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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국내 첫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초등생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교육감이 학부모 우려를 외면하면서 구설에 올랐다.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첫 국내 코로나19 초등생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32번째 환자로 경기도 수원시에 거주하는 만10세 초등학생이다. 환자는 2일, 5일, 7일 검사에서 계속 음성이 나왔으나 자가격리 해제를 이틀 앞두고 가래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다시 검사를 시행해 양성으로 확인되면서 검사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까지 일고 있다. 그런데도 이날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가장 나이 어린 학생이 처음 발병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사안으로 보고 있지만, 방역망 속에서 발생한 확진 사례”라며 “아직 개학 연기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 스스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해당 지역 교원과 학부모의 비판을 받았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시·도교육감들의 간담회에서도 실언이 나왔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코로나 불안심리 바이러스가 더 무섭더라”며 “충청권이 술렁였는데 대통령님이 다녀 가셔서 많이 안정화 됐다. 감사드린다”고 했다. 소위 ‘이문덕’ 발언이다. ‘이문덕’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 지지자들이 ‘이게 다 문재인 덕분이다’를 줄여 만든 신조어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는 참여정부 말기의 유행어를 뒤집은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초등생 확진자가 나온 마당에 교육감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 김 교육감의아들은청와대 교육비서관실에 행정 요원으로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들의 상사 앞에서 부정(父情)으로 한 발언이라 해도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 교육현장의 반응이다. 교육감들의 안일한 발언이 이어진 다음날인 20일 코로나19 확진자는 두 배 이상 급증해 104명에 달하고, 첫 사망자까지 나왔다. 교육감들에게 묻고 싶다. 아직도 이 모든 게 문재인 덕분인가.
일부문제 전체로 왜곡 우려 사학 자유 헌법원칙 지켜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정부의 사학혁신 방향을 규제보다는 지원으로 선회하고, 사학의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사학법인연합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한국대학법인협의회가 주관한 ‘문재인 정부 사학혁신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축사에 나선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일부 사학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해 모든 사학에 대한 규제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비리사학에 대한 지도·감독 등을 강화하더라도 대다수의 건전사학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차등적 규제로 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학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보다는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곽상도 의원은 개회사에서 “교육부의 사학혁신 방안은 수십 가지의 규제를 더해 사학의 운영권을 박탈하고 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면서 “일부 사학의 비리를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나 사학 전체를 매도해 과도한 규제를 가하는 것은 사학의 본질인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는 행정입법(시행령)에 의한 정책을 중단하고 법률 제·개정을 통한 사학정책 추진, 규제 중심에서 육성 중심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요 추진과제 중 배임죄를 신설해 시정요구 없이 임원취임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 “사립학교법상 근거도 없는 배임죄를 추가하는 것은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되고 처벌범위 불명확성으로 학계에서도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형벌”이라며 “감사 결과 배임혐의로 임원승인을 취소하는 남용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격상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재정권과 인사권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인데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하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게 된다”며 “사립대의 대학평의원회도 재정권과 인사권은 자문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직원 공개채용을 강제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사립학교 사무직원은 본질적으로 사법상의 고용계약관계이므로 사무직원의 임면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은 임면권자의 재량 행위에 해당하므로 사무직원의 공개채용 여부와 그 방법 및 절차 등은 학교법인의 자율”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유재원 한국영상대 총장은 적립금 공개 확대에 대해 “국회, 언론 등에서는 누적적립금만 언급해 대학이 많은 적립금을 쌓아 놓은 것으로 부각시키지만 교비회계 1년 예산에 비교해 보면 적립금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국고보조금을 제외한 수입재원 감소가 계속되고 있는 반면 운영지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대학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누적적립금도 갈수록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음선필 홍익대 교수는 임원 간 친족관계 공시에 대해 “임원의 사적 사항을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공개할 것을 강요하는 셈이 되고, 임원선임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해 학교법인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과잉금지원칙 위배로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개방이사 선임 제한에 대해서는 “고유한 건학이념 및 교육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법인의 이사회 구성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약해선 안 된다”며 “정관으로 정하도록 한 개방이사 추천위원회의 조직·운영·구성을 행정입법인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것은 학교법인의 자율권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차동춘 학교법인 진성학원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높은 사학 비중, 열악한 재정 상황, 낮은 법정부담금 부담률 등을 공공성 강화나 사학 혁신의 명분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특히 법정부담금 문제는 법인회계와 학교회계의 분리, 수익용기본재산 상황, 법정부담금의 성격 등 관련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선진 교육부 사립대학정책 과장은 “교육부의 사학혁신 방안은 사학혁신위원회의 권고와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제안, 교육신뢰회복추진단의 활동 성과 등을 종합한 것”이라며 “건전한 사학은 행·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사학에 대한 규제도 발굴해 적극 개선하는 등 사학의 자율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 후 사립초·중·고, 사립전문대학, 사립대학 이사장과 관계자들은 ‘미래 선진 사학을 위한 사학인의 다짐과 촉구’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사학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하는 사학정책으로의 대전환 △국가 미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반 여건 조성 △교육정책 수립에 사학경영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운영 법제화와 교육법정주의 확립 등이 담겼다.
