교육 홍보영상 상영, 한국교육의 개념과 목표, 미래 비전, 운영성과 및 우수사례, 주요 교육 프로그램 등이 소개돼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홍보관을 후원한 SK텔레콤의 스마트러닝 부스와 APEC 국제교육협력원의 교육협력사업도 외국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국가별 부스에서 태국은 2013년 푸켓에서 개최되는 제6차 동아시아 수학교육 국제학술대회를 부각시켰으며, 베트남은 자국의 영어교육 성과를 홍보했다. 러시아는 교사의 보수를 인상하고 고교까지 실시하고 있는 무상교육을 확대하는 정책을 소개하는 한편 한·러 교육교류의 첨병인 극동연방대학의 성과를 내세우는 등 한국과의 국제교육교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교육문화부 직원들이 부스를 지키며 한국인들의 인도네시아 유학 경험담을 소개하는 등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이었다. 김태완 원장은 21일 열린 개막식 환영사를 통해 “홍보관에서는 각국의 교육 성과와 제도의 특징을 한눈에 알아보고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교육홍보관의 의의를 설명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이주호 장관도 “이번 교육장관회의에 APEC 21개국이 처음으로 모두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게 된 것은 전 세계가 한국교육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회원국들과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벤치마킹하며 국제협력을 통해 공통의 교육문제도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개막식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 김태완 KEDI 원장,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등 교육계 인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박상준 SK텔레콤 전무이사 등 유관기관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내빈들의 테이프 커팅, 경주 흥무초 합창단의 ‘그네뛰기’ 합창, 참가자 투어, 신천무용단의 삼고무 공연 등 짜임새 있게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경미한 범죄 학생 ‘처벌’ 대신 ‘교육’기회 부여 일기·형사법정 방청소감 쓰기 등 스스로 고쳐 “청소년참여법정은 ‘처벌’보다 ‘교육’이 목적입니다. 비행학생들이 또래 학생들의 눈높이로 판단을 받죠. 반대로 비행학생이 청소년참여인단으로 관여함으로써 다른 학생들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고 깨닫게 됩니다.” 서울가정법원이 청소년참여법정을 시작한 2010년부터 진행교사로 활동해온 조광희(53·사진) 서울 종암중 생활지도부장은 청소년참여법정의 참여 폭을 더 넓히고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00번의 지도나 말보다 학생 스스로 반성하고 비행을 교정하게 하는 효과가 크고, 청소년참여인단으로 참여하는 일반학생들도 재판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19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청소년참여법정은 또래 청소년들이 참여인단으로 참여해 비행소년에게 적합한 과제를 부과하는 제도다. 해당 소년이 두 달간 일기쓰기, 형사법정 방청 소감쓰기 등 주어진 과제를 성실히 이행하면 판사가 재판에 회부하지 않고 심리불개시 결정을 내리게 된다. 조 교사는 진행자로 법정이 원활히 돌아가도록 하는데, 청소년참여인단이 피고에게 직접 질문할 수 없기 때문에 범행동기, 이유 등의 궁금증을 대신 질문하며 법정을 이끌어 나간다. “학생들을 돕는 것 같지만 이 과정을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웁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학생들의 비행을 보고, 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학생을 이해하게 되는 폭이 넓어졌어요. 학생 생활지도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산악인도 아닌데 조 교사는 매주 산을 탄다. 5월 첫째 주 북한산을 시작해 예봉산-운길산 종주, 스포츠클라이밍, 수락산-불암산 종주, 설악산 산행 등 주마다 잡혀있는 빡빡한 스케줄에도 싱글벙글이다. 사제동행으로 함께 산을 오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종암중에서 5년째 실시하고 있는 ‘신바람 교실’은 학교에서 징계를 받는 등 학교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실 프로그램이다. 사제동행 체험활동을 비롯해 드림사커(FC 종암) 축구팀 연습, 스포츠클라이밍 교육 등으로 구성됐다. “학교폭력, 학습부진, 징계를 받은 학생 등 학교가 재미없어 다니기 싫은 학생들은 학교에서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정규교과 대신 일주일에 한 번씩 운영되는 신바람 교실은 학생들에게 일체감을 주고 ‘학교 오는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학업 중도 포기 학생들이 다시 학교에 다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합니다.”