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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복지는 학교에서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예산을 줄여야 한다면 가장 먼저 삭감되죠. 수요자 중심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교원의 복지란 항상 후순위입니다.”(경기 A초 교감), “교사에게 활동은 강요하고 지원은 해주지 않는 게 교직의 아이러니입니다.”(경기 U초 교사), “현장에서 교원복지로 쓰이는 돈은 거의 없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교직원 등반대회인데 분기별 30~50만원 사이입니다. 식사라도 하려면 항상 돈이 부족해 친목회비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돈을 내고 먹는 셈이죠.”(부산 S초 교사) 항상 부족한 학교예산, 수요자 중심 교육이 강조되는 학교현장에서 교원들은 현실적으로 기본적인 복지도 누리기 힘들다. 교사들이 ‘최소한 연구실만, 휴게실만이라도 확보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하는 이유다. 학교마다 특성과 여건, 관리자의 마인드가 모두 다른 만큼 편차가 심한 것도 문제다. 확실한 인센티브 없이 일방적으로 교원들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임해도 나아지지 않는 학교 여건으로 어깨에 힘이 빠진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학교현장에서 벌어지는 교원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연중기획 ‘생!생! 현장 애환 스토리텔링으로 풀다’ 이번 주제는 학교에서 늘 뒷전으로 밀리지만 반드시 개선돼야 하는 교원 복지 문제다. 수업·교재 연구하고 싶어도 공간부족 태반 “휴게실·교직원식당 만이라도 갖췄으면…” # 경기 B초는 교사들이 수업·교재 연구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공간이 없다. 정규교과 수업이 끝나면 100여개가 넘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운영돼 교실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정은 광주의 C초도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아도 유휴교실이 부족한 이 학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다 돌봄 교실까지 추가로 운영하느라 교실 사용이 녹록치 않다. C초 교감은 “교사들이 연구실이 부족하다고 불만을 제기하지만 유휴교실이 부족해도 정부에서 요구하는 여러 교육활동을 해야 하는 학교 사정상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털어 놓았다. 연구할 교실 뿐 아니라 연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빠듯하게 돌아가는 학교운영도 걱정스럽다. 경기 B초 교사는 “학교에 방과 후에다 돌봄까지 들어오면서 학교가 책임져야 하는 업무가 너무 늘어났다”며 “교사들이 신경 써야 할 다른 활동들이 많을수록 학교교육이 소홀해 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구실과 휴게실 부족에 대해서는 상당수 교사들이 공감했다. 차‧물 등도 동학년 교사끼리 회비를 걷어 사먹는 현실에서 탈의‧휴게실은 꿈도 못 꾼다. 아직도 옷은 화장실에서 갈아입는다. 몸이 아프거나 잠시 휴식이 필요해도 학교 내에서 쉴 공간은 없다. 경남 김해 D초 교사도 “좋은 수업을 위해서는 교재연구와 자료개발을 하고 틈날 때 잠시 쉴 수 있는 교사들의 연구실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연구실이 빈약하다보니 교사들이 서로 흩어져 학교의 에너지 낭비를 가져오고 정보 공유도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E고 교사도 “교사들은 몸이 아파도 잠시 쉴 곳이 없다”면서 “휴게실과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는 교직원 식당 정도만이라도 학교마다 갖춰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남의 한 초등 교사 역시 “물이나 커피를 여전히 학년 교사들 회비를 걷어 사 먹는다”고 말했다. 전문성 강화하라면서 연수비 지원은‘0’ 목소리 안 나와도 수업용 엠프 사비 구입 # 수업개선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이를 위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교원들의 전언이다. 특히 경기도는 연수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어 교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경기도의 한 교감은 “현재 학교나 직전 학교에서도 교원연수비 지원은 없었다”며 “무료 연수가 많다는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필요한 연수를 받으려면 유료 수강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의정부의 한 초등 교장도 “재작년까지만 해도 교육청에서 연수비의 70%나 7만 원 이하의 자율연수비를 보전해줬지만 지난해부터 없어졌다”며 “학교살림이 어렵다보니 예산책정을 하지 않아 연수비 지원을 하지 않는 학교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을 위한 자료개발과 부자재를 교사가 자비로 부담하는 것은 오랫동안 관행처럼 굳어져왔다. 마인드맵, 낱말카드 워크시트, 웹자료 개발 등 사소한 수업자료 개발은 차지하더라도 최근 교육흐름인 동영상, 가상현실, 스마트러닝, E북 등을 활용한 수업을 구상하면 자료 개발비만 수십만 원도 넘어간다. 부산 G초 교사는 “수업연구를 하면서 학교물품을 최대한 이용하지만 부족하다”며 “원하는 자료제작이 필요할 때는 자비를 들이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어 수업연구에 따른 지원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상 목을 많이 써야 하는 특성상 대부분의 교사가 성대 결절 등 후두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이에 대해 여전히 교단은 무방비다. 서울 H고 교사는 “수많은 교사들이 과도한 성대 사용으로 인한 병에 시달리면서 20~30만원에 달하는 강의용 앰프를 사비 들여 사서 쓰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것은 교사들의 건강을 위해 기본적으로 지급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주말 체험학습 지도 무료봉사 하는 꼴 초과근무수당 가능하지만 적용 안 해 8월 퇴직교원은 못 받는 성과급도 문제 # 교원들의 불만이 가장 높은 것은 체험학습 인솔 등으로 인한 주말 근무였다. 주5일 수업, 진로체험 강화, 학교 스포츠클럽 리그 운영, 청소년단체 활동 등 기존보다도 주말 근무가 크게 늘어났음에도 이에 대한 인센티브는 부족하다는 것. 경기 I초 교장은 “주말을 이용하는 교육활동은 담당교사를 찾기 힘든 실정”이라며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되며 반드시 초과근무 수당 등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교총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육공무원 국내출장 기간 중 초과근무 수당 지급 지침’을 수정, 학교장이 교육과정 운영상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청소년단체 활동에도 지급이 가능하도록 6월 지침을 보완했지만 상당수 학교와 관리자들이 이를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외 수당은 직급과 호봉에 따라 시간당 9060원~11538원 정도다. 5시간 근무하면 한 시간은 공제되며 최대 4시간까지 받을 수 있다. 교직원체육대회, 교원연수, 전국대회 참관 등은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 초과근무수당이 지급되더라도 출장비와는 병급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경기 J초 교사는 “토요일에 아이들을 데리고 관외로 나가면 6시간 이상은 소요되는데 출장비와 초과근무수당을 병급 받지 못하면 이동이나 식대로 사용되는 비용은 교사 개인 비용으로 고스란히 지출된다”며 “결국 무료봉사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출장비 문제도 지적됐다. 경기 K고 교사는 “연말이 되면 학교 예산이 부족해 출장비 없이 출장을 다닌다”라며 “학교에서 수원에 있는 경기도교육청까지 왕복 차비, 택시비 정도로 2~3만 원 정도가 지출되지만 보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8월에는 지급 받지 못하는 성과급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광주 L초 교장 “3월부터 8월말까지 실제로 6개월간 근무하는데도 8월 말 퇴직하는 교원은 성과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교원 복지 차원에서도 이런 점은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원복지를 묻는 질문에 충남의 한 고교 교사는 이렇게 답했다. “아침 8시에 출근해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담임업무에 주말에는 동아리활동 지도로 다시 출근하는 생활의 반복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일이라는 보람으로 참고 할 뿐 복지 이야기는 엄두도 못내죠. 교사에게 ‘복지’는 낯선 단어입니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이란 취지로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실시됐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기존의 근무성적평정과는 달리 동료교원의 상호평가, 학생∙학부모 만족도 조사에 의한 평가결과를 활용하여 수업 및 학생지도, 그리고 학교경영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평가기제이다. 퇴색된 전문성 신장 목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전면 시행이후 교육부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학교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일부에서는 교사간의 갈등과 교육의 획일화를 초래하고, 평가결과가 좋지 않은 교사를 퇴출시키려는 일종의 음모라며 반발하기도 한다. 또 학생․학부모의 평가 신뢰성‧객관성․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문제로 지적하며 교원단체의 개선 요구도 거세다. 평가가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이해관계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교원능력개발평가에 있어서 객관성·타당성이 매우 중요하며 평가결과의 신뢰성이 확보될 때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금부터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본질적 고민꺼리 몇 가지를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우리나라 학교가 처한 상황적 맥락 속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과연 ‘우수 교사’의 선발 기제로 적합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우수 교사’는 학교 조직과 학생·학부모가 보는 입장 간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생활지도 담당교사들은 엄격한 훈육에 따라 학생은 감정적 평가로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반면, 학교 내에서는 소신있는 지도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둘째, 학부모 만족도 조사에 대한 신뢰도 문제이다. 교사의 수업활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학부모로써는 학부모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평가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더구나 지역과 학교 선호도에 따라 학부모의 기대와 만족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일부는 자녀의 학교적응 여부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 책임을 교원과 학교에 전가하는 경향도 있다. 셋째, 동료교원 평가는 교사의 전문성·동질성·근접성을 고려하여 학교급별 특성과 학교의 실정에 맞게 평가 참여자를 구성하지만 동료교원간의 인간관계 및 업무중심의 온정주의 평가를 극복하지 못하면 자칫 학생·학부모평가의 보완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평가자와 피평가자 스스로 무엇을 평가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직접적 평가요소에 평가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원능력개발평가 결과에 따라 교원능력향상 연수 대상자가 선정되고 있는 점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절대평가라 하지만 연수대상자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계량화된 선발 기준으로 결정됨으로 전문성을 촉진하는 기제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앞서 지적했듯이 교원들은 평가결과의 신뢰도에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는 상황에서 평가결과의 활용은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끝으로, 평가의 객관성 확보의 문제이다. 평가결과는 평가자가 피평가자에 대한 가치있는 정보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학생·학부모는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전면 실시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인 평가영역이나 방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교육행정기관에서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피평가자에 정보 제공 개선방안을 담보하지 않는다면 학생·학부모 평가의 문제는 계속 지적될 수밖에 없다. 성과 홍보보다 현장개선 먼저 교원능력개발평가의 취지나 목적은 필요하다. 하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을 갖추어야 평가다운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목적이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 있고 이를 통해 교실수업의 개선을 바란다면 수업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 관련자 모두의 책무성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에 치중하기 보다는 학교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목적인 수업과 학생 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는 진정한 교직 풍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난 매일 아침 학교에 가기 위해 기차로 통근하고 있다. 물론 저녁 퇴근 시간에도 같은 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고 바삐 서둘러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사실 조금도 없다. 다만…. 기차에서 내리면 곧장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야 하기에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생긴다. 