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6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은? 어느 구름에 비 들었을까라는 제목만으로도 작가의 교육 사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교육의 가능성, 학생이 지닌 잠재능력을 함부로 예단하지 않고 귀하게 여기며 지켜낸 교육자의 삶이 녹아든 제목이라 신선하다. 교육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삶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매우 희망적이면서도 은유적이다. "삶과 분리된 학교 교육은 낡은 방식이다. 단지 교과서 안의 지식을 가르치는 것만이 학교가 해야 할 일이라면 미래에 없어져야 할 곳 순위에서 앞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학교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은 물론 방법을 배우는 작은 사회이다. 친구를 사귀고, 다툼을 해결하고, 선후배나 또래와 사이좋게 지내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며, 감정을 다스리는 법 등을 관계로 맺으면서 보고 배우는 곳이다." -75쪽, '나 하나만이라도' 중에서 글쓰기는 학교 현장에서 가장 지도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이는 매우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도하는 선생님이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성과는 더욱 더디다. 학교 현장에서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사라진 일기 쓰기 지도가 한 몫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글쓰기는 국어 교육의 열매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함에도 현실은 그렇다. 발표력 신장을 위해 공들인 시간의 절반만 투자했더라면 글쓰기 교육이 성공했을 것이다. 최근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책 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서 다행이다. 무엇보다 지자체나 도교육청 단위로 선생님이나 관리자가 글쓰기를 의도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내 책 갖기 운동을 하고 있으니 학생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주리라 믿는다. 이 책을 쓴 양선례 교장선생님은 내가 현직에 있을 때교사를 위한 인문학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만큼 열성적인 관리자로 만난 바 있다. 관리자가 관심을 갖고 의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매우 지대하다. 교육은 모범을 보이는 것만으로 절반 이상 성공할 수 있다. 특히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리더십에 많은 영향을 받는 초등교육은 더욱 그러하다. 나는 수년 간 인문영재반 독서와 글쓰기를 지도한 바 있다. 초등학교 5~6학년 영재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자기 작품집을 매년 만들도록 지도했다. 수강생의 10%정도는 글쓰기를 좋아하였고 1/4 정도는 그저따라오는 정도였으며, 절반 이상은 마지못해 겨우 따라오는 정도여서 애를 먹었다. 책을 읽지 않으니 문해력이 낮았고 권장도서를 읽고 찬반토론을 하는 것도 버거워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선생님은 일기를 쓰세요? 선생님도 독후감을 쓰세요? 일기 쓰는 게 귀찮고 재미없어요. 책은 읽겠지만 독후감은 싫어요. 안 하면 안 되나요?" 내 반 학생들에게 일기 쓰기 숙제를 내거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지도할 때마다 듣던 질문이다. 인문영재반 학생들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쓴 책을 보여주기도 하고 기사를 출력하여 보여주며 선생님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곤 했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을 설득하는 최선의 방법은 모범뿐이었다. 처음에는 숙제처럼 받아들인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표현하며 마음 속 상처를 드러내며 울기도 하고 독서와 글쓰기로 꿈을 키우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글쓰기는 교사의 기본이자 모범을 보이는 행위라고생각하는 사람이다. 선생님은 앞서서 길을 내고 그 길을 인도하는 사람이니, 글쓰기 교육에서도 선생님의 글쓰기는 매우 중요하다. 그럼에도 강요하거나 의무 사항이 아닌선택적이니발전의 속도가 더딘분야이기도 하다. 글쓰기는 작가의 전유물이거나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여 자신 없어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보내오는 책선물을받곤 한다. 그럼에도 보내온 모든 분의 서평을 쓰지는 않는다. 홍보용 책으로 만든 분의 책은 보낸 분에겐 미안하지만 소개하지 않는다. 나름의 자존심을 지키는 편이다. 내가 읽고 싶어서 고른 책이 아닌, 숙제처럼 읽어야 하는 책은 일단 부담감을 준다. 선뜻 읽지 못하고 뜸을 들이는 시간이 길다. 친분이 없거나 교류가 없는 분이 보낸 책은 더욱 그러하다. 작품으로만 만나니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수십 년 가슴으로 품고 키워낸 귀한 자식을 함부로 평가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일단 서평을 쓰고자 하는 책은 기본적으로 세 번은 읽어야 한다. 먼저대충 읽기, 두 번째는 차근차근 정독하기, 세 번째는 작가의 진심이 담긴 문장을 고르기 위한 선택적 읽기가 그것이다.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그 긴 시간과 노력, 자판 앞에서 자신과 싸우는 힘든 여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어느 한 꼭지도 대충 읽지 못한다. 특히, 여성으로서 나 역시 작가처럼 인생의 대부분을 바친 교단 이야기, 어머니와 아내, 딸과 며느리로 살아내야 했기에 더욱 공감이 가는 진솔한 고백 앞에서 나의 삶을 복기하며 한숨과 눈물을 훔쳐야 했다. 수필은 작가의 삶이 통째로 드러나는 글이다. 자신의 몸매가 실루엣처럼 드러나는 글이라서 가장 쓰기 어려운 글이다. 세상 이야기를 논하는 칼럼이나 사물을 객관화하여 은유적으로 쓰는 시보다 더 어려운 글이 수필이다. 잘못하면 자질구레한 신변잡기로 그치기 쉬우니 위험수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용기가 필요한 글이 수필이다. 더욱이 사실이나 사건의 나열을 넘어 그 속에 은유와 형상화, 철학적 깊이로 구워져야비로소 담백하고 은은한 빛을 발하는조선의 백자 같은 수필이 될 수 있다. 이 책에는 그가 자라난 환경, 살아온 인생, 주변인의 모습 등 한 사람의 인생이 채색되지 않은스케치처럼, 흑백사진으로담겨 있다. 사건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담긴 내밀한 감성과 품격이 문장 사이에서 숨어서 눈물과 감동, 아픔과 고뇌를 느끼게 하는 힘을 지닌 글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체험 중심이라는 점에서 작가의 수필이 주는 감동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특히 4부에 실린 작품들은 오래 눈길을 끌었다. 각색하여 동화로 써도 좋을 만큼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한 인간으로 태어나, 딸과 어머니, 아내와 며느리 역할을 억척스럽게 해내면서도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섬세한 교육자로서 시행착오와 실수마저도 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후배 선생님을 위한 자양분을 가득 담고 있는 책이다.관리자이면서도 교육자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모습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학교장의 모습을 늘 원해왔던 나의 바람을 실천하는 분이라서 서평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스스로 구름을 만들고 비를 부르는 삶 일하는 아내와 어머니로서 힘들었던 일상을 가감 없이 드러낸 장면은 내 이야기 같아서 읽는 내내 한숨을 지었고 아팠다. 남의 자식에겐 최선을 다했지만 내 자식에겐 시간을 내주지 못한 회한과 미안함을 돌아보며 후회로 남은 시간들을 반추하는 괴로움은 일하는 엄마의 숙명이니 어쩌랴! 문해력이 낮은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장선생님으로서도 전남교육의 알토란같은 양선례 교장선생님은 이름처럼 선례(선한 예시, 사례)를 남기고 있으니 이름처럼 산다는 말이 맞다. 작가 본인은 자신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했지만 부모님의 선견지명에 감사함이 지당하다. 부모님께바치는 귀한 선물로도, 자식과 후학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책보다 귀한 것이 어디 있을까. "아이를 낳는 것은 세상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여자만의 특권이다. 소나무는 병이 들면 다른 해보다 월등히 많은 솔방울을 맺는다. 세상에 나랑 많이 닮은 내 흔적이 부지런히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부모한테 받은 사랑을 자식에게 갚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이 아닐까. 어느 해 하느님이 부르시면 이 세상을 미련 없이 떠날 것이다. 다만 내가 남긴 흔적, 내 아이 셋이 우애가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 있든지 간간이 만나고, 그럴 때면 꾀부리지 않고 자기 일에 충실하게 부지런히 살다 간 엄마를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185~186쪽, '생의 끝에 서면' 중에서 어느 구름에 비 들었을까의 작가 양선례 교장선생님의 책에 대한 한 줄 평은 '여성으로서, 교육자로서 어느 자리에서나 꾀부리지 않고 자기 일에 충실하게 부지런히 살아낸 진솔한 삶의 기록물'이다.글 쓰는 선생님이 많아져야 글쓰기 교육도 성공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 글 쓰는 관리자로서 후배 선생님과 그 학교 학생들에게 끼칠 선한 영향력을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구름을 만들고 단비를 부르는 바쁨 속에서도두 번째 옥동자(책)를 잉태한 그의 건강과문운을 빈다. 그는 오늘 하루도 글눈을 뜨지 못한 가여운 아이들을 곁에 앉혀두고 어머니처럼 자상한 눈으로 책을 읽어주고 자석 글자와 스케치북을 펼치고 낱소리의 음가를 들려주려고 노심초사 하며직원협의회 시간조차 아낄 것이다. 하루가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매 순간을 아끼며 학생 교육과 후배 선생님을 위해 조언하고 도우며 선한 영향력을 줄 것이다. 부르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달려가 문해교육 강의로 열정을 다할 것이다. 양처럼 선한 눈빛,따스함으로 / 선한 영향력으로가족과 제자, 후배 선생님에게/ 례(예)를 다하여 진심을 다하는/ 그대를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십시오!
교육부가 교원단체 등의 의견을 반영해 ‘초등 전일제학교’를 ‘초등 늘봄학교(가칭)’로 명칭을 바꾼다.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방과후 운영체제를 교육청 등 지역 중심으로 개편한다. 12일 교육부는 초등 돌봄과 관련한 의견수렴 차원에서 지난 8일 교원단체·노조 및 학부모단체 및 관계자 등과 간담회 결과 이와 같은 방안을 연내 마련한 뒤 2023년부터 시범운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8일 간담회에는 총 10개 단체가 모였다. 교원단체·노조 중에서는 한국교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교사노조연맹이, 학부모단체 중에서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이 참석했다. 교원단체·노조는 지역단위 전담 운영체제 구축을 통한 교사 업무 경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추후 교사가 방과후·돌봄 업무에서 완전히 분리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학교 돌봄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돌봄이나 가정 돌봄과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또한 전일제학교라는 용어가 모든 학생을 종일 학교에 머물도록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이를 반영해 교육청 등 지역 중심으로 방과후 운영체제를 개편하고 지자체와 관계부처 등과의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일제학교 명칭 역시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아 ‘초등 늘봄학교’로 수정하기로 했다. 학부모단체에서는 운영 주체와는 별개로 학교 위주의 돌봄이 안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저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 학생도 방과후 돌봄이 필요하고, 교과 연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제공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교육부는 돌봄을 고학년까지 늘릴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과후 프로그램과 틈새 돌봄을 강화해 고학년 학생에게도 확대 제공하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방과후 운영체제를 교육청 등 지역 중심으로 개편하고 지자체‧관계부처와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도 방안에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다. 나 또한 그러했다. 학창 시절과 대학교 그리고 직장인이 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 중 애틋한 한 분이 떠오른다. 내가 그분을 만나게 된 건 대학에 입학하고 난 후이다. 당시 난 현실과 이상 사이의 커다란 괴리감 속에 있었다. 대학교 생활은 흥미가 없었고 권태로웠다. "안녕? 난 너의 지도 교수인 양은미(가명)란다." 대학에 입학 후 1달이 지나고 난 내 인생을 바꿔 준 은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당혹스러웠다. 상담 시간에 맞게 교수님의 자리로 가니 따뜻한 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상담 내용은 따뜻하지 않았다. "간호학과, 원해서 왔니?" 나의 꿈은 교사였지만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간호사가 꿈이어서 왔다고 말씀드려야 할지, 솔직하게 차선으로 왔다고 말씀드려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침묵은 대답이 되기도 한다. 교수님은 웃으며 말씀하셨다. "간호학과는 나도 원해서 온 과는 아니야, 하지만 난 지금은 이 과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 진부한 말이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숭고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려는 건가. "너의 꿈은 무엇이니?" 교수님의 말씀은 당혹스러웠지만, 난 홀린 듯 대답했다. "역사 교사였어요, 지금은 포기했습니다." 교수님의 반응은 나의 예상과는 달랐다. "역사 교사는 어려울 수 있지만, 간호사도 교사가 될 수 있어. 보건교사라고 들어봤니?" 가슴이 떨렸다. 보건교사. 물론 알고 있었다. 학창 시절 보건실에 계시는 선생님, 하지만 그분이 간호사이신 줄은 몰랐다. "물론 쉽지 않아. 교직 이수를 위해 지금부터 성적관리도 잘해야 하고 임용도 쉽지 않아, 하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지." 꿈이 생겼다. 그날부터 성적에 매달리고 방학 때 계절학기까지 들으며 기어이 교직 이수 자격을 얻었다. 교수님은 제 일처럼 기뻐하셨다. 간호사는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의료인이며 사명감과 윤리적 책임감이 따르는 숭고한 직업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난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간호사가 되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럼 교사는 어떠한가. 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둘은 완전히 다른 직업이다. 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고 어떤 간호사가 되어야 하는 건가. 늦은 시간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불을 끄고 사물함에 책을 두러 간호학과 건물로 갔다. 교수님의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정해진 상담 시간을 제외하고는 따로 교수님을 찾아뵌 적이 없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노크를 했다. 교수님은 잠시 놀라셨지만 금방 웃으며 들어오라고 하셨다. 내 이름을 부르셨고 내 꿈도 기억하셨다. 야근 중이신 교수님께 죄송했지만, 고민인 부분을 말씀드렸다. 교수님은 정해진 답을 말씀하시는 분은 아니었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고 웃으며 졸업하기 전까지 답을 찾아보자고 하셨다. 교수님은 야근이 잦으셨다. 그 후에도 불쑥 노크하며 시간이 괜찮으시냐고 여쭤보면 늘 웃으며 들어오라고 하셨다. 가끔은 저녁에 학식을 같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4학년이 되고 교육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모교인 초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가는 것을 허락해 주셨다. 내가 실습하였던 초등학교 보건실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달려오는 곳이었다. 처음 1주는 학생들 치료에 치이고 때로는 성교육도 하면서 사명감과 책임감은 생각 못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2주째 보건 선생님께서 심폐소생술 수업을 같이 참관할 것을 권유했다. 이론수업과 함께 실습수업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이 조를 이루어 실습하는 모습들을 바라보았다. 학창 시절 선생님들께 들은 수업이 기억났다. 생각해 보면 희미한 기억과 선명한 기억이 공존했다. 기술 가정 시간에 배웠던 바느질, 과학 시간에 그림을 그리며 외웠던 태양계. 그리고 선생님들께 들었던 감사했던 말들, 추억…. 짧게는 4년 길게는 15년 전 일도 하나의 그림처럼 떠올랐고 형태를 만들어냈다. ‘난 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추억을 가졌구나.’ 나에게 학창 시절 선생님들과 지금의 지도 교수님처럼 누군가는 다른 사람에게 작고 큰 영향을 미치고 한 사람의 길을 바꾸기도 한다.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진 숭고한 직업. 웃음이 나왔다. 간호사와 교사는 분리된 직업이 아니라 같은 직업이구나.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졸업 전 교수님을 찾았다. "교수님 저 일단 간호사가 돼보려고 해요. 임상 간호 속에서 경험을 쌓고 능력 있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교수님도 동의하셨다. 그분을 본 건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공원에서 함께 산책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교수님은 담담히 말씀하셨다. "나는 네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 난 네가 참 자랑스럽다." 시간이 흐르고 난 보건교사가 되었다. 임용에 합격한 다음 날 교수님께 전화를 걸었다. 교수님은 좋은 교사가 될 것을 격려해 주셨다. 여전히 답을 정해주시는 분이 아니라 나의 뜻을 존중해 주시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격려해 주셨다. 신규로 발령 난 학교는 한 고등학교였다. 처음엔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쩔쩔맸고 난감했다. 때로는 당혹스러웠다. 학생들과 고군분투하며 시간을 보내다 할 일이 생각나 저녁 시간에 야근하게 되면 가끔 학생들이 "선생님?" 하며 들어왔다. 어디서 본 장면 같다 느끼며 피식 웃기도 했다. 목적 없이 들어오는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할 말을 털어놓는 아이들의 말을 공감해 주고 격려해 주기도 했다. 교사란 어떤 직업일까. 늘 생각한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나의 사소한 말과 행동이 이 아이들에게 행복하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나는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학창 시절과 대학교 그리고 직장인이 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 중 가장 애틋한 사람이 오늘도 떠오른다. 코로나로 주어진 책임감과 사명감에 버겁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고 힘들기도 하다. 그때마다 당시 내 손을 잡아주고 오랫동안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그분을 생각한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선생님이 된 거예요?" 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말해줄까?" ----------------------------------------------------------------------- [수상 소감]은사를 생각하며 행복하게 걷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인생의 전환점을 묻는다면 주저 없이 교사가 된 순간을 이야기할 것이다. 교단 수기를 쓰는 것은 교사가 되고 앞만 보고 그저 걸었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또한, 수상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힘들었던 모든 순간을 잊을 만큼 감격스러웠다. 한 글자씩 글을 쓸 때마다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대학생 시절이 생각났다.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셨던 지도교수님을 비롯하여 여기까지 성장하도록 도와주신 수많은 분이 떠올랐다. 코로나 관련 일을 자기 업무처럼 생각하고 도와주시는 학교 선생님들, 휴일에도 굳건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료 보건 선생님들, 그리고 코로나 상황에서도 나를 믿고 따라주는 학생들…. 선생님이란 무엇일까.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늘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나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준 선생님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장하는 보건교사가 되고 싶다. 모두가 힘들었던 2020년,20 21년이 지나고 2022년도를 지나왔다. 이제는 코로나가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학생들은 보건실에 웃으며 들어와 서로 체온을 재주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 코로나로 생긴 수많은 업무는 버겁고 힘들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내가 걸을 교직의 길도 꽃길만 펼쳐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마다 교단 수기로 상을 받은 지금의 감사함과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신 은사님을 생각하며 행복하게 그 길을 걷고 싶다.
