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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6주기 기억식'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성명서 낭독이 진행 되고 있다.
1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용산초등학교 전용재 교장이 5,6학년을 대상으로온라인 개학식에서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4·15 총선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구성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 교육위원 중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박용진·박찬대·서영교 위원, 미래통합당 곽상도·홍문표 위원 6명이 생환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박경미 위원과 미래통합당 김현아·전희경·이학재 위원, 정의당 여영국 위원은 낙선했다. 개표 결과 20대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민주당 간사를 지낸 조승래(대전 유성갑) 의원은 56.5%, 박용진(서울 강북을) 64.4%, 박찬대(인천 연수갑) 56.8%, 서영교(서울 중랑갑) 57.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미래통합당에서는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67.4%,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위원이 53.9%의 득표율로 여의도 활동을 이어가게 됐다. 민주당의 김해영(부산 연제), 박경미(서울 서초을) 위원은 각각 47.7%, 45% 득표율로 2위에 그쳤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보수의 ‘잔다르크’로 불렸던 전희경(인천 동구미추홀갑) 위원이 42.1%의 득표율을 얻으며 낙선했다. 김현아(경기 고양정) 44.8%, 이학재(인천 서구갑) 42.5% 위원과 정의당 여영국(경남 창원성산) 34.8% 위원의 얼굴도 21대 국회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비례대표로 출마한 홍문종 위원도 최종 낙선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21대 국회는 새로운 정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0대 국회에 이어 경제 민주화, 유치원 개혁, 국민안전의 성과를 뚝심 있게 이어가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곽상도 통합당 의원은 “다시 일 할 수 있게 허락해주셔서 고맙다”며 “당이 어려워져 마음이 무겁지만 경제회복, 보수재건에 앞장서겠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비례대표 의석은 미래한국당 19석,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이 각각 3석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교육계 인사로는 더불어시민당에서 권인숙(3번) 명지대 교수, 최혜영(11번) 강동대 교수가, 미래한국당에서는 윤창현(2번) 서울시립대 교수, 정경희(7번) 영산대 교수, 조명희(9번) 경북대 교수, 허은아(19번) 경일대 교수가 당선됐다. 열린민주당이 3석을 확보하면서 유일한 교사출신 후보자였던 강민정(3번) 서울시교육청 혁신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대입 개편·고교학점제 실시 주목 자사고·외고 일반고로 전환될 듯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전체 의석 300석 중 60%에 해당하는 180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두면서 현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가장 이슈인 정책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다. 민주당은 공약집에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하겠다”며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국가교육위원회법을 처리하고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 각종 교육 의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이기도 한 국가교육위원회는 중장기 교육정책을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올해 출범이 목표였지만 야당의 반대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었던 대표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소관위원회 의결 정족수인 5분의 3 이상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패스트트랙 절차가 무의미해졌다.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커 상임위에서 처리가 되지 않는 법안이라 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 입법 활동 대부분에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대입제도 개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서울지역 16개 대학에 대해 2023년도까지 수능 위주의 전형 비율을 40% 이상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특정 유형 고교나 고소득층에 유리한 특기자 전형 및 논술위주 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 위주 전형 및 수능위주 전형으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공약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비교과 영역 축소, 자소서 및 추천서 폐지, 세특 기재 의무화, 전체 과정 블라인드 전형 실시 등으로 대폭 개선하고 평가 기준과 대입전형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5년 3월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 놓은 상태여서 갈등이 예상된다. 또 전국단위 모집 일반고는 광역단위로 변경해 쏠림현상을 예방하고 고입에서 사교육 경감을 위해 과학고·영재학교의 선발방식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2년 간 광범위한 국민 토론 위주의 상향식 공론화를 통해 고교학점제 도입 및 교육과정 개편에 따른 2028학년도 새 대입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국립대 반값등록금 실현 여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연간 평균 419만 원인 39개 국립대 등록금을 210만 원으로 인하하고 연간 1500억 원대였던 국립대 육성사업 재정투자를 6400억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국립대 자체수입 부족분은 국가 지원금을 확대해 충당하고 국립대학법을 제정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은 제시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학교 현장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공약들도 다수 있어 교육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학부모회·학생회 법제화나 학교 민주시민교육 여건 조성, 학교복합시설 확대 등은 논란의 소지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종욱)는 4월 16일(목) 4~6학년을 대상으로 원격수업 개학식을 실시했다. 개학식에는 교장선생님 인사 말씀과 담임선생님 소개 영상과 함께 편지글을 학교 누리집에 탑재했다. 원격수업에 참여한 4~6학년 학생들은 1교시 자율활동 시간에 교장선생님 인사 말씀과 담임선생님 소개 영상을 보고 원격수업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구글 Meet을 이용한 쌍방향 수업으로 담임선생님께 전해 들었다. 특히, 원활하고 안전한 원격수업을 위해 실천해야 할 개인정보 보호 등 10가지 수칙을 숙지했다. 신녕초등학교에서는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4월 13일(화) 학생들 가정으로 주간학습안내 및 활동지, 원격수업에 관한 안내장, 담임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손편지와 약간의 간식을 담아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학생들 가정에 안전하게 전해줬다. 4학년 손홍석 교사는“학생들의 원격수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구글 Meet 및 e학습터 이용방법을 사전에 안내했으며, 그 결과로 오늘 11명의 학생들과 쌍방향 원격수업을 통해교사의 본연인 수업에 임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박종욱 교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개학을 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는데 전교직원이 노력하여 오늘 원격수업을 시작하게 되어 기쁘다"면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 등 원격수업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길러지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학생의 안전과 교육을 지키기 위해 학교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라고 묻는다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힐난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와 연계하면 일찍이 문화인류학자들은 “인류는 전염병에 의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물론 사람마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자신의 삶과 가치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필자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우리 사회가 숙고해야 할 사항으로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바이어스, 즉 편견이나 확증편향의 심각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요즘 우리는 일찍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면서 봉쇄,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느라 일상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럽게 지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3달이 넘도록 하루도 예외 없이 보도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지구촌이 팬데믹(pandemic)의 대혼돈상태에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럴 때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이 바이러스 대책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위정자들의 실력이 밝혀지고 있다. 그야말로 실력이 하수에 불과하지만 과장과 왜곡, 집단의 확증편향 사고에 의해서 선택을 받아 정치라는 옷을 입은 얼치기 위정자들의 민낯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이러스가 빼앗아 가는 생명보다 위정자들이 초래하는 죽음의 정치에 더 분노한다. 다만 이 기회에 바이어스에 근거하여 위정자 선택이 초래하는 사회적 후유증을 돌아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역사는 나선형으로 진보하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정작 바이어스가 지배하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살펴보자. 첫째, 가장 한국적인 사례는 ‘아무개는 빨갱이다’라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사고다. 진보성향의 정치인을 좌파 빨갱이로 매도하는 것이 어디 하루 이틀의 문제던가. 반세기가 훨씬 넘어서까지도 버젓이 활개를 치는 이 치명적인 바이어스는 언제쯤 수명을 다하고 도태될 것인가? 둘째, 대학을 가야만 사람 구실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교육관이다. 고교 졸업자의 70%가 대학에 진학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그런데 대졸자들이 학력과는 전혀 무관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간다. 국력의 낭비는 차치하고 개인의 삶을 철저히 희생시키는 이 편견은 이젠 경종을 울려야 한다. 셋째, 재벌에 대한 불신과 혐오이다. 우리가 G20의 국가로 당당히 진입한 것은 대기업의 역할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들이 오늘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불법과 탈법으로 이룩한 성취는 불신과 증오를 부르기에 충분하다. 여기엔 정부의 특혜와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따라서 사람들의 마음속엔 부정적인 확증편향의 사고로 매듭지어져 있다. 넷째, 지식인에 대한 비하다. 최고의 지성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행태와 이해득실에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추태는 애꿎게도 철새에게 저질 동급의 오명을 씌우게 되었다. 다섯째, 환자만이 마스크를 쓴다는 잘못된 인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젠 유럽이나 미국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였다. 왜냐면 이는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지만 타인에 배한 배려이고 공동체의식의 모범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수많은 바이어스는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다. 이제 머잖아 불청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백신에 의해 퇴치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백신이 없는 바이어스다. 바이어스는 인간의 강고한 확증편향에 기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어스는 가짜뉴스로 둔갑하여 우리의 생각과 이성까지도 마비시키는 선동의 주범이다. 우리는 선진국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유럽과 미국처럼 사재기가 없고 강제적 봉쇄 없이도 자발적 자가 격리, 사회적 거리 두기의 참여를 통해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슬기로운 민족이다. 이 시기는 세계사에 미치는 위세로 인해서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의 의미가 바뀌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다. 우리에겐 백신이 없는 바이어스가 바이러스보다 무섭다는 인식이 우선이다. 또한 바이어스가 인간을 숙주로 기생하지 못하도록 퇴치해야 할 것이다.