정류장으로 가는 길목에 역 측면 휴게 공간이 하나 있다. 말 그대로 이 곳은 사람들이 벤치 등에 둘러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되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광경을 목도하곤 한다. 어쩌면 이런 공간에 재떨이를 비치해 놓은 역 관계자들에게 잘못이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공공건물에서의 흡연이 금지된 시점에서 이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이런 휴식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하는 광경도 사실 그리 유쾌하다 볼 수 없지만, 더 큰 문제는 그 많은 흡연자들 중에상당수가 바로 중고등학생들이라는 것이겠다.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처럼 조금은 성숙해 보이는 중고등학생들이 긴 머리 차림에 화장까지 한 차림으로 흡연을 하고 있다면, 그저 갓 성년이 된 사람들이 흡연을 하는 것이구나, 하며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이들은 간 크게도 버젓이 교복을 입은 채로흡연한다는 데 그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크게 두드러진다. 하다 못해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엔 인근 여러 학교 교사들도 있을 것이고, 그들이 알고 있는 친지나 이웃들도 있을 법하지만, 정작 그들은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쓰지 않는다. 명색이 학교 선생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딱 한 번 큰 마음 먹고 말을 건넨 적이 있었다. "보아 하니 학생들 같은데 이런 공공연한 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거 아니니?" 마치 얼굴에 나는 선생, 이란 표식이라도 되어 있었던 건지 이리저리 훑어 보던 학생들 몇 명이 바닥에 침을 뱉고는 피우던 담배를 불도 끄지 않은 채 재떨이에 던져 놓고 우르르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에이, 씨X. 재수 없게……." 욕을 하며 자리를 뜨는 그 학생들보다도 정작 나를 더 어이 없게 만드는 건 십여 미터 떨어진 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여전히 담배를 피우고 있던 여고생들 너댓 명. 난 멍하니 하늘만 보았다. 며칠 뒤 어떤 지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이 얘기를 했더니 그 분은 무척이나 염려 섞인조언을 해 주었다. "그 정도였으니 천만다행이네요. 요즘은 길가다 중고등학생한테 뭐라고 얘기했다간 봉변 당하기 십상이라고요." 그러고 보니 그날 내가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제재했던 학생들도, 아마 주변에 아무도 없거나 어두운 시간이었다면 몇 대는 치고도 남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배갑에 인쇄된 흡연에 따른 제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금연 문구도 버젓이 있지만 연초에 바짝 흡연율이 줄어들었다가 연말로 갈수록 점점 더 상승하는 흡연율을 생각해 보면 사실, 금연이라는 것은 지구가 멸망하는 날까지도 이루어지지 못할 문제일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인은 그렇다 쳐도 중고등학생들의 흡연은같은 이치로 생각해선 안 되는 것이다. 지금도 일선 학교 현장에선 다양한 루트를 통해 금연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정규 보건 교육 과정 상에 책정된 최소 연간금연 관련 교육에서도 하고 있고, 창의적체험활동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각종 유관 단체에서 강사들이 나와 흡연 예방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처음 담배를 피는 나이는 평균 12.6세이며, 처음 술을 접하는 나이는 평균 12.8세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 흡연율은 11.4%, 음주율은 19.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중략) …… “지난해 전국 800개 학교, 중고등학생 8만여명을 대상으로 교육부에서 조사한 ‘학생 흡연·음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중학생들의 흡연율은 7.2%, 고등학생의 흡연율은 15.4%로 나타났다”고 26일 말했다. 특히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학생들의 흡연율은 22.4%로 고등학교 남학생 5명 중 1명은 흡연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중략) …… “많은 학생들이 초등학교때 흡연ㆍ음주를 경험하고 있는 만큼 초등학교부터 흡연·음주 예방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높은 흡연·음주율이 가장 높은 강원도에서 내실있는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조선닷컴, 사회면, 2013.9.26 자BR(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9/26/2013092602093.html) 그래서일까, 이런 기삿글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의문스럽기까지 하다. 학교 현장에서의 그 많던 금연 교육들은 과연 어디로 갔을까,다양한 교육들이 실시되긴 했는데 그 실질적인 효과를 과연 얼마나 거두고 있을까, 담배를 피워선 안 되는 그들을 무심히 보고 지나치는 많은 어른들을 보며 과연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렇다고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순찰을 돌 수도 없고, 일선 경찰에 이런 문제를 호소해 봤자 아마 그들은 분명 그렇게 말할 것이다. "저희들도 인력이 없어서 정작 필요한 사안에 효과적으로 경찰력이 동원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 도와 드리기 힘듭니다. 이런 문제라면 적어도 학교에서 제대로 교육만 이루어진다면 확연히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 푸념을 늘어 놓은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지만,보다 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금연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모두가 인식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최소한 공공장소에서의 청소년 흡연 문제 만큼은 과감히 제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풍토 조성도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리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 사회에서는 선생님들이 ‘나라를 세운 사람들(nation builders)’로 존경받는다고 부러워했다. 사실 그렇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우리 현대사에서 어찌 선생님들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우리 선생님들은 나라의 운명을 개척한 주역이었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된 데에는 뛰어난 인적 자원을 길러준 교육의 힘이 컸고, 열악한 교육환경에서도 사랑과 헌신으로 가르침을 실행한 선생님들이 중심에 계셨다. 한 개인의 삶을 바꾸어 놓는 데에도 선생님의 역할은 빠지지 않는다. 대통령부터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선생님에 대한 추억이 있다. 선생님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얘기하곤 한다. 누가 뭐래도 우리에게 선생님은 존경받는 존재이다.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이 자칫 상투적으로 쓰이는 것 같지만 이는 진리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은 선생님이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만난다. 선생님과 대화하며 ‘꿈’을 키우고, 그들의 가르침으로 ‘지식’을 깨닫게 된다. 우리 가족이 해외 생활 중 초등학교 다닌 우리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선생님에게서 들은 얘기를을쉴 새 없이 조잘댄다. 이 아이에게 선생님은 만물박사요, 지적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사람이었다. 선생님은 때때로 잘잘못을 따져 주는 재판관의 역할도 한다. 이러한 선생님으로부터 아이들은 옳고 그름을 배운다. 자라면서 인격을 형성하고, 인성을 갖추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선생님들이고 아이들은 선생님에게서 지식보다 중요한 ‘삶’을 배운다. 비록 사교육이 번성해도 우리 부모들은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선생님에게서 제일 듣고 싶어할 것이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그런 존재다. 가끔 교권이 침해된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선생님들은 중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바는 교직의 권위가 날로 실추되고, 선생님들이 위축되어 간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들은 누구나 인정하듯 지식인층이고 엘리트 집단이다.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를 가지고 스스로를 규율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변화와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다. 변호사, 회계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 집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많은 교사들이 이른바 무기력의 늪에 빠져있음을 보게 된다. 엘리트 지식인, 교수·학습 전문가로서 자존감과 자긍심을 잃고, 교사라는 폐쇄적이고 동질적인 집단에 머물며 ‘성장판’이 닫힌 채 살아간다고 토로하는 선생님도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어느시 교육감은 ‘선생님들도 명함을 만들자’고 제안했을까. 자신의 소속, 신분, 전공 분야를 자랑스럽게 밝히고, 떳떳하게 세상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교육학 이론에 의하면, 자아 존중감과 자기 효능감은 어떤 영역에서든 행복한 직무 몰입과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데 기여하는 핵심 요인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현상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 그럴까? 아마도 첫째 원인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싶다. 늘 밖으로부터 변화를 요구받는 심정이 편하지는 않다. 교사들이 가진 자기혁신 역량과 교육적 주도력을 무시하고, 이들을 변화시켜야 할 피동적 객체로 대우할수록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들의 변화 의지와 능력을 무시하고 외부 평가와 금전적 인센티브로만 움직이려 할 때, 사랑과 헌신으로 가르치려는 선생님들은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교사들에게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더디게 대응하거나 적응하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우리 사회는 학습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미술관, 박물관, 과학관, 문화원, 도서관과 같이 다양하고 질 높은 학습자원이 학교 밖에 널려 있다. 교육기부, 재능기부, 또는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교육활동에 참여하겠다고 한다. ‘공부의 신’,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처럼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청년 단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를 무시하고, 교육은 자신들만의 전유물이고 학교 안에서만 학습이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주장할수록 역설적으로 교사들은 위축되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교사들이 자신의 역량과 역할에 보다 긍지를 갖고 학교를 변화시키는 데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즘 학교 운동장이 난리다.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하 안전관리법)’ 시행으로 전국 초등학교에 설치검사가 시작되면서 시설관리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설치 검사를 받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멀쩡히 사용하던 놀이시설물이 불합격 판정을 받아 쓸 수 없게 됐지만 예산 지원은 없다. 때문에 학교는 아무런 대책 없이 때아닌 안전띠를 두르고 아동 접근 금지 명령만 내리던지 쓰던 놀이시설물을 뽑아내고 있다. 학생은 학교의 공간을 마음대로 뛰어놀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며칠 전까지 별 탈 없이 타던 미끄럼과 그네가 안전띠라는 괴물을 만나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됐다. 학교가 언제까지 놀이시설을 폐쇄하고 정부의 대책만 바라봐야 하는지 한심스럽다. 오늘도 많은 학교는 안전띠를 두른 썰렁한 운동장에서 애꿎은 아이들만 통제하고 있다. 교체예산 지원 없어 폐쇄 수순 안전관리법은 노무현 대통령 때 ‘안전한 놀이시설 만들기 협회’가 ‘소비자원’과 함께 법안 내용을 만들고 2008년 제정했다. 어린이 놀이시설은 학교에 설치된 가장 중요한 시설물인데도 법안 마련 당시 학교관계자는 참여조차 않았고, 주로 놀이시설을 만드는 업자들로 구성된 민간단체와 몇몇 전문가를 포함한 위원회가 모여서 만들었다. 그 결과 교육활동은 고려되지 않은 현장감 없는 법이 제정됐다. 이미 법안에 따라 설치검사는 시작됐고 놀이시설의 불합격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요즘 학교는 무상급식비 지원, 실무사 인건비, 늘어나는 에너지 비용 등 허리를 졸라매도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버겁다. 안전관리법에 따라 학교가 자체적으로 시설을 개․보수할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그런데 5년여 동안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은 놀이시설 문제에 아무런 대책도 없고 예산 배정도 없다. 이제 와 놀이시설 안전사고 책임을 일선 학교에 전가할 뿐이다. 국가가 어린이 안전 도모를 위한 법안을 마련하는 일은 당연하다. 안전관리법의 검사대상은 학교, 비영리법인 유치원과 공동주택의 마을 놀이터, 보육 시설 등 여러 곳이 해당된다. 놀이시설 개․보수는 막대한 예산이 예상되는 사업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학교, 민간인, 비영리 혹은 영리법인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문제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책 마련에 무관심했고 발등의 불이 돼서야 법안 시행을 유예만 시켜놓았다. 