지난 12일 겨울비가 오던 아침. 경남 창원경일고로 이어지는 길목에 우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들고 있던 현수막을 펼쳐 큰길 따라 늘어선 펜스에 설치하기 시작했다. 현수막에는 ‘시대를 앞서간 그대’ ‘선생님 덕분에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선생님의 제자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현수막 설치를 마친 후에는 교문으로 자리를 옮겨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안경 쓴 남성과 음표가 그려진 텀블러였다. 이날은 텀블러 그림의 주인공, 윤해준 창원경일고 교사의 마지막 출근 날이었다. 장성한 제자들이 스승의 퇴임을 기념해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교사로서 마지막 출근길을 ‘꽃길’로 만들어주고픈 제자들의 마음이었다. ‘선생님이 잘 키워준 덕분에 잘 자랐다’,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었다. 15일 오후에는 창원 지역의 한 리조트 연회장에서 퇴임식을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제자 50여 명이 모였다. 퇴임식도 남달랐다. 지난 30년간 제자들과의 추억을 담은 영상을 감상하고 스승에 대해 알아보는 퀴즈 시간, 경품 추첨 이벤트도 마련했다. 잔칫집이 따로 없었다. 창원경일고·경일여고 방송부 동문은 석 달 넘게 이날을 준비했다. 정혜영(15기) 씨는 “윤해준 선생님은 30년 동안 방송부를 맡아 인생 멘토이자 안식처, 쉼터가 돼주셨다”며 “지난해 10월 방송부 동문 모임에서 퇴임식 이벤트를 기획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사업,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준비했어요. 창원팀, 서울팀으로 나누고 행사 기획, 장소 섭외, 영상 제작, 기념품 디자인 등 업무를 분담했죠. 형식적인 퇴임식이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기고 축하하는 축제로 만들고 싶었어요. 가족, 친지가 모여 돌잔치, 환갑잔치를 하는 것처럼요.” 제자들에게 윤 교사는 ‘울타리’이자, ‘방파제’였다. 부모에게 말 못 하는 고민, 학업 스트레스도 윤 교사 앞에선 털어낼 수 있었다. 방송부원들이 동아리 활동을 넘어 적성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시각 장애인을 위한 책 녹음, 뮤지컬 기획·공연 등 개인별 적성에 맞춘 활동을 마련했다. 특히 방학 때는 제자들과 함께 전국 곳곳을 여행했다. 카메라를 통해 보는 세상, 보이는 그대로의 세상이 어떻게 다른지 생각할 기회를 줬다. 정 씨는 “방송 기술보다 방송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방송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셨다”며 “선생님의 가르침을 공유한 덕분에 기수가 달라도 대화가 통한다”고 귀띔했다. “추억 영상 제작을 위해 사진을 고르는데, 선생님 사진이 별로 없더군요. 사진을 참 많이도 찍었는데… 대부분이 학생들 사진이었어요. 30년 세월 동안 찍어주는 게 익숙했던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니, 코끝이 찡해졌어요.” 가수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가 금지곡이었던 시절 일화는 유명하다. 노래를 듣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던 그때 한 제자가 방송으로 내보내고 싶다 했고, 방송하게 했다. 단순한 일탈이나 반항으로 생각하지 않고 10대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다. 정 씨는 “이번 퇴임식은 선생님께 받은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난 시간 동안 주기만 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윤 교사에게 제자들은 훈장이다. ‘방송’이라는 공통의 관심을 가진 제자들이 마이크 앞에서만큼은 자유로웠으면 했다. 언젠가 꽃 피울 그 날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주고 싶었다. 실수해도 괜찮았다. 실수로 인한 뒷일은 모두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실수는 학생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퇴임을 앞둔 그는 “이름처럼 해주다 보니 받는 게 어색한 사람”이라며 “선생님~ 하고 부르면 언제든, 어디에 있든 달려갈 수 있다”고 했다. 윤 교사의 방송부 제자들은 학창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배우, PD, 방송작가, 아나운서, 광고기획자, 연출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평생 대접받아 본 적 없는데, 정 있는 제자들을 만나서 행복하고 참 고마운 일이다. 선생은 먼저 태어난 사람으로, 제자들을 가르치지만, 그것으로 그치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 울타리, 방파제가 돼 너희들이 자유롭게 뛰어놀고, 선·후배가 만나 서로 아끼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게 키우고 싶었다. 학교 아버지고 싶었다. 너희는 평생 AS다. 언제든 힘들면 달려가겠다.”
공익사단법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이사장 하윤수)는 17일 한국교총회관 다산홀에서 부소장 및 전문위원 위촉식을 개최했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가 부소장에, 초·중·고 교사들과 대학교수, 전문가 등 14명이 전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전문위원 임기는 1년이다. 전문위원은 앞으로 교육·교원 정책 현안에 대한 자문과 협력, 학교 현장 개선과제를 제안하고 정책 연구 및 개발, 교과연구 및 연수, 교육활동 지원, 교육복지 관련 사업 등 각종 목적사업에 참여한다.
정원 부족 중등 “안 할 수 없어” 오히려 담임 원하는 경우도 많아 유인책 만들고 업무환경 개선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기간제교사에게 보직이나 담임을 맡기는 등 불리한 업무 배정을 금지하는 처우개선안을 발표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학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학교급별 상황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나눠서 봐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기간제 교사 비율을 낮추고 업무환경을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간제교사 처우개선안을 발표했다. 기간제 교사의 보직교사 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담임도 정규직 교사가 우선 맡게 하되 불가피한 경우 본인이 희망하거나 최소 2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진 경우로 한정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울 A초 B교감은 “초등은 담임제기 때문에 기간제 교사들이 오히려 담임을 맡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분위기나 의견을 제대로 조사해보고 개선안을 발표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학교의 경우 임용 합격 후 발령 대기중인 기간제교사가 대부분이다 보니 담임을 경험하고 경력을 쌓고 싶어한다”며 “오히려 5년 순환 기간 중 한 번 이상은 보직을 맡고 4번 이상은 담임을 맡도록 하는 식의 지침을 정해주면 업무분장을 둘러싼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학급수 당 교사 비율이 낮은 중학교의 경우에는 정원이 부족해 현실적으로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을 맡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C중 D교사는 “육아휴직, 출산휴가로 빠지는 인원도 많고 미발령도 많아 기간제 교사 비율 자체가 20%를 넘는 경우가 많고 비담임을 할 수 있는 티오 자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교사들이 담임을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맡을 수 있게 하려면 인센티브나 유인책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담임을 맡을 경우 다른 행정업무를 대폭 경감시켜주는 등 담임이나 비담임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어야 업무분장이 부당하다는 불만이 나올 일이 없다는 것이다. D교사는 “실제 현장에서 기간제 교사의 비율을 따져보면 담임을 