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8년간 생활지도 부장을 맡아 왔지만 학교폭력 대책에 대해서는 정부에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학교폭력 근절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교사들이 학생지도를 할 환경을 마련해줘야 합니다. ‘사람’은 ‘사람’이 가르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지도할 정규교사 확충이 시급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수업시수 감축 등이 함께 이루어질 때 교사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고,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교폭력도 예방될 것입니다.” ▨청소년참여법정 어떤 과제를 주나…서울가정법원의 청소년참여인단이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학생을 조사해 선정하는 부과과제에는 8가지가 있다. 일기쓰기, 청소년참여법정의 청소년참여인단으로 활동하기, 사회봉사활동 참여하기, 형사법정 방청 후 소감문 쓰기,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 받기, 미디어체험학습 참여하기(5명 이상이 한 팀이 돼 절도․폭력에 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장면을 직접 연기하고 촬영하는 프로그램), 안전운전에 대한 강의 듣기(무면허, 음주운전 등에 해당), 금연클리닉 참여하기 등이 있다.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지식을 재조직하고,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지식의 구조를 내면화하고, 지식을 확대 재생산하는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 학교 교육도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평가 방법의 변화도 같은 맥락이다. 자기주도적으로 지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지식 창조자라는 점을 고려해 보면, 소위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의 고르기 식의 평가 방법은 곤란하다. 학생의 창의력 및 논리적 사고력 등 고등 사고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는 그 대안으로 시작되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서술형 평가, 논술형 평가 등을 통해 사고력·문제해결력·창의력 등의 고등사고능력을 평가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올해 서술형 평가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논술형 평가를 실시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 갑자기 생겨난 평가 방식에 대해 생소하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서술형과 논술형 평가는 무엇인지 그리고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찾아보고자 한다. 학업성적 관리 지침에 의하면 서술형 평가는 요약, 개념, 이해, 설명 풀이 과정 등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서술형 평가는 학생이 서술해야 하는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채점을 할 때도 서술된 내용의 깊이와 넓이에만 관심이 있고, 서술된 조건에 맞는 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논술형 평가는 자기의 의견, 주장을 논리적으로 기술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 나름의 생각이나 주장을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조직하여 작성하기 때문에 분량이 꽤 많다. 채점을 할 때도 서술된 내용의 깊이와 넓이뿐만 아니라 수험생의 생각이나 주장이 논리적으로 전개된 것에 큰 비중을 둔다. 서술형 평가는 자기의 주장이 담기지 않는다. 서술형 평가는 학생들이 주어와 술어로 구성된 완전한 문장으로 답하는 문제를 말한다. 따라서 서술형 평가의 답안을 작성할 때는 문장의 완성도, 지문에 나온 단어, 문장 활용, 문제에서 제시한 기본적인 사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논술형 평가는 주장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다. 문제를 발견하고, 발견한 문제를 구체화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장을 내세운다. 이때 자신의 주장을 논증의 방식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이는 한 마디로 종합적인 글쓰기 양식이다.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는 모두 객관식 평가에 상대되는 표현으로 흔히 주관식 평가라고도 한다. 학생이 교과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방식이다. 모두 정답의 결과 보다는 그 결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을 중시하는 문제 형식이다. 그리고 학생의 창의성이나 비판력, 판단력, 정보 수집 능력, 정보 분석 능력 등 종합적인 사고 기능을 평가한다. 이러한 출제 경향을 반영하기 위해 과목별로 지도, 사진, 그래프, 도표, 삽화, 만화 등 다양한 자료들이 동원되는 것이 특징이다. 평가의 목적은 학생의 전반적인 학습 상태를 개선하려는 데 있다. 