이제라도 정부는 놀이시설 개축에 대한 분명한 예산 마련이나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교육현장은 패키지로 들어온 복지정책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학교는 ‘학교의 교육활동’이 우선되어야 한다. 교육예산을 몇 배 증액한다면 문제없지만 예산확보 없는 복지정책은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혹여 학교가 예산을 준비하더라도 놀이시설물로부터 안전거리도 문제이다. 도시학교의 경우 정상적인 운동장 면적 확보가 어려운데 안전관리법대로 시설물을 배치한다면 100m 달리기 코스 확보도 못 하는 절름발이 체육장이 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규정대로 시설물을 설치하여 좁아진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누가 책임져야 하나,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체육 활성화 방안은 제대로 된 운동장 없이 가능한가, 좁아진 운동장 사고를 생활지도 탓으로만 돌릴 수 있는가. 황폐한 운동장이 '복지'인가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국민을 위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제대로 된 일을 해야 한다. 학교관계자가 배제된 채 마련한 안전관리법이 정상적인 학교 체육활동을 저해하는지 이제라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인 학교 교육활동을 저해하면서 학교장에게 규정 준수와 책임을 강요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처사로서 지금이라도 학교 현황을 파악하여 법 시행에 따른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놀이시설은 어린이에게 꿈을 주며 왕성한 신체활동을 하게 하는 기초시설이다. 무상복지 대폭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의 기초 시설 확보이다. 이제는 어린이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운동장으로 거듭나도록 놀이시설 개축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정부는 학령아동 감소, 농어촌 인구의 고령화 및 도심의 공동화 현상으로 소규모 학교가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효율성을 이유로 통․폐합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지난해에도 5월 교육부의 적정규모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 기준을 내용으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소규모 학교가 많은 시·도교육청 및 교육계의 반발로 포기하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경우 제공되는 지원금을 초·중등학교 교당 20억 원에서 초등 30억 원, 중학·고교 1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여 여전히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이에 일부 교육청과 지역농민회, 한국 YMCA 지역본부, 전국귀농운동본부 등 27개 교육시민단체가 농어촌 교육 발전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을 추진하여 9월 말 기준 18만 명의 학부모가 서명하였다. 또한 일부 민주당 의원 및 도교육감, 교원단체가 모여 농어촌교육발전 특별법 제정을 위한 기자회견과 국회 교문위와의 간담회를 통해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같이 농어촌 학교 살리기의 열망이 높은 것은 열악한 교육여건이 오히려 이농을 부추기고, 귀농희망자의 이주를 저해하며,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농어촌 소규모학교 정책은 도시 위주 혹은 경제적 논리가 아닌 국가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되어야 하며, 농어촌 지역의 현실이 고려돼야 한다. 소규모 학교는 교사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이 단순한 지식 제공자와 수용자가 아니라 강한 소속감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공동체적 학습문화를 조성할 수 있고,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 구성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소규모 학교의 기능을 복합화하여 평생교육센터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교육․문화적 중심기능 할 수 있도록 하고 소규모학교에 특화된 교육과정, 교수학습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지원에 집중한다면 균형적인 사회발전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 교육은 이제 학교 통‧폐합과 같은 미시적 차원에서 벗어나 거시적 차원에서 국가시책으로 추진되는 지방분권과 도시지역 과밀해소 추진 정책 등 맞물려 국가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9월 정기국회에서 국회 및 교육 당국이 지역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지 않고 ‘농어촌 교육 특별법 제정안’이 통과되길 기대해 본다.
지난 1일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공로연수제 도입,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학교폭력(학생폭력)·교감(부교장)·유치원(유아학교)·행정실(교육지원실) 등 잘못된 명칭의 변경, 교원의 교육활동보호 근거 법령 마련, 중학교 체제 다양화, 인성교육 활성화 지원 법률 제정, 교원 1인당 수업시수 적정화, 수석교사제 운영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총 62개 조 117개 항의 교섭과제에 대해 본격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교섭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새 교육부 장관의 취임 후 갖는 첫 교섭이라는 점에서 현장교원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높다. 그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교원 잡무경감, 처우개선 등 학교현장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숙원 과제, 교원능력개발평가 등 현장의 원성(怨聲)을 사고 있는 정책, 그리고 고교무상교육, 대입제도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 및 문제 해결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사 수능 필수 지정, 대입제도 개선 등 긴급 현안은 7월에 요구한 한국교총 교섭과제에 포함됐던 것으로 양측의 원만한 협력관계 속에서 해결돼가고 있다. 교섭이 시작된 지금 긴급현안의 해결 과정은 앞으로의 교섭 추진과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교섭․협의에 관한 규정’에 따른 법적인 교섭 이전에 상호신뢰 속에서 상시적인 정책협의의 틀을 기반으로 학교현장을 위한 합의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아이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을 위해서는 우선 선생님의 기(氣)를 살려야 한다’는 점과 ‘협업(協業)시스템을 통해 현장에서 신바람 나는 교육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또한 교육부는 이미 지금까지의 정책현안 해결 과정에서 교육정책을 학교현장에 안내하고 뿌리를 내리는 데 카운터 파트너인 교총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미 확인했다. 따라서 새 정부 첫 교섭도 학교현장의 고충을 담아 제안된 것인 만큼 교육부가 교원들의 어려움을 이해해 지금까지와 같이 학교현장 친화적인 합의가 빨리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제 남은 것은 교육부의 교섭과제에 대한 성의 있고 전향적인 자세이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의장 홍성민·청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9·28 전국 초등 예비교사 총궐기 대회’를 열고 박근혜정부에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공약 이행’과 ‘비정규교원 양산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총궐기 대회에는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 등 약 9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현 정부의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 연장, 융합과학교육전문강사 도입, 시간제 교원 도입 등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교원 간 불평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정규직 교원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17년까지 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현 정부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우선 정규 교원을 확충하는 법적 근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욱 교총 조직강화국장은 연대사를 통해 “교총은 교단에 무자격자를 등용하고 정규직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막고 대처할 것”이라며 “교원증원 권한은 기재부와 행안부가 아닌 교육부가 가져야 하며 교원정원을 대폭 증원해 과밀학급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갑철 교총 초등교사회 회장은 “‘교사자격증 없이도’ 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는 안된다”며 “학생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우수한 정규교원의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대련은 이날 각 대학에서 뽑힌 200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서울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또 서울교대에서 선정된 10명의 대표단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했고 같은 시각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 300여 명은 제주시청 앞에 모여 동일한 내용의 집회를 진행했다.
교원평가 현장 표정 '싸늘' “솔직히 교원평가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일단 평가지표가 객관성이 없고, 신뢰도가 낮아 교사들 관심도 별로 없고요.” 이달부터 두 달간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일제히 실시된다. 그러나 전면 실시 4년차에 접어든 현재 평가 신뢰성이나 지표의 적절성 등 계속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종전의 평가 방식을 답습하고 있어 일선 교원들의 불만이 높다. 특히 초·중학생의 경우 판단이 미숙해 감정적 잣대로 평가하거나 또래집단 영향으로 집단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올해부터는 교감이 사전에 평가의 취지, 목적, 문항의 의미, 결과활용, 익명성 보장 등에 대해 설명하도록 해 객관성을 보완할 계획이지만 교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경기 A모 교장은 “수업 능력에 관계없이 자상하거나 재미있는 선생님은 높게 평가하는 반면 무섭거나 엄한 선생님은 낮게 평가하는 등 ‘인기 평가 식’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만족도 역시 마찬가지다. 고3 자녀를 둔 서울의 한 학부모는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의아하다”며 “수업 참관도 10% 이내로 저조하고, 익명성 보장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많아 솔직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결국 대다수 는 자녀나 학부모 간에 전해지는 ‘소문’에 의존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3년간 학부모 참여율은 54.2%, 45.6%, 49.6%로 절반에 그쳤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교원들의 ‘자기 교육활동 소개자료’를 제시하도록 하고 로그인 방법이나 도움말 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내실과 편리성을 높였다”고 밝혔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교총은 “수업 동영상을 포함해 수업참관을 총 2회 이상 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만 평가토록 규정하는 것도 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따라 미달 점수를 받은 교원은 능력향상연수를, 보통 점수는 단위학교별 맞춤형 자율연수를, 우수 평가교원은 학습연구년 특별연수를 받는다. 문제는 능력향상연수 대상자로 선정됐을 경우 교원들이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 B중 교감은 “지난해 우리학교 연수 대상자는 1명이었는데, 학생 참여가 저조해 단 6명의 평가만으로 이런 결과를 받았다”며 “비담임이나 보건․영양교사 등 학생과 접촉이 적은 교사들은 아예 평가를 건너뛰는 경우도 더러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반대로 동료평가의 경우 대부분 동료교사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해 신뢰도가 떨어진다. 서울 C중 교사는 “내가 안하면 평가 인원이 적어지므로 동료의 결과가 안 좋게 나올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무조건 높은 점수를 준다”고 밝혔다. C 교사는 “가령 내 수업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도 동료교사의 수업도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식의 수업일 것이기에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쁜 점수를 줄 수 없다”며 “정답 없는 수업방법을 두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런 평가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교사는 없다”고 짚었다. 한편 교총도 이번 교육부 교섭에서 ‘초․중학생 조사 폐지 또는 결과활용 배제’, ‘단위학교 및 교육청 단위 심의 강화’ 등 제도 개선을 주요 교섭과제로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교섭에서 교총은 총 62개조 117개항의 교섭과제를 요구했다. 이중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학교폭력‧교감 등의 명칭 변경, 중학교 체제 다양화, 공로연수제 도입 등을 핵심 관철과제로 정해 주력하기로 했다. 교원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평가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제도를 답습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기투표 형식의 학생 만족도조사, ‘귀동냥’ 평가로 흐르는 학부모 만족도조사로 공정성‧신뢰성이 상실되면서 학교현장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교총은 개선방안으로 초등생 만족도조사를 폐지하고,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2회 이상 수업을 참관한 경우에 참여하게 하는 등 요건 강화를 요구했다. 