명예퇴직을 앞두고 강의 의뢰를 받았다. 새 학기 준비 기간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한다. 이 기간에는 전 년도 교육 성과를 성찰하고, 새로운 교육 계획의 방향을 협의한다. 특히 새로 전근 오는 선생님들과 기존 선생님들이 함께 해서 새 학년 교육 준비에 중요한 기간이다. 이 기간에 특강 시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2020년 2월 19일 13:00~14:30을 계획했다. 그러면서 동료 선생님들이 마지막 강의, 마지막 특강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강의 의뢰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 이제 퇴임을 했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그동안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 평가, 그리고 교육과 관련된 분야 강의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 퇴임하는 마당에 그런 연수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이제 그런 내용의 연수는 남겨진 선생님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연수 계획표에도 교육과정, 수업 및 평가 관련 프로그램은 편성되어 있다. 고민만 커지니 강의 의뢰를 받았을 때 거절하지 못한 것이 후회됐다. 생각을 뒤척이다가 우연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답을 찾았다.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해 진행하는 방송이었다. 아코디언 연주자 심성락이 초대됐다. 등장하는 모습을 보니 거동이 불편해 보인다. 저렇게 나이 드신 분이 연주할 수 있을까. 그러나 연주가 시작되자 분위기가 달랐다. 물 흐르듯 건반을 눌렀고, 소리도 그윽하고 애잔했다. 대가 연주자의 음향이 청중의 심금을 파고들었다. 늙은 연주가는 천진무구한 소년처럼 행복해 보였고, 관객들은 가슴에 적시는 음률을 눈빛에도 담았다. 그러면서 교직을 생각했다. 교실에서 30년 넘게 몸부림치며 버텨왔다면, 마지막 모습도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이면 안 될까. 대학에서는 퇴임하는 교수들이 고별 강의를 한다. 이것이 보편화한 그림인데, 고등학교는 왜 안될까. 교단에서 평생 보낸 분들은 마지막 수업도 없이 쓸쓸히 떠나는 것이 아쉽다. 마지막 강의가 아니라 고별 강의를 준비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강의 제목이라도 먼저 알려 달라는 말에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이야기’로 보냈다. 내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책에 있는 이야기, 인터넷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어디서든지 들을 수 있다. 그런 이야기는 메마르고 황량할뿐더러 감동도 없다. 영화감독 봉준호가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수상 소감을 밝힐 때처럼, 내 이야기가 가장 창의적이다. 교직에 발을 딛고 지내온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회가 변하고, 그 물결로 ‘내’가 변해온 과정을 이야기했다. 시를 인용하고, 그림을 보여주면서 힘들었던 이야기, 즐거웠던 이야기를 추억처럼 말했다. 아이들이 시를 공부하는 방법을 고민했던 이야기, 글쓰기 교육을 위해 노력했던 일, 독서 교육에 빠져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던 이야기 등. 때로는 실패하고 때로는 성공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부끄러운 과거도 숨기지 않았다. 성찰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가끔 힘든 상황을 만나면 신념과 용기가 꺾기기도 했지만, 가르치고 배우는 즐거움에 여기까지 왔다. 힘들 때는 적당히 하고도 싶었지만, 어린 학생들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애를 쓰면서 왔다. 결국 교육은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는 따뜻한 감성으로 학생들의 마음에 깊이 다가서야 한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성장하는 기쁨도 많았다. 나이 먹으면서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겉으로 드러내는 행동보다 그 이면을 읽는 태도가 생겼다. 아이들을 가르치기보다는 아이들의 배움을 돕는 교사가 됐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아이들을 사랑해 주는 선생님이 되기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무난히 교단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은 경험이 많고, 통찰력을 갖춘 선생님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료들과 협력하며 전문성을 키우라는 말도 남겼다. 가장 위대한 일은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생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열심히 살았다. 퇴직이 열심히 살았던 습관과 이별하는 느낌이다. 학교를 떠나지만 나의 교육적 열정, 교육적 영감을 선생님들이 기억해주고, 내가 지녔던 내면의 떨림까지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강의를 마쳤다. 강의가 끝나고 선생님들이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퇴임하지 마시고 계속 강의하셔야 할 것 같아요.’라고 입을 모았다. 새로 우리 학교에 오신 선생님도 ‘수석선생님, 오늘 울림이 있는 멋진 강의였습니다.’며 인사를 건넨다. 길게는 함께 3년을 근무했지만 오늘 처음 만난 선생님들도 있다. 이제 그들과 긴 이별을 했다. 아프리카 속담에 ‘죽어가는 노인은 불타고 있는 도서관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비유에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교단에서 헌신한 선생님의 인품과 성취도 학교를 떠나면 빈 들판에 떠다니는 바람이 된다. 그 선생님의 풍경은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저장할 수 있다. 어쨌거나 퇴임은 기약 없는 작별이기에 슬픔이 앞선다. 달랑 꽃다발만 안기고 떠나보내는 것은 아쉬움이 많다. 대학처럼 고별 강연을 하는 문화를 만들면 어떨까. 명성이 있는 교수들 못지않게 교실에서 묵묵히 헌신한 열정에도 박수를 보낼만하다. 도전하는 과정에 누적되어온 고난의 이끼까지도 지지를 보내고 우리가 공유해야 한다. 책으로 배우는 교육학은 삶과 분리된 학문일 수가 있다. 교육계에 몸담았던 긴 세월 동안 가슴 태우며 이루려 애썼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아픔도 남겨진 후배들에게 진짜 살아 있는 학문이 된다.