한국교총은 6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교총 주관 연구대회 시‧도교총 담장자 회의’를 열었다. 교총은 매년 ‘전국현장교육연구대회’, ‘전국교육자료전’,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회의에서는 2023년도 연구대회 일정을 공유하고, 시‧도별 대회 운영의 유의사항 및 개선방안이 논의됐다. 교총은 특히 ‘표절‧모작’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표절‧모작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제공하고, 엄격한 심사 진행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철 교총 종합교육연수원장은 “회의를 통해 연구대회의 공정성을 높이고, 대회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시‧도교총과 함께 연구하는 교원들이 우대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부하는 부모, 흔들리지 않아 본질을 알아보는 눈 키워야…” 교직에 진심이었다. 교단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수업을 개선하고 연구학교 업무를 수년간 담당하면서도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었다. 교사에서 교감, 장학사를 거쳐 교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30여 년을 오롯이 공교육에 헌신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 부모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많은 학생, 학부모를 만난 교육전문가로서, 두 딸을 기르면서 겪은 어려움을 극복한 선배 부모로서 깨달은 것들을 나누기 위해서다. 엄명자 경북 청도중앙초 교장 이야기다. 엄 교장은 지난해 자녀교육서 ‘초등 엄마 거리두기 법칙’을 펴내고 자녀교육을 고민하는 유·초등 학부모들의 성장 멘토로 활동 중이다. 그는 “교육전문가이자 완벽한 엄마처럼 보이겠지만, 알고 보면 실수투성이였다”고 했다. “교사 시절, 헌신적으로 일했어요. 누가 맡을지 서로 눈치 보던 일도 스스로 하겠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죠. 그런데 엄마로서 저는 불안했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터널 속에서 헤매는 느낌이었습니다. ‘언제 이 터널이 끝날까?’ 불안하고 괴로웠죠. 지나고 보니, 그 터널은 200미터밖에 안 되는 거였어요. 터널의 본질을 알면 불안할 게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신대로 아이 손을 잡고 길을 따라가면 되는 거였죠.” 부모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건 ‘공부’라고 했다. 자녀교육의 본질을 알아보는 눈을 키우고 자신만의 로드맵을 그릴 줄 알아야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높은 시험 점수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자녀교육 전문가들을 학교로 초청해 학부모 대상 강연을 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엄 교장은 부모의 역할은 ‘코칭’에 가깝다면서 프로젝트 수업을 예로 들었다. “학교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많이 합니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제시하면 학생들이 직접 연구 주제를 정해 탐구하고 결과까지 도출하는 수업 방식이에요. 그때 교사는 조력자가 됩니다. 질문하고 생각하게 하는 거죠. 부모의 역할도 다르지 않아요. 자기주도성을 길러준다고 해서 ‘네가 알아서 해’가 아니에요. 관심 있는 것을 찾아가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요.” ‘초등 엄마 거리두기 법칙’에서도 이를 강조한다. 초등 1~2학년까지는 바른 생활 습관과 학습 습관이 몸에 배도록 코치의 역할을 하고, 3~4학년부터는 주도권을 아이에게 넘기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입을 최소화하는 ‘거리두기’ 과정이다. 엄 교장은 “5학년 이상이 되면 전지적 엄마 시점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잘못된 결정만 피하도록 코치하는 데 그쳐야 한다”고 했다. 자녀를 잘 교육하는 것이 부모의 과업처럼 여겨지다 보니, 때로는 마음이 앞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학교, 교사와의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엄 교장은 소통 부족 문제를 꼽았다. 3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점도 지적했다. “별일 아닌데, 오해가 쌓이는 경우가 잦아요.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방문하는 일도, 선생님을 만나는 것도 어려워졌잖아요.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하면 궁금한 것도, 불편한 것도 많을 수밖에요. 교장으로서 소통 창구를 자처한 이유예요. 궁금해할 내용을 미리 자세히 안내하면 상대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죠. 부장 교사 때를 떠올렸어요. 몇 달 전에 미리 해야 할 일을 기획하고 협조를 얻어 안내해야 학교가 잘 돌아가잖아요. 학부모와 소통할 때도 다르지 않았어요.” 과거의 자신처럼 자녀교육으로 고민하는 후배 교사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엄 교장은 세 가지를 강조했다. ‘일과 자녀교육, 밸런스를 맞추라’, ‘자녀와 함께 성장하라’, ‘소진되지 않도록 숨통을 트라’. 엄 교장은 “일하다 소진돼 정작 내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본다”며 “소진되기 전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부모이자 교사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문인식이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우리 학교 사물함 잠금장치로 활용해 보고 싶어요.”(초3학생) 전북교총(회장 이기종)은 3일 전주송북초등학교에서 ‘2022 미래핵심 역량 함양을 위한 직업기술체험 한마당’을 개최했다. 유‧초‧중등 교원과 학생 1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행사는 진로 연계 SW‧AI 체험교육, 메타버스 활용 교육, 코딩 및 SW교육, 사물인터넷(loT) 체험 등 교원의 미래교육 역량 강화, 학생들의 미래사회 핵심기술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전북교총은 “학생들이 다양한 미래기술을 체험해봄으로써 진로 탐색의 정보를 제공하고, 교원의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성 있는 강사 초빙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기종 회장은 “4차산업시대에 필요한 논리적, 창의적 능력 강화를 위한 체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며 “교총이 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원장 이종순, 이하 농정원)이 주관하는 '2022년 동물사랑배움학교 성과공유회 및 우수 운영학교 시상식이 2일(금) JW메리어트호텔서울(서울 반포동)에서 열렸다. 점촌북초(교장 박희묵)는 평소 모든 교육가족이 생명존중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릴 수 있었다. 농정원 관계자에 의하면 초등학생의 동물 보호·복지 인식 제고를 위한 동물사랑배움학교 사업에 기본 프로그램 운영, 교육 과정 재구성을 통한 점촌북초만의 특색있는 교육활동, 지역 체험 자원을 활용한 창의적인 프로그램 운영 등이 심사 위원단에게 만장일치의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묵 교장은 "프로그램수료 이후 아이들이 생명존중·자기존중·배려 등 인성 항목에서 유의미하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며 "관내 많은 학생,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점촌북초는 탄소중립환경교육, 세계시민교육 등의 교육내용을 창의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환경 사랑과 생명존중 교육으로 실천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ESD(지속가능발전교육) 활동 학교이다.
1935년에 발표된 심훈(沈熏, 1901~1936)의 장편소설 상록수에는 ‘학교’가 등장합니다. 물론 오늘날과 같은 온전한 학교는 아닙니다. 여주인공인 전문학교 학생 채영신이 기독교 여성 연합회의 파견으로 청석골이라는 빈촌에서 문맹퇴치 활동을 하기 위해 운영하는 한글 강습소입니다. 학교 공간이 따로 없어 마을 교회에서 밤낮으로 아이들에게 한글 강습을 하고 있는데, 뜨거운 배움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분명 학교의 범주에 듭니다. 소설 속 채영신은 당시의 실재 인물 최용신을 모델로 했다고 하니 상록수 이야기는 허구로만 만든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런데 채영신의 학교는 일제 당국에 밉보이면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일제는 교회 건물이 낡았다는 구실로 학생 인원을 제한합니다.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이 이제는 학당에 들어올 수 없게 되자, 교회 학당 담벼락 뒤에서 얼굴만 마당을 향한 채 한글 문장을 울부짖듯 외치는 대목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는 아이들 다 들여서 가르치려면, 비록 초가집 흙벽돌로 짓더라도 어딘가 학교 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채영신의 학교가 필요로 하는 가장 절박한 조건입니다. 다행히 그녀의 학교는 마을 주민의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한글 강습뿐 아니라, 청년들에게 시대를 일깨웁니다. 여성들을 계몽하여 생활 개선에 나서기도 합니다. 주민들은 채영신 학교를 간절히 바랍니다. 채영신의 학교가 가진 ‘학교의 조건’을 생각해 봅니다. 학교의 학교다움을 지탱하는 학교의 조건은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현실 학교의 악조건도 물론 학교의 조건에 속합니다. 오늘 우리의 학교는 그녀의 학교가 갖지 못한 조건들을 갖추었는가요? 혹 그녀의 학교가 잘 갖춘 것 중에, 지금 우리는 그러지 못해서 보이지 않게 결핍감을 느끼는 것은 없는지요? 나의 어머니(이숙영, 1930~2019)가 남겨 놓으신 산문 기록을 들추어 보니 이런 학교도 있습니다. 이 학교가 현실로 지녀 가진 학교의 조건은 무엇이겠습니까. 아픔과 연민이 가득 느껴지는 식민지 학교의 학생을 ‘학교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응시해 봅니다. 1939년, 나는 서울의 교동소학교 3학년이 되었다. 교실은 3층 중간이다. 월요 조회 때는 손톱과 손수건 검사를 담임선생이 일일이 한다. 지나사변(중일전쟁) 중이라 여전히 한 달에 한 번 남산 꼭대기에 신궁참배도 가고, 봄소풍도 갔다. 학교생활이 변한 것은 없지만, 수업이 끝나고 오후 늦게 10여 명 정도 남아서 전선의 일본 군인에게 위문편지를 썼다. 3학년이 되니까 조선어는 2학년까지만 배우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일어를 배운다. 공부시간이나 노는 시간에도 일본어로 대화를 했다. ‘국어(일본어) 상용’을 강요하면서, 일본어를 잘하면 사구라꽃이 그려진 배지와 상장도 준다. 일본 천황 생일(天長節, 덴초세쓰)에는 일황기를 본뜬 빨갛고 하얀 둥근 찹쌀떡을 두 개 준다. 3학년 2학기가 되었다.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으면 어리지만 수군거린다. 일본이 창씨개명(創氏改名)을 요구한단다. 이윽고 어느 날 아침 첫 시간에 담임선생이 말한다. 우리는 황국신민(皇國臣民)이요 내선일체(內鮮一体)니까, 모두 성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다. 두어 달 후 우리는 차례대로 나가서 칠판에다 창씨개명한 자기 이름을 썼다. 김본영은 ‘金本英子(가네모도 에이코)’로 쓰고, 최숙현이는 ‘(山本順, 야마모토 준)’으로 썼다. 나는 이름을 갈지 않았다. 교무실로 불려가서 아버지를 모셔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숙영, 경성에서 학교 다니기, 미발간 내 땅의 내 학교인데, 남의 나라, 남의 학교가 되어 있다면, 이런 조건 아래 놓인 학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요. 외양을 갖추고 서 있는 학교라고 다 학교가 아님을 느낍니다. 전쟁과 궁핍이 ‘현실 학교의 조건’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더듬어 봅니다. 1956년 내가 입학한 초등학교는 6.25 전쟁의 상흔이 가득했습니다. 흙벽돌 채로 노출된 교실 내벽들, 나무 서까래 위를 군용 텐트 천으로 덮은 교실 지붕, 그 틈새로 드문드문 보이는 하늘, 비가 오면 수업을 못 하고 아이들을 돌려보내곤 했습니다. 이때 당면한 ‘학교의 조건’은 학교의 건물을 제대로 세우고, 교구와 교과서를 마련해 주는 데에 있지 않겠습니까. 전쟁이 유실한 폭발물 사고로 아이들이 죽고 다쳤습니다. 이런 사고들을 포함하여 전후의 헐벗음과 굶주림과 전염병은 그 시절 ‘학교의 조건’에 관여했습니다. 그게 만연할수록 학교는 가르치는 일을 제대로 못 했습니다. 학교는 유엔이 보내준 분유나 의류 등 구호제품을 배급하고, 전염병 방역을 했습니다. 학교의 지역·사회적 조건이 생겨납니다.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가 태어나면서 학교는 한 학급당 8~90명의 밀집공간이 되었습니다. 수업도 교육공학적 진화를 모색하게 되고, 학교는 산업화 시스템에 생산 인력을 공급하는 조건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잘하든 못하든 공부를 하고 싶은 동기는 강했습니다. 공부가 이 곤궁과 결핍의 탈출구임을 교육이 암시하면서 학교의 조건도 그런 방향으로 잡혔습니다. 그런 중에도 학교는 학교였습니다. 배우고 익히고, 그리고 상급학교로 진학합니다. 연중 기념행사들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지역사회와 학교가 어우러집니다. 학예회를 하고, 운동회를 하고, 수학여행을 갔습니다. 예방주사를 맞고, 기생충 검사를 하고, 학교 청소를 했습니다. 실습지를 가꾸고, 교과서를 물려받았습니다. 학교는 훈화에서 애교심·애국심을 강조하고, 이런 프로세스에서 학부모의 위상도 생겨났습니다. 학교가 ‘문화의 형식’으로 존재하고 있음도 자각합니다. 학교다움을 나타내는 ‘학교의 조건’은 더 구체적이고 더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학교도 있습니다. 나라 밖 지구촌 각지에 있는 학교인데도 분명 우리의 학교입니다. 현재 약 1,500개 학교에 15만여 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14,000여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학생들은 한국어를 잘 모르는, 그곳에서 태어나 살아온 재외동포 한국인 2세·3세들입니다. 물론 우리와 핏줄을 함께 나눈 지구촌 한인들입니다. 이름하여 ‘한글학교’, 아이들은 월화수목금 주 5일을 그곳 거주국의 일반 학교에 다니다가, 남들 다 노는 토요일에 특별히 이 한글학교에 옵니다. 누군들 주말 휴일에 학교에 오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한글학교는 일단 오기만 하면, 지낼 만합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외모도 피부도 다른 아이들과 생활하지만, 여기서는 서로 비슷하게 생기고, 한국말을 조금씩 하는 아이들끼리 지냅니다. 선생님도 한국인입니다. 무언가 묘한 친밀감이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학교입니다. 대개는 다른 건물을 빌려 씁니다. 그래서 겪는 설움도 큽니다. 재정이 열악하지만, 어떻게든 학교를 눈물겹게 살려 갑니다. 소풍도 가고 운동회도 합니다. 방학에는 특별 캠프를 합니다. 물론 현실의 불리한 조건들로 문을 닫는 학교들도 꾸준히 생깁니다. 전교생 30명 미만의 학교도 수없이 많습니다. 학교 수효만큼이나 ‘학교의 조건’도 다릅니다. 미국 보스턴 한글학교의 남일 교장은 코리안 디아스포라입니다. 그는 글로벌 지구촌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려면 뿌리가 있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게 하는 진정한 힘은 자신이 지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서 나옴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글학교의 존재론적 조건입니다. 그의 말을 들어봅니다. 나는 자녀를 기르면서 나와 아이들의 뿌리 뽑힘의 삶을 막막하게 발견하는 데서 우리말을 새롭게 각성하였다. 우리말에 대한 각성은 한국에서는 잊고 살아도 되었는데, 여기 이민의 나라에서는 그 말을 잊으면 존재의 불안이 다가온다. 아,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나의 2세들은 자라면 나로부터 빠르게 멀어져 갈 것이다. 이 낯선 대륙의 끝과 끝으로 흘러가서, 이 소외로 가득한 이국의 대도시에서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 남일, 한글의 최전선, 지구촌 한글학교 스토리 중에서 오늘날 지구촌 한글학교의 조건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나는 지구촌 한글학교가 모국의 교육과 왕성한 상호성을 갖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 힘을 바탕으로 한글학교는 동포 차세대를 더욱 단단하고 유능한 세계인으로 길러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인재들이 어찌 동포 사회의 인재만으로 그치겠습니까? 위대한 한국의 인재임을 어찌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면, 한글학교의 조건은 ‘지금 여기’ 우리 교육의 한 조건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우리 교육의 미래 조건임도 자명합니다. 우리 쪽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IB 학교 열풍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지난 6월 1일 대한민국 전역에서 치러져 17명의 교육감이 선출되었다.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다수의 교육감 후보들이 IB 학교 도입을 공약으로 채택했다는 점이다. 이미 IB 교육과정을 도입·운영하고 있던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미래학교 및 IB 학교의 우수 교육프로그램을 지역 내 초·중·고에 공유·확산하여 질 높은 공교육을 보장’하겠다는 공약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충남형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을 도입, 수업의 질을 향상하겠다는 취지이다. IB 교육과정을 이미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대구시와 제주특별자치도를 제외하면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한 곳은 충남교육청일 것이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경기도형 IB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앞세워 초선에 당선되었다. 경기도는 160여만 명의 학생과 4,700여 개의 학교가 있다. 앞으로 경기도교육청의 IB 교육 추진은 우리나라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IB 교육과정 도입으로 미래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3선에 성공했다. 창의력과 비판적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미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IB 교육과정을 시범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IB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다. 2018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초·중·고등학교 평가에 IB 도입을 포함한 평가혁신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IB를 학교현장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했다.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뒤에는 “2023부터 초·중 20교를 IB 예비학교로 지정해 시범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라며 IB 도입을 본격화했다. 반면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은 ‘IB에 공감하지만, 보완이 우선’이라는 기조를 유지했다. 