맡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을 교육청이 다 알텐데, 이런 행정은 무의미한 것 같다”며 “미발령을 줄이는 등 기간제 교사를 많이 뽑지 않아도 되도록 근본적인 업무환경부터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사립고교 E교장은 “정규 교사들이 안 하면서 기간제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것은 문제지만 사실 기간제 교사들도 행정업무를 배우고 담임을 맡아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교육자로서 경력을 쌓고 역량을 키워야 한다”며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학교는 기간제 교사들에게 담임을 맡기지 않고 있지만 원하는 업무를 물어보면 담임을 맡고 싶다고 말하는 기간제 교사들이 대부분이었다”며 “되레 담임을 주지 않아 차별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규직 교사와는 달리 계약으로 맺어져 신분상 불리한 위치에 있는 기간제 교사들이 본인에 의사에 반해 불리한 업무를 맡지 않도록 하자는 데 방점이 있다”면서도 “학교급별로, 학교별로 기간제 교사들의 비율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따로 처벌이나 규제를 두지는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제 교사들의 비율을 줄이는 등 환경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새로운 업무와 교육과정 등 변화하는 환경에 적극 대응하려면 교육부가 학생 수에 따라 교원 정원을 줄여서는 안 된다”며 “교육부와 교육청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까지 인식개선과 협력이 함께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 도의적 책임져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제주도교육청이 2020학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성적 오류로 체육 과목 합격자를 두 번이나 번복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임용시험 업무 관계자들이 오는 3월 1일자 인사에서 승진해 교장, 교육장으로 전출될 예정이어서 논란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7일 중등 체육교사 합격자를 번복한데 이어 13일에도 오류를 발견, 2차 재변경 공고를 냈다. 이 과정에서 한 응시자는 불합격→합격→불합격 통보를 받았고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담당자들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담당자들이 해당 응시자에게 불합격 사실을 전달한 뒤 번복 이유를 설명하고 위로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제주도에서 임용시험을 보면 개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18일 제주도의회 교육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합격자 번복 사태에 따른 대처방안 및 향후 추진계획 현안보고를 받고 해당 사안에 대한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를 공식 요청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발표한다. 김창식 교육의원은 “종목별로 전공자를 배치하고 점수를 투명하게 공개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등 이번 사건을 제주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도 “담당 장학관과 과장 등이 승진 또는 영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최소한 이번 일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교총은 19일 “가장 공정성이 요구되는 인사행정에서 불신을 초래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은 안 지고 인사잔치를 하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제주교육의 신뢰도가 곤두박질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반복적인 임용시험 합격자 번복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인사행정 처리에 대해 현장 교원들과 제주도민들의 불신을 어떻게 해소해 나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일침했다.
20일 오전 서울시 도봉구 창동 하누소 6층 연회장에서 이주석 서울시 민주시민생활교육과 장학사가 북부교육청 관내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들을 대상으로 학폭개정법령 및 심의위원회 운영과 역할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사학을 옥죄기 보다는 사학이 국공립과 경쟁하며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 앞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곽의원은 토론회를 통해 교육부와 사학 간의 의견 차를 좁히고 합리적인 대안이 모색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하윤수 교총회장이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 주최로 19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사학 혁신 방안,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당은 ‘평등’을, 야당은 ‘공정’을 교육정책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교육의 지역 불균형도 타개하겠다”며 ‘평등’에 방점을 뒀습니다. 이를 실현할 방안으로는 “지역 거점 국립대를 인재 양성과 지역 발전의 산실로 만들겠다”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의 경쟁력을 이전보다 강화하고 지역에 교육과 취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겠다”고 제시했다. 이어 “노동존중사회로 나아가겠다”면서 “시간이 걸려도 ILO 핵심협약 비준과 모든 노동조합의 합법화를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현재 비법노조인 전교조의 합법화를 속도를 조절하면서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를 “공정한 교육 제도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공정의 가치를 되새기고 기회가 골고루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중에서도 교육은 누구에게나 성공과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유의 날개이자 희망의 사다리”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자사고·특목고 폐지와 정시 확대를 내세웠다. 그는 “자신들의 자녀에게는 날개를 달아주고 국민으로부터는 그 기회를 뺏겠다는 이 정권은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미래통합당은 자사고·특목고의 순기능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했다. 이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중심으로 선발하는 이른바 ‘정시’의 비율을 50% 이상 대폭 상향해, 입시를 둘러싼 의구심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며 정시 확대 당론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올해 새로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될 만 18세 유권자들에게 미리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미래통합당은 학교의 정치화, 교실의 정치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아빤 모닝글로리 사장님이야. 서울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내려오시는데 장난감과 예쁜 옷을 사다 주시지. 우리 4남매는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고 있어.” 혜인이는 가족을 이렇게 소개했고 아이들은 혜인이를 부러워했다고 담임 말했다. 내가 혜인이를 처음 만난 건 2017년 7월이었다. 