명칭변경과 관련해 교총은 학생간 폭력도 학교폭력으로 통칭, 학교를 폭력 온상으로 왜곡시키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폭력’으로 변경하고, 일제 잔재 용어인 교감은 ‘부교장’으로 바꿔 교감의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역시 일제 잔재 용어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그리고 지역교육청이 학교 ‘지원’ 기능 강화 차원에서 지역교육지원청으로 개명한 것과 같이 학교행정실도 학교행정지원실로 변경해 줄 것을 주문했다. 중학교 체제 다양화는 이탈학생이 28만명에 달하는 의무 공교육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제시됐다. 특성화중(예술‧체육‧국제중 등)처럼 조기 전문직업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불필요한 대학진학 압박을 해소함으로써 이탈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직업전문중학교’를 도입해 희망 진로(직업) 탐색을 지원하는 다양한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이다. 공로연수제 도입은 일반직 공무원이 퇴직 전 6개월~1년 동안 공로연수 혜택을 받는 것처럼 교원도 이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정년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정년 잔여기간 1년 이내의 공로연수를 도입‧시행함으로써 각종 직업교육과 퇴직 적응훈련, 자산관리 능력 배양 등을 통해 은퇴 후 삶을 충실히 설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수석교사 지원자격을 경력 20년 이상으로 높이고, 수석교사 연구회 활동을 지원하는 운영 개선방안도 요구했다. 아울러 교권 침해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해 교육활동 보호 근거 법령 마련도 촉구했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명시하고, 교원치유센터 지정‧운영,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등을 골자로 한 ‘교권보호법’ 등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 교원1인당 수업시수 적정화, 인성교육활성화지원법 제정 과제도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진력할 예정이다.
교총과 교육부는 1일 열린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에서 학교현장의 교육환경과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교섭을 상호 ‘대립’이 아닌 ‘협업’ 개념으로 전환해 최선의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도 공감했다. 본교섭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육 안의 문제를 밖으로 끌어내 쟁점화시킨 정치권의 부작용을 이번 교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학교현장, 교원단체, 교육부가 합을 이루는 협력적 협업시스템으로 교섭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진정 학교 현장을 살리는 교섭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교원들의 꿈과 끼부터 살리고, 신바람 나는 교직에서 교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교총과의 상호신뢰와 협업을 바탕으로 교원 사기진작과 교육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교섭과제 제안설명에서 백복순 교총 사무총장은 △교원정원 확충 및 잡무경감 △학교 교실·수업여건 개선 △교장공모제 및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교원복지·처우 개선 및 교원 정년 환원 △국립대학 성과연봉제 개선 및 대학 퇴직교원 훈·포장 재직년수 하향 △교원의 학생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개정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교총 교섭위원들은 좀 더 구체적인 학교 현장의 요구과제를 제시했다. 주철안(부회장‧부산대 교수) 위원은 “국립대 교원의 성과연봉 지급액을 충분히 확보해 뺏고 뺏기는 제로섬 방식이 아닌 플러스섬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식(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대구동곡초 교장) 위원은 “일반직 공무원에 부여하는 6개월 이상의 공로연수를 교원에게도 도입하되 우선 퇴직준비휴가를 유지해 은퇴 후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병권(전주 용소초 교사) 위원은 “학교를 폭력의 온상으로 왜곡하는 학교폭력 용어를 학생폭력으로 변경하고 일제 잔재인 교감 명칭도 부교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박종원(충북 청주중 교감) 위원은 “날로 업무가 늘어나는 관리직의 처우개선이 수반되지 않고 있다”며 “상위자격 취득시 기산호봉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숙(서울흑석초 교사) 위원은 “교원들이 교수학습 및 수업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당 수업시수를 적정화하고 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원기(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서울 인왕중 교장) 위원은 “제3자의 부당행위로 인한 경징계까지 교장 중임 결격사유에 포함하는 건 과도하다”며 개선을 당부했다. 이밖에도 위원들은 중단된 중학교원 연구비의 조속한 지급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법적 근거 마련, 고령화 사회를 맞아 단축된 교원정년 환원, 학교폭력 학생부 미기재 사태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교원들의 피해 최소화 등 현장 교원들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양측은 교섭소위와 실무협의를 거쳐 11월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해 내기로 했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아무래도 처음부터 헛소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우찬제라는 저명한 문학평론가가 작품의 말미에 상세한 줄거리 소개와 함께 멋드러진 작품평을 해 놓았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작품을 읽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잘 되어 있는 글이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리뷰의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 같다는 필요성이 생겼다. 자칫하면 따라하는 꼴 밖에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어찌 되었거나……. 세상에 아마도 남자와 여자 각각의 우월성을 따지는 것만큼이나 가치가 없는 일은 없을 테다. 굳이 여기서 그것을 논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남자를 편든다거나 남자로서 태어난 것을 유세하는 따위의 생각은 없다. 적어도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누구에게나 참으로 불공평한 사회란 생각이 든다. 그간에 수천 년 동안 인습과 편견으로 인해 억눌려 와 아직도 자신들의 제자리를 온전히 찾지 못한 여자들의 불평등한 인생이 안타깝고, 그 인습과 편견들로 인해 나누어서 지면 될 것을 혼자서 떠안아야 할 몫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남자의 대책없는 무한한 책임감과 점차 커져만 가는 여성들의 발언권으로 인해 점점 눌려가는 남자들의 모습 또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조항조 씨의 "남자라는 이유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한동안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일생을 살면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그런 남자이기 때문일까, 속으로만 삼켜야만 했던 수많은 아픔들과 눈물들이 일시에 터져 나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꼭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들보다도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식의 동정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자기 방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을 뒤집으면 손바닥과 손등이 엄연히 따로 있긴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은 둘 다 손일 뿐이다. 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아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하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자신이 기꺼이 한 가정을 책임지려는 가장으로서의 남자이기에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한 남자의 인생 역경이다. 뭐, 그리 잘난 것도 없고 특별히 비극적이다 싶은 것도 없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인 허삼관. 그런데 그의 인생에 있어 반드시 빼 놓아선 안 될 것이 있다. 하나는 매혈이고 나머지 하나는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한 가족애의 발견이다. 보통 누군가의 인생 여정이라 하면 명예욕이든 권력욕이든 애정욕이든, 뭐, 그런 것들에 집착하거나 끌려가게 마련인데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허삼관 씨는 가정을 꾸리고 아들 셋까지 두는 가운데 집안의 대소사들이 생길 때마다 조금은 독특한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헌혈,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매혈이겠다. “한 번 피를 팔면 35원을 받는데, 반 년 동안 쉬지 않고 땅을 파도 그렇게 많이는 못 버는” ( 본 책, 17쪽 ),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를 팔며 살아야 했던, 그것도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피를 파는 것은 조상님을 파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그들의 일반적인 속설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치욕스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허삼관의 눈물겨운 인생살이가 작품을 읽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고도 남음이 있었다. 피의 양을 불리기 위해서 너끈히 물을 몇 사발 씩이나 마셔야 하는 고통을 감내-처음 같이 피를 팔았던 방씨라는 사람은 결국엔 방광이 터져 사람 구실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되었다-해야 했고, 적어도 한 번 피를 팔면 석 달은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간염으로 사경을 헤맬 때엔 사흘이 멀다하고 피를 팔아 결국엔 나중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몇 번이나 거듭되는 허삼관의 한 마디는 쉽게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여기 볶은 돼지 간 한 접시하고, 황주 두 냥 가져오라구. 황주는 데워오도록!”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저자는 의외로 아이러니한 유머로 상황을 풀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인생 역경이 작품 구석구석에서 너무도 가볍게 처리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그 가벼움이 경박함이라든가 저속함을 뜻하진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슬픔을 희화화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나중에 강간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한 임분방과 인근에서 절세미녀로 소문난 허옥란을 두고 누구와 결혼할까 저울질하다, 흑심은 숨긴 채 허옥란에게 접근하여 근사하게 대접한 뒤에 그 빚을 이용하여 시집오게 한 상황이나, 아이의 이름을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고 지은 것이나, 허옥란이 고통 속에 세 아들을 낳는 동안 허삼관은 밖에서 한 번(일락), 두 번(이락), 세 번(삼락) 즐기지 않았냐며 욕지거리를 해 대는 허옥란의 모습 속에서도, 그 표면적인 유머가 주는 의미심장함은 이내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다음으로,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해 진한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친자가 아닌 일락이에게 인정머리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허삼관, 어떻게 번 돈인데 피를 판 돈은 자식이 아닌 일락이에게만은 한 푼도 줄 수도, 쓸 수도 없다며 아내와 두 아들만 데리고 국수를 먹으러 가는 장면에서 이 갈등은 극대화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일락이를 찾아 국수를 사 먹이러 데리고 가면서 갈등 해소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친자이기를 하소용에게 거부당하고 나서 이젠 당당하게 허삼관의 자식임을 공공연히 선포한 사건이 있었고, 일락이가 죽음의 문턱에 있을 때, 절대 그런 자식에겐 피를 판 돈은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생각을 뒤집으면서 허삼관은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된다. 그저 35원을 받기 위해서 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석 달은 쉬어야 한다는 나름의 규정을 무시-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다고 재차 경고를 받아가면서까지……-한 채 목숨을 건 매혈을 하면서, 일락이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아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셈이었다. 