한국교총과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근로자 고등학생 자녀 장학생을 추천받는다. 월평균 급여 250만 원(연간 3000만 원) 이하 비정규직 근로자(무직자 안 됨)의 고등학생 자녀가 추천 대상이다. 학교성적이 평균 60점(백분율) 이상, 성취율에 따른 성취도 평정법으로 성적을 표기하는 경우에는 성취율(원점수)이 60% 이상이라야 한다. 한 가정에 한 자녀만 추천할 수 있다. 소속 학교를 비롯한 여타 기관·단체로부터 올해 장학금이나 학자금을 지원받지 않았고, 받을 예정이 없어야 한다. 접수 기간은 다음 달 1일(금)까지다. 각 학교 담당자는 학교장 추천을 거친학생(2명 이내)의 서류를 한국교총으로 우편 접수하면 된다. 5월 1일 우편 도착분까지만 유효하다. 선발된 학생에게는 6월과 11월에 각각 장학금의 절반(50만 원)씩 주어진다. 추천 시 유의사항 등 자세한 내용은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를 참고하면 된다. 문의 한국교총 대외협력국 02-570-5573
“온라인학습은 한정적이고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선생님이 말과 행동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학생과 상호작용하는 오프라인과는 큰 차이가 있지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합니다. 원격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기기 오류, 네트워크 오류 등이 발생할 거예요. 학생, 학부모가 현재 상황을 이해하도록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합니다.” 이은상 서울 창덕여중 교사는 ‘신뢰’를 강조했다.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온라인학습의 효과는 학업 성취보다 학교, 교사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기술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학습자의 수업 참여를 이끌고 학습 행위에 대한 피드백을 제시해 상호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덕여중은 미래 사회에 걸맞은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연구, 실천하는 서울미래학교 연구 학교다. 이 교사는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과 6년째 미래학교의 교육과정을 실현할 학교문화와 학습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1인 1디바이스, 무선인터넷망 구축 등 정보화 환경 조성과 공간 혁신을 꾀해 주목받았다. 그는 “미래학교는 이미 학교 내 온라인학습 환경과 활용 역량 등을 확보해 다른 학교에 비해 여건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면서도 “미래학교 등 일부 특별한 사례가 일반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포장돼선 안 된다”고 경계한다. 미래학교에서의 온라인학습은 공교육의 대안과 도입 가능성을 찾는 데 의의를 둔다. 학습자 중심 학습을 위해 온라인을 활용한 것이다. 단순히 강의의 대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온라인 매체나 플랫폼을 다양한 활동을 위한 도구, 활동 결과를 피드백하는 채널로 활용한다. 창덕여중의 사례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정보화 환경이 안정화되고, 이를 활용하는 교사의 수가 활용하지 않는 교사의 수를 넘어선 건 3년이 지난 후였다. 이 교사는 “6년째에 접어들면서 온라인학습의 장·단점과 활용법, 문제 발생 시 대응방법 등 노하우가 생겼지만, 등교하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수업을 해야 하는 건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처음”이라고 했다. “선생님들께 ‘신속하게 대응하자’ ‘간단하게 접근하자’고 제안했어요. 학습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에선 특별함보단 모든 학생이 온라인학습에 참여할 수 있는 일반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하니까요. 기존에 구축된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되 교과 특성과 학습 목표에 맞게 교사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제안했습니다.” 이 교사는 ▲온라인학습의 목표 정하기 ▲학생·학부모와의 공감대 형성하기 ▲공통 플랫폼(학교 차원)과 자율 플랫폼(교사 개인별)의 조화 ▲학생들의 학습 상황 파악하기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 차원의 큰 목표를 정한 후 교사가 학습 목적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원격수업의 내용과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 그는 “교사의 수준과 상황에 맞는 원격수업의 목표를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건 교사뿐 아니라 학생, 학부모도 다르지 않다는 걸 강조했다. 교사가 정한 원격수업의 목표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충분히 안내하고, 원격수업에 어려움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기기 보유 상황과 사용법 숙지 여부, 원격학습 환경 등을 파악하면서 교사의 진정성을 전하고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 교사는 “학습 공간은 달라졌지만, 여전히 교사들은 온라인 안에서 최선을 다해 교육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학교에서 교사의 역할은 지식전달자(Teacher)에서 안내자(Guide), 학습 촉진자(Facilitator)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학습 환경에서는 이 역할이 더욱 명확해지죠. 다양한 수업 자료를 어떻게 엮어 안내할 것인지, 수업 자료를 제작한다면 어떤 스토리로 풀어낼지가 관건이 됐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흡한 원격수업 관련 법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미래교육과 미래학교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디지털 학습 환경을 설계하는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들어와도 이를 활용하고 교육적으로 연계해 학교에 통합하는 것은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전문가 양성을 통해 다양한 학교 수업을 촉진하는 데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코로나 19 대응 이후의 미래교육을 추진해나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집에서 가능한 활동을 수업활동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등교로 재택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전염성이 극히 높은 코로나 19의 특성에 비춰볼 때 한동안은 싱가포르의 경우처럼 학교에 등교했다가도 감염자가 증가하면 다시 재택 수업으로 전환하는 일이 반복될 가능성마저 있다. 현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집에서만 가능한 활동을 학습활동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이다. 눈만 뜨면 아이들이 학교에 갔던 상황에는 지금과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부모와 자녀가 대화할 기회나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할 기회가 적다. 아이들이 가사일 도울 기회를 갖기 어렵고, 엄마와 함께 식사 준비나 요리를 할 기회를 가질 수도 없다. 종일 학교나 학원을 전전하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 학습이나 자기 관리력을 기를 기회가 없다.” 등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재택 학습 기간은 그동안 아침 일찍 등교하느라 놓쳤던 많은 것들을 직접 해보며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교사들이 학습 활동을 계획할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잘 연결시키면 학생들은 삶과 교육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삶이 곧 배움의 과정임을 깨달으며 배움에 더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가사활동을 학습활동으로 세탁·청소·요리하는 방법이 포함된 실과 과목은 재택 수업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핀란드의 원격수업 사례를 소개하는 이길호(2020)에 따르면 “8학년 Eelis Löfgren은 코로나 긴급 상황에서 빵과 아메리칸 팬케이크, 죽 요리, 오믈렛 튀김을 만들었다. 7학년 Luukas Matihaldi는 손과 기계로 세탁물을 씻고 햄 파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것을 동영상으로 찍고, 보고서를 만들어서 제출한다.” 아마 우리나라 선생님들도 이미 유사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요즘 아이들은 집에서 호텔 투숙객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집안일을 돕기는커녕 빨랫감을 방구석 아무 곳에나 던져놓고, 욕실바닥의 머리카락도 치우지 않으며, 자기 방도 전혀 정리하지 않는다. 그동안에는 아이들 등교 후 엄마들이 호텔 청소부처럼 모든 것을 정리해줬다. 선생님들이 이번 온라인 등교 기간을 잘 활용하면 우리가 그동안 교육시키지 못했던 것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배움과 삶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깨달으며 배운 것을 곧바로 자신의 삶에 적용하게 될 것이다. 가사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을 글로 쓰게 하는 것은 국어과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르친 청소와 세탁법을 활용하여 집안 전체 청소, 가족들의 옷 세탁 등을 하게 하면 힘들고 싫다는 생각과 더불어 많은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러한 가사활동을 하면서 어머니의 노고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 가사노동과 성 역할 및 성 평등에 대해 자료를 찾고 프로젝트를 하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여 가정에서의 활동 중에서 교육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많다. 재택 학습 상황 활용 교육 재택 학습 상황을 활용할 수 있는 예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하면서도 학생들이 주어진 시간표에 따라 수동적으로 따르도록 시켰다. 재택 학습의 경우에는 온라인 쌍방향 실시간 수업이 아닐 경우에는 자기 스스로 매일매일의 시간표를 재구성하고 이에 따라 학습하게 하고, 잘 안 된다면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지를 물어 차츰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 혼자서 해내기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온라인 학습도우미 혹은 방문 학습도우미 제도를 도입하여 도움을 줄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요새 학생들에게 결핍된 자기관리력을 길러줄 수도 있을 것이다. 혼자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학습에 있어서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생각하고 깨달으면서 학생들은 성장해갈 것이다. 재택 학습 환경 강점 찾아보기 모처럼 주어진 재택 학습 기회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보살핌을 받는 수동적인 가족 일원이 아니라 적극적인 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여러분이 재택 학습을 함으로써 여러분 가정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여러분이 꿈꾸는 행복한 가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가정에서 바람직한 자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여러분에게 학교란 어떤 의미인가요? 등등의 질문을 제공하고 답을 찾아가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그러면 학생들은 가족의 의미, 학교의 의미를 새롭게 찾고, 자신의 역할도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면 학생들 스스로 재택 학습을 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자신과 친구들에게 질문을 하고 함께 생각을 나누도록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재택 학습 기회를 활용하는 학습 기회는 앞으로도 많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학습의 문제점에 압도되지 말고 발상전환을 통해 재택 학습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보자.