선거과정에서 그는 “IB 교육과정의 졸속 추진으로 학교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치밀한 준비를 한 뒤 추진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이번 선거에서 IB 교육과 관련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쟁 후보였던 최정수 후보는 수시전형과 유학에도 유리하다고 홍보하며 ‘IB 교육프로그램 도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서거석 전북도교육감은 제8회 지방선거에서 IB 관련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초·중등 교육과정에 논·서술형 평가인 IB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앞으로 전북도교육청이 IB와 관련, 어떤 정책을 펼지 주목된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IB 교육 도입과 관련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IB 교육에 학부모의 마음은 흔들릴까? IB가 뭐길래, 교육감후보들은 선거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유권자 마음을 사려고 할까? IB는 국제적 시각을 가진 세계시민양성을 목적으로 개발된 국제 교육과정이다. 1945년 UN이 창설되고 외교관 또는 주재원 자녀들을 위한 UN 국제학교가 문을 연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여러 나라를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여러 나라에서 통용되는 공동교육과정이 없었다. 그래서 국제학교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IB 교육체제를 개발한다. 처음엔 국제학교 중심으로 운영됐다. 이후 IB는 현재 전 세계 161개국 5,595교(2022. 8월 기준)에서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IB는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IB와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추구하는 철학 및 방향이 대동소이하다. 제7차 교육과정부터 비롯된 국제적 시각의 교육과정 반영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도모한 핵심역량 및 연계·융합설계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우리 교육과정이 지향하는 바와 방향이 같다고 할 수 있다. IB는 학생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중시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역시,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으로, 지식의 통합과 연계를 통한 실제 활용에 중점을 둔다. 이처럼 IB와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모두 ‘역량중심 교육과정’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다만 교육과정 설계 및 평가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IB 교사들은 IB로부터 재해석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기준을 제시받기 때문에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한 지침과 매뉴얼을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IBDP에서는 지식론(TOK: Theory of Knowledge), 연구논문(EE: Extended essay), 창의성·활동·봉사(CAS, Creativity·Action·Service)가 핵심영역이다. 지식론은 여러 문화의 다양한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적 숙고를 학습하기 위한 과정으로 반드시 10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이후 IBO가 제시하는 10개의 주제 중에서 골라 1,200~1,600자의 논술문을 작성하고, 주제발표문을 작성해서 10분간 발표하고, 자기평가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연구논문은 50개의 다양한 어문강좌를 통해 22개 주제 중에서 골라 자기가 관심 있는 것을 도서관에서 찾거나, 해당 주제 담당교사의 도움을 받아 40시간 이상의 시간을 들여 자기 힘으로 4,000자 이하의 개인 장편을 작성해야 한다. 이는 연구주제·연구방법, 논리 전개, 분석 수준 등을 통해 평가한다. 아울러 학교 공부 이외에 전인 양성을 목적으로 예술·스포츠·봉사활동을 시행한다. 담당교사가 도움을 주며 2년간 매주 3~4시간씩 최소 150시간의 활동을 해야 한다.반면 우리나라 교사는 국가교육과정에서 제시한 핵심역량과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한다. 성취기준과 핵심질문을 중심으로 다양한 자료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자율권을 갖고 있다. 교육감들은 국제교육과정 승인 권한이 있는가? 국가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 국제교육과정을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까? 국제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학교에서 과목개설 승인을 요구할 경우 교육감은 과목승인 권한이 있는가?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은 ‘있다’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IB 도입의 법적근거가 명시되어 있다. 2015 교육과정 총론에 따르면 ‘학교는 필요에 따라 이 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과목 외에 새로운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이 경우 시·도교육청이 정하는 지침에 따라 사전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학교는 필요에 필요에 따라 대학과목 선이수제의 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교육과정이나 과목을 개설할 수 있다. 이 경우 시·도교육청이 정하는 지침에 따른다고 적혀 있다. 이를 근거로 미국의 AP와 같은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교육과정이나 과목을 우리나라 고등학교에 개설할 수 있으며, IBDP의 교육과정을 선택과정으로 개설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현재 IBDP를 운영하는 고등학교들은 소속 교육청에 DP과목에 대하여 과목개설을 신청하고 과목승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교육감들은 교육과정 운영에 관심이 높다. 교육자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교육과정 운영권이기 때문이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0조(관장사무) 6항에 의하면 ‘교육감은 교육과정의 운영에 관한 사항의 사무를 관장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IB 교육과정은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검증된 국제 교육과정이다. 미래교육을 이끌어야 하는 교육감으로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일 것이다. ‘수업혁신과 공정한 평가제도’를 통한 대입체제 개선 “올해 상반기 IBO-제주-대구교육청 삼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국어 DP 도입의 제1순위는 교원양성이다. 채점관이 1,000명 이상 양성되면, 대입 개편도 가능하다. IB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능에 집중된 대학입시 체계 개선이다. 교육감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핵심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수업과 평가혁신을 모색해 왔다. IB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생각을 꺼내는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에 주목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입제도에 논·서술형 평가도입은 시대적 과제이다. 그러나 공정성·객관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IB에서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선거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다. 유권자의 지지가 후보자의 당선 여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당연히 후보자는 유권자들이 선호하는 공약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선거직으로서의 교육감은 늘 더 ‘새로운 교육혁신 어젠다’에 목마르다. 2009년 경기도 김상곤교육감이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등장한 혁신학교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까지 ‘교육혁신의 어젠다’였다. 10년이 지났다. 더 이상 선거공약으로서 신선함이 없는 것이다. 그 자리를 IB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꺼내는 수업과 논·서술형 평가체제의 공정성은 우리나라에 IB를 도입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IB 도입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자기주도적인 학습 등 수업혁신에 효과적이며 평가의 공정성을 장점으로 수능시험 개편의 대안’이라는 긍정적 입장과 ‘IB 교사부족과 교사들의 업무부담, 현실적으로 소수 엘리트에게만 적용 가능한 교육’이라는 부정적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래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혼란의 피해는 학생들의 몫이다. 앞으로 국민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이유이다. IB 도입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아무리 IB가 ‘공교육의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성급하게 추진하거나 교육주체의 여론 수렴과정을 축소하고, 탑다운(top down)식 정책 집행방식을 취한다면 학교현장에서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마음이 무겁다. 내국세의 20.79%가 주어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부금)을 지켜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정부가 대학 재정지원을 목적으로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하면서 재원의 일부를 초·중등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교부금에서 떼어내겠다고 나선 탓이다. ‘동생 돈 빼앗아 형님 준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밀어붙일 태세다. 김 교육감은 지난 9월 대구에서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지방교육재정 교육감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육감협의회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는데 어려운 상황이어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최근 교부금 개편 논의를 보면서 유·초·중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17개 시·도교육감들은 심각한 우려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꿈과 미래를 지켜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감사원까지 나서 교부금 집행 내역을 감사하는 등 압박하고 있다. 정부의 공세가 만만하지 않은데. “사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합하는 마음이다. 감사원 감사는 의도가 보인다. 국정감사 수준 이상의 자료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청 직원들에게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했다.” 초·중등분야에 투입되는 교부금을 줄이자는 주장은 이전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거론됐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대응이 늦은 것 아닌가. “교부금 축소 주장이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것은 지난 7월 7일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 전략회의’부터다. 그 이후 교육부조차도 반대 입장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 9월 유·초·중등예산을 예산을 대학으로 일부 전용하는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이 법이 발의된 이후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특위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지방선거로 교육감들이 7월 1일자부터 업무를 시작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경제부처에서는 학생수가 줄었으니 교부금도 줄이자는 논리다. “이러한 주장은 근본적으로 유·초·중등교육의 재정이 ‘이미 충분하다’라는 오해에서 출발한 것이다. ‘돈이 남아돈다’라는 다분히 감정적인 프레임으로 여론을 선동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사실 이번 사태는 재정 당국의 세수 추계 오류로 인해 일시적으로 재정이 증가한 데서 촉발됐다. 게다가 소위 ‘남는 돈’이라는 것도 세수 감소시기에 대비하는 ‘재정안정화기금’으로 적립된다. 일부는 예산 불용액을 문제 삼지만, 이 또한 바로 다음 해(익년도) 재원으로 활용되는 것이어서 ‘남는 돈’이란 지적은 착시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교육당국의 현금살포 등 퍼주기 논란이 교부금 축소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지적을 한다. “‘퍼주기 논란’과 관련해 학생 1인당 1스마트패드 지급 등을 언급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이는 퍼주기가 아니라 미래교육을 대비하는 교육청의 노력으로 보아야 한다. 현 정부의 핵심 교육과제가 디지털 인재육성을 통한 미래교육 실현이다. 교실에서 미래교육을 실현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1학생 1스마트패드 지급을 추진하는 것이다. DJ 정부가 추진했던 교육정보화사업이 토대가 돼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이제는 AI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려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주호 장관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초·중등 재정은 대학에 비해 잉여가 많다고 말했다. “밖에서 보면 그런 말 할 수 있다. 지난 10월 교육부 발표자료를 보면 국내 총생산 대비 초·중등교육의 공교육비 비율은 3.7%로 OECD 평균 3.4%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민간재원인 학부모 부담금이 OECD 평균보다 더 투입된 요인이 크다. 이제부터라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체험학습비·앨범비 등 학부모 부담 경비를 없애 제대로 된 의무교육을 실현하고, 유치원과 고등학교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 대학 재정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대학들이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지도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닌가. “맞는 말이다. 교육청이 교부금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감사를 할 거면 대학들의 재정운용에 대해서도 감사를 해야 하는 게 맞다. 또 지난 14년간 대학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대학 재정을 악화시킨 정부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나. 대학 재정지원을 위한 별도의 재원을 발굴하지 않은 채 이제 와서 교부금을 떼어가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교부금이 줄어들면 우리교육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예산이 줄어들면 노후건물 개축, 학급당 학생수 감축 등 미래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교건물 중 40년 이상 된 건물은 총 7,707개 동이다. 비율은 19.3%에 달하고,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6,636개교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얼마 전 충북 괴산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한반도가 이젠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하지만 내진설계가 안된 교실들이 지금도 많다. 만에 하나 학교가 무너져 아이들이 다치면 어떡할 텐가. 그때도 교부금 줄이자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직접 학교현장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제대로 안 보니까 실정을 모른다.” 정부의 압박이 심할 경우 고등교육특별회계에 3조 6천억 원 정도는 교부금에서 떼어줄 수 있나. “그건 안 된다. 유·초·중등예산을 대학으로 전용하겠다는 논리는 어찌 보면 단순한 경제논리다. 부족한 대학예산을 그런 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그야말로 ‘언 발에 오줌누기’이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많아 보이는 유·초·중등예산은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 필시 줄어들 것이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인 정책으로는 미래교육을 준비할 수는 없다.” 최근 들어 교육분야에 경제논리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인다. 교육정책이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작동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때가 있는데. “교육분야에서 경제논리가 작동하는 대표적인 부분이 농어촌 작은학교에 대한 폐교 추진이다. 하지만 교육논리로 접근하면 전혀 다른 문제다. 농어촌 작은학교는 지방소멸을 막는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한다. 더불어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생각한다면, 교육부문에 경제논리를 함부로 대입하면 안 된다.” 교부금을 지키기 위한 전 국민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을 나무의 생장으로 비유한다면 유·초·중등교육은 나무의 싹·뿌리·줄기로, 대학교육인 고등교육은 꽃으로 비유할 수 있다.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한다고 해서 뿌리로 가야 할 영양분을 바로 꽃으로 보낼 수는 없다. 일시적으로 꽃을 피울 수 있더라도 뿌리가 약해진 나무는 결국 위태롭게 될 것이다. 지금은 뿌리와 줄기의 자양분을 빼앗아 올 때가 아니다. 대학교육에 필요한 재원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별도로 제정해야 한다. 교육예산을 쪼개어 나누는 근시안적인 대처가 아닌 백년지대계를 바라보는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장학의 위기 장학이 외롭다. 언제부터인가 학교평가·수업평가·교원능력평가가 위세를 떨치더니 ‘장학’이란 용어가 안 보이기 시작하고, 멘토링과 컨설팅과 코칭이 서로 자리다툼을 하기 시작했다(천세영, 2018). 물론 학교현장에서 장학이 부담스러운 존재로 취급을 받아온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즘처럼 그 존재 의미를 찾기 힘든 경우도 드물다. 장학(supervision)은 어원적으로 super와 vision의 합성어로 ‘우수한 사람이 위에서 내려다보며 감시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inspection(사찰 혹은 점검)은 in과 spect의 합성어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본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장학은 어원상 교육활동을 감시·감독하는 형태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에 inspection에 가까운 시학(視學)·교학(敎學)·독학(督學) 등을 사용하다가, 1945년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을 받아 배움을 장려한다는 의미의 ‘장학(獎學)’을 사용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가 사용한 장학은 주로 지도·조언의 의미였다. 