물론, 여기에서 작품의 흠이라면 흠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아이라고 믿어 마지않았던 첫 아들, 일락이가 허옥란이 결혼하기 전 딱 한 번 관계를 가졌던 하소용의 아이임이 밝혀지고 나서, 매정하리만치 “내게 아들은 둘 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모습이나, 일락이를 친부에게 보냈을 때 그 모든 양육의 권리라든가 사건의 뒷수습에 관한 그 어떤 비용 부담도 하지 않았던 하소용의 두 딸들을 나중에 나이가 되면 반드시 강간해 버려야 한다며 이락이와 삼락이에게 재차 다짐을 받는 허삼관의 모습에서, 어쩐지 이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어떻게 아버지된 자가 저런 생각을 갖고 자식을 대할 수 있으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허삼관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 역시 생각에 있어 큰 차이점이 없는 걸로 보아 그런 모습들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으로 통하는 사회였기에, 조금도 그를 탓할 순 없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전에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 삶이 너무 힘겨워서 먹고 사는 데 급급해 자신의 건강은 조금도 돌보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 이제 살만 하니까 정작 죽을 병에 걸렸더라, 라는 식의 드라마 말이다. 일평생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피를 팔았던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서 피를 팔려고 했더니 정작 너무 늙어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은 자신의 피를 사려 하지 않더라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런 것이 남자의 삶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명색이 가장이라는 지위를 얻었다면 이 정도의 마음 가짐은 가지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등,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극복하고 나면 뒤로 가면 갈수록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가 흥미 있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자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수원 송림초 운영위원, 학부모가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에 참가, 형성평가 10문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1일 오전 9시 농촌진흥청 정문앞에 모인 학부모 20명은 기관명 농촌진흥청을 영어로 익히면서 학창시절로 돌아갔다. 오늘 안내는 율전중학교 이영관 교장이 맡았고 송림초 강영이 교감이 인솔을 하였다. 첫번째 모여 공부한 곳은항미정, 이 곳에서 항미정의이름 유래, 서호의 축조연대, 정조대왕이 인공 저수지 서호를 축조한 이유, 축만제의 뜻, 수원팔경 중 6경인 서호낙조, 정조의 애민정신, 여기산과 우장춘 박사, 농자천하지대본의 뜻을 배웠다. 축만제 제방에서는 소나무의 나이 계산, 서호의 옛모습,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인 서호납줄갱이, 그 민물고기가 사라진 이유 등을 공부하였다. 이들은 서호를 한 바퀴 돌면서 무궁화에 대한 공부도 하였다. 일제가 잘못 가르쳐 준 무궁화에 대한 나쁜 이미지도 불식하였다. 이 교장은 무궁화 가지치기를 설명한다.윗가지를 자르면안 되고 옆가지치기를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그래서 벚나무나 느티나무처럼 크게 자라는 것이다. 또 울타리용으로 식재해서는 통풍이 안 되므로 정원수 독립수로 심되 거름을 주면 우람하게 성장한다고 하였다. 서호 저수지 유입구에서는 지구를 살리는 길에 대해 자유 토의을 하였다. 고등학교 봉사교과서 '자원봉사와 생활'을 보고 '지구는 나에게 몇 점을 줄까?' 25개 항목을 스스로 채점하면서 자신의 환경보전 생활을 되돌아보았다. 80점 이상이면 친환경적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농촌진흥청 내 농업과학관에 들려 '농촌진흥청 50년' 동영상을 보았다. 수원이 농업과학의 메카도시가 된 것이 바로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박사급 1,200명의 연구성과라는 것도 비로소 알았다. 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 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공부하였다. 특히 1970년대 후반 식량의 자급자족을 이룬 통일벼 개발로 녹색혁명을 이룬 내용을 들었다. 또한 비닐하우스는 백색혁명으로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게 하였다. 수경재배, 과일 선별 기계, 굳지 않는 떡 등도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은 세계 110여국 기술 지도를 한다는 소식은 우리나라 농업 위상이 6위임을 실감하게 하였다. 때마침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제11회 박과 채소특별전시회'를 관람하였다. 이 전시회는 오는 10일까지 열리는데 개장일인 오늘은 유치원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었다.관람을 마치며 과학관에서 제공한 기념사진과 향기첩을 하나씩 선물 받았다. 끝으로 송림초 학부모들은 형성평가 10문제를 스스로 풀었다. 프로그램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열심히 수첩에 메모를 한 수준높은 학부모들이다. 이 학부모 중 네 분은 오는 10월 5일 송림초 어린이회 임원들 서호사랑 프로그램에 보조교사 역할을 맡게 된다. 형성평가 10문항은 다음과 같다. 1. 오늘 우리들이 참가한 서호 프로그램 이름은?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2. 서호의 축조연대는? 정조 23년 1799년 3. 서호에 있는 정자 이름과 그 유래는? 항미정, 항주에 있는 미목과 같다에서 유래 4. 서호저수지의 또다른 이름은?축만제 5.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 이름은? 서호납줄갱이 6. 농촌진흥청의 올해 나이는? 51년 7. 지구룰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일 3가지를 쓰시오. 시장갈때 장바구니 갖고 가기, 가까운 거리 걸어가기, 나무 심고 가꾸기등 8. 통일벼라는 신품종 개량으로 식량의 자급 자족을 이룬 것은? 녹색혁명 9. 수원팔경 중 서호와 관련 있는 것은? 6경인 서호낙조 10. 무궁화는 어떻게 가꾸어야 하나? 정원의 독립수, 가로수
흔히들 말한다. 피교육자가 되면 교육 받는 것이 피곤하고 졸립다고. 교육 받는 자세가 엉망이 된다. 특히 원하는 교육이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교육 자체가 지루하며 짜증이 나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교육자도 피교육자 신분이 되면 교육이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 김영일)이 지루한 교육을 재미있는 교육으로 확 바꾸었다. 피교육자의 따분한 신세를 즐겁게 바꾸어주었다. 고리타분한 청렴교육을 흥미진진한 교육으로 바꾸어주었다. 공직자 교육에 있어 새로운 변신이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7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클린 ACE’ 2013, 행복수원교육 실현을 위한 청렴교육을 가졌다. 대상은 관내 유‧초‧중‧고‧특수학교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 및 현장학습‧운동부 담당자 등 1,000여명이었다. 오전에는 교장과 행정실장이, 오후엔 교감과 담당자가 교육을 받은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딱딱한 강의식, 지식전달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에 연극이 도입된 것. 교육장 말씀도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역사적 사실인 ‘깔레의 시민’을 소개하는데 노블리스 오블리즈의 상징이 무엇인지 학실히 알게 해 주었다. ‘배트맨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청렴연극은 코믹연극으로 공직자의 자세, 부당한 업무지시의 정의, 업무추진비의 투명한 사용, 인사고과의 공정성 등을 내용으로 삼았다. 공무원 행동강령 배경 속에 공직자가 부패로부터 벗어나는 체험위주의 경험담을 통하여 청렴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스토리로 구성되었다. 이번 연극 공연은 그 동안 구태의연하게 실시해 오던 1인 강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 방식을 완전히 벗어났다. 현장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생동감 있는 내용을 소재로 하여 구성도 즐겁고 재미있어 참석한 교직원들의 호응을 받았다. 나아가 청렴교육에 대한 관내 학교의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며, 연극을 통해 청렴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관내 학교로부터 자발적으로 청렴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문화 형성의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얼마 전 수원교육지원청의 청렴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교육청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6개 부서의 과장이 부서별로 실천한 청렴사항을 보고를 한다. 그리고 외부의 직무감찰단이 강평을 하게 한다. 청렴 실천사항을 외부인이 평가하게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에 대한 상부관청으로서 고압적인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눈높이를 맞춘다‘는 말을 쓴다. 고객에 맞추는 것이다. 교육청은 학교에 맞추고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에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스스로 청렴하다고 아무리 외쳐도 외부에서 부정한 집단으로 평가하면 평가절하가 된다. 근래 수원교육지원청의 청렴연극과 청렴 중간 보고회의 두 가지 변신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한편으론 흐믓한 미소를 지어본다. 앞서가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수원교육지원청의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에 본 청렴연극,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요즘처럼 변화와 혁신이 강조된 적이 있을까? 그만큼 세상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이 강조되었고, 이는 점차 공공조직 등 모든 분야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주는 화두가 되었다. 교육에도 혁신학교 등 용어가 등장한다. 면밀히 보면 사람의 변화와 변혁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구성원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대로 업무를 수행하여도 조직이 발전되고 유지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또,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도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즉 관계를 맺는 상대에게 호소력을 지니지 못하는 혁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 내용을 전문가적으로 하는 설명은 설득력을 지닐 수 없다. 전자를 ‘혁신의 저주’라 하고 후자를 ‘지식의 저주’라고 부를 수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사람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알아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그래서 많은 혁신적인 발명품이 상품이 되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지없이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혁신의 저주’가 일어났기 때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은 혁신의 최종 수혜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지라도 혁신의 최종 수혜자가 어떤 이유에서든 혁신적 아이디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혁신은 더 이상 혁신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혁신의 저주’와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지식의 저주’가 있다. ‘지식의 저주’는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스틱'이라는 책을 보면 재미난 실험 사례가 나온다. 예컨대 누구나 아는 노래 리스트를 첫 번째 그룹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선택하게 한다. 그런 다음, 그 노래의 리듬을 생각하면서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게 한다. 두 번째 그룹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서 노래의 제목을 맞히게 하는 실험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 결과 두 번째 그룹은 120곡 중 세 곡만 맞혔다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험 전 첫 번째 그룹 사람들은 두 번째 그룹 사람들 중 절반 정도가 맞힐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점이다. 노래를 들려주는 사람들은 50%를 알아들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듣는 사람들은 2.5%만 알아들은 것이다. '지식의 저주'를 교육현상에서 찾는다면 교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다. 이같은 전문가가 되고 나면 그 분야에 대해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전문가의 말을 무시해야 다른 가능성의 문을 발견할 수 있다. ‘혁신의 저주’와 ‘지식의 저주’는 둘 다 대중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결국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는 혁신 또는 지식은 더 이상 혁신도 아니고 지식도 아닌 것이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는 자기가 정성을 들여 가르치면 학생들 모두가 이해할 것으로 가정을 한다. 그러나 즉석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어느 정도 이해하였나를 물어보면 극과 극의 차이를 쉽게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학생 개개인은 가르친 교사의 생각처럼 같은 지식을 배경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은 어디까지나현재까지 습득하여 자기가 학습하여 갖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학습을 시작할 때는 그 주제를 학습할 만한 학습자의 사전 지식이 충분한가에 대한 점검이 꼭 필요하다. 이같은 단계를 무시하고 가르친 시간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러한 오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교실 공간이다. 