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은천초등학교(교장 이경희)에서는 취약계층 학생들에게 원격수업에 사용할 스마트기기 대여를 위해 태블릿 PC 셋팅 및 관리번호 스티커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공익제보센터에서 사학개혁에 앞장서온 직원의 딸이 비상근 시민감사관으로 선발돼 수개월 동안 수당을 챙겨온 사실이 알려졌다. 13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감사관 공익제보센터 소속 상근 시민감사관 A씨의 딸 B씨는 지난해 10월 비상근 시민감사관으로 선발됐다. 이 과정에서 A씨의 딸이라는 사실은 숨겼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는 B씨를 직접 선발하지 않았으나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된다. A씨 자신이 운영위원장으로 재직 중인 시민단체에서 근무하던 딸 B씨를 비상근시민감사관 위촉 공모에 추천했다.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둘이 부녀관계라는 사실은 B씨에게 휴일 수당이 지급된 과정에서 수상한 점이 발견되면서 뒤늦게 밝혀졌다. B씨에게 지급된 하루 감사수당은 15만원(반일 7만5000원)이며, B씨는 주말 출근을 통해 수당을 챙겨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로 시민단체에서 수년 간 경력이 전부인 B씨가 시민감사관으로 뽑힌 ‘청년 자리’ 자체가 사전에 기획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년 시민감사관’ 자리를 A씨가 만든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A씨는 ‘업무량 과다’ 등을 이유로 청년 몫이 필요하다고 요청해왔다. 보통 시민감사관은 학교 등의 종합·특정 감사 등에 참여해야 해 교육, 행정, 법률 등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퇴직 교원, 회계사, 감사원 출신 등이 주로 위촉됐고 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시교육청은 B씨에게 사임서를 받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으나, 정식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내부 감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자체감사를 배제하고 감사원 감사를 요청해야 한다”는 시민 여론에 이어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조(서일노, 위원장 이점희) 성명도 발표되자 시교육청은 10일 직접 감사원 감사 청구로 방향을 선회했다. 서일노는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 청구 외에도 A씨에 대한 직위해제 및 업무 배제, 부당수당 반환 등도 성명서를 통해 요구했다. 이들은 “모든 교직원들이 청렴 서울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동안 시교육청의 청렴실천 핵심기관에서 부패의 독버섯이 자라나고 있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동시에 느껴진다”며 “B씨 채용과정에서 아버지인 A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해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2016년부터 시교육청에서 근무해온 A씨는 남다른 정의감으로 사학개혁에 앞장서온 유명인이라 더욱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A씨는 관내 각종 사학 감사는 물론 관련 주제의 토론회에도 자주 출현하며 ‘사학 저승사자’란 별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2010년에는 아름다운재단에서 ‘공익시상’을 수상한 바 있다.
교육학자정원식 전 국무총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정 전 총리는 12일 유족 등에 따르면 정 전 총리는 신부전증으로투병 중이날 오전 10시께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정 전 총리는 한국교총의 전신인 대한교련을 설립한오천석 2대회장의 제자로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1956년부터교련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발족한 중앙교육연구소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정 전 총리는오 전 회장이 문교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장관비서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후 문교부 장학관을 거쳐 1961년서울대 사범대 교육학과 조교수로 교단에 섰다. 서울대 교육학과 부교수, 정교수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장을 1979~1983년 역임했다. 이후 평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교육학회장, 교육개혁심의위윈회 교육발전분과위원장, 간행물윤리위원회의 전신인한국도서출판잡지주간신문윤리위원회위원장, 방송위원회 산하 방송심의위원장, 사랑의 전화 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1988년에 12월에는 문교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그는 취임사에서“과거의 교육이 외부로부터 오염되고 침해된 경우가 많았다”며“앞으로 이같은 오염으로부터 교육의 본질을 수호하고 정치적 오염이 있으면 과감히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그는 1989년 창립한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해‘결국 정치세력화했고 정권퇴진투쟁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불법 단체로 규정했다. 또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 헌법정신에 비춰 인정할 수 없다”면서 교육공무원법의정치적 중립 조항을 근거로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한 구속과 해임 등의 징계를 단행했다. 그는 또 학원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학원 소요 사태와 교권 침해 행위에 강경대응하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이에 따라학생들의 정거 농성이 장기화되면 계고-임시휴업-전원유급-폐교의 단계적 조치를 한다는‘학원 안정 4단계 방안’ 발표와 학내 시위용품 제거와 대학 간행물의 순수 교육 지면화 등을 요구하는‘5·6 조치’를 발표해 운동권 학생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부정·비리 등에 대해서도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촌지 등의 교단 비리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정 전 총리는 1990년 12월 문교부 장관직을 사퇴하고, 덕성여대, 한국외대 겸임교수로 출강하다 이듬해 5월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됐다. 6월 취임을 앞두고 한국외대에서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나오다가 학생들이 투척한계란, 밀가루, 페인트 등을 맞았다. 그러나이 사건은학생운동권에 대한 여론이 오히려 급속히 악화하는계기가 됐다. 그해 7월국무총리로 임명돼 재직 중남북 고위급 회담 남측 대표로 나서 남북기본합의서를 조인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체결하기도했다. 1992년 국무총리 퇴임 후에는 민자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장, 제 14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세종연구소 이사장, ‘청소년 대화의 광장’ 재단 이사장, 안중근 의사 숭모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1995년 서울대 사범대학 명예교수가 됐다. 정 총리는 이후 다수의 이사장직을 맡아 활동하면서 원로 교육학자로 활동해 왔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겪는 많은 어려움을 지켜보면서 우리 주변의 위생과 우리 몸의 면역력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우리 몸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며 면역력은 몸에 좋은 식품을 섭취함으로서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몸에 좋은 식품은 무엇일까? 그 대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제철 식재료가 그 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철 식재료는 해당 시기에 가장 영양분이 많고 맛도 좋다고 할 수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동죽, 냉이, 달래, 미나리, 민들레는 지금 시기에 마트에서 쉽게 구해 식탁에 올릴 수 있는 식재료로 각각의 영양학적인 면과 이를 이용한 맛있는 조리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동죽=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 개펄에서 많이 채취되는데 예로부터 연안 어민들에게 식용으로 애용돼 왔다. 최근 바다 양식도 가능해진 동죽은 다른 어패류와 마찬가지로 양질의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 동죽의 단백질에는 히스티딘, 라이신등의 아미노산이 많아 좋은 단백질이 필요한 간장 질환과 담석증 환자에게 필요한 식품이다. 동죽에 들어 있는 타우린 성분은 맛뿐만 아니라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간의 해독작용 및 체내 지방을 분해하는 데도 좋다. 다른 조개류와 마찬가지로 동죽은 감칠맛이 진하게 나서 조개탕 등 국물 요리에 많이 사용한다. 오늘은 봄 특별식으로 동죽을 이용한 파스타 만들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달래, 냉이, 민들레=봄을 알리는 봄나물의 대표 주자다. 봄나물의 매력 하면 아마도 봄나물 속에 들어 있는 풍부한 영양 성분이 아닌가 싶다. 또 봄나물에는 우리 몸에 좋은 생리활성물질(생체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비타민, 호르몬, 효소, 신경 전달 물질 등을 지칭)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 요즘처럼 면역력이 중요한 시기에 꼭 추천드리고 싶은 식품이다. 먼저 달래는 독특한 맛과 향취를 지닌 향신채로 ‘들판에서 나는 마늘’이라 불릴 정도로 마늘에 풍부한 알리신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런 알리신 성분은 달래의 톡쏘는 매운맛을 만들어 내는데, 강한 살균·항균 작용 외에도 혈액순환, 소화촉진, 당뇨병 및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리신은 열에 약하므로 무침이나 마지막에 고명 등으로 사용하면 좋다. 