다만 무엇을 지도·조언해 줄 것인가 하는 내용만 시대 흐름에 따라 바뀌었을 뿐이다(이상갑, 2001: 9). 민주화와 자율화의 시대적 발전에 따라 오늘날 장학 개념은 크게 변모되었으며,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이윤식, 1999). 이렇다 보니 장학이 무엇이냐에 대하여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명확한 개념이 형성되어 있지 못하다(주삼환, 200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학의 개념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요소를 찾아보자면 ‘교육활동의 개선’과 ‘지도·조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고, 장학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해방 이후 우리 교육사에서 장학정책이 걸어온 길을 반성적으로 검토해보고, 장학의 새로운 지평을 모색해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방 이후 장학정책의 변천 행정기관의 장학활동이 처음 시작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일제는 조선총독부와 내무부 아래 교육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학무국을 두어 동화정책과 우민화정책을 펼쳤다. 그리고 이를 시행하기 위해 학무국(과)에 시학관(視學官)을 두고 교육 전반을 감독하였다. 이후 해방이 되어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장학(獎學) 개념이 도입되고, 과거의 감독·통제에서 지도·조언으로 바뀌는 등 민주적인 장학행정이 시작되었다. 미군정은 학무국을 문교부로 개편하고 1946년 1월에 개편된 문교부 조직의 4실 7과 중·초등교육과와 중등교육과에 장학사를 1명씩 배치함으로써 일제의 시학(視學)이란 명칭을 대신하여 장학(獎學)이란 새로운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강영삼, 1997: 4). 이 시기 장학정책의 기본방향은 일본 식민지교육의 잔재를 청산하고 미국 민주주의 교육의 이념 보급과 민주주의 교육체제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1950년대는 6.25 전쟁으로 인해 국방교육의 필요성과 전후 복구를 위한 생산교육·과학기술교육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었다. 이러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여 장학정책은 전후 흐트러진 사회분위기 일신을 위한 도의교육·반공교육·과학기술교육 등에 역점을 두었다. 전후 복구사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장학방침의 전국 시달과 지도·조언 위주의 민주장학 개념 도입, 그리고 교육자치제 실시 등을 통해 체계적이고 민주적인 장학에 한발 다가서게 되었다. 1960년대는 자력에 의한 경제건설·자주국방·자주외교를 통하여 후진국을 벗어나기 위한 의욕이 강한 시대였다. 이렇게 경제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교육을 통해 확산을 꾀하다 보니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교육의 본질이 침해되는 일이 많았다. 1968년 12월 5일에 국민교육헌장이 선포되었고, 그 이념은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장학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문교부 직제에 장학실이 신설되어 그 어느 시기보다 강력한 행정력을 바탕으로 장학정책이 실행력을 보이기도 하였다. 1970년대 장학의 핵심과제는 국민교육헌장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한국적인 교육이념을 어떻게 이른 시일 내에 일선 학교현장까지 침투시키느냐 하는 것이었다. 또 1972년에 단행된 10월 유신으로 일선 학교에까지 유신교육체제 확립을 시도했고, 전국적으로 번져갔던 새마을운동에 발맞춰 새마을교육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러한 장학정책은 결국 교육이 정권 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 생산에 이용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과 함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된 시기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이때는 ‘잘살아 보자’란 구호 아래 국가정책의 중점을 교육에 두고 많은 관심을 기울인 시기이기도 하다. 그 결과 교육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되어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던 시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이상갑, 2001: 75). 1980년대 초에 출범한 제5공화국은 교육혁신을 국정지표로 내세운 후, 강력한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다분히 인위적이고 정치논리에 따른 급속한 개혁이어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다만 1982년부터 시작된 장학방침의 폐지는 지방화 시대에 부응하고 다가올 교육자치 시대를 대비하는 조치로 평가될 수 있다. 교육민주화 운동을 계기로 장학지도 방식도 종전의 지시·지도에서 상담·협의하는 형태로 변모하기 시작하는 등 장학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 문교부가 교육부로 개칭되고 장학실 폐지에 이어 장학 요원의 대폭 감축으로 장학정책은 혼돈과 취약상태를 보여 침체기에 접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초·중등교육 관련 업무의 많은 분량을 시·도교육청으로 이양, 지방화·자율화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1995년부터는 학교단위 책임운영제와 같은 학교장 자율권 확대 방침에 맞추어, 장학협의 또는 협의중심 장학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세계화·정보화시대를 주도하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서 학습자의 다양한 개성을 존중하고, 도덕성·사회성·정서 등 인성 및 창의성을 최대한 신장시키는 교육체제를 갖춤으로써 모든 학습자의 잠재능력이 최대한 계발되도록 하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장학도 이러한 교육개혁과 궤를 같이하면서 추진되었다. 또 1998년 3월 1일 발효된 「초·중등교육법」(제7조)에 ‘장학지도’ 항목을 설정하여, ‘교육부장관 및 교육감은 학교에 대하여 교육과정운영 및 교수·학습방법 등에 대한 장학지도를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 후, 교육당국은 적발이나 문책위주의 장학활동을 지양하고, 협의나 대안 제시 등의 방향으로 장학방법을 개선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볼 때, 1990년대는 종래 행정적인 장학에서 학교현장 중심의 자율성을 지향하는 장학으로 전환을 이루는 시기라 하겠다(이윤식, 1999, 2001). 2000년대 이후에는 장학이 학교현장을 더욱 중시하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장학이 교육행정기관 중심에서 학교중심의 장학으로, 주어지는 장학에서 함께하는 장학으로의 전환이 추구됐다. 종래의 교육청 주도의 종합장학이 사라지고, 학교현장의 조건과 요구를 반영하여 자율장학·요청장학·맞춤장학·컨설팅장학 등으로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 교육부는 ‘선진형 지역교육청 기능 및 조직개편’을 발표하였다. 교육청의 기능면에서는 관리·감독·규제업무 축소·이관, 지역청·본청 간 기능의 합리적 재배분, 학교·교육수요자 지원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루어졌다. 조직면에서는 지역교육청을 ‘교육지원청’으로 변경하고, 그동안 시행되던 점검 위주의 장학을 축소하여, 지원 중심의 컨설팅장학을 도입하였다. 그동안 시·도교육청이 담당하던 일반고 대상 장학을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였다. 2012년에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에게 주어졌던 장학지도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제8조 장학지도)을 ‘교육감은 법 제7조에 따라 장학지도를 하는 경우 매 학년도 장학지도의 대상·절차·항목·방법 및 결과처리 등에 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장학지도 대상 학교에 미리 통보하여야 한다’로 규정했다. 학교중심의 장학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는 법적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내일의 장학을 향하여 해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학정책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변화의 주요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장학의 초점(목적)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장학의 초점이 ‘학교조직 유지’에 맞추어져 있었다. 효과적인 학교조직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둔 과거에는 장학의 평가적 기능이 중시됐다. 그러나 지금의 장학은 교육활동 개선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특히 교실현장에서 교사들의 수업향상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촉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민주적 장학을 지향하고 있다(이윤식·유양승, 2016). 교사의 전문성 향상과 능력개발을 강조하고, 일반장학에서 수업장학으로(거시에서 미시로의 접근)의 변화(주삼환 등, 2022: 479-480)가 이러한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둘째, 장학의 주체, 주관 기관이 변하고 있다. 교육부의 장학담당 조직의 변천으로 장학의 주관 기관이 교육부·교육청 중심의 행정적 장학에서 단위학교 중심의 장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전 교육청 주도의 종합장학·담임장학을 폐지하고, 학교현장 중심의 지원장학이 활성화되고 있다. 또한 학교주도의 컨설팅장학 등장, 각 개인별 수업컨설팅 실시 등 교육행정기관 중심의 일방적인 장학이 아닌 학교중심·교사중심의 장학이 확대되고 있다. 셋째, 장학의 관점이 ‘역할(role)로서의 장학’에서 ‘과정(process)으로서의 장학’으로 변하고 있다. 역할로서의 장학은 장학을 누가 하는가?에 초점이 있으며, 장학을 제공하는 사람과 장학을 받는 사람의 상하관계가 전제된다. 이러한 장학에서 교사는 장학의 객체로서 피동적이고 수동적인 입장에 있게 된다. 반면 교사의 입장에서 보는 장학은 ‘주어지는 장학’의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정(process)으로서의 장학은 장학을 어떻게 하는가?에 초점이 있으며, 장학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협동관계가 전제된다. 이는 교사를 장학에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만든다. 교사 입장에서 보면 장학은 ‘함께하는 장학’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이윤식, 2001; 이윤식·유양승, 2016). 이러한 세 가지 특징으로부터 우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장학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그 지향점을 장학의 목적·내용·방법이라는 세 가지 차원으로 제시하면서 글을 맺는다. 첫째, 장학의 목적을 교사의 발전에 두어야 한다. 학교나 교사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교사의 발전정도에 따라 다른 장학방법을 적용하고, 발전수준을 높여 나가도록 하여 교사의 발전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발전적 장학(developmental supervision)을 추구해야 한다.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휘하게 하여 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자는 ‘인간자원 장학’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교사를 부려 먹자는 과거의 접근(인간관계 장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주삼환 등, 2022: 480). 둘째, 장학의 주요 내용을 수업장학에 두어야 한다. 장학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이론(異論)이 있지만, 학교가 왜 존재하는가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면, 장학의 본질이 수업개선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장학은 교사로 하여금 잘 가르칠 수 있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학교와 교사가 존재하지 않고 가르치는 일이 없다면 장학이라는 말 자체가 필요 없는 것이다(주삼환 등, 2022: 476). 장학론의 발달사는 결국 교사의 수업개선을 위한 제도의 전개 과정일 것이다(천세영, 2019) 셋째, 장학의 초점이 교사의 수업전문성 신장에 있다면, 그 방법으로는 장학의 개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학생에게 개별학습, 개별화수업이 바람직하다면, 교사의 실질적 수업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개별화 장학(individualized supervision)이 필요하다. 이는 교사를 집단으로 묶어두지 않으려는 민주장학의 정신과도 맥을 같이 한다(주삼환 등, 2022: 481). 현실적으로 모든 교사를 위한 완전한 개별화 장학이 어렵기에, 몇 가지 장학의 대안 중에서 각 교사에게 맞는 장학을 선택하게 하는 선택적 장학도 이런 방향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9월 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기존 관리·감독 위주의 지역교육청을 현장 지원 기관으로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교육지원청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 내용 중 하나가 학교별로 장학사를 지정하여 학교운영 전반을 점검·감독해 오던 행정적 성격의 담임장학을 폐지하고, 교사와 학교가 요청하는 경우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컨설팅장학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후 시·도교육청별로 담임장학이 폐지되고 컨설팅장학이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지원장학·동행장학 등 다양한 명칭으로 장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와 장학사의 동상이몽 과거에는 장학의 목적을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에 초점을 두고 관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업개선, 교사전문성 신장, 학교교육 개선 등에 초점을 두고 단위학교 교내 자율장학과 교육지원청의 지원활동을 기반으로 장학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지원청은 학교와의 지속적인 관계 속에서 교내 자율장학을 지원하는 장학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의 담임장학활동에 대한 현황 파악을 위해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경기도 교육지원청 소속 교육전문직원 및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교육전문직원은 131명, 교원 2,764명(초 1,427명, 중 814명, 고 5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교원의 응답이 61.9%로 나타났다. 학교가 요청하는 장학의 주된 안건이 교육과정 운영, 수업 및 학생생활지도 등과 관련된 내용보다는 시설 정비 및 확충, 예산 등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학교 요구사항에 대한 해결 정도가 낮아 담임장학이 학교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은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담당장학사가 자주 교체되는 교육지원청의 경우, 장학이 학교에 대한 이해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으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교원들은 장학이 교육지원청 또는 관리자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장학활동의 일정을 학교와 조율하기는 하지만 이미 정해진 기간 내에서 날짜를 선택하고, 학교 방문 간담회 방식으로 이루어져 학교의 의견수렴을 토대로 장학활동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지 않았다. 장학의 주제 선정, 참여 구성원 결정 등 장학 관련 의사결정 과정 역시 주로 관리자(교감·교장) 중심으로 이루어져 관리자를 제외한 일반교사들의 장학 불필요 응답이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학에 대한 교원의 만족도 역시 일반교사가 34.8%, 보직교사가 42.7%, 관리자가 65.1%로 나타나 관리자 집단에서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장학사들은 장학활동이 일반행정직과 구분되는 장학사 본연의 업무로 인식하고 있었다. 장학을 수행함으로써 학교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를 지역교육을 위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보았다. 일부 장학사는 장학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수업컨설팅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과거에는 장학활동 중에 수업참관 등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A 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는 학교에 장학을 나갔다가 “장학사가 왜 수업을 보러 왔나요?”라며 학교로부터 민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교원에게 장학사와의 협력적 관계를 묻는 문항에 77.8%가 긍정적으로 응답했고, 과거에 비해 장학사와 비교적 민주적이고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응답이 있었지만, 여전히 장학사는 부담스러운 존재, 장학은 외부인에 의한 관리·감독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장학이 학교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 장학사들은 자신의 정체성이 장학활동 수행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장학에 깊이 있게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규모가 큰 교육지원청은 초등 장학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교가 20교 정도에 달한다. 특히 초등 장학사는 중등에 비해 평균 1.5배 정도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현황 파악에 대한 전문성으로 이어져 규모가 큰 지역일수록 장학사의 학교현황에 대한 파악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국민 신문고를 비롯한 민원업무 등 과도한 행정업무로 인해 장학을 우선순위에 놓기 어렵다고 하였다. 이와 더불어 최근 장학의 주 내용이 학교의 민원해결 비중이 큰 만큼 장학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학교의 모든 민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장학이 학교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장학에 대한 학교현장의 만족도가 낮은 것과 같은 맥락이며 장학이 학교의 민원이나 일반적인 학교운영에 치우친 경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담임장학이 폐지되던 10여년 전, 학교현장이 부담스러워하는 장학을 학교가 요구하는 장학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장학의 명칭도 바뀌고, 형태도 바뀌었지만 장학은 여전히 학교현장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학교는 장학을 수행하는 장학사를 부담스러운 외부인으로 바라보고 있다. 