시청에서 복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분으로부터 초등학생의 딱한 사정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베트남 엄마와 한국인 아빠는 이혼 소송 중이고, 큰아이가 3학년 여자아이인데 그 어린 것이 세대주가 되어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혜인이네 4남매와 그 아이들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혜인이 엄마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여성으로 비교적 한국말을 잘했다. 그녀는 그간의 사정을 소상히 말해 주었다. 애들 아빠가 자기 이름으로 돈을 빌려 부도를 내고 쫒아냈다는 것, 남편을 피해 무작정 찾아온 곳이 여기고, 아는 사람도, 도와주는 사람도 없어서 살기 막막하다는 것, 시청에서 애들 앞으로 나오는 보조금으로 겨우 살고 있다 했다. 이주여성은 이혼하면 국적이 취소되어 미국적자가 되고 아이들만 놔둘 수 없어서 큰애 앞으로 세대를 구성, 그 아이들을 양육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혜인이는 3학년, 여동생은 1학년, 쌍둥이 남동생은 유치원생으로 학교 준비물을 사기도 어렵고 애들이 먹는 것, 입는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해 8월, 혜인이와 동생들은 우리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었고 난 여기저기 부탁하여 장학금을 모아 매월 장학금을 주었다. 방과 후 활동과 체험학습에 필요한 모든 준비물을 학교에서 제공해 주어 집에선 학교만 보내면 되도록 해주었다. 그리고 차로 매일 4남매의 등하교를 해주었다. 혜인이는 늘 나의 관심을 끄는 아이였다. 매우 영리하고 재능이 많아서 드론 레이싱에서도 1, 2위를 다투는가 하면, 백일장에서 상을 받고, 밴드에서도 싱어로 활동하며 자기의 소질을 키워 갔다. 하지만 늘 자신감이 없고 얼굴엔 짙은 그늘이 져 있었다. 먼저 나서서‘제가 할게요’보다는‘혜인이도 해 보렴’하고 멍석을 깔아주어야 하는 소심한 아이인데 어떻게 선생님과 친구들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거짓말이 습관이 되면 안 될 텐데, 정말 걱정이었다. “혜인아, 담임 선생님이 그러는데 아빠가 모닝글로리 사장님이라고 했다면서?” 말이 없었다. 그저 차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었다. 미안해하지도, 그렇다고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그냥 멀거니 앉아 있는 혜인이가 무척이나 안쓰러웠다. “친구들에게 가족 이야기하기가 좀 창피했니? 하지만 거짓말을 하면 안 되지.” “우리 집 사정을 그대로 말할 순 없잖아요? 애들이 절 무시할 게 뻔한데요.” “네 마음은 충분히 알겠는데 거짓말을 하면 안 되는 거야. 거짓말을 하게 되면믿음이 깨져서 친구들이 네가 진실을 말해도 믿지 않게 돼. 너 ‘양치기 소년’ 알지? 처음에 거짓말했기 때문에 나중엔 진짜 늑대가 나타났어도 동네 사람들이 믿지 않았잖아? 네가 계속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질 수도 있어. 어라? 우리 혜인이 코가 점점 길어지네! 아! 어떡해!” 혜인이가 멋쩍게 웃었다. 그동안 친구들에게 숨기고 있던 가정사가 알려질까 두려웠던 혜인이의 마음이,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그 처지에, 가슴에 저려왔다. 남다른 피부색, 거기다가 엄마 아빠의 이혼, 한국말이 서툰 엄마와 3명의 동생, 학교에 잘 다니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혜인이의 상처가 가슴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눈에 보여 혜인이를 태우고 집으로 가는 길이 납처럼 무거웠다. 가슴이 아팠다. “선생님 제가 시 승격 70주년 뮤지컬 공모에 당선되어 10월에 공연해야 해요.” 초등학교 제자이고, 서울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제자 이슬이가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불현듯 생각나는 게 있어서 아역이 있느냐고 물었다. 다행이었다. 인현왕후의 어린 시절을 노래할 주인공과 그의 친구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슬아, 아역 주인공 오디션에 시골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다문화에 편모가정으로 자신감은 없으나 자존심이 센 아이, 자신의 처지가 알려질까 두려워 거짓말을 해야 했던 피노키오 혜인이를 인현왕후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타고난 음색은 아름다우나 음악 시간 외에는 성악 지도를 제대로 받아 보지 못해 음정과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것이 눈에 보였다. 도시 아이들과의 수준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혜인인 타고 난 소리와 음악적 감각이 있어서 연습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 학생들을 지도해서 전국대회에서까지 상을 타오는 베테랑 선생님인 박미란 선생님께 혜인이의 지도를 부탁했다. 혜인이가 성악 지도를 받는 동안에 선생님 댁으로 데려오고, 마치면 집으로 데려다주는 일이 시작되었다. 연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평일엔 Mr로 들으면서 연습을 하고 학교에서 내가 봐주기도 하고 1주일에 한두 번씩 박미란 선생님에게 지도받기로 했다. 주변에선, 시내에 잘하는 애들이 많고 많은데 왜 사서 고생이냐고 난리였다. 하지만 피노키오를 왕비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포기할 순 없었다. 결국 혜인이는 당당하게 인현왕후 아역에 캐스팅이 되었다. 얼마나 다행이던지…. 빠른 비트에 엇박자가 많아 리듬을 타야 하고, 가사가 랩처럼 빨라 따라 하기조차 힘든데 혜인이는 뮤지컬 연습을 잘 따라 주었다. 소녀 인현왕후가 저잣거리에 나와 장터를 돌아다니며 부르는 노래는, 피아노 선율에 얹어져서 역동적이고 발랄한 모습을 소녀의 감성으로 표현해야 하는 상당히 어려운 장면이었다. 숙종과의 만남은 별로 의미 없는 듯 스쳐 지나가면서 합창과 어우러지기도 하고 독창을 하기도 하면서 청중을 압도해야 하는 무게감 있는 역할을, 혜인이는 잘 익혀가고 있었다. 왕후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매일 연습 장소로 차로 태워주고 와야 하고, 노래에 맞춰 안무와 대사지도 해주는 것도 버거운데 서울에서 하는 리허설에 꼬마 아가씨를 데리고 갔다가 와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다른 집 애들 같으면 캐스팅만 되어도 부모가 알아서 척척할 텐데….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다 챙겨 주어야 하니 시간을 내기가 힘들고 혜인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무척 미안해하는 눈치였다. ‘혜인아 너도 힘들고 나도 어렵지만 우린 잘 할 수 있어! 아니, 잘 해야만 해!’ 이제 세팅은 끝났다.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3일간 무대를 휘어잡을 인현왕후! 자랑스럽게 변신한 혜인이의 무대에 엄마를 초대하고 학교에서는 단체관람을 신청했다. 낯선 땅에 시집와서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았던 혜인이의 엄마, 이젠 과거의 아픈 상처를 말끔히 치유하고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으로서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 그리고 피부색이 달라 부끄러웠던 아이,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상처받았던 아이, 친구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거짓말을 해야만 했던 이 아이의 마음도 따스하게 보듬어 주고 싶다. ‘혜인이가 얼마나 잘 자랐는지를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확실히 보여 주어야지’ “시끌벅적 소란스러운 운종가에 장터 - ” 10월 31일, 첫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을 하면서 혜인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생기 있는 얼굴에 똘똘한 눈이 어찌나 빛이 나던지! 마치 딴사람이 된 것 같았다. 친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피부색과 얼굴 생김새가 다른 다문화에, 동생 셋이나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소심한 시골뜨기 소녀였는데, 연예인을 바라보는 듯한 친구들의 눈빛에는 자랑스러움과 부러움이 가득했다. 공연을 거듭할수록 혜인이는 자신감을 찾아갔고 감사하게도 다섯 번의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시승격 70주년 기념 뮤지컬 무대에서의 혜인이 모습엔 훌륭한 집안에서 자란 왕후의 기품이 서려 있었다. 