이외에도 달래에는 비타민 C와 칼슘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식욕 부진이나 춘곤증 예방, 원기회복에 좋으며 자양강장 효과도 탁월한 채소다. 특유의 쌉쌀함과 향긋함을 머금고 있는 냉이 역시 대표적인 봄나물 채소로 생명력이 강해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냉이에는 각종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다른 채소류와 달리 단백질 함량이 높아 춘곤증 예방에 좋은 알칼리성 식품이다. 특히 냉이 잎에는 비타민A가 많이 들어 있어서 눈의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예로부터 냉이는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이뇨, 지혈, 해독 등에 효과가 있는 약리 식물로도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서는 민간요법으로 냉이를 지혈제로 사용했고 자궁 등의 출혈성 질환에 뿌리까지 함께 즙을 내어 먹었다고 한다. 나물이나 국의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는 민들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약재로도 많이 사용됐다. 동의보감에서 민들레는 염증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소개돼 있는데 민들레에 들어 있는 실리마린 성분은 매우 우수한 항산화 물질이며 간 기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민들레 잎은 식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뿌리는 약용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손발이 차고 속이 냉한 사람은 민들레를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도토리묵 봄나물 무침 △재료=달래 한 줌, 미나리 두 줌, 민들레 약간, 사과 1/4개, 도토리묵 1/2모, 참기름 1/2큰술, 통깨 1/2큰술 △양념=간 양파 30g, 간장 40g, 레몬즙 3큰술, 매실액 3큰술, 고춧가루 30g, 설탕 1큰술+1작은술, 까나리액젓 1t △만드는 방법 1. 달래, 미나리, 민들레를 손질해 4cm 길이로 썬다. 2. 도토리묵을 1cm x 4cm로 썬다. 3. 사과를 씻은 후 채를 썬다. 4. 양념 재료를 합한다. 5. 달래, 미나리, 민들레, 채썬 사과에 참기름을 두른 후 양념을 적당량 넣어 버무리고 도토리묵을 넣어 살살 버무린다. 6. 마지막에 통깨를 올린다. 냉이 봉골레 파스타 △재료=스파게티면 80g, 동죽 15개, 방울토마토 3개, 양파찹 30g, 화이트와인 1큰술, 통마늘 3개,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 1큰술, 파스타삶은 물(면수) 250g, 페퍼론치노 1개(기호), 냉이60g,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 1t, 면수(물 1500ml, 굵은 소금 1T), 고명(다진 달래 약간) Tip. 냉이·달래 대신 쑥갓 또는 이탈리안 파슬리, 동죽 대신 바지락, 페페론치노 대신 건고추 사용 가능 △준비과정 1. 동죽을 여러 번 비벼서 씻은 후 동죽을 볼에 담아 소금물에 붓고 검은 봉지를 씌워 2~3시간가량 해감 한다(해감이 된 동죽이면 생략) 2. 마늘을 져며 썬 후 올리브오일 1큰술에 재워 오일에 마늘 향이 베이도록 한다. 3. 페퍼론치노를 잘게 자른다. 4. 냉이는 물에 불린 후 씻어서 두꺼운 뿌리는 반으로 자르고 잎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5. 달래는 송송 썰고 방울토마토는 1/2등분 한다. △만드는 과정 1. 물이 끓으면 소금을 넣고 스파게티면을 넣어 7분 간 삶는다. 이 때 스파게티 삶은 물(면수)는 버리지 않는다. 2. 팬에 준비한 마늘, 올리브오일을 넣고 마늘이 타지 않도록 볶은 후 양파찹, 페퍼론치노, 방울토마토를 넣고 볶는다. 3. 동죽을 넣고 볶다가 화이트와인을 넣고 뚜껑을 잠시 덮고 동죽이 입을 열면 면수를 넣고 뚜껑을 덮어 중불에서 끓인다. 4. 삶은 스파게티면, 냉이를 넣고 면을 저어가면서 익힌 후 올리브오일 1작은술을 넣어 만테까레(팬을 돌리면서 유화(에멀젼)시키는 과정)한다. 6. 접시에 완성된 파스타를 담고 위에 다진 달래를 올려준다. 건강요리연구가 박연경 푸드컨설턴트, KBS 여유만만 고정출연, EBS 최고의 요리비결 출연, 외식컨설팅 회사 CNC 대표, 세계식문화 연구소 소장, 단국대 외래교수, 프랑스 르꼬르동 블루 아카데미 수료, 미국 CIA 수료 등
Q. 저는 교육경력 8년 정도 된 교사입니다. 초임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관계 형성이 잘 되지 않아 학급 운영이 어려웠습니다. 해마다 방법을 바꿔보기도 했지만 3번의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했고 학부모의 불만과 항의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저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교사는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었을 뿐이었으니까요.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만두겠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은 극구 말렸습니다. 모든 교사들이 다 저와 같은 과정을 겪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노하우가 쌓여 잘 해낼 거라면서요. 학교에 계신 선생님들이 모두 교직이 잘 맞아서 하고 있는 건 아니라며 그냥 직업처럼 생각하면서 다니라고도 하셨습니다. 다행히도 두 번째 학교에서 첫해는 괜찮았습니다. 아이들과도 잘 맞고 저도 행복하게 생활했어요. 그런데 다음 해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여학생들 사이에 따돌림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저는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학부모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제가 담임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를 했고 받아들이지 않는 제게 고함을 쳤습니다. 어느 날은 수업 중이던 제 교실로 찾아와 아이들이 다 들을 정도로 큰소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퇴근 후에도 자꾸 걸려오던 항의 전화로 휴대폰 벨소리가 들리면 반가운 기분보다 두려움이 먼저 듭니다. 그 학생과 학부모를 생각하면 불안하고 우울해집니다.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사건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담임을 하기가 두렵습니다. 담임을 하면 학부모와 상담해야 하니까요. 저는 어떤 식으로 학부모를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마음에 사로잡혀서일까요. 새학기가 전혀 기대되지 않고 의욕이 없습니다. 작년에는 교과전담을 맡았는데 올해까지만 일하고 그만두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31세·여자) A. 초임 시절부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단을 지켜 내신 선생님의 각고의 노고에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그간 얼마나 가슴 졸이며 고군분투하셨을지, 아침에 눈을 뜨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며 한숨을 쉬었을지, 풀리지 않는 실타래처럼 느껴지는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우셨을지 짐작이 됩니다. 이제는 그만하고 싶어 학교를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던 선생님의 마음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요. 시커멓게 타들어가셨을 테지요. ‘교직이 제 길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라는 선생님의 깊은 고민에 대해 함께 나눠 보고자 합니다. 선생님의 마음결을 지켜주세요 교직이 선생님의 길이 아니라면, 과연 선생님이 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요? 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내 길인지, 아닌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요? 그냥 직업처럼 생각하며 다니라는 동료 교사들의 위로와 조언은 선생님의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해주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왜일까요? 선생님은 교사라는 직업을 그냥 직업으로만 생각할 수 없는 마음결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는 관점을 떠나 사람들마다 각자가 가진 마음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이렇게 살아야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고 살만하게 느껴지며, 어떤 이는 저렇게 살아야 만족스럽고 살만하다고 느끼지요. 선생님은 어떻게 살아야 살만하다 느끼실까요? 다시 말해 어떤 교사로 살아야 만족스러우실까요. 스스로 이렇게도 질문해볼 수 있겠습니다. 어떤 교사가 되고 싶었는지, 지금은 어떤 교사인지, 또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될 수 있을지 말입니다. 교직을 시작하면서 선생님이 생각했던 교사는 ‘공부를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가르치고 잘 전달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고민하는데 에너지와 열의를 쏟으셨겠지요. 그리고 잘 가르치는 데에 선생님만의 강점을 갖고 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선생님이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수는 없었겠지요. 이런 맥락에서 생각해본다면, 교직생활 동안 겪은 어려움 때문에 더이상 교직이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다는 고민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고, 다른 각도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 간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해서, 또 그러한 어려움이 반복된다고 해서 교사의 길이 선생님의 길이 아니라고 볼 수는 없겠지요. 단지 선생님은 아이들 간의 문제를 충분히 해결해주지 못한 채 교직생활을 지속하는 것이 무겁게 느껴지고, 이 때문에 고통을 겪는 마음결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 꼭 있어야 할 교사로서의 마음결을 바라봐 주시고 지켜주셔야 합니다. 