혹시라도 학교의 내부 문제를 교육지원청에 전달하게 되어 불편한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조심스럽고 염려스럽게 대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교육지원청 장학의 목적은 학교 자율장학을 지원하여 단위학교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현장도, 교육지원청도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교 안에서는 전문적학습공동체 등을 통한 자율적 역량 강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장학이 교육지원청, 관리자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단위학교를 지원하는 장학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장학시기나 운영방법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즉 교내 자율장학과 교육지원청 장학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교육전문직원의 업무 재구조화나 경감 및 학교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수준의 교육전문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아울러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개별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반영한 학생 맞춤형 교육은 더욱 그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학습자료와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개별화되어 있으면서도 학급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은 오히려 증가시키는 교육연구는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전농초등학교(교장 홍성인)는 교사가 직접 계획하고 학생과 함께 완성해 나가는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를 통해 개별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천해나가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란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여 교육과정에 적합하게 교사가 직접 제작 및 구성한 교육자료와 교수·학습자료를 의미한다. 전농초는 2022년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돼 디지털역량을 기를 수 있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1세기를 이끌어 갈 학생들에게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금지하고 제한할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자신에게 필요한 스마트기기를 선택하여 교육적으로 적합한 프로그램들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전농초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학년별 발달단계에 따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했다. 4월부터 7월까지 1~4학년 대상의 ‘스마트폰 과다사용 예방교육’, 5~6학년 대상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 교육’이 이루어졌다. 스마트기기를 교육에 활용하기 전에 이것을 교육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올바른 디지털기기 사용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 7월부터는 5학년 학생 155명을 대상으로 1학생 1태블릿을 제공하고, 학급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노트북을 비치하여 스마트기기가 전 교과목 수업에 두루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였다. 스마트기기의 자유로운 수업활용 기회는 학생들이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직접 다루고 만져보며 디지털 문해력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2학기에는 교사가 직접 제작한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현장감과 실제감이 느껴지는 수업을 구성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의사소통이 스마트기기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별학생이 교사의 맞춤형 피드백을 받고, 다른 학생과 소통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업분위기가 조성되었다. 나 브랜드 만들기 지난 9월, 전농초는 코로나 이후 저하된 학생들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자신에 대해 바르게 알고 자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진로교육 프로젝트인 ‘나 브랜드 만들기: 자존감 회복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총 13차시의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를 제작하여 8월부터 10월까지 실시되었다. 이 교과서는 5학년 교사들이 학급과 학년 학생들의 흥미와 수준에 맞추어 직접 구성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학습 참여 의지를 불러 일으켰다. 학생들의 자존감 회복과 바른 자아형성을 위하여 ‘나의 장점 찾기, 나의 행복한 순간 찾기, 나를 나타내는 로고와 로고송 만들기, 나 브랜드 사이트 만들기, 나 브랜드 가상 갤러리 만들기’ 등의 주제로 교과서를 구성하였으며, 아트스텝스·크롬 뮤직랩·캔바·캡컷 등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수업에 적용하였다. 5학년 학생들은 “태블릿을 활용해 수업하니 다른 과목보다 재미있었어요.” “교과서가 사이트처럼 나오니 신기하고 재밌어요.” “가상갤러리에 내가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그걸 친구들이 감상한다는 게 신기했어요.” “나에 대해 이렇게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이 처음이었는데, 다음에는 무슨 수업을 할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등 진로프로젝트 온라인 교과서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11월에는 5학년 학생들의 ‘1인 1책 출판하기: 나도 작가’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다. 국어·미술·사회 등 정규수업에서 학생이 생산한 글과 작품을 ‘하루북’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하나의 책으로 편집하고 출판하는 프로젝트였다. 자신이 출판할 책의 콘셉트, 들어갈 내용, 표지와 속지 디자인 등 출판 기획단계에서부터 학생이 직접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1년 간 학생이 생산해 낸 다양한 작품과 결과물들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완성하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는 교사들은 “학생이 자신의 취향과 의도에 맞게 책을 계획하면서 아이들이 프로젝트에 대해 갖는 관심과 애정이 남다릅니다.” “학생 개개인의 흥미와 수준에 맞게 자신이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기 때문에 개별 학생에 대한 피드백 기회가 늘어나 만족스럽습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교사가 만들고 학생이 완성하는 온라인 콘텐츠 전농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온라인교육을 제공하면서도 가정과 학교에서의 교육연계를 위하여 교원과 학부모에 대한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동시에 진행하였다. 4월에는 학부모 대상의 ‘정보통신 윤리교육’을 실시하여 학생의 스마트폰 이용, 사이버윤리를 가정에서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논의했으며, 5월과 6월에는 교원을 대상으로 ‘정보통신 및 저작권 연수’를 2회 진행했다. 교육자료에 활용되는 사진·영상·글꼴 등의 저작권에 대한 이슈가 꾸준히 있었던 만큼, 학생들을 위해 교육자료와 온라인 교과서를 직접 구성하는 교사들이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도록 연수 기회를 제공하였다. 정보통신교육에 참여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앞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될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에 대해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하고 아이와 함께 어떤 방향으로 의논해야 할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사가 직접 만들고 학생이 완성해 나가는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농초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체 연수를 진행하고, 교사들의 교육전문성 신장을 위한 분위기를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정보통신윤리와 사이버폭력예방을 위한 교문맞이 캠페인과 포스터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관련 기념품을 제작하여 학생들의 디지털 문해력이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10월에는 5학년에서 드론 및 코딩 체험활동이 이루어졌으며, 6학년을 대상으로 15시간 코딩교육도 이루어졌다. 특히 지난 달에는 사이버폭력예방을 위한 뮤지컬을 관람했는데,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이용 능력과 디지털 인성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가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스마트기기를 수업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학생의 능력과 인성이 동시에 성장하는 즐거운 학교, 전농초의 교육활동이 앞으로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지 기대된다.
최근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크게 떨어져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핀란드와 함께 세계 1~2등을 다툴 정도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전면 확대되고,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알다시피 2015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이 부족한 기초학력을 제때 보충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나타나게 될 생애소득은 3% 감소, GDP는 1.5%나 감소한다. 또한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코로나19가 학생들의 미래 소득, 대학 진학, 사회적·경제적 계층 이동까지 삶의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설문결과가 나와 교육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렇게 기초학력 수준이 계속해서 떨어지면 심각한 무기력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결국은 국가 경쟁력까지 급격하게 내려가게 된다. 정말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기에 임시방편의 조치가 아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학습개선에 효과 의문, 역기능 주목해야 최근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1교실 2교사제를 조금씩 도입하고 있다. 이는 수학·영어 등 기초학력이 크게 떨어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과수업에 두 명의 교사를 한 교실에 투입하는 제도이다. 교사 1명이 수업을 진행하고, 1명의 보조교사는 학습부진학생에게 개별 맞춤형 학습지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1교실 2교사제는 이미 교과교실제 학교에서 근무한 경험을 비추어보면 학습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봐왔다. 그렇다면 학습부진학생을 위해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보정지도를 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교육의 최선진국인 핀란드는 일반·집중·특별지원 등 총 3단계로 나누어 심층적인 교육을 지도하고 있고, 일반지원에서 1차 해결이 되지 않으면 단계별로 나아가 특수교사·교감·학교간호사·학생복지사 등으로 이뤄지고, 일과 이후에는 개인 및 그룹단위로 구분하여 1주일에 1시간씩 개별적으로 심층지도한다. 스웨덴의 경우에는 학기마다 학부모·학생·교사 삼자대면을 통해 개별 발달계획을 세우고, 미국에서는 학습장애와 관련된 「장애인교육법」을 도입하여 언어·학습에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이후 별도로 추수지도가 이루어진다. 해외 사례를 종합해보면 수업시간에 1교실 2교사제를 도입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제도를 시행했을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한 교실에서 특정 학생을 집중하여 지원하는 방식은 해당 학생에게 낙인효과를 줄 수 있고, 특정 학생 옆에서 오랫동안 머물러있으면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게 되어 과도한 부담감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수업에서 서로 다른 두 교사가 다른 교육관과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면 득보다 실이 크다. 또 협력교사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교육의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두 명의 교사가 오히려 수업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학급당 학생수 20명 이하 감축이 바람직 물론 1교실 2교사제가 모두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반 학생수가 30명이 넘는 과밀학급이 있는 도시보다는 학생수가 적은 농어촌 소규모학교에서 어느 정도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습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적인 효과가 떨어지는 1교실 2교사제 보다는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고 교사를 증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지금이라도 교육부에서는 교사가 교육활동과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대폭 증원하여 상황과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최선의 지원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아랫돌을 빼서 다시 윗돌에 끼우는 임시방편으로 교육정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교실수업의 교육여건 해소가 가장 최우선 과제임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큰 걱정은 학생들을 대면지도 없이 원격수업에 잘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2020년 4학년 학생들과 시작한 원격수업은 온라인학급을 개설하고, 문자로 소통하며 시작되었다. 걱정했던것 보다 학생들은 원격수업에 빨리 적응했다. 온라인학급은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어려워서 댓글과 채팅으로 학생들과 제한적인 상호작용을 시도했다. 학생들이 선생님 질문에 문자로 답하고, 궁금한 점을 문자로 질문하는 수업이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그것은 완전히 기우였다. 학생들은 댓글과 채팅을 활용한 상호작용에 어려움도 거부감도 없었다. 손 안의 작은 세상을 움직이는 ‘모바일 네이티브1’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태어난 세대를 이르는 말로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말한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통신의 발달로 이전 세대와 달리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나 정보를 제작하는 것을 즐기고,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는 등 디지털 세상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그런데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2007년 이후 사용하게 된 모바일기기는 PC를 주로 사용했던 ‘디지털 네이티브’ 보다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많이 디지털 세상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 1998년 이후 태어나 ‘모바일 네이티브’라 불리는 세대인 이들에게는 디지털 세계와 실제 세계는 통합되어 있으며, 소셜미디어를 사용한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어 있다. 학생들이 댓글과 채팅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에 어려움이나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고 원격수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경험하고, 일상적인 의존도가 매우 높은 ‘모바일 네이티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어른들은 너무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앞서 의도적으로 모바일기기 사용 기회를 제한하는데 급급하였다. 물론 스마트기기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인터넷·게임중독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그 부분에 예방 차원의 지도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모바일기기는 ‘모바일 네이티브’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기기 사용을 차단하는 것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렵다. 그래서 모바일기기를 학습도구로 사용하여 복잡하고 융합적인 문제해결을 하는 경험을 통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행동하며, 협업을 통해 공감과 배려를 배우는 기회로 삼기 위해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과학수업을 설계하게 되었다.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놀이하듯 배우고, 나누는 경험을 통해 모바일기기 활용의 폭을 넓히고, 융·복합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모바일 네이티브’와 함께 하는 과학수업을 위한 미래기술 학생들과 과학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를 메타버스·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으로 분류하고 수업 중 어떤 장면에서 사용하면 좋을지 고민해 보았다. 먼저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공간으로 플립러닝을 위한 사전 학습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업과 관련된 온라인 영상이나 학습자료를 업로드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프로젝트수업의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의 결과물을 전시하고 공유하며 상호평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빅데이터는 미래기술의 기반이 빅데이터에 있음을 이해하도록 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수집한 데이터에서 숨은 의미를 찾는 방법을 익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인공지능(AI) 활용교육은 크게 인공지능의 이해와 원리 이해, 인공지능 윤리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과정에 대해 경험하고, 인공지능이 적용된 다양한 온라인 도구를 활용하여 기계의 학습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을 설계하고 활용하는데 필요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학습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은 학습과정을 정리하거나 온라인상 협업공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다양한 산출물을 제작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에듀테크 플랫폼의 다양한 기능 중에는 인공지능이 적용된 기능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직접 도구를 사용하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미래기술과 함께하는 5학년 과학수업 ‘떠나자! 