그 결과 평가를 할 때 우리가 예상한 점수와 학생들이 습득한 점수의 차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몇 십년 교사의 경력이라도 자기가 예상한 점수가 학생들에 의하여 기록되는 것과는 항상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지식의 세계가 교사 수준에서 생각한 것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아이들 수준에서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달성 목표를 정한 후에 그 이상을 달성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노력만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혁신은 결국 시장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처럼 학생들의 발달과 정서, 지식 체계를 알지 못하고 진행한 가르침은 학생의 학습으로 성공을 가져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평범한 방식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는 자기가 가르친 방식대로 학생들이 이해할 것이라는 일상적인 상식과 관습을 타파하게 될때 진정으로 학생들 가까이 접근하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노력을 쏟아도 학생들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같은 오류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줄 알아야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몇 해 전 MBC 다큐 실험에 말과 관련된 것이 있었다. 실험은 두 개의 밥그릇에 음식을 넣고 10일 후 변화는 모습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그릇에는 ‘찡그리는 표정을 담은 그림’ ‘짜증’, ‘죽음’ 등의 낱말을 쓴 종이를 붙여 놓고 다른 한 쪽에는 ‘웃는 얼굴’, 고맙습니다. 사랑해 등의 언어를 쓴 종이를 붙여놓았다. 놀랍게도 10일 후 한쪽은 검은 곰팡이가 쓸어있고 다른 한 밥그릇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의 힘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플라시보 효과’라는 말을 생각하면 더욱 더 말의 힘을 깨달을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란 오늘날 ‘플라세보 효과’라고도 하는데, 약리로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단지 환자가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복용함으로써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월터 브라운 교수는 플라시보 효과란 실제로는 효과가 없는데도 있을 거라고 기대하여 나타나는 효과라고 정의했다. 쉽게 말하면 ‘기대 효과’이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말로는 ‘가짜 약(僞藥) 효과’라고 부르는데 하버드대학의 허버트 벤슨 교수는 ‘가짜 약 효과’라고 부르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왜냐면 효과가 분명한데 왜 가짜라는 것이다. 벤슨 교수는 플라시보를 환자가 상대방을 믿는 효과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기억된 건강함’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효과가 가장 많이 나타는 증후군은 스트레스 환자에게 가장 많아 내방객의 70% 이상이 플라시보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 사례로 환자의 사정이 딱하여 처방전 없이 거짓으로 포도당류의 약으로 지어 주었는데, 며칠 후 환자는 약이 신통하다며 병원에 가지도 않고 깨끗이 나았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 효과는 '노시보 효과' 라고 본인이 믿지 않으면 약을 먹는다고 하여도 잘 낫지 않는 현상이 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말에는 상대방을 움직이는 긍정의 힘이 있다. 반대로 무심코 뱉은 한마디가 자살에 이르게도 한다. 언어라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 중의 하나이다. 언어는 표현하는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언어는 격려와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상대방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 기쁨, 희망, 행복, 격려와 같은 긍정의 언어를 나누어야 한다. 욕설과 같은 부정적인 언어는 우리들의 사전에서 지워버리도록 해야한다.‘너는 그것을 못해’ ‘사람 되기는 틀렸어’ ‘보나마나 실패할거다’ ‘재수 없어’, 요즘 청소년은 욕설을 안 쓰면 왕따를 당한다고 한다. 그 때문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는 것이다. 언어폭력, 비속어 남용은 자아존중감과 행복지수를 떨어뜨리고 뇌에 상처까지 입힌다.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은 가정과 사회, 그리고 매스컴이 투영된 현상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에 요즘 우리말은 비속어, 축약어, 신조어 남용 등 훼손현상이 심각하다. 출처도 불분명한 신조어의 무분별한 생산과 남용은 정부기관과 교육계까지 한몫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마틴 타이커 교수팀은 2010년 12월 '미국정신건강의학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어린 시절 부모나 동료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뇌의 특정 부위가 위축된다고 했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언어폭력을 당한 성인 63명의 뇌를 조사한 결과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량과 해마가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뇌량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해 주는 구실을 하며 이곳이 손상되면 양쪽 뇌의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못해 언어능력이나 사회성에 문제가 생긴다. 또한 해마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로,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쉽게 불안해지고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다. 연구팀이 어린 시절 언어폭력을 경험한 707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많은 이가 불안과 우울증, 소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중학교 시절의 언어폭력이 더욱 큰 문제로 나타났다. 가천대 의대 조장희 뇌과학연구소장은 언어폭력을 당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돼 뇌량과 해마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뇌 부위가 발달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심한 언어폭력을 겪으면 뇌에 지속적인 문제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행복한 사회, 학교폭력 없애는 일은 바른 말 사용에서 시작돼야한다. 가정폭력, 학교폭력의 원인은 하나같이 상대방의 감정을 거슬리는 좋지 못한 언어 사용에서 비롯된다. 학교 폭력 예방 교육, 신고체계를 가르치는 것보다 자아존중감과 정서지능을 높이는 교육, 바른 언어 사용 습관부터 가르쳐야 한다. 사회를 밝게 하는 것, 행복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좋은 말, 바른 말 사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요즘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전국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그간 몇 차례 실시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많다. 학생들의 문답에 대한 이해부족과 무관심,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인지부족 등 평가 자체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시비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올해 교원능력개발평가부터 교원들은 학생·학부모가 평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자기 교육활동 소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가 평소 자녀와 대화나 관찰만으로 답할 수 있도록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문항이 쉽게 바뀌었다. 또한 학생들은 평가하기 전 평가의 취지, 목적, 문항의 의미, 결과 활용 등에 대해 교감으로부터 설명을 들어야 하고 동료교원 평가에서는 교사가 평가에 앞서 반드시 평가대상 교사의 공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평가 방법도 개선되어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으로 평가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나 학부모는 OMR 종이 설문지로도 평가할 수 있게 했지만 이러한 평가방법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게 잘 모르면 ‘보통’ 이라는 중앙치인 평균점수에 체크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동료평가와는 달리 학생이나 학부모는 유독 3점인 보통의 점수를 주어 많은 교원들이 생각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는다. 물론 여기에는 시행상의 어려움이나 문제점도 없지 않다. 학생과는 달리 학부모는 교사들의 학생지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다는 데 있다. 고작해야 한두 번의 ‘학부모 공개수업’으로 교육의 전문가도 아닌 이들이 어떻게 교사의 전문적인 수업지도를 평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공개수업을 매번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교과전담인 중등학교는 학부모의 불평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가 힘겨운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서술식 평가는 직접적인 평가 점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어처구니 없는 비난이나 모욕적인 글, 심지어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수두룩하다. 이로 인해 해당 교사의 나쁜 감정이나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이러한 교육능력개발평가가 교육부가 바라는 대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의 핵심기제로 정착해야 하는 데 오히려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 심히 우려되는 일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그 취지나 목적은 맞는 말이다. 언젠가는 꼭 실시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우리의현실보다 너무 앞서가는 진보적인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평가는 평가도구의 3요소인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을 갖추어야 평가다운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렇지 않는 평가결과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 결과를 교원 연수나 교사연수년제에 활용한다는 것은 자칫 교원능력개발이 아니라 성실한 교원에게 사기저하나 마음에 상처를 줄 우려도 한번 쯤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교가 똑 같은 평가 잣대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학교별 평가기준의 융통성을 발휘하여 교원들의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목적인 수업과 학생 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는 진정한 교직 풍토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고 부활 꾀했던 고교 다양화 정책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는 자사고 선발권 박탈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의도는 분명하다.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사고를 무력화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사고가 왜 태어나게 되었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일 뿐이다. 일반고는 자사고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다. ‘학교붕괴’, ‘교실붕괴’는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나왔던 말들이다. 사실, 자사고 설립은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었다. 평준화 정책, 획일화된 교육 앞에서 대한민국 고교들은 ‘잠자고(高)’일 뿐이었다.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을 알아듣지 못해서 ‘잠자고’, 상위권 아이들은 다 아는 내용들이라 ‘잠자고’. 학교는 교육수요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곳이었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사고·자공고 설립, 특성화고 활성화 등은 다양한 교육을 통해 일반계고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었던 셈이다. 자율고 사라지면 일반고 살아날까? 그렇다면 고교 다양화 정책은 성공했을까? 여러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할 때는 한 마리도 잡기 어렵다. 한 마리씩 집중해서 잡는 쪽이 훨씬 효과가 좋다. 일반고 살리기도 다르지 않다. 일반고뿐 아닌, 일반계고 전체의 틀로 학교현장을 바라보라. 학교 만족도는 예전보다 좋아졌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성화고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은 40%를 넘나든다고 한다. 인기 있는 학교의 경우는 내신 성적 상위 20% 남짓에서 합격권이 형성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특성화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고 한다. 자사고는 어떨까? 본교의 경우도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가 80% 내외다. 다른 자사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공고의 경우도 학교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 많은 학생, 학부모들은 주변에 자공고가 있으면 좋아하는 분위기다. 전체 고교의 72% 수준인 일반고 학생을 제외한 28%의 학교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반고 교육역량 방안’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학교들을 흔들어 사정이 어려운 72%의 학교로 되돌리려 한다. 