전문가의 코칭으로 시야 넓혀보길 학생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잘 다지는 것, 또래 갈등과 따돌림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 학부모들의 요구를 중재하는 것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등 구체적인 방법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셨지요. 교직생활 동안 선생님이 겪은 어려움들은 대부분 관계 문제와 갈등 해결에 관한 것인 듯 보입니다. 선생님은 공부를 가르치는 데에 강점이 있지만, 관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하지 않거나, 유연하지 않을 수 있고 혹은 관계 문제가 발생할 때 경험하는 주관적 고통감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큰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교사는 새로운 것을 이해하고 학습하는데 능숙할 수 있고, 어떤 교사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이상을 가르치는 데 능숙할 수 있으며, 어떤 교사는 행정영역에, 어떤 교사는 아이들과 관계를 맺고 갈등을 해결하고 중재하는데 능숙할 수 있습니다. 다시 질문을 드려봅니다. 선생님은 어떤 교사이기 원하시나요? 어떤 교사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 안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갈등을 충분히 잘 해결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교사일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아시다시피, 교사의 역할은 매우 다양합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교사도 다양하지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교사의 역할이 다를 수 있듯 교사도 다양할 수 있고, 또 다양한 교사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선생님 자신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사라면 이래야 해’라는 당위성에 집중하면 어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리도 자기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당위적인 생각을 잠깐 멈춰보면 어떨까요? 그래도 교직을 떠나는 것이 최선일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노하우가 쌓여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동료 교사들의 조언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릴 수 있습니다. 각자 가진 자원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지나면서 쉽게 습득될 수 있는 노하우도 누군가에게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마음결을 지키면서 선생님의 강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역할로 교단에 서면 어떨까요. 그리고 선생님에게 부족한 또 다른 역할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보면 어떨까요. 고통에 압도된 사람들은 터널비전(Tunnel Vision)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캄캄한 터널 끝의 한 줄기 빛이 유일한 길이 돼 그곳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는 것처럼 고통 속에 있으면 협소한 시각을 갖게 되고 다른 방도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고통을 덜어내고, 확장된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더 나아가 8년간의 교직생활 동안 각고의 노력을 해봤지만, 관계 및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여전하고, 구체적인 방법이 지속적으로 부재하다면 이런 영역에서 코칭해 줄 수 있는 전문가의 실제적인 도움도 유용할 것입니다. 더 나은 것이 보일 때 떠나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직이 선생님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되실 때는 과감히 떠나셔도 좋습니다. 그전에 지난 시간 교단을 떠나지 못한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지난 시간 그 자리를 지키게 만들어준 힘은 무엇이었는지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런 다음 교직이 아니라면 나의 길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지금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새로운 길이 보일 때까지 머무르기를 권해드립니다. 갈 곳이 떠오른다면 지금 있는 곳은 떠날 곳이 맞겠지요. 그렇게 되면 지난 고통의 시간들은 떠날 곳, 다시 말해 평생 머무를 곳을 찾을 수 있게 만들어준 귀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고통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순간이지요. 그러나 갈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일정 시간을 두고 머무르며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 기간을 교직생활 10년으로 잡으셔도 좋고, 또 다른 인생의 시점이어도 좋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처한 상황이 힘들 때, 떠나는 것을 선택합니다. 무엇인가를 피해서 떠나기보다, 갈 곳이 보여서 떠난다면 삶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무엇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찾아 나서는 살 맛나는 삶이 될 것입니다.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 선생님의 고민을 나눠주세요.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선생님들께 힘이 될 것입니다. 상담에 선정된 분께는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보내주실 곳: event@kfta.or.kr 분량: A4 반장 정도
놀이란 즐거움을 추구하는 모든 정신적·육체적 활동이다. 실제적인 목적을 넘어선 창조 활동으로서 자발성에 기반한 즐거움이 수반되는 모든 활동을 놀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과정과 유기적 연결 필요 이에 반해 수업 놀이의 개념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수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내용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 수업 중 활용되는 의도된 교육 놀이로서 필연적으로 일정 부분 자발성과 즐거움을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수업과 놀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수업 놀이의 바람직한 실천 방향에 대해서 논해보고자 한다. 우선 수업 놀이와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수업 놀이는 반드시 교육 목표에 의해 체계적으로 계획된 놀이 활동이어야 하며, 놀이의 결과가 교육 목표의 성취로 이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 놀이의 성격, 목적, 내용이 교육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어야 한다. 단위 학습 시간의 수업 목표와 연계되지 않거나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핵심역량을 신장시킬 수 없는 활동은 바람직한 수업 놀이라 할 수 없다. 또한 탐구적 요소, 창의적 요소, 인성적 요소 그리고 예술적 요소가 골고루 반영되어야 한다.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거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조화된 학습 환경을 제공하거나 확산적인 사고를 자극하는 활동을 포함해 자유롭게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인관계 능력과 정서적인 공감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활동과 다양한 방법으로 상징적 사고를 자극하는 활동도 수반되면 좋다. 그리고 학생 주도적 놀이와 교사 주도적 놀이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활동의 특성과 목표에 따라 수업 놀이의 주체는 변할 수 있다. 다양한 수업 놀이의 특성을 고려해 배움과 실천의 과정에서 학생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거나, 반대로 교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 교사 주도적인 활동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서는 적절한 배움이 일어나야 하고, 반대로 학생 주도적인 활동에서도 놀이가 의미 있는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수업 놀이 활동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고려해야 한다. 학생들의 놀이 경험이 연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수업 놀이 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좋다. 분절된 놀이 활동으로는 학생들의 몰입과 적극적인 참여 태도를 기대하기 어렵고 놀이 활동에 대한 소개와 적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순차적인 난이도 고려, 집단 활동 간의 연계, 놀이 영역이나 방법, 과목의 연계 등 경험적 측면의 유기적인 연결을 고려한 놀이 활동을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적 패러다임 극복해야 철학자 존 듀이는 "오늘의 아이들을 어제처럼 가르치면, 아이들의 미래를 빼앗는 것"이라고 했다. 수업과 놀이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전통적인 패러다임으로는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칠 수 없다. 학생의 흥미를 고려하지 않은 수업과 단순히 즐거움만을 추구하거나 수업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놀이로는 오늘의 아이들과 마주할 수 없다. 어제의 경험과 지혜로 오늘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교사로서, 내일을 살아갈 오늘의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다.