즉 평가는 단순히 학습 내용의 오류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정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서술형, 논술형 평가는 학습자의 사고 영역을 확장하고 성장시키는 학습 유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학습 방법도 지식을 가르치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생각하게 하는 수업으로 바꿔야 한다. 학습 과정에서도 논리적·종합적·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공부 습관이 이었어야 한다. 참고로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는 수행평가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수행평가는 교과 담당교사가 학습자들의 학습과제 수행 과정 및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를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평가 방법이다. 수행평가는 획일적인 평가를 지양하고, 서술형 평가, 논술형 평가, 관찰법, 역할극, 토론법, 자기평가, 동료평가, 협력학습 등 다양한 평가 방법을 적용한다. 즉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는 넓게는 수행평가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수행평가는 정규 수업 시간을 활용하여 학기 중 언제든지 평가가 가능하다. 평가 시기가 자유로운 만큼 평가 참여도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는 지필평가 시행 중에 이루어진다. 반드시 참석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다. 학생들의 참여 자세 등의 긴장감도는 다르다. 서술형 평가와 논술형 평가의 전면 실시에 대해 교사들은 부담을 많이 느낀다. 전통적으로 선택형 문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평가형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그리고 채점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에 대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르치는 주체인 교사에게 평가권이 없다는 현실이 어려움을 느끼게 한다. 답안 문구마다 결재를 받아야 하는 지금의 현실은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 힘들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것이 새로운 교육상이라면 거기에 맞게 교사의 평가 전문성도 인정해야 한다.
급격하게 변하는 미래사회에 다음 세대가 대응하고 생존하려면 기존의 지식 중심 교육과정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재검토하고 그에 따라 교육과정을 완전히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에 세계 교육전문가들이 공감했다. 파델 회장이 꼽은 21세기 핵심역량 • 실천적 인성: 적응력, 회복력, 끈기 • 도덕적 인성: 배려, 존중, 공감 • 협력적 문제해결력. 비판·창의적 사고력 • 다문화 이해, 의사소통 능력 • 정보통신 기술 활용 능력 ‘21세기 역량’의 공동 저자로도 유명한 찰스 파델 미국 교육과정재설계센터(CCR·49‧사진) 회장은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공동으로 21일 경주현대호텔에서 개최한 ‘2012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과 교육혁신 포럼’에서 ‘21세기 도전: 지식, 기능, 인성교육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파델 회장은 “오늘날 인류는 지구온난화, 세계 경제 위기, 청년실업의 증가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했듯이 교육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급격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문제해결 방법도 혁신적으로 변해 10년 전만 해도 1년 걸리던 연산 작업을 단 5분 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는데 교육과정은 여전히 조금씩 그 내용을 수정했을 뿐 19세기부터 유지해온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산업혁명 시기에 그랬던 것처럼 교육이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은 사회적인 고통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래의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파델 회장의 제안은 지식과 그 활용에 머무르는 교육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식과 지식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이미 기계가 인공지능으로 그림도 그리고, 작곡까지 하는 자동화 시대와 한 나라의 금융위기가 전세계적인 영향을 끼치는 세계화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는 것. 지식정보 기반의 글로벌 사회에서는 지식뿐만 아니라 기능과 인성도 필수적이라는 것이 파델 회장의 관점이다. 그는 “적응력, 회복력, 끈기와 같은 실천적 인성과 진실성, 배려, 존중과 공감과 같은 도덕적 인성의 토대 위에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정보통신 기술 활용 능력 등의 기능을 갖추고 융합적 지식을 활용할 때 미래사회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델 회장이 꼽은 21세기에 필요한 핵심역량은 협력적 문제해결력, 비판적·창의적 사고력, 다문화 이해능력 등이었다. 