우주여행’ 5학년 1학기 3단원 ‘태양계와 별’은 태양계의 행성·별·별자리에 대해 알아보고, 북쪽하늘의 별자리를 이용하여 북극성을 찾아보며, 지구 밖 우주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탐구로 연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크게 태양계 행성·별·별자리로나누어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과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2개의 프로젝트로 단원 전체 수업을 재구성하여 진행했다. ● 첫 번째 프로젝트: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 ‘태양계로 떠나는 여행’ 프로젝트는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과 그 특징에 대해 학습하고, 4학년 동생들에게 태양계를 소개하는 온라인 책을 만들며, 온라인 책의 링크를 이용하여 메타버스에서 동생들에게 공유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조사한 내용을 정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으로 완성해야 하는 프로젝트여서 책 읽을 독자를 4학년으로 정하고, 책의 수준과 목차를 정하기 위한 설문지를 작성하고,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책을 제작하도록 하였다. 1) 프로젝트수업 개요 2) 프로젝트 차시별 활동내용 3) 북크리에이터로 책만들기 안내 4) 크롬북 작업과 북크리에이터 작품 ● 두 번째 프로젝트 :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반짝반짝 내 생일 별자리’ 프로젝트는 별과 별자리의 차이점, 별과 행성의 차이점에 대해 학습한 후, 북두칠성·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는 방법을 알아본다. 이후 스텔라리움 앱에서 북극성을 찾아본다. 내 생일 별자리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여 패들렛에 정리하고, LED 전구를 이용한 램프를 완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스텔라리움 앱에 우리말 지원 기능이 부족하여 별자리가 잘 검색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별자리의 영어이름을 라틴어에 기반하여 발음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네이버 사전 앱의 음성안내 기능을 이용하여 별자리의 영어이름을 발음하는 방법도 익히도록 안내하였다. 1) 프로젝트수업 개요 2) 프로젝트 차시별 활동내용 3) 패들렛 ‘모바일 네이티브’와 함께하는 미래교육 다양한 에듀테크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학내 와이파이의 속도였다. 특히 태블릿PC를 활용하여 무거운 어플을 사용하는 경우, 22명의 학생이 동시에 사용하면 로딩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어 사전에 점검하여 교차하며 활동하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제는 교육청 정책으로 인한 방화벽이나, 무료였던 프로그램이 유료로 전환되며 사용에 제약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수업 전에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일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에듀테크 플랫폼 활용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학생 개개인이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모바일 네이티브’답게 하나를 알려주면 빠르게 응용하여 넷, 다섯의 기능을 활용하며 디지털 리터러시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에듀테크 플랫폼 활용수업에서는 프로그램 이용 중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머뭇거리거나 지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도움을 청하고, 또 도움을 요청받은 친구는 기꺼이 도와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첫 사서교사로서 어떤 수업을 진행해야 할지 많은 고민이 들었다. 그림책으로 독서수업을 하자니 국어수업과의 차별성에 대해 의문이 들었고, 정보활용교육을 하자니 초등학생 수준으로 따라올 수 있을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일까 많은 의문이 들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학생들이 프로젝트 수업에 필요한 도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혹은 책등만 대충 살펴보고 어떤 책을 고를지 방황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되었다. 여기에 착안하여 도서관활용수업과 책 속에서 정보를 찾는 방법을 접목시켜 수업을 진행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을 잘 진행한다면 타 교과수업에서도 자료를 찾을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한 아무리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사놓더라도 고학년이 될수록 도서관을 찾아오는 학생이 적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도서관을 배운 후, 수업이 끝나더라도 도서관에 찾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내용을 수업에 넣어서 진행하였다. 다음은 5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책의 구성요소 알기’ 4차시 수업이다. 1차시 _ 책의 구성요소에 대해 알기 책의 표지와 날개에는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책 제목과 그림에만 관심이 있을 뿐 나머지는 제대로 보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주제를 ‘책의 구성요소를 알고, 그 구성요소에서 어떤 정보를 알 수 있는가’로 잡았다. 수업 시작 전 도서관 책상에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도서나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도서들을 올려두었다. 학생들은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책 표지를 보면서 책을 고르고, 자신이 선택한 도서가 있는 자리에 앉으면서 수업이 시작된다. “왜 그 책을 골라서 자리에 앉았니?”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동기유발을 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제목이나 그림이 재미있어 보였어요”라고 단순히 대답한다. 제목이나 그림말고도 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며 본 수업을 시작했다. 책등과 앞표지를 통해서는 제목·지은이·출판사 등 서지사항을 파악할 수있다. 앞날개를 통해서는 글쓴이·그린이 등 저자의 자세한 소개를 알 수 있고, 뒷날개에서는 출판사에서 출판한 다른 책 혹은 시리즈물의 다른 책들이 보여진다. 그리고 뒷표지를 통해서는 추천사와 책의 줄거리가 나오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궁금한 친구들은 읽어 보면 좋다. 이때 수상한 시리즈 등 시리즈물 도서를 여러 권 준비하여 짝궁 책 찾기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시리즈물이 무엇인지 학습하게 되고, ‘내가 책을 읽고 비슷한 책을 찾기 위하여 책의 뒷날개를 보면 되는구나’라고 인지하게 된다. 이 밖에도 책머리·책배·책발 등 재미있는 요소도 배우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학습지뿐만 아니라 책도 직접 만져보기 때문에 학생들의 집중력은 최고이다. 수업이 끝나면 수업시간에 나온 도서들을 빌리기 위하여 쉬는 시간에 고학년 학생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습지는 박성희 외 3인이 출판한 두근두근 처음 도서관의 16쪽을 참고하여 만들었다. 2차시 _ 한국십진분류법(KDC) 10가지 주제 알아보기 도서관은 크게 10가지로 주제를 나누어서 모든 주제의 책을 분류한다. 분류번호를 안다면 자신이 원하는 책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기 쉽다. 학생들이 소설 이외에도 우주·요리 등 자신이 원하는 주제가 있다면 선생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서가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국어 교과서를 바탕으로 한국십진분류법의 10가지 주제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학생들은 도서관에 와서 암호클럽·해리포터 등 소설책만 빌려보는데 800번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의 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학습목표였다. 동기유발단계에서는 학교도서관의 한국십진분류게시판과 도서관의 서가 안내판 사진을 직접 찍어서 보여주었다. 그 사진을 같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는 모습을 보며 놀랐다. 또한 파워포인트 자료에는 우리학교 도서관에 있는 실제 책들을 예시자료로 첨부하여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실제로 도서관에서 빌려 갈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예를 들어 200 종교를 설명할 때는 그리스로마신화 책을 보여주고, 300 사회과학에서는 5학년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 중인 인권을 주제로 한 책들을 보여주었다. 10가지 이외에도 자신들이 궁금한 주제는 어떤 숫자에 가면 찾을수 있느냐는 질문이 많아서 마무리할 때는 10가지 주제(주류)만 배웠지만 도서관에는 더 자세하게 100가지로 나와 있는 안내판(강목)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수업을 마쳤다. 수업이 끝나고 몇 주간 학생들이 도서관 입구에 부착된 한국십진분류표 안내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살펴보고 책을 찾으러 서가로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 3차시 _ 나만의 청구기호 만들기 초등학생들은 청구기호를 보고 책을 찾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매번 책을 찾아줬다. 하지만 2년 동안 아이들과 지내면서 고학년들은 알려주면 곧잘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저자기호란 동일 분류기호를 지닌 도서를 저자별로 구분하기 위한 도서기호의 일종이다. 대부분의 도서관에서는 리재철의 한글도서기호법을 사용하고 있다. 청구기호란 분류기호와 도서기호를 합친 것이다. 학생들이 지난 시간에 배운 분류번호와 저자기호까지 학습하여 서가에서 책을 스스로 완벽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습목표이다. 학습지와 파워포인트 자료를 바탕으로 저자기호에 대해 설명하고, 자기 이름을 가지고 저자기호 만들기를 진행하였다. “내 저자기호는 ‘김92’래. 김구이 맛있겠다!” 서로 자신의 저자기호가 제일 웃기다면서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어려워하는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더 나아가서 지난 시간에 배운 분류기호와 결합하여 나만의 청구기호 만들기를 실습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내가 책을 쓴다면 어떤 주제의 책을 만들지 고민해보고, 모둠별로 KDC강목표를 나눠준 후, 그중에서 고르도록 지도하였다. 또한 실제 책에 붙이는 색스티커와 청구기호 스티커를 준비하여 몰입감을 높였다. 학습지를 통해 다 작성한 친구들은 스티커를 직접 노트에 붙이면서 내용을 정리하도록 지도하였다. 수업이 끝난 후 주말에 주변 공공도서관을 방문했는데, 스티커의 색이 다르다고 물어보러온 학생들도 있었다. 도서관마다 다른 규칙을 사용한다는 설명을 해주면서 학생들에게 도서관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생각에 뿌듯해졌다. 4차시 _ 책놀이, KDC 쁘띠바크 마지막 차시에는 모든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으로 게임을 진행하였다. 쁘띠바크는 프랑스 국민 게임으로, 지정된 자음으로 시작되는 단어를 7가지 주제에 대해서 말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KDC와 접목시켜 게임을 진행하였다. 2~3라운드까지는 일반적인 쁘띠바크 게임을 진행하여 학생들에게 기본 규칙을 익히게 하고, 그 이후에는 본게임인 KDC 쁘띠바크 게임을 진행했다. 게임의 규칙은 다음과 같다. ● 쁘띠바크 규칙 1) 교사가 초성을 불러주면 7가지 주제의 칸을 다 채우고 1줄 완성되면 “쁘띠바크” 구호를 외친다. 2) 외친 그룹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작성한 단어들을 하나씩 말한다. 3) 다른 그룹의 학생들은 겹치는 단어가 나왔을 때 손을 들어 점수를 가져온다. 먼저 완성한 그룹은 겹치지 않은 단어가 나왔을 때만 점수를 가져올 수 있다. 4) 3번 규칙 덕분에 빠르지 않은 그룹도 점수를 얻어갈 수 있기 때문에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고 게임이 진행될 수 있다. ● KDC 쁘띠바크 규칙 1) 교사가 초성을 불러주면 조별로 돌아가면서 그 초성으로 시작하는 책 제목을 서가에서 찾고 외워서 자리로 돌아온다. 2) 이때 책을 가져와서는 안 되고 무조건 외워 와야 한다. 3) 다 외친 친구들의 손을 들고 자신들이 작성한 책 이름을 하나씩 말한다. 이때 모든 학생이 서가로 몰려 가면 다툼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여 조별로 돌아가면서 한명씩 다녀오는 규칙을 추가하였다. 또한 일반 쁘띠바크 규칙처럼 점수 뺏어오기를 진행해야 하지만 점수 차이가 크게 날 것을 우려하여 교사가 돌아다니며 주제에 맞는 책 제목이면 전부 점수를 주었다. 한 서가에 500번과 600번 주제가 같이 있는 경우 잘못된 책 제목을 적는 친구들도 간혹 있었다. 이후에 추가로 서가에서 두 주제가 같이 있는 경우 띠스티커를 보면서 한 번 더 분류번호를 확인해야 한다는 안내사항을 알려주었다. 게임으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데는 성공하였다. 하지만 경쟁이 과열되지 않도록 교사가 조금씩 점수 배정 규칙을 바꾸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전에 도서관 서가들을 살펴보고 가능한 초성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 수업을 통하여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어느 위치에 어떤 분야의 서가가 있는지 파악하는 능력이 생긴다. 여러 차시에 걸친 수업을 진행하면서 수업시간에 예시로 보여준 책을 보러오는 학생, 한국십진분류법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는 학생 등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오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또한 도서관이 프로젝트 수업이나 숙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갖고 방과후에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늘어났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도서관에는 다양한 책이 있으니 찾아가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여러 주제의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란다.
휴직이란 교원이 재직 중에 직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면직시키지 않고, 일정기간 신분을 유지하면서 직무에 종사하지 않아도 교원의 신분이 보장되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 직무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직위해제 및 정직과 유사하나,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신분적 이익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그 성격을 달리한다. 휴직 여부의 판단 주체에 따라 직권휴직과 청원휴직으로 구분한다. 직권휴직은 임용권자가 휴직사유 발생을 확인한 후 휴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고, 청원휴직은 교원 본인의 판단에 따라 휴직을 신청하는 것이다.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안정적인 학교운영, 학교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가급적 학기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휴직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것은 학생을 교육하는 교원의 특수성에 기반한 것으로 교원과 다른 일반 공무원의 휴직 사용에 있어서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교원의 휴직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원휴직의 운영 교원휴직의 효력 및 절차, 휴직 업무처리 시 유의사항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휴직의 효력 및 복직(「국가공무원법」 제70조 및 제73조) 1) 휴직 중인 교원은 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은 보유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한다. 2) 휴직 중이라도 공무원의 신분은 보유하므로 신분상의 의무(품위유지의 의무, 겸직금지, 집단행위의 금지, 정치운동의 금지, 비밀엄수 등)를 위반하였을 때는 징계처분의 대상이 된다. 3) 휴직 중에 정년이 도래한 경우 정년퇴직이 가능하며, 명예퇴직 신청도 가능하다. 또한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4호(휴직기간이 끝나거나 휴직사유가 소멸된 후에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할 때는 별도의 복직절차 없이 임용권자는 바로 직권으로 면직처분할 수 있다(단, 유학휴직·고용휴직·육아휴직 등 휴직기간이 호봉 기승급 특례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호봉승급에 다툼이 없도록 복직절차를 거쳐 호봉재획정을 한 후 면직처리를 하도록 한다). 4) 휴직기간 중에 휴직사유가 없어지면 30일 이내에 임용권자에게 신고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지체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 휴직사유 소멸 예시 • 병역휴직: 소집해제, 귀가조치 • 불임·난임휴직: 임신, 치료 중단 • (국내)연수휴직: 학업중단(휴학 포함) • 육아휴직: 유산, 자녀 사망 • 고용휴직: 고용 해제 • 가사휴직: 간병 대상자 사망, 완치 • 동반휴직: 본인 귀국, 배우자 귀국, 배우자 유학휴직 사유 소멸, 배우자 학위 조기취득, 배우자의 근무지 또는 근무처 변경 등 • 유학휴직: 학업중단(휴학 포함), 학위 조기취득, 대학(원) 변경, 전공과목 변경 등 휴직사유 소멸 예시 • 병역휴직: 소집해제, 귀가조치 • 불임·난임휴직: 임신, 치료 중단 • (국내)연수휴직: 학업중단(휴학 포함) • 육아휴직: 유산, 자녀 사망 • 고용휴직: 고용 해제 • 가사휴직: 간병 대상자 사망, 완치 • 동반휴직: 본인 귀국, 배우자 귀국, 배우자 유학휴직 사유 소멸, 배우자 학위 조기취득, 배우자의 근무지 또는 근무처 변경 등 • 유학휴직: 학업중단(휴학 포함), 학위 조기취득, 대학(원) 변경, 전공과목 변경 등 5) 일부 휴직(질병휴직·유학휴직)을 제외하고는 휴직기간 중에는 봉급을 지급하지 않는다(「공무원보수규정」 제28조). 6) 휴직기간이 끝난 교원이 30일 이내에 복귀 신고를 하면 당연히 복직된다. 이때 휴직기간 만료로 복귀 신고 후 복직일 전일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휴직기간으로 본다. 7) 휴직기간이 끝나지 않았더라도 휴직사유가 없어지거나 휴직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없을 경우 직무에 복귀할 수 있다. 단, 임용권자는 휴직사유의 소멸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만한 증빙서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나. 