예측하지 못한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 가운데 교사는 눈앞의 온라인 교육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런 교육계의 고통과 수고가 의미 있는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예측하며 노력의 방향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교육 약자는 대면 교육 필요 지식 전달 위주의 교육, 교실에서 자는 아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등의 문제가 심화하면서 학교 교육에 대한 실망은 커지고 있었다. 학교와 교사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 학교 무용론으로까지 이어졌었다. 대신 가상현실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한 시공의 제약을 벗어나는 교육, 인공지능 학습 멘토의 학습 지원을 통한 개인 맞춤형 개별화 학습 등 에듀테크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에듀테크가 아직 갈 길이 멀고,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으며, 교육 약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 온라인 개학 체험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학교와 선생님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번에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된 것은 온라인 학습의 효율성과 방치 학생 문제다. 그 결과 취약계층 자녀, 특수교육 대상자를 비롯한 학습장애 학생, 학습 흥미도가 낮은 학생, 기초학력 미달 학생, 초등학교 저학년 등 교육 약자들을 위해서는 아직은 에듀테크보다 대면 교육이 주가 돼야 함을 사회가 깨달았다. 학습 효율성과 교육 약자 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에듀테크 발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울러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학습을 돕는 것이 아니라 지·덕·체를 포함한 전인교육을 돕는 것임을 절감하게 될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교사와 학생에게서 나타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많은 교사가 온라인 시스템 활용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고, 그 가능성과 한계를 깨닫게 될 것이다. 아울러 대면 교육 상황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게 될 것이다. 짧지만 집약적인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들은 이번 사태 후에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온라인 학습을 체험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스마로그(smart+analogue)형 교육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더 커질 것이다. 교사들은 수업내용 전달과 학습만이 아니라 이의 바탕이 되는 소통과 동기 부여를 위한 수업 경영 또는 학급 경영이 중요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동기화된 학생들은 인터넷에 탑재된 콘텐츠를 통해 혼자서도 학습할 수 있음이 더욱 명확해질 것이다. 교사의 핵심 역할 고민해야 이런 경험으로 중등교사들은 자신의 핵심 역할이 교육 약자들의 학습을 돕는 것임을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개인 교사가 제작·제공하는 교육용 콘텐츠보다 훨씬 뛰어난 콘텐츠가 많음이 드러남으로써 교사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많은 교사는 스마로그형 교사로 진화하겠지만 적응에 실패해 스스로 물러나는 교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갑작스러운 온라인 개학 사태 앞에서 전국의 많은 교사가 보여준 열정과 적응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한 교사들이 그 저력을 과시하며 세계 교육을 이끄는 새로운 주자로 나서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 커진다.
코로나19 대란 속에 대한민국 미래 4년을 짊어지고 갈 선량(選良) 300명을 뽑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 대란과 진영 대결은 정쟁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과 혐오를 가중하고 있다. 모름지기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고 민주정치의 축제인데 당리당략 정쟁으로 점철된 지금 다른 나라 이야기 같이 들린다.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는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이 대의정치 체제에서 참정권 행사의 기본이다. 공정 강조 공약 그나마 다행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정당들은 오직 표를 얻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등 현금 퍼주기식 선심 공약만 남발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산 확보와 실행 계획 등을 검토해 정책과 공약의 이행 가능성을 판단하는 매니페스토도 실종된 상태다. 그간 역대 선거에서 ‘교육 대통령’, ‘교육 국회의원’을 자처한 후보들은 많았지만, 대부분 이행 가능 공약(公約)보다 선심성 공약(空約)만 남발해 정작 당선 후에는 공염불이 됐다. 미래 한국 교육을 혁신·선도할 교육 선량 선출은 교직 사회의 지상 명제다. 따라서 정당과 후보자들은 정책 대결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정쟁에 함몰돼 안타깝다.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민생당, 정의당 등 원내 주요 4당은 나름대로 교육 공약을 제시했다. 주요 4당 공약의 최대공약수는 ‘공정’이다. 지난해 극심한 국민 분열과 갈등을 야기한 ‘조국 사태’로 인한 우리 교육의 생채기가 컸다는 방증이다. 각 정당에서 제시한 교육 혁신, 대입제도 개혁, 교원 인사제도 개편 등 교육 전반에 걸친 ‘공정’ 가치 실현을 위한 공약을 내건 취지는 바람직하다. 정책 실현과 효과가 관건이지만, 정당들이 교육의 공정성에 관심을 두고 이를 공약으로 제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편, 국내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총은 이번 제21대 총선을 맞아 교육 공약과제인 ‘제21대 총선 교육 비전 및 핵심 추진정책’을 제안했다. 교육 거번너스, 유·초·중등교육, 고등교육, 교육복지 등 4대 영역에서 △학교 자치 구현 △국가 교육 컨트롤타워 구축 △교육의 국가책임 강화 △체계적 학생 학력 관리 △학습권 보장 △수업 중심 교원 지원 △교원 복무·인사 합리화 △공정한 대입제도 구축 △지방대학·지역인재 지원 △혁신연구 지원 △‘교육 희망사다리’ 복원 △소규모학교 재건 △특수교육 여건 개선 △다문화 교육 지원을 포함한 총 16개 공약과제를 제시하고 각 정당과 후보자들에게 정책 반영과 실현을 요구했다. 논어(論語) ‘안연(顔淵)’편에 ‘정자정야(政者正也)’라는 말이 나온다. 무릇 정치하는 사람은 올바름이 기본이고, 천하를 바로잡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는 함의(含意)를 갖고 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교육은 국가 백년지대계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최선 없어도 최악은 피해야 정치와 교육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 정치와 교육을 바꾸는 힘은 선거 참여이고 투표다.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가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정치 혐오와 냉소주의를 극복하고 투표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기권(棄權)하지 말고,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차선도 없으면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게 선거다. 