파델 회장이 설립한 교육과정재설계센터는 앞으로도 21세기 역량에 기초한 교육과정 제안을 위해 지식, 기술, 인성의 세 가지 차원에서 세계의 교육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도 21세기 역량 교육에 대한 논의가 계속됐다. 세계 교육전문가 250여 명이 21세기 역량에 적합한 새로운 평가 방식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21세기 역량의 교수와 평가(ATC21S)’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패트릭 그리핀 호주 멜버른대 교수는 ‘인터넷 기반 협력적 문제해결력 평가’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한 협력적 문제해결력 교육 사례를 소개했다. 치아 호른문 싱가포르 교육부 교육기술국장은 ‘21세기 역량평가 : 싱가포르의 사례’라는 제목으로 21세기 역량을 공교육에 반영하기 위한 싱가포르의 노력을, 존 프라이스 인텔 프로그램 디렉터는 ‘21세기 역량을 위한 교수학습법과 평가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인텔이 21세기 역량 교육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각각 소개했다.
올해는 조용한 스승의 날을 맞이한 것 같아 기쁘다. 예년과는 달리 교원들을 폄하하는 기사나 부정적인 언론보도가 적었다. 나라 전체를 뒤 흔든 학교폭력 때문이어서 그런지 앞을 다투어 대서특필하던 교원 비리도 적었다. 물론 교원들의 자정 노력도 한몫한 면도 없지 않지만 고발하려고 찾으려면 왜 없지 않는가. 우리 속담에 “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란 말과 같이 왜 작은 잘못이 없겠어요. 매년 스승의 날이 있는 오월은 오히려 교원들에겐 짜증스런 달이 되었다. 그래서 교원들은 스승의 날을 다음 해 2월로 옮기자는 의견도 나왔고 심지어는 아예 없애버리자는 주장까지 한 것이다. 스승의 날이 아니라 교원들에게 치욕의 날이 된 것이다. 교원들의 노고와 고마움을 되새기는 스승의 날이 어제부터인지 그 흔한 카네이션 한 송이도 눈치 보면서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스승 존경의 마음을 어떻게 바랄 수 있겠는가. 그 동안 세상이 아무리 많이 변했다 해도 우리 민족 핏속엔 과거의 “군사부일체”의 DNA는 남아 있다는 생각이다. 교사는 사랑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은 존경 속에서 배우는 것이다. 이 배움에는 단지 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인간의 삶 자체를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은 학생들의 바른 행동의 교과서인 것이다. 교사는 행동뿐 아니라 언어나 표정까지 학생들이 닮아간다. 잘못된 교육은 순간일 수 있지만 이를 배운 학생들에겐 삶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번 스승의 날엔 필자의 학교에서도 특별한 행사의 의식은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요즘 세상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고, 하루도 빼지 않고 일어나는 교육관련 문제들에 대한 자성도 필요하며, 또한 학부모들에게 교원들의 인식이 자못 비쳐지진 않을까하는 염려였다. 이러한 염려와 걱정 속에서도 우리 선생님에 대한 사기는 필요하다는 생각에 ‘스승의 날’ 바로 전날에 필자가 쓴 ‘따뜻한 교육, 행복한 미래’의 도서를 선물하고 오후 늦은 시간이지만 남한산성에서 저녁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모든 교직원을 산행하게 한 것이다. 필자가 퇴근 후 약속 장소에 들어섰을 때, 모든 직원들이 일제히 일어서 박수로 맞이하였다. 몇몇 직원들은 환호까지 하면서... 그리고 친목회장이 초대장을 읽기 시작하였다. “우리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교육, 행복한 미래」출판과 한국교육인상 교육대상 수상을 축하드리기 위해 〈조수미 콘서트〉에 VIP로 모시고자 합니다. 이 초대장은 사모님과 함께 하셔야만 그 효력이 발휘됨을 알려드립니다. 양영가족 일동” 한 마디로 감동적이었다. 지금까지 교직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교직원들의 마음을 느끼기는 처음이었다. 물론 초대장이 문제가 아니라 교직원들의 진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순간이었다. 요즘 교원들의 아픈 마음을 서로 위로하고 달래주는 따뜻한 모임이 된 것이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19일 오전 10시 서산시 소재 서산여고 강당 송지관에서 관내 학교 고등학생 342명과 함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충남도 교육청은 '교육감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제 생각은요'를 주제로 열린 이날 대화의 시간은 각급 학교 반장, 부반장, 학생회장, 부회장 등이 참석해 학교폭력 문제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활발하게 피력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산지역 학생들이 평소 연마한 풍물 연주와 댄스, 록밴드, 가야금합주, 리코더합주, 난타,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동아리 공연도 펼쳐졌다. 충남교육청은 15개 시·군 별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올 하반기 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세상의 변화와 더불어 스승의 권위가 약화되고, 교원의가치가상대적으로 위축된 상황이 되어 가고있는데 이는 매우 염려스러운 변화라 생각된다. 