휴직업무 처리 절차[PART VIEW] 다. 휴직업무 처리 시 유의사항 1) 임용권자는 휴직의 허가 시 교원수급사정, 예산사정, 휴직의 목적적합성, 휴직의 목적달성 가능 여부, 기간제교원의 신분보장 가능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휴직을 허가하여야 한다. 2) 교원의 휴직은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안정적인 학교 운영, 학교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학기단위로 휴직하도록 권장하고, 휴직에 따른 기간제교사 임용도 학기단위로 임용하여 교원 정원 관리에 적정을 기하도록 한다. 3) 휴직사유의 소멸 또는 휴직기간이 만료된 후 다른 사유로 계속 휴직하고자 할 경우에는 당초의 휴직에 대하여 복직신고를 함과 동시에 다른 사유로의 휴직신청을 하도록 한다. 4) 휴직 중에 있는 교원이 「교육공무원법」 제45조에 규정된 휴직기간 범위 내에서 휴직기간을 연장하고자 할 때에는 휴직기간 만료일 15일 전까지 신청하여야 한다(「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25조). 5) 휴직 중에 있는 자는 휴직자 실태보고서(별지 제1호 서식)를 첨부하여 매 반기별(6월 30일, 12월 31일)로 소재지·연락처·휴직사유의 계속여부 등을 소속기관의 장에게 보고한다(단, 보고시점이 휴직시작 후 1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보고를 생략한다). 소속기관의 장은 휴직자의 실태를 파악하고, 그 결과 및 휴직자 실태보고서를 관리하며, 필요시 실태파악 결과에 대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26조). ※ 「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26조 개정(2021.8.31.) 및 시행(2022.3.1.) 명확하고 객관화된 근거를 가지고 체계적인 휴직자 실태 관리를 위해 휴직자 실태보고시기 및 기록‧관리의 근거를 명확히 하고, 보고 서식(별지 제1호 서식)을 신설함. 6) 휴직기간이 끝나거나 휴직사유가 소멸된 후에도 직무에 복귀하지 않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경우, 휴직기간 만료일 또는 휴직사유 소멸일을 임용일자로 소급하여 직권면직할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4호, 「교육공무원임용령」 제6조 제2호). 7)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7호(육아휴직) 또는 같은 법 제10호(동반휴직)를 2년 이상한 교원이 복직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수를 받아야 한다(「교육공무원법」 제45조 제3항). 8) 학교장은 휴직 전에 휴직자에게 휴직자 준수사항(복무 및 신고의무, 휴직자 실태보고서 제출 등) 및 휴직의 목적 외 사용금지, 휴직사유 소멸 등에 대한 사전교육을 통해 휴직자 관리에 유의한다. 【휴직 허가 사유에 반하는 부당 사용 사례】 • 가사휴직 중 국외 여행 • 동반휴직 중 부부 별거 • 질병휴직 중 질병치료 소홀 • (국내)연수휴직 중 해당학교 미출석 등 【휴직 허가 사유에 반하는 부당 사용 사례】 • 가사휴직 중 국외 여행 • 동반휴직 중 부부 별거 • 질병휴직 중 질병치료 소홀 • (국내)연수휴직 중 해당학교 미출석 등 9) 공무원(교원)이 6개월 이상 휴직하면 휴직일로부터 그 휴직자의 직급·직위에 해당하는 정원이 따로 있는 것으로 보고 결원을 보충할 수 있다. 다만 출산휴가와 연계하여 3개월 이상 육아휴직을 연속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는 출산휴가일부터 후임자를 보충할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43조, 「교육공무원법」 제53조, 「교육공무원임용령」 제7조의4). 10) 휴직한 교원이 휴직상태 증명을 위해 휴직증명서 발급을 요청한 경우 정해진 서식에 따른 증명서를 발급한다(「교육공무원 인사기록 및 인사사무 처리 규칙」 제23조 개정(2022.10.18.), 시행(2023.3.1.)). 11) 휴직기간 중에는 호봉승급은 제한되며, 복직일에 호봉경력이 인정되는 휴직의 경우 호봉재획정을 통해 휴직기간을 호봉승급기간에 포함한다. 다만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은 승급제한 대상이 아니므로,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 휴직자는 재직자와 같이 정기 승급일에 승급할 수 있다. 휴직의 종류 교원이 휴직사유에 해당되고,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임용권자는 휴직을 명할 수 있다. 휴직에는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휴직을 명하는 직권휴직과 본인이 희망하면 휴직을 명하는 청원휴직으로 구분할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71조, 「교육공무원법」 제44조). 1) 직권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45조) 2) 청원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45조) 휴직 종류별 세부내용 가. 질병휴직(직권휴직①)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1호] 질병휴직은 교원이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직무 수행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휴직으로 직권휴직으로 분류된다. 휴직신청 및 복직 시에 진단서 등의 자료 제출이 요구된다. 질병휴직의 복직 시에 진단서나 복직사유를 증명하는 자료를 통해 복직 후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질병휴직은 보수(봉급, 제수당)가 지급되는 휴직이므로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고 신중한 승인·관리가 필요하다. 질병휴직 관련 전문적 판단이 힘든 경우에 질병휴직위원회의 구성·운영을 통해 질병휴직의 승인·결정 및 복직 후 정상적인 근무 가능 여부에 대한 관계 전문가의 의견(자문)을 들을 수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합병성·단일성 또는 공무로 인한 것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직무수행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질병휴직을 명할 수 있다. 나) 휴직기간이 만료되어 복직 후 정상적인 근무가 상당기간 지속되다가 재발된 경우에는 질병의 정도, 요양기간, 요양 후 정상적인 근무수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새로운 휴직을 부여할 수 있다(「공무원임용규칙」 제58조 제2항). 다) 질병휴직 허가를 위해서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24조에 따른 요양기관에서 발행한 진단서, 그 밖에 휴직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의사 소견서 등에 「의료법시행규칙」에 따른 진단서 기재사항이 모두 기재된 경우) 등을 제출하도록 한다. ※ 제출자료는 진단서, 그 밖에 휴직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모두 가능하며, 일률적으로 진단서만 요구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2) 휴직의 기간 및 횟수 가) 휴직기간은 1년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다만「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한 휴직기간은 3년 이내로 한다. ※ 현재 공무상질병휴직의 휴직기간을 2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정부 입법)을 국회에 제출하여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임. 나) 휴직의 횟수 제한은 없으나 질병 정도와 요양기간 등을 엄격히 판단하여 휴직기간 만료 후에도 정상적으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 명백한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직권면직 조치하여 동일한 사유로 휴직이 계속 반복되지 않도록 한다. ▷ 본인의 원에 의하지 않은 휴직 또는 면직처분을 할 경우에는 처분의 사유를 기재한 설명서를 교부하여야 한다(「국가공무원법」 제75조). ▷ 그 처분에 불복이 있는 교원은 그 설명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면직처분에 대하여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최종결정이 있을 때까지 후임자를 보충하지 못한다. 다만 기간 내에 소청심사 청구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지난 후에 후임자를 보충, 발령할 수 있다(「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9조). 다) 휴직기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휴직기간을 연장하거나 복직하였다가 재휴직할 수 있다. 다만 복직 시에는 휴직사유의 소멸여부를 파악하여 방학기간에 복직하였다가 다시 휴직을 반복하는 사례를 방지하도록 한다. 3) 질병휴직의 복직 처리 가) 휴직자가 복직하는 경우에는 진단서나 복직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여 복직 후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지의 여부를 판단한 후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공무원임용규칙」 제58조 제3항). 나) 병휴직기간 중이라도 본인의 질병이 완쾌되었다는 증빙서류(진단서 등)와 함께 복직원을 제출하면 임용권자는 이를 근거로 정상적인 직무수행 가능 여부를 판단하여 복직 여부를 결정한다. 다) 질병휴직은 질병·부상의 완쾌 등 휴직사유가 소멸된 경우에 복직할 수 있으므로 질병휴직기간 만료 시 복직과 동시에 동일한 사유로 연속하여 병가를 승인할 수 없다. 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하여 정상근무 중 동일 질병 또는 부상이 재발된 때에는 복직 후의 근무가 정상적인 상태로 상당기간 지속된 경우에만 일반병가를 승인할 수 있다. 4) 질병휴직과 휴가(병가·연가)와의 관계 【일반질병휴직】 일반병가(60일) 사용 법정연가 사용(미사용 연가범위 내) 일반질병휴직 【공무상질병휴직】 공무상병가(180일) 사용 일반병가(60일) 사용 법정연가 사용 공무상질병휴직 5) 공무상질병휴직 운영 시 유의사항 가) 「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른 공무상 요양 승인이나 같은 영 제32조에 따른 재요양 승인을 받은 경우, ②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에 따른 요양급여 결정이나 같은 법 제51조에 따른 재요양 결정을 받은 경우를 허가 대상으로 한다. 나) 공무상질병휴직을 명할 수 있는 경우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시행령」 제28조에 따른 공무상 요양 승인이나 같은 영 제32조에 따른 재요양 승인을 받은 경우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에 따른 요양급여 결정이나 같은 법 제51조에 따른 재요양 결정을 받은 경우로 한정한다(「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7 제4항, 2021.11.30. 개정). 다) 공무상 요양 승인이나 재요양 승인 등이 지속 중이어야만 공무상질병휴직을 새로 명하거나 연장이 가능하다. 공무상 요양 승인 등을 받은 기간이 종료된 경우, 동일한 사유로 공무상질병휴직을 새로 명하거나 휴직기간 연장은 불가하다. ※ 공무상 요양 승인이나 요양 급여 결정이 끝난 후에도 정상적인 근무가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일반질병휴직 활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때 새로운 일반질병휴직 2년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며, 2년 중 공무상질병휴직으로 활용한 기간을 제외한 잔여기간을 활용할 수 있다. 라) 질병휴직 중에 있는 공무원이나 그 휴직기간이 끝난 공무원이 공무상질병휴직 요건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당초의 질병휴직을 취소하고 그 발령일로 소급하여 공무상질병휴직을 명하거나 당초의 질병휴직 명령을 공무상질병휴직 명령으로 변경할 수 있다(「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7 제6항). 6) 질병휴직위원회 구성 및 운영 가) 근거: 「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7 제2항, 「공무원 임용규칙」 제58조의2 나) 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3명 이상으로 구성하되, 위원의 2분의 1 이상은 의료전문가 등 공무원이 아닌 사람으로 한다. 다) 질병휴직 명령의 필요성, 휴직자 복직 후 정상적 근무 가능 여부, 휴직기간이 끝난 공무원이 직권면직 대상인지 여부 등에 대해 자문(의견)을 구할 수 있다. ※ 질병휴직의 휴직 및 복직 처리와 관련하여 전문적 판단이 어려운 경우, 추후 민원이 제기될 소지가 높은 경우, 직권면직 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 질병휴직위원회의 자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7) 기타사항 가)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나) 보수 지급(「공무원보수규정」 제28조) 나. 병역휴직(직권휴직②)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2호] 병역휴직은 「병역법」에 의한 병역의 복무를 위해 징집(소집)되는 남자 교원 대상의 휴직으로 본인의 선택(희망)사항이 아닌 의무사항에 해당되므로 직권휴직으로 분류된다. 장기복무 장교·부사관이 되는 경우는 병역휴직 대상에서 제외되며, 「병역법」에 따라 귀향 처리된 자는 휴직사유 소멸로 간주하여 복직을 명한다. 군 복무 중 사고로 복무를 중단하였다가 그 후 자수하여 잔여복무기간을 필한 경우에는 복무가 중단되어 휴직사유가 소멸되었으므로 휴직처분의 효력이 상실되어 복직이 불가능하다. 1) 휴직의 요건(「공무원임용규칙」 제59조) 가) 남자 교원이 병역휴직 대상이 되며, 「병역법」 제6조에 의한 병역의무부과통지서, 또는 사후에 입대증명서·군복무확인서 등의 휴직사유 입증서류를 제출받는다. 나) 「병역법」에 의한 병역의 복무를 위하여 징집* 또는 소집*된 경우에 병역휴직을 명한다. * 징집과 소집의 의미 • 징집: 병역의무자에 대하여 현역에 복무할 의무를 부과한 것 • 소집: 병역의무자 중 예비역·보충역 또는 전시근로역에 대하여 현역복무 외 군복무 의무 또는 공익 분야에서의 복무 의무를 부과하는 것 ① 현역의 장교·부사관 또는 병(의무경찰대원·의무소방원 포함)으로 복무하게 된 때. 다만 사관학교·육군3사관학교·국군간호사관학교의 군간부후보생, 장기복무 장교 및 장기복무 부사관이 된 때는 제외함. ② 병역 준비역이 아닌 사관후보생이 된 때 ③ 상근예비역, 승선근무 예비역, 보충역 또는 대체역으로 복무하게 된 때 다) 병역판정검사·입영 또는 소집의 명령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기피하는 경우에는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7호). 2) 휴직의 기간 및 횟수 가) 법정휴직기간은 의무 복무기간이 만료될 때까지로 한다. 나) 군입대를 위해 휴직원을 제출한 교원은 입영일자로 휴직 발령하고, 그 후 입대증명서 또는 군복무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이를 보완한다. 다) 입영 준비기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법정연가일수 범위 내에서 연가를 사용하도록 한다. 라) 병역의무를 필하기 위한 휴직은 그 성격상 1회로 한정하나, 「병역법」 제4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귀가 처리되어 복직을 한 후, 같은 법 같은 조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재입영할 때에는 다시 휴직을 명하여야 한다. 3) 병역휴직의 복직 처리 가) 「병역법」 제4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귀가 처리된 교원에 대하여는 휴직사유가 소멸된 것으로 보아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 나) 휴직자가 휴직기간 만료로 30일 이내에 복귀신고를 한 때에는 당연 복직되며, 이 경우 복직일 전일까지는 휴직기간으로 본다. 다) 군복무를 위하여 휴직 중에 있는 자가 군복무 중 군무를 이탈하였을 때는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7호). 4) 기타사항 가)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나) 보수 지급(「공무원보수규정」 제24조, 제28조) 다. 행방불명휴직(직권휴직③)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3호] 행방불명휴직은 생사 또는 소재가 불명확하게 된 때 임용권자가 직권으로 명하는 휴직이다. 행방불명 사유가 전시·사변, 납치 등 외부 요인에 의하지 않고, 교원 스스로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것이 명확한 경우(잠적 등) 직장이탈금지 의무, 성실 의무 등의 위반에 해당되어 징계대상이 될 수도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그 밖의 사유로 생사나 소재를 알 수 없게 된 경우 발령하는 휴직으로 휴직신청서 없이 직권으로 휴직을 명한다. 나) 해당 교원의 생사 여부와 소재 중 어느 한 쪽만 알 수 없더라도 휴직처리를 하여야 한다. 다) 휴직사유 입증은 해당자의 생사 또는 소재를 알 수 없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증빙할 수 있는 서류로 제출받도록 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3개월 이내로 하며, 휴직발령일은 해당 교원의 생사 또는 소재를 알 수 없는 것을 인지하였을 때, 또는 실종신고가 된 것을 안 날로 한다. 나) 휴직의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다) 휴직처리 후 3개월 이내에 교원 본인이 복귀신고를 할 경우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 라) 휴직기간이 끝난 후에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할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4호의 규정에 의하여 직권으로 면직시킬 수 있다. 마) 해당 교원의 행방불명의 사유가 외부적인 요인(전시·사변·납치 등)이 아닌 본인 스스로에게 있을 경우, 국가공무원 의무 위반(직장이탈금지 의무, 성실 의무 등) 여부를 확인하여 징계 등 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이행하여야 한다. 라. 법정의무수행휴직(직권휴직④)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4호] 법정의무수행휴직은 「병역법」, 「정당법」 등 기타 법률에 따른 의무를 수행할 경우 명하는 직권휴직이다. 법정의무수행휴직의 사례는 의료직 공무원이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경우나 대학교원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우 등이 있는데, 유·초·중등교원의 경우에는 해당자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1) 휴직의 요건 기타 법률* 따른 의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직무를 이탈하게 된 경우 명하는 휴직이다. * 기타 법률의 의미 「병역법」 제34조에 의하여 의료직 공무원이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는 것과 같이 비교적 장기간 동안 직무를 이탈하게 될 경우, 또는 「정당법」 제22조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는 교원(대학교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경우에 법률상의 의무수행으로 보아 휴직처분을 할 수 있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의무 복무기간 또는 임기이며, 휴직발령일은 법률상의 의무수행을 개시한 날, 임기 개시일로 한다. 나) 휴직의 횟수는 제한이 없다. 다) 휴직기간 만료 후 30일 이내에 복귀신고를 한 경우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한다. 라) 경력평정과 호봉승급 모두 인정하며, 보수는 지급되지 않는다. 마. 노조전임자휴직(직권휴직⑤)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11호] 노조전임자휴직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를 받은 교원에 대하여 발령하는 휴직이다. 법률에 의한 의무수행을 하게 되므로 직권휴직의 성격을 갖는다. 1) 휴직의 요건 가)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노동조합 전임자로 종사하게 된 경우에 명하는 직권휴직이다. 나) 휴직신청 시 노조전임 확정 통보 공문을 제출하도록 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노동조합 전임자로 종사하는 기간으로 한다. 나) 전임자 허가조건·허가기간 등을 감안하여 임용권자는 직권으로 휴직기간 등을 변경하여 허가할 수 있다. 다) 원칙적으로 전임자는 휴직기간 만료 이전에 복직이 불가하다. 라) 휴직기간 중 전임자 허가가 취소되거나 기타 임용권자의 복직 허가가 있는 경우에는 임용권자에게 이를 신고(복직원 제출)하고,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하여야 한다. 마) 경력평정과 호봉승급 모두 인정하며, 보수는 지급되지 않는다.