그 기품은 혜인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심어주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는 동력이 될 거라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눈물과 한숨으로 점철된 삶의 연속이었던 혜인이 어머니의 얼굴엔 뜨거운 눈물이 쉴 새 없이 미끄럼을 타고 있었다. 그 눈물은 아픔의 눈물이 아닌, 딸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어려운 환경에서 잘 자라준 감사의 눈물이었으리라. 그동안 감기몸살이 심해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데도 혜인이를 데려가고 데려왔던 일, 출장 등, 여러 가지 일로 시간 맞추기 힘들어 헉헉대며 혜인이를 케어하던 일, 힘들다고 투정하는 녀석을 어르고 달래며 달려온 일, 아침 일찍 서울의 연습실에서 동선을 익히고 대사를 익히고 노래를 익히다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늦게 기차 타고 왔던 일들이 꿈 같이 스쳤다. ‘혜인아, 이젠 날개를 활짝 펴고 너의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렴. 오늘은 네가 최고였어! 세상에서 가장 멋진 피노키오 왕비! 네가 자랑스럽다.’ 자랑스러운 피노키오 혜인에게 기쁜 소식이 연달아 찾아왔다. 경북 학생 동요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했다는 소식이었다. 혜인이에게 검정 구두와 단정한 정장을 마련해 주고 피아노 선생님도 지원해 준 보람이 있었다. 코리안 타임즈에서 주최하는 제8회 한국 다문화 청소년 상도 수상하게 되었다. 초등학교에서 단 2명만 주는 상에 혜인이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어깨에 힘찬 날개를 단 혜인이의 미래는 더없이 밝다. 내 인생에서 혜인이와의 만남은 가장 큰 축복이다. 앞으로 내가 언제, 어디에 있든지 우리 혜인이의 찬란한 미래를 위하여 기도할 것이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금상 수상 소감 사랑이 넘치는 교사가 되어야지... 한국 교육신문의 교단 수기를 읽으며 ‘참으로 대단한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막상 나의 이야기가 당선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35년의 교직 생활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사랑이 넘치는 교사가 되어야지!’ 처음 마음과 달리 가르치는 것도 서툴고 사랑을 주는 방법도 서툴렀던 나는 아쉬움을 달고 살았다. 하나에서 열까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혜인이와 만남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혜인이네 식구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모아준 ‘만 원의 행복’ 옛 학부모님들과, 없는 시간을 쪼개어 4남매의 등하교를 도와준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대 이상으로 잘 자라준 혜인아! 환경 앞에 기죽지 말고 너의 꿈을 찬란하게 펼쳐 가기 바란다. 화이팅!
송미나 광주 수문초 수석교사가 또 한 번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를 이끈다. 한국유·초등수석교사회는 지난달 20일 한국교원대 교육연구관 한국수석교사회에서 ‘2020년도 시도회장단 정기협의회’를 열고 송 회장을 제7대 회장으로 중임했다. 이 자리에서 송 회장은 대다수 시·도회장의 지지를 얻었다. 송 회장은 “수석교사제는 교단의 본령인 가르침과 배움이라는 위대한 가치를 회복하고 새로운 공교육의 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선진화된 교원의 자격체계”라며 “임기 동안 교단의 변화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끄는 데 필요한 수석교사제의 활성화와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중임 소감을 밝혔다.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다.
지난해 10월 발효된 교원지위법을 적용한 학부모에 대한 첫 고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10월에는 대구에서 훈육하는 여교사를 폭행한 가해 남자 중학생이 학생으로 처음 고발된 바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서대문구 소재 중학교의 한 학부모가 당일 개최되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장소를 사전 통보받지 못해 자신이 10여 분간 복도에서 대기했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학폭위 업무 담당 교사와 자녀의 담임교사 등 두 교사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다. 당일 학생들과 동료 교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생한 학부모의 모욕적인 언행으로 교사들은 이후 특별휴가를 얻어 병원치료·심리치유를 받고 비정기 전보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교권 침해에 대한 일대 경종 최근 해당 학교에서는 교권 침해를 한 이 학부모의 형사고발을 서울교육청에 요청했고, 교육청에서는 교권보호위원회를 거쳐 학부모의 언행이 모욕과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경찰에 고발했다. 이번 고발은 앞으로 교육활동 침해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정 교원지위법은 △교권 침해 행위에 대한 고발 의무화 △관할청의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의무화 △피해 교원 특별휴가 부여 등 치유 조치 △교권 침해 학생의 학급 교체·강제, 전학 조치 △가해 학생 학부모 특별교육·심리치료 미이수 시 300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 등 실효적인 교권보호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도교육청별로 교권 침해 교원들에게 비용을 우선 변제하고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교육활동 침해행위 보호조치 비용부담과 구상권 행사에 관한 고시’도 행정예고 중이다. 개정 교원지위법은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법 등과 함께 교총이 ‘교권 3법’으로 규정한 법안이다. 교총의 ‘교권 3법’은 교원의 교권,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참여·지원권 등의 통합 보호를 지향하고 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2016년 취임하면서 교원지위법을 비롯한 ‘교권 3법’ 개정안을 입안하고 전 방위적인 정책 활동을 벌여 마침내 지난해 개정 완수를 이끌어냈다. ‘교권 3법’ 개정으로 학교와 교단에서 교원과 학생이 오롯이 교육과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방호벽이 설치됐다. 교원은 본분인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하게 하라는 선언적인 법령은 완비됐지만, 교권 3법 개정 이후에도 아직은 학생·학부모들에 의해 크고 작은 교권 침해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교육의 주체인 교원의 교권보호는 법령 개정, 처벌·징계 강화 등 외재적 강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선 ‘스승 존경’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군사부일체’,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라는 말들은 옛말이라고 하더라도 교원이 편안하고 안전하며 보람으로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즉 교원들이 신바람 나는 학교, 가르칠 맛 나는 교단 조성이 급선무다. 그것이 교총이 말하는 ‘스쿨 리뉴얼’이다. 교원이 신바람 나는 교단 조성 스승 존경과 교권보호가 교육경쟁력이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이다. 특히 ‘교육 바로 세우기’와 ‘교권 바로 세우기’는 오늘날 교육의 화두이다. 교사는 스스로 전문직으로서 절차탁마해 높은 전문성과 윤리를 보이고, 학부모·학생은 교권 침해자가 아니라 교권 수호 파수꾼으로 거듭나야 한다. 교육계에서 올해를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교육이 걱정인 나라에서 교육이 희망인 나라’로 혁신을 추진하는 것도 교권보호에서 출발해야 한다. 훌륭한 교육은 학교가 행복배움터로 자리매김해 교원, 학생, 학부모 등 삼위일체가 서로 보듬고 배려하는 가운데 실현되는 것이다. 이번 교원지위법을 적용한 학부모에 대한 첫 고발 사례는 빈발하는 교권 침해와 갑질 일탈에 일대 경종을 울렸다. 그 누구든 학교와 교단에서 교원의 정당한 지위와 교권을 침탈해서는 안 된다는 강고한 교훈을 주고 있다.