한마디로 교사 수난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날을 맞이하여 의미있게 보내기 위하여 교육공동체의 한 축인 학부모들의 교육에 관한 관심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필자가 근무하는 본교에서는1학급당 1명씩 27명의 학부모가 참여하는 ‘학부모 교육기부 1일 체험활동’을 하였다. 수업 주제는 인성교육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꿈과 희망 키우기, 다양한 직업 소개,지역의 문화 유산, 태권도 수업, 경찰이학부모인 경우청소년 성폭력 예방, 부모와의 대화 기술 등 다양한 강의 주제로 학부모와 학생들의 소통과 나눔이 함께하는 유익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전에 주제를 정하여 수업의 충실을 기하도록 소통한 보람으로 학생과의 공감대를 이루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3학년 이정아 학생은 강의 소감으로 '엄마가 중요해'라는 말씀을 여러번 강조하였기에 미래에 언젠가는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될텐데, 나도 지금부터 미래의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공부해서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려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선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되었으며, 자선은 나눔이라고 정의하면서 생각으로는 '항상 나누며 살자' 하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나눔 실천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같은 반 김승비 학생은 강사님이 학창시절 사고도 많이 친 문제아였는데 자살을 할 각오로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공부하여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교수도 하셨다면서,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갑자기 자기도 의욕이 생겨났으며, 게으르게 보내는 자기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중요한 키워드인 '배움'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17일 경인교대의 ROTC 군사 교육단(이하 학군단)에서는 의미있는 만남이 있었다. 그것은 경인교대 176 학군단 출신 예비역들의 모임인 176학군단 총동문회(회장 김임혁, 사무국장 이준호) 임원단이 스승의 날을 맞아 학군단을 방문한 것이다. 경인교대 176 학군단(학군단장 중령 허경중-학군24기)은 지난 1993년 창단하여학군 33기를 배출한 이후지금까지 약 300여명의 예비역 장교를 배출한 교대 학군단 중에서는규모가 큰 학군단이다. 또한 다양한 교육훈련과 철저한 부대운영 등으로 최우수 학군단 표창을다수 수상하는등내실있는 장교육성의 요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학군단의 교관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176 학군단 총동문회에서 스승의날을 맞아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이날학군단 출신의 선배님이신 허경중 학군단장님의 따뜻한 영접을 받은 총동문회 임원단은학군단장실에서 학군단 발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조할 수 있는 방법을 나누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현재 학군단은 교사 임용이라는 특수목적 대학인 교대의 임용고시 제도 때문에 남자후보생의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다양한 학군단의 홍보와 안내를 통해 내년도 예비 후보생을 다수 확보하는 등 성과가 다른 교대와 차별화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내년 후보생이 될 예비 후보생 중에는 1명의여성 ROTC 후보생도 확보하였다는 소식도들을수 있었다. 그동안 텔레비젼에서만 보았던 여성 ROTC 후보생이 경인교대에서도 나온다니 그동안의 학군단의 후보생 유치 노력이 나름대로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대에 창단되었던 학군단 중 총 5 개의 교대(서울교대·대구교대·부산교대·광주교대·진주교대-국방부 2011.11.1 발표)학군단이 폐지 예정에 있다. 이는남학생 비율이 현저히 낮은 교대 특성상ROTC 후보생이 되고자 하는 희망자의 비율이 낮기 때문인데 그런 특징과 함께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 임용고시의 경쟁율이 높아져 일부 학생들은 교대 학군단을 가면 임용고시 공부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학군단의설명에 따르면 일반 교대 남학생의 임용고시 합격율보다 학군단 후보생 출신의 임용고시 합격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 입증되었으며, 후보생으로서 규칙적인 생활습관 형성 및 학군단 나름대로의학습 커뮤니티 구성 등 임용고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여건이 마련되어 있으며 학군단장님을 비롯한 학군단 교관단들도 후보생들의임용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을 볼때 후보생으로서의 생활이 임용고시에 지장을 주는 것은또다른 기우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또한초급 간부로 임관하여 2년 6개월이라는 기간동안장교로 복부하면서 적극적이고 