자사고, 자공고가 없어지면 과연 일반고가 살아난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혹자는 자사고가 내신 상위 50% 이내의 우수한 학생을 대거 흡수하기 때문에 일반고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뽑는 지방 자사고에 대한 비판도 비슷하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자사고가 모두 사라지고 이 학생들이 일반고에 가게 된다 해도 일반고에 돌아가는 ‘상위권’ 학생 비율은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1~2명의 학생들이 없어서 일반고가 무너졌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인가? 외국명문고도 추첨으로 신입생 선발하는 곳은 없어 [PART VIEW] 어떤 이들은 학생을 추첨으로 뽑는다고 해서 자사고가 무력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사고별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게 학교를 꾸려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다. 전 세계 이름난 고교 가운데, 신입생을 ‘추첨’으로 뽑는 학교가 있던가? 이는 우리 교육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코미디다. 학교 자율권의 핵심은 ‘신입생 선발권’이다. 학교의 철학과 교육 방향에 어울리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는 한, 교육은 붕어빵처럼 똑같아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예컨대, 과학고나 외국어고 신입생을 ‘추첨’으로 선발한다고 해보자. 과연 과학고 설립 취지에 맞는 수준 있는 과학교육, 외고 취지에 맞는 전문적인 외국어 소양을 길러낼 수 있겠는가? 학교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을 때 학교는 모든 학생이 무리 없이 이수할 수 있는 정도의 교육 프로그램밖에 운영할 수 없다. 자사고들이 선발권 박탈에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성적 50% 이내에서 학생 선발’이라는 지금의 규정 또한 불완전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중학교 교육정상화에 어느 정도 기여한 측면이 있다. 자사고 입시에서는 전 과목 성적을 고루 반영하기에 이를 준비하는 중학생들은 모든 과목을 충실하게 이수해야 한다. 또한 최상위권 학생들만 진학하는 특목고나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50% 규정은 많은 학생들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할 수 있었다. 자사고의 성적 제한이 없어지자 벌써부터 국·영·수 중심의 사교육 시장이 크게 형성되리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신입생 선발권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과정의 자율성만 높이면 뭐하겠는가?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에 종속된 우리 현실에서, 학교교육은 국·영·수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일반고도 함께 어려워질 것임은 자명하다. 일반고 역시 학생 선발권이 없기에 결국 국·영·수 강화 외에는 교육과정을 특성화할 묘안이 뾰족하게 없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원인처방 아쉽다 자사고와 일반고는 대립관계가 아니다. 자사고가 살아야 일반고도 살고, 일반고가 잘 되어야 자사고도 힘을 받는다. 이 둘이 같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어야 할까? 필자는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강화와 모든 학교의 학생 선발권 부여가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집단에서건 성장을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이 필수다.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강화될수록 학교는 선택받기 위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고교 선택권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고교 선택권이 절정에 다다랐을 시기에 학교들이 쏟은 노력과 지금의 현실을 견주어 보면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결론은 쉽게 나올 듯싶다. 아울러, 학생 선발권 또한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자사고뿐만 아니라 일반고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느 자사고도 성적위주로 학생을 뽑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학교의 설립 목적과 철학, 교육 방향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고 싶다고 줄기차게 요구했을 뿐이다. 일반고 또한 성적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을 때, 학교별로 교육수요자에 맞춰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일반고 문제는 자사고 때문이 아니다. 학생의 28%는 원하는 학교에 진학했지만, 나머지 72%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교육당국이 정해주는 학교에 가야 한다. 이들을 받는 학교들 또한, 원하는 학생을 받을 권한이 없다. 처음부터 교육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교를 꾸려가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면 일반고의 해법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학교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져야 한다. 꿈과 희망을 잃은 학업성취도 백분위 70~100% 학생들에게도 소질과 적성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학교가 구안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활발하게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종(種)이 공존하는 상황은 건강하다. 이는 ‘자연법칙’에 가깝다. 그러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 지향하는 방향은 이것과 거리가 멀다. 우리 교육에는 조급한 대증요법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처방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 다양화 △일반고 학생을 위한 진로직업교육 확대 △일반고에 대한 행·재정 지원 강화 △자율고 제도 개선 및 특목고 지도·감독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일반고를 현행 자율형 공립고(이하 자공고) 수준으로 육성하고 자율고 제도개선을 통해 고교교육을 수평적으로 다양화 한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골자다. 필수이수단위 축소, 자율과정 확대 먼저 일반고를 자율형 공립고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화·다양화를 꾀한다. 현행 일반고 교육과정에서 116단위로 돼 있는 필수이수단위를 86단위로 조정하고 학교자율과정을 현행 64단위에서 94단위로 확대한다. 그러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체육·예술 영역 및 생활·교양영역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학교자율과정을 확대하긴 했지만 국·영·수 기초교과 위주로 편중될 우려가 있는 관계로 교과편성은 교과(군) 총 이수단위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또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범위는 현행 5±1단위에서 5±3단위로 확대해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폭을 자율학교 수준으로 확대했다. 선택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교육과정 편성의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각 학교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각자 수요에 따라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반고와 자율학교, 자공고의 필수이수단위 및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폭을 각각 86단위 및 3단위로 통일하는 안을 전문가협의회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필수단위 이수에 따라 발생하는 잉여교사는 임시교원양성기관에서 복수자격 취득 연수를 시행한다. 취업희망학생 특성화고 입학기회 확대 학교 내 진로집중과정을 개설하고 권역별 중점학교를 확대한다.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학교 내 ‘학교자율과정’ 속에 외국어, 과학, 예·체능, 직업 등 다양한 진로집중과정을 개설하고 지역 내 인근 학교와 연계해 소수선택과목, 직업소양과목 등을 개설하는 교육과정 거점학교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로 학생 선발 단계에서부터 과학, 예술, 체육 등 중점과정 학급을 편성하는 중점학교 운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일반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직업교육을 확대한다. 먼저 고입전형 단계에서부터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특성화고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려 입학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성화고 교육여건을 고려해 실험·실습이 적은 전공을 중심으로 특성화고 학급당 학생 수를 3명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증원한다. 학생 수요가 많거나 정원을 한시적으로 증원한 인원이 총 25명을 초과할 경우엔 여건을 고려해 학급 증설도 검토할 방침이다. 일반고에 진학하긴 했으나 취업을 원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특성화고로 전입학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진로변경 전입학제’를 도입한다. 일반고 재학 중 직업훈련 희망 학생에 대해서도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위탁 기관 및 직업교육 거점학교 운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모든 학교가 학교 특성을 살린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지원과 함께 교육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모든 일반고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4년 동안 매년 교당 평균 5000만 원의 교육과정 개선지원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재정지원이 없는 455교가 우선지원 대상이다. 기존에 창의경영학교 등 일반고 재정지원 사업은 학교현장의 신뢰 제고를 위해 사업 종료기한까지는 지원한다. 그러나 이후에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통·폐합해 추진한다. 탄력적 교원배치 및 증원 계획 수립 일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연차적으로 감축하는 등 교육여건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2017년까지 고교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인 25명으로 감축하기 위해 지역별, 학교 유형별로 세분화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계획과 교원 수급 계획을 마련하고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일반고에 교원을 우선 배정한다. 일반고의 다양한 진로집중 교육과정 운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과정 중심의 탄력적인 교원 배치 및 증원 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기존 교원 전·출입을 고려한 교육청의 단순 소요 교원 배정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중심의 탄력적인 교원 배정 방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고 진로집중교육과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과 같은 교원 배치는 70~80% 정도로 하고 나머지 20~30%의 교원은 과학중점학교에 과학교사를 증원하는 등 학교별 중점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교원을 배치할 방침이다. 또 스트레스, 교권침해, 우울증 등으로 고통 받는 교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정서·심리 치유, 전문성 향상 연수 등을 통해 교원역량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단위학교 차원의 학력향상 프로그램 운영도 강화한다. 학습부진 진단-관리 시스템, 학습클리닉 진로캠프, 또래 멘토링제 등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 체제를 구축하고 학습부진아 지도를 위한 일반고 학력증진 프로그램 운영비 등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사고 평가 강화, 지정 취소도 자율고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학교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학생 진로와 연계된 고교교육의 수평적 다양화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먼저 자공고는 5년의 지정기간이 끝나면 일반고로 전환한다. 일반고에 비해 우선 선발하는 자공고의 후기 우선 선발권 역시 2015학년도부터 폐지한다. 다만 자공고에서 운영 중인 꿈과 끼를 살리는 우수 교육프로그램을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적극 도입해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선도모델로서의 역할을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PART VIEW] 자사고는 당초 제도 도입 취지대로 건학이념에 따른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5년 단위로 성과평가를 엄정히 할 방침이다. 그 결과에 따라 교육감이 지정한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지정을 취소한다. 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하는 운영성과 평가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입학 부정이나 회계 부정 등으로 공익에 반하거나 교육과정을 부당 운영하는 경우에는 교육감이 지정한 기간 중에도 지정취소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자사고가 건학이념에 따라 종교교육, 예술, 체육, 외국어 등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성적제한 없이 학생을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선발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과정 자율권 확대, 종립학교에 대한 종교교육 허용 확대, 사회통합전형 폐지, 교장공모 자격요건 완화 등 학교 운영상의 자율권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권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추가 발굴, 검토할 예정이다. 