들어가며 2009년 KT가 국내 처음으로 아이폰을 도입한 것을 신호탄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개막돼 통신산업은 물론 정보기술(IT)산업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후 10년 동안 우리의 삶은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음성 내비게이션, 스마트 TV와 가전기기, AI 스피커, 챗봇 등 인공지능이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다. 스마트홈을 넘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자동차가 개발되었으며, AI가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새로운 형태의 반려(伴侶)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사회·경제부분은 더 빠르고 무섭게 변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 해야 할 중요한 교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체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시기인 것이다. 학교현장에서는 인공지능·AR·VR·메타버스 등의 에듀테크 활용 기회와 폭이 넓어졌으나, 교육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모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최첨단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에듀테크 및 AI 활용은 교육도구로서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업무와 학생의 학습을 지원하도록 더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제 미래교육 체제로서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 학교교육에서 다루어지도록 강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 속에서 AI를 활용한 에듀테크는 주목받고 있다. 이에 에듀테크의 교육현장 적용 방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에듀테크 개념 및 개별 맞춤형 학습 가. 에듀테크의 개념 에듀테크는 교육과 기술의 합성어로 교육환경에 VR·AR·AI·Big Data 등의 ICT 기술을 접목하여 교육서비스를 개선하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를 의미한다. 에듀테크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이러닝과 스마트러닝이 대표적이다. 이러닝은 인터넷 서비스와 컴퓨터 장비에 교육을 접목하여 온라인을 중심으로이루어지는 교육을 의미하고, 스마트러닝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육서비스를 의미한다(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20). 최미애(2020)에 의하면 에듀테크는 확장된 개념으로 미래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실천에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 AI 기반 개별 맞춤형 학습의 정의[PART VIEW] 교육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에 대한 접근은 ‘교육도구로서의 AI’와 ‘교육내용으로서의 AI’로 구분하고 있다. 홍선주(2020)에 의하면 교육내용으로서의 AI는 AI와 함께하는 학습과 AI에 대한 학습으로 분류하고 있고 ‘교육도구로서의 AI’는 AI 기술을 교육방법이나 교육환경에 적용하는 관점에서 학교교육에서의 AI 활용방안을 탐색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라고 한다. 에듀테크 기술 도입에서 더 나아가 학습과정과 방법에서 접근하여 교육환경에서 교수자와 학습자의 학습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인공지능기술을 기반으로 학습과정에 중점을 두고 모니터링 도구 및 평가의 기능을 포함한다. 도구로서의 AI 역할에 중점을 두고 개별 맞춤형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교육 전환 10대 정책과제 중 디지털 전환 정책 교육부가 2020년 10월에 발표한 미래교육 전환을 위한 정책은 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 전환 등 사회적 혁신을 기반으로 모두를 위한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교육패러다임 대전환 필요에서 출발했다. 그 중 [과제 9]는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 및 온라인교육 콘텐츠 생태계 조성, 디지털 활용 맞춤형 학습지원체계 마련, 데이터 활용 교육행정의 과학화라는 추진방향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응한 교육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정책으로 명시되었다. 첫째, 디지털 전환 인프라를 구축한다. 흩어져 있는 콘텐츠 학습관리시스템(LMS), 학습도구 등을 하나로 연결, 유·초·중·고에서 사용 가능한 K-에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콘텐츠 LMS 학습도구 등이 플랫폼 내 표준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유통하고, AI 및 축적된 학습데이터(학습자의 특성·학습시간·출결 등)를 기반으로 학습자별 수요에 기반한 콘텐츠 제공 등 맞춤형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학습활동 및 분석 결과를 NEIS와 연계, 과정중심평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AI·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제공, 다양한 교수법(가상실습, 대화형 학습 등)이 가능하도록 K-MOOC 플랫폼 고도화하여 국내 유사 서비스와의 연계 및 국내외 석학강의 제작, 해외 MOOC 플랫폼(Coursera, edX 등)의 글로벌 우수 콘텐츠를 선별하여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게 된다. 둘째, 온라인 교육콘텐츠 생태계를 조성한다. 공공·민간·개인(교원) 등이 참여하여 유·무료 교육용 콘텐츠를 개발·공유·확산하는 개방형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교육용 콘텐츠 등을 수업목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물 제도개선을 실시하여 안전한 활용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 저작권지원센터(KERIS)를 운영하고 교육청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수업목적 저작물 활용 범위 확대’를 추진한다. 또한 언제·어디서든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교육적 배려대상 학생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개발·보급하고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콘텐츠 사용이 가능하도록 점역수어 자막 등이 포함된 맞춤형 디지털 교육환경을 조성한다. 셋째, 디지털 활용 맞춤형 학습지원체계를 마련한다. 디지털 미디어 활용 역량 차이로 인한 교육격차 및 디지털 격차 예방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학교교육과정과 연계 및 ‘학교미디어교육센터’를 구축하고 학부모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디어 활용교육을 지원한다. 또한 빅데이터 및 AI를 활용하여 학습자의 적성·흥미·수준 등을 분석하고 학습자별 맞춤형 학습지원을 강화하는 빅데이터 기반학습 분석을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K-에듀 통합 플랫폼’ 구축과 연계하여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는 ‘(가칭)학습 빅데이터 센터’ 설립 등을 검토하며 교육전문기관들의 기능 재설계를 통해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을 전문적으로 지원한다. AI 및 에듀테크 기반 학교 교육체제 구축 가. 학교교육에서의 AI 및 에듀테크 활용에 대한 이해 학교교육에서의 AI 및 에듀테크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에 AI를 왜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한 학교구성원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구성원 간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교수·학습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교사의 역할 및 업무수행에 AI 기술 활용이 유의미한 지원을 제공하는 사례를 구성원들이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교내외에서 시행되는 전문가 초청연수나 워크숍, 전문적학습공동체활동 등을 통해 AI 및 에듀테크 서비스를 직접 경험해 보거나 이를 활용한 우수사례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과학뿐만 아니라 미술·수학·국어 등 다양한 교과목과 연계하고, 범교과학습주제와 연계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소양과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나. AI 및 에듀테크 활용 기반 구축 첫째, 학교의 인프라 구축이 되어야 한다. 단위학교에서는 앞서 파악된 학교의 인프라 준비도에 비추어 필요한 수준과 가능한 수준의 적정선을 찾아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기본적인 물리적 인프라를 갖추고, 학교교육에서의 AI 활용을 위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 및 소양을 제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둘째, 기존에 학교에서 추진 중인 다른 정책들과의 연계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현재 학교현장에서는 다양한 정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에 각 정책을 개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유기적 연계방안을 모색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수업시간에 AI 서비스를 활용하면서 여기에 1교실 2교사제 정책을 연계하여 맞춤형 지도·지원을 제공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기초학력보장정책과 연계하여 방과후 개별학습을 지원한 사례들을 참고할 수 있다. 다. 도구로서의 플랫폼의 역할 향후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은 교사의 업무부담과 학생의 학습부담 경감, 교육의 효율성 증가, 교육의 성과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AI 기반 교수·학습플랫폼의 역할은 보조교사, 인지적 파트너, 활동분석가로 제안할 수 있다. 나가며 학교는 현재의 도전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현재와 미래는 단선적으로 이어져 있는 것이 아니며, 미래가 일방적으로 현재의 교육을 지배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이찬승, 2022). AI 및 에듀테크 활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실에서의 교사 역할이다. 기초교육에 중심을 두고 반복과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도구로서 바라보고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수업설계 및 학생 피드백 수업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학교교육에 있어서 에듀테크를 활용하여 교육의 효과를 제고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에듀테크 수업을 위한 디지털 기반을 갖추고 디지털 리터러시 및 디지털 시민성 교육도 함께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 세상에서 학교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에듀테크는 그 과정에서 어떤 유의미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교육적 철학과 성찰이 필요하다. AI 및 에듀테크 그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그것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배움을 심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2023년 유·초·중·고 공립 교원 정원을 전년보다 대폭 축소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단순한 접근은 근시안적 정책이며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다. 현재 추진 중인 학급당 학생 수 기준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안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태다. ‘학급당 학생 수’는 실질적 교육여건의 지표이자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2021년 기준으로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 23명대, 중학교 26명대로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이 수치마저도 도서벽지 소규모학교와 도시의 과대·과밀학교 학교를 단순 합산한 평균치에 불과하다. 바로 평균의 함정이다. 대푯값으로서의 평균은 대도시의 과밀학급 문제와 도서벽지 지역의 소규모학교 기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에 여전히 우리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학급당 학생 수로 기준 바꿔야 따라서 교육여건 개선 및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지역·학교별 특성에 따라 이원화된 새로운 교원 배치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행 교원 수급 산정 기준을 ‘교원당 학생 수’에서 ‘학급당 학생 수’로 변경하고 도서벽지 소규모학교에는 ‘필수 교원정원제’ 도입을 제안한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이원화된 교원 수급 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공교육 경쟁력 확보의 선결 과제다. 안정적인 교원 수급을 전제로 지역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의 질을 높일 때 비로소 지역 특화 교육과 공교육 경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예정돼 있다. 학생의 다양한 교과목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교원 증원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최근 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원 수급 쟁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주요 교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과목에서 교원 부족 현상이 발생한다.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전면 도입을 위해 교원 증원, 수업시수 감축, 학급당 학생 수 축소를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교육에 경제 논리 적용하면 안 돼 얼마 전 2023학년도 유·초·중등 신규교사 선발 인원을 대폭 감축한 임용시험 확정 공고에 많은 예비 교사들이 좌절하고 눈물을 흘렸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의 기회를 놓쳐버린 것은 물론이고 미래 교육의 질을 국가가 포기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뿐만아니라 2001년 비정규직 교원(기간제 교원)의 임용 비율은 3.3%에 수준이었으나 2021년에는 12.5%에 달하는 등 교원의 비정규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 교원 6명 중 1명(17.7%), 고등학교의 경우 5명 중 1명(19.0%)꼴로 비정규직 교원을 고용하는 상황을 보면 국가가 공교육을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시절 과대·과밀학급이 전면 등교 대상에서 제외돼 등교 격차에 따른 학습격차·돌봄 공백의 문제를 경험했다. 또한 도서벽지 소규모학교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교사 부족 현상과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기초학력 악순환도 경험하고 있다. 교사의 교육 행위는 학교현장에 따라 매우 복잡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에 교원 수급 정책은 경제 논리에 매몰돼서는 안 되며 교육여건 개선, 교육력 향상, 공교육 정상화 등의 원칙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수립돼야 할 것이다.
월드컵 열기가 뜨겁다. 한국팀의 경기가 있는 날은 치킨을 미리 시켜서 준비하고, 응원에 동참한다. 현란한 선수들의 개인기와 멋진 골에 몰입하여 경기를 보던 중 심판이 무엇인가로 경기장에 선을 긋는 것이 보였다. 함께 경기를 보던 아들에게 물어보니 ‘배니싱 스프레이(Vanishing Sparay)’라고 한다. 프리킥을 위해 선수들이 자리를 잡느라 우왕좌왕하면 심판은 잔디 구장에 흰색의 스프레이를 뿌려 선수의 위치를 알려준다고 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흰색 스프레이 표시는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 신기한 ‘선 긋기’로 경기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심판이 정해놓은 규칙을 어기는 경우가 줄었고 한다. 단지 하나의 선을 그어 놓았을 뿐인데, 축구선수들은 선이 없던 때와는 다르게 선을 넘어가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선을 넘어가는 순간, 위반이라는 것을 관중석과 중계를 보는 모든 사람이 알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은 규칙을 지키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며 살아가기 위해 법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쓴 책 '귀찮아, 법 없이 살면 안 될까'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법 전공자로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자녀에게 법을 제대로 이해하여 정의의 감각을 키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고 한다. ‘법의 가장 큰 특징이 강제력을 가진규범이라고 하는데 종이에 쓰인 글자에 불과한 법이 어떻게 강제력을 가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현대사회에서 법은 공식적인 절차에 의해 합의된 규범이라고 한다. 법은 유일하게 강제력의 사용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다른 규범과 차이를 받는다. 하지만 법의 강제력이라는 말은 법을 어기면 제재를 받지만, 그 자체가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경찰이나 군대 등의 국가의 강제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법이라는 어려운 이야기를 생활 속의 많은 소재와 질문을 바탕으로 중학생이 알아들을 수 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이 책의 저자인 곽한영 교수께서 지역교육청에서 마련한 독서 행사 ‘저자와 대화’에 강연과 질문에 대한 답을 해 주셨다. 사전 프로그램으로 책 내용 나누기를 진행하며 꼼꼼하게 읽고 밑줄이 그어진 학생들의 책을 보았다. 좀 어려운 법과 관련된 내용이어서 학생들의 관심이 좀 적을 것이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평소 궁금한 내용과 법 관련 질문을 쏟아내었다. 학생들 덕분에 나 역시 많은 법률적 지식과 더불어 법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귀찮아, 법 없이 살면 안 될까?』, 곽한영 지음, 나무를 심는 사람,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