통솔력있는 리더형인재가 될 수있으며 공무원에 준하는 보수와 복지를 누릴 수 있다는 것도 또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경인지역의 교육현장에서는 학군단 출신의 다양한 인재들이 각 교육청 및 학교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리더쉽과 전문성을 발전시켜 박사 학위를 받는 등 그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는 학군단 출신들이 앞으로 교육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건전한 국가관과 안보의식이 있는 교사가 앞으로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경인교대 176 학군단 총동문회에서는 앞으로 다양한장교육성 과정에서 예비역 선배들의 올바른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하는 학군단장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을 다짐하였다.
지난해 말부터 쏟아진 갖가지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은 근절되지 않았다. 교육현장과는 괴리된 그동안의 대책들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이를 인지하지 못한다면 학교현장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종합대책 이후 교육청에서 이에 따른 대책들을 또 쏟아내면서 학교현장은 그 대책들을 수행하느라 너무나 바쁘다. 학생에 관심 둘 틈 없는 현장 갑작스런 체육수업확대로 학교는 강사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집중이수제를 선택했던 학교들은 수업을 전면 재편성해 체육을 4시간 늘리는 파행도 겪고 있다. 복수담임제 역시 학생의 교과활동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상담담임이 학생의 고민을 알기 어렵고 교과담임 역시 상담담임의 역할을 침해하기 어려워 결과적으로 오히려 담임의 상담역할만 약화시킨 꼴이다. 쏟아지는 학교폭력관련 공문도 가히 공문폭력이라 할 만큼 많다. 이쯤되면 교사가 당장 자신의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하는 입장이고 보니 학생에게 관심 둘 여유를 가질 수 없음은 당연지사다. 학생 문제를 가장 잘 아는 이는 교사다. 교사가 학생과 대화하며 마음과 마음을 나눌 때 학생은 교사를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는 상담으로 이어지고, 학생의 고민은 의외로 쉽게 해소될 수 있다. 자신이 신뢰하는 선생님 말씀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따르고 수용하는 것이 학생이며, 그들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가 질풍노도 시기 한 때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 놓인 이런 불가분의 관계를 도외시한 채 만들어지는 대책은 제아무리 그럴 듯한 외양을 갖췄다 하더라도 속 빈 강정이다. 교사가 교사로서 그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만 학교폭력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도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사에게 학생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 학교폭력근절 대책처럼 교사에게 관련 공문폭탄을 내린다든지 파행적 체육수업 강화, 학생 생활기록부 등재 강화, 가·피해학생 조사·신고 강화 등을 교사에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 교사를 학생과 가까이 가게 하려면, 오히려 그런 업무로부터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교사들의 업무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은 학교폭력이 이슈화 되기 전에도 이미 심각하게 제기돼 왔다. 사교육비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위탁급식업체의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자 학교직영급식이 시작됐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인력은 충원되지 못한 채, 교사들이 투입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의 업무는 끝을 모른 채 늘어만 갔다. 공교육강화를 위한다는 이런 정책들 뒤에 현장에서 뛰는 교사들의 고충이 증대됐고 이는 교사를 학생이나 교육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말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학교폭력근절 업무가 더해졌고, 주5일제수업 전면실시로 토요활동 지원업무까지 부과됐으니 학교 자체를 떠나는 교사들이 줄이어 나타났다. 올해 초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한 결과 지난해보다 38%나 증가한 교사가 이를 신청한 것이다. 과중한 업무로부터의 해방 필요 교사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새로운 짐을 지우는 대책이나 정책은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학교현장을 황폐화시킨다. 이런 점에서 교사들을 과중한 업무로부터 해방시키고 학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나 교사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새로운 대책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 대책이 또다시 교사들에게 짐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교사는 교육자다. 