며칠 전 졸업식이 끝난 아이들은 분주하게 인사를 나누고는 썰물처럼 학교를 빠져나갔다. 그렇게 교실을 들락거리며 수업을 열심히 하고 면접 준비를 시켜도, 졸업할 때 찾아와 인사하는 것은 고작 3학년 담임교사에 국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 2학년 때 담임까지 찾아와 인사하는 아이는 별로 없다. 교과 수업만 하던 교사까지 찾아오면 ‘희귀종’이다. 하긴 고3 담임 반 아이들조차도 교실에서 손 흔들곤 끝. 교무실까지 찾아와 인사하는 아이는 전교생 중에 다섯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고3 담임 선생님(만) 땡큐! 그렇게 한 해 동안 정들였던 아이들과 이별했다. 새 학년의 배정된 반을 다 불러 주고 빈 교실을 뒷정리하며 혼자 콧날이 시큰했다. 그런데 뒷정리가 끝나도록 기다리며 교실 앞 복도에 혼자 기웃거리던 아이가 있었다. “선생님, 이거... 학기 중에 드리면 선생님께서 절대 안 받으실 것 같아서요.” 낯익은 글자로 쓴 손편지 한 통과 레몬청 한 병. 쑥스러운 듯 건네며 감사했다고 전한다. 이게 뭐냐고 묻자, “선생님, 커피 많이 드시던데 비타민도 보충하셔요.” 하면서 건네고는 서둘러 나갔다. 손에 들려준 편지를 읽다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가정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아이. 정부가 주는 수당에 기대 엄마, 누나와 지내야 하는 궁핍한 생활 탓에 읽고 싶은 책을 사는 것도, 변변한 학원 등록도 하기 어려웠던 아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기업에서 제공하는 장학금도 받게 하고, 수시로 면담을 하며 무사히 고2의 격변기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왔다. 몰라줘도 그만이고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늘 그렇듯 아이들은 그냥 아이들이니까. 그런데 어지간히 마음에 남았던지 꾹꾹 눌러 쓴 손편지에 감사하다는 말과 자신의 꿈이 바뀌어 교사가 되겠다는 이야기. 가슴을 울리고 만다. 물론 한 해 동안 표현하지 않으면 감사가 아니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했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준 주변의 수많은 사랑과 도움과 은혜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그랬더니 그 수혜자(?)가 되고 말았나 보다. 감사는 아무리 넘쳐도 해가 되지 않으니 늘 그리 가르쳐온 것이다. 절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졸업생이 찾아오면 종종 하는 이야기가 ‘선생님께서는 절 잘 모르실지도 모르지만’이다. 안다. 왜 아이들이 그렇게 말하는지. 하지만 대부분은 기억한다. 얼굴과 이름이 좀 헷갈릴 때가 있어도 대부분 이야기를 이어가면 고구마 줄기처럼 기억이 딸려 올라온다. 그런데도 자신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해봐야 날 모를 텐데, 인사는 해서 뭐하나.’ 기억은 참 소중한 것이어서 한번 기록이 되면 참 오래 가는 것인데. 그 기억이 추억으로 저장되면 쉽게 희석이 되지도 않는 법인데. 자신을 기억할 것이라는 믿음과 지금의 자신이 있게 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기억이 인간을 더욱 풍성하게 하고 깊고 넓게 하는 힘이 있음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지. 이별 그리고 만남, 떠나보내고 이제 또 새로 맞이하는 변곡점에 서서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다워지는 지점이 바로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감사하다면 표현하라고 올해도 또 그렇게 가르쳐야겠다.