특히 정당과 후보자들의 교육정책과 공약 등을 꼼꼼히 살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고교에서는 이번 처음으로 투표권을 얻은 만 18세 고3 ‘교복 입은 유권자’들에 대한 민주시민교육과 참정권 교육도 철저히 해야 한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앞으로 4년 대한민국 교육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미래 역량을 가진 ‘교육 선량’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제대로 조치 받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한 고(故) 정유엽 군의 사례가 또 나올 뻔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북 경산에 거주하는 대학생 노모 씨는 1개월 전 맹장염에 걸리고도 열 증상으로 인해 제 때 수술 받지 못할 뻔 했던 아찔한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달 11일 오후 우측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지는 등 맹장염 증세가 의심돼 10시 30분 쯤 지역 병원 응급실을 급히 찾았다. 하지만 체온이 정상범위를 넘어선 섭씨 38도 정도로 나타나 출입을 거부당했다. 다음 날 선별진료소를 이용해야 한다는 말만 돌아왔다. 통증이 지속됨에 따라 조금이라도 빠르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급히 24시간 운영 선별진료소를 찾아본 결과 대구에 3곳이 있어 그 중 하나인 경북대병원으로 향했다. 그 과정에서 응급차 이용도 거부됐다. 택시를 타고 대구 경북대병원 24시간 선별진료소를 갔지만 녹록치 않았다. 선별진료소는 1, 2차로 나눠진 데다 아무리 심한 증상의 환자 대부분이 1차에서 걸러져 귀가하는 상황이었다. 마침 확진자가 발생돼 4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에 마음의 고통까지 찾아왔다. 또 다른 병원을 알아보니 코로나19 감염 환자와 함께 진료를 볼 수도 있다는 말에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고 경북대병원에서 기다렸다. 대기 시간이 2시간 정도 단축돼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1차 검사를 받았지만, 2차 검사로 넘어가기까지 또 1시간여를 기다려야 했다. 통증과 함께 3월의 새벽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결국 오전 7시쯤 코로나19 음성이 밝혀지고 CT촬영 결과도 나와 수술 결정이 떨어졌다. 그러나 수술은 경북대병원에서 불가, 협력병원으로 옮겨서 해야 했다. 협력병원은 5분 정도 거리로 멀지 않았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또 이동하기란 쉽지 않았다. 자리를 옮겨 다시 검사한 후 오후 1시쯤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첫 병원 응급실 도착 이후 총 14시간이 소요됐다. 수술을 받은 노씨는 건강한 몸으로 회복 중이다. 몸은 점차 나아지고 있음에도 정신적 고통은 여전하다. 열 때문에 고통 속에서 10여 시간을 속절없이 보낸 그 때를 떠올리면 아찔하기만 하다. 노씨는 “조금 일찍 서둘러 다행이었을 뿐, 병이 더 진전된 상황에서 14시간이었다면 꽤 위태로운 상황까지 갈 수 있었다”며 “만일 귀가했다가 다음 날 움직여서 그 때부터 10여 시간을 기다렸다면 자칫 복막염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몸서리쳤다. 생명공학을 전공하는 대학 4학년 노씨는 전 학기 성적 장학금을 받고 있는 학생이었다. 유망한 인재를 어이없게 잃을 뻔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유명을 달리한 17세 고3 학생 고 정유엽 군의 사례가 떠오르는 장면이다. 공교롭게도 노씨는 정 군의 친형과 친구사이다. 발병 시기도 거의 비슷했다. 노씨는 “유엽이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며 “유엽이, 그리고 나와 같은 피해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돌아보는 학생사고 안전망 250여명의 안타까운 고교생 희생자를 낸 세월호 6주기를 앞두고 또 다시 학생 사고가 이어지자 사회 안전망 강화에 대한 논의가 더욱 심도 깊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제대로 치료 한 번 받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친 정 군, 그리고 자칫 큰 병으로 번질 뻔했던 노씨 등과 관련된 ‘전국적 감염병 사태 때 일반환자 진료’ 대책이 시급하다는 반응이다. 열은 아이들에게 나는 경우가 많아 자칫 학생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많은 만큼, 이는 학생안전 관련 사안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에 매몰된 탓에 더욱 중병을 얻었음에도 골든타임을 놓쳐 세상을 등진 정 군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법 제정, 그리고 사태의 책임소재를 가려 제대로 된 보상책을 마련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게 교육계 의견이다. 정 군 유족은 “침몰을 앞두고도 ‘가만히 있으라’고 하다 대부분 승객을 희생시킨 세월호 사건과 다를 것이 없다”며 “제2, 제3의 정유엽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온라인 개학’으로 교직원들의 정상출근이 시작되고 돌봄서비스를 받는 학생이 늘어남에 따라 점심식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온라인 개학 시행이 결정됨에 따라 이달 초부터 정상출근을 시작한 전국의 상당수 교직원들은 날마다 점심식사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법상 학교급식 대상은 학생으로 한다는 조항에 학생 미 등교 상황 중 급식 제공은 ‘원칙적 불가’다. 이렇다보니 교직원들은 도시락을 싸오거나 외식을 해야 되는 상황이다. 도시락을 준비하자니 물리적으로 어렵다. 외식을 하려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여부, 그리고 식사 해결 하나만을 위해 외출증을 끊는 등이 부담스럽다. 도서벽지 학교는 주위에 외식할 곳도 없어 밥을 먹기 위해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한다. 급식 미 제공 학교의 돌봄학생에게는 1인당 5000원 정도의 도시락 비용이 책정된 상태다. 교육당국의 고민도 있다. 자칫 ‘교직원 급식’이 이뤄질 경우 식품위생법상 집단급식소의 식중독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과 처벌이 발생될 수 있다. 물론 돌봄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지만 출근하는 교직원 숫자보다 적은 곳이 많아 학생을 위한 급식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이와 관련한 찬반 논의가 뜨겁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온라인 개학 시점에 돌봄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학교 급식이 시행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교사를 위한 융통성 있는 급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기도 했다. 이 청원 글에는 9일 오후 현재 각각 약 2만8000명, 약 2000명이 동의했다. 비슷한 시기에 ‘학생도 없는 학교! 교사를 위한 급식실시가 웬말입니까?’라는 반대 청원도 등장해 약 1만3000명이 동의한 상태다. 급식제공 찬성 측은 ‘돌봄학생들의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현상’에 대한 고려를 요구하고 있다. 전북 A초 교장은 “현재 우리 학교의 경우 전교생이 70명인데 돌봄서비스를 받는 학생은 20명 정도다. 미 등교 장기화로 돌봄학생 비중은 계속 늘어 조만간 절반을 넘을 전망”이라며 “그럼에도 원칙적으로 급식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하니 제공 요구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돌봄학생 1인당 5000원의 도시락은 저학년에게 괜찮지만 중학년 이상에게 부족한 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런 문제로 서울, 전남 등 일부 시·도는 돌봄학생과 교직원 대상 급식 허용 선회가 이뤄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한 업무 수행에 있어 개인적 비리가 없는 한 위생, 안전사고 등과 관련해 업무를 수행한 공직자에 대한 개인적 문책은 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아 학교식당 운영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자 확산 정도에 따른 문제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지역도 있다. B교육청은 “돌봄학생이 늘어나서 급식을 허용한다면 많은 인원의 단체식사로 인한 감염병 확산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면서 “꼼꼼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