그들이 행정이 아닌 교육에 전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학교폭력을 비롯한 우리 학교의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학생들만을 바라보게 될 때 비로소 올바른 교육, 알찬 교육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 이제 우리 교육정책은 교육자가 교단을 지킬 수 있도록 그동안 만들어 놨던 각종 대책이나 정책을 하나씩 없애 가는데 시간과 노력,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있다? 없다? 기쁨과 환희, 슬픔이나 분노, 황당함 혹은 즐거움, 격정, 심심함까지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감정들을 한마디로 표현 할 수 있는 단어는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성인들에게는 없고, 학생들에게는 있다는 것이다. 바로 ‘쩐다‘라는 단어다. 화창한 봄날, 버스 정류장. 삼삼오오 모인 교복 입은 여학생들의 모습이 싱그럽다. 까르르르 이야기꽃을 피우는 소녀들. 무슨 말일까 귀가 솔깃하다. 다소 더운 날씨에 대한, 그리고 비싼 참고서에 대한 일상적인 대화. 그러나 날씨는 ‘열X’ 더워서 ‘졸X’ 짜증나며, 참고서는 ‘개’ 비싸다. 위는 우리 시대 학생 언어의 너무나 일상적인 한 단면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은 가상의 현실과 실제 현실 사이를 오가며 어느 쪽이 진짜 현실인지 모호해 한다. 2012년 대한민국은 학생들의 언어와 성인들의 언어로 양분된 두 세계가 공존하는 세상이다. 감정 표현은 한두 마디 단어로 대체되고, 어떤 상황에서나 욕을 섞어야만 대화가 되는 어린 학생들이 넘쳐 난다. 이렇듯 은어, 특히 욕설은 학생 언어의 일상이고 감정의 가장 적절한 표현이며 놀이면서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언어가 다르면 대화 방식도 다르다. 더구나 언어가 한정되면 사고가 한정된다. 우리가 다섯 살 때 쓰던 수준의 단어를 성인이 되어서도 그대로 쓰고 있다면 그 사람의 사고 능력에 발전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실제 실험에서도, 욕설을 많이 쓰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나눠 단어 연상 실험이나 기억력 측정을 해 본 결과 욕설을 많이 쓰는 그룹의 어휘력은 현저히 낮은 결과를 보여 준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나친 은어나 욕설을 사용한다면 그들의 어휘 수준 차가 결국 두뇌 발달과 성적의 차이에까지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학생 언어와 관련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화두는 ‘학교폭력’이다. 요즘 우리는 거의 매일 이런저런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욕설, 조롱, 협박 같은 언어폭력에서 시작하여 물리적 폭력, 혹은 그 끝에서 일어나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한 안타까움까지. 떠들썩한 물리적 폭력보다 더 근본적이고 잦은 폭력은 언어폭력이며, 이는 가장 흔하면서도 오래 남는 폭력의 유형이다. 실제 우리의 경험으로 봐도 칼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고 새록새록 더 아프지 않던가? 언어는 물리적 폭력과 이어지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하다. 생각이 말로 표현된 다음에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상대를 비하하는 말을 일상적으로 쓰는 사람은 상대에게 가하는 물리적 폭력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실제로 일반적인 학생에 비해 과도한 물리적 폭력을 쓰는 학생일수록 욕설에 대한 민감도가 현저히 낮아서 어지간한 욕설에는 무덤덤하다는 조사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학생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개선하려는 것보다는 학교폭력과 관련한 해결책을 찾느라 여념이 없다. 사흘이 멀다 하고 신문과 방송에 폭력 관련 기사나 정책이 등장한다. 당장은 눈앞의 물리적인 폭력과 산재한 문제 해결이 급해 학생들의 언어쯤은 되돌아 볼 여력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고-말-행동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서 학생들의 언어는 그들의 사고를 대변하는 신호다. 따라서 학생들의 언어를 바로 잡아야 그들의 행동도 바로 잡힌다. 물론 언어는 습관이라 지속성, 일관성이 필요하므로 학교 교육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가정은 기본적 예절과 관련한 밥상머리 교육으로, 사회는 학생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방송 매체와 문화 콘텐츠로 각각 제 역할을 해야만 언어문화개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금 학생들의 언어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언어 파괴에서 시작된 소통의 부재와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학생들의 미래이자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둑은 여기저기 작은 구멍이 나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둑 터진 뒤 가래를 들고 우왕좌왕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처음 교편을 잡고 학교에 들어섰을 때는 오직 열정 하나만 가지고 덤벼들었다. 