연수나 협의회 등에 참석하면 늘 듣는 이야기가 있다. “바쁘신데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어디서나 비슷한 인사말을 하지만, 으레 하는 말로 듣기에는 선생님들의 표정이 다소 너그럽지 못하다. 선생님들은 정말 바쁘다. 타 직군과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업무를 수행해내기가 무척이나 어렵고, 바쁘다. 학생을 위한 교사 본연의 업무와 그를 잘하기 위한 준비, 뒤따르는 부수적인 행정, 여기에 더해 각종 행사 등의 주객이 결국 전도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행 따르다 보면 본질 잃어 교사의 기본 업무는 학습지도와 학생과의 교감이다. 이 두 영역이 무엇보다 가장 먼저 이뤄야 할 교사의 소명이다. 그러나 이를 위한 고민의 시간 틈으로 최근 경향에 맞는 수업을 잘하기 위한 각종 모임, 매년 성향이 변하는 학생과 공감하기 위한 기법 연수, 여기에 더해 교육적인 수명이 길지 않아 보이는 행사성 업무까지 비집고 들어 온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교사 본인은 막상, 자기 주도적 고민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다. 결국, 학생의 성장이라는 알맹이 없이 시류에 걸맞은 결과물만 양산해내고 본질을 잃어버린 기계적인 시간만 소비하게 된다. 학생들도 정말 바쁘다. 학교 교육 방향에 활동형 학습에 대한 요구가 그득해지면서 다양한 수업방식이 도입됐고, 그로 인해 수행평가 비중이 늘고 교과 외 자율활동 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그리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 됐다. 학생도 스스로 학습을 위한 고민의 시간을 뺏긴 채 주어진 과제를 꾸역꾸역해내기 바쁘다. 지나치게 많은 교내·외 행사와 활동도 학생들을 교사 못지않게 본질을 잃어버린 학습의 현장으로 내몬다. 처음 교직에 발을 디디고, 각종 연수를 쫓아다니던 신임 교사에게 한 선배 교사 교육정책도 수업방식도 나름의 유행이 있더라며 연수를 통해 배우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어느 한 분야에 매몰되지 말고 본인만의 기준으로 교육철학을 수립하라고 했다. 철학 없이 매몰되면, 새로운 교육의 흐름이 왔을 때 자신의 교직관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주의를 주며 뿌리가 깊은 유연함을 견지해야 한다고 했다. 앞선 내용과 연결해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을 생각하면 교육에는 유행이 없어야 한다고 해석하게 된다. 변화를 수용할지언정, 기존의 것을 뒤엎고 새로운 것에만 적응하려 하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 신중을 기해야 하는 교육정책의 수립과 수행에 어려움을 불러올 것이다. 교사가 본연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한 정책적이고 실질적인 뒷받침을 통해, 학생과 교사가 모두 새로운 변화에 잘 적응하며 기존의 가치도 잘 이뤄낼 수 있는 여건 보장을 마련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맞고, 그때도 맞다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의 주인공 함춘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게 뭐, 대수인가요? 우리는 다 그냥 할 만큼만 하고 사는 거예요. 뭘 더 원해.” 지금은 맞고, 그때도 맞다. 그리고 지금이 틀렸으면, 그때도 틀렸다. 지금과 그때를 양분하는 순간, 함춘수처럼 ‘할 만큼만 하는’ 부작용이 만연할지도 모른다. 좀 더 온고지신하는 자세로 교육을 대해야 할 것 같다. 교육은 유행이 아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전 세계가 비상사태다. 발병국인 중국에서는 이미 확진자 7만 명, 사망자 1700명을 넘어섰다. 날이 갈수록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인접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에는 아직 사망자는 없지만, 확진자가 늘고 있다. 바이러스는 아시아, 유럽, 북미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우려가 된다. 단위학교 방역물품 확보 못해 정부에서는 중국 발 입국 제한, 입국자의 격리 수용, 국민 교육·홍보 등의 방역대책을 수립·실행 중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유·초·중·고·대학교 등 각급 학교도 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학교별로 줄줄이 개학·졸업·입학식 등을 연기하거나 취소했고, 일부 학교에서는 개학 후 휴교·휴업 중이다. 그런데 전국의 학교가 전염병 확산 방지와 방역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교육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선 학교는 개학 연기·휴교·휴업, 의심 환자 출결처리 기준, 관련 의약·방역물품 구입과 행정에 정부와 교육당국의 혼선과 무책임으로 애로가 많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인 학교의 감염 예방과 방역 활동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 국가적인 대처와 교육당국의 인적·물적·행정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관련 방역물품 지원, 행정체계 등이 학교현실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 우선 화급하고 필수적인 마스크·손세정제 등 방역물품은 교육당국에서 확보, 공급하는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 현재 일선 학교에서는 보건 관리 기준·지침에 따라 마스크, 손세정제, 체온계 등을 구비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학교 보유분은 금방 소진된다. 그렇다고 단위학교에서 이들 물품을 조기에 대량 구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가격폭등, 예산부족은 차치하고 품귀현상으로 구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현재 학교에서 업체에 마스크·손세정제 등을 주문하면 적어도 보름 이상이 걸린다. 학생들에게 기침예절, 손 씻기를 강조하는데 정작 마스크·손세정제 등을 지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처럼 비상시에는 관련 방역물품 구입을 단위 학교에 맡기기보다는 정부와 교육당국 차원에서 일괄 구입해 일선 학교에 보급하는 ‘안정적 생산·유통·공급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판매처에도 일인당 구입량 게시, 매점매석의 제재 등과 같은 피상적인 임시방편이 아니라, 비상시 학교·학생용 구입은 우선 공급토록 지침을 개선해 원활한 공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감염 예방·교육·홍보·행정 보고 등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각급 학교에 보조인력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보건교사가 없는 소규모 학교와 ‘나 홀로 근무’하는 유치원 등의 경우 보조인력 배치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교육청 차원에서 보건 보조인력 풀을 구축해 대체 인력을 지원해줘야 한다. 한편, 이번 사태와 같은 비상시의 학생 등교 중지·격리·출석관리, 휴교·휴업,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등에 통일된 기준을 담은 종합적 매뉴얼이 마련돼야 한다. 평상시에는 단위학교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학사와 교육과정을 운영하지만, 현재와 같은 위중한 대재앙에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국가가 책임지는 제2의 국방 정부와 교육당국 차원의 안정적인 학교 지원과 통일·일관된 행정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학교의 안정을 도모하는 길이다. 