비평준화지역 자사고는 학생선발권 유지 2015학년도부터 평준화지역 소재 39개 자사고에 대해서는 성적에 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토록하고 기존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인 사회통합전형을 폐지한다. 그러나 비평준화지역에 소재하는 하늘고(인천) 용인외고(용인), 북일고(천안), 김천고(김천)와 내년에 개교 예정인 은성고(아산), 5개 자사고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통합전형도 기존대로 유지한다. 평준화지역에 소재하는 구 ‘자립형 사립고 (임직원 자녀 선발 전형을 실시하는 기업출연 자사고)’인 하나고(서울), 현대청운고(울산), 민사고(횡성), 상산고(전주), 광양제철고(광양), 포항제철고(포항) 6교는 기존 학생 선발권을 유지하거나 선지원 후추첨으로 전환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학생선발권을 유지하는 경우 기존에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해오던 하나고와 더불어 사회통합전형을 모두 도입토록 했다. 학생 선발 시기도 조정해 평준화지역 소재 자사고는 현재 전기학교에서 후기학교로 전환하되 후기학교 가운데 우선 선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외고, 국제고와 같은 특목고 역시 당초 지정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지도, 감독한다. 5년으로 돼 있는 성과평가 기한이 도래하기 전이라도 외고나 국제고에서 이과반, 의대준비반 운영 등과 같이 교육과정을 부당하게 운영하는 경우에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지정을 취소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시안 중 필수이수단위 축소 등과 같은 교육과정 개정안과 자사고 자율권 확대 및 학생선발 방식 개선안을 중심으로 권역별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안을 10월 중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2월까지는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자사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칙’ 등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3월부터는 개정 교육과정 적용 및 일반고 재정지원 사업을 시행해 나갈 방침이다. 또 2015학년도 자사고 입학전형 기본계획에는 새로운 입학전형 방식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육부는 학교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학생 진로와 연계된 고교교육의 실질적·수평적 다양화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율고는 학비만 비싼 학교로?” 교육부의 이 같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고 입장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색을 살린 교육을 하고 싶어도 그간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고 교육과정에도 제한이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방안으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이에 대한 재정지원까지 이뤄지니 답답하던 가슴이 다소나마 뚫린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고 특히 자사고에서는 한숨소리가 깊다. “일반고 살리자고 자율고를 죽이자는 것이냐”며 “정책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휘둘리면 어느 누가 교육사업에 투자하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무엇보다도 “성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사실상 자사고로부터 학생선발권을 박탈해 자사고를 무력화하는 정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자사고가 학생선발권을 갖지 못하면 우수학생이 모인 학교가 아니라 그냥 등록금만 비싼 학교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결국 기존 대다수 자사고는 자의든 타의든 일반고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사교육 증가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자율고 제도 개편의 배경이 된 고교서열화, 그 중에서도 정점에 위치한 특목고와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구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규제나 개편은 미비해 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이 급증할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는 이 같은 우려를 종합해 교육부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공청회를 통해 문제 제기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일반고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일반 사립고도 우려는 있다. 이번 방안으로 교육과정 자율권이 보장될 예정이지만 교사 수급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 사립고 측에서는 교사 수급에 있어서 공립처럼 사립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사고, 학생선발권 개선해 입학 문 넓혀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방안에 대해 한국교총은 대체적으로 “일반고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사고에 학생선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사립의 자율성 보장과 자사고의 설립목적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다만 특목고와 자사고가 성적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제도로 인해 일반고가 ‘잠자는 교실’로 전락하게 됐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성적 중심의 학생선발권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중심으로 한 학생선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교육의 수월성이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일반고의 2~3배에 달하는 자사고 등록금도 일반고 수준으로 개선해 일반 서민층 자녀도 지원하고 다닐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 확정된다. 일반고, 자율고, 특목고를 넘어 대한민국 고교 전반의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각계가 머리를 맞대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Q 기미독립선언서의 오자를 수정하고 원본을 배포하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지금은 퇴임했지만 40년간 중등학교 한자와 국어 교사로 재직했어요. 그때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겐 기미독립선언서가 친숙해요. 퇴임 후 3·1 운동이 일어났던 탑골공원을 답방해보니 그곳 독립선언서 기념비에 표기된 한자가 1500년 전에 사용하던 ‘북위체’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자형이 바뀐 ‘강희자전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 한자에 대한 지식이 있어도 약 250자 정도가 지금 한자의 형태와 다른 탑골공원의 독립선언서 기념비를 읽을 수가 없는 거죠. 이를 계기로 기미독립선언서 한자 표기에 관심을 갖게 돼 비문, 문헌, 도서, 교과서, 인터넷 등 43군데를 찾아봤어요. 원문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막상 원본과 비교해보니 똑같이 표기한 곳이 한 군데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라도 나서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맘을 먹게 된 거죠. Q 기미독립선언서의 한자표기가 잘못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A 먼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쓰이는 국어 교과서에서조차 원문과 다른 오자 4개가 있었어요. 이외 문헌과 전국도서관에 소장된 선언서, 국사백과대전 등 최소 4개에서 최대 17자까지 틀린 부분을 찾아냈죠. 물론 원문과 일치하는 선언서는 단 하나도 없었어요. 우리는 광복 이후 68년간 원본과 다르게 표기된 선언서를 배우고 사용해 왔던 거예요. 공통으로 오기한 한자는 ‘회소()’, ‘징변 ()’, ‘공도동망()’, ‘주저()’ 4가지에요. 원본에는 ‘회소()’가 아닌 ‘회소 ()’로 초두머리가 들어가지 않아요. 또 분별하다 변자가 들어간 ‘징변()’이 아니라 힘들이다, 판별하다 판인 ‘징판()’이 올바른 표기죠. 또 ‘공도동망()’을 ‘공도동망()’으로, ‘주저()’를 ‘주저()’로 잘못 표기했어요. 이들의 음뜻은 같지만 엄연히 원본과는 다른 한자에요. 그 외 ‘탁락()’, ‘주무()’, ‘기미()’ 등의 한자 표기와 독음이 오기됐어요.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점은 선언서 원본에도 틀린 한자가 있다는 점이에요. 선언서 첫 줄 내용을 보면 ‘(오등)은 (자)에 (아) (선조)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는 문장이 있어요. 여기서 (선조)의 (독립국)이 아니라 (조선)의 (독립국)이 맞는 표현이죠. 이는 그 당시에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서 조판과 인쇄를 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또 원본에 보면 마지막 날짜 표기가 ‘’로만 기재돼 있어요. 언제 선서를 낭독하고 배포할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뤄졌기 때문에 며칠인지 정확한 날짜를 쓸 수 없었던 거죠. 후에 사람들이 원문에 ‘一’자를 인위적으로 넣어서, 지금은 ‘三月 一日’ 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어요. Q 일반인은 원본과 오자본을 봐도 무엇이 틀렸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한자와 국어 교사로 재직했을 당시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이 있어요. 그리고 퇴임 후 한자 1급 자격증 시험공부를 했는데, 이 시험의 쓰기와 읽기 문제에서 독립선언서 내용이 나와요.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독립선언서를 반복학습 했기 때문에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입장이었어요. 덕분에 남들보다 쉽게 국한문 혼용의 선언서를 독해할 수 있었고, 한자 오자를 일일이 지적하는 게 가능했죠. Q 오자 수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A 먼저 천안독립기념관을 답방해 관련 문헌을 열람하고, 독립선언서 원본 모사본을 모사해 왔어요. 이후에 선언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국사편찬위원회 등 공공도서관을 비롯한 전국 관종별 도서관마다 선언서에서 오기 한자를 지적해 원본의 모사본과 함께 보내주었어요. 또 천안독립기념관에 소장한 원본의 모사본과 제가 반절지에 선언서를 직접 필사한 필사본을 동봉해서 대통령을 비롯한 12개 부처장관에게 등기 속달로 보내 선언서를 올바르게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탑골공원에는 독립선언서 북위체의 원문과 한글번역본, 영문번역본 3개 유형의 선언서 비가 서 있지만 강희자전체의 원본 비가 없어 다른 비와 같은 크기의 비를 세워달라고 요청했어요. 결국 요청이 받아들여져 천안독립기념관에 소장하고 있는 원본의 모사본 크기 그대로 알루미늄 판에 부착해서 공원 내 손병희 선생 동상 앞 좌측에 세워졌죠. Q 지금까지 수정된 오자가 있는지, 그간의 성과가 궁금해요. A 독립선언서 원본을 국민에게 보급하고 널리 알리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어서 광복회를 방문해 도움을 구했어요. 그 결과 작년 3월 호에 일반인이 읽기 어려운 원본 대신 독립운동가이자 국어학자인 일석 이희승 선생이 쓴 현대어 풀이본을 싣게 됐어요. 올 3월에는 도서관협회의 협회지인 도서관문화에 독립선언서 원본이 실려 정부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570개소와 해외 등으로 배포됐고 2000여 명의 개인회원에게도 보급됐죠. 이번 10월에는 문화재청에서 간행하는 월간 문화재사랑에 원본을 게재하기로 돼 있어요. 가장 큰 성과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정이에요. 2011년 국어 교과서에 오기된 4자의 한자와 독음을 지적해 교육부장관에게 수정을 촉구했더니 2013년도판 교과서를 수정했다고 교육부와 출판사로부터 통보를 받았어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교육자로서 고교생들이 수정된 교과서를 통해 올바른 표기의 선언서를 낭독하고 배우며 독립정신을 선양할 것을 생각하니 참 기뻐요. Q 최근 한국사 교육 강화 여론에 힘입어 2017년도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채택하기로 했습니다.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정확한 독립선언서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A 지금의 우리나라는 한국사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국가관이나 민족정기를 이어받을 젊은이가 없어요. 민족의식이 점차 희석돼가고 있는 게 참 안타까울 뿐이죠. 저는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바르게 표기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그 속에 담긴 정신을 선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독립선언서 원문은 국한문 혼용문의 강건체 문장으로 일반인이 낭독하고 독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희승 선생이 국역한 독립선언서를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어요. 작년 3월 1일 93주년 3·1절 추념식에서 민족대표 33인 유족회장이 원문 선언서 대신 국역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것도 의미가 있죠.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A 앞으로 제 남은 여력을 다해 정본의 독립선언서를 배포할 생각이에요. 특히 언론매체나 각 정부기관 발간지에 독립선언서 원본을 게재하고 싶어요. 새교육을 통해서 전 교직자에게 선언서를 알리고, 독립정신을 고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역사인식을 바로 잡고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도록 앞으로는 국역 선언서를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했으면 해요.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계기가 되도록 말이죠. 독립선언서를 바르게 표기하고 낭독할 수 있도록 바로잡는 것이 제 마지막 소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