그때의 학교생활은 그야말로 전쟁이었고 내 마음은 문제 학생들에 대한 불만투성이였다. 체벌도 해 봤지만, 학생들은 버릇을 고치지 않고 되레 반항하기까지 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엔 내 마음에도, 학생들의 마음에도 분노만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녀석들은 하나같이 문제라는 생각이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즐거워졌다. 문제 학생을 만나도 분노의 감정을 갖지 않고 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의 계기가 된 것은 내가 만난 두 명의 훌륭한 스승이었다. 바로 제자 민성이와 성규다. 지각, 조퇴, 결과를 하지 않는 것을 규칙으로 정한 우리 학급에서 가장 먼저 규칙을 어긴 학생이 바로 민성이였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민성이를 불러 세워 놓고 학교에서 규칙을 어기면 사회에 나가 인생낙오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둥 일장 연설을 하고는 벌 청소를 시켰다. 학생이면 누구나 근면 성실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 후로도 녀석이 지각할 때마다 나는 그에게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을 골라서 꾸중했고 벌 청소의 부담도 가중시켰다. 그런데 녀석은 오히려 벌을 준 내가 무안할 정도로 무관심으로 대했다. 결국 나는 녀석에게 체벌을 가했다. 다음날 녀석은 결석했다. 수업을 마치고 녀석의 집을 찾아갔다. 민성이의 집을 안내하던 친구 녀석이 조심스럽게 민성이의 부모님이 모두 집을 나갔다는 얘기를 꺼냈다. 잦은 부부싸움으로 어머니가 가출해 버리자 며칠을 술로 보내던 아버지마저 집을 나갔다는 것이었다. 민성이는 혼자서 마지막 남은 쌀로 밥을 해먹고 그 후로는 내내 굶어서 방안에 누워 있었다. 물 먹은 솜처럼 축 늘어져 있던 민성이는 초점을 잃은 눈으로 무심히 나를 쳐다보고만 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고 코가 시큰거렸다. 쌀과 반찬을 마련해서 도와줬으나 결국 민성이는 그 도움마저 거부하고 작년에 가출한 친구 따라 서울로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민성이의 무심한 눈빛은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우쭐대고 교육자라고 자처하며 거들먹거렸던 나를 질책하는 눈빛이었다. 간혹 교직생활이 힘들어 질 때마다 나는 지금도 그때 민성이의 눈빛을 떠올리곤 한다. 또 다른 스승인 성규를 다시 만난 장면도 잊을 수 없다. 어느 날 마주 쳐 오던 하얀색 승용차가 갑자기 멈추면서 웬 젊은 녀석이 나를 빤히 쳐다보며 곧추 도로 가운데를 가로질러 다가왔다. 경계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내게 그 젊은이가 꾸벅 절을 하자 갑자기 긴장한 것이 민망스러웠다. 성규였다. 제법 의젓한 음성으로 엷은 미소를 띠면서도 학창시절 속 많이 썩였다고 연신 죄송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에 “그 시절에는 다 그런 것”이라고 말했지만 성규는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학생이었다. 그가 그렇게 깔끔하고 의젓하게 내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었다.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선생님의 지도에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면서도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녀석, 자취하고 있는 손자를 위해 뒷바라지해준 할머니를 우습게 여기고 부모까지도 내팽개친 녀석이었다. 친구 따라 일주일을 가출했다 돌아와 다시는 도망가지 않고 학교생활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받고 용서받은 지 보름 만에 또 도망 간 녀석이었다. 참을성도 없고 삶의 목적도 없고 도덕과 윤리와는 담을 쌓은 녀석으로 보였다. 한번은 학교에 안 다니겠다고 도망 간 녀석을 온 시내를 뒤져 찾아서는 말을 꺼냈다. 겉으로는 마지막 훈계인 양 그를 설득했지만 당시 나는 내심 그 녀석이 도무지 인간 노릇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속된 말로 네가 잘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는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러던 녀석이 조그만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풍족한 기쁨을 띤 얼굴로 나에게 인사를 한 것이다. 이제는 학창 시절의 게으름병도 없어졌다고 했다. 지금 이룬 모든 것이 그때 선생님께서 퇴학시키지 않고 바로 인도해준 덕이라고 말한 성규는 스승의 날에 꼭 인사를 드리겠다며 몇 번이고 인사를 하며 떠나갔다. 그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날의 만남 이후 나는 아무리 문제가 많은 학생일지라도 그 학생이 변화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바로 그 날 성규의 미소가 날 변화시킨 것이다. 민성이와 성규는 나의 제자이다. 그리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나의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