지난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의 원활하지 못한 지원과 행정으로 겪은 어려움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결국 이번 우한 폐렴 사태는 국제적 방역공조와 국민적 합심협력이 조기 해결의 열쇠다. 방역은 제2국방이고 성숙한 사회일수록 시민의식이 빛을 발한다. 정부와 교육당국은 교육자치·분권화·자율화 등을 내세워 일선 학교에 모든 것을 떠밀지 말고 현장친화적인 종합적·총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자.” 새로운 해를 시작할 때마다 항상 되새기고 다짐하는 말이다. 9년째 교무부장을 하다 보니 주변에서 어떤 이들은 ‘이제는 편하겠다’, ‘학년도만 바꾸면 되잖아’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결코 그렇지 못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작은 일에도 최선 다해야 많은 선생님들이 공감하겠지만 자신이 올린 결재 문서가 결재권자에 의해 수정이 되면 유쾌하지만은 않다. 결재 경로를 떠나 자신의 글을 누군가 수정하는 것은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치명적인 오류의 경우는 직접 확인하지만 단순한 표기, 서식 구성의 오류인 경우는 수정 후 결재를 올린다. 결재 이력에서 수정 내용을 확인한 선생님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침묵이나 ‘고맙다’는 인사가 대부분이지만 굳이 그런 것까지 고쳐야 되냐는 불편한 반응도 종종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나 역시 경력이 짧았을 때는 문서를 작성할 때 불합리하다고 느꼈었다. ‘내용이 중요하지, 점의 위치가 왜 중요하지?’ 힘들게 준비한 결재 문서를 지적하는 관리자 분들이 야속했다. 그런데 기본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왜일까? 나 역시 형식에만 얽매이게 된 걸까? 영화 ‘역린’의 한 장면에 중용 23장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나오면 겉으로 드러난다.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이 문장의 핵심은 기본에 있다고 본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켰을 때 그 다음 것이 있을 수 있다. 요행으로 그 다음 단계까지 갈 수는 있다. 하지만 기본이 안 된 상태에서 쌓아올린 것은 쉽게 무너지고 만다. 군대에서 제식훈련을 무한 반복하는 이유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생명이 걸린 화기를 다루는 군에서 태도와 사고를 바르게 갖게 하기 위해 행동의 기본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이다.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역시 마찬가지로, 사소한 일들에 정성을 다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엄격하게 형식을 지켜 문서를 만들고, 계획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과 무관한 형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학교의 모든 일은 직간접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일들이다. 그 일을 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그리고 그보다 기본에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갖추고 유지하기 위해 작은 부분에 정성을 쏟는 일은 중요하다. 국어를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신경을 많이 쓴다. 사전을 찾아가며 정확한 어휘를 찾기 위해 많은 고심을 한다. 제대로 생각을 전하기 위해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친다. 이 또한 아이들을 위한 일 새 학기가 시작되면 많은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는 모르지만 결재 문서의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묵묵히 고쳐드릴 것이다. 어쩌면 이런 당연한 일들 하나하나가 우리 아이들을 위한 작은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난달 기준으로 올해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사가 전국적으로 6666명이다. 지난해 1월 6049명에 비해 10.2% 늘어났다. 부산광역시 같은 경우 신청 명예퇴직자의 수가 확보된 퇴직금 예산을 초과해 신청자 687명 중 93명을 반려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명퇴에 엇갈리는 선후배 마음 매년 꾸준히 명예퇴직을 원하는 교사가 많아진다는 것은 교육계에 결코 긍정적 신호라 할 수 없다. 그 수많은 교사들도 분명 처음에는 교단에서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고 싶었을 텐데, 이제는 조건만 충족되면 떠나고 싶은 공간이 돼버렸다는 얘기니까. 10년 전까지만 해도 교사의 체벌이 현재보다 자유롭고, 더 이전에는 소수의 교사가 체벌을 무작위로 사용했던 때가 있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학생인권이 논의 대상으로 떠오르며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끔 교육현장은 바뀌어 왔다. 하지만 이의 부작용으로 일어나는 교권의 추락을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 이제 교육현장에서는 폭주하는 학생을 그 어느 교사도 막을 방법이 없다. 생활지도를 하는데 바로 앞에서 학생이 거울을 꺼내 화장을 고친다거나, 그런 학생의 화장품을 압수하지 못해 보고만 있어야 한다는 얘기는 2020년에 매우 흔한 얘기다. 차라리 학생이 교사를 때려 형사 처분을 받게 하고 싶다는 말이 교사로부터 나오는 것도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학생은 자신이 폭력을 행해도 교사라는 직위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우리의 약점을 파고든다. 교사에게는 교육현장에서 탈선하는 학생을 지도할 권한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모든 책임은 교사에게 넘어온다. 어려워진 학부모와의 관계도 한 몫을 차지한다. 학부모가 갑이 되고, 교사는 그에 맞춰 서비스를 무한 제공해야만 하는 존재로 전락했다. 잘못이 없어도 트러블을 피하기 위해 사과부터 해야 한다. 체육 시간에 매트가 더 푹신하면 좋겠다거나, 군대도 아니면서 왜 오래달리기를 하냐는 식의 민원을 받은 나는 명퇴를 신청하는 선배교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것이 바로 학생인권을 챙기느라 놓쳐버린 교권 추락의 민낯이다. 이런 시점에 교·사대생들은 늘어나는 퇴직 교사들을 보며 박수를 친다. 자신의 임용합격과 직결되는 선발 인원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퇴직신청이 는 만큼 임용 인원이 늘기를 바라고 있다. 본인만 합격할 수 있다면 선배들의 퇴직 이유는 크게 중요치 않아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입직하고 나면 이내 아이들을 다그치다 지쳐 이제는 빨리 교육현장을 떠나고 싶어진다는 선배교사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예비교사일 때 이론을 열심히 배웠어도 막상 학교에 오면 공격적인 학생을 제어할 방법이 없어 진을 빼는 현실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교직생활 위한 동기부여 필요 누구보다 교직을 꿈꿨던 이들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누구보다 교직을 떠나고픈 이들. 이들이 같은 사람이게끔 만드는 현실이 교육현장을 멍들게 하고 있다. 늘어나는 명퇴자를 보며 박수 치는 예비교사들이여, 향후 몇 년 내에 명퇴를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 필요한 건 합격에 다가서는 일보다 오히려 꾸준한 교직생활을 하고 싶게 만드는 보람과 동기부여다. 이를 위해 학생인권과 교권 사이의 균형을 다 같이 고민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